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불행을 자기 위안用으로 써먹은 셈 ‘잔인한 짓은 약하기에 한다’는 말처럼 그의 정신력이 고갈될 대로 고갈되었음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무학산(회원)
<이재명 이미 총기를 잃었으니 임하(林下)에서 쉬는 게> 이재명이 전횡(專橫)에만 능한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남을 깔보는 것도 즐기는 모양이다. 그가 동료평가에서 저평가된 동료를 언급하면서 많은 사람 앞에서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그리고 ‘0점 맞은 분도 있다’며 헤헤 웃었으며 낙천한 동료 의원들이 다 보는 데서 친명계 의원들과 히히덕대며 셀카를 찍기도 했다는 것이다. 친명계가 비록 지금은 이재명의 품에 안겨 재롱을 떨지만 이재명의 저런 모습에서 경계심이 생겼을 것이다. 자기도 저렇게 버림받고 조롱받게 될까봐 속으로 단도리를 왜 아니 하겠는가. 마음은 마음으로 얻어야 한다. 그래야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한번 마음을 바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러나 겨우 공천장 하나 쥐어준 것만으로 변하지 않을 자기 꼬붕이라 여겼다면 본인이 사람을 버린 방식대로 자기도 버려질 것이다. “의사다운 의사는 환자 앞에서 웃지도 않는다”고 했는데 이재명이는 타인의 낙천과 고뇌 앞에서 즐거워했다. 자기가 낙천시켜놓고서 말이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를 점치는 통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이런 일이 없더라도 장수는 결전을 앞두고 비장미(悲壯美)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낙천자 앞에서 헤헤거리고, 조롱하고, 한가하게 사진 찍기나 했으니 이재명의 뜻이 총선 승리에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 그의 내일이 어떤 꼴일지 누가 짐작하지 못하겠나. 이재명이가 재판과 조사에 시달리고, 자기 사건 관련자들이 속속들이 징역 선고를 받으니 마음과 손이 떨려 숟가락질도 제대로 안 될 것이다. 그러니 사리 판단과 언동을 어찌 거대 야당의 대표답게 할 수 있겠나. 동료들이 탈당을 하는가 하면 단식 농성까지 하는 데다가 여러 재판의 선고일도 닥쳐오니 심리상태가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지고 메마를 대로 메말랐을 것이다. 그래서 평상인으로서는 결코 하지 못할 일. 곧 동료의 슬픔 앞에서, 기쁠 때나 내놓는 웃음을 흘리고, 즐겁게 놀 때나 하는 사진 찍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저런 모습을 통해 이재명이가 인내심의 한계점에 달하여 자제력을 잃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저런 언동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왔을 수 있다. 카타르시스(catharsis)인 것이다. 마음 속에 짓눌린 감정의 응어리를 언어나 행동으로 외부에 표출하여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사실이다면 이재명이는 동료의 불행을 자기 위안用으로 써먹은 셈이다. 이런 심보도 작용했을 것이다. 너희가 탈당을 하든 단식을 하든 내가 알 바 아니며 나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모습을 만들어 보여서, 자기는 강하다는 것을 몸짓으로 나타냈을 것이다. 그러니 단식 농성을 하는 노웅래를 향해 “그런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다”라는 잔인한 말을 했지 싶다. ‘잔인한 짓은 약하기에 한다’는 말처럼 그의 정신력이 고갈될 대로 고갈되었음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러면 종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부풀 대로 부푼 풍선이 바짝 긴장 상태이다가 마침내 퍽하고 터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는지 걱정을 하면서도 구경하고 싶어진다. 남의 불행을 구경하려는 나도 나쁜 놈이다. 이재명이를 구경하고 있다가 그의 타락한 심령을 배워버렸다 할 수 있겠으니 이재명이가 불경의 시대를 연 셈이다. 이재명이는 남다른 재주도 가졌고 불굴의 정신도 가졌다. 그런 정신과 재주를 동료를 모독하고 비웃는 데나 쓰니 시대를 잘못 타고난 영웅으로 쳐주어, 시대와 운명이 서로 맞지 않는 것으로 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대 야당의 대통령 후보도 하고, 당 대표도 지냈으니 유감스러울 것이 없다 여기고 그냥 물러가서 조용히 사는 게 나을 것이다. “살아가라. 그뿐이다”는 말도 있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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