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꾸라지가 부천 거지같은 아파트에 와서는 잉어 노릇을 한다. 간섭하기를 좋아한다기 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편이 옳다고나 할까. 좌우지간에 이 아파트에는 여편네 몇명이 별종이 있어 경비원들에게 엄청 말이많다.
경비초소 윗창문을 열고 언덕이진곳에서 들여다보며 "이렇게 위에서 보니까 괜찮게 생긴상이구먼"하고 한정도 없이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때쯤이면 슬슬 나의 머리위로 스팀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귀가 얇싹하게 예쁜모양이라 금전이 모이겠고, 카페활동을 하면 우두머리가 될 코라는등, 살성이 곱게 희다며 나를 보면서
말도 더럽게 많다. 얼마를 나를 갖고 놀다가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그러더니 품안에 강아지 새끼에게 뽀뽀를 해대며 지랄을 떨더니만, 자기가 개새끼를 낳았는다는건지 뭔지 엄마가 쉬뉘어
주겠다고 한다. 요즘은 여자들이 애견을보고 자기가 엄마라고 한다. 물론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눈에 거슬린다.
아주 오래전에 우리집에서는 아들이 없어 서산절 용왕님께 백일지성을 들여 촛불켜서 내가 태어 났다고 한다.
그런데 개고기를 좋아하시던 우리 아버지께서 나를 낳은날 개고기를 드시고 집에 돌아오셨는데 방문을 들어서자 마자 내가
눈을 까뒵고 겡기를 하더란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가시면 괜찮고 들어오시면 또 그러더란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개와 상국
인 나와 맞지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개가 무지 싫다. 개를 좋아 할 권리도 있지만 싫어 할 권리도 있다.
어쨌던 그건 그렇다치고, 그 여편네 개새끼를 안고 가는가 싶었는데 움마야? 뭐하는거야 저여편네?
주차뽈떼에다가 개새끼오줌을 뉘고 있다. 냄새나고 더럽지만 말은 못하겠다. 환장하겠다. 쫄랑쫄랑 개새끼가 몸을 푸르르
떨고난후 가볍게 앞서가니 궁디씰룩이며 못난 고깃덩어리 아줌씨도 뒤따라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저렇게 아무곳에나 개의 대소변을 뉘고 있으니 어느 자동차에는 바퀴에 안내문귀를 내걸기도 하고 있다.
대소변 제잘 바퀴에 좀 뉘지 말라는 것이다. 도대체 사람 사랑하기도 힘든세상에 뭔노무 개를 상전모시듯 그렇게
알뜰살뜰 돌보는지 어찌보면 참 한심스럽기도 하다. 개천지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인간이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기도
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다. 하기사 나는 개만도 못하지만 말이다.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