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측, 비밀번호 소홀히 다룬 점은 인정 / 적금 강매 아닌 자산 관리 서비스의 일환 / "자산관리 서비스로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않도록 보다 신중하게 안내드리도록 하겠다"
로또 1등에 당첨이 되면, 농협 은행 본점에 가서 당첨금을 수령하게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고, 강제로 적금을 들게 했다고 MBC가 보도했다.
로또 1등 당첨자 A씨의 당첨금은 43억원. 세금을 떼고도 29억원이다.
A씨는 며칠 전 당첨금을 받으려고 서울의 NH농협은행 본점에 찾아갔다.
주변에도 알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갔지만, 은행 직원 때문에 다른 손님들까지 다 알게 됐다고 MBC는 전했다.
A씨는 "1층 프런트에서 접수해야 하는데 거기서 노골적으로 로또 당첨금 찾으러 온 거를 묻고, 회차를 묻었으며, 어디서 당첨되었는지를 묻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데서 그렇게 얘기를 하면 너무 당혹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본점 3층 1등 당첨자 전용 창구에서 당첨금을 받을 통장을 개설하면서,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통장 비밀번호는 은행 직원들에게도 비밀이라, 보통은 고객이 직접 단말기에 입력하게 한다.
다만 여기는 달랐다. 은행 직원이 비밀번호를 말로 불러달라고 한 것이다.
로또 1등 당첨금이 들어있는 통장 비밀번호인데, 은행 직원이 알게 된 것.
A씨는 "너무 이상했지만 돈은 받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구두로 비밀번호를 말해줬다"고 전했다.
황당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당첨금을 총 5억원 짜리 연금 상품에 넣으라는 요구가 시작됐다.
이 당첨자는 거절했지만, 은행 직원은 다른 상품들을 계속 들이밀었다고 MBC는 전했다.
결국 계획에도 없던 적금을 하나 가입해야만 했다.
이 적금 통장의 비밀번호도 은행 직원이 직접 입력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비밀번호를 소홀히 다룬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적금 강매가 아닌 자산 관리 서비스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측은 "자산관리 서비스로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고객 입장에서 보다 신중하게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당첨자는 금융감독원에 정식 조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