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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정취에 젖고 연꽃 향취에 취하고 <주간한국 2006/8/28/금>
부여의 연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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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서동요’의 영향으로 갑자기 인기 관광지가 된 부여. 하지만 서동요 세트장만 보고 돌아선다면 부여 최고의 볼거리를 놓치게 된다. 지금 부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연꽃이다. 백제 시대 연못인 궁남지 주변에 연꽃이 만발했다. 다양한 종류의 연꽃들을 감상하고 수차(水車)도 직접 밟아볼 수 있는 궁남지의 향기로움을 직접 체험해 보자.
백제 시대 때 축조된 궁남지
궁남지는 궁궐의 정남쪽에 위치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으로 서기 634년경에 축조된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무왕 때 3월에 궁성 남쪽에 연못을 파고 물을 20여 리나 되는 긴 수로로 끌어들였으며, 물가 주변의 사방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본떴다”고 되어 있다. 섬 한가운데는 포룡정이라는 정자를 세웠으며 연못 가장자리에서 포룡정에 이르는 나무다리를 놓아 보기에 더욱 운치 있다.
백제는 이미 한성 시대 때부터 왕궁 주변에 연못을 만드는 전통이 있었다. 웅진 시대의 왕궁이었던 공주의 공산성 안에도 당시에 판 것으로 보이는 왕궁지가 발굴된 바 있다. 궁남지는 현재 1만 평 정도 규모인데 기록에 의하면 뱃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넓은 산책로가 있고, 버드나무 고목들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10만 평에 백련·가시연 등 장관
지난 7월 말에 궁남지에서 연꽃축제가 열렸지만 장마 때문인지 축제 때는 꽃이 많이 피지 않았다. 오히려 장마가 끝난 후 꽃들이 일제히 피기 시작했다.
궁남지 연꽃의 매력은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또한 연꽃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궁남지를 정 중앙에 두고 빙 둘러가며 연꽃으로 가득한 연못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전체 면적은 10만 평에 이른다. 하나의 커다란 연못이 아니라 연꽃 종류별로 크고 작은 연못들로 나뉘어 있는데 그 사이사이로 산책로가 마련돼 꽃을 바로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궁남지에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홍련은 물론 백련, 가시연, 개연, 노랑어리연, 수련, 물양귀비, 부레옥잠 같은 다양한 연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지금 한창 꽃을 피운 벌개미취를 비롯한 여러 야생화들도 넓은 공간에 펼쳐져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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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시연이다. 꽃대는 물론 커다란 잎사귀에도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다. 또 꽃대가 주로 잎을 뚫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 더 인상적이다. 가시연은 우리나라 토종으로 원래 늪지에 잘 자란다.
연꽃을 보려면 아침 일찍 찾아가야 한다. 특성상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면 꽃봉오리를 오므리기 때문. 오후에 가면 연꽃 봉오리만 보고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오전 10시 전에 도착해야 하며, 생생한 모습을 오래 보고 싶다면 해 뜨기 전이 좋다.
수차 밟기·탁본 등 색다른 즐거움
궁남지에서는 수로의 물을 논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수차를 직접 밟아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물레방아처럼 생긴 수차는 계단처럼 생긴 발판을 하나씩 밟으면서 물을 퍼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어른, 아이 누구나 체험해 볼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는 좀 힘겨울 수 있으므로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충남종합관광안내소를 찾으면 백제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한번 들러볼 만하다.
부여의 옛 절터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전돌을 모아보니 문양이 여덟 가지라 해서 백제8문양이라고 하는데 이 문양을 종이에 옮기는 탁본체험을 할 수 있다. 산경치 무늬, 연꽃 무늬, 봉황무늬, 연꽃도깨비 무늬 등 여덟 가지 문양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탁본을 하면 된다. 백제 의상 입어보기 체험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 사비 시대의 왕, 왕비, 태자, 공주, 장군 등이 입었던 복식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만들었다.
백제인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던 토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백제 토기 만들기 체험은 부여읍 가증리의 백제요, 내산면 묘원리의 선도예 등지에서 할 수 있다. 관광안내소에 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궁남지 : 연꽃 감상은 종류에 따라 8월 말이나 9월 초까지 가능하다. 연꽃 외에 수차 돌리기, 야생화 감상, 연못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사적지관리사무소 (041) 830-2512. *백제 문화 체험 : 충남종합관광안내소에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소산성 입구에 넓은 관광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충남종합관광안내소도 이곳에 있다. 충남종합관광안내소 (041) 830-2523. *교통정보 : 경부고속도로 천안 분기점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로 갈아탄 다음 서논산 나들목으로 나간다. 4번 국도를 따라 가면 부여읍에 이르고 부소산성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궁남지는 부소산성 주차장에서 우회전해서 나간 뒤 첫 신호등에서 좌회전, 계속 직진하면 나타난다. |
[인물기행] 미용·마술·중장비기사…'중생을 위하는 일이라면'
<조선일보 2006/8/26/토/사회A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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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 5단에 권투 경력 25년, 불교 무술인 선무도(禪武道) 대가. 저수지 공사를 하다가 동네 불량배 9명이 시비를 걸자 “부처님 믿으면 안 잡아먹지”하며 슬쩍 만져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짬짬이 복지시설 찾아가 마술쇼를 벌인다. 절에도 무대가 있다. 눈썹을 그리고 립스틱 바르고, 반짝이는 머리는 마법사 모자 속에 숨기고서 동네 사람을 공중부양시킨다. 부활절에는 신부님 초청으로 성당에 가서 “아멘”하고 마술쇼도 했다. 밤에는 탱화를 그리고 가끔 도자기도 굽는다.
“주지가 아니라 사장이라고 해줘요.” 혜관 스님이 말했다. 현판도 없고 마당에는 고무보트 2대와 공기통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허름한 민가가 절이라고 했다. “왜 절은 이 모양이고 스님은 그리 괴짜로 사시오”하고 물었다. “중생 구제는 엄숙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함께 느낄 때 나오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산사(山寺)에서 내려와 민가에 절을 지은 지 20년 되었다고 했다. “포교 한답시고 낚시터 가서 살생하지 말라 하면 누가 불교 믿겠어요. 같이 낚시해야죠.”
어릴 적 고아가 되어 절에서 살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세상에 대한 분노를 싸움으로 풀었다. 권투와 합기도는 그때 익혔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제대로 스님 노릇하겠다고 산사에 들어갔다가 오늘까지 왔다는 것이다. “내려와 보니, 너무 바빠요. 저보다 더 큰 사람들이 산에서 수행을 하시는데, 여기가 너무 바빠요. 해야 할 일이 많더라고요.” 조류독감 때문에 양계장이 떼로 망했을 때엔 일일이 찾아가서 중장비로 닭들 묻어주고 고사를 지내줬다.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어느 가두리양식장에서는 며칠을 날밤 새우며 그물들을 꿰맸다. 돈 한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절에 오는 분들이 1000원, 1만원씩 시주를 하시는데, 그걸로 충분히 먹고 살아요.”
작업복 대충 걸치고 다니는 그를 사람들은 ‘땡추’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기행(奇行)의 속내를 알게 되면 달라졌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못 봤다가 5년 전에 다시 봤는데, 남기야, 남기야 하면서 한 2년 지내다가 저절로 존댓말이 나오고 스님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고등학교 동창 이상인(39)씨가 말했다. ‘슬쩍 만져줬던’ 불량배 한 사람은 이후 스님한테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스쿠버다이빙을 배워 사람 목숨을 살리고 있다.
절에 사람들이 여럿 모이자 스님이 마술사로 변신한다. 법당에 붙어 있는 미용실 거울 앞에서 분장을 하더니 무대에 올라 손수건에서 비둘기를 꺼내고 지팡이를 꽃으로 바꾸고 사람을 허공에 띄운다. 박수가 터진다.
그때 어디선가 전화가 왔다. 행주대교에서 사람이 빠졌다는 것이다. 스님이 마당으로 나가서 공기통에 공기를 채우기 시작한다. 절집은 부산해졌고 마술사가 손님을 떠나보내며 한 마디 한다. “명색이 중인데, 죽고 나서 사리 안 나오면 쪽팔리잖아요. 그래서 냉면 사리 엄청 먹어요”라고 말하고 혜관은 요사채로 들어갔다.
[조용헌 살롱] 五行과 山
<조선일보 2006/8/28/월/오피니언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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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오행(五行)으로 분류한다. ‘목산(木山)’은 삼각형처럼 생긴 산이다. 이런 산을 유학자들은 문필봉(文筆峰)이라고 해서 귀하게 여겼다. 경남 산청에 있는 필봉산(筆峰山)과 전남 담양의 삼인산(三人山)이 생각난다. 이 부근에서는 학자와 문장가가 많이 배출된다. ‘화산(火山)’은 뾰쪽뾰쪽한 바위봉우리가 치솟은 산이다.
이런 산에는 화기(火氣)가 많아서 사찰이나 암자를 지어 놓으면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설악산이 대표적인 화산이다. 백담사(百潭寺) 자리도 화재 발생을 막기 위한 비보(裨補) 차원에서 물이 많은 100번째 연못이 있는 터에 절을 세웠다는 구전이 전해진다. 전북 고창의 소요산(逍遙山)은 바위 속에 유황(硫黃) 성분까지 들어 있어서 화기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유황 성분이 있는 바위산은 지혜를 개발시키는 데 최고의 산이다. 화산은 불교의 고승이나 기도객들이 선호한다.
‘토산(土山)’은 산의 모습이 테이블처럼 평평하게 생긴 산이다. 미국에 가니까 토산들이 많이 보였다. 집 앞에 토산이 있으면 인품이 점잖은 군자가 배출된다고 한다. 계룡산의 국사봉(國師峰)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한말(韓末)에 김일부(金一夫) 선생이 공부하던 터가 있다. 충남대 총장을 지낸 이정호(李正浩) 선생도 1950년대 중반에 이 터에다 향적산방(香積山房)을 지어놓고 제자들과 함께 정역(正易) 공부를 했는데, 이 향적산방 앞에 보이는 산이 아주 보기 좋은 토산이다. ‘금산(金山)’은 모양이 바가지나 철모처럼 둥그런 산이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칠읍산(七邑山)이 나에게는 인상 깊은 금산이다. 아주 단정하게 생겼다. 이곳에서는 부자·장군이나 인물이 잘생긴 사람이 배출된다. 전북 진안의 마이산(馬耳山), 경북 구미의 금오산(金烏山)도 잘 생긴 금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수산(水山)’은 물결이 흘러가는 것처럼 평범하게 생긴 산이다. 등산 다니면서 산의 관상을 살펴보고 다니면 재미가 배가된다.
'세계종교인 평화회의' 日 개최..北대표 참석 불허
<연합뉴스 2006/8/26/토>
참가자는 1천명 안팎으로 기독교와 불교는 물론 종교갈등이 계속돼온 이라크로부터 이슬람교 시아파와 수니파 지도자와 레바논의 종교지도자들도 참석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과 안 베네만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총재 등이 참석, 대회를 빛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대한 제재조치를 이유로 참석이 예정됐던 북한 종교대표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이에 '평화회의'는 "세계의 종교지도자가 모여 진지하게 토의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주요 대회에 (북한 대표가) 참가할 수 없게 된 일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8회째. 대회 관계자들은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폭력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염원하는 종교지도자들의 일치된 목소리를 담은 대회선언과 행동계획을 마지막날인 오는 29일 채택할 계획이다.
첫댓글 언젠가 답사길에 들렀던 부여 궁남지에는 논 두렁 마다에 그득하던 갖가지의 연들이 참 많았었지요. 우리 주호스님도 언젠가는 연농사를 지어서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희망사항인데 꼭 이루어 지시길....()
저도 이루어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