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땅투기'만 문제?···거래소·금감원도 '불법거래' 의혹 판친다
금융당국,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제출
금융당국 임직원들 자본시장법 위반 거래 급증
거래소 상반기 10건 전년 전체보다 66% 늘어
금감원 2019년 12명→2020년 32명 크게 증가
대부분 경징계, 투자 경로·투자 수익 오리무중
강민국 “자본시장도 탐욕 만연, 발본색원해야”
[서울경제]
시가총액이 2,000조 원까지 팽창한 자본시장을 감독하는 금융당국 직원들도 내부규정을 어기고 차명 또는 복수계좌를 이용한 투자를 하다가 대거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신도시 부지 지정과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커진 가운데 금융시장을 감독할 금융당국 일부 직원들도 불법거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이에 “명백한 불법 거래는 없었다”며 대부분 ‘주의’, ‘과태료’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징계를 마무리했다.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부동산 시장처럼 자산 시장의 한 축인 자본시장도 불공정거래를 들여다보고 불법 투자를 근절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복수계좌 거래·투자금 폭증
금감원 주식투자하다 징계받은 직원
2019년 12명→2020년 32명 ‘껑충'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의 ‘자본시장법 위반 거래 및 내부규정 위반 거래’ 등 감사 내역을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 임직원들의 불공정거래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우선 지난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운용하고 불공정 거래를 1차적으로 잡아내는 거래소 직원들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거래한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거래소 임직원들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0건, 총 8억 9,955만 원의 자본시장법 위반하거나 사내규정을 어기고 거래했다. 상반기에만 불공정거래가 전년(6건, 4,301만 원)보다 66% 늘었고 액수는 20배가량 증가했다.
직원 1명이 매매거래가 제한된 금융투자상품에 약 5억 2,396만 원을 투자하다가 적발됐고 다른 계좌(1인 1계좌 원칙 위반)를 이용하다 적발된 건수도 4건이었다. 월간 매매거래 횟수(20회)를 위반한 거래도 2건, 액수는 2억 5,262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 직원들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거래가 더욱 늘었을 개연성이 크다. 거래소는 하반기에 적발된 건수에 대해서는 “2020년 하반기는 감사가 진행 중이라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의 만연한 도덕적 해이는 자본시장의 ‘경찰’인 금융감독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임직원들 가운데 자본시장법과 임직원 투자 거래·신고 규정을 어기고 거래하다가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직원들만 32명이다. 2019년 12건이 색출된 것과 비교하면 금감원 직원들의 불법 거래 의혹이 있는 사례가 2.5배가 뛰었다.
거래소와 금감원은 상장된 기업들이 대규모 공급계약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미리 보고하는 곳이다. 금융당국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악용할 가능성은 열려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제63조)은 거래소와 금감원 직원의 차명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하더라도 계좌를 1개로만 매매하게 강제하고 있다. 주가에 민감한 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하는 불공정거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다. 하지만 지난해 증시가 뛰자 금융당국 직원들부터 앞장서서 법 또는 내부규정을 어기고 돈 벌기에 나서는 도덕적해이가 벌어졌다.
임직원 ‘불법 투자’ 수익 얼마인지 비공개
적발하고도 수사 의뢰 등은 한 건도 없어
자체 솜방망이 처벌, ‘암수거래’ 가능성도
더욱이 이들이 자본시장을 감시할 최종 감독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발되지 않은 ‘암수 거래’가 조직 내에서 횡행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하지 않는 한 금감원을 조사할 기관은 사실상 감사원과 국회 국정감사뿐이다.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거래소는 심지어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조차 받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부에서 적발된 불법 의혹 거래에 대해 대부분 경징계로 면죄부를 준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금감원은 2019년 자본시장법 및 내부거래 규정을 위반해 거래하다 적발된 직원 12명에 대해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32건 가운데서는 1건만 ‘감봉’ 조치했다. 금감원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주식거래로 징계받은 사례는 없다”며 “(징계건은)불공정거래가 아니라 금융상품 거래내용 신고 일부 누락, 지연신도, 거래한도(횟수·금액) 초과 등이다”고 해명했다.
특히 거래소는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임직원들이 부정 거래를 한 10건에 대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도 밝히지도 않았다. 임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투자했는지, 투기 수익을 얼마나 얻었는지도 알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자본시장법보다 훨씬 강하게 규정된 내부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불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부정한 거래를 한 금융당국 임직원들이 투기 수익의 최대 5배에 달하는 벌금을 내리는 자본시장법도 피해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3년 간 적발된 거래는 모두 사내 징계로 끝났다. 재판까지 갈 일이 없고 벌금을 낼 일도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이 되레 금융당국 임직원들이 암수거래를 할 가능성을 시사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에서는 직원 1명이 장모 명의의 계좌로 지난 2013년에서 2016년간 7,200여 회에 걸쳐 700억 원이 넘는 금융상품투자를 하다가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자체 감사만 하면 이 같은 큰 불법 거래는 색출되지 않고 사내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는 사례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강민국 의원은 “감사원의 대대적인 감사를 한 해와 그렇지 않은 해의 적발 건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많은 비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늘릴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탐욕스런 인식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이번 기회에 공직사회와 시장참여자들에게 뿌리내린 불공정을 발본색원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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