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이 두툼하여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고등어조림을
남다르게 좋아하시는지 밥에 시뻘건 국물까지 흥건하게
젖은 고등어 한토막을 더 얻으시곤 세상 다 얻은 것처럼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시며 식판을 들여다보신다.
그럼요 인생사 먹는 즐거움만 한 게 있으려고요.
나도 모르게 울컥해졌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어린이날도 있지만 어버이날도 있다.
우리가 어렸던 60~70년도에는 나라가 가난하여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었다면
반세기가 지난 요즈음은 일상이 바쁘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어린이날 어버이날 이벤트를 진행한다.
어버이날 이벤트가 가정에서만 있다면 무슨 재미인가
노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5060 카페 봉사방에서도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하얀 백설기 위에 얹어진 분홍색 하트가 어르신들을 위한
정성이라 여겨져 마음이 있는 곳에 물질이 있다고 특별
이벤트를 준비하신 운영진 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같이 특별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예쁜이 봉사활동 친구들이
어르신들이 들어오시는 입구에서 공손하게 인사를 하면
어르신들은 초대받은 행사장에 오신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며 들어오십니다.
봉사활동 친구가 수저를 어르신께 드리면 바로 곁에 있는
식판을 챙겨드신 어르신들은 이제 식판 채우기 순례를 합니다.
올해 벌써 완두콩이 나왔는지 통통하게 물이 오른 완두콩이 콕콕 박힌
보기에도 군침이 꿀꺽 넘어가는 완두콩밥을 소복이 얹은 식판을 들으신 어르신께서
고등어 졸임에 들어 있는 무는 덤으로 큼직 박한 고등어조림 한 토막을 받습니다.
싱그러움이 살아있는 초록빛 시금치나물, 대한민국의 최고 발효식품 김치
그리고 곤약을 깍둑썰기로 썰어 넣은 메추리알 볶음을 담고 우거지 된장국을 받으시면
오늘에 하이라이트 분홍하트가 떡 가운데 있는 백설기와 두유까지
이만하면 영양만점 점심입니다.
인기가 좋았던 고등어조림은 한 토막 더 달라고 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손이 큰 봉사활동 친구는 아낌없이 퍼 주어 어르신들 마음을 더욱더 기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어 괜스레 어르신들 식판을 슬쩍슬쩍 쳐다보았습니다.
수북이 얹어진 완두콩밥과 고등어조림 시금치 그리고 김치까지 놓인 식판을 가지고 오신
어르신께서 메추리알 다섯 개가 부족하셨는지 두어 개 더 달라고 하십니다.
요리사님 말씀대로 5개 메추리알을 식판에 넣으면서도
왠지 적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는데 막상 어르신께
듣고 보니 죄를 지은 것처럼 뜨끔하여 재빨리 세 개를 더 넣어 드렸습니다.
갑자기 쪼잔하고 치사한 사람 같은 느낌에 '애라 모르겠다 그냥 막 퍼드릴까'하는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간장물에서 헤엄치는 곤약 두어 개와 메추리알 6개를
찾은 국자를 꼭 쥐고 '나중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어떻게 할 건데' 하고
간신히 이성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봉사활동에 나오신 카페 쥔장 님께서 백설기와
두유를 어르신들 식판에 놓아드리자 어르신들은
고맙다고 속삭이듯 말씀하십니다.
"고맙다"는 어르신 말씀에 카페 쥔장님이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왜냐면 마음이 있는 곳에 물질이 있다고 카페 쥔장님은 찬조금을 냈는데
나는 뭔가 싶기도 하고.
나는 왜 지극히 작은 일에 선의를 베풀지 못했나 싶어
나의 쪼잔함에 다시금 실망하여 순간 기가 팍 죽었습니다
5개~6개 메추리알을 어르신들 식판에 넣어드리며
치사하게 장사한 덕분에 무사히 배식봉사는 끝나고 우리들도
맛난 완두콩밥에 고등어조림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식당 바닥청소를 말끔히 하고 뒤돌아서
집으로 오는 발길이 왜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신바람 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2023년 5월 9일
NaMu
첫댓글 봉사활동 할 수있는 기회를 주신 알마니 팀장님
그리고 넘 착해서 마음이 편한 그야말로 천성이
봉사방 총무같은 라니정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특히나 봉사활동 같이했던 친구들 수고 정말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같이 봉사활동 하기로해요.
참 잘하고 있어요~^
언제나 변함없이 앞으로도 쭈욱 봉사로
행복가득 누려요
응원합니다
저 잘 하고 있는 짓는거죠.
늘 성원해 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같이 봉사활동 할 수있는 기회도
언젠가는 올거예요.
그~쵸
@나무랑 넵~~~ 별 다섯~ㅎ
나무랑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글도 예쁘게 잘 쓰셨습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낯을 많이 가리는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셔서 얼마나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수고는 신미주 님께서 더 많이 하셨잖아요.
진심으로 감사의 맘 놓고 갑니다.
@나무랑 네
봉사도 꾸준히 열심히 하시고
이쁜분이 글도 멋지게 잘 쓰시고
감사 합니다^^
봉사방 선배인 갑장 행복님^^
같이 봉사활동 할 수있어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앞으로도 쭈~욱 건강이 허락 할 때까지
봉사활동 하기로해요. 우리는 갑장이잖아요
갑장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