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에 용기를 얻어 버틴다" 푸틴의 책임을 추궁하는 문명국가의 대열에서 한국정부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애용하던 '보편적 가치로서의 자유'나 '세계시민 정신'은 실종되었다. 趙甲濟
푸틴이 끝내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알렉세이 나발니는 초인적 용기와 따뜻한 인간성으로 부활하고 있다. 푸틴이 그를 죽인 것은 나발니의 대중적 인기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런데 그를 추모하면서 푸틴의 책임을 추궁하는 문명국가의 대열에서 한국정부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애용하던 '보편적 가치로서의 자유'나 '세계시민 정신'은 실종되었다.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는 러시아 대사들을 소환,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푸틴의 책임을 추궁했고, 영국은 나발니가 복역했던 감옥 관리자들 6명에 대한 영국 입국 금지 및 재산동결의 제재를 가했다. 일본도 포함된 G7 회의 외무장관 모임도 푸틴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나발니가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를 부러워하면서 러시아 민주화의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의 냉담할 정도의 무관심은 國格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특히 푸틴이 김정은과 손잡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데 당사국인 한국의 침묵은 푸틴에 대한 눈치 보기로 읽힐지 모른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政敵으로, 최근 감옥에서 의문사한 反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8)가 생전 옥중 편지에서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를 언급하며 러시아의 자유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사실이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뉴욕타임스(NYT)는 나발니가 사망 전 마지막 몇 달 간 知人들에게 보낸 自筆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그의 투쟁정신을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9월 知人이자 미디어 사업가인 일리아 크라실쉬치크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과 대만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했다면 러시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적었다. 2021년 1월 수감된 나발니는 가혹한 교도소 환경을 비판하면서도 유머감각과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했다. 자신의 교도소 생활을 ‘우주 여행’(space voyage)이라고 불렀다. 한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러시아 감옥 생활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굳이 경험해 볼 필요는 없다”고 썼다. 그는 네덜란드로 망명한 러시아 자유주의 언론인 미하일 피시먼에게 보낸 편지에선 “나는 우리 주변의 뉴스, 음식, 월급, 가십과 같은 일상의 고단함조차 정말 그립다”고 말했다. 나발니는 1968년 암살당한 미국 정치인 로버트 F 케네디의 딸인 케리 케네디와도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는 편지에서 “귀하의 아버지 관련 책을 읽다가 두세 번 울었다”고 적었다. 이어 ‘희망의 물결은 수백만 개로 퍼져 억압과 저항의 벽을 무너트린다’는 로버트 케네디의 연설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보내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언젠가 사무실 벽에 이 포스터를 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나발니는 감옥 생활 중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크라실쉬치크에게 보낸 편지에선 책 10권을 동시에 보고 있다며 이전엔 싫어했던 회고록을 좋아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스탈린 시대 강제 수용소를 다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다시 읽었다며 단식 투쟁 후 몇 달 간 허기에 시달리면서 소련 시대 노동 수용소의 부패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편지에선 크라실쉬치크에게 1980년대 소련 反체제 인사 아나톨리 마르첸코의 1012쪽 분량 3권짜리 책을 포함해 이 주제에 관한 9권의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 편지는 사망 3일 전인 지난 13일 도착했다. 새로운 교도소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의 古典뿐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나발니는 지난 16일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연방 교정청은 그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사망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의 屍身이 정확히 어디에 안치됐는지도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