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두를 신다가 / 이경우 ♥
신장에서 구두를 꺼내다가, 문득
이 구두는
한 많은 생을 마친 어느 소의
가죽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이 겨우 반경 몇 킬로미터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노동의 현장을 살다간 영혼이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낯선 땅을 밟아 보고파
한 켤레 인간의 구두로 마무리되었나 보다
신장에서 구두를 꺼낼 적마다
나도 모르게
어디든 떠나고 싶어지는 것은
혹여, 소의 필생의 염원이
다시 살아난 것은 아닐까
가엾은 소의 영혼을 위하여
구두창이 다 해지도록
자유로워지고 싶은 시간
왕방울 같은 눈을 끔벅이며
순한 소 한 마리가
코뚜레가 박힌 얼굴을 내밀고 있다
--< * 현대시 2004년 11월호> 에서--
♥ 구두 한 켤레의 시 / 곽재구 ♥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
구두 밑바닥에
고향의 저문 강물 소리가 묻어 있다
겨울 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
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
쑥골 상여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
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
찰랑찰랑 강물소리가 들린다
내 귀는 얼어
한 소절도 듣지 못한 강물소리를
구두 혼자 어떻게 듣고 왔을까
구두는 지금 황혼
뒤축의 꿈이 몇 번 수습되고
지난 가을 터진 가슴의 어둠 새로
누군가의 살아있는 오늘의 부끄러운 촉수가
싸리 유채 꽃잎처럼 꿈틀댄다
고향 텃밭의 허름한 꽃과 어둠과
구두는 초면 나는 구면
건성으로 겨울을 보내고 돌아온 내게
고향은 꽃잎 하나 바람 한점 꾸려주지 않고
영하 속을 흔들리며 떠나는 내 낡은 구두가
저문 고향의 강물 소리를 들려준다.
출렁출렁 아니 덜그럭덜그럭.
♥ 구두 뒤축에 대한 단상 / 복효근 ♥
겉보기엔 멀쩡한데
발이 빠져나간
구두의 뒤축이 한쪽으로 심하게 닳았다
보이지 않은 경사가 있다
보이는 몸이 그럴진대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마음의 경사여
구두 뒤축도 없는 마음의 기울기는
무엇이 보정(補正)해주나 또
뒷모습만 들켜주는 그 경사를 누가 보아주나
마지막 구두를 벗었을 때
생애의 기울기를 볼 수는 있을 것인가
수평을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되어버릴 생이여,
비애여
닳은 구두 뒤축 덕분에 나는 지금 멀쩡하게 보일 뿐이다.
♥ 네 켤레의 신발 / 이기철 ♥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안나 카레니나를 이야기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헬 수 있는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 곧 가족이고 식구인
네 켤레의 신발
♥ 그리운 나의 신발들 / 신경림 ♥
50킬로도 채 안 되는 왜소한 체구를 싣고
꽤나 돌아다녔다, 나의 신발들.
낯선 곳 낯익은 곳, 자갈길 진흙길 가리지 않고
떠나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하면서도 그것들이 닳고 해지면
나는 주저 않고 쓰레기 봉지에 담아 내다버렸다.
그 덕에 세상 사는 문리를 터득했다 고마워하면서.
이제 와서 내다 버린 그 신발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세상 사는 문리를 터득한 것은 내가 아니고
그 신발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 신발들에 실려 다니기 이전보다
지금 나는 세상이 온통 더 아득하기만 하니까.
그래서 폐기물 처리장을 찾아가 어정거리는 것인데,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
내 헌 신발들과 함께 버려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상 사는 문리를 터득하고자 나섰던 꿈과 더불어!
https://youtu.be/NSDrmY5Z-1s?si=Oe1Ps4hl13_jpAgL
첫댓글 겉모습보다는 깊고 고운 마음으로 사랑하고
말 보다는 행동이 먼저 앞서는 사람이 되어
가난한 삶 속에 부유한 진실의 꽃을 피우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소중하고 정겨운 남녀 친구 님~!!!
♥빵긋!!!방가워요"♥(*^-^*)♥ 쵝오!@!@~♥★
말 한 마디는 마음에서 태어나 마음에서
씨를 뿌리고 생활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꽃샘 추위에도 매화 꽃등이 만발하는 봄의 절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3.20.)입니다
그러나 꽃샘 추위로 요즘 일교차가 큽니다.
오늘도 즐겁게 환하게 미소 짓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乃
언제나 좋은 글로 마음의 비타민을 전해주고
마주 잡은 따뜻한 손 .따뜻한 마음도 전해주는
손길의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O━━O━━━╋
┃O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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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절박합니다.
♡愛♡♡>>>--LOVE*-▶쵝오.사랑해*~♧♡
희망은 희망을 낳고 절망은 절망을 낳는다
희망을 잉태 시키려 거든 잘 웃는 친구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가까이 하라
어두운 정보는 두려움을 전할 뿐이다
♡"사랑합니다°³о Have a Good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