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초쯤 오리온과 동서가 7천억원대 후반의 비슷한 시가총액으로 평가받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하고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리온이 훨씬 가치있는 기업으로 보여서죠. 지금은 오리온은 1.26조원으로 60% 이상 올라있고, 동서는 5% 내외 밖에 오르지 않았네요. 결국 자신들의 상대가치를 찾아가는 수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시장을 지켜보다보니, 오뚜기와 빙그레가 4천억원 중후반대의 유사한 시가총액대에 있는 것이 눈에 뜨입니다. 둘 다 워낙 잘 알려진 기업이고, 자세한 기업분석은 오히려 애널리스트들의 글이나 다른 사이트의 분석글에 잘 나와있을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살펴보면,
오뚜기는 카레와 마요네즈, 케찹류 등 소스/조미 부분에서 절대적 시장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기타 참치, 라면, 식용유 등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영위하는 사업부들입니다. 2008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3% 성장한 1.25조원, 영업이익 712억원(21.3%), 순이익 527억원(14.7%)을 달성했습니다. 2009년 1분기 실적은 매출액 3,460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빙그레는 바나나우유를 대표로 하는 가공유 제품과 요플레 등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지니고 있는 기업입니다. 2008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성장한 5,936억원, 영업이익은 533억원(+15.0%), 순이익은 416억원(-1.0%)을 달성했습니다. 2009년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250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대략적으로 연간 규모 비교시 오뚜기가 매출액은 빙그레 대비 2배 이상 수준, 영업이익은 30% 내외 높습니다. 수년전만 해도 빙그레와 오뚜기의 영업이익 규모는 비슷했고,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빙그레의 영업이익 규모가 오뚜기 대비 더 컸습니다. 하지만, 오뚜기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3%대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이 5%대 수준으로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빙그레의 성장 속도는 더딘 상황이 지속되면서 역전을 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가치만 놓고본다면 오뚜기가 더 높아보이고, 향후 두 기업의 가치는 성장률에 달려있을 겁니다. 두 기업이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시장 점유율 증가와 수출시장 개척의 두 가지가 유력한데, 수출 시장 측면에서는 제품 성격상 오뚜기가 유리하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봐도 오뚜기의 성장성이 더 클 것이 유력시됩니다.
두 기업의 절대가치 평가를 위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향후 3개년 추정치를 근거로 하고 5년 성장율 3%, 6~10년 성장율 2%, 영구성장율 1%라는 보수적 성장률 가정치와, 할인율 10%를 가정했을 경우 DCF를 이용한 두 기업의 가치는 오뚜기는 7,800억원, 빙그레는 6,500억원 수준으로 산정됩니다. 두 기업의 상대적인 성장성과 주력제품의 시장 내에서의 위상을 감안할 때, 두 기업의 실제 가치는 더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투자 방법의 한계로, 개인적으로는 빙그레를 줄이고 오뚜기를 늘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만, 한국에서 대차거래가 보다 자유로와진다면, 두 기업에 대한 롱숏 전략이 좋은 투자 대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동일 업종에 대한 투자전략을 모회사와 자회사의 관계에서도 써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아윽...오뚜기 ㅜㅜ 조금만 더떨어지면 된다고 매일 주시하고잇는데 갑자기 환율 수혜니 모니하며서 튀어올라서 닭쫓던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된 -_-;;;
저도 오뚜기 노려보고 있는데... ㅋㅋ
청량리 가공식품 도매시장에 가보면, 오뚜기 제품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느낌이 들더군요...그런 와중에 양호한 영업이익룰을 유지하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최근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료를 찾고 있는 중인데, 좋은 비교 감사드립니다.
오뚜기 주주로서 관심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