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카
어머니가 전동카를 하나 구입하고자 하신다고 남편이 말한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편리성만 생각하고 “원하시면 사드려” 했다.
그런데 전동카를 사기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면서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위험하니 잘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한다.
나 또한 어머니가 그것을 운전하기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체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것인 만큼 어머니가 사용하는게 큰 무리는 아니겠다 싶지만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자꾸 들어 남편에게 잘 생각해보고 사드리라고 제동을 걸었다.
남편은 어머니가 간절히 원하니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골 집에서 시장을 가려면 우리 걸음으로 20여분 남짓 걸린다. 어머니는 그 거리가 많이 힘드신 모양이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하는 수영강습을 다니고 싶은데 그게 버스 타자니 불편하고 걸어다니자니 걷는게 힘들어서 수영을 다니기가 불편했는데 전동카를 동네에서 사용하시는 분이 두어 분 있어서 그게 있으면 좋겠다 싶으신 모양이었다.
만약에 노인양반이 민첩성도 떨어지는데 위급한 상황에서 조작에 문제가 생긴다는지 장애물을 잘 피하지 못하거나 해서 큰 사고로 이어진다면?... 하는 생각에 그 후가 더 큰 문제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좀처럼 못마땅하다. 좀 불편하더라도 버스를 타거나 걸어다니시면 좋을텐데... 괜한 고집부리시는 건 아닌지... 하는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한다.
이것도 경계?
가만히 못마땅해 하는 나 자신을 들여다 본다.
전동카 가격이 비싸서인가? 그건 아니다. 형제들이 좀 모으면 되고 그렇게가 아니어도 우리가 그냥 하나 사드릴 수도 있는 문제다.
못마땅해하는 나의 마음에는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어머니를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모셔야 할 자식으로서 어머니가 고생하시거나 자식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짐으로 남는건 원하지 않는다. 그런일은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만약의 경우 잘못되어 사고라도 난다면(이건 생각으로만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게 큰일이니 내 입장에선 그 원인을 아예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음을 본다.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걱정일뿐...
아무일 없이 어머니가 잘 이용하실 수도 있는 일...
그러나 어머니 입장보다는 내 입장이 우선되어 못마땅해하는 내 마음인거다.
자식으로서 그 마음도 당연!
불편한 일상생활을 좀 편리하게 하고 싶은 어머니 마음도 당연!
어머니 입장에선 당장 움직이고 싶은데 불편하니 원하시는 것이고 그 원하시는 것을 해드림으로서 어머니 기쁘게 해드리고 편한 일상생활 하게 해드리면 그게 효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편한 마음으로 해드리자.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니실 수 있도록 단단히 당부 드리고...
남편과 자식, 그리고 부모님 건강이외의 어머니 전동카 안전운행이 나의 기도 내용에 첨가되어야 할 것 같다.
첫댓글 그래요 내 마음도 당연 어머니 마음도 당연하다 싶으니 그대로 다 인정이 되고 사드리고 기도를 해야겠다는 정을 세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