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月(상월)은 우리말 '상달'을 한자로 옮긴 말. 상달은 음력 시월을 가리키며 '으뜸 달'이란 뜻이겠다. 중국에선 四季(사계)를 나누면서부터 시월을 方冬(방동) 開冬(개동) 孟冬(맹동)이라 부른다. 모두 겨울의 시작이란 뜻이다. 중국에선 또 良月(양월) 陽月(양월) 小春(소춘)이라 부르기도 한다. 良月은 좋은 달이란 뜻. 上月과 매한가지 뜻이다. 春秋左傳(춘추좌전)은 '좋은 달이라는 건 꽉 찬 숫자이기 때문이다(良月也 就盈數焉)'라고 했다. 옛사람들은 꽉 찬 숫자를 좋다고 보았는데 十(십)은 小盈(소영), 즉 꽉 찬 숫자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이다. 이보다 큰 숫자는 百(백)과 萬(만)이다.
小春은 '작은 봄'이란 뜻. 한 해가 시작되기 바로 앞 달이라는 뜻이다. 설 하루 앞의 섣달 그믐날을 '작은설'이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지금의 음력은 夏(하)나라 달력이라 범의 달 寅月(인월)이 첫 달. 殷(은)나라 것은 지금의 섣달인 丑月(축월)이 첫 달, 周(주)나라 것은 지금의 동짓달인 子月(자월)이 첫 달이다. 小春은 그래서 周나라 달력에 따른 말이겠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곧 봄이란 건 四季로 나누기 전 옛사람들의 생각. 계절을 春秋로만 나눴기 때문이다. 시월을 크게 여기는 일은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高句麗(고구려)의 東盟(동맹) 濊(예)의 舞天(무천) 扶餘(부여)의 迎鼓(영고) 三韓(삼한)의 하늘 제사가 모두 시월에 열렸다. 세월이 흐르고 사람이 바뀌면서 國中大會(국중대회)의 본래 모습은 사라지고 '성주굿'이며 햇곡식을 '성주독'에 갈아 넣는 정도가 남았다. 그마저도 이제 볼 길 없으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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