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습기와 더위로부터 숨을 수 있는 곳은?
애써 여행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것만큼이나 야속한 일이 없죠. 아무 데도 못 가고 숙소에만 있어야 할 것 같아 괜스레 속상한 마음이 드는데요.
제주에는 비 오는 날 가기 좋은 곳이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사실, 비 오는 날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 제주를 100% 즐길 수 있는 여행 코스, 지금부터 소개해드립니다!
세계적인 규모의 용암 동굴
만장굴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만장굴입니다. 만장굴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거대한 용암 동굴로,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비오는 날에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요.
제주 방언으로 아주 깊다는 뜻인 '만쟁이거머리굴'로 불려온 만장굴은, 총 길이 약 7.4km, 최대 폭 18m, 최대 높이 23m의 광활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는 10~30만여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만장굴처럼 수십만 년 전에 생겼는데도 형태와 지형이 잘 보존된 곳은 드물다고 합니다. 따라서 학술적인 면이나 보존적인 면에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만장굴은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로 형형색색의 조명을 켜놓아, 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지하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동굴 내부 습도는 변함없이 87~100%를 유지해 우기의 습한 날씨로부터 숨어들기 좋습니다.
만장굴은 동굴 중간 부분의 천장이 함몰되어 3개의 입구가 형성되어 있는데, 현재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는 입구는 제2입구로, 1km만 탐방이 가능합니다. 내부에는 제주도의 지형과 닮은 용암 표석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용암 석주가 있어요. 천정의 용암 종유석과 벽면의 용암 날개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죠.
만장굴을 방문할 때에는 외투를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사시사철 변함 없이 15도~16도로 유지되고 있어 서늘함을 피할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동굴 바닥이 울퉁불퉁해 슬리퍼나 구두 대신에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반려동물은 출입할 수 없으며, 음식물 반입도 불가합니다.
✅위치: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길 182
✅입장시간: 09:00 ~ 18:00, 매달 1번째 수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4000원, 소인 2000원
<1박2일> 이승기도 반한 그곳
엉또 폭포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제주도에는 비 오는 날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바로 엉또 폭포입니다.
평소에는 메마른 절벽으로 보이지만,강수량이 70mm이어야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고, 100m 이상 비가 내려야 시원하게 폭포가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어로 '엉'은 바위보다 작은 굴을, '또'는 입구를 뜻해, 엉또 폭포는 '작은 굴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보일 듯 말듯 숲 속에 숨어 지내다 한바탕 비가 쏟아질 때 위용스러운 자태를 드러내죠.
높이는 50m이지만, 수직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우레와 같은 굉음을 내며 직경 20m의 웅덩이를 형성해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폭포수는 주변의 기암 절벽과 조화를 이루며, 계곡 주변의 천연 난대림은 사시사철 상록의 풍치를 자랑하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요.
엉또 폭포를 찾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귀포시 강정동 월산마을을 지나 약 500m의 악근천을 따라 한라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시가지 강창학공원 앞 도로에서 감귤밭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서북쪽으로 800m쯤 가는 것이죠.
입구에는 비옷을 판매하며, 작은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다리 좌측 목재데크 산책로를 따라 100m를 걸으면, 기암 절벽 아래로 끝없이 쏟아지는 엉또 폭포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입장시간: 09:00 ~ 18:00
✅입장료: 무료
제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빛의 벙커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빛의 벙커입니다.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지안프랑코 이안누치는 말했습니다. "관객들을 작품의 중심부로 끌어들임으로써 그들은 웅장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점에서 빛의 벙커는 빗소리를 잊고 '몰입감'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벙커가,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빛의 벙커'(Bunker De Lumieres)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오래된 비밀 벙커의 장소성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효과를 지녔을 뿐 아니라, 관람객에게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해요.
빛의 벙커는 빛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입니다. 외부의 빛과 소음이 완벽히 차단된 공간 곳곳에 고화질 프로젝터를 설치해 벽면, 기둥, 바닥 등 사방에 명화를 투사합니다. 이로써 관람객에게 역동적이고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수십 대의 스피커로 관람객의 귀를 사로잡습니다.
10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색채와 형태로 사물의 본질을 탐구한 현대 회화의 아버지 세잔과 평면의 캔버스에 색채의 리듬과 역동을 표현한 추상 회화의 선구자 칸딘스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내에 반려동물과 유아웨건은 출입할 수 없으며, 음식물 반입도 불가합니다. 바퀴 달린 신발은 착용 금지입니다. 체험 전시 특성상 개인에 따라 관람 중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예약은 이곳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1168번길
✅입장시간: 10:00 ~ 18:20
✅입장료: 5월 기준 10,000원 ~ 18,000원
비와 더위로부터 숨어들 수 있는
사려니숲길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사려니숲길입니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붉은오름까지 이어지는 장장 10km의 숲길입니다.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쭉쭉 뻗은 삼나무가 비와 더위로부터 숨어들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청정한 공기를 내뿜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줍니다.
'사려니'는 '신성한 숲' 혹은 '실 따위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라는 뜻으로 숲길을 거닐면 상쾌한 삼나무 향에 포개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본래 숲의 모습이 많이 훼손되지 않아 트래킹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지난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들머리에서는 사려니숲길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수종을 목재 형태로 전시하고, 표고버섯 재배의 전 과정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간이표고재배장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또한 제주의 산림문화를 즐길 수 있는 목공체험이 이루어지며 산림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피톤치드 목걸이를 제공합니다.
사려니숲길 탐방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자가용 이용자가 걸어서 탐방을 원할 경우, 사려니숲 주차장에서 조릿대숲길과 숲길입구로 이동한 후, 물찻오름에서 돌아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릿대 숲길은 노면 상태가 나쁘고, 고저차가 있으므로 노약자나 유모차를 끌고 온 경우 남조로변 입구를 이용할 것을 추천드려요.
한편 대중교통 이용자가 걸어서 탐방을 원할 경우,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하차한 후, 비자림로변과 붉은오름을 거쳐 물찻오름 입구에서 돌아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붉은오름 입출구에서는 붉은 화산송이 길과 빼곡한 삼나무 숲길을 만끽할 수 있으니 꼭 한번 가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위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137-1
✅입장시간: 09:00 ~ 17:00
✅입장료: 무료
한국 최초의 체험형 맥주 양조장 투어
제주 맥주 공장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곳은 바로 제주 맥주 공장입니다. 추적이는 비를 맞으며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는 것은 어떨까요?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를 꼭 닮은 제주 맥주는 서귀포 한림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제조됩니다. 이곳의 양조장 투어에서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한국 최초의 체험형 맥주 양조장 투어에서는 비어도슨트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맥주의 다양한 원료부터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어떻게 마셔야 맛있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지, 어떤 종류의 맥주가 내게 맞는지 등을 알 수 있어요.
또한 체험존에서 제주 맥주 전용잔에 원하는 문구를 직접 각인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실을 이어 한땀한땀 만드는 인테리어 소품, 제주의 향을 담은 캔들을 만들 수 있죠. 커플이나 친구들끼리 양조장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체험이 끝나면 3층에 있는 양조장 펍에서 갓 뽑은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어요.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의 제주 맥주와 다양한 페어링 스낵을 즐길 수 있으니 비 오는 날에 운치 있게 마시기에 좋을 것입니다!
이곳의 양조장 투어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시간대별로 투어 가능한 인원이 표시되어 있고, 오후 1시를 시작으로 7시까지 총 7번의 투어가 진행됩니다. 양조장은 금, 토, 일, 월만 개방하고,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니 미리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위치: 제주시 한림읍 금능농공길 32-11
✅입장시간: 금, 토, 일, 월 12:30 ~ 19:30
✅입장료: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