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제 나이는 만으로 스물 여섯살 때입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그냥 한참 젊은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세상의 이치도 몰랐고.
그냥 북한은 무시무시한 나라라는 정도로만 알았고
세상이 뭔가 잘못되어있기는 한데 해답은 뭘까?
그렇게 고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느닷 없는 뉴스 하나.
이 모습.....
'평양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 뉴스.
어떻게 된 것이 놀라움 보다는 참 해맑다로 전달되어온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후 푸른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는 모습이 보였지요.
그러더니 온갖 시뻘건 칠을 뒤집어 써가는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나는 비로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자전적 소설 '죽음의 집의 기록'이란 책을 접하던 때이기도 합니다.
아마 임수경님은 그 시베리아만큼 냉랭하고 황량했을 것이라는 것들이 겹쳐왔습니다.
그 이후 나는 사노라고 잊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어느날
조그마하게 난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이혼을 하고 아들과 함께 살다가 그 아들마저 잃고, 그동안에 아버지는 공기업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어머니는 쓰러지고 언니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는 소식들도 접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참을 잊다가 살아왔습니다.
국회의원이 되었구나 그렇게 기억되는가 싶더니, 컷 오프라는 소식을 또 받아보게 되는군요.
제가 이렇습니다.
1년 365일 열성적인 것은 단 하나도 없는 그냥 오늘도 이 마음 내일도 이 마음으로 삽니다.
하지만 정말 한가지만큼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한 번 쯤 하지요.
그것은 기자시절 어느해인가 5.18 기념일에 술을 마신 것에 대한 비난의 굴레였습니다.
그 후 임수경님은 국회에 들어와서까지 '평양축전'에 다녀온 좌빨로 수렁에 갇혀지냈습니다.
다른 이들이 뭐라해도 난 참을 수가 있습니다.
그냥 꼴값들 하고 있네 그러면서 넘기면 참을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서 임수경님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국회의원 임수경이 때문에 좌빨로 도매금이 된다는 사람들......
그런 이야기들은 내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바로 임수경님 때문에 세상의 눈을 뜨게되었으니 곧 나의 모독으로 결부되더군요.
하지만 이내 게의치 않고 마음속으로만 응원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응원할 기회는 없는 것인가요?
運命치고는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걱정하기에 앞서 임수경님은 오히려 저를 응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아달라” 임수경, 더민주 컷오프 수용
저도 답례는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임수경님에 대해 덧칠된 것들은 벗겨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아마도 이후에는 또 잊고 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2013년 6월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탈북자 단체 간부와 시비를 벌이다가 ‘대한민국에 왔으면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 ××들아’라는 격한 표현으로 물의라는 것에 제가 북한 탈북자들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 한구석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냉정하게 잘잘못을 따지자면 딱 두가지 입니다.
'변절자' 와 'XX들아'
우선 욕은 분명 지나침이 있습니다.
더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변절자'란 표현이겠지요.
이래서 종북의 수렁에 더 깊히 빠져버린 것.
잘못된 처신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도 제법 그런 표현은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 5.18 광주 항쟁 당시 남파된 간첩 600명 중에서 자신들이 광주시민을 학살했다는 탈북자들의 주장이 담긴 영상.
둘. 매일 같이 조.중.동 종편에 나와서 야당 파괴 공작용으로 이용 당하 듯이 진보세력들을 압살하는 그들의 언행.
셋. 그만 좀 해도 될 것을 북으로 삐라를 날려보내는 탈북자들.
부모, 자식도 버리고 오는 개새끼들.
그냥 내려왔으면 한국민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이나 당하고.
이런 욕은 조.중.동 종편에 나오는 탈북자들의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한사람 임수경은 쓸쓸히 퇴장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다음은 임수경 의원이 명예훼손에 의한 소송 입니다.
임수경 의원이 1989년 방북 때 김일성 주석을 ‘아버지’로 불렀다고 말한 새누리당 의원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장준현)는 20일 임 의원이 새누리당과 한기호 의원, 전광삼 전 수석부대변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 의원의 ‘아버지’ 발언에 대한 언급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만 공익적이고 사실로 믿을 만해 위법성이 사라진다”며 “탈북자에게 한 ‘변절자’ 발언을 계기로 임 의원의 정치·이념적 성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된 상황에서 방북 당시 행적에 관한 내용을 다룬 것이라 공익성을 인정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김일성 주석을 '아버지'로 불렀다고 날조한 놈들은 승소하고 지금도 대로를 활보하며 떵떵 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방북 이후에 그 고리로 임수경님이 방북을 했습니다.
이것으로 끝인가요.
그 길을 열어놓아서 김대중 대통령님이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남 . 북 정상회담까지 이루어내고 평화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지금도 평화 통일을 기원한다는 자.
남 . 북 관계의 정상화를 원한다는 자들 중에서 저 시대에 내가 가겠소 하는 분들은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마도 우리가 다시 집권하게 되면 그때는 너도 나도 간다고 하겠지만 말입니다.
다른 그 누가 임수경 의원을 욕한다 해도 우리는 그리하지는 맙시다.
또 잊어지겠지만....
임수경님은 가슴에 깊은 시름 하나를 품고 자리를 내려놓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여자의 청춘을 짖밟은 자들.....
이 개놈들이 죽을 때까지도 호위호식 하면서 대접받는 이 왜곡된 역사의 현장에서 왜 또 임수경님은 쓸쓸하게 퇴장해야 합니까?
임수경님 !! 힘내시라고 마지막 응원을 드리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첫댓글 1989년이면 저는 고3입니다 ^^
캬..좋은 때였군요. ㅎㅎ
통일의꽃임수경 ~~펌해도 되는거죠~~
희망과 정의님 감사합니다.
@더민주Again2017 좋은글 제가 더감사 합니다 화염병을 던지고 최루탄까스 에 눈물을 흘리고 싸워는데 세월이 참빠를네요~`
나라가 기형이니 정상적인 사람이 기형으로 보이고
기형적 인간들이 정상인 대접을 받는것 같습니다
바로 제 또래 임수경,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10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믿습니다
학교 다닐때에는 시간이 흐르면 제대로 되겠지 했는데
박근혜가 국정원을 중앙정보부로 만들려 하고 있네요.. 참내...
네..... 우리가 이 시련기를 다시 맞이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
다그처먹고 이를 앙 물어야겠습니다.
옛날에 그렇게 혹독했나 하는 것을 나이든 자들은 외면하고 젊은이들은 무감각하고.....
당해봐야 안다고 하지만 이젠 두번 다시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변변치 않은 글입니다.
그냥 마음만 담았습니다. ^^*
이분 종북으로 몰아부칠때도 마음속으로 응원 많이 했고 컷오프발표할때 자연스레 욕이 튀어나왔습니다. 통일의꽃 응원합니다.
진실이이긴다님.....
언제인가는 반드시 진실이 이길것이라 생각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99프로님..... 자주 뵙네요 ^^*
요즘 잠을 좀 설치시지 않나 생각되네요 ㅎㅎ
응원하며, 새시작이라고 생각하며, 건투을 빕니다. 위대합니다.
디딤돌님 돌아올 날이 분명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안타깝네요. 사람은 중심이 있어야하는데.. 주변이 너무 흔들어 대니.. 이도저도 아닌게 된거 같네요.. 흔들리는 마음이 악입니다.
탕그리님 안녕하세요.
아........ 지금 생각났어요.
탕그리라는 것을.
단군 맞나요?
그 탕그리......??
@더민주Again2017 ㅎㅎㅎ 단군 맞죠 ~
통일의꽃 임수경!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임수경의원님 수고하셨습니다~~
추천을 안할수가 없네요...
월간 '말'지를 매달 사서보게 되고 정기구독까지 했던 계기가
당시 표지에 실린 통일의꽃 임수경의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참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
그것이 이후의 삶에 굴레처럼 따라 다녀도 세상을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던 사람..
할말이 더 많긴 하지만
그렇게 기억하고 응원합니다..
임수경의원님 힘내시구 건강 잘지키십시요!
임수경의원님... 마음같지 않죠. 정치판은... 안타깝네요...꼭 좋은 곳에서 좋은 모습으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