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강좌 수강생으로
새롭게 한 주가 시작되는 시월 둘째 월요일이다. 새벽에 잠 깨어 평소 마시는 약차를 달였다. 내가 여름 숲에서 찾아내 말린 영지버섯에 몇 가지 건재가 들어간다. 빛깔이나 모양이 좋은 것은 형제나 지인에게 보내고 찌그러지거나 부스러기는 내 차지다. 1시간 남짓 걸리는 사이 거실에서 누렁 호박을 해체 껍질을 벗기는 일을 했다. 찜통에 삶아지면 노란빛을 띨 죽이 되지 싶다.
자연학교 다니는 학생은 틈을 내 가술의 대산 나눔문화센터에서 시행하는 문화 강좌를 수강한다. 지역 해설사 과정이 수요일이고 이번 주 목요일부터는 실크플라워 과정이 개설되어 참여하게 된다. 화요일은 대산 평생학습센터에서 열어준 디지털 문해반도 수강하는데 내일이 종강이다. 이번 월요일부터 8회에 걸쳐 진북면 상생협력센터에서 목공 강좌가 개설되어 참여하는 날이다.
진북면은 생활권에서 다소 떨어져도 내게는 낯선 곳이 아니다. 봄가을에 여항산이나 서북산 임도를 걸으며 야생화를 탐방하고 길섶 산나물을 채집해 일용하는 찬거리로 삼는다. 농어촌버스로 진동 환승장을 거쳐 서북동이나 의림사 계곡으로 들어간다. 때로는 진전 둔덕에서 여항산 미산령을 넘어 함안 파수를 거쳐 가야에서 창원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진동만 갯가로도 자주 간다.
흐린 하늘 빗방울이 듣는 아침이었다. 101번 버스로 창원대로를 거쳐 동마산에서 마산역 광장으로 나갔다. 노점은 주말이 아니라 한산했다. 정한 시간에 몇 갈래 다니는 노선 가운데 진전 상평으로 가는 75번 버스를 탔다. 그보다 일찍 출발한 버스도 있으나 교육이 10시부터라 거기 맞춰야 했다. 어시장과 댓거리를 거쳐 밤밭고개를 넘어 진동환승장을 거쳐 진북면 소재지 내렸다.
서북산이 남녘 해안으로 나뉘어 인성산이 뻗쳐 인곡천이 흐른다. 유학 실천 덕목 인·의·예·지에서 마을 이름이 붙여진 곳이다. 인곡, 의림, 예곡에 이어 마지막이 지산인데 면 소재지가 된 동네다. 지산에는 인곡천 개울가 숲이 우거져 지역민 휴식처로 삼는 명소가 있다. 예전 오일장이 서던 장터를 정비해 상생협력센터가 들어서 카페와 헬스장이 있고 프로그램 강의실을 갖추었다.
정한 시간이 되자 농촌활성화센터 담당자와 강사가 등장했다. 수강생들은 낯설었는데 한 분만 이전 가드닝 강좌를 같이 수강해 익힌 얼굴이었다. 진행자의 강사 소개에 이어 교육 내용과 일정을 알려주었다. 강사는 컴퓨터 관련 직종에서 목공으로 전향해 공방을 운영하며 학교나 단체에서 문화 강좌 강사로 다닌 지 20년째라 했다. 첫 대면이라 수강생은 각자 자기소개를 가졌다.
나는 연전 가술 대산 나눔문화센터에서 시행한 목공 강좌를 한 차례 이수했는데 강사 얼굴이 다르고 교육 내용이 겹치지 않아 흥미로웠다. 인사를 나눈 후 강사는 나무에서 목재로 바뀐 교육 재료 기초 이론을 알려줬다. 모형으로 준비한 여러 종류 목재는 무게도 다르고 무늬도 달랐다. 나무 나이테와 무늬를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고 애벌레 모양 열쇠고리를 만들기 보기도 했다.
목공 강좌 첫날 수강을 마치고 서북동을 출발해 오는 버스 시간에 여유가 있어 지산 식당에서 점심을 때웠다. 식후 다가온 버스로 진동으로 나가 광암 바다로 갔다. 진동 전통시장을 거쳐 요장리를 지났는데 지명이 궁금 인공지능에 물으니 ‘여뀌 료(蓼)’에 ‘마당 장(場)’이었다. 그늘진 숲이나 하천 습지 자생하는 한해살이풀이 여뀌로 자잘한 꽃을 피우는데 거기 무성히 자라나 보다.
광암은 진동만에서 규모가 큰 어항으로 근래 방파제가 보강되어 있었다. 등대가 선 방파제 끝에서 맞은편 거제를 바라봤다. 가조도 옥녀봉과 계룡산 능선 아래 고현만 조선소 대형 크레인이 아스라이 보였다. 연안에는 해양 환경지킴이가 팀을 이뤄 부유물을 수거하느라 수고했다. 철이 지나 폐장된 해수욕장 모래톱에 맨발로 걷는 이들이 더러 보여 나도 신발을 벗고 걸어보고 왔다. 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