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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황제 나비
당신의날개에서빛들이사라지는것을보았다 나에게날아오는3,500km,몇생의허리가굽어닿았다 꽃들의불안도보았고 어느허리에서는예고없는바람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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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날개에서 빛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나에게 날아오는 3,500km, 몇 생의 허리가 굽어 닿았다
꽃들의 불안도 보았고
어느 허리에서는 예고 없는 바람의 변화도 느꼈다
캐나다 동부에서 멕시코의 시에라 친쿠아까지
당신은 죽기 위해 겨울을 날았다
몸이란 잠깐 이 지상의 온도를 견디기 위한 도구
사랑은 거기서 가장 빛나는 축제
축제가 열리지 못하는 계절이 늘어나고 있다
언제까지 태양 없이 날 수 있을까
꽃들이 사라진다면 당신 숨결은 없을 것인데
나는 마지막 사랑을 목숨으로 기다려야겠다
<시작노트>
현대를 사는 우리는 사랑과 불안이라는 말을 혼동한다. 그래서 가끔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꽃들이 사라진다면 당신 숨결은 없을 것인데 // 나는 마지막 사랑을 목숨으로 기다려야겠다"(「황제 나비」), 이 지상에서 사는 동안 "사랑은 거기서 가장 빛나는 축제"라는 것을 인지하는데 불안이라는 지표가 선을 긋는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기후환경과 4차혁명,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다.
문정영
· 전남 장흥 출생.
·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 시집으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
『잉크』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두 번째 농담』 『술의 둠스데이』가 있다.
· 계간 『시산맥』 계간 『웹진시산맥』 발행인.
· 동주문학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