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겨울방학에 이어 봄방학 내내 온라인게임에 심하게 몰두하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서 참았던 화를 버럭 냈다. 매일 대여섯 시간씩 새벽까지 게임을 하느라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낮에 조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 책 한 권을 안 읽는 모습, 살이 피둥피둥찐 모습, 방학인데도 학원 숙제를 다 못해서 학원에서 전화가 오게 한 일 등을 보고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딸의 행동에 대해 한참 비난을 한 후, 게임은 숙제를 다 한 경우에 하루에 30분만 하라고 했다. 딸은 ‘게임을 30분만 하는 친구는 없다’고 하면서 반발, 나는 ‘너랑 게임 안하는 친구들은 아예 게임을 안하는 것 아니냐, 네 게임 친구 중에는 주말에만 하는 친구도 있지 않느냐’면서 반박, ‘그래도 30분은 너무하다, 코로나로 친구들을 만나지도 못하는데 게임으로라도 만나서 노는 것인데 30분은 말도 안된다’는 딸의 눈물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코로나만 아니면 친구들을 직접 만나서 떠들고 놀 수 있으면 게임을 안했을 것이라는 말과 딸이 흘린 눈물에 내 마음이 마구 흔들렸다. 친구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인데, 30분만 하라는 것은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게임 시간을 1시간으로 조정하고, 대신 숙제를 마쳐야만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조건을 걸었다. 어휴, 최대한 아이 의견을 들어주면서 게임시간을 설정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규칙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딸의 게임하는 시간을 정하느라고 이렇게 밀당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료가 내게 한마디를 했다. “코로나 때문에 게임을 많이 한다는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이야. 요즘 애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게임을 한다니까. 엄마가 애를 좀 잘 알고 전략을 세웠어야지. 그리고 눈물에 약해지면 안돼. 애한테 번번히 패하겠어”.
앗차, 그러네, 딸은 약간의 논리가 곁들여진 눈물이라는 무기로 공격을 했고 나는 어어... 하다가 딸의 페이스에 말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목표는 30분이었는데 협상이 종료되고 나니 30분이 1시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게임시간을 1시간으로 한 것이 소득이기는 하지만 뭔가 좀 찝찝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첫댓글 ㅎㅎㅎ 그래도 1시간으로 타협하신 건 잘하신 거예요. 제가 봐도 30분은 너무 감질 나요.
그리고 약속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만들면 안지키더라고요. 숙제랑 할 일하고 하는 조건이니 훌륭한 협상이었다고 봅니다. 동료의 조언에도 동감하지만요. 눈물에 약해지면 안 되는 건 맞는데 눈물에 공감은 해줘야되더라고요, 애들이 냉혈한 엄마라고 원망합니당 ㅎㅎㅎ
30분은 좀 너무했군요. ㅋ
눈물에 공감하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ㅎ
제 생각에는 아침, 점심, 저녁 3시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ㅋㅋ 다만 공부와 숙제도 동일 적용 ㅋㅋㅋ
오프에서 만나서도 결국은 게임을 한다니. 생각지도 못한 지적에 놀랐네요. 한시간...........도 대단합니다. 저희 아이는 하루 종일..............하는 걸요. 게임 앞에서는 뭘 어찌 해야 하는지 정말 난~~~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