해운대 동백섬에서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제 3차 도보여행!!!
지난해 5월 27일 다녀오고 거의 일년만에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도 1박 2일로
전엔 남편과 둘이었는데 이번엔 친구들과 함께...
2007년 3월 17일 오전 9시 29분
부산해운대역에서 동해남부선 기차를 타고
울산 역에 도착. 울산역앞에서 정자가는 버스로
지난해 2차 도보여행때 종착지인 울산 정자해변 출발점에 섰다
제1,2차때도 첫날에 비가오더니 이번에도 역시 비가내린다
간간히 날리는 가랑비와 봄을 시샘하듯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에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발걸음도 가벼히 씩씩하게 출발했다 친구들 세명과 함께~~~~
바닷물에 씻기고 씻겨 작고 몽글몽글 해진 정자 해변의 몽돌들....
쏴~~하는 파도소리와 거센파도에 밀리며
"촤르르 촤르르" 하는 몽돌들의 맑은 소릴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씩씩하게 걷는다
무슨 나라에 큰일이나 하는 것처럼 비장한 각오로...
31번 국도를 따라 걷다가
해안가 마을이나 포구가 나오면 마을길로...
마을이 없어지면 다시 국도로...
걷다가 힘들면 도로변에 마련된 정자나 잔디에서 쉬고
가져간 간식 먹어가며
남편과 둘이었을땐 딱히 할말이 없어
그냥 걷는일에만 열심이었지만
이번엔 친구들이 있기에 웃고 수다떨며
마냥 즐거운 도보여행이었다
도보여행이란 참 이상하다
왠지 돈을 쓰면 안될 것 같은거...
남의 시선에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거...
그래서 코펠에 버너에 비옷에 쌀과 부식 간식등을
챙겨 넣다보니 배낭은 무겁고
걷다가 경치좋고 그늘진 곳 편한자리만 있으면
운동화 벗고 편한자세로 쉬어도 보고
배고프면 남의 눈 의식치 않고
다리 밑이라도 좋다!!!
신문지 깔아놓고 가져간 점심 펼쳐놓고 먹어도
별로 창피하지가 않으니 말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한 관주와 선희...
평소에 다리야~~ 허리야~~ 아프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역시 동주의 여인이었다
죽전에서 대왕암으로 가는길에
월성 원자력 발전소때문에 해안도로를 벗어나
인도가 없이 구비 구비 차도만 있는 높은 산도 거뜬히 넘어가고
마을앞 해안길을 걷다가 해수욕장으로 길이 없어지니
모래 백사장도 거침없이 걷고
걷다가 길이 막히면 되돌아 나오기도 하고....
길이 아니면 어떠리? 논길도 밭길도 괜찮다
산을 넘으면서 달래도 캐보고 그리고 또 걷고, 또 걷고....
첫날엔 대왕암근처
횟집에서 운영하는 일출이 보이는 전망좋은 민박집에서
싱싱한 회 한접시에 이슬이와 선희가 가져온 포도주로
하루를 마감하니 이얼마나 행복한가?
뜨거운 방바닥이
춥고 가늘게 날리는 가랑비로 축축했던 몸의 피로를 거뜬히 날려주고
춘순이와 도조그리고 봉순이의 격려메세지
옥경이와의 즐거운 대화들이
힘들게 걷는 친구들의 마음 또한 마냥 신나게 만들었다
민박집에서 바라다본 일출, 감회가 새롭다
우선 맑은 날씨에 심호흡크게 하고
감포항 포구를 지나 이번의 종착지인 구룡포를 향해
걷고 또 걷는다
햇살은 따뜻하고 파도도 잔잔하고 살랑 살랑 불어주는 봄바람도 정겹고
길 물어보는 낯선 여인들에게
친절하게 길 안내해주는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에게도 감사하며
걷고 또 걷는다....
누군가 왜, 할 일없이 걷느냐고 물으면
나도 뭐라 할 말은 없다
산이 있어서 산에 오른다고 누가 말했던 것처럼
길이 있어서 걷는다고 할수밖에...
처음에 도보여행을 하게된 동기는 정말 우연이었다
목표가 있었다던지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램같은건 없었다
어느날 갑자기 등산에 재미를 붙여서
공휴일이나 일요일 아니면 무슨 기념일 같은날
남편이랑 둘이서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 있는 이름있는 산들은 거의 등산을 했나보다
산에 힘들게 올라가서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그 기분~~~
그 매력에 중독되어서 열심히 등산을 다녔었는데
내가 다리를 다치는바람에
비탈지고 험한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에 자신이 없어져서
도보여행을 해보자고 제안을 했더니 선뜻 동의하고 같이
동행해준 고마운 남편~~~
처음 도보여행은
초보자들이 겪을수 있는 무지와 무식으로
힘들고 지치고 발에 물집때문에 많이 아팠다는 기억뿐이었는데
이것 역시 중독이 심했다
다시 걷고 싶다는 생각은 등산할때 보다 더 했다
자가용으로 여행 다니면서 스치고 지나쳐서 못보는 것들을
나 스스로 한발 한발 걸으면서 꼼꼼히 보고 듣고 느끼게되고
힘들고 고생이 크면 클 수록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과 성취욕이 온몸에 전률로 다가왔다
글재주가 없어서 글로서 표현은 할 수 없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말~~~
건강에도 좋고 자기 만족도 챙기고....
그래서 할 수 있을때 까지 걸어볼려고 생각한다
이번 도보여행은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 즐거웠고 행복했다
출발전에 발을 삐어서 침을 맞고 시작했지만
덧나지 않고 끝까지 걸을수 있었던 내 발에게도 감사하며
비록 이번 여행의 목적지 (구룡포)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조금은 여유를 부리면서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언제 또 제4차 도보여행을 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통일 전망대까지는 꼭 가보리라 다시한번 다짐해보면서
같이 동행해 준 친구들~~~ 정말 고마워!!!
첫째날
정자해변- 몽골해안-강동화암주상절리-신명동-관성해수욕장-수렴마을- 양남 하서마을-읍천항-죽전원자력
-봉길해수욕장-문무대왕릉
둘째날
대본-나정해수욕장- 감포항-오류해수욕장-적석마을-계원리-양포리-영암마을-
대진 -모포리까지
첫댓글 정옥아 도보여행에 대한 후기는 너무 자세히 써 주어서 언제 사진도 찍고 또 이런 글까지 올리나 싶게 너무 수고가 많타 ..그래서 인지 나두 다음 제4차 도보여행에는 동참해 볼 맘을 묵어본다...여행을 하는셈치고..그동안 서울에서 갈고 딱아서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해 볼란다........니가 그렇게 만드는거 같다 고맙고 고마운 친구야
니만 알고 있어라(비공개)
강릉쯤에 갔을때 같이 동행해보면 어떨지??? 그때쯤이면 아마도 4박 5일쯤 걸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통일 전망대까지 가야할 것 같아서... 부산에서 거기까지 버스나 기차로 갔다 왔다 하는 것도 시간낭비인것 같아서....
공개해 놓고 비공개래 ㅎㅎㅎ
길이 아니면 어때 논길 밭길도 마다하지 않은 우리 친구들 역시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수없네
정옥아 언제 동네 이름까정...다음에 또 나도 끼워주나?전생에 거지 였는지 이 날도 다리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봄에 손이 시려서 호호 불어가면서 상추쌈을 볼이 미어지도록 싸 먹었다...
뽕순이가 정옥이 걷는기 무쟈게 부러븐지 어제 만나서도 깜짝 놀랠일을 만들어보자고 난리드만..부러버 한다고해서 되는 일이 아이다.지금부터라도 워킹신화를 만들어가면 언제고 정옥이캉 맞짱 뜨는 날이 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