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헐리우드가 일본 만화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면 괴작이 탄생하여 망한다는 징크스는 깨졌습니다.
그러나 그 유명한 대작 <총몽>을 가지고도 이런 평범한 액션 영화가 최선이었는지 좀 아쉽네요.
한류 드라마의 영향인지 시놉시스에 쓸데없이 많은 신파극적 요소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체적인 개연성의 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산만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글거릴 때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느끼실 수도 있겠는데, 이 포스터는 포스터가 스포를 하고 있습니다.
뭐 반전이 중요한 영화도 아니고, 애당초 큰 반전도 없는 영화라 심각한 스포일러는 아니지만요.
<알리타> 뿐만이 아니라 요즘 영화들은 어째 포스터를 안 보고 영화관에 가야 할 거 같습니다.
포스터 제작자들이 영화 내용을 아예 모르고 만드는 건지 요즘 포스터들은 은연중에 스포일러가 있네요.
사실 원작 <총몽>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를 담고 있는 건 이 포스터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이 주제는 정작 영화에서는 그다지 부각 되지 않습니다.
제작자와 감독이 5부작인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고, 이 영화도 후속편을 대놓고 암시하며 끝나니까 이 주제에 관해서는 다음 걸 기다려 봐야겠죠.
"사이보그도 인간을 사랑할 수 있나요?"
"넌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인간적이야."
플라톤 빠돌이인 저로서는 정말 마음에 든 대사들이었습니다.
인간답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고깃덩이 몸뚱이를 말하는 건 아닐 겁니다.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들
1. "마법보다 위대한 공학이란다."
2. "이런 식으로 굴면 앞으로 공짜 수리는 없어!"
3. "개를 함부로 하는 놈은 용서 못해!"
4.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게. 내 심장도 너에게 줄 수 있어."
ps
과거 회상씬에서 알리타의 교관? 선임? 역으로 나온 인물을 연기한 건 메이지 윌리암스인가요?
인상이 닮았는데 알리타와 마찬가지로 CG로 일본 만화 캐릭터 분위기의 얼굴을 만들어놔서 확실하지가 않네요.
엔딩 크레딧을 못 보고 나와서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길...
* 이 인간은 오밤중에 무슨 생각으로 감상평을 써갈기는 것인가?
아무도 안 궁금하시겠지만, 새벽 갬성에 젖어서 그렇습니다.
그저 총몽 원작의 영화라고 해서 보러 갔다가...
...영화 속의 알리타와 휴고 커플에게서 얼마 전 이별한 사람과 제가 오버랩 되네요.
알리타와는 다른 의미로 먼치킨이었던 그녀와 (무려 6개국어가 가능했습니다)
휴고와는 다른 의미로 현시창인 제가요.
그녀 또한 알리타처럼 큰 쌍커풀을 가진 눈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뭐 그녀는 보통의 한국인스럼지 않은 수준이었다면 알리타는 인간스럽지 않은 수준이지만...
물론 저는 휴고와는 외모적 공통점이 없는 그냥 오징업니다.
인문학과 철학을 즐기고 함께 정치학을 공부하며 꿈을 향해 나아갔는데...
나름 좋은 수저 물고 태어나서 경제적인 여건도 풍족했는데...
인간의 인연이라는 건 인간의 뜻대로는 안 돌아가네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솔로부대인 척했는데 진짜로 솔로부대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이번주말 보려고 하는데 재미있을런지요?
그리고 영화관에서 한국어 자막이 안나와서 그런데 영어 수준이 알아듣기에 어떤가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2.09 00:52
원작팬이라 일요일날 IMAX로 볼 예정인데(어차피 원작을 봤으니 스포따윈 의미없고)... 개인적으로는 공각기동대에서 한번, 인랑에서 두번 닦이고 나서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일본만화 원작 실사영화라는 개념만 들어도 진저리가... 이번에도 팬심으로 보러 가지만(공각기동대도 인랑도 팬심으로..) 영화가 어느 정도 그 팬심에 보답을 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아무리 원작을 좋아해도 원작을 보지 않으면 이해 안되는 영화로 만들어 놨다면 악평을 쓰러 가겠지만.. 과연 어떨지..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2.09 00:52
그래서 오늘 보고 왔습니다. 스토리가 부실하긴 하지만 액션은 쩌네요. 안 닦았다는건 확실하네요
개인적으로 영화 트레일러나 주말에 틀어주는 영화 리뷰 프로그램에서 나온 주인공의 외모, 특히 눈 크기가 흡사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마냥 매우 커서 불쾌한 골짜기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 에선, 신선하고 재미 있었네요
원작 좋아하는데 재밌게 봤어요 ㅎㅎ 스토리는 살짝 아쉽지만 액션신이 좋더군요. 알리타 눈도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러웠어요
정말 재미있게 본영화 사이버펑크 느낌도 나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