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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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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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大唐) 삼장법사 보리류지(菩提流志)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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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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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률의회(三律儀會)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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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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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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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은 높이 솟아 장엄하여 볼 만하고 온갖 것을 지니고 있음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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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꽃·풀·나무들이 무성하며 그 가운데 하늘·용·야차·비사사·긴 나라 등이 항상 머물러 놓고, 또는 사자·호랑이·기린·코끼리·말·곰 등의 갖가지 짐승과 공작·앵무·팔가새·왜가리·오리·기러기·원앙·공명조(共命鳥)와 같은 날짐승들이 깃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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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생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탐욕내고 성내며 잡아먹는 일이 없고, 서로 친하고 사랑하기를 마치 어미와 자식 사이처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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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은 갖가지 나무가 많아서 숲은 우거지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였다. 그것들은 천목향(天木香) 나무와 암마라(菴摩羅)·견숙가(甄叔迦)·니구타(尼俱陀)·전단향 나무 등이었다. 또는 물과 뭍의 온갖 꽃이 있으니 아제목다꽃[阿提目多華]·첨파향꽃[瞻婆香華]·파타라꽃[波吒羅華]·파사가꽃[波師迦華]·소만나꽃[蘇曼那華]·유제가꽃[由提迦華]·우발라꽃[優鉢羅香華]·파두마꽃[波頭摩華]·구물두꽃[俱物頭華]·분타리꽃[芬陀利華]·가라사꽃[迦羅娑華]·마하가라사꽃[摩訶迦羅娑華] 등 온갖 이름난 꽃이 온 산을 아름답게 꾸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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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은 밤에는 늘 큰 구름을 일으켜, 가벼운 우레와 가랑비를 산꼭대기로부터 차츰 온 산에 두루 내리며, 여덟공덕수(功德水)가 흘러 내려 두루 번졌다가 소젖짤 만한 동안에 활짝 개이고는 시원한 바람이 사르르 불어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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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중에 머물러 사는 중생과 온갖 풀과 나무는 윤택하고 빛나기가 묘한 꽃꾸러미와 같았으며, 비가 내린 뒤에는 빛깔이 갑절이나 더 선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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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중의 여러 가지 부드러운 풀은 바람에 쓸린 듯이 오른쪽으로 누웠으며, 빛깔과 향기를 갖추었고, 푸르고 빛남이 공작의 털과 같고 그 향기는 파사가꽃[婆師迦華] 같았으며, 그것이 몸에 부딪치면 도라(兜羅)솜과 같았다. 가지·잎·꽃·과일 등이 번성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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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의 흙은 부드럽고 연하여 맨발로 걸어도 다치지 않으며, 발을 디디면 네 발가락이 묻히고 발을 들면 도로 솟아 원상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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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못과 늪[池沼]이 많은데 맑고 시원한 물이 가득 차 있으며, 푸른 빛·누런 빛·붉은 빛·흰빛·보라빛·파리빛·금빛·불빛 등의 갖가지 연꽃이 피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 같았으며, 향기는 한 유순(由旬)이나 풍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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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꼭대기에 크고 묘한 보배 연화좌(蓮花座)가 있었는데, 무항복보제청금강(無降伏寶帝靑金剛)으로 그 줄기를 삼았고, 큼 폐유리(吠琉璃)로 보배 방울을 삼았으며, 섬부단금(贍部檀金)으로 넓고 깨끗한 잎이 되었고, 순시청정전단(順時淸淨旃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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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그 받침을 삼고, 마노보왕(瑪瑙寶王)으로 수염이 되었으니, 그 꽃의 길이와 넓이는 마치 큰 바다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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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억 아수라왕이 항상 받들어 가졌고, 십억 잡색 마니보배 그물을 그 위에 덮었으며, 십억 용왕이 묘한 향물의 비를 뿌리고, 십억 금시조왕(金翅鳥王)이 입으로 무늬 놓은 비단을 물었다. 또 십억 긴나라왕이 지성으로 우러러보고, 십억 마후라가왕이 공손히 굽어보며, 십억 건달바왕이 노래하고 찬탄하며, 십억 백·천 천제(天帝)들이 상서로운 구름을 일으켜 가루향·사르는 향·의복·꽃꾸러미·당기[幢]·번기[幡]·보배 일산을 내렸다. 십억 범왕(梵王)이 몸을 굽혀 공경하고, 십억 정거천(淨居天)이 합장 정례하며, 십억 전륜왕(轉輪王)이 칠보로 시중하여 그곳에 이르렀고, 십억 해왕(海王)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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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나와 경례하며, 십억 광명 마니보배로써 조명(照明)을 삼고, 십억 정복 마니보주(淨福摩尼寶珠)로 장엄하였으며, 십억 변조(遍照) 마니보배로 무구장(無垢藏)을 삼고, 십억 묘광(妙光) 마니보배로 큰 조명(照明)을 삼았다. 십억 잡색 마니장보배로 변조(遍照)를 삼고, 섬부당(贍部幢)보배로 받침[善安持]을 삼으며, 십억 금강사자 마니보배로 최승 장엄을 삼고, 십억 일장(日藏)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섞어 바꾸어 채워서 장엄하게 꾸몄으며, 십억 부사의 마니보배는 갖가지 빛을 내어 묘한 장엄을 이루고, 십억 여의보배는 무진 장엄을 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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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큰 연꽃은 여래의 세간을 뛰어나는 착한 뿌리[善根]로부터 난 것이요, 보살이 마음으로 사랑하며 여러 곳에 두루 나타나니, 그것은 환술[幻]과 같은 법으로부터 생긴 선법업(善法業)에서 난 것이었다. 다툼이 없는 법성 이취(法性理趣)로써 꿈과 같은 법성을 장엄하여 무생법인(無生法印)으로 무착(無着)의 이치에 따라 시방 일체 법계(法界)에 가득하니, 이것은 부처님 경계에 순응하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므로, 설사 한량없는 아승지겁에 그 색상(色相)의 공덕 장엄을 찬탄할지라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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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이 그 연꽃 위에 가부좌를 맺고 앉아, 큰 비구의 무리 팔천인과 함께 계시었다. 그들은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존자 아습파씨다(阿濕婆氏多)·존자 마사파(摩史波)·마하남(摩訶男)·우다이(優陀夷)·야사(耶舍)·부나(富那)·무구(無垢)·선비(善臂)·교범바제(憍梵鉢提)·우루빈나 가섭(優樓頻螺迦葉)·나제 가섭(那提迦葉)·마하 가섭(摩訶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련(大目連)·아나율(阿那律)·수보리(須菩提)·이파다(離波多)·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우바리(優波離)·라후라(羅睺羅)·난타(難陀) 등이 상수(上首)가 되었는데, 다 자성(自性)의 진리를 깨닫고 몸으로 실제(實際)를 증득하여 법의 본성(本性)에 들어가 모든 번뇌의 바다를 건넜고, 여래 허공의 행을 밟아서 능히 번뇌의 결박을 끊어 버리고, 모든 감관을 조복(調伏)하여 머무를 것 없는 데 머물러서, 비고 고요함을 행하여 길이 의혹을 끊었었다. 부처님의 지혜 바다인 거룩한 믿음의 도 가운데 들어가서 세간을 이익케 하되, 청하지도 않은 벗이 되어 항상 모든 중생을 보호하며, 모든 중생에게 버리지 못할 벗이 되며, 불법을 통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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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하는 바 경계에 성인의 법을 수호하여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아 지니기를 서원하였으며, 현재는 여래의 종성(種性)에 태어나 온갖 지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지혜에 잘 나아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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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큰 보살 무리 팔천인과 함께 계시니, 보현보살과 문수사리보살 등이 상수가 되었다. 그들은 최상지지(最上智智)보살·최상보지(最上寶智)보살·일체어언지(一切語言智)보살·무착지(無着智)보살·화상지(花上智)보살·일상지(日上智)보살·월상지(月上智)보살·무구상지(無垢上智)보살·금강지(金剛智)보살·원진지(遠塵智)보살·광당(光幢)보살·묘고당(妙高幢)보살·무애당(無碍幢)보살·화당(華幢)보살·정당(淨幢)보살·일당(日幢)보살·단엄당(端嚴幢)보살·이구당(離垢幢)보살·변조당(遍照幢)보살·다라니위덕(多羅尼威德)보살·보위덕(寶威德)보살·대위덕(大威 德)보살·금강지위덕(金剛智威德)보살·무구위덕(無垢威德)보살·일위덕(日威德)보살·월위덕(月威德)보살·복산위덕(福山威德)보살·지조위덕(智照威德)보살·보승위덕(普勝威德)보살·지장(地藏)보살·허공장(虛空藏)보살·연화장(蓮花藏)보살·보장(寶藏)보살·일장(日藏)보살·청정공덕장(淸淨功德藏)보살·법해장(法海藏)보살·변조장(遍照藏)보살·제장(齊藏)보살·승련화장(勝蓮華藏)보살·일안(日眼)보살·정안(淨眼)보살·무구안(無垢眼)보살·무애안(無碍眼)보살·보명안(普明眼)보살·선리안(善利眼)보살·금강안(金剛眼)보살·보안(寶眼)보살·허공안(虛空眼)보살·보안(普眼)보살·천관(天冠)보살·조법계마니관(照法界摩尼冠)보살·묘보리마니관(妙菩提摩尼冠)보살·조시방관(照十方冠)보살·출현일체불장관(出現一切佛藏冠)보살·초일체세간관(超一切世間冠)보살·보조관(普照冠)보살·무영폐관(無映蔽冠)보살·집지일체여래사자좌관(執持一切如來師子座冠)보살·보조법계허공관(普照法界虛空冠)보살·범왕계(梵王髻)보살·용왕계(龍王髻)보살·일체불변화영상계(一切佛變化影像髻)보살·묘보리계(妙菩提髻)보살·일체음성마니왕계(一切音聲摩尼王髻)보살·방일체여래원광마니보뢰성계(放一切如來圓光摩尼寶雷聲髻)보살·일체허공무차별표시마니보망계(一切虛空無差別表示摩尼寶網髻)보살·일체여래법륜성계(一切如來法輪聲髻)보살·일체삼세명륜성계(一切三世名輪聲髻)보살·대광(大光)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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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광(無垢光)보살·보광(寶光)보살·이진광(離塵光)보살·법광(法光)보살·적정광(寂靜光)보살·일광(日光)보살· 신변광(神變光)보살·천광(天光)보살·보광(寶光)보살·지광(智光)보살·법광(法光)보살·신통광(神通光)보살·광조(光照)보살·화광(華光)보살·보광(寶光)보살·이진광(離塵光)보살·법광(法光)보살·적정광(寂靜光)보살·일광(日光)보살·신변광(神變光)보살·천광(天光)보살·보광(寶光)보살·지광(智光)보살·법광(法光)보살·신통광(神通光)보살·광조(光照)보살·화광(華光)보살·보광(寶光)보살·각광(覺光)보살·범광(梵光)보살·보조광(普照光)보살·범음(梵音)보살·해음(海音)보살·지후음(地吼音)보살·세간왕음(世間王音)보살·산왕음(山王音)보살·산왕상격음(山王相擊音)보살·변법계음(遍法界音)보살·일체법해뢰음(一切法海雷音)보살·최복제마음(摧伏諸魔音)보살·대비리취운뢰음(大悲理趣雲雷音)보살·변식일체세간고뇌음(遍息一切世間苦惱音)보살·법승통(法勝通)보살·수승통(殊勝通)보살·복수미승용(福須彌勝涌)보살·공덕최승용(功德最勝涌)보살·명문승용(名聞勝涌)보살·보광승용(普光勝涌)보살·대비승용(大悲勝涌)보살·지조승용(智照勝涌)보살·여래종성승용(如來種性勝涌)보살·광덕(光德)보살·승덕(勝德)보살·법용덕(法涌德)보살·변조덕(遍照德)보살·법덕(法德)보살·월덕(月德)보살·허공덕(虛空德)보살·보덕(寶德)보살·실덕(實德)보살·지덕(智德)보살·바라제왕(婆羅帝王)보살·법제왕(法帝王)보살·상제왕(象帝王)보살·범제왕(梵帝王)보살·산제왕(山帝王)보살·중제왕(衆帝王)보살·천제왕(天帝王)보살·적정제왕(寂靜帝王)보살·부동제왕(不動帝王)보살·최승제왕(最勝帝王)보살·보리적정성(菩提寂靜聲)보살·무착성(無着聲)보살·지성(地聲)보살·대해성(大海聲)보살·음성(音聲)보살·조법성(照法聲)보살·허공성(虛空聲)보살·일체성(一體聲)보살·선근뢰성(善根雷聲)보살·발오본원성(發悟本願聲)보살·최일체마군성(摧一切魔軍聲)보살·지수미각(智須彌覺)보살·허공각(虛空覺)보살·청정각(淸淨覺)보살·무애각(無碍覺)보살·개오각(開悟覺)보살·조삼세각(照三世覺)보살·보각(寶覺)보살·광대각(廣大覺)보살·보광각(普光覺)보살·법계이취각(法界理趣覺)보살들이 있는데, 이런 큰 보살 팔천인과 함께 계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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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 보현행원(普賢行願)에 머물러서 행하는 바에 집착이 없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끝없는 몸을 변화하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는 까닭이며, 관계하는 끝없는 경계가 청정한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의 신변(神變)을 깨달아 안 까닭이며, 한량없는 곳에 나아가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이 등각(等覺)을 나타내시는 곳에 나아가서 잠깐도 쉼이 없는 까닭이며, 끝없는 광명자(光明者)이니 온갖 법 실상의 바다에서 끝없는 지혜 광명을 얻은 까닭이며, 끝없는 겁(劫)에서 공덕을 연설하기를 다함 없는 이들이니 변재가 청정한 까닭이며, 허공계와 같은 이들이니 지혜로 행하는 경계가 청정한 까닭이며, 의지함이 없는 이들이니 세간이 좋아하는 데를 따라 몸을 나타내어 보이는 까닭이며, 능히 가리움을 여읜 이들이니 중생계가 없는 줄을 깨달아 아는 까닭이며, 허공과 같은 지혜를 지닌 이들이니 광명의 그물을 놓아 법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근본까지 적정(寂靜)한 이들이니 마음이 적정한 까닭이며, 일체 다라니 종성의 지혜 경계에 이른 이들이며, 삼매에 용맹스러워 두려움이 없는 이들이며, 눈으로 법계 끝을 다한 경계에 머무른 이들이며, 온갖 법에 얻을 것 없는데 머무른 이들이며, 끝없는 지혜 바다에 노니는 이들이며, 지혜의 저 언덕에 건너간 이들이며, 지혜 바라밀을 성취한 이들이며, 지혜 바라밀로 일체 세간 바라밀에 도달한 이들이며, 삼매 저 언덕에 자재를 얻은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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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백 비구니와 함께 계시었으니 그 이름은 마하 바사바제(摩訶波闍波提)비구니·구담미(瞿曇彌)비구니·안온(安穩)비구니·우발라꽃(優鉢羅華)비구니·수구담미(瘦瞿曇彌)비구니·야수타라(耶輸陀羅)비구니 등을 상수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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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백 우바새와 함께 계시었으니 그 이름은 선위덕(善威德)우바새·천위덕(天威德)우바새·혜광(慧光)우바새·명칭위덕(名稱威德)우바새·월환희(月歡喜)우바새·대환희(大歡喜)우바새·라후현우바새·대현(大賢)우바새 등을 상수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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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백 우바이와 함께 계시었으니 그 이름은 대광(大光)우바이·선광(善光)우바이·선신(善身)우바이·가락신(可樂身)우바이·현덕(賢德)우바이·월광(月光)우바이·광명(光明)우바이·승광(勝光)우바이·선안(善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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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를 상수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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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량없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이 둘러싸고 공경하였다.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이른바 삼률의품(三律儀品)을 널리 말씀하시니 그것은 일체 여래의 율법(律法)이었다. 일체 보살행을 열어 보이며, 법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법문에 들어가며, 능히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모든 삿된 이름을 꺾고, 마군을 항복받아 중생계로 하여금 마음에 환희를 얻게 하며, 유정(有情)의 번뇌 숲을 열어 밝히어 중생의 뜻을 따라 선설(宣說)하시며, 중생의 모든 감관을 열어 보이고 비추어 그들을 좋은 데로 나아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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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존자 마하 가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어깨에 가사를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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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중생이 부처님 법의 힘과 두려움 없는 것을 구하려면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수행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모든 부처님 도를 길러 성숙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 모든 공덕을 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불퇴전을 얻게 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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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마하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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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 가섭아, 네가 이제 물은 것은 안온케 할 바가 많도다. 세간을 불쌍히 여기고 인간과 천상을 이롭게 하고 안락케 하기 위하여 그런 일을 물었으니,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할지니라. 나는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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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가섭과 대중들은 분부를 받고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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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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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부처의 지혜력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려면 적은 법도 얻을 것이 있다고 하지 말 것이며, 의지하고 기대임 없이 모든 착한 뿌리[善根]를 심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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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 얻을 것이 있는 자는 곧 상(想)에 집착하게 되느니라. 만일 상에 집착하면 불법 외에 유위상(有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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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킬 때에는 불법 가운데 굳게 주착(住着)되어 버리지 않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위없는 불도로 향해 나아간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불법에 상을 일으키고 '나[我]'에 집착함으로써 부지런히 닦음을 삼나니 곧 '아집(我執)'과 자주 서로 응하는 까닭에 분별과 분별하는 것을 놓아버리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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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별과 분별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곧 해치는 바가 되나니, 만일 해치는 바가 되면 이내 그에 끌려가게 되며, 만일 끌려가게 되면 흘러 구르게 되며, 만일 흘러 구르게 되면 구멍 뚫리게 되고, 구멍 뚫리게 되면 망상이 있게 되고, 망상이 있으면 분별이 있고, 분별이 있으면 망상을 더 늘게 하고, 망상이 늘게 되면 변계(遍計)가 있고, 변계가 있으면 적정(寂靜)을 여의게 되고, 적정을 여의면 따라 좇아 가게 되고, 따라 좇아 가면 놀아남이 있고, 놀아남이 있으면 잃어버리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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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잃어버림이라 하는가. 안온을 잃어버림이라 하나니, 어떤 것을 안온이라 하는가 하면, 분별 없는 것을 말함이니라. 만일 잃어버리면 늘 들어가게 되고, 늘 들어가면 친근하게 되고, 친근하면 수면(睡眠:번뇌)이 있게 되고, 수면이 있으면 상속(相續)이 있고, 상속이 있으면 증상속(增相續)이 있고, 증상속이 있으면 변상속(遍相續)이 있고, 변상속이 있으면 말이 미쳐 어지럽고, 말이 미쳐 어지러우면 속이 미혹하게 되고, 속이 미혹하면 근심·걱정하게 되고, 근심·걱정하면 뉘우쳐 한하게 되고, 뉘우쳐 한하면 무명(無明)에 의탁하여 변민의 손해가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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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적은 법도 의지하고 기댈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망상의 흐름에서 생기는 까닭에 상(想)의 얽힘이 되고, 상의 얽힘에서 상이 상속하므로 상의 얽힘이라 할지언정 실다운 것이 없느니라. 모든 탐욕·분함·성냄·어리석음이 다 허망한 변계의 분별에 분별을 더하며, 계탁(計度)에 계탁을 더할 뿐이니라. 이러므로 저 사람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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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것을 '애처(愛處)'라 이름하니 어찌하며 애처라 하는가. 정한 법 없는 것을 '애(愛)'라 하나니 애라 한 것을 '애의 처소'라 이름하느니라. 그러나 애가 있다는 것은 다만 굳은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굳게 집착할 때에는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애착함이니,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집착을 내는 이는 곧 애의 집착, 아애(我愛)의 집착자, 중생애(衆生愛)의 집착자, 선(善과) 불선(不善)의 집착자가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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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 사람은 일체 '공(空)'한 법에서 공이 아니라는 분별을 일으키어 '물(物)'이 아닌 것을 물이라 생각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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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물이라 하는가. 이른바 '보리'로써 물이라 하나니 만일 보리로써 물이라 한다면 저 중생의 '아상(我想)'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니 아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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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서 생각[想]이란 것을 얻지 못한다면 그 가운데서 생각하는 자도 또한 얻지 못할 것이니, 이것을 아상은 진실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아상을 부질 없는 말[增語:增益語]이라 이름한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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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또 살타(薩埵)를 원만히 함이 있다고 하면 곧 보리를 원만히 한다고 하리니 무엇을 보리라 하는가. 말하자면 원만하다는 것은 마치 요술과 같으니 어떤 것을 요술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대아상자(大我想者)와 대명상자(大命想者)를 말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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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또 생각으로써 생각에 의지한다는 자는 곧 생각 아닌 것으로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는 것과 같다. 만일 생각 아닌 것으로써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면 곧 생각이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는 것과 같다. 만일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면 곧 일부러 괴로움을 만들어서 괴로움에 따라가는 것과 같다. 만일 괴로움을 만들어 괴로움에 따라간다면, 모든 여래가 다 미쳐 떠들며 돌아 다니는 자라고 말하느니라. 어떤 것을 미쳐 떠들며 돌아 다니는 자라 하는가. 쓸데없이 뜻을 일으킴을 말함이니라. 만일 쓸데없이 뜻을 일으키면 곧 잘난 체하고 잘난 체하면 곧 쓸데없는 언설(言說)이 있고, 만일 언설이 있으면 곧 부질없는 말[增說]이 있고, 부질없는 말이 있으면 여래는 이것을 말쟁이[言說者]며, 말품팔이[敎授者]며, 말만 지닌 자[所持者]라고 말하느니라. 이러므로 모든 법이 다 뜻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생장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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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저 공중에 구름 덩어리가 일어나는 것과 같아서 사방(四方)·사유(四維)·상하로 좇아 온 것이 아니니, 이러므로 여래를 실다운 말을 하는 자(實語者)라고 하느니라. 이 구름 덩어리가 시방(十方)에서 온 것이 아닌 줄 알고 사실과 같이 말하며, 그 뜻대로 말하며, 이치에 맞도록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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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덩어리라 함은 덩어리가 아니언만 일부러 덩어리라고 이름한 것이니 어찌하여 구름 덩어리라 하는가. 그것은 본래 각기 다른 부분이 모여 이룩된 형상인 까닭이니라. 어떤 것이 갖가지 다른 형상인가. 그것은 갖가지 형상이 한데 연결되어 큰 덩어리로 나타났으므로 그 가운데 작고 큰 모양을 분별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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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저 구름 덩어리를 보아라. 광대한 모양[廣大相]을 일으켰지만 그것이 광대한 모양이 아니니라. 만일 생각이 없으면 다만 저 광대한 모양이라고 하는 것도 실로 구름 덩어리가 없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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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같이 그늘진 곳에 나아가 앉겠는가.' 슬기로운 이는 말하기를 '그늘이란 형상 없는 것이니 어떻게 가서 앉겠느냐?' 그 사람은 말하기를 '나는 그늘의 형상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다만 이 그늘진 곳이라고 말하였노라.' 그때에 슬기로운 이가 다시 말하기를 '네가 말한 그늘이란 것이 곧 그늘이 아니니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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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네가 저 사람을 보아라. 오히려 이렇게 세속을 따라서 능히 깨우쳐 주기를 이와 같이 하도다. 이와 같이 가섭아, 여래는 여실히 모든 법의 진실 이성(眞實理性)을 깨달아 알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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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여래가 법에 수순하여 머무르기를 즐겨하지만 상(想)에 따르지는 않느니라. 모든 중생이 지닌 아상은 여래에 있어서는 이것이 제일의(第一義)가 되나니, 그 까닭은 여래는 이제 이미 저 생각을 알고 일체 중생의 생각이 곧 생각 아님을 아느니라. 이것이 가장 그윽한 비밀의 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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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어리석은 사람이 이 이치를 등지고 여래와 다투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세상이 나와 다툴지언정 내가 세상과 다투는 것은 아니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세상이라 하느냐? 중생을 말함이니, 왜 중생을 세상이라 하는가. 여래가 이러한 세간을 알기 때문에 중생을 세상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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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어리석은 범부의 견해는 부셔 없애라. 매우 해로운 것이 되느니라. 이것이 그들에게 항상 믿음을 얻어 머무르게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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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을 따라가는 것을 무명이라 하나니, 세속의 캄캄한 데[大闇] 머물러 사는 것을 세상에 머무르는 자라고 하느니라. 만일 세상에 머무르면 탐심이 있게 되고, 탐심이 있으면 진심(瞋心)이 있고, 진심이 있으면 어리석음이 있고, 어리석음이 있으면 부정(不淨)이 있고, 부정하면 서로 엇갈리게 되나니, 누구와 서로 엇갈리게 되느냐 하면 여래와 성문중(聲聞衆)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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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래와 성문중이 서로 엇갈리면 곧 등지게 되고, 서로 등지면 거듭 서로 어그러지고, 서로 어그러지면 세속의 것[有]을 즐기게 되고, 세속의 것을 즐기면 마음으로 무엇을 구하게 되고, 세속의 것을 구하면 자꾸 끝없이 구[遍求]하게 되고, 끝없이 구하면 만족을 얻지 못하며 짓는 것이 많게 되고, 짓는 것이 많으면 곧 삼계(三界) 속에 잠들게[睡眠]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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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삼계에 잠들게 되면 곧 다른 이도 잠들게 하고, 다른 이도 잠들게 하면 그는 곧 따라 흐르게 되고, 또한 따라 흘러 다니는 자가 되느니라. 따라 흐르고 따라 흘러 다니는 자는 죽음에 나아가게 되고, 죽음에 나아가는 자는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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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면 못 갈 곳에 이르게 되고, 못 갈 곳에 이르면 지옥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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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가섭아, 상서롭지 못한법과 성내고 분하게 여기는 독한 마음과 덮어 가리우지 못하는 짓과 서로 응하느니라. 덮어 가리우지 못하면 아상(我相)을 관찰하지 못하고, 관찰하지 못하는 자는 한 덩어리의 생각을 지어서 '나[我]'라든가 '나의 것[我所]'이라는 집착을 녹여 없애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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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아집(我執)'이라 하는가. 실답지 못한 까닭에 갖가지 생각에 머물러 모든 세업(世業)을 지으며, 이런 사람은 아상에 집착하여 그것이 '나'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의 것'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탐욕이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하나니, 모든 욕심 낼 경계에 자기와 어울리며 탐심을 일으켜, 탐착을 낸 뒤에는 능히 금계(禁戒)를 파괴하고, '남의 것'에 좋지 못한 마음을 내어 진심의 덮임으로 말미암아 서로 경멸하며 남의 재물을 제것으로 만들어 애호하니 이것을 '남의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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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이 있으면 유전(流轉)이 있고, 유전이 있으면 미혹이 있고, 미혹이 있으면 비방이 있고, 비방이 있으면 진에(瞋恚)가 있고, 진에가 있으면 해칠 마음을 먹게 되고, 해칠 마음을 먹으면 마음이 불타게 되고, 마음이 불타면 남을 불사르니, 이와 같은 허물이 다 탐욕으로 말미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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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라는 생각과 목숨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어 이것이 '나의 소유'라고 하나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런 뜻에서 '나의 것'을 말하는 자는 자기 몸을 반성하여 꾸짖으라. 모든 어리석은 범부는 '나'라는 번뇌로서 어리석은 범부가 되었으니 그러므로 '나의 것'이라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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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만일 중생이 이 법을 듣지 못하고 '보리'와 '보살행'을 말하는 것은 올바른 행이 아니니라. 실로 행할 것 없는 것이 '보살행'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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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섭아, 만일 모든 보살이 행이 원만하여 이지러짐이 없고 청정하고 매우 청정하며 두루 청정함을 얻었다면 이 사람은 곧 큰 법을 말하리니, 위력이 있고 용맹 정진하는 자라 이름하리라. 그가 말한 법은 허공과 같아, 막히고 걸림이 없으리니, 이치다운 자며, 공덕 있는 자며, 능히 수행하는 자라 하리라. 그는 끝내 저 이치답지 못한 자, 공덕 없는 자, 수행하지 않는 자가 되지 않으리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을 받아 지니되 이 법에 집착을 내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여래의 말씀은 제일이 되나니 최상승 중생의 물음을 위하여 최승(最勝)의 법으로 해설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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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최승의 법이냐 하면, '법이란 생각 없는 것[無法想]'이 바로 그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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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렇게 보살이 최초의 정계(淨戒)를 갖추어 호지(護持)하여 마음에 잘하는 체하지 말고 무간업(無間業)을 짓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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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를 범하지 말며, 또한 속인의 집을 친하고 가까이 말며, 살생(殺生)·도둑질·사음(邪淫)의 행을 멀리 여의며, 거짓말·이간하는 말·추악한 말·잡된 말을 여의며, 탐욕·진에·사견(邪見)을 멀리 여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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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스스로 시끄럽지 아니하고 또한 남을 시끄럽게 하지 말며, 욕심과 함께 하지 아니하고 또한 욕심을 받지 아니하며, 도박놀이 하지 않고 또한 남에게 가르치지 아니하며, 마침내 불남인(不男人:中性)을 친근하지 아니하고, 음녀·과부·처녀의 집에 가지 말며, 남의 아내를 가까이하지 말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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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물고기와 새를 잡는 사람이나 사냥꾼·백정 등을 친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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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사람과 그 손을 잡고 더불어 싸우거나 다투지도 말라. 이런 모든 일을 여의기를 사나운 개와 백정의 무리를 피하듯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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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에 머물러서 저 일체 멀리 여읠 것을 한 생각 나쁜 마음이라도 일으키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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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여읠 것이 이십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이십가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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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여인을 여의라. 또한 그들과 시시닥거리어 희롱하고 잡된 말로 논란하거나 다투고 송사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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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불(佛)·법(法)·승(僧)에 공경하지 않는 일을 여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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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인이 이십명이 되지 않거든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지니라. 남자가 있는 곳은 제외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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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비구니가 설법하는 처소에 나아가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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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구니에게 안부를 묻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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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과 더불어 편지를 주고받거나 혹은 여인을 시켜 글을 남에게 전하지 말지니라. 서신은 남자에게 부칠 것이요 여인에게 부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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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친족의 별청(別請)은 끝내 받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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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써 잠깐 동안이라도 여인 앞에 머물러 있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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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 처소를 떠나서 은밀한 곳에 가서 여인과 더불어 같이 이야기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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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를 좋아하여 같이 다니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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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구니가 의복을 베풀어 주거든 받아 쓰지 말지니라. 다만 사부중에 설법할 때는 제외하느니라. 설법을 위하여 옷을 베푸는 이가 있거든 마땅히 대지(大地)와 같이 평등한 마음으로 받을 것이요, 따로 베푸는 자의 낯을 보고 받아 쓰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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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구니가 권도(勸導)하여 옷을 베풀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거든 마땅히 받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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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구니가 음식 받기를 권청하거든 설사 병중에 있더라도 받지 않겠거든 하물며 병이 없이 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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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과부가 와서 공양을 청할 때 승수(僧數)가 차지 못하거든 또한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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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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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땅히 여승들 안에 들어가서 어떤 비구니를 불러내지 말라. 만일 비구니가 와서 보살을 부르거든 마땅히 그 처소를 옮겨 두 손을 합장하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버리고 갈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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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설법할 때에 비구니가 와서 그 발에 예배하거든 발을 움직이지 말고 다만 눈으로 두 손바닥만 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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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다만 몸으로 정진할 뿐 아니라 또한 부지런히 마음으로 한 곳을 바로 생각하여 모든 경계에 탐냄·성냄을 일으키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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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지혜[一切智]를 구하기 위하여 굳은 맹세를 일으켜 이 법을 듣고는 신심을 성취하여 마땅히 닦아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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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만일 보살승(菩薩乘)에 나아가려는 선남자·선여인들이 이 법을 듣고 여실한 깊은 믿음을 내지 않으면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닦아 배움으로 말미암아 저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요, 닦지 않고서는 능히 증득할 수 없느니라. 만일 닦아 익히지 않고 보리를 증득한다면 고양이와 토끼 따위도 또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니, 왜냐하면 바로 행하지 않는 자는 능히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만일 바로 행하지 않고 보리를 얻을진대 음성과 언어도 또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렇게 말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이것으로 보리를 증득한다면 끝없는 중생이 마땅히 바른 깨달음[正覺]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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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이 이 행을 닦아 배우기는 매우 어려우니, 하루 낮과 밤 동안만이라도 순일한 생각을 마음에 두지 못하거든 하물며 어찌 일겁 내지 천 겁에 이르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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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중생이 일겁, 백 겁, 천 겁 내지 억천 겁을 지나도록 한 중생을 위하여 같이 이런 말을 하여라.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이 모든 중생이 다 같이 에워싸고 끊임없이 외치기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이렇게 차례로 하되 숨쉬는 것은 오히려 그칠 수 있지만 이 외치는 소리는 그침이 없다고 하자. 이러한 외침이 오히려 처음 보리심을 익히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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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위없는 불과(佛果)를 증득하겠느냐? 만일 증득한다면 이런 이치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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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멸도(滅度)한 뒤 말법 시대거나 또는 너희들이 이미 열반에 들어서 모든 하늘의 믿고 보호할 바가 되지 못할 적에 많은 중생이 나의 공덕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이 비록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였더라도 다시 이십가지 법 가운데 머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이십가지냐, 말하자면 비구니에게 친근하는 일, 부정식(不淨食)을 받고 아름다운 맛에 탐착하는 일, 권화(勸化)하여 얻은 음식을 받는 일 등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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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지금 들은 것이 많은 비구가 고요한 곳이나 혹은 촌락에 머물러서 부지런히 닦아 익히듯이 수세에 모든 비구들도 또한 이와 같이 촌락이나 혹은 고요한 곳에서 비구니와 더불어 모여 언론으로 법의(法義)를 답문하리니, 그 비구·비구니가 물든 마음을 내는 것은 많고 법의 마음 내기는 적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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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너는 관찰할지니라. 이런 무리가 보살의 이름을 얻는다면 크게 위험한 데 떨어져 악취(惡趣)에 들어가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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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당하여 처음에는 법의 인연으로 서로 친근하였지만 보고 나서는 욕심의 불이 마음을 불사르며 입술을 움직이어 그 욕정을 표현하나니, 그들이 서로 가까이 할 적엔 처음에는 제자니 스승이니 하면서 예경을 표하다가, 다음은 차츰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여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고 혹은 길거리나 절 안에서 멀리 서로 바라보며, 나고 들 적에 어디로 다니는 길을 묻고 서로 친족이라 하고 남매를 맺으며, 이로 인하여 자주 서로 보는 까닭에 서로 친하게 되고, 친한 뒤에는 물든 마음을 내게 되고, 물든 마음을 낸 뒤에는 같이 부정한 일을 하게 되고, 부정한 일을 한 뒤에는 다시 범행(梵行)이 아닌 이름으로 서로 부르게 되느니라. 이 법답지 않은 일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보리와 좋은 곳에 태어나는 일을 잃게 되며, '열반'을 멀리 여의고 여래를 놓아 버리며, 바른 법을 등지고 승가(僧伽)에게 버림 받게 되니, 그윽한 곳에 숨어서 탐욕과 진에와 남을 해칠 온갖 나쁜 생각을 일으키나니, 이 사람은 보살의 거룩한 업과 '네 가지 깨끗한 행[四淨行]'이 없느니라. 오늘에 부지런히 범행을 닦는 모든 보살도 미래세에 욕심과 진심과 남을 해칠 생각을 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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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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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이런 종류에 처하는 자를 이른바 악한 행위·도둑의 행위·꾸미는 행위[矯行]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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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때에 금계를 허는 자를 보아라. 이런 경을 듣고 곧 비방하리라. 만일 계와 보시에 머물러서 기쁘게 보리심을 냈다가도 뒤에 이 경을 듣고 다시 비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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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때에 이런 모양이 있는 것을 보거든 명심하여 증험할지니라. 만일 이 경을 들으면 비방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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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도 슬기로운 자와 깨끗한 계를 닦는 자와 바른 법을 지니는 자는 이 경을 알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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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을 비방하는 비구는 법을 알지 못하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은 멀리 여의라. 이런 무리는 마음으로 법을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까닭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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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2권 |
대보적경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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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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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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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률의회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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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어떤 사람이 거짓 보살행을 닦는 체하면서 스스로 드날리어 게으른 마음을 내리라. 게으른 마음을 내고는 독각(獨覺)과 아라한보다 거룩하다고 하며 이치 아닌 데 머무나니 이것을 치료할 수 없는 것이라 이름하며, 장차 악취에 떨어지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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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미래세에 어떤 사람이 나쁜 짓에 머물러서 나쁜 짓을 짓는 까닭에 중생상(衆生相)을 취하여 설법하기 위하여 닦나니, 그럴 듯하게 보시·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정려(靜慮)·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야단스럽게 유포하느니라. 만일 진실히 이 경을 설하는 자가 있으면 곧 남들이 미워하고 협의하여 버림받게 된다 하느니라. 이 경 가운데 사견(邪見)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말하기를 '이 어리석은 사람이 이 경을 알지 못하고 비방함으로써 파계가 된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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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다들 도둑 행위의 더럽힘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그 사람이 제 허물을 생각지 않고 함부로 정등보리(正等菩提)를 파괴하느니라. 덮어 감춤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품고 위없는 불과[無上佛果]를 비방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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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승가(僧伽)에 수순치 아니하고 은혜 갚을 줄을 알지 못하며 개발(開發)을 행하니, 어떤 것을 개발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남의 마음을 개발한다 하면서 자주 말로써 남을 속이고 유혹하는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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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받아 먹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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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그때에는 말을 잘 보호하지 아니하고 여래의 별해탈계(別解脫戒)를 나무라고 훼방하느니라. 다시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그 일을 같이하여 위의를 거두어 잡지 아니하고 부정한 곳에 머무르며, 부정한 곳에 머무른 자를 위하여 법문을 설하므로 이 법은 차츰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고 천히 여김이 되느니라. 이렇게 차츰 많은 여인들이 남편을 버리고 절에 들어와서 법을 듣기 위하여 자리에 나아가 앉으니, 그때에 비구가 그들을 위하여 열반과 흡사한 것을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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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보건대 그때에 오백의 법 아닌 문이 있나니, 수행하지 않는 사람이 항상 따라가니 오백 번뇌가 조금도 줄어듦이 없으며 하는 일이 속인과 다름이 없느니라. 장차 이러한 큰 두려운 일이 있으니, 다시 그 가운데서 이익을 희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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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보리를 구하는 이는 마땅히 모든 비구니를 가까이 친하지 말며, 또한 마땅히 이러한 짓을 하지 말지니라. 항상 일체 사귀어 놀기를 버리며, 어느 때나 모든 이익[利養]을 버리고 걸식을 받들어 행하며, 좋은 요를 버리고 누더기[糞掃衣]를 받아 지니며, 일체의 누각·방우(房宇)·평상·와구(臥具)를 버리고 시냇가나 바위 굴·나무 아래에 머무르며, 온갖 병의 인연으로 의약·자구(資具)의 수용물을 버리고 내버린 약에 의지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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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이 옛적의 친속인 줄을 알고 크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몽둥이로 치거나 나무라고 꾸짖음을 항상 참고 견디며, 끝내 남을 치거나 헐고 꾸짖지 아니하며, 일체 친구와 시주와 권속과 집을 버리고 마땅히 자기의 업행(業行)과 지혜를 수순하여 저 집에 있는 속인과 같게 하지 말며, 항상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의 교훈을 수순하여 받들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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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세상에 만일 어떤 사람이 별해탈을 등질 생각을 일으키면 곧 부처의 두려움 없는 힘을 등짐이 되나니, 만일 부처의 두려움 없는 힘을 등지는 자면 곧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등지게 되느니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미래에 받을 이숙(異熟)의 한량없는 큰 고통은 가령 삼천대천세계 일체 중생이 지옥고를 받을지라도 앞 중생이 받는 고통에 비하면 백분의 일, 천분의 일, 백·천 구지(俱胝)내지 산수 비유와 우파니사담분(優波尼沙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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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리라. 만일 이러한 큰 고뇌를 여의려면 마땅히 이러한 종류의 악행을 멀리 떠날지니라. 비구가 이런 악인과 비록 천 유순이나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또한 마땅히 멀리 피할 것이어늘 하물며 가까이 하겠느냐? 만일 이런 나쁜 이름만 듣더라도 오히려 놓아 버리겠거든 하물며 어찌 보고 듣고서 멀리 여의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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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마땅히 한 가지 법을 가까이 친할지니 어떤 것이 한 가지 법이냐? 말하자면 온갖 법이 다 있는 것이 없느니라. 만일 모든 법이 있음이 없는 법의 지혜[法忍]를 얻으면 곧 이러한 악인을 가까이 친하여 공양하고 이경을 어기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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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다시 마땅히 두 가지 법을 가까이 친하나니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이냐? 말하자면 모든 법이 본래 있음이 없음을 구하며, 또한 모든 법성(法性)을 구하되 또한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어떻게 구하는가. 저 구하는 바와 같이 도무지 얻을 것이 없나니, 얻을 것 없는 가운데 마땅히 얻을 것 없다는 마음도 일으키지 않느니라. 마치 사견(邪見)을 여의듯이 삼계 일체의 마음을 여의는 것이 보리행을 따르는 것이요, 온갖 형상의 마음[一切相心]을 여의는 것이 보살행을 따르는 것이니라. 보살행이란 앞에서 말한 것이 보살행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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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이 법을 듣고 마땅히 버리면 곧 미래세에 미륵세존을 섬기어 마음에 잘난 체하지 않고 또한 비열하지 않고 이렇게 외쳐 말하리라. '쾌하도다. 안락하도다. 내가 마군의 그물과 모든 악취를 벗어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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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후세에 이 경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몸이 이 법에 수순하는가를 관찰하고 다시 발심하여 이 가르침을 받아 지니면 여래는 '이 사람이 결정코 마땅히 나의 바른 법을 수호하리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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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비유하면 재물이 한량없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그 집에서 한 물그릇을 보고 아버지 재물이란 생각을 일으켰다고 하자. 그가 후에 그 아버지가 죽고 재물이 흩어져 없어졌을 적에 문득 그 그릇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것이 우리 아버지의 물건이로다'라고 하며, 곁에 두거나 혹은 잘 간직하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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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그때에 모든 비구가 또한 이와 같이 이 경을 듣고는 이렇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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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이것은 여래께서 부드럽고 미묘한 큰 범음성(梵音聲)으로 연설하신 것이다'라고. 또 어떤 비구는 듣고 비방하리라. 법을 지니는 자가 대중[人衆:件侶]이 적고 처소가 좋지 못한 데서 이 경전을 가지고 밤낮으로 수호하면 심히 비방을 당하리라. 이와 같은 사람은 내가 또한 알고 보느니라. 미륵세존에게 부촉하노니, 말법시대에 마땅히 여래의 법성(法城)을 수호하여 다음 세상에 걸림 없는 큰 보시를 삼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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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섭아, 만일 선남자 중에서 이 법을 듣고는 그 지혜를 따라 수행하여 깊은 믿음과 바른 소견을 성취한 중생은 미래세에 미륵불을 만나 처음 법회에서 범행(梵行)을 갖추어 닦으며, 미륵불 말법시대에 또한 여래의 법성을 수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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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이제 두루 관찰하노니 한 사람도 나를 가까이 친하지 않은 이가 없고, 당래세(當來世) 오십년 중에 이 경전을 얻어 듣고 비방하지 않고 능히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다는 것은 그럴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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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금 나를 보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한 자는 당래세 오십년 중에 이 경을 받아 자녀 읽어 외우게 되리라. 내가 그 공덕을 찬탄하게 하기 전에 저희들이 스스로 온갖 지혜의 지혜[一切智智]와 한 몸이 될 때에 나를 생각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희유하고 기특하도다, 석가모니불께서 우리를 잘 거두어 잡아 주시고 호념하셨도다'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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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가섭아, 마땅히 이 법을 배울지니라. 이 법을 배우는 자는 그 구함에 따라 일체 공덕을 증득하기에 어렵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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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마하 가섭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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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성문(聲聞)의 도를 끝마치었으므로 다시 큰 법을 희구함이 없으니, 이 법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나게 되었사오며, 저는 여기서 매우 만족한 줄을 알아 끝내 온갖 지혜의 지혜를 이룩하지 못하오니 세존이시여, 위없는 보리는 희유한 일이오니 우리 성문에게는 증즉하기가 어려울까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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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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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위하여 말함이 아니니라. 그러나 이제 너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위하여 부연하노니, 네가 이제 이러한 큰 일에 의혹을 내지 말라.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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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마땅히 속히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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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만일 모든 중생이 법에 목말라 하는 마음을 성취하며, 법을 구하는 마음을 성취하면 차츰 다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라. 이미 증득하고는 일체의 희구심[希求心)을 끊기 위하므로 모든 중생으로 더불어 바른 법을 선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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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보살이 마땅히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큰 정진을 발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물질[色]·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을 구하지 않고 무루법(無漏法)을 구하는 것이며, 지계(地界)도 없고 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도 없으며, 지계라 말하지 않고 수계·화계·풍계라 말하지 않는 것이며, 온갖 언설(言說)이 다 이름으로 표시할 뿐, 이 표시법이 다 실로 있는 것이 아니며, 보살이 마땅히 이 표시법을 가지고 묻고 실다웁게 여기지 않음이 그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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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가섭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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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여래께 실로 의혹이 없나이다. 만일 다른 사람이 묻기를 '이 표시법이 진실이 아니라 할진대 부처님의 음성과 말씀으로 표시하신 것이 허망함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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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에 모든 비구가 몸으로 계행을 닦지 않고, 마음으로 의리를 알지 못하며, 진심이 치성하고 언사가 사나워서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법대로 읽어 외우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그는 물질·느낌·생각·지어감·의식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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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의 비구가 이 경전이 표시한 법에 머무르는 것이 물질·느낌·생각·지어감·의식에 머물러 마음을 내는 것과 같으리라. 다시 어떤 비구들은 재가자(在家者)의 법에 머물러서 저 승의제(勝義諦)에 희구함이 없나니, 마치 장님이 금관으로 그 머리를 꾸몄어도 자기는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그때를 당하여 모든 비구들도 또한 그러하여 이런 경의 언설·문자를 보고 오히려 받아 지니지도 못하거니, 하물며 다시 닦을 승의(勝義)에야 들어가겠느냐?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꾸지람을 받았다면 이 아이가 뒷날에 이 사람의 이름을 듣고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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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비구들도 이와 같이 이 경이 여실히 허물을 말하는 것을 듣고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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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뉘우치지 않으며, 좋은 의복을 탐내어 도리어 이 경에 공포심을 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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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마치 개구리를 잡아매듯이 원숭이의 손을 잡아매면, 이 원숭이가 그 잡아맨 끈을 얼굴로 돌아보지도 않으며 그 앞에 머무르지도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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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마치 여우가 개에게 쫓겨 무덤 사이 굴 속 깊은 구덩이로 달려 들어가듯이 그때에 비구들이 이 경을 듣고는 여우가 달음질하듯 하느니라. 여우의 달음질이란 말하자면 금계를 범하고 이 경을 비방하며, 이 경을 듣고는 퇴속하여 집으로 돌아가서 욕심의 경계에 달려가며, 여인에게 달려가며, 싸우는 데·시끄러운 데 ·의술과 단사(斷事)에 달려가느니라. 거기에서 함부로 금계를 범하나니 나는 '이들이 무덤 사이로 달려간다'고 하느니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지면 악취에 떨어지나니 마치 여우가 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칼나무·칼날·창숲 등 큰 지옥에 달리게 되나니 여우가 깊은 구덩이로 들어가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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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말세의 비구가 '말로 표시한 법이 진실이 아닐진대 여래의 말씀도 진실이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그가 또 말하기를 '부처님이 표시한 법을 진실이라 할진대 모든 표시한 법도 또한 진실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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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비구는 묻기를 '대덕(大德)이여, 이제 무엇을 내세워서 하는 말인가. 공(空)을 내세워서 하는 말인가, 표시(말)를 내세워서 하는 말인가'라고 하여, 그가 만일 '나는 표시를 내세워서 하는 말이다'라고 한다면, 마땅히 대답하기를 '네가 곧 부처님이로다. 왜냐하면 네가 언설로 표시하는 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내가 공을 내세워서 하는 말이다'라고 한다면, 마땅히 그에게 묻되 '마땅히 나를 위하여 말하라. 어떤 것을 내세워서 공이라 하는가. 왜냐하면 말로 표시할 수 없는 것을 공이라 하나니, 만일 말로 표시하여 공이라 한다면 혹 나[我]와 나의 것·중생·수자(壽者)에 공이 아닌 것을 공이라 하리라'고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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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에게 '네 뜻에 어떠한가. 온갖 법이 공한 것을 좋아하는가'고 물어, 그가 만일 '나는 온갖 법이 공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면, 슬기로운 자는 말하기를 '너는 오랫동안 사문(沙門)·석자(釋子)임을 잊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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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일체가 공하여 나라는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고, 나와 중생·수자와 삭취취(數取趣)를 말하지 않느니라'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온갖 법이 공하였으므로 내가 공성(空性)을 좋아하노나'라고 하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기를 '네가 마음으로 오히려 온갖 법이 공한 것을 좋아하니 하물며 여래의 정등각(正等覺)이겠느냐'라고 하라. 다시 '인자(仁者)여, 눈이 이 여래인가. 귀·코·혀·몸·뜻이 이 여래인가'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눈이 이 여래며, 귀·코·혀·몸·뜻이 여래이다'라고 하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기를 '그러면 너도 이제 또한 여래로다'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눈이 여래가 아니며, 귀·코·혀·몸·뜻이 또한 여래가 아니다'라고 하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기를 '인자여, 너는 이렇게 말하라. 눈이라는 표시(말)는 여래가 아니며, 뜻이라는 표시는 여래가 아니다. 곧 표시 아닌 것이 이 여래이다'라고 하면, '내가 이곳에 어찌 깨닫지 않겠느냐'라고 하여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눈이 여래가 아니지만 또한 눈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 것이 아니며, 뜻이 여래가 아니지만 또한 뜻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기를 '여래가 말씀하신 바 십이처(處)란 것은 말하자면 눈의 경계[眼處]·빛깔의 경계[色處] 내지 뜻의 경계[意處]·법의 경제[法處]이다. 이것이 곧 중생과 중생이란 명자(名字)이다. 인자여, 눈의 경계가 이 여래냐 , 여래가 아니냐'라고 하라. 그가 만일 대답하기를 '눈의 경계가 이 여래며, 법의 경계가 이 여래이다'라고 하거든 '인자의 말과 같을진대 일체 중생과 산림(山林)·대지(大地)가 다 이 여래겠도다'라고 하라. 그가 만일 대답하기를 '눈의 경계가 여래가 아니며, 뜻·법의 경계도 여래가 아니다'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빛깔이 여래가 아니며, 법도 여래가 아니다'라고 하거든 '만일 그렇다면 어찌 법 아닌 것으로써 여래라 하겠는가'라고 하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곧 법 아닌 것으로써 여래라 한다'고 하거든, '만일 그렇다면 모든 중생이 부모에 불효하고 사문·바라문과 모든 어른을 공경치 않으며, 생명을 살해하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고, 간음하며, 거짓말·이간질·사나운 말·잡된 말과 탐냄·성냄·사견 등이 이 여래겠도다'라고 하여라. 그가 만일 말하기를 '비법(非法)과 비법 아닌 것이 이 여래이다'라고 하거든. '만일 비법과 비법 아닌 것이 이 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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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대 곧 표시가 없도다. 인자여, 그러면 표시할 수 없는 것이 이 여래이냐'라고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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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마땅히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을 절복(折伏)할지니라. 내가 세간 사람이나 하늘에게 이렇게 법대로 말하면 같이 맞서서 변론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노라. 오직 진에(瞋恚)·우치한 사람은 나의 말을 견디어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열어 보이더라도 믿음을 내지 않고 공법(空法)을 비방하고 놓아 버리고 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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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 경을 받아 지닐지니라. 미래세에 비구가 이 경을 받아 보지 않는자는 장차 세 가지 이름으로 표시하리니, 세 가지라 함은 말하자면 '단멸(斷滅)이라 말하며 아무 것도 없다. 온(蘊)도 없다, 또는 공경할 것도 없다'고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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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이러한 경전이 사람들의 비방거리가 되느니라. 네가 그때를 관찰해 보아라. 부처님을 공경하지않으며 법을 공경하지 않고 다만 표시된 명자(名字)와 언어에 의지하여 중[僧]이란 이름을 띠었을 뿐 진실한 덕이 없느니라. 비록 부처님의 명호를 일컬으며 남에게 말하여 보이지만 바로 알지 못하니, 어떻게 여래를 우러러 받들까보냐? 비록 불법을 해설하지만 능히 여래의 뜻을 알지 못하나니 어떻게 잘 설법한다고 하겠느냐, 사쌍(四雙)·팔배(八輩)가 부처님의 제자이지만 성문의 중[僧]들은 다만 그 이름만 알았지 공덕에는 그 뜻을 알지 못하며, 능히 이름에 의한 실덕(實德)을 거느려 지니지 못하고, 의복·음식·와구·의약의 인연을 위하여 법을 비방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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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은 그 가운데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이러한 경(經)에 깊이 희유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울지니라. 왜냐하면 이 사람이 말세에 법성(法城)을 수호하기 위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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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생각건대 과거 구십일겁에 비어[空] 법이 없을 적에 이런 경이 다시 유포되지 않았느니라. 또 과거에 천 겁을 뛰어넘어 부처님이 출현하셨으니 이름을 휴식열뇌(休息熱惱)라 하였다. 세상에 머무르시기를 팔만 사천 겁, 보살을 성숙시키고 세간을 이익케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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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에 여래가 계셨으니 이름을 무변력(無邊力)이라 했고, 세상에 머물기를 이십억 겁, 저 이십억 겁에 보살도를 행한 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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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 2903] 쪽 |
를 증득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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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네가 부처님을 보아라. 얼마나 하기 어려운 일을 닦아서 중생을 거두어 들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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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말세에 겁이 다하려 할 적에 이 경을 지니는 사람은 제 몸을 가볍게 하고 천히 여기지 않을지니라. 왜냐하면 겁이 다할 때에 한 사람이라도 능히 나의 처소에서 이 법을 믿어 안다면 매우 희유한 일이라고 생각하라. 모든 중생이 칼과 몽둥이를 지니고 우리를 쫒지 않으면 또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라. 왜냐하면 이 법이 곧 이 선장부(善丈夫)의 법이라, 저 모든 행(行)에 행의 생각이 없으며 깨달아 알기 어려운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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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아견(我見)·중생견(衆生見)·명견(命見)·삭취취견(數取趣見)·유견(有見)이 있거나 만일 모든 온(蘊)에 의하여 계견(戒見)·다문견(多聞見)·불견(佛見)·법견(法見)·열반견(涅槃見)을 일으키는 자는 여래가 다 이것이 사견(邪見)이 되는 줄을 아느니라. 왜냐하면 부처는 저 열반에도 분별이 없으며 또한 얻을 것이 없나니, 만일 열반에 분별을 일으키거나 또는 얻을 것이 있다고 하면 여래는 다 사견이라고 말하느니라.
|
사견은 곧 무지(無智)라 이름하고 무지는 손해라 이름하고 손해는 우부(愚夫)라 이름하나니, 우부는 큰 보리에 욕망이 없으며 멀리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없느니라.
|
가섭아, 미래세에 비구의 나이가 이십·삼십·사십 내지 백세에 이르러서 늙음에 핍박되어도 의복을 치장하며, 비록 머리를 깎았더라도 위의(威儀)를 훼손하게 되며, 늙고 병들어 위광(威光)이 없으며, 삿된 법에 끌려들어서 목숨을 마칠 때에 죄의식의 막고 가리움이 되고, 게을러서 닦지 못한 것을 깊이 생각하고는 세 가지로 도를 증득한 체 나타내어 보이나니 어떤 것이 셋이냐? 혹은 위의를 꾸미어 나타내며, 혹은 거짓 정행(淨行)을 닦아 지니는 체하며 혹은 손을 들어 외치기를 '나와 동등한 자가 없다'고 하느니라. 이 세 가지 일로 증득한 체하느니라. 이 사람은 다 증상만(增上慢)에 떨어지나니 목숨을 마칠 적에 뉘우치느니라.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에 나리라. 그러므로 가섭아, 내가 이제 분명히 너희들에게 이르노니 나는 너희들의 참 선지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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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2903] 쪽 |
라, 너희들을 이익케 하고 불쌍히 여기어서 뒤에 큰 괴로움을 받기를 저 모리가(募理迦)와 반지가(畔地迦)·파리바라리가(波利婆羅理迦)가 모든 고통을 받듯이 하지 않게 하려 하느니라.
|
가섭아, 나는 끝내 아견·중생견·수자견·보특가라견(補特迦羅見)에 집착한 자로서 내 법 가운데 출가하기를 허락지 않느니라. 내가 허락지 않는데 억지로 출가하면 다 이 도둑이라, 시주의 무거운 보시를 먹을 뿐, 또한 참된 비구계를 성취하지 못하느니라.
|
가섭아, 차라리 육일 동안 단식할지언정 내 법에 출가하고는 무거운 시주의 보시를 먹으면서 아견·중생견·수자견·삭취취견 내지 열반견을 일으켜서는 아니 되느니라.
|
이러므로 보살이 마땅히 정진심을 발하되 아견·중생견·수자견·삭취취견·유견·열반견에 집착하지 말지니라. 일체의 견을 끊기 위하여 마땅히 설법할지니라.
|
가섭아, 이러한 경을 내가 이제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노니, 왜냐하면 그들의 의욕이 나와 같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들의 의욕이 나와 같을진대 이것은 나의 반려(伴侶)라, 곧 나의 부촉을 감당할 만하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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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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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괴로움이 핍박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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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구호할 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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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세간의 큰 길잡이[導師]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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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론 여읜 이를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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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뇌의 중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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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사도를 닦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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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츰 탐욕만 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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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악취에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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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도 보호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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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 2903] 쪽 |
험악한 광야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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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된 길에 빠져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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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안온(安穩)함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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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람이 재물을 지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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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에 장사를 떠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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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에 도둑이 덤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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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몽땅 빼앗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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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잃고 빈손으로 돌아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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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보려다 괴로움만 더하고
|
남에게 꾸어온 빚 때문에
|
시달림 받기 더욱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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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도 또한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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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위하여 집을 나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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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지녀온 법의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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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행업(行業) 다 소멸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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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머리만 빡빡 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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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견에 어리석게 떨어져
|
'나[我]'니 중생이니 하는
|
'보특가라'의 생각에 집착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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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空法)을 말하는 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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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취취에 집착하지 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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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에 비방심 일으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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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지옥에 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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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2903] 쪽 |
화내고 꾸짖는 인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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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 비방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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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허물 남 알까 겁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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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허물만 망령되어 퍼뜨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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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으로 나쁜 짓, 입으로 나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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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는 아첨만 하고
|
뒤바뀐 생각으로 사견에 흐르니
|
이 사람은 악취에 떨어지리.
|
|
온갖 나쁜 짓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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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같이 삼도(三途)에 가서
|
뭇 괴로움에 불타게 되니
|
누가 능히 구호해 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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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세상의 어떤 비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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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하고 진심(嗔心)이 많아
|
보리도로 달려 나아가는
|
참다운 행자를 괴롭히나니.
|
|
이 모든 사나운 무리는
|
이러한 경전을 비방하여
|
다시는 석사자(釋師子)의 가르침
|
받들어 지니지 않으리.
|
|
서로 진심만 일으켜
|
번갈아 괴롭히고 해치며
|
남의 허물만 드날려
|
사나운 소문 사방에 퍼지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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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 2903] 쪽 |
헛되이 남에게 누명 씌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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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수치처럼 되나니
|
선량한 이는 돕는 이 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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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된 친구는 세력이 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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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바른 법이 없어질 때
|
악인의 세력이 강할세라
|
나의 사랑하는 제자로서
|
이른바 착한 비구들은
|
마땅히 다른 방향을 향하여
|
안온한 곳을 찾아갈지니.
|
|
사나운 무리에서 벗어난
|
그들에게 불쌍한 마음 일으켜
|
마땅히 이 경 가운데
|
자세히 살피어 생각하라.
|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
'장소를 가리어 머무르라'고.
|
|
바른 법이 무너져 없어질 때
|
선량한 벗 얻기 어렵나니
|
여래가 찬탄한 장소에
|
서로 따라 함께 나아가라.
|
|
누가 말하기를 이곳은
|
머무를 곳이 못된다거든
|
마땅히 대선인(大仙人)께서
|
도 얻는 곳으로 나아갈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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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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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2903] 쪽 |
다시 말하기를
|
'인자여, 그대가 실로 말하도다.
|
불탑(佛塔)을 돌며 도를 구하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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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이니.
|
|
차라리 저곳으로 가보리.
|
마음도 기쁜 보리의 도량
|
이곳은 머무를 곳 못되나니
|
사나운 무리에게 핍박되기에.
|
|
비구여, 저리로 나아가자.
|
나를 위하여 나아가자.
|
부처님 노니시던 곳
|
그 옛날 조용히 계시던 곳.
|
|
거닐고 조용히 앉으시던 곳
|
돌이나 또는 빈 터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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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 같이 탄식하고
|
위하여 자주 울어도 보리.
|
|
이것이 저 대선인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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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닐고 수용(受用)하며
|
옛날에 일찍이 노니시면서
|
위없는 법바퀴[法輪]를 굴리셨나니.
|
|
유위(有爲)는 마침내 무상(無常)한 것
|
옛적엔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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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용이 다 모였을 적에
|
교화하여 기쁘게 하시던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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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2903] 쪽 |
우리는 이제 볼 수 가 없고
|
어찌하여 이에 빈 것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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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 도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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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룩한 보리지(菩提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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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와 모인 뒤에는
|
이치와 같이 생각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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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보리의 도량
|
부처님이 일찍이 이곳에 앉으시어
|
위없는 불과(佛果)를 이루시고
|
악마의 무리를 두렵게 하시기
|
마치 여우의 무리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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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보리의 도량
|
부처님께서 단정히 계신
|
과거와 또는 미래의
|
모든 부처님 자리.
|
|
조용히 앉으신 대웅(大雄) 세존님
|
백억 하늘의 경례 받으시며
|
이레 동안 가부좌(跏趺坐)하시어
|
자세히 보리수를 보셨네.
|
|
우러러보기와 공양을 마치시자
|
다음엔 녹림(綠林) 동산으로
|
여기서 처음 법바퀴 굴리시니
|
그 음성 범천[梵世]을 울리었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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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2903] 쪽 |
저 모든 비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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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슬피 울었다.
|
'다섯 사람 제도하시려고
|
도사가 이곳에 오시었다'고.
|
|
다섯 사람은 처음 부처님 뵙고
|
근심·걱정 자아내면서
|
규칙을 세워 약속하기를
|
'우리는 일어나 맞지 말자'고.
|
|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
다섯 비구 위하여 설법하시니
|
감로(甘露)의 열매가 때에 익었네.
|
|
법바퀴 굴리던 곳에 경례하며
|
슬퍼하며 자주 우나니
|
다음엔 열반하시던 곳을 찾아
|
부처님이 최후의 몸으로
|
이 사리수(沙羅樹) 쌍림 아래
|
중생에 이익 주시던 일을.
|
|
몸을 부수고 지절(支節)을 나누어
|
이곳에서 열반에 드심이여.
|
슬프도다, 우리 부처님 대성존
|
석가의 큰 열반이시여.
|
|
이제 다만 이름만 듣고
|
아깝다. 우리가 뵙지 못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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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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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2903] 쪽 |
도사는 또한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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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로 선현(善賢)을 제도하셨네.
|
|
지혜의 눈으로 먼저 보시고
|
이것이 최후의 제도를 받을 것
|
혹은 닦을 때에 명(命)이 마치거나
|
혹은 목숨 질 때에 발심하거나
|
혹은 닦음을 마치고는 죽거나
|
다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을.
|
|
이후 말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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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넓은 법이 잠겨 버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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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를 지니거나 계를 허는 사람이
|
다 신도의 공양을 얻어
|
남의 무거운 시은(施恩)을 받고는
|
손쌀같이 악취에 떨어지리니.
|
|
너희들 비구들은 이러한 차별을 관하라.
|
'슬기로운 이는 나중에 닦더라도
|
재빨리 인간·천상의 과보 받을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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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세상을 비치는 등불
|
세간을 불쌍히 여기는 자며
|
모든 슬기로운 보살은
|
자비심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네.
|
|
항상 부지런히 닦아 나아가며
|
뛰놀며 기뻐하면서
|
장차 대각존(大覺尊)이 될 것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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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2903] 쪽 |
또한 미륵불을 만나 섬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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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처님께 공양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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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가운데서 수기(授記)를 받아
|
마음에 생각하는 대로
|
자재로운 위신력 나타내리니.
|
|
나는 성실한 말로
|
이러한 무리를 위안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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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부처를 못 보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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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본 것과 다름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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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옛적 보리를 구할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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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을 예경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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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든 여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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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보리에 나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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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또는 한량없는 부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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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를 위안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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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사내몸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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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세존을 만나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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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처님 공양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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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는 바가 뜻대로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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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지혜를 배우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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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믿음으로 집을 떠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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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고 즐겨하는[樂欲]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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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듣고 계 지니기를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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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2903] 쪽 |
저 미륵부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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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를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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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커다란 이김[勝利]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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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일으켜 착한 뿌리를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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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마음에 편안히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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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들 거두어 안아 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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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이러한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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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여 이것을 얻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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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고 정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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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를 얻기는 어렵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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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마음 닦아 익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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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마음 놓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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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조용함을 즐거워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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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곧 보리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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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람이 이 법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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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말만 하고 실행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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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비록 예경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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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두려운[可畏] 도적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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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람이 음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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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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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문을 받아 지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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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 전하여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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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쁜 생활의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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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2903] 쪽 |
헛되이 세상을 지내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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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에 사람의 몸 버리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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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들어가 괴로움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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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불법 안에 숨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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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비구라 이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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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을 비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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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계[解脫禁]를 설한다'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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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되 내가 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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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해탈[木又]의 교법을 선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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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비구의 몸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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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인간·천상의 몸 잃으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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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인간·천상을 비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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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온갖 지혜를 헐뜯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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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법을 비방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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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가 저것보다 지나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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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말·뜻을 잘 보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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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쁜 짓 일으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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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세 가지 없애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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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열반을 얻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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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여래가 멸도에 든 뒤에 당시 여래 처소에서 착한 뿌리를 심은 모든 비구들은 다 열반에 들며, 수승한 의욕을 갖춘 모든 중생들이 또한 다 세상을 떠난후 오십세의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 어떤 비구가 탐착심을 품고 그 치열한 탐욕이 그 마음을 가려서 이간질하는 말로 남을 독해하며, 말씨가 거칠고 사나우며 과격하고 악랄하여 세 가지의 법에 머무르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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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 2903] 쪽 |
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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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세 가지냐? 말하자면 의도(醫道)와, 판매하는 것과 여인을 친근하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 법에 머무므로 네 가지의 일을 잃게 되니, 어떤 것이 넷이냐? 말하자면 계온(戒蘊)과 선취(善趣)에 나는 일과 진실한 과(果)를 증득하는 일과 부처를 보는 일을 잃어버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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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를 잃어버리므로 다시 네 가지 법을 이루게 되며, 세속을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번뇌는 더욱더 치성하느니라. 어떤 것이 넷이냐? 말하자면 질투심이 더욱 치성하며, 진에의 사나운 마음이 더욱 치성하며, 종족에 탐착하는 마음이 더욱 치성하며, 음식에 탐착하는 마음이 더욱 치성하며, 음식에 탐착하여 여러 가지의 맛난 것을 쌓아 두며, 의복을 탐내어 마음을 가리우므로 상자에 쌓아 두는 것이니라. 오로지 이런 일로 업을 삼아 사문의 법에는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으며, 또한 사문의 도는 증득할 마음을 내지 않으며, 이 경을 듣고는 네 가지 곳에 떨어지느니라. 어떤 것이 넷이냐? 말하자면 법을 비방하는 데 떨어져 부처님이 허락하지 않은 것을 도리어 말하며, 홀로 여인을 위하여 법요(法要)를 선설하며, 여래의 별해탈계를 훼방하며, 이런 경을 듣고는 더욱 법을 헐려 하여 악법에서 자라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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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비유하면 쓴 쓸개를 사나운 개의 코에 부으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개가 갑절이나 더 사나운 마음을 내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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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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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저 사나운 사람은 마치 사나운 개와 또는 비사차(毘舍遮)와 같으니라. 어떤 비구가 깨끗한 마음으로 이 법을 지니고 이 법을 말하며, 진실에 머물러 욕심이 적은 자와 욕심 적음을 찬탄하는 자를 보면 이 사람에게 기쁜 마음을 내지 않고, 싫어하고 배반하는 마음을 내어 겁내고 또는 고민하느니라. 그 진에심이 마음을 가로막으므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이 때 아닌 때, 곳 아닌 곳에 머물러 있었다. 때 아닌 때, 곳 아닌 곳에서 남들이 우리를 업신 여기고 훼방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경을 들으면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켜 훼방하고 성내고 거친 말을 더한다'고 하나니 이것은 내 가르침이 아니니라. 이들은 욕심 많은 자요, 욕심 적은 자가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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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나는 갖가지 이름으로 욕심 적고 족함을 좋아하는 자를 찬탄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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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2903] 쪽 |
니, 이름하여 기르기 쉬운 자·만족하기 쉬운 자·깨끗이 닦은 자·두타행을 행하는 자·극히 단정한 자라고 하느니라. 나는 또한 아란야(阿蘭若)에 머무는 자·정진하는 자·깨끗이 사는 자라고 찬탄하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상자 속에 많이 저축하는 일을 하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마땅히 이러한 법을닦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구리쇠 주발이 빌수록 그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이 하지 말고,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이 법을 수행할 것이요, 또한 거듭 진에를 일으키지 말며, 또한 사물을 섭취하지 말고 일 없고[無事] 아무 것도 없는 데[無物]에 머무르며, 머무르는 처소에 머문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머무르는 바가 없을지니라. 제 자랑하지 말며, 또한 소와 말 등을 기르지 말며, 방일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 머무르지 말고, 마땅히 용맹 정진의 마음을 일으켜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을 놓아 버리고 착한 법을 거두어 잡아 지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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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갖가지 이름으로 적정(寂靜)을 찬탄하나니 아란야에 머무르고 시끄러운 데 처하지 말지니라. 이제 이 가운데 갖가지 이름으로 매우 깨끗이 닦는 행을 말하노니, 만일 매우 깨끗한 행에 머무르지 않는 이는 큰 욕심을 갖춘 이며 죄악을 짓는 이니, 곧 매우 깨끗한 행에 머문 이는 사월 중에 부자(附子)를 먹고 갈증이 생겨서 다른 사람에게 물을 구해 마실 때에 그 사람이 말하기를 '네가 이미 부자를 먹었으니 다시 물을 마시고 죽음에 이르지 말게 하라'고 하나, 어리석은 사람은 진심에 가리어져서 나무라고 꾸짖으며 남의 말을 따르지 않고 물을 마시고 죽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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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와 같이 미래세의 비구가 유견(有見)에 탐착하여 선정에 머무르지 아니하거든 법을 지니는 자가 가르쳐 말하기를 '이것은 마땅히 해야 하고 이것은 해서는 아니 된다'고 하면, 저 나쁜 비구는 진심에 가리어져서 나무라고 꾸짖으며 이 경전을 비방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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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오늘의 여래 앞에서도 오히려 시비를 일으키거늘 하물며 미래세일까보냐? 네가 또한 현호비구(賢護比丘)를 보아라. 여래가 계를 제정하여 모든 비구로 하여금 한자리에 앉아 먹게 하였거늘 저는 진심에 가리어졌으므로 여름 석 달 동안을 나의 처소에 오지 않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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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제 내 앞에서 오히려 이렇게 범행(梵行)을 가벼이 하는 자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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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2903] 쪽 |
거든 하물며 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야 음식·의발(衣鉢)·의약에 탐착하여 번뇌에 덮여 진에가 치성하리니, 이런 비구는 이 법을 득고 오히려 여래 큰 스승을 공경치 않으니리, 어찌 능히 법 지니는 비구를 공경하겠느냐? 가섭아, 이것을 착하지 않음이라 이름하며 또한 극악(極惡)이라 이름하나니 이러한 법보는 곧 숨어 없어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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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만일 큰 이익을 구하는 선남자·선여인이 있어서 나의 가르침을 받는 자라도 뒤에 오탁(五濁)의 찌꺼기가 덮여 올 때에는 착한 사람이 되기 어려우니라, 그때에 이러한 매우 깊은 법을 듣고서 법답게 행하는 자를 위하여 말할 것이요, 법답지 못한 자에게 말하지 말며 믿는 자를 위하여 말할 것이요, 믿지 않는 자에게 말하지 말라. 내가 이제 또한 법다운 자를 위하여 말하고 법답지 못한 자에게 말하지 않으며, 믿는 자를 위하여 말하고 믿지 않는 자에게 말하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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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마치 사나운 말[馬]이 갑옷[被甲]을 받지 않는 것이, 만일 좋은 말[良馬]과 같이 갑옷을 입히려 하면 도리어 놀라고 두려워하나니, 이와 같이 파계 비구가 어느 때든지 선장부(善丈夫)의 법을 견디어 받지 않나니 마치 나쁜 말이 도리어 놀라며 두려워함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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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파계 비구가 한마디라도 '모든 법이 나[我]가 없다'고 말함을 듣고는 아상(我相)에 집착하므로 문득 두려워하나니, 하물며 선(善)의 갑주 입는 것을 말하겠느냐? 만일 능히 갑주를 입으면, 곧 능히 백억 마군을 항복받아서 끝내 투쟁심을 내지 못하게 하느니라. 모든 착한 비구가 정진의 갑주를 입고 근본 두타의 공덕을 깨뜨리지 아니하면 이것은 깨끗이 닦는 근본, 탐냄·성냄·어리석음이 없는 근본, 질투가 없는 근본, 욕심을 여읜 근본, 홀로 처하는 성행(性行)의 근본, 잠을 깨는 근본으로서 언제나 어떤 종족에게나 성내고 탐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갖가지 물건에 희구함이 없나니, 이러한 갑주 입기를 무(無) 를 근본이라 이름하느니라. 만일 갖가지 갑주를 입고는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켜 일체 처(處)에 집착하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아상(我想)을 일으키겠느냐? 이러므로 마땅히 아상·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想)·삭취취상(數取趣想)·여상(女想)·남상(男想), 지·수·화·풍이라는 생각,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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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2903] 쪽 |
는 생각, 지계상(持戒想)·파계상(破戒想)·공성상(空性想)을 내지 말지니라. 요컨대 온갖 생각을 다 일으키지 않을 것이니 온갖 생각이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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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탐이 만일 실로 없다면 곧 깨달아 알고 그 본바탕이 무엇인가를 찾아 탐애심을 없애려 하면 어떤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머무른 곳을 얻을 수 없으니, 이것은 거짓말[妄語]이 아니니라. 이러므로 여래는 실다운 말을 하는 이[實語者]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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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말한 모든 탐욕은 다 '나'라는 것이 아니니 이러한 모든 법이 사문법이며 모든 사문법은 다 얻을 것이 없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생각에 집착하면 이사람은 곧 '나'라는 생각에 집착함이 수미산(須彌山)과 같으니 성인의 가르침과 사문법을 잃어 조금도 내지 못할 것이며, 또한 사문법에 머무르지 못하리니, 이러한 넓고 큰 최승의 법도 저 어리석은 자에게는 도리어 손실이 되므로 조금도 말하지 못할 것이니라. 만일 적은 법이라도 집착하면 곧 극히 두려운 큰 지옥에 껴들어 가서 한겁을 머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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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네가 구가리(俱迦利)비구·건다달라(騫茶達羅)비구·가로저수(迦盧底輸)비구·모달라다(母達羅多)비구·아습번(阿濕繁)비구·포나파소(布那婆蘇)비구·소기달라(蘇氣怛羅)비구를 보아라. 이들은 나의 시자로서 친히 내 앞에서 나의 설법을 듣고 내가 거니는 것도 보았고, 내가 백·천 외도를 항복받고 대중 가운데서 삿된 도법을 굴복시키는 것도 보았느니라. 이런 사람들도 오히려 나에게 신락심(信樂心)을 내지 않고 잠깐 사이라도 항상 나를 훼방하려 하므로 차츰 그 악심이 늘어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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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일 부처의 이름을 말하거든 믿어 실답게 생각하는 이는 마땅히 수미산 같은 좋은 그릇을 가지고 전단향 가루를 담아 그 위에 흩을 것이며, 삼천대천세계 같은 일산으로 공중에서 그 위에 덮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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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2903] 쪽 |
믿는 까닭이니라. 하물며 믿고 욕심을 버리고 집을 나와서 의지할 것 없이 모든 선정을 닦음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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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이러한 중생은 그 중에서 가장 희유하다고 인정하노라. 능히 부처의 법을 잘 호지하며 능히 저 감로법(甘露法)을 깨달아 알리라. 마치 여러 사람이 짐승의 가죽이나 썩고 더러운 물건으로 인형(人形)을 만드는 것과 같으니라. 혹은 갖가지 잡된 얼굴 모습을 만들고 채색을 하여 꾸며서 매우 단정하게 만들고는 사람의 얼굴위에 올려 놓기도 하고, 옷으로 얽어 싸서 노리개를 만드나니, 어찌 그 겉모양으로 좋다 하겠느냐? 그것이 더러운 물건으로 만든 줄을 알면 곧 내버리려는 생각을 내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나쁜 비구가 여래의 위덕과 의용(儀容)으로서 자기의 겉치레를 하지만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로소 극악인 줄을 알 것이다. 나와 남의 치레를 하지만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로소 극악인 줄을 알 것이다. 나와 남의 꼭 있는 생각[我想]으로 말미암아 탐애심을 내는 까닭이다. 만일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실답지 않은 줄을 알면 이런 경을 들어도 진에심을 내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게 훼방하고 거슬림을 당하더라도 이 경을 듣고는 그런 무리를 멀리 떠날 생각이 더욱 간절하여지기 때문이니라. 만일 중생이 집착심을 품으면, 이것은 곧 사견의 사람이니라. 만일 사견을 일으키면 이런 경의 여실한 교훈에 곧 진심을 내리라. 왜냐하면 나라는 생각이 있는 자는 진심이 있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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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이 경을 듣고 진심을 내어 헐뜯고 비방하는 이는 곧 사문이 아니니라. 비록 사문이란 명칭이 있더라도 나의 성문제자가 아니며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나의 성문제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나는 거짓말 하는 자의 스승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여래는 이 실다운 말을 하는 이[實語者]라 능히 온갖 법의 '공(空_]을 진실하게 말하는 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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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여래는 능히 '아집(我執)'을 깨뜨리고 그것과 싸우느니라. 만일 여래와 더불어 싸우는 자는 악마니라. 여래는 악마의 무리가 집을 떠나 구족계(具足戒) 갖기를 허락지 않느니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청작(靑雀)이라는 작은 새가 큰 용·코끼리를 낳았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말을 믿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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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2903] 쪽 |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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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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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뜻에 어떠한가, 같은 종류가 된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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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종류가 되지 않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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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또 말하기를 '묘시조왕(妙翅鳥王)이 뱁새에서 났다'고 하면 믿겠는가. 같은 종류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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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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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또 말하기를 반딧불의 작은 벌레가 수미산을 지고 공중으로 날아 갔다면 믿겠는가. 같은 종류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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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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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악인이 만일 '나'라는 생각과 열반이란 생각에 머무르는 자가 나를 일컬어 스승이라 한다면 엉뚱하게 같은 종류가 아니니라. 가섭아, 만일 제왕이 편안히 국계에 머물러서 백성을 어루만져 기르고 쾌락이 한량없으며 갖가지 음식이 절로 갖추었고 곁에 사신들이 왕의 교화를 받들던 때에, 어떤 모르는 사람이 재리(財利)를 위하여 왕의 신하라 자칭하고 왕의 명을 받지 않고서 스스로 임금과 신하들 가운데서 거짓 왕의 명을 펴되 '너희들은 마땅히 이에 머물러 있어라'하거나, 혹은 '너희들은 이런 일을 하여라'하는 것도 같도다. 가섭아, 여래 법왕도 이와 같이 대천세계에서 왕 노릇하여 일체의 삼승(三乘) 중생을 교화하되 십력(十力)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여 모든 불사를 짓되, 안락하기 끝이 없으며 음식 공양이 절로 풍족하도다. 그 가운데 남 모르는 어떤 중생이 먹고 살기 위하여 '나'와 중생 내지 열반을 말하고 여래의 나 없는 성교[無我聖敎]를 받지 않고 이런 말을 한다. '여래의 말씀은 이 일은 마땅히 할 것이요, 이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부처를 믿고 가르침에 순종하여 비방하지 않고 그 말을 듣고, '이것이 훌륭하고 깨끗한 복밭[福田]이라'하여 자기의 재산과 처자의 부분을 가져서 은근한 신심으로 법대로 베풀되, 모든 허물을 깨닫지 못하고 그 뒤로 잠깐도 끊임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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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악인은 남이 모르는 어떤 사람과 같으니라. 음식을 얻어먹고는 시끄러운 곳에서 나날이 왕의 하는 일[王事]·도둑의 일[賊事]·음식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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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2903] 쪽 |
일[食事]·음란한 일[淫事]·여인에 대한 일[女人事]·의방에 대한 일[醫方事]·술 마시는 일[飮酒事]·일식과 월식에 대한 일[日月薄蝕事]·왕의 사신 다니는 일[王使去來事]·종족에 대한 일[種族事] 등을 논설하며, 혹은 '어느 날 어디를 가면 음식이 생긴다'느니 이런 종류의 갖가지의 말로 밤낮을 보내고 절에 돌아온다. 혹 두 번 자고 엿새를 지내면서 머무르는 곳에 또한 항상 이런 일을 말하여 바른 생각과 지혜를 잃고 위의를 바로잡지 못하며, 몽롱히 잠들 적엔 침이 흘러 내리며, 항상 낮에 하던 일이 꿈에 나타나며, 혹 자기가 다른 곳으로 가되 빨리 가고 느리게 가는 갖가지의 일을 보게 되느니라. 이미 깨어나서는 서로 향하여 말하기를 '꿈에 네 몸이 이렇게 다니고 앉았다. 이런 곳으로부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다'고 하며, 다시 말하기를 '이 꿈은 길한 꿈이다. 마땅히 빨리 촌·읍·왕성에 가서 다른 집에 이르러야 된다'고 하며, 나들이하여 쏘다니면서 얼굴과 눈을 희번덕거리다가 괴로움에 시달리므로 마음이 안정치 못하여 고요한 선정[等引定]이 없고 교만하고 방자하며, 여섯 감관[六根]이 혼잡하여 속인과 다름 없으며, 말은 때를 맞추지 못하고 마음은 달려 흩어져서 마을의 큰 성바지 집에 돌아다니며 별해탈계를 받들어 지니지 아니하고, 홀로 여인을 위하여 법문을 말하되 법을 말할 때엔 물든 마음에 머무느니라. 이런 가운데 좋은 음식·의복을 얻으면 물든 마음이 마치 좋은 음식물을 씹어 삼키듯이 어리석고 탐착하여 시간이 갈수록 더욱 집착하며, 뉘우칠 줄을 모르고 떠날 때에는 울고 가느니라.
|
또 두 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열어 보이느니라. 둘이라 함은 깨끗하고 좋은 보시를 얻으면 찬탄하고, 그렇지 못함을 얻으면 문득 나무라느니라. 서로 만날 때엔 서로 그 소득을 보느니라. 서로 묻기를 '시주가 이제 무엇을 보시할 것이며, 누구에게 베풀어 줄까, 음식·자재가 얼마나 되는가' 하느니라.
|
가섭아, 이것을 수행 않는 자라 이르며, 내지 목숨이 마치기까지 수행하지 않는 자라 말하느니라. 다시 남은 허물이 있어서 나쁜 뜻을 내나니, 이른바 바른 법을 비방함이니라. 가섭아, 마땅히 이러한 모든 비구에게 불쌍한 마음을 낼지니라. 왜냐하면 그들이 장차 괴로움의 과보를 받기 때문이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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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2903] 쪽 |
어리석은 사람은 저 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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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신하라 자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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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몰래 다른 곳에 나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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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왕의 제령(制令)을 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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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에서 비밀의 말을 전하되
|
'왕의 명령이니 거슬리면 안 된다'고.
|
어리석은 사람이 이곳에서
|
저 살기 위하여 이런 짓 하도다.
|
|
하물며 거룩한 부처는
|
저 수없이 많은 겁(劫) 속에
|
목숨과 몸을 버리고
|
허다한 어려운 일 다 겪었나니.
|
|
이것은 법왕가(法王家)의 하인에게
|
꾸지람이나 벌받음으로서가 아니며
|
또는 이것은 하고 이것은 하지 말라고
|
문책하는 자가 있음도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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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에게 도 닦을 장소며
|
아름다운 진수 성찬이며
|
또는 가장 묘한 의복을
|
이런 것 모두 다 바치었노라.
|
|
부지런히 재물을 구하여
|
계 지니는 이에게 베풀어 주고
|
제 몸에 이바지하거나
|
또한 처자를 위함이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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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 2903] 쪽 |
법대로 머물지 않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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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만 받아 먹고 달아날 뿐
|
다음날 서로 만날 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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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에 잘 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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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나 한데 모이는 곳에서
|
왕의 정사가 어떠니, 도둑의 일 어떠니
|
국경을 지키는 일이 어떠니
|
갖가지의 음식 요리가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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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식·월식에 대한 일이며
|
왕의 사신으로 가고 오는 일이며
|
혹은 '마땅히 이기리라'
|
혹은 '장차 망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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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말할 바 아니언만
|
그들은 항상 이야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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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침상에 누워서
|
밤낮으로 즐겨 잠만 자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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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으론 신도 집에 나가고
|
부자 많은 곳을 찾아서
|
'이 보시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
최상의 보시는 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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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로 찾아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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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 부질없는 이야기로
|
어리석고 게을러 닦지는 않나니
|
마치 노새가 무거운 짐 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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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 2903] 쪽 |
잠자다 꿈꾸는 가운데
|
이런 것 저런 것 본 것을
|
깨어서 남에게 말하며
|
서로 향하여 이야기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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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고 웃지도 말라.
|
네가 장차 좋은 일 있으면
|
이 일이 빨리 이룩되리니
|
다시는 근심 걱정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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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촌·읍에 쏘다니며
|
동작이 볼 모양 없이
|
마치 방정맞은 원숭이가
|
얼굴과 눈을 희번덕거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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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부락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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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을 위하여 설법하면서
|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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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해탈계법을 내버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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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주의 집을 나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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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다소를 따지면서
|
적으면 준 사람 나무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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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안 권속도 훼방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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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서로 만날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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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물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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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물건, 무슨 음식을 얻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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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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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 2903] 쪽 |
대강 말하노니 이러한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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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동안 지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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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익히어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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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 목숨 살려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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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포도술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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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꽃을 서로 다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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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을 치료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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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구하여 병뇌(病惱)를 적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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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백 불이 출현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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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을 어찌할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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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을 바 행을 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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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인과 다를 것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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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을 사랑하고 보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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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인상(人相)을 여의지 못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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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러한 행을 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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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악취에 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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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바른 법을 비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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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괴로움에 불타게 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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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슬기 없는 범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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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인과 다를 것이 무엇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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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든 석사자(釋師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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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實行)을 닦는 성문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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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살리는 인연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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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계라도 헐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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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2903] 쪽 |
슬기로운 이는 밥을 탐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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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무거운 짐이라 생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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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부정한 것이라는 관법[不淨觀]을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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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주의 빚을 돌려 갚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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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의 번뇌를 여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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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을 깨달아 아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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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것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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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르침 가운데 출가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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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이는 법을 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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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한 바 공한 이치[空性]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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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부지런히 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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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것이 모두 다 진실치 않은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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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럽고 슬기로운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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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한 이치를 깨달아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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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마군을 겁나게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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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넉넉히 공양을 녹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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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탐착심을 여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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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한 성품 무너버림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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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로 매우 씩씩한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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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천상의 공양을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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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이 장차 멸하려 할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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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어리석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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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선량한 비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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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자 구하기도 드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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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 2903] 쪽 |
슬기로운 자 마땅히 걱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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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지 않아 자멸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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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낮이고 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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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가 있다고 이야기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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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구호할 이 그 누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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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람 중 높은 이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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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것을 닦아 행하는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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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세상을 떠난 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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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이러한 밀의언(密意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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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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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위없는 바른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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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할 줄을 알지 못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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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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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정진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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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라도 법을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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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지 않아서 못 들을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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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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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3권 |
대보적경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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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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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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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률의회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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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존자 마하 가섭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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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기이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사람들이 이 경을 듣고 세속 여읠 마음을 내지 않사오리까?”
|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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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사법(四法)을 성취하면 이 경을 듣고도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사법이라 함은 게으름이 많은 까닭이며, 지은 업이 다른 때에 과보 받을 것을 깊이 믿지 않는 까닭이며, 또한 큰 지옥을 깊이 믿지 않은 까닭이며, 내가 꼭 죽는다는 것을 살펴 믿지 않는 까닭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사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
가섭아, 다시 중생이 사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사법이라 함은 아이가 젊을 때에는 자기의 힘을 믿으며, 욕락에 탐착하며, 술 마시기를 즐겨하며, 밝은 사유관(思惟觀)을 깨달아 알지 못함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사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
가섭아, 만일 비구가 사법을 성취하면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사법이라 함은 본래 지어온 악업이 이미 성취된 까닭에 바른 법을 훼방하느니라. 이런 비구는 스스로 착하지 못한 이숙(異熟)의 모든 악업을 드러내지 않는 까닭이며, 비구니에게 음욕을 행한 까닭에 그는 화상(和尙)이나 혹은 아사리(阿闍梨)와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는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이런 제자는 스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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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 2903] 쪽 |
따라 배울 적에도 또한 비방하느니라. 들은 것이 적은 자는 질투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을 훼방하느니라. 비구가 이러한 사법을 성취하므로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
가섭아, 만일 한 가지 법이 있으면 사문과 바라문을 얻어 이루리니, 하나라 함은 온갖 법에 마음이 머무름이 없는 것이니라. 이러한 한 가지의 법으로 사문 및 바라문을 이루느니라. 마치 사람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떨어질 적에 대지의 풀·나무·숲이 없다고 하여 오직 허공뿐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숨[出入息]이 곧 막히는 것과 같으니라. 가섭아, 모든 법에 집착한 자도 또한 그러하니라. 만일 눈이란 생각과 또는 눈의 모양[相]에 집착하거나, 귀·코·혀·몸·뜻이란 생각과 뜻이란 모양에 집착하거나, 만일 물질[色]·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에 집착하거나, 정계(淨戒)·다문(多聞)·참괴(慙愧)·경행(經行)·왕래·보리를 얻는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곧 해가 되니 무엇에게 해침이 되는가. 탐냄·성냄·어리석음이 그것이니라.
|
만일 눈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사랑하지 못할 것의 색상(色相)에 집착하는 까닭에 눈의 해침이 되느니라.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못할 것의 모양에 집착하는 까닭에 뜻의 해침이 되느니라. 만일 해를 입으면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 가운데 해침이 되느니라.
|
무엇을 인연하여 해를 입는가. 생각의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무엇을 생각의 집착이라 하는가. '나'라는 생각과 '나의 것'이라는 생각과 계집이란 생각·사내란 생각·지(地)·수(水)·화(火)·풍(風)이란 생각·백골이라는 생각·무너진다는 생각·푸르뎅뎅하고 어혈진 모양의 생각·피가 번지르르한 생각·색깔이 변한 생각·사지가 여의어 흩어진다는 생각·뛰어난 해탈[勝解脫]이라는 생각·저는 조금 뛰어난 해탈을 얻었다는 생각·이는 조금 거룩한 해탈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한량 없는 숙명통[宿住]이 있어 생각을 따라 증득[現證]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내가 생각을 따라 헤아림[想]은 과거와 다르고 현재와 다르지만 '나는 이 과거다, 나는 이 현재다'고 하여 모든 법에 생각을 일으키며, 열반이란 생각·내가 열반을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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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2903] 쪽 |
하는 것이니라.
|
가섭아, 요컨대 집착이란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생각을 일으키어, 공성(空性) 가운데 일체의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다 사문·바라문을 이룩하는 법이 아니며 사문의 행이 아니며 바라문의 행이 아니니라.
|
가섭아, 여래가 말하는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마치 허공과 대지와 같으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끝내 내가 허공이라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사문·바라문은 끝내 내가 사문·바라문이라고 이르지 않느니라.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없애는 것도 아닌 것, 이것이 사문·바라문이 되느니라.
|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밤에 손과 팔을 휘두르고 얼굴과 눈을 흔들면서 말하기를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라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누구를 희롱함이 되느냐?”
|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스스로를 희롱함입니다. 왜냐하면 그 가운데 희롱할 만한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 만일 비구가 아란야(阿蘭若), 혹은 나무 아래 빈집·한데[露地]에 앉아서 이렇게 생각한다. '눈이 무상(無常)하다. 귀·코·혀·몸·뜻이 무상하다'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빛[色]이 무상하다. 소리·냄새·맛·부딪침·법이 또한 무상하다'고. 이 생각을 하고는 '내가 열반에 나아간다'고 하나니 이런 종류는 스스로 수고로울 뿐, 사문의 행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여러 가지 사집(邪執)이 있기 때문이니라. 눈의 상[眼相]을 알고는 그 상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나니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상을 알고는 뜻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느니라.' 만일 3처(處)에서 분별해 알고 믿고는 곧 삼처에 분별을 내느니라. 만일 모든 견해에 분별을 일으키면 어떻게 능히 마음의 통일된 경지[心一境性]를 얻겠느냐?
|
가섭아, 매우 깊은 보리는 들어가기 어렵고 나아가기 어려우며 자량(資糧)을 갖추기 어려우니라. 마음의 통일된 경지란 어떤 것을 말함인가. 널리 찾아보아도 한 법도 얻지 못하나니, 말하자면 눈에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귀·코·혀·몸·뜻에 또한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온갖 법에 다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본성이 이러하여 심성이 나지 않나니 온갖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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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2903] 쪽 |
에 실다운 것을 얻을 것이 없으므로 저 마음을 얻지 못하느니라. 과거·미래·현재에 얻을 것이 없는 까닭이며 조작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것은 조작할 것이 없는 가닭이니 이것을 조작할 수 없는 것이라 이르느니라. 어찌하여 조작할 것이 없다고 하는가. 새 것이나 묵은 것이나 함께 조작할 것이 없는 것을 조작할 것 없다고 이르느니라. 이 가운데 과거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현재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미래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나니 그 마음에 따라 얻을 것이 없는 것, 이것을 마음의 통일된 경지라 하느니라. 이것을 마음의 수(數)에 든다고 하느니라.”
|
가섭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
“미래세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있어서 눈 등의 모양에 집착하여 그것을 없애 버린다고 말하면서 모든 온(蘊) 가운데 물(物)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나니 여래께서는 '온이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꿈이 실로 있다고 말하나니 그 까닭은 세간에서 이 꿈이 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꿈이 없었을진대 우리들이 꿈이란 것이 있다고 표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므로 우리들이 잠자고 꿈꿀 적에 꿈이란 생각을 일으키나이다.”
|
“그렇다. 온에 인연함이 있으므로 꿈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온이 없었을진대 꿈과 같다고 말하지 않으니라. 저 어리석은 사람은 꿈이 실로 있다고 하므로 이 경을 듣고는 비방하리라.
|
그 가운데 비구니 등이 시주 집에서 망령되게 '내가 아라한의 과를 얻었다'하며, 혹은 옅은 지혜로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우바새·우바이 등이 경(經)·율(律)을 들으면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
가섭아, 그때에 만일 어떤 비구가 이십년·삼십년 동안 조용한 절에서 부지런히 공부하다가 불법을 위하여 처음 믿는 우바새 곁에 가서 오직 빈말로 서로 이론하되 공(空)·공(空)을 말하므로 '내가 이미 알았다. 내가 이미 알았다'고 하느니라. 혹 어떤 비구가 이 경을 듣고 서로 향하여 이야기하거든 어떤 사람이 듣고 문득 겁내어 말하기를 '저 재가(在家)나 출가인들은 마땅히 가까이할 것이 아니요, 멀리 여윌 것이다. 그들은 교사(敎師)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알 만한 사람도 서로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하느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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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 2903] 쪽 |
라. 다시 매우 깊은 법을 연설하는 이가 있으면 여러 재가·출가인들에게 버림받고 천히 여김이 되느니라. 왜냐하면 내가 오늘에 거룩한 범행(梵行)을 말하더라도 오히려 아는 자가 적으니 하물며 미래세는 조금 아는 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설법하는 비구 천명 가운데 능히 사실대로 알고 믿어 들어오는 자는 하나도 있기 어려우며, 내지 이천 명이라도 또한 그러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은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나니 하물며 잘 알겠는가.
|
가섭아, 그때에는 재가와 출가인이 같이 교훈을 가볍게 여기느니라. 만일 비구가 부지런히 정진하여 불선법을 줄게 하고 선법을 늘게 하기 위하여 밤과 새벽으로 잠을 많이 줄이고 정진하여 닦으면 다른 사람에게 흉보고 버림받게 되며, 혹 목숨을 끊으며, 이런 경을 헐어 없애리니 법을 지니는 비구도 또한 다 없어지리라. 그 가운데 슬기롭고 물듦 없이 법을 잘 아는 자는 마땅히 깊은 마음으로 공경하여 같이 모여 조용한 절에 머무르리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내가말한 착한 법은
|
제일의와 서로 맞나니
|
온(蘊)은 견실(堅實)함 없어
|
마땅히 꿈과 같다 관찰하라.
|
|
그때의 비구들은
|
투쟁심이 많아서
|
높고 낮음을 가림 없이
|
오직 빈 명목만 있으니라.
|
|
비구가 말하는 것은
|
세속도 그렇게 말하리니
|
이와 같은 교법은
|
도(道)·속(俗)의 말도 같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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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 2903] 쪽 |
비구가 속인에게 말하기를
|
'네가 법 닦는 것이 희유하도다
|
이것을 불보리라 이르나니
|
이미 초지과(初地果)를 발하였다'고.
|
|
그는 마음으로 법을 보았다 하고
|
재가(在家)를 가까이하면
|
그는 비구를 받들어 보시하여
|
최상의 공양을 바치느니라.
|
|
이런 비구의 말과 같이
|
틀림없이 다 참되다 하여
|
그와 더불어 서로 친하여
|
'나도 능히 법을 보았다'하리라.
|
|
그때에 나는 이는
|
보시를 위해 집을 떠나서
|
바른 법에 머물지 않고
|
'보리도'를 헐어 부수리라.
|
|
'나는 너에게 도를 보인 자니
|
나를 친하고 다른 이는 가까이 말라.
|
오래지 않아 너의 얻음도
|
또한 나의 얻음 같으리라'고.
|
|
'이 가장 적정(寂靜)한 지위는
|
너에게만 서로 말할지언정
|
여러 대중에게 말하면
|
나의 교법을 파괴하리라'고.
|
|
|
|
[56 / 2903] 쪽 |
마치 촌락을 겁박(劫迫)하는 도둑이
|
흉험한 마음을 품고
|
모든 국성(國城)과
|
큰 부락을 파괴하듯이.
|
|
비구도 그러하여
|
지혜 없고 어리석음 많아
|
슬기 적으므로 온갖 허물 일으켜
|
목숨에 집착해 자주 육취(六趣)에 드나니.
|
|
내가 말한 바 교법 여의고
|
모든 사견(邪見)에 의지하여
|
이것이 아라한(阿羅漢)이라 말하나니
|
다 증상만(增上慢)을 지님이니라.
|
|
큰 화합중(和合衆)이 모인
|
모든 비구들 앞에서
|
자기의 지혜와 명예를 말하지만
|
그 가운데 하나도 얻기 어려우니라.
|
|
혹 어떤 비구가
|
여실(如實)의 도에 머무르면
|
그를 악지식[惡名聞]이라 비방하며
|
불자 아니라고 말하나니
|
|
법왕(法王)의 큰 보리도
|
그때에 비방을 받나니
|
하늘 무리가 걱정하고 슬퍼하여
|
서로 향하여 눈물을 뿌리며,
|
|
|
|
[57 / 2903] 쪽 |
저 신심(信心)의 하늘에 대하여
|
몸을 스스로 땅에 던지며
|
이 석사자(釋師子)의
|
위없는 법의 수레 쓰러짐을 보고
|
|
'거룩하셔라 부처님이시여
|
장하여라 말씀하신 법문이여
|
기특하셔라 복전승(福田僧)이시여
|
부처님이 사랑하는 아들이로다.
|
|
우리들이 다시는 법왕의
|
말씀하신 법을 듣지 못하고
|
모니(牟尼)께서 이에 열반에 드시매
|
지각 없이 미혹할 뿐이라' 하리.
|
|
지거천(地居天)이 뒤를 이어
|
큰 목소리를 떨치어
|
모든 하늘에게 외치기를
|
'법의 횃불이 장차 꺼지려 하나니,
|
|
너희들이 부처님 법 듣더라도
|
여래를 친근하지 않으면
|
뒤에 하늘[天]·용(龍)의 몸도 잃으리니
|
장차 회한(悔恨)만 품으리.
|
|
무수 겁을 지내시면서
|
나를 위하고 또는 남을 위하여
|
온갖 괴로움 받으시고
|
그제야 비로소 부처되셨네.
|
|
|
|
[58 / 2903] 쪽 |
이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
온갖 중생들 위하시와
|
말씀하신 거룩한 법문이
|
이제는 장차 멸해 버리고.
|
|
외도[矯亂人]만 세상에 나타나서
|
함부로 온갖 죄악을 지어
|
마군의 무리와 악마가
|
제 마음대로 사나운 말하나니,
|
|
아첨하고 간사하며 우둔(愚鈍)한 것이
|
어리석은 중생들을 광혹(誑惑)하나니
|
화를 내거나 안 내거나
|
스승과 그 가르침을 훼방하도다' 하리.
|
|
지거천의 소리를 듣고
|
윗 하늘이 다 슬퍼하며
|
사람과 사왕천이
|
다 근심 걱정을 품도다.
|
|
야차들이 모두 와서
|
아타벌지성에 모이어
|
떨리는 음성을 내면서
|
슬픈 눈물을 흘리도다.
|
|
온갖 보배로 꾸민 천궁(天宮)과
|
성곽의 미묘한 장엄도
|
다 광채를 잃고
|
마치 흙무더기 같으리.
|
|
|
|
[59 / 2903] 쪽 |
'국성(國城)이 옛적과 달라졌구나
|
사랑하고 즐거워할 만하더니
|
이제 보배의 성을 보니
|
잠깐도 즐거울 것 없도다'고.
|
|
모든 하늘이 함께
|
부처님[善逝] 옛 나라에 나아가서
|
발굴러 뛰며 부르짖으며
|
크게 슬픔과 괴로움에 북받쳐
|
|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
모든국성에 나아가 보니
|
참된 법은 다 멸해 버리어
|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네.'
|
|
염부제(閻浮提)에 이르러서
|
법이 죄다 무너짐 보고
|
모든 출가인을 핍박하면서
|
소리 내어 부르짖어 울며
|
|
훌륭한 성(城)이 칠일 동안에
|
어디나 다 빛을 잃고
|
하늘도 또한 칠일 동안에
|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면서
|
|
'슬프도다, 대웅존(大雄尊)이시여,
|
옛적에 친히 받들어 뵈었더니
|
어찌하여 이제 뵈올 수 없고
|
말씀도 또한 사라지셨네.
|
|
|
|
[60 / 2903] 쪽 |
일찍이 사위성(舍衛城)에 계실 적에
|
가서 뵙고 공경했더니
|
이제 그 경계 안에서
|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었네.
|
|
부처님이 앉으시던 숲에는
|
부처님이 일찍이 이곳에서
|
사제(四諦]의 법바퀴 굴리실 적에
|
우리들도 친히 들었었도다.
|
|
세간이 도리어 어두워지며
|
다시 서로 존경치 않으며
|
이미 온갖 죄의 씨 뿌리어
|
삼악취에 떨어지나니
|
|
하늘 무리의 많은 궁전이
|
이제 다 텅 비었으며
|
염부주 모든 중생은
|
그 누가 구제할까?
|
|
부처님이 거니시던 곳도 허물어져 잡초만 우거지고
|
법왕은 이미 가셨으니
|
세간에 즐거울 것 없네' 하리라.
|
|
삼십삼천의 왕 모임에
|
제석이 그 가운데 서서
|
번민하고 걱정하면서
|
높은 소리로 슬퍼하도다.
|
|
|
|
|
[61 / 2903] 쪽 |
모든 도리천의 무리들도
|
손 들어 슬피 애도할 때에
|
듣자니 동산 가운데서
|
뒤따라 다 울었다네.
|
|
이들 하늘 무리가
|
항상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
'슬프도다, 부처님께서
|
언제 다시 법 설하시리.'
|
|
감로(甘露)도 먹으려 않고
|
노래·풍악도 끊어 버리고
|
이러한 모든 하늘이
|
근심 속에서 유월을 지냈네.
|
|
아수라(阿修羅)는 들었다.
|
설법하는 이 없다는 소식을
|
곧 서로 외쳐 부르며
|
군사 일으켜 도리천을 치자고
|
|
염부주 모든 왕들도
|
불법을 허는 이 많아
|
아수라는 하늘과 더불어
|
그때를 타서 서로 싸우네.
|
|
많은 비구와 비구니는
|
악취 가운데 태어나서
|
온갖 고통 모두 받으리.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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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 2903] 쪽 |
재가(在家)도 온갖 죄 짓고
|
우바새·우바이도 금계를 헐고
|
서로서로 악명(惡名)을 날리나니
|
이 까닭에 괴로운 길에 나리.
|
|
여인도 나쁜 짓 하고
|
다 같이 악도에 드나니
|
이런 일 일어날 때에
|
세상 안정치 못하여
|
어떤 때엔 촌락으로 떠돌고
|
혹은 산숲에 숨나니.
|
|
사람 무리가 많은데
|
수명이 짧고 빨라
|
도둑이 일어나고
|
흉년에 굶주림 많네.
|
|
오곡이 여물지 않고
|
황충 등 재앙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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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근(飢饉)의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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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려 목숨이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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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아귀(餓鬼)에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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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맵고 씀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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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과 절에 시주한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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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스님에게 베풀어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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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모든 비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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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나누어 가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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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 2903] 쪽 |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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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통이 일어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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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정근(精勤)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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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뒤돌아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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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중생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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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없는 사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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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짓[業] 이루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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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저 악취에 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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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외우고 말하기를 즐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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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이로부터 늘어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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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슬기로운 마음 닦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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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좋은 곳에 올라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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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지혜로써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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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듯이 배워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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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매이고 얽힘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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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열반에 이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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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正法]이 오래 머물지 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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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굳은 정진(精進)을 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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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미 이렇게 말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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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바른 생각 닦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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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겁(賢劫)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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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겁이 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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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이름도 못 들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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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신락심(信樂心) 낼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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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 2903] 쪽 |
사람이 서로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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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의 괴로움에 핍박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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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와 자식이라도 이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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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 고기를 먹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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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태어난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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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가도 편안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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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집에 잇어도 떨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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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 보고 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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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음의 불구덩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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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슬기로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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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속에 애착심 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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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無明)의 생(生)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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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애욕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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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온(蘊)은 번뇌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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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것 다 놓아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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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리석은 중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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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에 탐착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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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어리석음 여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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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열반을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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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연설할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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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과보를 만나지 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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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루(有漏)의 과(果)의 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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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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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 2903] 쪽 |
온갖 무루(無漏)의 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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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비어 있는 것이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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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하여 본래 굳건함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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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재빨리 깨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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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만일 어떤 비구나 혹 어떤 중생이 능히 이 제일법을 성취하여 무루법(無漏法)을 구하는 이는 마땅히 이런 말을 하느니라. '온갖 법에 마음의 머무름이 없다.'
|
다시 가섭아, 보살이 마땅히 굳게 닦아 익힐지니라. 어떤 것을 '굳음'이라 하며 어떤 것을 '닦아 익힘'이라 하느냐? '굳음'이라 함은 말하자면 '굳은 마음·굳은 정진'이니라.
|
어떤 것을 '굳은 마음'이라 하는가. 보살이 생각하되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공양한 연후에 한 생각 마음을 내어서 불도를 구하리라. 다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을 지나서 한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니라. 왜냐하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마음을 일으킨 때문이다. 한 번 사람의 몸을 얻으며 이렇게 항하 모래수처럼 많은 사람의 몸으로 비로소 한 구(句)의 법문을 얻어 들은 지혜 광명(智慧光明)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큰 이익을 지으리라'고, 마땅히 이와 같은 굳은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
또 '갖가지의 방편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거두어 잡아들이며 갖가지의 고행으로 그 지혜 얻기를 희구(希求)하고 갖가지의 고행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나니 다시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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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비유를 들겠노라.이런 비유로 말미암아 슬기로운 사람은 능히 그 말뜻을 깨닫느니라. '이러한 갖가지의 행하기 어려운 고행으로 능히 보리를 얻는다면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마땅히 쉬지 않고 닦으리라. 만일 항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쉬지 않고 닦으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라'고. 마땅히 이러한 굳은 마음을 일으킴으로써 큰 세력이 되어 정책을 삼아서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놓아버리지 않느니라. 이러한 굳은 마음을 발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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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만일 보살이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자는 어떻게 거두어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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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 2903] 쪽 |
말하자면 옳은 이치[處]에 취하지 않으며 이치 아닌 데[非處]도 취하지 않느니라. 어찌하여 옳은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하지 않는가. 만일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함이 있으면 위없는 깨침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니 옳은 이치와 이치 아닌 데에 취하지 않으므로 빨리 위없는 정등각(正等覺)을 얻느니라.
|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보배를 가져 보시하는 것과 만일 이러한 경전에 여래가 말한 바를 보리에 수순하여 받아 지니고 믿음으로써 머무르면 그 복이 저것보다 갑절이나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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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보살이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지만 굳은 마음이란 생각도 지니지 않으니, 수행이 쉼이 없느니라.
|
말한 바 '닦아 익힘'이라는 수행에는 몇 가지가 있느냐? 약간의 수행법이 있느니라. 만일 한 생각이라도 일으키면 능히 알아 깨치지 못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저 법은 표시할 수 없는 까닭이니라. 그러나 이 가장 거룩한 법은 말하자면 견고(堅固)한 심성(心性)이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마음 없는 데서 마음을 일으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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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큰 두려움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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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응당 이룰 것도 이루지 못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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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어찌하여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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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심사(尋伺)를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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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가에 머물러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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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을 비방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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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를 얻지 못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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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게으름뱅이의 마음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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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참모습이 아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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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모두를 의심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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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성문(聲聞)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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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 2903] 쪽 |
닦지는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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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되기를 바라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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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말만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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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安樂)의 과보 이룩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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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즐거워하는 마음 지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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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넓고 큰 법[廣大法]을 이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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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마음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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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결과를 얻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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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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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다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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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기특한 줄을 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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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되고자 닦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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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모든 부처님을 친근·공양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내가 장차 여래·응공(應供)·정등각을 얻으리라'고 예언할 수 있으리라.
|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닦는 법이 있으면 능히 보리에 유익하리라. 세가지라 함은 온갖 지혜를 위하므로 깊이 애락심(愛樂心)을 내며. 본래의 하던 짓에 떨어지지 않으며.굳게 오계(五戒)를 지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능히 여섯 가지의 법을 이루리라. 어떤 것이 여섯이냐? 말하자면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 나는 곳마다 벙어리나 어눌하거나 귀머거리가 되지 않고 총명한 것, 몸이 단정하고 속히 깊은 믿음을 얻는 것, 매우 깊은 법에 두려운 마음을 내지 않은 것, 법을 듣는 대로 힘들지 않게 잘 받아 지니는 것, 능히 알아 깨달아도 재빨리 물러남 없는 지위를 얻는 것이니라. 이 육법에서 마땅히 다섯 가지 장애에 굴려짐을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 장애라 함은 말하자면 이간질·거짓말·성냄·질투심·탐욕, 이러한 오법이 장애의 굴려짐이 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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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2903] 쪽 |
다시 세 가지의 법을 마땅히 닦아 행할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말하자면 항상 마음을 일으켜 집을 떠나고자 하는 것이며, 계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존중하고 공경하며, 외도로서 설법을 하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마땅히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 만일 배운다면 썩은 풀[腐草]을 짊어진 것 같으니라. 왜냐하면 불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것을 짊어진다면 곧 집착이 되나니 저 바보와 같은 것이니라. 이러므로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라.
|
다시 가섭아, 보살이 또 세 가지의 법을 받아 배울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항상 모든 부처님께 수순하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고 스스로 부지런히 수행하며, 저 중생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닦아 배울지니라.
|
다시 세 가지의 법을 친근할지니라.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남을 내질[捶打]하지 않으며, 남을 훼방하여 업신여기지 않으며, 공포심을 가진 이에게 두려움 없는 힘을 베푸는 것이니라.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친근할지니라.”
|
그때에 세존게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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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열(下劣)한 사람 친하지 말고
|
정직치 못한 이 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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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즉시 멀리 여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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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독사를 피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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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따라 배우지 말고
|
예경도 말고 멀리 여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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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나운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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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떼 속에 있는 것을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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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에 집착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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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같이 악한 길에 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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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공(空)의 법 듣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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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 2903] 쪽 |
마땅히 애락심 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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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법을 즐기는 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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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존경심 일으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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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듣는 길을 넓혀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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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지혜의 마음 내게 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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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보리(普提)를 친근하는 이에게
|
중생은 마땅히 경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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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그 가르침 받으면
|
얼른 모든 착한 뿌리를 내게 되리.
|
|
지혜의 마음 길러 내기를
|
연꽃이 물에 나 있듯이
|
들을 만한 법을 많이 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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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날 선(善)은 얼른 불어나리.
|
|
지혜의 마음을 길러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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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온갖 번뇌 끊으며
|
큰 위덕 두려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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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혜로 정근(精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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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는
|
자기의 이익을 더 충실하여
|
세속에 있더라도 마땅히
|
남 매질하는 일 버릴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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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세우고 보리 구하며
|
불법에 물러감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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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2903] 쪽 |
병 없고 단정한 모습
|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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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자비로운 마음 닦아 익히면
|
모든 악도 놓아 버리고
|
삼십삼천 위에 태어나
|
오욕(五欲)으로 스스로 즐기라.
|
|
하늘에서 목숨이 다하여도
|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짐 없고
|
이 인간에 태어나되
|
늘 호귀한 종족의 집
|
|
몸과 얼굴이 단정하여
|
사람들이 허물함이 없으며
|
하늘·용이 수호할 것이며
|
법을 따라 올바로 수행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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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곳에 태어나서
|
사람들이 애중히 여길세라
|
잘 때에도 안온히 잠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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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도 마음 또한 편안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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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항상 옹호할세라
|
끝내 공포심 없나니
|
이 넓고 큰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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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거룩한 모습 있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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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거나 혹 집을 나가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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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 2903] 쪽 |
다시 큰 요익(饒益)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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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의 착한 뿌리[善根]를
|
개발시키고 억념(憶念]케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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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는 자에게 안온을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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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과에 달려 나아가게 하여
|
다른 신이나 하늘 섬기지 않나니
|
오직 온갖 지혜를 내어 놓고는
|
|
이 사람은 정도를 얻어
|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리.
|
이러한 모든 착한 뿌리로
|
삼악도를 놓아 버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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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얻고 삼명(三明)을 얻어
|
삼학(三學)을 잘 배우면
|
지은 공덕과 같이
|
그에게 으레 경례하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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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중생의 어른이 되어
|
사람들이 모두 경례하나니
|
여래를 예경하는 자는
|
무리 가운데 최상이 되리.
|
|
재가 불자의 위치에서
|
만일 보리심을 일으킨다면
|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노니
|
너와 함께 들을지니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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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 / 2903] 쪽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할지니라.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마땅히 세간의 유희와 방일과 서로 물건을 주고받는 것이며 좋은 날과 길한 때를 선택하는 일을 여의며, 항상 청렴하여 많이 받아들이는 것을 여의며, 다시 정진하여 배움을 닦고 많이 들을지니 보살이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할지니라.
|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으니 마땅히 받아 수행할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설법자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 마땅히 설법하는 사람을 권청하는 것, 항상 등촉을 밝히는 것이니, 이 세 가지의 행을 닦을지니라.
|
다시 가섭아, 세 가지 짓을 끝내 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세 가지라 함은 그 어머니가 바른 법을 듣거나 비구를 보는 것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아내가 비구를 보거나 바른 법 듣는 것을 가로막지 말것이며, 그 아내에게 길 아닌[非路] 데를 범하게 하지 말지니라. 이러한 세 가지 법을 끝내 하지 않을 것이니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곧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항상 깨끗한 신심으로
|
등불을 밝혀 빛나게 하면
|
그 과보로 티끌이 없어
|
깨끗한 부처눈 얻으리로다.
|
|
이 눈으로 말미암아
|
알아야 할 모든 법 깨달아 알고
|
만일 알 것을 깨달아 알면
|
과거의 법도 알게 되리라.
|
|
현재를 아는 것도 또한 그러나
|
미래는 분별치 않나니
|
세 가지의 모습이 없지만
|
|
|
|
[73 / 2903] 쪽 |
이에 세 가지 모습이 있도다.
|
|
이 제삼의 모습 놓아 버리면
|
상(相) 있는 것 곧 무상(無相)이라 이름하리.
|
부처님 말씀하신 모든 감관[根]이
|
다 같이 일의(一義)가 되나니
|
|
그러나 법은 근본이 없건만
|
이곳에 분별을 일으키므로
|
미묘한 보리를 잃게 되나니
|
깨끗이 부처눈 닦은 뒤에는
|
눈앞에서 온갖 법 증득하리니
|
이 글[句]이 곧 보리의 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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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열어 보인 바와 같이
|
법은 능히 보일 것이 없으며
|
또한 능히 헐 수도 없나니
|
모든 법이 허공과 같은 것.
|
|
이러므로 열어 보이어
|
길잡이[導師]가 이 뜻을 펴나니
|
재가(在家)을 위하여
|
'항상 등촉을 밝히면
|
부처눈 얻어 깨달아 알고
|
저 설법을 방해 말라'고
|
|
부처님의 가르침은
|
끝내 삼악도에 가지 않고
|
장님의 과보 받지 않으며
|
|
|
|
[74 / 2903] 쪽 |
능히 항상 남에게 권하여
|
최승(最勝)의 교법 드날리면
|
이 착한 뿌리의 힘으로
|
최상의 법바퀴 굴리게 되리.
|
|
만일 사람이 그 어머니에게
|
법 배우기를 방해하면
|
못생긴 여인의 몸 받고
|
장님·꼽추로 죄보가 많으리.
|
|
온갖 빛깔 보지 못하고
|
또한 소리도 듣지 못하며
|
캄캄한 곳에 머물게 되나니
|
마치 박쥐 족속과 같이
|
|
아내에게 질투심 내어
|
법 듣는 일을 방해하면
|
이곳에서 빨리 목숨이 끊어져서
|
가장 못난 여인 몸 되어.
|
|
노랑 터럭에 퍼런 눈동자
|
그렇지 않으면 소경되거나
|
절름발에 독한 마음 품고
|
귀머리거리에 수다스런 이버릇
|
|
이런 종류의 처소에서
|
온갖 나쁜 몸 받고서
|
항상 욕정의 인연으로
|
남편에게 질투심 내나니.
|
|
|
|
[75 / 2903] 쪽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만일 남에게 물건을 베풀 적에 설사 적은 우유 등이나 혹 베풀기 어려운 많은 물건이 있을지라도 주인이 청하지 않거든 베풀지 말지니라.
|
남이 집을 나가겠다거든 그것을 만류하지 말고 출가하지 않은 자는 마땅히 권유하여 출가케 하지 말지니라. 여래의 탑묘(塔廟)를 건립함을 보거든 마땅히 도와 주되 그 때문에 재물을 취하지 말지니라. 이러한 세 가지 법은 재가 보살이 마땅히 하지 말지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남에게 공덕재(功德財)를 베풀거든
|
이치 아닌 데는 주지 말지니라.
|
무거운 것은 곧 죄를 얻나니
|
베푸는 것을 못 막는 때문,
|
|
신자가 나와서 베푸는 앞에
|
합장하고 엄연히 서라.
|
그 가운데 심부름꾼이 적어서
|
스님의 일 돕고자 하거든
|
마땅히 시주에게 말하라.
|
모자라는 힘 돕도록 하라고.
|
|
음료[水獎]며 국거리거나
|
나머지 가벼운 물건이라도
|
시주의 마음 어기게 되면
|
남의 원망을 사게 되리니,
|
|
만일 출가하려는 자 있거든
|
혹 자식이거나 친속이거나
|
보살은 마땅히 그에게
|
|
|
|
[76 / 2903] 쪽 |
붙들어 말리지 말지니라.
|
|
원컨대 중생들 안락하기를
|
원컨대 열반을 증득하기를
|
나의 좋은 뜻 흔연스럽게
|
원컨대 위없는 법[無上法] 말하기를.
|
|
그 허물을 알고는
|
다시는 제 몸 더럽히지 않으리.
|
길이 캄캄한 밤에 슬퍼함은
|
번뇌의 악마에 물들기 때문.
|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일을 마땅히 행하지 말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사내나 계집을 판매하지 말며, 또 남에게 독약을 주지 말며, 만일 그런 짓하는 자가 있거든 친근하지 말지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사내를 팔거나
|
또한 계집을 팔지 말라.
|
독한 약을 남 주지 말며
|
그런 자를 보거든 멀리 여의라.
|
|
중생을 괴롭게 한 까닭에
|
모든 하늘이 꾸짖나니
|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
근심의 화살 맞아 다치리.
|
|
긴 밤에 시름 쌓이고
|
온갖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며
|
|
|
|
[77 / 2903] 쪽 |
또한 단명하리니
|
그런 짓 하지 말지니라.
|
|
이 허물과 저 허물도
|
나는 다 그 원인 밝게 아나니
|
이제 모든 보살들 위하여
|
대강 그 일부를 말하였노라.
|
|
“다시 가섭아, 제가 보살이 세 가지의 마땅히 하지 않을 짓이 있으니, 세 가지라 함은 음녀(淫女)의 집에 들어가지 말며, 중매꾼을 친하지 말며, 도살장 부근에 머물지 말지니, 이러한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지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음녀의 집에 이르지 말라.
|
부정한 음행을 업으로 하나니
|
세상 사람의 비난을 받으리라.
|
하천한 사람을 가까이한 까닭에.
|
|
존자가 만일 그것을 알면
|
당장에 흉보고 나무라리니
|
병 얻어 몸 해치니
|
그로 인하여 목숨이 마치리.
|
|
사내와 계집 중매하는 자
|
그런 이는 마땅히 가까이 말라.
|
남의 딸 꼬여 결혼시키는 이
|
가까이하면 비난 받으리.
|
|
소·돼지 잡는 백정의 집에
|
|
|
|
[78 / 2903] 쪽 |
또한 마땅히 나아가지 말라.
|
보살·선지식 그 누구든지
|
다들 그에게 칭찬 않으리.
|
|
이러한 깊은 허물과 걱정
|
여래가 다 잘 알고는
|
부정(不正)한 행자를 위하여
|
실답게 내 이제 말하노라.
|
|
세존의 가르침을
|
제자는 능히 알아
|
이 사람 부처님 앞에
|
제 갈 곳 능히 찾아 나가리.
|
|
중생들이 성도(聖道)에 머무른다면
|
재빨리 열반에 이르게 되리.
|
부처는 이 사람 위할 것이요
|
악행자(惡行者) 위하여 말함은 아니라.
|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할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집에 머물러 있어 자기 신명을 관찰하되 손님[過客]과 같이 생각하며, 이미 베푼 물건에 쌓아 놓은 생각을 일으키고 베풀지 않는 것은 멀리하며 나를 여의기 백 유순이나 된 듯이 생각하며, 처자를 위하여 쌓아 두려는 생각을 하지 말지니, 재가 보살이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할지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죽는다는 생각을 항상 닦으라.
|
내 목숨 멀지 않아 사라지리.
|
쌓아 놓은 재물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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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 2903] 쪽 |
유익하게 써서 실다움을 취하라.
|
|
재물은 처자를 위함도 아니요
|
또한 제 몸을 위함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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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무너짐 없는 금강신(金剛身)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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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의 재산 얻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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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불도를 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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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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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요익의 문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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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온갖 손해 만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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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이들이 희롱하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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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맛봄은 배 부르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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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맛[法味]이 아직 짙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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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더라도 도를 감당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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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을 닦되 용맹스럽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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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가기가 까마득히 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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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포교[弘揚]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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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가는 법[究竟法]이라 이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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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내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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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법문을 말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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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능히 알아 깨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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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지혜라 이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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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잘 관찰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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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에 싫증을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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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2903] 쪽 |
항상 바로 생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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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나를 대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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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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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라 함은 부모가 믿지 않거든 잘 권하여 믿게 하며, 부모가 계를 헐거든 잘 권고하여 계를 지니게 하며, 부모가 간탐하거든 잘 권고하여 버리게 하고,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찬탄하며 남을 위하여 설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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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첫째로 무상보리에서 물러남 없게 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공양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알아서 공양할 것을 공양하고 하지 않을 것은 공양하지 않을지니라. 그러나 그곳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느니라. 이러한 제이법을 성취하므로 무상보리에 물러남 없게 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부지런히 재물을 쌓아 허비하지 아니하고 잘 보호하여 함부로 남에게 주지 않고 값 있게 쓰되 정계(淨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과 여러 중생에게 평등하게 보시하며, 같은 도반(道伴)에게 잘 도와 주느니라. 이렇게 제삼법을 성취하므로 무상보리에 물러남 없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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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슴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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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재가한 보살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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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리를 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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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의 근본 지혜를 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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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최상각(最上覺)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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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아버지나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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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지혜로 믿음이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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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해 믿는 마음 나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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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하여금 거룩한 법에 머물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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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탐심 버리고 계에 머물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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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 2903] 쪽 |
슬기롭지 못하면 슬기롭게 가르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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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렇게 권고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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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거룩한 법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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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돌아다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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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자를 널리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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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보시로 사람을 가르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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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말미암아 지혜를 더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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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를 범한 이를 계에 머물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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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없는 이를 믿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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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지 못한 이를 슬기롭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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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 물러남 없음 얻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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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구로서 슬기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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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지니고 들음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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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하고 친근히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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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서 법을 물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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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자는 이 법으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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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 물러남 없음을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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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거룩한 덕을 지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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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음 많고 지혜를 갖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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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할 만한 선지식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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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베어서 베풀 만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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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신심(信心)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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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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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없고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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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 2903] 쪽 |
커다란 보리심 낼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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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하여 큰 일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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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이익을 얻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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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미묘한 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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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득하기가 어렵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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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또한 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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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익됨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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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을 여의려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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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더욱 불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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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부지런히 쌓아 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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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생활 도구와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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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지니는 이에게 베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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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저축한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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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자 다른 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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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이 또한 헛된 말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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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으로 이룩된 보시의 공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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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아 여래과(如來果) 얻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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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지니는 사람끼리 화합해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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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럽게 자비심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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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로 중생 거두어 들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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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후가 다름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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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최상의 보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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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바라는 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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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 2903] 쪽 |
금이나 혹은 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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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대로 보시하지 않음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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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럽게 일체에 베풀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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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세부터 닦아 온 단바라밀(檀波羅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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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승(最上乘)의 깊고도 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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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부처의 도 구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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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답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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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천상·인간 공양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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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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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생을 공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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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럽게 법을 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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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써 능히 법을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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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게 거룩한 도[勝道] 밟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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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리를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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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성문승(聲聞乘)에서 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이에 어떤 한 무리[一類]가 삼악도를 겁내면서 큰 보리에 무거운 짐이라는 압박감을 일으키며, 이미 모아 온 착한 뿌리를 오롯이 생각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다음에 장애됨이 있으면 곧 괴롭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이것이 첫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
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보시를 행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지 아니하고, 설사 보시를 행하고는 문득 후회하며 다시 불지혜에 회향(回向)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둘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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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많이 듣기를 구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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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 2903] 쪽 |
변변치 않은 착한 뿌리로 빨리 열반에 들게 되나니, 이것이 셋째로 보리를 잃고 빨리 성문승에 나아가서 열반에 드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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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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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심을 일으킨 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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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보살의 도 따르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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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승(佛乘)을 잃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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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도에 들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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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를 믿지 않은 마음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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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마음으로 얻을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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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없고 간탐심 지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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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장애됨 있으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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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알고 정계(淨戒)에 머무르며
|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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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를 얻어 어렵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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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업을 짓는 것도 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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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하는 것도 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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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마음이 진실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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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공덕탑 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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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세 가지 성문법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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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큰 보리에 나아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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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높은 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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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공양 받을 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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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보리를 잃어 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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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 2903] 쪽 |
고 독각승(獨覺乘)에서 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어떤 한 무리가 비록 큰 보리심을 냈더라도 법에 인색하거나, 다시 어떤 한 무리가 고용한 각(覺)·관(觀)에 탐착하거나, 또한 세간의 길상(吉相)·흉상(凶相)을 취하며 또 어떤 한 무리가 보리심을 냈더라도 게으름으로 능히 보리 부분법[菩提分法]을 두루 구하지 못하나니, 이 세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낱낱이 다 보리를 잃어버리고 저 독각승에서 열반에 드느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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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 법에 인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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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가르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
독각(獨覺)의 도를 얻을지언정
|
최상의 도는 잃어버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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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가지 뜻으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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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움 잃고 온갖 고통 생기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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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따라 수행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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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도를 의혹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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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법을 생각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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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한 데 나가고 흉한 것 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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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바른 믿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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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버린 바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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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한마음으로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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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히 보리에 향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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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이나 하늘에 절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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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부처님 탐묘를 제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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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깨끗한 신심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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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 / 2903] 쪽 |
다른 하늘을 섬기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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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최상이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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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하늘 가운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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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보리를 즐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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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늘을 섬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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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곳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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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과 기력[色力]을 다 갖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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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흑인(黑人)의 몸을 받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여래의 탑에서 그 등불을 가져가거나, 남과 송사하여 화내고 원한 품거나, 다른 검은 사람에게 자기와 관계 없는 일로 부질없이 흉보고 나무람이니라. 이 세 가지로 말미암아 검은 몸을 받아 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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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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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에다 등불을 밝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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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등불을 가져다 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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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이 검고 어둡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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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까마귀의 터럭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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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람을 흉보고 나무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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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고 네 몸은 검다'고
|
이렇게 남을 업신여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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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 검게 받아 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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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말을 잘 조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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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짓 끝내 잘못됨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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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지은 바 업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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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업의 그릇대로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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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 2903] 쪽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공장 집[工匠家]에 나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보살이 자신은 능히 오계를 지니는데 만일 친척이 먼 곳에서 와서 더불어 술을 마시거나, 혹 남을 권하여 술을 마시게 하면 장차 저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일법이라 하느니라.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스스로 범행(梵行)을 닦으면서 남을 중매하여 음욕을 행하면 이런 것을 많이 쌓음으로 말미암아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이법이라 하느니라.
|
다시 가섭아, 다른 사람이 부지런히 경전을 읽고 외우는 것을 보고서는 집안에서 무슨 큰 일을 한다고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또한 읽고 외우는 일을 그만두고 내가 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나니, 이런 업연(業緣)을 쌓아 오므로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삼법이라 하느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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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남에게 권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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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친속에게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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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고 미치게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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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 요어장(饒語匠)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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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바늘 만들 줄 모르고
|
다른 기술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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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앉아 손을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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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앞에서 풀무만 돌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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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능히 범행을 닦더라도
|
남을 위하여 음행을 칭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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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이 과보 받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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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요어장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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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과 바늘은 만들 줄 모르고
|
풀무도 또한 돌리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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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 2903] 쪽 |
오직 긴 쇠망치만 휘둘러
|
방치돌 앞에 쇠를 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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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하여금 파계케 하면
|
이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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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공장 집에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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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이 미련하고 우둔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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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풀무도 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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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쇠망치도 보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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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업보가 그렇게 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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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기물들만 부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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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아, 그 뜻을 잘 방어하고
|
그 말도 잘 보호하여
|
언제나 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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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선법 가르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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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바퀴 도는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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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욕으로 인하여 더 생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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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법은 부지런히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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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선법은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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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취하므로 찰리[刹帝利] 호족(豪族)의 집에 태어나서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존경하며, 총명하고 재주 있어 게으름이 없나니, 세 가지라 함은 처음 보는 사문·바라문을 만나더라도 곧 신심을 내며, 공양·예경하여 복밭[福田]이라 말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맞이하여 의복·음식·와구(臥具)·의약의 일체 수용품을 공급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제일법을 성취하면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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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 / 2903] 쪽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굳게 서원을 세우고 말과 같이 수행하며 마침내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 이러한 제이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구족계(具足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공양을 드릴 적에 능히 굳은 신심을 가지나니, 이러한 제삼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리라.”
|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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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기로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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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지니고 널리 아는 이 보거든
|
마땅히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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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청하여 맞이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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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청하여 맞이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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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공양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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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증 내거나 뉘우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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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것이 아낌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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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신심의 견고(堅固)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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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가까이 모시는 이[親近侍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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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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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기 어려운 도 빨리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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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깊은 신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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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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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슬기로운 이의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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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를 얻기 어렵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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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도를 위하여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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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 2903] 쪽 |
가장 깨끗한 재물을 받아
|
수승하고 묘한 법을 희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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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열반을 증득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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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호족 가운데 태어나서
|
얼굴이 매우 단정하고
|
가장 좋은 의복을 입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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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
|
부처님의 칭찬하심과 같이
|
최상승을 닦아 행하여
|
불승(佛乘)의 맑고 시원한
|
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
|
이것이 가장 거룩한 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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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은 업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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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보도 또한 그에 맞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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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백·억 겁을 지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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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은 끝내 무너지지 않으리.
|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성취하여 착한 뿌리를 심으면 무상보리를 증득하기까지 끝내 세속의 오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재가 보살이 오계를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향하여 오욕락을 찬양하지 않으며,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하되 여인을 부리지 않으며, 마음 먹기를 '내가 이제부터 일체 여인을 친근하지 않고 무상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오욕락을 받지 않으리라'고 하느니라. 이러한 제일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오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이런 경을 듣고는 깊은 믿음을 내어 열반의 도에 나아가기를 구하느니라. 비록 이런 가르침을 받아 지니더라도 숨겨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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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 2903] 쪽 |
는 일을 하지 않고 능히 연설하거나 칭찬하면 사람이 듣고는 곧 온갖 나쁜 짓 하는 것을 여의게 되리니, 이 착한 뿌리로 걸림 없는 변재를 얻으며 집착 없는 변재를 얻으리라. 혹 현세에서나 또 숨이 질 적에 부처님을 뵙게 되며 목숨이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나면 현세에서나 또 숨이 질 적에 부처님을 뵙게 되며 목숨이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나면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러한 제이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오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의 온갖 착한 뿌리를 다 무상보리에 돌리고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부딪침[觸]·법(法)과 재보와 높은 지위 등을 즐기지 않으며, 권속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하염없는 마음·하염없는 과보로 재빨리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러한 제삼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오욕을 받지 않느니라.”
|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재가 보살로서 오계를 닦되
|
굳게 지키고 잘 보호하여
|
여인을 가까이 말고
|
그리고 싫증을 낼지니라.
|
|
이러한 법문을
|
부지런히 구하여 싫증냄 없이
|
나쁜 짓 하는 곳일랑
|
재빨리 놓아 버리라.
|
|
온갖 착한 법을
|
다 보리에 돌리어
|
이 착한 뿌리로써
|
재빨리 오욕락 여의리.
|
|
|
|
|
[92 / 2903] 쪽 |
항상 훌륭한 지식을 쌓아
|
중생 위하여 법을 설하여
|
대자심(大慈心)을 일으키어
|
무상보리를 구하게 하라.
|
|
이러므로 이 법문 듣고
|
마땅히 착한 마음 내어
|
오욕락에 가까이 말고
|
재빨리 법바퀴를 굴리기를.
|
|
그때에 가섭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
“이제 이 경전을 무엇이라 부르며 우리들이 이제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
“이 경은 '삼률의를 말함'이라고 부를 것이며, 또한 '보리금계를 선설함'이라 부를 것이며, 또한 '같이 온갖 법에 들어감'이라고 부를 것이니라.”
|
부처님이 이 경을 말씀하시니 존자 마하 가섭과 모든 대중이며 일체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
|
[93 / 2903] 쪽 |
|
|
대보적경 제4권 |
대보적경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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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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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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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변장엄회(無邊莊嚴會)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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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상다라니품(無上陀羅尼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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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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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가란타 대숲 절에서 큰 비구들과 한량없는 보살과 함게 계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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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보살은 다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다른 부처님 나라에서 와 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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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대중에게 둘러싸이어 공양·공경을 받으시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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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가운데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무변장엄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 어째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합장하고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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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한 가지 의심이 있사와 묻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허락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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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은 무변장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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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여래(如來)·응(應)·정등각(正等覺)에게 네가 묻고 싶은 대로 물어라. 너의 의심을 따라 해설하여 너를 기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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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무변장엄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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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끝없는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정진의 갑주(甲冑)를 입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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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 2903] 쪽 |
든 보살들의 큰 방편선교(方便善巧)의 경지를 구하는 자, 끝없는 지혜선교를 구하는 자, 결정적인 큰 지혜를 처음 열어 깨달은 자, 보리의 도에 이미 편히 머무른 자 등 이러한 여러 보살을 위하여 제가 여래께 묻자오며, 또한 중생들을 이락(利樂)케 하기 위한 마음 비교할 데 없으며, 모든 법 청청 지의(智義)의 매우 깊은 큰 지혜방편[大智方便]을 사유(思惟)하며, 간택하여 무량의(無量義)를 잘 결정하는 힘을 얻으며, 큰 사자좌(獅子座)를 구하여 일체 사자좌에 오르고자 하며, 처음 발심으로부터 용맹 정진하여 물러남이 없는 데 이르러서 말씨[言詞]가 교묘하고 정진을 쌓아 모으려고 갑주를 입은 자등 이러한 모든 보살을 위하여 여래께 묻자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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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보살이 저 중생에게 생사를 뛰어넘어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하고자 하거나 다시 걸림 없고 두려움 없는 경지를 구하여 두려움 없는 가운데 머물러서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법을 연설하되 교묘하게 분별하여 보태지도 줄이지도 않게 하며, 또 모든 법 본래의 자성을 여실히 드날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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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다시 어떤 보살은 비교할 데 없는 마음·가장 거룩한 마음·위없는 마음에 달려 들어가서 자재를 얻으므로 이런 것들을 위하여 여래께 묻자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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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중생이 자연지(自然智)와 무사지(無師智)를 구하여 무명(無明)의 껍질을 깨뜨리고 인간·천상을 뛰어넘어 가장 거룩함이 되며, 혹은 일체 세간을 이락(利樂)케 하기를 희망하여 큰 지혜, 두려움 없는 힘을 구하고자 함에 자연지를 제하고는 끝없는 지견(知見)의 선교(善巧)를 보이고자 하며, 한량없는 결정법(決定法)을 설하려 함에 지혜의 빛으로 세간천상·인간을 비추고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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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중생의 낙욕(樂欲)을 위하여 위없고 걸림 없는 지혜방편을 열어 보이어 마침내 청정한 지견을 구하여 온갖 지혜선교의 경지를 구하려 하는 자가 있나이다. 제가 이제 그 모든 보살을 위하여 여래께 묻고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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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보살이 이 경지에 머물러서는 재빨리 여래지(如來地)를 원만히 성취하며, 또는 능히 생각할 수 없는 방편선교의 바라밀다를 증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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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 2903] 쪽 |
적은 노력으로 중생을 위하여 눈앞에서 능히 이러한 지혜를 얻어서 중생으로 하여금 악법을 내버리고 선법을 자라나게 하여 보리도와 부처의 성품을 보게 하며 또한 능히 한량없는 중생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하여 다물러나지 않게 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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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저 보살들에게 능히 깨달음의 길을 열어서 불법가운데 마음을 기쁘게 하려고 제가 이들을 위하여 여래께 묻자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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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여러 보살이 이미 다모이었사오니 미묘한 법을 말씀하실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바라옵건대 여래께옵서 이러한 법문을 열어 보이시어 연설하시와 모든 보살에게 맡겨 주시와, 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원과 일생보처가 지는 바 착한 뿌리를 성취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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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러한 미묘한 다라니문을 여래께서 수시로 가르쳐주시와 모든 보살로 하여금 능히 무량한 법문의 이취(理趣)를 지니어 선교로 결정하고 말씀으로 의리(義理)를 연설케 하옵시며, 다시 장차 보리를 증득할 것을 지원하여 끝없는 큰 신통업에 머무르며, 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선교지(善巧智)를 거두어 잡아 지니게 하오리니 오직 바라옵건대 이러한 법문을 열어 보이시어 중생들이 보리도를 증득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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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지나간 먼 세상에 이미 넓은 서원을 발하시와 수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불지와 자연지에 머물게 하셨사오니, 이러한 다라니문을 연설하시와 보살들이 착한 뿌리를 성취케 하시며 또한 여래의 위신력으로 위없고 생각할 수 없는 원을 힘입게[加持]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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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여래 정등각께서는 이미 한량없는 방편선교를 증득하시와 생각할 수 없는 경지를 얻으시고, 두려움 없는 경지에 머무르시와 모든 중생이 뜻으로 좋아하는 성품의 차별을 잘 아시며 한량없는 겁에 깨달음의 지혜를 쌓으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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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대중이 여래를 우러러뵈옵기 잠깐도 끊임 없사오며 온갖 지혜의 지혜와 또한 법장(法藏)에 오래 게으르지 않고 마음에 싫증이 없이 여래의 결정의(決定義)를 듣고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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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온갖 지혜의 경계에 조용히 머무르시와 다 이미 이 모든 보살의 원과 발심·수행[發趣]을 아시고 선교방편이 성숙하셨나이다. 세존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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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이 모든 법문·다라니문·원만한 구의(句義)와 온갖 법의 결정선교, 이러한 법문을 여래께서 말씀하시와 아직 성숙되지 못한 모든 보살을 다 성숙케 하시면, 이미 성숙한 이는 속히 신통과 온갖 지혜와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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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들이 부정지(不定智)에 머물렀다면 이 보살들이 이 법을 듣고는 온갖 지혜의 경계를 성취하게 하여지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인연으로 감히 큰 물음을 여쭙나이다. 바라옵건대 큰자비와 위력으로 모든 보살을 가피(加被)하시고 수호하시와 이러한 법을 말씀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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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뒤 말세에 쟁론(諍論)이 일어날 때에 자기 주장에 집착된 중생이 서로서로 해치고 삼독이 부쩍 늘어 바른 법을 허물 때에, 모든 보살들은 그때에 큰 자비로 이 일을 견디어 참고 이 법을 유포하여 쟁론이 없게 하옵소서. 무쟁(無諍)의 법에 순응하므로 곧 능히 대자대비를 거두어 지니오면 모든 착한 뿌리를 쌓아 모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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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감히 이뜻으로 말미암아 여래의 걸림없는 법문의 결정의를 묻자옵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여 모든 보살의 한량없는 법문·법광명문(法光明門)과 온갖 법의 방편을 일으키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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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무너짐 없는 고요한 [不滅壞寂靜] 법문'을 말씀하시며, 겸하여 끝없는 비밀 법장을 연설하시와 구족히 성취하여 생각하는 힘이 끊임없게 하시며, 원수[魔怨]와 외도들을 항복받아 굴복되는 일 없게 하소서. 바라옵건대 여래는 바른 법을 연설하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착한 뿌리를 쌓아 모으게 하시며, 또한 끝없는 방편을 쌓아 모으게 하시며, 온갖 지혜를 세상에 나타내시어 생각하는 대로 한량없는 법문을 엮어내어 모든 변재가 청정 구족하며 서로 잇달아 어지럽지 않은 최상의 구의(句義)를 얻어서 한량없는 법문과 다라니의 진실한 방편을 증득케 하시며, 또 중생들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먼저 하고 뒤에 할 정진 방법을 말씀하시며,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수행법을 보여 주시어 이러한 인행(因行)에 자재하므로 법에 머무름 없게 하시며, 보살들이 시방 여래의 전생 일[本事]을 잘 알고 신통과 두려움 없는 힘[無畏力]으로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득하여 중생에게 청정한 법의 눈[法眼]을 맡겨 주시며, 또한 생각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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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법을 열어 보여 부처님의 지혜 방편선교를 성취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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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뜻으로 말미암아 감히 청하오니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래지(如來地)의 광대 방편의 매우 깊은 법을 말씀하시어 온갖 지혜가 되도록 모든 선교와 헤아릴 수 없는 법 이치를 거두어 지니어 저 보살의 원과 방편선교를 원만케 하옵소서. 보살이 이 법을 듣고는 다 큰 법의 광명을 증득하여 보리의 수승한 선교와 넓은 서원을 성취하여 다 원만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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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 무변장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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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 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모든 보살을 위하여 청정한 원력, 방편선교에 머무르며 또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결정한 지혜로 여래에게 묻자옵나니, 너의 공덕은 한량이 없도다. 잘 듣고 사실대로 생각하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법을 해설하여 모든 보살로 하여금 불지경(佛智境)의 한량없는 공덕을 길러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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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듣기를 원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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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보살이 끝없는 선교원(善巧願)을 구하기 위하여서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비밀어(秘密語)를 알고 받아 지니고 사실대로 관찰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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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관찰하는가. 무변장엄아, 여래의 지혜는 모든 교묘한 방편을 거두어 지녔으므로 법을 설함이 청정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러한 법요(法要)를 닦을지니라.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다 평등하여 대비심에 머물러서 중생을 널리 덮어 주며, 결정코 모든 중생들을 성숙케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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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하승법(下乘法)에 해탈을 구하여 성문도에 진실·최상의 열반을 목적하는 이에게 넓은 서원을 원만히 채워 온갖 지혜를 이루게 하며, 내가 이제 무상 해탈에 머무르게 하여 나머지 소승법을 멀리 여의게 하고 모든 부처님 비밀어에 잘 들어가게 하며, 여래의 미묘한 언구(言句)를 말하여 광대 청정하여 모든 법을 거두어 가지며, 중생들의 그 근성을 따라서 해탈을 성취케 하느니라. 그러나 이 법은 평등하여 느는 것도 아니고 주는 것도 아니며 모자람도 없고 잃어버림도 없으며, 색(色)도 없고 등색(等色)도 없으며 끝없고 가없는 자성의 청정함은 모든 부처님이 연설하신 바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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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자성을 진실히 깨달아 알면 어떤 법이나 다 깨달아 알게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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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온갖 법은 다 여래가 이름을 붙여(假名] 말했을 뿐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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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든 법이 다 이 붙인 이름을 말미암았다면 이것을 곧 법으로써 시설하지 못할 것이며 또한 나타내어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나타내어 보일 수 없으므로 여래가 말씀한 것이 다 진실한 제일의(第一義)니라. 법을 따라 다 같이 온갖 법에 들어가서 온갖 법의 분별에 머무르지 않으면 또한 머무르지 않음도 아니니라. 분별법과 분별 없으므로 진실하고 평등하게 온갖 법을 증득하여 차별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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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남[生]이 없나니 이렇게 나는 법이 없는 까닭이니라. 법이라 함은 실로 법이 없나니, 망령된 분별을 내어 널리 계탁(計度)하는 까닭이니라. 법은 일어남이 없나니 자재하지 못한 까닭이니라. 법은 관(觀)할 경계[待]가 없나니 원만도 버린 까닭이니라. 법은 작용이 없으니 가고 옴이 없는 까닭이니라. 법은 자성이 없으니 일체의 자성법(自性法)을 뛰어넘은 까닭이니라. 법은 본래 평등하여 차별이 없나니 희론(戱論)이 없는 까닭이니라. 하는 일[所作法]을 따라 수승한 원을 일으켜 성취되지 않음이 없나니 그 가운데 하는 자[作者]가 없으며 적은 법이라도 얻은 것이 없이 다 '공(空)'에 돌아가느니라. 이러므로 온갖 법이 꼭두각시 같고 꿈과 같아서 높고 낮음이 없나니 내가 마땅히 청정한 넓은 원으로 중생을 교화할 적에 실로 적은 법에라도 집착함이 없었느니라. 무변장엄아, 이것이 모든 보살의 법광명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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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안으로 바로 생각하고 밖으로 산란한 마음이 없이 조용히 머물러서 모든 장애를 끊은 자는 보살의 보광상매(普光三昧)를 따라서 생각하고, 매우 깊은 법을 믿어 아는 자는 마땅히 이 모든 법문을 관찰할지니라. 온갖 법을 여래가 다 알고 연기문(緣起門)으로써 열어 보이어 연설하느니라. 이와 같은 연기는 허망하여 실답지 않은지라 본래의 자성이 다 공적하나니 이 연기성도 또한 진실이 아니지마는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물들게도 하고 청정케도 하나 시방에 구해도 다 얻지 못하느니라. 얻을 것이 없으므로 받아 지닐 것도 없으며, 받아 지닐 것이 없으므로 내가 설한 법을 오히려 놓아 버릴 것이니,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 놓아 버린다 함도 또한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취할 것이 없으며 공용(功用)도 없고 본성이 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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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온갖 법이 분별이 없나니 분별의 진실성을 분명히 안 까닭이니라. 온갖 법이 머무를 것이 없으며 또한 보지 못하나니 다른 성질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러므로 모든 법이 머무름이 없고 의지할 것이 없건마는 다만 이름을 붙임으로써 있느니라. 저것이 다 공적하여 자성이 없으며 머무름이 없이 머무느니라. 이러므로 모든 법 머무를 곳이 없느니라. 머무를 곳이 없는 까닭에, 다[盡]한 까닭에, 멸한 까닭에, 변역(變易)한 까닭에, 여래가 다만 다른 이름으로 연설할 뿐이니라. 이러한 그윽한 뜻을 응당 잘 알 것이요, 선과 불선에 집착하지 말지니라. 만일 선법에 집착하면 불선법도 또한 집착하리라. 이러한 불선법에 집착하므로 모든 번뇌를 내나니 부처가 다른 이름으로 말하여 고성제(古聖諦)라 하며, 선과 불선에 집착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느낌[惑受]이 없어지나니 여래가 이 선법으로 끊을 것을 다른 이름으로 말하여 집성제(集成諦)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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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성제를 능히 깨달아 아는 까닭에, 멸한 까닭에, 다한 까닭에, 억상(憶想)이 없는 까닭에, 생사를 여의어 버리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을 관찰한 까닭에, 생각[想]과 느낌[受]을 즐기지 않고 분별이 없는 까닭에, 여래가 다른 이름으로 말하여 멸성제(滅性諦)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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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 멸성제를 깨달아 앎으로써 이 구할 것의 도에 사실대로 깨달아 들어가 온갖 법에 생각·분별·희론의 경계를 뛰어넘어서, 8지(支)의 성도(聖道)와 서로 응하여 바른 소견[正見)과 바른 선정[正定]을 닦아 익히므로 괴로움이 없어지고 도에 나아가는 성제(聖諦)를 깨달아 알게 되나니 부처는 다른 이름으로 제사제(第四諦)를 삼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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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이 이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의 원인을 끊고 괴로움 없는 이치를 깨닫고는 도를 닦으며 괴로움·괴로움의 원인·고멸 및 괴로움 없는 데로 나아가는 도를 베풀어 놓으셨느니라. 그러나 괴로움이 본래 없는 것이지만 세속적으로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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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無明)' 등의 일체가 다 무지(無智)로 인연할 뿐이니라. 왜냐하면 저 무지에는 작은 반연도 가히 취할 것이 없으며, 증(證)할 것이 없으며, 광명 있을 것도 없으며, 깨달아 알 것도 없으며, 또한 얻을 것도 없느니라. 그 가운데 무엇이 있겠는가. 일체가 다 이 허망하고 없어지는 법이라 결심함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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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니라. 그 가운데 만일 실물이 있다고 내세우면 저들이 곧 세속의 상법(常法)에 집착할 것이다. 만일 분별 없다는 데 집착하면 저희들은 곧 끊을 것에 집착하리라. 이러므로 괴로움에 분별을 내지 말고 지혜로써 무지의 자성이 곧 괴로움의 자성인 줄을 비추어 보아라. 무명과 서로 응하는 까닭이니라. 무명이 또한 물(物:경계)과 서로 응하지 않나니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저것도 또한 없는 것이니라. 저것이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무명이 분별도 아니며, 분별 아닌 것도 아니니, 만든 것도 아니며,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또한 만드는 자도 없나니 시설해 만드는 자를 얻을 수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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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모든 보살이 무명의 자성을 깨달아서 밝은 법을 따르는 문이니라. 이 문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 무명의 어둠을 놓아 버리고 눈앞의 밝은 법에 수순한 줄을 알게 되므로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잘 닦아 익혀 모든 진리를 깨달아 알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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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살들은 이 법문에 능히 청정함을 얻나니, 말하자면 불생(不生)으로 말미암아 괴로움에 청정하며, 반연하지 않으므로 괴로움의 원인[集]에 청정하며, 괴로움이 다함으로 말미암아 없어짐의 이치에 청정하며, 닦아 익힘으로 말미암아 도에 청정하며, 믿음이 평등하므로 도가 곧 평등하나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의 다른 이름을 알아 둘지니라. 알고는 마땅히 끊고 깨닫고 닦을지니라. 만일 여래의 말을 능히 이해하면 그는 곧 널리 알 것이며 그는 곧 따라 끊을 것이며, 그는 곧 깨달을 것이며 그는 곧 닦아 익히리라. 이러므로 성자가 이렇게 알고는 온갖 법에 집착하지도 아니하고 놓아 버리지도 아니하며, 곧 사제 법문에 편히 머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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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이 분별이 없으며 또 자라남[增長]도 아니며 쌓아 모임[積集]도 아니니라. 성자는 사실대로 잘 앎으로써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며 희론을 행하지 않으며, 능히 사실대로 보고 훼방하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도로 말미암아 끊을 것을 끊으므로 모든 선법에 분별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희론이 없나니 하물며 불선법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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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서로 응하므로 다시 법과 비법을 끊음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만일 널리 끊을 줄을 알면 곧 법의 얽매임[結]과 비법의 얽매임이 없느니라. 그가 능히 얽매임의 법이 허망한 줄을 알면 이 허망한 법이 비어서 있는 것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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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 이것이 그들이 들어갈 성제문(聖諦門)이니라. 이 문으로 말미암아 사랑하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으며 괴로움과 즐거움을 놓아 버린 평등한 마음을 증득하므로 능히 모든 번뇌의 그물을 끊고 바른 도에 편히 머물러 저 언덕에 이르러서 법의 자성을 증득하여 나고 물듦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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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마땅히 온갖 법을 관하라. 본성이 다 공하며 자성이 적정하여 지은 자가 없나니 모든 법이 실로 번뇌와 서로 응함도 아니며,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니라. 저 자성이 없는 법 가운데 마땅히 집착하지 말며, 또한 성(性)과 성 아닌[非性] 것을 여의고 분별을 일으키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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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능히 인연이 청정한 줄을 알았거든 마땅히 일체 인연으로 난 법을 희론하지 말지니라. 저 인연의 성이 공하여 끝내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인연이 서로 응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법이 서로 인연함이 지은 것도 없으며 행함도 없으며 하는 것도 없느니라. 이렇게 생각하면 온갖 법이 서로 공한 까닭에 자성이 없으며 의지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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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 가운데 잘 깨달아 들어가면 곧 능히 부서지지 않을 끝없는 광명의 청정 법문을 길러내어 거두어 잡아들이므로 마땅히 청정함을 얻으며, 희론이 없으므로 마땅히 광명을 얻으며, 번뇌의 부림을 초월하여 집착함이 없으므로 마땅히 벗어남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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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을 오직 이름과 모양[名相]으로 열어 보이어 연설할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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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이름'은 일체의 물질 아닌 온(蘊) 이니라. 이와 같은 이름과 모양은 일체가 다 허망하여 실답지 않건마는 뒤바뀐 생각으로 인하여 집착하여 혹은 '물질이 나[我]다, 물질이 나의 것이다'라고 모양을 분별하므로 이름 붙여 말함이 있느니라. 이와 같이 이름과 물질 둘이 다 실답지 않아서 모두가 허망하여 무너지는 법이라, 꼭두각시 같고 꿈과 같으며 물질 자체가 진실치 못한 것이 꿈에 본 것과 같으며, 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의 4온(蘊)도 또한 진실치 못하니 다만 세속 문자로써 내세울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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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알 때에 괴로움이 있음을 보지 못하며, 실다운 이치로 말미암아 반연함이 없고, 반연이 없으므로 마음에 있는 바가 없고, 있는 바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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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 2903] 쪽 |
무엇이 저 열반과 서로 응할 것이 있겠느냐? 이로 말미암아 능히 열반계에 생각[想]과 앎을 초월하는 멸함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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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삼계는 상과 작의(作意)에서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삼계가 허망하다 말하며, 상과 작의도 또한 진실함이 아니니라. 저 온갖 상은 곧 물질의 집착이며, 온갖 작의는 다 느낌·생각·지어감·의식과 서로 응하느니라. 모든 법의 본성은 또한 서로 응함이 없으며 또한 서로 응함 아님도 아니며, 상도 아니며 또한 작의도 아니니 상과 작의의 본성이 다 공이며, 온갖 언설(言說)도 또한 다 허망하여 다만 거짓 시설이니라. 자성으로 하여금 적정하게 하라. 무변장엄아, 모든 법의 본성을 붙인 이름으로 분별한 까닭에 이러한 말이 또한 다 평등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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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법 가운데 실제(實諦)를 증득할지니 모든 보살도 마땅히 깨달아 알지니라. 말하자면 '모든 여래는 온갖 번뇌의 부림을 다 놓아 버린 까닭에 그 연설하신 것을 끝내 헛되이 버려서 아니 된다'고. 너희들은 잘 생각하여 집착함 없이 온갖 법에 분별을 내지 말고, 모든 희론을 여의고 온갖 법이 자성이 없는 줄을 깨달아서 중생을 가엽게 여기는 생각을 일으키며, 이러한 법문에 깨쳐 들어가서 일체를 위하여 열어 보이어 연설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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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법문인가. 말하자면 '무명 등 모든 유위법(有爲法)을 알고 지견(智見) 등 모든 무위법(無爲法)을 깨달으며, 두루 청정하게 일체 유위·무위·무희론지(無戱論智)에 깨쳐 들어가서 수(數) 아니면서 수에 들어가며, 수 아니면서 수에 머물러서 이와 같은 수 아닌 법에 수순하므로 무위·청정 법문을 증득하며, 총지[徧持] 광명지혜를 얻어서 모든 법을 거두어 잡아 지니어 잃어버리지 않게 하며, 능히 지혜의 방편선교로 널리 중생을 위하여 모든 법을 연설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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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모든 보살들이 다라니문에 들어가는 것은 이 문으로 말미암아 광대한 차별지혜를 발생하여 또한 능히 모든 법의(法義)를 연설하는 선교지(善巧智)를 일으킬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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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가운데 어떤 것을 다라니문이라 하는가. 이 보살이 모든 법 가운데 능히 총지 방편선교를 얻나니, 무변장엄아, 이 가운데 보살이 변청정(邊淸淨) 선교지에 머물러서 변재를 행하여 의각혜(義覺慧)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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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 2903] 쪽 |
모든 법 본연의 자성을 관찰하느니라, 그러나 온갖 법 자성이 머무른 바 없으며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건립함도 없고 끝없이 건립함을 말로 나타낼 수 없지마는 다만 세속의 말로 연설할 뿐이니라. 모든 법 본연의 자성은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나니,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문자로 표시할 수도 없으며, 문자가 청정하여 공용(功用)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의 본성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라. 온갖 법이 다 이와 같이 조작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모양도 없이 청정하므로 다만 허공과 같다는 모양으로 열어 보이고 연설하나니, 이것이 곧 모든 법의 문 없는 문이니 문이 청정하므로 끝내 물듦이 없으며 또 물듦을 따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이 끝내 난 것도 아니요 일어남도 아니며 법 자성이 또한 생기(生起)함이 아니니라. 이러므로 마땅히 알지니라.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온갖 법의 자성이 성(性)이 없나니, 또한 이 '제법무성(諸法無性)'에 집착하지 말라. 이것이 모든 보살의 집착 없는 다라니문이니라. 모든 보살문의 청정이 되는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온갖 법을 연설할지니라. 형상이 있다는 것은 말한 바 형상이 곧 형상이 아니라, 지어짐도 아니요, 무너짐도 아니요, 사랑함도 아니요, 성냄도 아니니라. 이러므로 형상문(形相門)이라 함은 곧 문이 아니니라. 문이 청정하므로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형상 없는 청정법문에 들어가느니라. 이 형상문이 없는 것인 줄을 비추어 알기 위하므로 유의(有義)로써 하지 말고 이와 같이 지음[所作]이 없으므로 형상 없는 데 들어간다고 선설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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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이 말한 형상 없는 문은 다라니의 청정을 위하므로 굴리느니라. 무변장엄아, 말한 바 문이라 함은 마치 허공과 같으니라. 온갖 법이 허공에 의지하여 나고 멸함이 있나니 저 나고 멸함이 성(性)이 평등하니라. 이렇게 관할 때에 생멸이 없으며 거두어 줄 것이 없나니 온갖 법을 마땅히 이렇게 알지니라. 온갖 법이 또한 거두어 줄 것이 아니며, 거두어 줌 아님도 아니며 등(等)도 아니며 등 아님도 아니며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느니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이 형상문을 깨달아서 무상문(無相門)의 청정을 얻기 위하므로 열어 보이어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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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양이 없다고[無相] 한 것은 말하자면 신(身:及身)과 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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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2903] 쪽 |
시설[身施設]이 없으며 이름[名]도 없고 글귀[句]도 없고 또한 시현도 없느니라. 이 교의를 잘 알지니라. 저 형상이 없다 함은 허공과 같음이니 허공이란 것은 또한 허공과 허공을 보이어 말할 것이 없느니라. 이것이 무명이 명(明)에 수순하는 지력취(智力聚)의 법문이니라. 보살이 능히 다라니 이취방편(理趣方便)을 증득하면 그 증득하여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쟁론(爭論)이 없게 되고 잊어버림[忘失]이 없으며 끊임없는 비밀한 말[無斷秘密語言] 다라니문에 따라 들어가게 되느니라. 마치 무열뇌(無熱惱)라고 이름하는 용이 큰 비를 퍼부어 끊임없는 듯하니라. 무변장엄아, 말한 다라니라는 것은 이 어떤 구의(句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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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보살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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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다라니라 함은 곧 이것이 모든 법에 수순하는 비밀 방편의 붙인 이름[假名]이며, 생각을 따라 총지[徧持]하는 업(業)이며, 법을 설하는 어구(語句)이니 지혜의 전일(專一)한 힘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다라니 수(數)에 들어가게 되며, 선각혜(善覺慧)로써 한량없고 끝없는 보리의 힘을 받아 지니게 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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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다라니문은 이것이 대허공(大虛空)이며, 이것이 대방광(大方廣)입니다. 이 뜻으로 능히 널리 연설하오며 평등을 말함으로 말미암아 능히 거두어 주므로 명자(名字)가 교법을 따라 교묘하게 열어 보이어 널리 유포하나이다. 문자의 차별에 원만함을 얻으므로 변재에 통달하여 성취하게 되며 뜻을 잘 관찰하고 교묘하게 말함으로 말미암아 의변재(義辯才)에 원만을 얻으며 모든 법을 결정하여 잘 열어 보이므로 법(法) 변재에 원만함을 얻어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어 큰 자비로써 거두어 잡아들이며, 거두어 잡아들임으로 말미암아 차제로 길들여 청정을 얻게 하고 모든 희론을 여의고 능히 평등한 법을 말하게 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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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 이 다라니의 비밀 방편법문을 말씀하실 적에 한량없고 끝없는 선교의(善巧義)가 부처님 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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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이 무변장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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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문이란 것은 여래의 온갖 지혜의 지혜 문이라는 말이다. 이 가운데 말로 말미암아 온갖 법을 연설하느니라. 여래는 끝없는 청정과 최고[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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竟] 청정의 자연 지견(自然智見)에 머물러서 집착함이 없고 건립할 바 없는 데서 광대 심심(甚深)한 법을 흘러 내느니라. 무변장엄아, 여래가 일찍이 온갖 법이 다 불법이라고 말하였나니 모든 법에 능히 잘 깨달아 알면 불법이라 이름하리라. 모든 법의 본성이 불법과 같으니라. 이러므로 모든 법이 다 이 불법이라고 하느니라. 능히 법과 법 아닌 것을 깨달아 앎으로써 능히 온갖 법을 깨달아 앎이니라. 이것은 다라니문으로서 능히 온갖 법에 널리 들어가나니 말하자면 언어·연설·담론(談論)이다. 일체의 언어·연설·담론이 다 문자(文字)로서 표시하여 연설하느니라. 이 가운데서 문자는 아자(阿字)를 머리로 하고 하자(何字)로 끝을 삼나니, 마치 태(胎)에 들어 태를 받고 태를 지니는 것이 어머니를 근본으로 삼는 것과 같으며, 또는 종자가 자라나게 됨을 아버지를 머리로 삼는 것과 같으며, 또는 5온(蘊)이 쌓여 모이어 남[生]으로 머리를 삼고 다음에 나머지의 각기 다른 여섯 감관이 차례로 이룩되듯이 자모(子母)가 머리가 되어 일체 문자의 차별상(差別相)이 어울려서 이룩되듯이 자모가 머리가 되어 자라나나니, 말하자면 '아'자가 머리가 되고 '하'자가 끝이 되어 나머지 모든 글자가 그 중간에 있어서 자모에 따라 서로 응하고 어울려서 이룩되나니, 이것이 곧 능히 연설·언어·다라니문에 들어가게 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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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땅히 일체 행법(行法)이 다 무너져 없어지듯이 저 문자 서학(書學)이 이룩되었다가 곧 없어지는 줄을 깨달아 알지니라. 이와 같이 일체의 유지(有支:有爲)가 되었다가 곧 없어지는 줄을 깨달아 알지니라. 이와 같이 모든 법이 화합하므로 이것과 저것이 화합치 않으면 무너져 없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두 가지가 서로 화합하여 일체 생명계(生命界)의 애결(愛結)을 건립하느니라. 또한 이 두 가지가 화합하므로 일체 유위(有爲)의 모든 법을 건립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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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관찰하므로 차츰 능히 무작(無作)법문을 깨끗이 하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생멸(生滅)을 연설하는 다라니문에 들어가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방편선교에 빨리 원만함을 얻게 하나니, 마치 자모에 '아'자가 머리가 되고 '하'자가 끝이 됨과 같으니라. 이렇게 모든 글자가 만들고는 마땅히 언어·연설·담론으로써 설 일체 비밀 언사(言詞)에 들어가며 또는 무장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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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깨달아 알아서 열어 보이어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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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마치 자모가 '아'자로 머리를 삼아서 나머지 일체 문자를 분별하여 만들고는 뜻을 지어 서로 이어서 써[書寫] 들어갈 적에, '하'자 뒤에는 다시 문자로 내세울 것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이 두 가지 작용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 의사를 표현하게 되느니라. 저 두 가지의 분별이 진실됨이 없느니라. 저 진실에는 적은 문자도 없으며 본연의 자성이 또한 분별과 분별 아님이 없으며 그 가운데 또한 조금이라도 지을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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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은 지혜로써 알게 되나니 이 지혜가 다 문자로 좇아 건립되므로 생기나니, 이 문자가 성취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저 지혜도 또한 형상 얻을 것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저 진실에는 형상이 없나니 이러한 형상 없는 데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일체의 지을 사업을 놓아 버리며, 지을 바가 없으므로 일체 유위의 일을 놓아 버리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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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다라니의 청정선교 총지법문이리니라.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을 배울 때에 일체 어리석음 없는 사업을 일으켜 중생을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여 모자람 없게 하며,모든 생각의 덮임과 집착심에 머무르지 않고 또는 능히 생각과 작의(作意)를 여의고 능히 모든 법 깨달음의 지혜에 들어가서 끝없는 지혜 이취선교(理趣善巧)를 증득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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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보살이 널리 이름[名]을 취하고는 온갖 법이 오직 온갖 쌓아 모은 언설[言說]에 의하여 일어난 바 이름이 있을 뿐, 진실이 없는 줄을 깨달을지니라. 이렇게 아는 자는 마땅히 다라니문 이취선교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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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다라니문 이취선교에 들어감이냐? 온갖 이름이 머무르는 곳이 없어서 모든 법의 안이나 바깥이나 중간에 머무르지 않아 일체처에 도무지 얻지 못함인 줄 아는 것이니라. 다만 쌓아 모든 온갖 언설에 의하여 거짓 시설함이니 저 시설한 이름에 사실대로 여실구(如實句)를 깨달을지니라. 이 여실구로써 마땅히 온갖 법이 이름도 없고 말도 없는 줄을 깨달아 알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두려움 없는 힘의 경지니라. 저 온갖 법에 마땅히 이 문으로써 열어 보이어 연설할지니라. 여래가 말한 바 온갖 법은 일성(一性)도 아니며 이성(異性)도아니니 모든 법이 일성·이성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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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이 난 것도 아니요 있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모든 법이 또한 '공(空)'이라고 베풀어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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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만일 공일진대 그것이 곧 무상(無相)이요, 만일 무상일진대 곧 원하여 구함이 없고[無願求] 만일 법이 공·무상·무원일진대 곧 알지 못할 것·변계[徧知]하지 못할 것이니 마땅히 있느니 없느니 말하지 말지니라. '있다, 없다' 말하는 것은 다만 말뿐이니라. 그 가운데 집착을 내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항상 말하기를 '온갖 법에 집착하지 않는 이것이 가장 깊은 이치[眞勝義]라' 하느니라. 만일 집착이 있는 자는 이 집착으로 말미암아 모든 법에 집착을 내나니 이와 같은 집착이 일체가 다 공이라, 이것은 실패[敗壞]의 법이니 오직 허망한 희론의 분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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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마땅히 모든 법을 연설할 적에 모든 법을 보이어 말할 것이 없는 줄을 관할지니라. 어찌 이 가운데 능히 설하는 자가 있어서 남을 위하여 말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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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청정법은 모든 여래에게서 연출된 것이니 능히 깨달아 아는 자는 매우 기특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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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희들이 이제 내 앞에서 이러한 법을 들어 능히 깨달아 알고 청정한 믿음에 머물러서 능히 잘 이해하는 자가 많다 하더라도 후세에 중생이 이 법 가운데 능히 잘 깨달아 알기는 드무리라. 오직 오늘 나의 처소에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바라옵건대 오는 세상에 모든 중생을 이익케하고 안락케 하기 위하여 여래의 교법을 받아 지니리이다'라고 하였거나, 혹은 지난 옛적에 여래의 처소에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고 깊이 믿음을 내어 법을 좋아하고 원을 발하여 저 깊은 법의 이취선교에 들기를 원한 자는 제외하노라. 이런 보살은 항상 능히 다라니법을 얻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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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옛적에 여래를 공양하고 다시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여 저 깊은 법의 인연 이취에 깊이 믿어 이해하는 자와, 법을 잘 구하여 깊은 이취를 이해하는 자는 나아가는 행이 깊고 넓어서 대승을 구하는 자이지만, 성문승(聲聞乘)의 사람은 삼계를 여의려고 깊은 법에 부지런히 수행하는 자이니 이러한 사람들은 일찍이 이런 깊은 법을 듣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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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이러한 중생을 이익케 하고 안락케 하려고 깊고 넓으며 한량없고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불종지(佛種智)를 증득케 하기 위하여 다시 매우 깊은 법을 연설하노니,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은 들음이 없이 집착하며 법을 구하지 않는 자를 위해서이니라. 이치와 같이 수행하여 착한 뿌리가 갖추어져 작은 허물에도 크게 두려워하여 모든 공포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이런 사람들의 의지할 곳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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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이제 너희들 천상·인간 세간을 위하여 항상 법을 연설하되 싫증을 내지 않음은 여래가 지나간 옛날 보살도를 행할 적에 무량 억 겁에 부지런히 이 깊은 법을 닦아 배우고, 이미 닦아 배우고는 방편으로 그 공덕을 돌이키되 '어떻게 하면 중생을 위하여 최상 미묘한 법의 바퀴를 굴리며 중생을 위하여 위없는 큰 지혜를 시현하여 온갖 지혜의 종성(種性)이 끊이지 않게 할까'라고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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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은 여래의 지나간 날의 원력으로 말미암아 온갖 지혜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또는 위력으로 이 다라니구를 힘 입히어[加持] 매우 깊은 법을 연설하고 널리 유포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불법 가운데 능히 깨쳐 들어가서 온갖 지혜의 종성이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이 모든 교법을 천명하여 널리 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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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희들이 이제 여래를 따라 배우고자 하거든 법 구하는 중생에게 열어 보이어 연설하되 싫증을 내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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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보살이 들은 바 법이 있거든 대중 가운데 널리 온갖 법행(法行)을 열어 연설하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장차 불지(佛智)에 가까워지며 능히 빨리 다라니문을 증득하리라. 다라니를 증득함으로써 적은 공력으로 능히 광명을 드날리는 청정 법문을 받아 지니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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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이 본성이 청정하니 만일 법의 본성으로는 저와 서로 응하는 것도 아니요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며 화합으로 머무름도 아니요 화합 아님도 아니니라. 모든 법 가운데 법 있다고 할 것이 없나니 만일 있다는 것이 없으면 무엇으로 보이어 말하겠는가. 오직 인(因)의 다함은 제하느니라. 인이 다함도 여의고 여의므로 곧 멸하느니라. 내가 중생이 깨달아 알게 하기 위하므로 온갖 법의 본연의 자성을 말하거니와 그곳에 인(因)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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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므로 곧 인이 다함도 없느니라. 인이 다함도 없으므로 여읨도 없고 멸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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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여래의 말한 바 법이 이렇게 청정하다 관하라. 만일 법으로써 여래를 보는 자는 여래에게 청정치 못함을 볼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는 법도 아니요, 법 아님도 아니다. 여래는 오히려 작은 법에도 머무르지 않거든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 만일 비법에 머무른다면 그런 이치가 없느니라. 여래는 모든 표시하는 법을 뛰어나서 베풀어 말할 수 없느니라. 일체의 언어가 다 청정한 까닭이니 이러므로 여래의 법은 가장 깊고 넓고 한량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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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이 여래는 물질[色]로 표시할 것이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으로 표시할 것이 아니며 여래는 또한 물질이 다[盡]하므로 해탈함이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이 다했다고 해탈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모든 표시가 끊어져서 물질 따위 법과 서로 응함도 아니며,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요, 온갖 함이 있고 함이 없는 법에 다 해탈하여 분별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희론이 없느니라. 여래는 색취온(色取蘊)과 서로 응하지 않으며, 또한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모든 취온과 서로 응하지 아니하고 길이 일체 취온의 근본을 끊었으며, 또한 모든 법의 근본을 여의어서 희론이 없으며, 들어감도 아니요 나감도 아니며, 번뇌의 폭포수[瀑流]를 뛰어 건너서 더없는 부처님 지혜의 경계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또한 머무르지 않음도 아니니라. 마땅히 '여래는 어떤 법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취함도 아니요, 버림도 아니다'고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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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과 같이 여래의 설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여래가 모든 법과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여래의 법도 또한 서로 응하지 않으며, 여래의 법과 같이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여실한 이치에 의지하여 모든 법이 다 이러하므로 세존이 말하기를 '온갖 법이 다 이것이 진여(眞如)라'고 하느니라. 온갖 법과 '불진여(佛眞如)'가 둘이 없고 다름이 없으며, 하나도 아니요 다름도 아니니라. 여래는 분별없는 법에 머무르나니[安住] 부질없는 생각[徧計]이 아닌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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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의 설법은 끝내 온갖 법을 뛰어난 것이 아니니라. 왜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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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어떤 법도 뛰어난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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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어느 때에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였느니라. 그러나 그때에 법에 얻을 것이 없었나니 온갖 법과 그 법에 따르는 인연은 얻지 못할 것이므로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며 법과 법 아닌 것과 작의(作意)라는 생각조차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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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본성이 본래로 청정한 법성에 머무르지 않으며 또한 법이 있다고 주장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이 깨달아 알고 법을 간택할 때에 또한 깨달아 안다는 것과 간택한다는 생각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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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에 연설한 제일의구(第一義句)는 곧 이것이 여래의 법구(法句) 아닌 법구가 청정한 까닭이니라. 이 뜻으로써 모든 보살이 일체의 법구 청정의 지혜를 얻으려면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끝없는 이취다라니문에 들어가되 또한 어떤 법도 증득할 것이 없으며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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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법구라고 말하지만 법구를 얻을수 없나니 법구 아닌것이 법구인까닭이니라. 일체 법구를 마땅히 이렇게 알지니라. 이러한 모든 법구는 이것이 여의어 버릴 법구이니라. 만일 여의어 버릴 법구일진대 이것은 허망의 법구며, 만일 허망의 법구일진대 곧 여의어 버릴 법구이니라. 저 일체의 법구가 이 멸해 없어진[滅盡]구요, 만일 멸해 없어진 법구일진대 곧 진여(眞如)의 법구며, 만일 진여의 법구일진대 곧 마지막[究竟] 법구며, 만일 마지막 법구일진대 곧 열반구며, 만일 열반구일진대 곧 세속이 아니니 법구라고 내세울 수도 없으며 또한 보이여 말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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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한 법구라고 말한 것은 일체 선법·불선법에 평등하게 들어가느니라. 그 한 법구란, 말하자면 '여읨[離]'의 법구니라. 저 여읨 가운데 어떤 법구도 있을 수 없나니 이것은 일체 법구가 마치 여읨의 법구나 또는 법구 아니라는 것과 같나니 법구가 청정한 까닭이니라. 만일 법구가 청정하면 곧 열반이 청정하고 열반이 청정하면 곧 법구가 청정하리니, 이러한 법구는 다 말할 수 없느니라. 만일 말로 써 법구를 드러내어 보인다면 그 말을 시방세계에 구하여도 얻지 못하리라. 누가 누구를 위하여 말하였는가. 이러므로 모든 언설이 다 공한 것이니라. 그것이 만일 공일진대 곧 뜻이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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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그 가운데 희론과 분별을 내지 않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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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모든 구의(句義)라는 것은 모두가 다 분별 없는 법구며 희론 없는 법구니라. 이러므로 관행(觀行)을 닦는 자가 모든 법구를 찾아 관찰할 적에 마땅히 이것이 다 없어진 것[離滅]이요, 열반인 줄을 알지니라. 이러한 모든 법구가 열반과 다르지 않으며 또한 가히 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다름 아님도 아니니 언설의 법구는 다 허망한 까닭에 청정구라고 하느니라. 말 잘하는 방편[善巧]으로 모든 법구를 표시하건만 실로 표시가 아니니라. 혹은 표시도 아니며 표시 아닌 것도 곧 중도(中道)에 머무름이니라. 만일 중도에 머무르면 곧 분별이 없나니 이 가운데 분별이 끊어지므로 이 법성에 평등하게 따라 들어갈 때에 작은 악행이라도 행할 것이 없나니 얻을 바가 없는 까닭이니라. 이렇게 행하지 않으면 또한 경계 따라 행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치우친 행[等近行]을 하지 않느니라. 만일 이렇게 행하면 모든 부처님이 '보살승(菩薩乘)'이 된다고 말씀하시느니라. 어떤 법도 행할 것이 없을 적에 그는 보살지(菩薩地)를 닦아서 더없는 청정한 다라니에 머무르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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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나는 이제 다라니 법구를 말하리니 이 법구로 말미암아 모든 보살로 하여금 다리를 얻어서 끝없는 법장을 열어 보이어 이런 것이 다툼 없는 경지[無諍地]에 머무른다고 말하나니, 능히 모든 이론(異論)을 꺾어 깨뜨리는 것이 가장 적정한 까닭이며, 널리 설법하는 까닭이니라. 어떤 것이 저 법문 다라니구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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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은 다라니 표석(標釋)의 법구라, 모든 보살이 이 법구로 말미암아 능히 한량없는 부처님의 법장을 기억하며, 또한 능히 모든 중생을 위하여 다툼없는 경지에 머무르는 법을 열어 보이고 연설하며, 다시 능히 일체 의구(義句)의 이취선교에 따라 들어가서 능히 한량없는 광대한 차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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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깨달음[智覺]을 사무쳐 알고 그 원하는 바를 알아 다 만족케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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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5권 |
대보적경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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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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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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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변장엄회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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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상다라니품(無上陀羅尼品)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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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이 무변장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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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라니문의 이취·차별 지혜의 선교방편을 말하여 모든 보살로 하여금 다라니 선교방편을 얻게 하며 이것을 얻음으로 말미암아 능히 법에 따르는 비밀 선교방편을 깨달아 알게 하며 이것을 얻음으로 말미암아 능히 법에 따르는 비밀 선교방편을 깨달아 알게 하리라. 무엇이 깨달아 아는 것이냐? 무변장엄아, 눈에 보이는 빛깔의 다라니, 내지 뜻으로 아는 법의 다라니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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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안[內]의 여섯 감관이 밖으로 취하는 법 다라니문이냐? 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눈으로 빛을 보고는 가리어 빼앗기지 않는 지혜의 힘[不可映奪智力]과 잊지 않는 염선교[念善巧不迷忘]로 말미암아 색[色]이 항상됨이 없어서 나고 멸해 머무르지 아니하고 다 여의어 없어지는 이치를 깨달아 두루 해지니 변지[徧持], 이것으로 능히 눈[內眼界]에 '나[我]'와 '나의 것[我所]'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안처(安處)의 청정에 잘 머무나니[安住] 색깔의 경계에 이끌리지 않는 까닭에 능히 청정다라니문에 잘 관찰하여 다 여의어 없애므로 곧 희론이 없으며, 희론이 없는 총지선교로 말미암아 망념 없는 데 머물러서 분별의 쌓임이 없으며, 행하는 도중에 능히 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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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식(眼識)과 아는 바의 법을 놓아 여의었으므로 분별이 없나니, 여실한 지견이 청정한 까닭이며, 또한 능히 모든 법이 환술과 같은 줄을 생각하고 주관·객관에 청정한 선교로 총지를 얻을 때에 세간에 뛰어나는[不共世間] 광대한 지온(智蘊:智藏)을 거두어 잘 잡아 지니느니라. 이와같은 뜻으로 아는 법의 다라니문을 간략히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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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뜻으로 법을 알고는 가리어 빼앗기지 않는 지혜의 힘과 잊지 않는 염선교로 말미암아 능히 모든 법이 항상됨 없이 나고 멸해 머무르지 아니하고, 다 여의어 없어지는 이치를 지니고 뜻[內意處]의 총지에 머물러서 또한 '나'와 '나의 것'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안으로 의식지(意識地)에 잘 머무르는 이는 능히 묘하게 총지선교를 관찰하고 다음엔 의처(意處)의 청정에 잘 머무르나니 바깥 법처(法處)에 이끌리지 아니하는 까닭에 능히 청정한 다라니문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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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의 법과 나머지 번뇌의 매듭[結]과 부림[使]이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능히 따라 관찰하고 다 여의어 없애므로 희론을 하지 않느니라. 희론이 없는 총지선교로 말미암아 망념 없는 데 머물러 분별의 쌓임이 없으며, 닦아 나아가는 도에 능히 뜻과 의식과 아울러 아는 바 법을 놓아 버리므로 희론이 없고 분별을 일으키지 않나니 여실한 지견이 청정한 까닭이며, 능히 모든 법이 환술과 같은 줄을 생각하고 또한 능히 주관과 객관을 총지하는 청정선교로 세간을 뛰어나는 수승한 복(福)·혜(慧)를 거두어 지니며, 또 과거·미래·현재와 안팎 온갖 법에 뜻대로 깨달아서 방편선교 지력(智力)을 거두어 지니므로 그 어떤 법에도 인(因)이 없다는 견해를 일으키지 않으며, 그 인에 연(緣)의 견해를 일으키지 않으며, 또한 저 연에 인의 견해를 일으키지 아니하고 온갖 법이 각기 서로 응하지 않음을 알아서 여실히 따라 모든 본성에 들어가나니, 이 온갖 법은 본성이 청정하고 또한 적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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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온갖 법이 서로서로 의지하여 종류를 따라 서로 지니며 총지[徧持]와 서로 응함으로 말미암아 편안히 머루르는 이는 마땅히 알아 저 법이 의지와 서로 응함을 말미암지 않으므로 불생(不生)·불기(不起)에 머물러 유전치 않느니라. 또한 언설로 능히 저 지닌 바 뜻을 얻을 것이 아니니라. 온갖 법이 각기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같이 서로 응하는 것이 아니며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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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하지 않음도 아니니, 온갖 법이 어떤 창조자가 있어서 만들어낸 것이 아닌 까닭에 수자(壽者) 도 없으며 중생도 없으며 보특가라(補特伽羅)도 없으며, 이 법구(法句)를 말함도 여실한 것이 아니며, 여실 아닌 것도 아니니, 온갖 법이 거두어 잡아 지니지 않는 까닭에 열반과 같이 집착이 없으며, 집착이 끊어졌고 집착을 멀리 여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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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보살이 다라니 차별선교를 연설함이라, 안팎 법과 같이 온갖 법에 마땅히 깨달아 알지니라. 이렇게 말할 때에 저 보살이 내구(內句)를 놓아 여의고 또한 밖을 취하지 않으며, 또한 능히 법이 시(始)·종(終)이 없이 나고 죽음의 바퀴를 타고 세간에 떨어져서 무명(無明)의 집에 들어가 무명의 각지에 처하여 끝없이 유전(流轉)한다고 관찰할지니라. 저가 비록 이렇게 생사유전하지만 그 가운데 생사를 얻을 것이 없으며, 또한 참으로 생사의 바퀴라는 것이 없으며, 비록 다시 생사유전을 따라 세간에 떨어져 있지마는 그러나 모든 중생이 이 모든 법을 깨달아 알지 못하므로 중생 아닌 것에 중생이란 생각을 일으키느니라. 만일 중생상(衆生相)에 얽매인 자는 저 모든 법에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고 마구 파괴하는 법에 따라 들어가서 허망한 집착에 매달림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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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능히 알아 깨달은 자는 속히 지혜광명을 얻고 따라서 법문을 증득하여 변재가 청정하고 인욕을 닦아 익히며, 능히 정근하여 큰 자비를 일으키며, 뜻에 게으름이 없고 능히 비밀언사의 연사방편에 머무르며, 또한 능히 온갖 법 다른 이름의 차별을 잘 알아서 가장 훌륭한 말로 생각하는 대로 옛적에 성자들이 의주(依住)하던 법을 능히 찬탄하되, 조금도 서로 어김이 없게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쟁론 없는 데[無諍論]에 머무르게 하며, 능히 외도들의 사론(邪論)을 깨뜨리니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기 위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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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법을 연설할 적에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 모든 부처님이 칭찬하시며, 법의 광명을 놓아 가장 거룩한 법의 시주가 되며, 능히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열어 보이어 미혹함이 없게 하며, 또한 능히 거룩한 큰 원을 거두어 잡아 생각할 수 없는 방편선교를 얻어서 모든 중생을 기쁘게 하여 도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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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시키며, 또한 능히 앞뒤 즈음의 원인을 알아서 거(去)·래(來)의 방편을 시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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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가운데 보살이 능히 삼매의 문을 열어서 부지런히 닦아 익히느니라. 이미 닦아 익히고는 능히 다라니문에 깨달아 들게[證人)하며, 다라니문에 자재함을 얻고는 모든 비밀의 광대한 다른 이름을 연설하고 또한 다른 이름의 지혜에 들어가며, 그에 수순하여 깊은 이취에 들어가서 잘 깨달아 알고 언설로 시현하여 조금도 의혹됨이 없게 하며, 남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인지(忍地)에 머무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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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능히 용맹정진을 일으키어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법지(法智)를 구하여 증득하여 들어가 사무쳐 통달하며, 다른 승(乘)도 성취하지 않음이 없으며, 부처님의 큰 지혜로써 모든 세간의 지혜에 뛰어나 마침내 청정한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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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에 다라니문 깊은 방편 법 가운데 지닌 바 모든 법을 연설하여 모든 보살을 섭취하고자 하므로 열어 보여 일으키며, 내가 이제 말하여 모든 보살로 하여금 두루 깨치어 비밀언교의 온갖 작용을 잘 걷우어 가지며, 일체 언어 음성의 뜻을 깨달아 알게 하며, 다시 차별 각혜(覺慧) 선교지에 깨달아 들게[證人]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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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그가 지니는 법이냐? 무변장엄아, 모든 보살이 깨끗한 계법을 갖추며 실제(實諦)의 위신력[加持力]에 머무므로 곧 능히 보시방편을 자라게[增長] 하여 '나의 것[我所]'이 없고 거두어 잡아 지닐 것이 없는 법을 닦아 익히는 방편을 구하여, 온갖 법의 진실 이취를 증득하며 물러남이 없는 법[不退法]과 물러남이 없는 경지에 잘 머무르므로 속히 걸림 없는 변재의 지혜를 갖추어 넓기가 큰 바다와 같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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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말세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능히 이 법을 공경하여 받아 지니는 자가 없으리라. 오직 보살로서 매우깊고 진실한 법을 희구하는 자와, 여래의 법장을 열어 보이고자 희구하는 의욕이 승한 자와, 길들여진[調善] 의욕으로 바로 사유하는 자는 제외하노라. 그들은 이 매우 깊은 법 가운데 부지런히 닦아 배워서 이 이취에 들어가 곧 능히 다른 이름으로 연설할 줄을 잘 알며, 또한 능히 모든 법 본연의 자성을 잘 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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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가령 여래가 갖가지 이름으로 모든 법을 연설할지라도 모든 법의 본연의 자성에는 또한 서로 어그러지지 않느니라. 여래가 모든 법의 본성이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 법을 열어 보이어 온갖 법이 조작함이 없음을 말하나니, 무릇 연설하는 것 말고 능히 말하는 자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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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이미 연설하는 선교바라밀을 얻었건만 여래는 또한 적은 법도 얻을 것이 없으며 또한 부분으로 얻을[隨得] 것도 없고 전부를 다 얻을 것도 아니니라. 여래는 적은 법에 머무르지 않는 까닭이며, 놓아 버림도 아니며, 삶을 위하여 법을 설함도 아니며, 또한 적은 법을 얻기를 위함도 아니며, 얻지 않음도 아닌 까닭이니라. 여래는 얻을 것 없는 도를 행하나니 여래는 행함도 아니요, 또한 행하지 않음도 아니니 또한 마땅히 모든 부처가 여실행(如實行)을 행한다고 말하지 말지어다. 왜냐하면 어떤 법도 말할 것이 없는 것을 여래라 이름하나니, 이것이 여래는 이러한 머무름에 머무르며 이러한 행을 위함이니라. 만일 여래를 '여(如)'라 '래(來)'라 하는 명자(名字)의 지닌 뜻으로써 '여래'라 이름했을진대 '여래'와 이름이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니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므로 마땅히 '여래가 오는 것 같고 가는 것 같다'고 말하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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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희론자가 아니니 희론을 뛰어넘었으며 또한 뛰어넘음도 없느니라. 여래는 뛰어넘음도 없으며 뛰어넘었다는 여래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여래가 여래성(如來性)과 하나도 아니요, 여읜 것도 아니며, 허망성도 아니요, 변이성(變異性)도 아니니라. 이와 같이 여래의 체성을 찬양하여 어떤 법도 열어 보이어 연설할 수 없으며, 또한 시현(示現)할 수도 없느니라. 여래는 온갖 법의 진실한 본성을 증득하였으나 온갖 법의 본성은 선설하지 못하나니 온갖 법이 있다 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여래는 온갖 법이 조작한 바가 없으며 난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니요 나간 것도 아니요 여읨도 아니라고 말하나니 모든 법이 끝내 청정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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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얻음도 아니요 두루 얻음도 아니니 온갖 법에 얻을 것이 없으며, 얻을 것이 없으므로 증(證)하는 것이 없나니 이와 같이 적은 법도 가히 얻을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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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법을 얻는다면 모든 법 가운데 마땅히 받을 자가 있으리라. 이미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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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자가 없을새 이러므로 마땅히 알라. 온갖 법이 난 것이 아니므로 얻을 자가 없느니라. 여래의 명호도 또한 성교(聖敎)의 붙인 이름[假名]으로 시설함이니 이와 같은 언설의 자성이 청정한 까닭에 성자가 저 가운데 적은 법도 얻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성자에게 법과 또는 법 아닌 것도 없으며, 또한 어떤 법이 성자니 성자가 아니니 할 것도 없으며, 어떤 법 아닌 것도 없으며, 어떤 법이 저와 상응하거나 혹 장차 상응할 것도 없느니라. 이에 여래의 연설한 것은 다 마땅히 잘 알되 또한 세속을 따라서 끌려가지 않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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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능히 법과 비법을 말하지만 또한 법과 비법이 있다고 내세우지 않으며, 여래가 능히 선법과 불선법을 말하지만 또한 선과 불선이 있다고 내세우지 않으며, 능히 법이 표시할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또한 표시할 것 없는 법이 있다고 내세우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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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말한 바 이 깊은 법은 정업(淨業)이 없는 자는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리라. 만일 무상보리를 희구하는 자거나 생사 가운데 해탈을 구하는 자는 마땅히 모든 여래의 연설한 법을 깨달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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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능히 잘 이해한 자는 마땅히 망설임이 없이 취하지 말고 버리지도 말며, 또한 어떤 법이 나고 멸함이 있다고 보지도 말며, 희론이 있을 것도 없고 희론 없는 것도 아니니라. 능히 이 진실법을 연설하되 이 진실법을 연설하는 가운데 또한 집착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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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마치 수미산왕(王)이 모든 복덕 착한 뿌리 중생이 수용되는 궁전이 의지하는 곳이 되어 중생이 그곳에서 향락을 누리듯이 착한 뿌리를 지은 모든 보살이 이 법보(法寶)가 쌓여 있는 경전을 능히 들어 지니면 이 법보로 말미암아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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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경을 능히 수순하면 위없는 법지(法智)에 들어가나니 여래 법장의 다라니를 열어 보이고자 하는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이 다라니를 유포하므로 능히 여래의 광대 진실한 법을 거두어 지니나니, 모든 부처님의 설한 바 법이 모두 이 무변 다라니문으로 좇아 흘러 나오느니라. 이 다라니는 능히 일체 계경(契經) 등의 법을 거두어 지니되 이룩됨도 아니요, 무너짐도 아니며 처음·중간·나중도 없느니라. 이 다라니는 여래의 호념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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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라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하여 능히 한량없고 끝없는 불사를 짓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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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최초 다라니품과 설의품(說義品)·이취품(珥趣品) 가운데 능히 온갖 법을 거두어 지녔느니라. 무변장엄아, 그 가운데 모든 보살이 이 교법을 깨닫고자 하는 자와 이 법을 유포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려는 자와 모든 법 머무름 없는 법[無住印]에 들어가고자 하는 자와, 걸림 없는 비밀문을 깨닫고자 하는 자와, 발심하여 용맹스러운[加行] 큰 정진에 나아가고자 하는 자와, 모든 법의 자성[性]과 현상[相]을 깨닫고 이 법을 설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모든 여래께서 연설하신 언교(言敎)를 받아 지닐 것이요, 이미 받아 지니고는 온갖 법의 비밀 언사를 잘 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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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總相]으로 문자를 연설하는 지혜에 따라 들어가고자 하는 자와, 모든 법의 차별을 연설하는 이취를 깨달아 알고자 하는 자와, 생각하는 대로 온갖 법을 간택하는 지혜를 얻고자 하는 자는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 안락케 하기 위하므로 승의(勝義)를 시설하여 잘 근기를 따라 중생에게 맡겨 주어서 이익을 얻게 하나니, 혹은 법을 찬양하거나, 혹은 유포하거나, 혹은 법을 연설하거나, 다 공덕의 선심[資糧心]으로 불쌍히 여기고 이익케 하여 불지(佛智)를 구하며 어떤 법에도 집착을 내지 않느니라. 집착하지 않으므로 취할 것이 없으며 또한 둘이 없는 법지(法智)를 관찰하지 않으며, 내지(內智)와 외지(外智)를 나타내어 보이지 않으며, 적은 법에 만족심을 내지 않으며, 도한 변변치 않는 정진으로 상지(上智)를 구하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일체 깊은 법을 닦아서 어떤 질문이든지 뜻을 따라 해설하며, 제 이익[自利]과 남의 이익[他利]에 머물러서 저[自]와 남[他]의 생각[想]을 잘 관찰하여 온갖 법이다 '나[我]'가 없는 이치에 들어가며, '나'가 청정하고는 온갖 법이 청정한 데 들어가 교법을 열어 보이고 연설하기를 즐겨하여 만약 누가 묻거나 묻지 않거나 내지 적은 법이라도 아끼는 마음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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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마땅히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되 '내가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 거룩한 보시·최상의 보시를 하나니, 말하자면 위없는 법보의 곳간[法藏]을 내가 이제 모든 중생에게 베풀어 주되 한량없는 법보와 서로 응하게 하리라. 가령 중생이 모든 중죄를 지었더라도 끝내 저에게 법을 아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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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내지 않고 온갖 인색한 마음을 여의고 능히 놓아 베풀어서 법의 시주가 되어 내가 이제 여래의 일, 온갖 지혜의 일을 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무거운 짐을 놓아 버리고 큰 폭포 흐름에 마땅히 법의 배로 중생을 건네 주어 중생으로 온갖 안락한 생활의 도구와 재물[資財]을 얻게 하리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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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이러한 자비심으로 깨달음의 지혜를 일으키어 속히 수승한 법을 증득하며, 이 계경 다라니문에 모든 법 차별의 총지를 연설하며, 장차 생사를 여의게 되며, 다른 이론에 끌려가지 않고 능히 모든 외도의 이론을 깨뜨리고 마군을 항복받나니 쟁론의 법을 없애고자 함이니라. 능히 이렇게 머무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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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다라니문은 일체 여래가 받아 지니셨으니 잘 기억하라. 마치 최후의 몸을 받은 보살이 머무르는 곳인 삼십삼천이나 야마천·도솔타천·낙변화천(樂變化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가운데 도솔타천궁이 일체 하늘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모든 중생이 다 애락심을 내며, 착한 뿌리로 성숙하고 수승한 복[勝福]을 거두어 잡아 지니며, 일생 동안에 보시·지계의 복온(福蘊)이 구족 청정하며, 일체 수승한 지온(智蘊)을 성취하여 이 삼천대천세계 일체 중생이 미치지 못할 바이며, 능히 일체 중생이 지닌 착한 뿌리를 덮으며, 또한 일체 중생의 공경과 찬탄을 받게 되고 현전(現前)에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나니 만일 그 보살이 도솔천궁으로부터 염부제에 내려올 때엔 곧 염부제의 한복판으로서 가장 안온하고 묘한 곳에 큰 성안의 인민들이 집중한 곳에 강생하여 모든 인민들이 우러러보고 예배·공경·공양을 받는 것과 같이 이 다라니계경의 문도 또한 그러하여 온갖 법 가운데 들어가 편안히 머무르게 되고 온갖 법은 다 이것으로부터 나오고 또한 이것을 좇아 꺼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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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이 법에 머무르고는 지혜·공덕이 성숙하고 향상하므로 온갖 법에 머물러서 온갖 법에 자재하나니 그 주인이 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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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최후로 몸을 받아 사람 가운데 나서 관(觀)함 없이 온갖 법을 보는 인(印)·삼매의 힘으로 두두 일체 중생을 관찰하며, 또한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관찰하고 법 다라니 제호(醍醐)의 맛을 얻어 광대한 마음을 광대한 지혜 경계에 머물러서 끝내 온갖 욕락과 오락 도구에 탐착하지 않으며,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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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세속법을 희구하지 아니하고 단정하고 장엄한 위의가 서로 이어서 공(空)의 삼매의 깨달음에 머무므로 능히 온갖 법을 관찰하며, 따라서 무상(無相)의 방편선교를 얻어서 일체에 집착함이 없으며, 능히 일체 삼계의 함이 있는 법이 과실·걱정 아님이 없는 줄을 잘 알거니 어찌 탐착하겠느냐? 마땅히 떠나기를 구하여 속이 적정하고도 가장 적정한 경계와 뛰어난 해탈[勝解脫]과 뛰어난 벗어남[勝出離]의 경계를 증득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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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식(識) 경계에 머무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세간법의 나고 깨지고 모이고 흩어짐을 관찰하여 저 중생에 대자대비를 일으켜 그들을 성취시키기 위하여 세속의 벗어나는 깨달음을 내며, 이취를 깨달은 자재방편으로 능히 수순하여 가장 거룩한 지혜에 들어가서 일체 중생을 따라 생각하는 선교방편에 자재를 얻으며, 따라서 모든 법에 걸림 없는 다라니 선교이취를 얻어서 선교지로써 모든 중생을 간택하고 관찰하며, 또는 생각할 수 없는 법 결정한 이취를 관찰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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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소년은 단엄하고 곱더라도 모든 욕심의 경계에 애착하지 아니하고 자기가 소유한 모든 재산과 진기한 보물과 오락 도구며 친척 권속을 다 놓아 버리고 생각하고 관찰하되 세속을 싫증내어 적정을 희구하여 집을 떠나서 집 아닌 데로 나아가며, 이미 집을 나와서는 생각할 수 없는 깨달음의 깊은 방편을 성취하여 할 만한 일을 하여 착한 뿌리의 자량(資糧)을 쌓아 모으며, 최상의 보리 도량(道場)으로 향해 나아가서 원력의 장엄으로써 최상 다라니인 깊은 방편의 가장 뛰어난 경계를 증득하며, 이 청정 다라니문의 선교이취로 말미암아 모든 법 자연지(自然智)와 걸림 없는 온갖 지혜의 지혜인 총지선교를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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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미 온갖 지혜 다라니문을 얻고 따라서 결정적인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어 이것이 이미 청정하고는 최상의 온갖 지혜의 지혜에 편안히 머무르며, 그 위신력으로 능히 가장 높은 청정한 법바퀴를 굴리며, 또한 능히 일체 법지의 교묘한 말솜씨를 얻느니라. 마치 한낮에 태양의 광명이 두루 비치듯이 이 법의 음성의 광명으로 두루 인간·천상의 중생에게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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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보살이 온갖 지혜의 지혜 다라니에 머무르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나니 그 보살의 다라니문 구의(句義) 차별은 모든 보살이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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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알 수가 없느니라. 만일 일생보처 보살이라면 도량에 앉아서 청정한 깨달음으로 스승 없이 스스로 깨달아서 이 다라니가 앞에 나타나나니, 이것은 보살이 보리를 위하여 한량없는 겁에 착한 뿌리를 쌓아 모으며 구원한 생사의 어두운 밤에 끊임없이 범행(梵行)을 닦음으로써 깊은 법의 지혜[法忍]를 얻었나니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대자비심이 바야흐로 앞에 드러났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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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보살이 이 다라니로 말미암아 도량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니 내가 이제 너에게 보이어 말할 수 없도다. 네가 보살 지혜가 앞에 드러나서 능히 저 법을 증득할 때에 스스로 알게 되리라. 그때에 보살이 가없는 문·한량없는 문·인문(因門)·견줄 데 없는 문[無譬喩門]을 얻어서 다 앞에 드러나리라. 그러나 그 문은 보이어 말하지는 못하느니라. 그것은 세간을 뛰어넘어서 모든 천상·인간·마(魔)·범(梵) 및 모든 사문·바라문 등과 같지 않으며 곧 가장 높은 청정법의 온갖 지혜의 지혜와 자연지를 얻으리라. 보살이 이것을 말미암아 능히 청정한 자연지에 들어가서 능히 가장 높은 청정한 법바퀴를 굴리며, 점차로 한량없는 중생을 위하여 위없는 온갖 지혜의 지혜를 성취하며, 모든 법문과 열반문에 청정함을 얻으므로 한량없는 갖가지 선교이취를 열어 보이어 연설하며, 능히 온(蘊) 선교를 발생하여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온 청정 선교지를 나타내어 보여 지나게 하며, 계(界)와 처(處)의 연기도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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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생으로 하여금 성제(聖諦)에 들어가는 법문을 일으키게 하고 또한 능히 성제의 청정한 선교지를 보이며 또 능히 삼십칠품 보리 부분법의 차별선교를 일으키고 또한 능히 보리 부분법의 청정지를 보이며, 지(止)·관(觀)의 선교지를 일으키어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지·관의 청정선교를 보이어 지니게 하며, 또 능히 삼매·등지(等止)의 선교지를 일으키어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선(禪) 삼매·등지의 청정선교를 보이며, 또 능히 미혹함 없고 공(功)을 헛되이 버리지 않는 선교지를 일으키어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미혹함 없고 공을 헛되이 버리지 않는 청정 지혜를 보이어 지니게 하며, 또 능히 생사를 여의고 남이 없는 이치[無生]를 다하는 지혜를 일으키어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생사를 여의고 남이 없는 이치를 다하는 청정 선교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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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어 지니게 하며, 또 능히 명해탈(明解脫) 선교지를 일으키어 지니게 하고 또한 능히 명해탈의 청정한 선교를 보이어 지니게 하며, 능히 대열반문을 연설하고 또한 능히 모든 구의(句義)를 잡아 지니며[住持], 청정 선교방편을 놓아 버리고 유위법·무위법·유루법(有漏法)·무루법(無漏法)·세간법·출세간법(出世間法)에 한량없는 명의(名義)로 표시하여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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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이 청정하므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더없는 결정법과 청정하고 미묘한 지혜의 종자를 지닌 법을 열어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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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이 큰 다라니 총지방편을 말함은 온갖 지혜 다라니 선교력(善巧力)에 머무름을 얻게 하기 위함이니라. 모든 중생이 본원을 따라서 이러한 행을 보이어 이취의 차별을 따라 깨닫는 데 들어가서 다라니 위력의 더없는 법장을 잘 열어 보이며, 능히 법의 비[法雨]를 내려 부어서 온갖 메마른 중생을 적셔 주어 묘한 법으로써 다 만족케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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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마땅히 여래를 따라 배우되 이 매우 깊은 결정법에 어그러지거나 거스르지 말지니라. 너희들이 이 온갖 지혜, 큰 다라니에서 오래지 않아 총지 자재주(自在主) 다라니를 얻어서, 모든 중생을 위해 장차 이와 같은 한량없는 의리(義利)를 짓기를 오늘의 나와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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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마땅히 한량없는 다른 이름으로 이 다라니의 결정된 모든 법의 깊은 지혜를 열어 보이어 연설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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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가운데 마땅히 뛰어난 견해를 희구하여 보리의 자량을 버리지 말지니라. 어떤 것이 뛰어난 견해를 희구함이냐? 말하자면 모든 보살이 마땅히 온갖 법이 나는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니요, 움직임도 아니요, 머무름도 아니며 자성이 공적함을 알아 깨닫고 저 공성(空性)에 또한 집착하지 않나니 하물며 그 모양[相]에 집착하겠느냐? 그 공한 성품 가운데 모양의 생각이 있을 수 없느니라. 만일 그 공 가운데 모양이 없을진대 능히 여래가 말한 유위공(有爲空)·나'[我]' '나의 것[我所]'과 일체의 나[我]·남[人]·중생[衆生]·수자(壽者)가 없다는 이치에 들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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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의 성품은 물듦도 아니요 물듦 아님도 아니며, 더러움도 아니요 더러움 아님도 아니며, 미혹함도 아니요 미혹함 아님도 아니며, 탐애(貪愛)도 아니요 탐애 아님도 아니며, 공(空)에 머무름도 아니요 또한 두루 일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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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름도 아니니라. 만일 공을 여의면 그것이 곧 적멸이라 분별이 없으며, 두루 분별[徧分別:徧計]함도 업고 뛰어난 분별[勝分別]도 없으며, 널리 분별함도 없으며, 공용(功用)도 없고 아무 것도 취할 것 없이 자성이 청정하리라. 그것이 곧 모든 법 본연의 자성이라 온갖 세간법이 본성이 다 공한 것이며 선법·불선법·유위법·무위법·세간법·출세간법이 다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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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이와 같은 뛰어난 견해를 거두어 잡아 지니고는 해탈과 해탈 지견(智見)에 들어가며 또한 능히 다 깨끗하여 때가 없는 해탈 경계의 보리의 자량(資糧)을 거두어 잡아 지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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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보리의 자량'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계(戒)가 청정하며 지혜가 청정하며 삼매가 청정하며 해탈이 청정하며 해탈 지견이 청정하며 보시바라밀이 청정하며 계바라밀이 청정하며 인욕(忍辱)바라밀이 청정하며 정진바라밀이 청정하며 선(禪) 바라밀이 청정하며 지혜 바라밀이 청정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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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것이 청정하면 곧 두루 다 청정하며, 만일 두루 다 청정하면 곧 물듦 없는 법문으로서 본래 청정한 마음[自性淸淨心]의 광명이 빛나고 번뇌가 없으며, 그 마음이 항상 머물러서 본성이 공적하며, 또한 빛난다는 것도 없으며, 손[客] 번뇌·따른[隨] 번뇌의 삼종의 물듦[汚染]도 그것이 다 실답지 못하여 공하여 있는 것이 없나니 이와 같이 마음 바탕은 번뇌와 청정이 서로 응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이 마음이 둘이 없으며 또한 둘로 나눌 수 없나니 본성이 청정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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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능히 심성을 깨달아 알면 번뇌 물듦에 물듦이 아니라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라 다 얻을 수 없으며, 오직 망상의 인연으로 화합함을 제하느니라. 비록 마음이 났다 할지라도 또한 볼 수가 없으며, 시방에 미루어 찾아도 끝내 얻지 못하며, 또한 마음으로 능히 마음을 보지 못하나니 이와 같이 경계의 반연이 마음과 화합함이 아니요 마음이 또한 반연과 화합함도 아니며, 또한 인연이 마음과 서로 응함도 아니요 마음이 또한 인연과 서로 응함도 아니니라. 오직 마음으로 말미암아 저 온갖 법이 서로 응하느니라. 온갖 법이 마음과 서로 응하되 서로 알지 못하며 또한 서로 보지 못하나니 하물며 모든 법이 마음과 서로 응함이 아님이랴. 제일의로 사유(思惟)하여 관찰하면 아무 것도 서로 응하거나 또는 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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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음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어떤 법이 어떤 법과 서로 응하거나 또는 서로 응하지 않을 것이 없나니, 온갖 법이 자성이 적정하니 그 자성이 어떤 것과 서로 응하거나 서로 응하지 않음이 아니니라. 온갖 법의 지닌 바 자성이 곧 본성이며, 만일 그것이 본성일진대 그것은 자성이 없나니 너는 마땅히 알지니라. 만일 언설로써 온갖 법의 본연의 자성을 얻는다면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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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 가운데 어느 한 가지도 모든 법의 본연 자성이라 이름할 것이 없나니 온갖 법의 본성이 다 공하여 온갖 법의 자성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공하여 성이 없을진대 그것이 곧 한결같은 모습[一相]이라. 말하자면 아무 모양도 없는 것[無相]이니 아무 모양이 없는 까닭에 그것이 청정하니라. 만일 공하여 자성이 없을진대 곧 무슨 모양으로 표시할 수 있겠는가. 만일 공하여 자성이 없으므로 무슨 모양으로써 표시할 수 없을진대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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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하여 자성이 없는 것은 더러움도 아니요, 깨끗함도 아니니라. 그러나 이것이 모든 법의 본성이니라. 만일 모든 법의 본성이 더러움[染]과 깨끗함[淨]으로 말미암아 건립된 것이 아닐진대 머무름도 없고 일어남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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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모든 법이 머무름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건립할 바도 없으며 본성이 청정하거니 어찌하여 중생이 저 가운데 미혹하였는가' 관찰하라. 이것은 세간(世間)이 허공의 수레바퀴[虛空輪]를 탐으로 말미암아 허공의 수레바퀴에 미혹한 바가 됨이니라. 말한 바 탄다[乘] 함도 또한 타는 것이 없으며 또한 타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그러나 세간이 허공의 바퀴를 타고 허공의 바퀴에 얽어매임이 되었느니라. 그러나 허공의 바퀴 또한 없건마는 이 모든 중생이 매우 어리석으므로 미혹함이 되었느니라. 그러나 그 가운데 어리석음도 없고 또한 미혹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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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중생이 어리석으므로 이 법을 깨달아 알지 못하고 시비 분별에 머무르는 줄을' 관할지니라. 무변장엄아, 시비에 머무른다는 것은 곧 머무름이 아니니라. 그러나 세간이 미혹하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청정한 줄을 깨달아 알지 못하느니라. 만일 머무르지 않는 자일진대 곧 머무름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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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이것이 곧 머무르지 않는 청정한 착한 마음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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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은 여래의 비밀한 법문은 알기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렵나니 오직 너희들이 능히 나고 죽음의 긴 밤에 선법을 수행하여 깨달아 아는 것은 제외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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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일찍이 말하기를, '시비에 머무르는 자는 곧 머무름이 아니라'고 하였나니 어떤 것이 머무름이냐, 말하자면 불선법(不善法)이니라. 그러나 불선법이란 것은 이것이 있는 것이 없나니 만일 이 없는 곳에 있다고 하면 능히 머무름과 또한 머무름 아닌 것이 다름이 없는 줄을 알지 못하리니 이것은 곧 시비에 머무름이라고 이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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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다시 청정 착한 뿌리에 머무름이 있으면 곧 머무름이라 이름하지 않느니라. 만일 머무르지 아니한 자라면 허물이 없느니라. 허물이 없으므로 능히 이러한 법문을 깨달아 아나니 만일 청정하지 못한 자가 이 법을 깨달아 안다고 하면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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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지혜가 없어서 큰 번뇌에 덮여 가려졌을진대 지혜가 없으므로 가령 누구나 환하게 알 수 있는 방편설이 있을지라도 오히려 능히 알지 못하거든 하물며 비밀한 깊은 법문일까보냐? 만일 머무르지 않은 자라면 이것이 곧 청정이니라. 어떤 것이 머무르지 않음이냐? 말하자면 선법과 해탈경계[出離界]에 머무르지 않음이니라. 왜냐하면 해탈경계와 경계라 내세울 것[界施設]이 없나니 열반계에 만일 머무르지 않을진대 열반을 얻었다고 이름하리라. 이 열반이란 이름도 다만 거짓 내세운 것일 뿐, 이와 같이 열반도 얻을 것이 없으며 또한 열반을 얻을 자도 없느니라. 만일 얻을 자가 있다면 마땅히 여래가 열반한 뒤에 여래가 없느니라. 혹 여래가 열반한 뒤에 얻을 자 없다면 곧 여래가 있느니 여래가 없느니를 함께 말할 수 없느니라. 이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여래가 있느니 여래가 없느니를 함께 말할 수 없느니라. 이 말할 수 없다는 것도 또한 이것이 여래의 거짓 내세우는 언구(言句)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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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생이 깊은 법에 부지런히 수행하지 아니하고 의혹을 내어서 만일 여래가 형색[色]이 있다고 말할진대 여래가 열반한 뒤에 응당 여래가 있을 것이요, 만일 여래가 형색이 없다고 말할진대 열반한 뒤에 응당 여래가 없으리라. 열반한 뒤에 여래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라 함도 또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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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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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법이 나는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니라 할진대 저 법이 멸한 뒤에 있느니 없느니 말하지 못하리라. 이와 같이 여래가 나는 것도 아니요, 멸한 것도 아니라 할진대 여래가 열반한 뒤에 있느니 없느니 하지 못하리라. 가장자리가 있느니[有邊] 없느니[無邊]하지 못하리라. 가장자리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등도 여래가 저것을 함께 말하지 못한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가장자리가 있다고 말할진대 곧 가운데가 있을 수 없고, 만일 가운데가 있다고 말할진대 곧 가장자리가 있을 수 없느니라. 말한 바 가운데라는 것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니라. 만일 다시 가운데가 실로 있고, 실로 없다 할진대 이것은 곧 연기와 서로 어기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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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다시 법이 연(緣)으로부터 일어남도 아니요, 또는 연을 일으킴도 아니므로 저 법이 멸하지 않나니, 있느니 없느니가 함께 서로 어기지 않느니라. 일체 연으로부터 일어나는 법과 연을 일으키는 법이므로 이것이 가운데와 가장자리가 없으며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니라. 만일 있고 없는 것이 아닐진대 어떻게 능히 말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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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큰 방편으로 저 가운데 머물러 모든 중생을 위하여 무명의 껍질을 깨뜨리고 연기에 어그러지지 않는 법을 열어 보이어 연설하느니라. 온갖 법이 다 연기에 들어가나니 만일 연기에 들어갈진대 이것은 곧 가운데와 가장자리란 말이 있을 수 없느니라. 만일 언설을 여읠진대 어떤 법도 얻을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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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있는 것이 없다는 법을 관찰할지니라. 가없는 법을 중도(中道)라고 이름하느니라. 방편으로서 각혜(覺慧)가 있어서 능히 모든 법을 지닌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법을 지닌다는 것도 또한 얻지 못하느니라. 얻지 못하므로 언설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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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희들 슬기로운 자는 마땅히 이렇게 알지니라. '온갖 법의 참된 모습은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요, 나눔[分]도 없고, 끊음[斷]도 없으며, 하나인 성질[一性]도 아니요, 다른 성질[異性]도 아니라'고 모든 법이 제일의 저 언덕에 이르지 않음이 없느니라. 저 언덕에 이르렀다 함은 곧 열반이니라. 모든 법이 다 열반의 모습[相]이라, 이러므로 말하지 못할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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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알지니라. 오직 세속에서 말하여 중도라 함은 제외하느니라. 이와 같은 중도가 곧 큰 열반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또한 열반은 그 향하여 나아갈 곳이 없느니라. 만일 열반에 향하여 나아갈 곳이 있다고 하면 모든 법에 가고 옴이 있으려니와 온갖 법이 자성이 다 평등할새 이러므로 열반을 향해 나아갈 곳이 없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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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을 중도라 이름하느니라. 그러나 이 중도는 곧 중도가 아니니라. 왜냐하면 늘 것도 없고 줄 것도 없고 가장자리[邊]도 없고 취함도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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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만일 가장자리가 없을진대 어떻게 가장자리가 있다 하는가, 말하자면 처소가 없는 것이 가없는 법이니라. 모든 범부가 처소 없는 데에 집착하여 가장자리[邊處]가 있다고 하느니라. 가장자리를 보는 까닭에 해탈을 얻지 못하나니 저 참된 모습에는 처소가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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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미묘한 방편의 결정된 각혜로써 능히 이러한 중도를 연설하는 것을 관하라. 무변장엄아, 모든 부처님 여래는 모든 법에 의혹이 없으며 잊어버리는 생각이 없느니라. 모든 여래는 마음이 항상 정(定)에 있어서 삼매의 걸림 없는 자재를 얻어 항상 잘 관찰하시고 가장 뛰어난 등지(至等)에 머물러 법을 설하시며, 한량없는 지견으로 이치 아닌 데[非處]에 머물지 아니하고 청정한 법을 말하며, 최상법을 말하며, 적정법을 설하나니 여래의 말함은 나머지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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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마치 보배 구슬이 있으니 이름이 종종색(種種色)이며 큰 바다 속에 있었다. 비록 한량없는 여러 갈래의 물이 큰 바다에 흘러 들어오더라도 이 구슬의 화력(火力)으로 물을 소멸시켜 넘치지 않게 하듯이, 여래 응정등각이 보리를 증득하고는 지혜불[智火]의 힘으로 능히 중생의 번뇌를 소멸시킴도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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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어떤 사람이 날마다 여래의 명호와 공덕을 찬양하면 이 중생은 능히 흑암을 여의고 점차로 모든 번뇌를 불사르느니라. 이와 같이 '나무불(南無佛)'이라고 일컬으면 말의 업[口業]이 헛되지 않아서 이러한 어업(語業)을 큰 횃불이라 이름하나니, 능히 번뇌를 불사르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와 또는 다른 부처님의 명호를 얻어 들으면 모든 흑암을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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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생으로 열반의 종자가 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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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여래를 믿는 중생과 또는 일체 중생을 위하여 번뇌를 없애려고 법의 비를 내려 붓느니라. 무변장엄아, 여래의 말한 바는 이 법이 진실하니라. 진실하므로 어떤 적은 법도 열어 보이어 연설함이 없나니 이 법에도 실도 없고 허(虛)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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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는 이 실다운 말하는 이[實語者]라, 진실한 법에 머물러서 능히 이 다라니문을 연설하느니라. 무변장엄아, 이 진실한 법을 누가 능히 알겠는가. 오직 보살의 여실히 보는 자·갖추어 보는 자·선업을 짓는 자를 제하고는 저 깊은 법을 능히 알 자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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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뜻 가운데 마땅히 수순하여 스스로 이 법에 생각을 모아 앞에 드러나게 할 것이요, 다른 것을 믿고 좋아하거나 다른 데로부터 지혜를 얻으려 하지 말라. 중생을 이롭게 하고 편안케 하기 위하여 이 법을 잘 수순하는 마음을 낼지니라. 만일 이 가운데 수순인(隨順忍)을 얻으면 수순하지 않는 속에 머무르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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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들음이 없는 중생은 수순인이 없으므로 이 법교에 능히 통달치 못하리라. 혹은 다시 다른 소견으로 하는 짓이 있어서 다른 길을 걷는 자와, 악도로 나아가는 자와, 신업을 짓지 않는 자와, 나쁜 짓·다른 짓을 하는 자는 능히 이 법문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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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는 이제 잘 관찰할지니라. 만일 걸림 없는 다라니장(陀羅尼藏)의 법 광명을 설할 때에 모든 들음이 없는 중생은 아직 범부의 마음을 잘 길들이지 못한 까닭에 위의가 없나니, 이것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교법을 멀리 여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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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능히 몸소 이 법 가운데 닦아 익히면, 가령 능히 수순인이 없더라도 오히려 멀리 여의지 못하거든, 하물며 능히 무루인(無漏忍)을 이룩하여 집착이 없이 이 중회에서 능히 막힘 없고 걸림 없는 법바퀴를 굴림이리요. 왜냐하면 이들은 무장애의 경지에 머무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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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중생과 여래에게 힘입음[加持]된 중생을 성취시키어 걸림 없는 법에 청정을 보게 하기 위한 까닭에, 또한 일체를 이롭게 하고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이 다라니문을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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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이 법문에 능히 깨달아 들어가는 자는 알아 둘지니라. 그는 이미 보살지(菩薩地)에 머물러서 빨리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며, 오래지 않아 보리의 수기(授記)를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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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희들이 이 깊은 법문에 마땅히 훌륭한 견해[勝解]를 낼지니라. 무변장엄아, 너희들은 이러한 법문에 집착이 없는 자와, 얻을 것이 없는 인(印)을 얻는 자는 이것으로 본바닥[地]을 삼는 줄을 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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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나간 세상에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능히 생사의 긴 밤에 부지런히 닦아 익히어 몸의 위의를 잘 지니며, 어업(語業)을 잘 보호하며, 마음을 잘 길들여 평등한 지혜로 억념(憶念)에 따르는 자와, 마음에 머무름 없이 이 법 가운데 잘 받아 지니는 자는 신명을 돌아보지 않고 곧 능히 이 경을 유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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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세에 어떤 중생이 이 법을 듣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는 자는 오히려 얻기 어렵거든, 하물며 능히 써서 옮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통달하며 열어 보이고 유포하여 남을 위하여 널리 설함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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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서 청정한 다라니문을 얻으면 재빨리 청정한 지혜를 성취하여 장차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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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는 관찰할지니라. 여래는 모든 보살에게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게 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법장을 연설하느니라. 그러나 그 가운데 어떤 법도 연설하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설한 것은 설함 없이 설함으로써 능히 청정함을 내며 능히 청정 법문을 열어 보이되 온갖 법이 허공의 모습과 같음을 설하느니라. 어떤 것이 허공의 모습과 같은 것이냐? 법은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라. 이 허공은 무엇과 같거나[等] 같지 않은 것[不等]이 아니며 온갖 법이 또한 그러하니라. 허공이 가장 자리가 없듯이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여 그 가장자리를 얻지 못하느니라. 얻지 못하므로 가장자리가 없느니라. 가장자리가 없으므로 '무변(無邊)'이라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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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저 가운데 머무르는 자는 곧 여래의 법에 머무른다고 이르니, 여래의 법에 머무르면 설할 것이 없고 만일 설할 것이 없으면 저 온갖 붙인 이름[假名]의 모양[相]으로써 할 뿐이니, 그대로 깨달아 알 것이요, 그 가운데 집착하지 말지니라. 집착하지 않으면 한쪽 가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만일 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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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에 떨어지지 않으면 곧 중(中)에도 떨어지지 않느니라. 만일 중에도 떨어지지 않으면 중과 변을 여의게 되리라. 만일 일체를 여의면 곧 말할 바가 없으리니 이것으로 말미암아 청정한 지혜를 얻어서 온갖 법에 취착(取着)할 것이 없으리니 취할 것과 능히 취할 자가 없으리라. 왜냐하면 온갖 법이 '나[我]'가 없으니 나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이며, 나의 자성이 없는 까닭에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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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무변장엄아, 부처가 말한 것처럼 '모든 행(行)이 항상됨이 없다' 함을 이렇게 달라짐[變異]이 없는 뜻, 서로 응하지 않는 뜻으로 연설할지니라. 부처가 말한 것처럼 '모든 유(有)는 괴로움이라'는 뜻과 같이 열반의 뜻[義]과 싫증내어 여의는 뜻[厭離義]을 연설할지니라. 부처님이 말한 것처럼 '열반 적정(寂靜)'의 뜻과 같이 일체의 유위(有爲)를 다 놓아 여읠 뜻을 연설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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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항상됨 없다는 까닭, 혹은 모두가 괴로움이라는 까닭, 혹은 내가 없는 까닭, 혹은 열반이란 까닭의 이러한 문(門)이 여래가 연설한 바이며, 이것이 또한 온갖 법의 본연 자성을 열어 보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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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갖가지의 이름·갖가지의 문호·갖가지의 언어로 모든 법을 연설하나니 여래가 또한 모든 법과 다르지 않느니라. 본성의 자체가 하나의 성질도 아니요, 다른 성질도 아니며, 온갖 법이 일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니, 능히 보지 못하는 까닭에 빨리 허공 자성을 증득하여 들어가며 온갖 법의 모양[相]이 없는 데 나아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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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다라니문은 보살의 본성 청정과 자성 조복(調伏)이 되나니 이러므로 일으키느니라. 조복이라고 함은 탐냄·성냄·어리석음이 다 무명·흑암으로 머리삼아 그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나니 그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므로 일체가 다 허망하여 실답지 않나니 이것은 탐냄·성냄·어리석음의 본성이 청정함이니라. 이렇게 보는 자는 능히 청정 부사의문(不思議門)을 내며 또 능히 다라니문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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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능히 이러한 법에 사유 관찰하면 이것을 다라니업(他羅尼業)과 지혜업을 얻었다고 할 것이며, 이것을 평등하게 깨달아 아는 지혜라 하며, 이것을 청정한 보리의 자량이라 하며, 이것을 무너지지 않는 계(戒)·견(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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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威儀)라 하며, 이것을 청정한 몸·말·뜻의 하는 업이라 하며, 이것을 나 없는[無我] 이치를 수순하는 지혜라 하며, 이것을 능히 끊고 능히 없애 여의는 모습이라 하며, 이것을 한량없고 가없는 선교방편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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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이것을 관찰하여 믿어 알지니라. 이에 세속을 벗어나는 법 가운데 온갖 법의 본성, 자성을 열어 보이어 연설하며, 또한 능히 일체 법문을 얻지 못하며, 설할 바의 법도 또한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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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이에 보살들의 깨쳐 들어가는 법문을 말하였나니 만일 보살이 이것을 배우면 능히 바다와 같은 지혜를 얻어서 온갖 이론(異論)이 능히 꺾을 수 없으며, 따라서 온갖 지혜의 나아갈 바를 알고 법요(法要)를 잘 말하되 남의 가르침에 말미암지 않고 생각할 수 없는 평등한 지혜를 얻으리라. 지혜로 말미암아 집착함이 없으며, 능히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는 일체 법문을 연설하며, 능히 모든 부처님 여래의 온갖 지혜의 지혜와 자연지의지니신 명호를 친근하며, 이어서 온갖 이름과 모양의 청정함을 얻고 따라서 빠르고 두루한 음성을 얻으며, 남의 뜻을 즐겁게 하는 음성을 얻으며, 미묘한 음성을 얻으며, 청정한 음성을 얻어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언어를 얻으며, 미묘한 음성을 얻으며, 청정한 음성을 얻어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언어를 받아들이되 나를 친근하여 법을 묻거나 결정한 지혜[決定慧]로 능히 교묘하게 대답하나니, 말하자면 때에 맞는 말·이치다운 말·이익되는 말·부드럽고 연한 말·뜻이 결정된 말로써 한 가지 뜻을 깨달아 알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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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관찰할지니라. 모든 보살들이 이에서 수행하여 능히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깨닫고 능히 무량 공덕을 얻으며, 모든 사량과 성냄·근심·번민·어리석음을 끊고 능히 할 일을 판단하여 차별의 지혜를 얻으며, 온갖 배울 것을 이미 잘 닦아 배우고 구족인(具足印)·물러감 없는 법을 얻으며, 의락(意樂)이 청정하여 큰 원에 머무르며, 모든 중생에게 좋은 말로 묻고 대답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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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이미 부지런히 닦지 않고 현재에도 부지런히 닦지 않으며, 장차도 부지런히 닦지 않으면 모든 여래의 거룩한 공덕을 조금도 얻음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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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이 법 가운데 능히 부지런히 닦아 익혀 온갖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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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 2903] 쪽 |
혜를 구하되, 그 원하는 바와 같으며, 그 행하는 바와 같으며, 닦아 나아가는 바와 같으며, 뜻에 즐거워하는 바와 같이 만족할 자는 매우 적으며 가장 얻기 어려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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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깊은 법 가운데 능히 머무르고 능히 견디어 관찰하고 간택하는 자는 장차 다함 없는 신통·큰 신통 지혜와 모든 세간을 뛰어넘는 지혜와 자연지·무변지·무량지를 증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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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벗어남 없는 법 다라니문이니라. 만일 이에 부지런히 닦아 배우는 자는 장차 보리 도량에 가까이하여 모든 중생을 위하여 조용히 머물러서 대자대비를 일으키어 모든 불사를 지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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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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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6권 |
대보적경 제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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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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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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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변장엄회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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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리다라니품(出離陀羅尼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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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무변장엄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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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모든 법 벗어나는[出離諸法] 다라니문'이라 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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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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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그것은 모든 문자에서 벗어난 법인[法印]으로서 온갖 법이 다 그 가운데 들어가느니라. 어떤 것을 '들어간다'고 이름하는가. 평등한 까닭에 온갖 법이 다 평등한 데 들어가되, 또한 법이 평등에 들어감을 보지 못하며 깨달아 알지 못하며 얻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온갖 법 자성이 진실히 분별되지 않을 때에 온갖 법이 다 그 가운데 들어가서, 지음 없는 것[無作]과 지음 있는 것[有作]을 여의었으므로 문자와 말로 모든 법을 연설하여도 이 두 가지가 실답지 못한 까닭이며, 자성이 평등한 까닭으로 온갖 문자와 말이 다 평등하니라. 모든 법 가운데 있는 바 언설은 다 실답지 않음이니, 이것이 모든 법의 진실한 구의(句義)로서 있는 바 문자와 말, 이 둘이 다 없느니라. 있는 것이 없으므로 진실을 열어 보이어 연설함이 없나니, 말한 바 문자와 말에 진실함 없는 것이 곧 모든 법의 차별 없는 구이며, 보탤 것[增勝] 없는 구이며, 시설할 것 없는 구이니라. 이 매우 깊은 법은 선설할 수 없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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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 2903] 쪽 |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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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은 다 진실이 아니며 진실 아님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온갖 법의 본성은 문자 언설로써 선설하여 보고 얻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온갖 법이 다 본성이 없나니 이와 같이 온갖 법이 지음[作]도 아니요 지음 아님도 아니며, 같음[等]도 아니요 같음 아님도 아니며, 적정(寂靜)도 아니요 적정 아님도 아니니라. 그러나 모든 법이 또한 적정과 적정 아님에 머무르나니 머무른다는 것도 또한 머무를 것이 없으며, 또한 달라짐[變異]이 아니며, 달라짐 아닌 법에 머무름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법이 본래 무엇에 머무름이 없으므로 산수(算數)에 들지 않느니라. 산수로 말미암아 언교(言敎)를 세우지 않지만 능히 법으로 하여금 산수에 들어가게 하며, 모든 문자·언어·연설을 다 얻을 수 없으며, 어떤 곳이나 어디에나 머무르지 않나니, 이와 같은 문자·언어는 좇아 온 데가 없으며, 가서 이를 데가 없으며, 어떤 중간이나 한쪽 가에 머무르지 않나니 모든 문자와 언어가 하는 일[業]이란 하는 일이 아닌 까닭이며, 공용(功用)이 아닌 까닭이니라. 온갖 문자·언어의 자성이 공(空)한 까닭에 문자·언어가 또한 다 공한 것이며, 문자·언어가 타성(他性)이 공한 까닭에 자성이 또한 공하며, 자성(自性)·타성이 공한 까닭에 그것이 곧 적정하며, 만일 적정할진대 그것이 곧 적멸(寂滅)하며, 만일 적멸할진대 온갖 법이 곧 적멸문(寂滅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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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으로 말미암아 법의 이름을 말하거나 문자를 말하거나 어업을 말하여도 저 모든 문을 얻지 못하나니 문이 청정한 까닭이며, 있음도 없는 까닭으로 이러한 문으로 말미암아 모든 법을 연설하지만 이 문이 마침내 청정하며, 능히 평등하게 온갖 법에 들어가서 이와 같이 떠나 버리나니 어떻게 떠나 버리는가. 탐심의 본성을 말함이니라. 탐심의 본성 그것이 곧 청정하나니 만일 청정할진대 그것이 곧 최상[究竟]이니라. 만일 최상일진대 어찌하여 탐이 있으며 어찌하여 말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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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이 대강 분별이 없고 희론이 없는 법문 청정 다라니문을 말하였나니, 이 문에 들어옴으로써 능히 무명 흑암의 무거운 장애를 깨뜨리고, 능히 생각하는 대로 법의 종성을 밝혀 온갖 법이 밝고 깨끗한 법안(法眼) 다라니문에 들어가며, 능히 문자 차별로 연설하는 법문을 증득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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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으로 말미암아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며, 여러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모든 법 가운데 씩씩한 장부가 되며, 능히 외도를 쳐부수고 마군을 항복받아서 중생으로 하여금 착한 뿌리[善根]를 길러내어 여래 비밀법에 들어가게 하며, 따라서 법문 다라니문을 얻게 되느니라. 이 문으로 말미암아 십력(十力) 가운데 큰 광명을 얻어서 재빨리 여래의 힘을 성취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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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여래가 십력으로 힘을 삼으며, 최상의 힘·일체 세간을 초월하는 힘을 삼아서 능히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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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여래의 십력이라 하는가. 무변장엄아, 여래는 최상의 온갖 지혜의 지혜로써 저 옳고 옳지 않은 이치[處非處]에 옳고 옳지 않은 것을 진실히 깨달아 아느니라. 이것이 여래 제일의 힘이니라. 이 힘으로 말미암아 큰 선인의 지위[大仙位]에 처하여 모든 중생을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며 또한 최상의 법바퀴를 굴리나니, 오직 여래를 제하고는 천상·인간에서 능히 그와 같이 굴릴 자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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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가 분별 없는 온갖 지혜의 지혜로써 사실대로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업과 업을 거두어 잡아 지니는 원인의 선과 불선의 한량없는 행상(行相)을 깨달아 알되 집착함이 없고 걸림이 없나니 이것이 여래 제이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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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가 분별 없는 온갖 지혜의 지혜로써 집착함이 없고 걸림이 없이 능히 일체 중생의 한량없는 모든 행을 깨달아 아나니 이것이 여래 제삼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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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가 최상의 온갖 지혜의 지혜로써 사실과 같이 갖가지의 훌륭한 견해와 한량없는 훌륭한 견해와 온갖 분별과 망상 분별을 사무쳐 아느니라. 이것이 여래 제사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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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능히 사실과 같이 한량없는 경계[界]·갖가지의 경계[種種界]와 한량없는 인연·갖가지 인연의 중생의 세간을 아나니 이것이 여래 제오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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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능히 사실과 같이 어떤 인(因)·어떤 연(緣)을 알고 중생이 나아가는 길을 알고 보나니 이것이 여래 제육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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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하늘 눈·걸림 없는 지견과 최상의 온갖 지혜의 지혜로써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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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히 모든 중생의 나고 죽는 것을 사무쳐 아느니라. 이것이 여래 제칠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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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능히 진실한 정려(靜慮)·해탈·등지(等持)·등지(等至)와 생각을 여읜 자재한 지혜[能出入智]를 아나니 이것이 여래 제팔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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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지난 세상 일[宿住]을 기억하여 증명하는 지혜로 진실하게 아나니 이것이 여래 제구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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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래는 번뇌가 다한 지혜[漏盡智]와 그것을 증명하는 지혜로써 사실대로 사무쳐 아나니 이것이 여래 제십의 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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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이 한량없고 위없는 온갖 지혜의 힘을 다 성취함으로써 모든 보살과 중생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 지혜를 거두어 잡아 가지게 하려고, 일체 법지(法智)의 청정을 증득케 하려고, 끝없는 법장(法藏)을 열어 보여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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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너는 이제 여래가 말한 바가 이렇게 깊고 이렇게 알기 어려운 줄을 관할지니라. 온갖 지혜의 지혜 힘이 청정한 까닭에 설한 법은 여래와 여래의 힘이라고 이름하느니라. 그러나 그 법은 또한 볼 수 없으며 말할 수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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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말한 바 힘이란 여래의 꺾어 누를 수 없는 최상의 법문이라 이 법에 머물러 이 법의 이치를 열어 보이어 연설하느니라. 이 이치를 내세우는 힘으로 말미암아 능히 온갖 법의 내세울 수 없는 성질을 연설함으로써 힘을 삼나니 이와 같은 모든 힘이 생기성(生起性)이 없으며, 자성이 없어서 자성을 여의었느니라. 이렇게 여래의 십력이 원만하여 능히 한량없이 깊은 법을 열어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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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법문이라, 이 문에 머물고는 여래의 십력을 연설하며, 또한 능히 이 힘의 청정한 법문·다 청정한 법문을 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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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다시 모든 보살들이 능히 법문에 청정을 얻게 하기 위하여 다라니를 설하리니 너는 잘 들어 지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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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다라니인(陀羅尼印) 법교(法敎) 법문이라, 온갖 법이 다 그 가운데 들어가느니라.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말과 같이 수행하면 훌륭한 변재와 차별 지혜를 갖추며 능히 가장 훌륭한 벗어남[最勝出離]의 다리니구를 깨달아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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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훌륭한 벗어남의 다라니구를 만일 보살이 이 법에서 부지런히 수행하면 곧 능히 지혜를 길러 내기 바다 같으며, 능히 큰 자비심으로 중생을 위안시키어 말하기를 '내가 너희에게 광대한 법약(法藥)을 맡겨 주며 너희들의 무명의 어둠을 깨뜨리고 너희들의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나고 죽는 번뇌와 근심 걱정의 독한 화살을 빼어 버리며, 또한 너희들을 애욕의 쇠사슬에서 풀어 내어 모든 나고 죽음의 폭포를 뛰어 건너서 큰 법의 광명을 놓아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착한 뿌리를 길러 내게 하여 능히 최상의 제도를 얻게 하리라'고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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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은 선남자는 좋은 앞잡이가 되어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게 하며, 또한 어떤 중생이라도 이로 좇아 가장 높은 지혜에 물러서지 않게 하며, 능히 자비로 일체를 덮어 주며, 아직 이 법문을 받아 지니지 않은 중생도 법의(法義)와 서로 응하게 하며, 번뇌가 꺼지고 세속을 여의어 무생지문(無生智門)에 들어가 걸림없는 말솜씨를 얻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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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설법하고자 할 때에 어떻게 이 다라니구에 생각을 모아 앞에 드러나서 법으로 하여금 끊이지 않게 하느냐? 말하자면 모든 보살이 사자좌에 앉아 걸림 없는 말솜씨로써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생각하고, 넓은 방편의 지혜로 말미암아 선교지(善巧地)로 극히 청정케 하려는 까닭에, 모든 중생이 법 듣는 곳에 와서 모일 때에 대비심을 내며, 모든 중생에게 대자심을 일으켜 광대하고 결정한 이치로써 진실히 열어 보이되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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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줄게 하지 않으며, 모든 중생의 뜻으로 즐겨하는 성품의 차별을 알아서 잘 분별하는 결정한 어업(語業)과 문구로써 널리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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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로 말미암아 능히 자기의 착한 뿌리를 더 길러 내며 청정한 법으로 중생을 거두어 잡아들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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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능히 한량없는 비유로 이와같은 법 무더기[法聚] 다라니문을 열어 보이어 연설하나니, 너희들이 만일 능히 이렇게 더없는 바른 법을 선설하면 이것은 곧 처의 할 일에 머물러서 속히 사무소외를 원만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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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와 같이 보살이 큰 방편의 청정한 지혜로 능히 신통업을 닦아 익히면 지닌 바 모든 법이 곧 능히 광대한 지혜의 무더기[智聚]를 거두어 지니느니라. 이 가운데 어떤 것이 신통업을 일으킴이냐? 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뜻대로 움직이는 신통[神足通] 가운데 머물러서 허공과 같이 의지할 데 없는 생각으로 능히 네 가지 원소[四大種]가 모인 것을 잘 분석하느니라. 여래는 걸림 없는 지견, 끝없는 지견을 성취하여 이 지견의 힘으로 모든 법에 방편의 지혜를 얻어서 능히 잘 결정하여 어떤 법도 알 것이 없으며, 얻을 것 없는 데 머무르며, 무엇으로 견줄 수 없는[無等等] 자리에 머무르며 또한 함께 아란야(阿蘭若)에 머무르지 않고 집착 없는데 머무르며, 청정한 지혜에 머물러서 어떤 법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함이 없으며, 어둠을 멀리 여의어 장애됨이 없으며, 한량없고 끝없는 지견에 잘 머무느니라. 이러므로 여래가 평등한 지견[平等見]으로 온갖 법이 환술과 같고 꿈과 같은 줄을 깨달으며, 또한 능히 무명법의 망상[無明法想]을 열어 보이나니 이러므로 우리들이 '마땅히 부처님을 따라 배우리라' 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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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지혜는 걸림이 없이 능히 중생들의 상근(上根)·중근(中根)·하근(下根)을 알아 모든 보살들이 평등에 머물러서 신통업을 일으키게 하나니, 이러므로 뜻대로 움직이는 신통이 앞에 나타나게 되며, 이 신통의 도움으로 계(界)·정(定)·혜(慧)와 해탈지견으로 깨끗이 법의 지혜를 베풀어 속 편히 잘 머물게 하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참다운 위신력을 얻어서 한량없는 차별 신통을 거두어 지니어 범천(梵) 세계에 자재하며, 사자좌에 앉아서 큰 법고(法鼓)를 울려 모든 모임을 다 기쁘게 하며,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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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마치 큰 철륜위산왕(鐵輪圍山王)이 중생의 업력(業力)으로 이 세계를 둘러 싸고 있지만 중생으로 하여금 지옥의 냄새를 맡거나 지옥의 소리를 듣거나 지옥을 보지 못하게 하나니, 이와 같이 보살은 이 법 가운데 잘 닦아 배우고는 중생들을 위하여 온갖 장애되는 법은 제거하고 온갖 장애 없는 법을 맡겨 주느니라. 이와 같이 보살이 금강지(金剛智)로 선교방편을 거두어 주며, 이 교법의 깊은 이치를 깨달아 들어가며 얻을 것 없는데 머물러서 감로(甘露)의 법을 부어 주나니, 어떤 것을 감로의 법을 부어 준다 하는가. 말하자면 번뇌의 마군과 5온(蘊)의 마군과 하늘의 마군이 방해하지 못하며 비록 죽을 때에 죽음의 마[死魔]가 있더라도 또한 마음대로 죽음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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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저 정사(正士)가 공한 성품[空性]과 모양 없고[無相]·소원 없는[無願] 데 머물러서 온갖 법에 분별함 없으며, 남도 아니요 없어짐도 아니며, 무너짐도 아니요 일어남도 아니며, 온 것도 아니요 간 것 도 아니요 머무름도 아니며, 물듦도 아니요, 깨끗함도 아니며 또한 겁약(怯弱)함도 아니요 장애가 있음도 아니며, 얻을 것이 없어서 교만을 놓아 버리고 그 마음이 겸손하여 안으로 미혹을 여의고 밖의 것을 잘 사무쳐 알아서 보고 듣고 깨달아 앎에 능히 끌려 들어가지 아니하며, 모든 법이 다 평등한 줄을 깨달아 알아서 진실히 여래의 법에 들어가 허망한 것이 아니므로 변함이 없이 진여(眞如)에 머무르나니 이것이 곧 보살들의 들어갈 바 반야바라밀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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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이 바라밀문에 머무르고는 곧 능히 가없는 지혜를 성취하며, 이 지혜의 힘으로 능히 불사의지(不思議智)와 모든 여래의 비밀한 언설에 들어가서 온갖 법을 능히 사무쳐 알며, 따라서 차별 없는 평등한 보리를 깨달으므로 차별 없는 부사의 법을 깨달음이 보리 부사의와 같으며, 차별 없는 분별 여읜 경계를 깨달음이 보리의 분별 없는 경계와 같아서 차별 없는 것과 보리법의 얻을 것 없는 것을 깨달아 안 까닭에 그는 차별이란 생각을 내지 않으며, 보리의 평등하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차별 없는 것과 보리가 지은 것도 아니요 무너짐도 아니며, 모인 것도 아니요 흩어짐도 아니니, 이 이치 가운데 능히 보살업을 닦는 이는 이에 말한 적정 법문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또한 모든 업의 과보를 분별하지 않으면서 능히 업의 갚음의 평등함을 사무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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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니라. 평등함으로써 업 갚음을 얻지 않으며 또한 분별하지 아니하고 집착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그는 번뇌와 업장의 가볍고 안온함을 얻어서 그 흑업(黑業)의 원인을 멀리 여의고 모든 법문에 횃불[照耀]을 얻고 이 다라니품에서 광명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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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러한 청정법문에 머물기 때문에 능히 시방세계에 노닐면서 맑은 행을 갖추어 집착함이 없으며, 세속 법에 물들지 않고 모든 세간 천상·인간 가운데 복밭으로써 친근 공양을 받을 만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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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제팔지에 머무르는 선남자를 공양한 공덕도 한량없다고 말하나니, 하물며 보살이 이러한 법에 수행하는 자랴. 만일 보리와 중생과 중생의 법과 세간 법에 얻을 것이 없으며, 또한 분별과 희론을 여의면, 그 사람은 능히 이 법을 깨달아 알고 말과 같이 수행하며 능히 세간의 온갖 공양을 받을 것이니 마땅히 여래의 공양으로써 공양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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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을 닦아 배우면 저 공양에 온갖 것을 갖추어 온갖 두려움을 여의고 능히 그 몸과 목숨을 놓으리라. 그는 모든 법에 거두어 잡아 가질 것이 없되 능히 광대한 법을 거두어 잡아 지니어 두려움 없는 자리에 앉아서 사자후를 하여 외도와 외도법을 항복받고 파순(波旬)과 마군의 무리를 꺾어 없애며, 능히 중생의 온갖 장애를 없애고 법의 배[法船]로 모든 중생을 건네어 온갖 지혜의 길을 보여 주며, 능히 일체 중생들을 방편의 길[隨順道]에 편안히 머물게 하며, 그 모든 중생이 성제(聖諦)에 따라 서로 어기고 거스르지 않게 하며, 중생을 위하여 온갖 보리 부분법을 열어 보이며, 법시(法施)로 중생을 위안하며, 그들로 하여금 법의 희열[法喜]을 얻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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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이 다라니문을 능히 믿어 받으면 곧 보리의 수기(授記)를 받은 이와 다름이 없으리라. 그는 이미 법을 듣고 제 몸에 스스로 수기하기를 '여래 법왕이 이 법을 베풀어 주시고 이 법장을 여의어 능히 이 다라니인을 안립(安立)하고 또한 능히 이 모든 법문을 내세우시와 우리들을 거두어 잡아 주시니, 이것은 우리들의 아버지로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분이다'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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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보살이 거룩한 의욕으로 능히 나의 처소에서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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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장차 여래 축에 들어가 나와 다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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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다라니문 법품에 이것이 제이의 벗어나는 다라니인[出離陀羅尼印]으로 법장을 연설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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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정다라니품(淸淨陀羅尼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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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사방을 관찰하시고 이러한 갖가지의 신통을 나타내어 신통력으로 이 모임의 보살들이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을 보게 하며 또는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법을 듣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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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이 무변장엄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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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래가 온갖 법에 지은 바가 없으며 헤아림[數]이 없으니 헤아림과 적정하다는 상을 여의어서 능히 이러한 자재 신통을 나타내신다'고 관찰할지니라. 여래의 두려움 없는 힘이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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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의 성품은 하나도 아니요 다름도 아니며 하나와 다름 아님도 아니니, 아무 것도 없는 까닭이니라.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자성이 있는 것도 아니요 자성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마땅히 이렇게 여래의 성품을 알면 어떤 법도 얻을 것이 없느니라. 이렇게 보는 자는 또한 어떤 법도 볼 것이 없느니라. 만일 보지 못하면 있는 것이 없으며 또한 취할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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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의 성품은 무엇이 진실하다, 무엇이 진실치 않다 할 것이 없느니라. 만일 무엇이 진실하다, 무엇이 진실치 않다 하면 이것은 곧 여래의 성품이 있다. 여래의 성품이 없다고 말하리라. 여래의 성은 있는 것을 여의고 없는 것을 여의며 또한 일찍이 여읨도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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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의 본성이 허공과 같나니 이러한 법문은 모든 여래가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는 일찍이 말하지 않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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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이렇게 아는 이는 능히 한량없는 변재를 얻어서 모든 법에 능히 등불이 되며, 부처의 '두려움 없는 법[無畏]'에 광명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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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두려움 없는 법이라고 함은 여래의 최상의 두려움 없는 힘을 얻어서 능히 어떤 법에도 거두어 잡아 들어가지 않는 까닭이며, 더 느는 것[增長]도 아니며 얻을 것이 아닌 까닭이며, 모두 얻을 것이 아닌 까닭이며, 어느 부분만 얻을 것도 아닌 까닭이니라.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거나 않거나 법은 늘거나 줄지 않으며, 두루 늘고 줆도 아니요, 모든 법 본성[住性]이 항상 머무르는 법계(法界)의 본성이며 법계의 정성(定性)이니라. 무변장엄아, 온갖 법이 법의 본래의 정성이 머무르나니 이와 같이 유(有)·무(無)를 얻을 수 없느니라. 온갖 법이 다 망상의 분별이라 업보로써 성취됨도 아니며, 이러므로 능히 온갖 법 업보 없는 문에 들어가나니, 이러한 모든 법이 자성이 없는 까닭이며 진실이 아닌 까닭이며 모든 업이 그 과보에 생(生)·멸(滅)의 원인이 아니며 그 멸에 나아가는 도(道)도 또한 인(因)이 아니니라. 여래가 다만 세속 법을 내세워서 인과 인 아닌 것이 있다고 말하나니 인이 자재한 까닭이며, 인이 있다고 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것이 여래의 두려움 없는 경지니라. 여래는 한량없는 변재를 갖추었으므로 능히 큰 두려움 없는 경지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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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두려움 없는 것이냐? 말하자면 모든 여래가 사무소외(四無所畏)가 있으니 이 사무소외는 연각(緣覺)도 오히려 없거니 하물며 성문(聲聞)과 나머지 세간이랴. 어떤 것이 넷인가. 첫째는 소리쳐 말하되 '나는 여래, 바로 다 깨달은 자[應正等覺]이고 다 아는 자[一切知者]며 다 보는 자[一切見者]라'라고 하면, 혹 온갖 세간 천상·인간이 나에게 대하여 '능히 모든 법을 깨달아 알지 못한다'하리니,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능히 최상의 두려움 없는 법을 얻어서 대중 가운데 사자후를 하고 '내가 능히 위없고 가장 높고 광대한 교법을 연설한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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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소리쳐 말하되 '나는 온갖 번뇌가 다한 자이다'라고 하면, 일체 세간 천상·인간이 나에게 대하여 '모든 번뇌가 다하지 않았다' 하리니,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능히 안락한 데 머물러서 '내가 능히 한량업는 겁(劫)에 쌓아 둔 더없는 법장(法藏)을 열어 보인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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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내가 말한 생사를 벗어나 깨달음을 얻는 법에 그대로 닦아 익히면 괴로움을 멸하여 다하리라'고 하면, 혹 세간 천상·인간이 나에게 대하여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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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이 다하는 도에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리니, 그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나는 이런 모양을 보지 못하노라. 내가 이런 모양을 보지 못하였을 때에 안락한 머무름을 얻어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법의 본성을 나타내 보여 대중 가운데 사자후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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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내가 모든 장애법(障碍法)을 말할 때 이에 어떤 천상·인간·마·범(梵)·사문·바라문들이 나에게 대하여 그것을 닦아 행하더라도 장애될 것 없다'고 하면, 그런 이치가 있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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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이런 모습을 보지 못할 때에 최상의 안락한 머무름[增上安樂住]을 얻어서대중 가운데 사자후를 하되 '내가 능히 최상의 법바퀴를 굴리니 일체 외도와 세간 천상·인간의 능히 굴릴 바가아니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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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여래의 사무소외(四無所畏)니라, 이 가운데서 보살이 부지런히 닦아 익히면 속히 두려움 없는 경지를 얻어서 인간·천상 가운데 가장 뛰어남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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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보살이 허공 같은 모습을 잘 닦아 익히므로 능히 부사의하고 모두 청정한 법문을 내나니 이 문으로 말미암아 온갖 법에 근본을 사무쳐 알아서 온갖 법과 허공의 모습이 둘이 없고 다름이 없음을 보느니라. 온갖 법도 또한 분별하지 않으며 희론하지 않느니라. 의(義) 선교를 얻어서 어떤 작은 법도 좇아온 데가 없으며 또한 가져감도 아니며 쌓아 모음이 아니니라.이에 능히 온갖 법을 쌓아 모음이 없으며, 온 것도 아니며, 간 것도 아님을 관찰하여 온갖 법에 행할 바 없음을 행하며, 큰 법의 횃불을 밝혀 모든 중생을 위하여 법의 등불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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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 법을 관하라. 능히 보살에게 얼마만한 이익이 되며 얼마만한 사업이 되겠는가. 말하자면 부처의 십력과 사무소외라는 것도 또한 어떤 법도 얻을 것이 없으며 얻지 못함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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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온갖 법이 허공의 모습과 같건마는 의리(義利)를 얻기 위하여 업의 의지할 바 일과 그 업의 원인을 열어 보이어 연설하나니 그 가운데 또한 의리의 얻을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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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깊은 법은 일체 세간의 믿기 어려운 바이니라. 이렇게 세간은 다 멸해 없어지는 허망한 건립이라, 이 까닭에 이 법 '비나야'가 능히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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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지니지 않으며 또한 세간으로 능히 세간을 아는 것이 아니니, 다 법이 아니언만 집착하므로 세간과 안주처가 있다고 말하느니라. 가령 법이란 생각에 집착할지라도 또한 어떤 법을 집착할 것이 없느니라. 법 아닌 데 집착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여래와 여래의 말한 법에 함께 쟁론을 일으키며, 또 능히 온갖 법의 본성을 알지 못하므로 다시 무생법(無生法)과 서로 어그러지나니 이러므로 이 깊은 법교를 능히 알아 깨닫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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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나는 일체 천상·인간이 믿을 만한 진실하게 말하는 자·쟁론이 없는 자이니, 여래 세존은 쟁론을 쉰 까닭이며 온(蘊)을 놓아 여읜 까닭에 이러한 법교를 열어 보이어 연설하되 그 가운데 온이 없으며 또한 온이 다함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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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일체의 유(有)라는 것은 말하자면 일체의 선법·불선법인데 실은 그 가운데 도무지 선법·불선법이 없나니 선법·불선법이 다 적정하여 각기 서로 알지 못하여, 서로 가리어 덮는 것이 아니지마는 선·불선에 집착하는 인연으로 말미암아 있으니, 이러므로 여래가 온갖 법이 다 무기(無記)라고 말하느니라. 그 진실한 선법·불선법을 얻을 수 없는 까닭이니 만일 얻을 것이 있다면 곧 기억할 것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 가운데 인(因)이 없나니 인을 볼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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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네가 이제 온갖 법이 다 무기인 줄을 관할지어다. 만일 보살이 이렇게 깨달으면 온갖 법 무기에 언설(言說)도 또한 얻지 못하리니, 이러한 법문은 모든 보살이 불선법을 사실대로 본 까닭으로 모두 놓아 버림[捨]의 원만을 얻어 법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무기문으로 모든 법에 증입(證入)하느니라. 이 무기문이 곧 문이 아니니 만일 문이 아닐진대 얻을 수 없으며, 만일 그것을 얻지 못할진대 그것이 곧 청정하나니, 이것이 모든 보살이 들어갈 다라니청정문이니라. 이 문으로 말미암아 온갖 법 광명의 횃불을 얻어서 모든 법 가둔데 우암(愚闇)·미혹·망설임 없음과 능히 걸림 없는 법과 지혜의 눈이 청정함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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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법 가운데 마땅히 희망의 즐거움[願樂]을 낼지니라. 어떤 것을 희망의 즐거움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모든 법에 취할 바가 없으므로 집착할 것이 없으며, 마침내 여의어 버리고 거두어 감춤[攝藏]을 뛰어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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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희구가 없으므로 선법·불선법·온갖 유위법 및 세간법에 대립을 보지 않는 것이니라. 이것이 위없는 불방일(不放逸)의 경지며 반연을 여읜 경지니라. 모든 법 가운데 머무를 바가 없으며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니며 내세울 것이 없나니, 이것을 곧 지혜눈[慧眼] 청정이라 이름하나니 끝내 멀리 여의어 취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잘 관찰하여 일체를 놓아 버린 본연 자성을 지혜눈이라 이름하느니라. 지혜눈이라 함은 이른바 번뇌가 다 없어지고 세간을 여읜 지혜의 성품[智性]이다. 이러한 지혜의 성품은 난 것도 없고 조작도 없으며, 본성이 적정하되 또한 적정과 서로 응함도 아니니 서로 응함이 끊어진 까닭이며, 또한 끊임도 아니요 끊임이 없는 것도 아니며, 이지러짐도 없고 준 것도 없나니 이것을 깨끗한 지혜눈이며 희론 없는 도[無戱論道]라 하느니라. 이 지혜눈이 성취되므로 큰 자비로 중생을 거두어 잡아 그들을 발심시켜 중생에게 반연하는 다함 없는 묘행[無盡妙行]에 머무르게 하며, 또한 능히 온갖 법이 '나'·'인'·'중생'·'수자'가 없는 이치를 깨달아 알게 하느니라. 그가 만일 큰 보리를 얻을 때에 결정코 능히 무상 법장을 열어 보여 연설하며 또한 능히 청정다라니문으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불종성(佛種性)과 교법을 계속케 하기 위하여 마땅히 법인(法印)을 두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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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다라니의 청정한 법문은 모든 부처님이 항상 보호하시고 거두어 잡아주시고 연설하시는 것이며, 시방에 머무르는 삼세 모든 부처님도 또한 다 이러한 법문을 연설하시되 모든 보살을 위하여 삼세의 평등한 법성을 열어 보이시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삼세의 모든 법에 있어서 이 법문을 깨쳐 들어가게 하나니 보살이 청정한 삼세 총지혜(摠持慧)를 성취한 까닭이니라. 그 보살은 '삼세'라는 생각이 없고 선·불선에 둘이 없는 줄을 깨달아 알고 능히 온갖 착한 뿌리를 길러내어 몸·말·뜻으로 하는 일이 다 청정하며, 두루 한량없는 법문을 청정케 하나니 청정한 총지혜를 얻은 까닭에 또한 능히 조작없는 자성 청정의 법교를 연설하며, 다시 능히 온갖 법이 마침내 공적함이 마치 허공과 같음을 열어 보이며, 또 능히 광대한 지혜의 빛을 보이나니 청정한 지혜를 열어 보이기 위한 까닭이니라. 또한 능히 온갖 법과 보리가 허공성과 같음을 열어 보이나니 온갖 지혜의 지혜가 청정함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까닭이니라. 또한 청정한 도법이 곧 보리임을 열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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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 그 원하는 대로 원만함을 얻는 까닭이니라. 능히 진실한 이치[實諦]를 연설하는 방편선교를 깨달아 아나니 능히 분별 없는 이치[無分別諦]를 연설하는 까닭이니라. 능히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열어 보이나니 모든 법의(法義)를 수순하여 깨달은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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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이 법 가운데 잘 닦아 배운다면 속히 청정한 불의 자량으로 보리를 얻어 머무르되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어떤 법과 서로 어그러지지 않으며, 또한 이 말한 바 법에 멀고 가까움을 보지 않으며, 법과 비법으로써 보리를 견주어 보지 않고, 보리는 무엇으로나 나타내어 보일 수 없는 것을 통달하여 능히 평등하여 나타내어 보일 수 없는 뜻으로 보리를 깨달아 알며, 또한 모든 법의 적정한 뜻[義]을 관할 때에 보리라 분별하지 않고 또한 적정과 적정 아닌 뜻을 보지 않으며, 적정 밖에 적정 아닌 것을 보지 않으며, 조금도 본다는 생각 없이 어디서나 능히 청정하게 보며, 또한 조금이라도 청정하게 했다는 것이 없느니라. 이것이 모든 보살의 청정한 문이라, 이 문으로 말미암아 능히 모든 여래의 끝없는 법장 다라니문을 생각하며, 능히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법의 광을 열어 보이어 연설하며, 능히 모든 지혜업과 원하는 것을 청정케 하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평등한 깨달음[等覺]을 나타내고는 솟아오르는 의욕이 끝내 물러가지 않으며, 또한 능히 생각하는 대로 청정한 원과 같이 온갖 법에 속히 자재를 얻어 모든 여래의 대자대비를 익혀 행하므로 모든 여래의 미묘한 법의 광이 다 앞에 나타나며, 또한 능히 한량없는 큰 법의 광명을 나타내어 보이고 몸이 항상 모든 부처님 지혜 경계에 머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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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한량없는 법문은 누구의 말이냐, 무변장엄아, 한량이 없다는 것은 말하자면 모든 법, 곧 '지계(地界)·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허공계(虛空界)·식계(識界)'가 다 한량없는 까닭이며 욕계(欲界)·색계(色界) 및 무색계(無色界)의 모든 중생계가 한량이 없느니라. 그러나 조금도 모든 중생계에 사무쳐 알 것이 없나니 중생이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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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이 중생계를 얻을 수 없으며, 사무쳐 알 수 없나니 '계(界)'가 없는 까닭이니라. 이러므로 모든 법이 열반계와 같나니 열반계에 몰려 들어가고 보면, 온갖 법은 다 같은 말할 수 없는 경지[不可說處]에 들어가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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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 열반계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열반계에는 장애가 없고 또한 번뇌의 덮임이 없나니 장애와 번뇌 덮임의 길이 깨끗해진 까닭이니라. 이러므로 열반계는 깨끗하고도 가장 깨끗하니라. 이 열반계라는 계도 또한 계가 아니니 계를 멀리 여읜 까닭이며, 계가 없는 까닭은 계를 뛰어넘은 까닭이니라. 그러나 계와 비슷한 방편으로 나타내어 말하나니 말한 바 계라는 것은 계 아님과 계 아님도 아닌 데 머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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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설 가운데 또한 '계'가 없건만 다만 언어로 모든 법을 나타내어 말하나니, 그 언설과 말하는 자도 다 얻을 수 없으며 깨달아 알 수 없나니 일체의 언설이 곧 언설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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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일체 언설이 마치 허공 자체가 똑같이 허공에 들어가듯 허공 자체와 허공이라는 말을 다 얻을 수 없나니 이런 이치로 말미암아 지계(地界)를 능히 말하지 못하며 능히 말할 재주[才]가 없으며, 공계를 능히 말하지 못하나니 능히 말할 재주가 없기 때문이니라. 식계(識界)라고 말하는 자는 이것은 다만 말로 모든 법을 나타내어 말하지만 저 식계라는 계는 또한 계가 아니라 모든 계에 들어가지 않나니, 계와 서로 응함도 아니요,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니라. 허공으로 좇아 나와서 허공에 들어가나니 이와같이 식계가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나, 공의 성분으로 허공에 따라 들어갈 뿐 하나 내세울 것이 없으며 볼 수도 없느니라. 만일 내세울 것이 없다면 그는 지은 바도 없나니 다만 인연이 서로 응하므로 식계가 있다고 말할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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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보살이 들어갈 바의 문이라 온갖 법의 본성이 허공과 같나니 법계에 의지하여 열어 보이어 연설하지만 또한 모든 법의 '계'랄 것도 없으며, 계가 계 아닌 까닭에 온갖 법이 허공과 같으니라. 이러므로 여래가 온갖 법이 다 허공과 같다고 말하나니 헤아려 얻기 어려운 까닭이며 온갖 법이 다 허공성임을 나타내며 모든 법의 본성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 다만 말로 열어 보이어 연설할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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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여래지(如來智)로써 연설한 것이 저렇게 청정한 줄을 관하라. 법은 생(生)할 것이 없으며 또한 법을 맡겨 줄 것이 없나니 이러한 청정 법교는 이것이 모든 보살의 똑바른 지혜니라. 이러므로 너희들이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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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원할지니라. 다른 인연에 말미암지 말고 지혜에 분별을 내지 말고 분별을 보태지 말고 청정하여 헤아릴 수 없는 이취법문을 얻을지니, 일체 법지(法智)가 청정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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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나는 새가 어디로 다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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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허공으로 다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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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은 다시 어디로 다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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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허공은 다니는 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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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다. 온갖 법이 허공과 같아서 행함이 없느니라. 행의 행할 데가 없으므로 모든 법의 본성은 행할 것이 없고 말할 것도 없으며, 이 법문은 보살이 허공지(虛空智)의 청정함을 얻으므로 구르게 되느니라. 이것이 끝없는 광명법문이라, 두루 한량없는 세계에 비치되 마치 허공과 같으며, 그 광명의 두루 비치는 것도 또한 볼 수 없느니라. 보살이 이 문을 얻고는 능히 두루 시방 세계를 관찰하며, 또한 능히 일체 세간을 관찰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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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보살 지혜의 아는 바 경지며 사무친 지혜의 경지라 모든 다른 논자(論者)의 경지가 아니니 그는 능히 말하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이것은 '불가설법인(不可說法人)'이라 언어로 나타내어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니라. 이러므로 온갖 법은 '인(印)'이 아니며 또한 '인'을 붙일 수 없나니, '인' 아닌 줄을 깨달아 알고 선교를 닦아 익힘으로써 '허공인'으로 온갖 법을 인정하며, 무상인(無常印)으로 능히 저 허공의 형상 없음을 나타내어 보이나니 함 있는 모양이 없으며 언어상(言語相)이 없고 비어 없는 까닭에 허공이라 말하느니라. 허공이라 말함은 저것이 실체가 없으므로 비었다 말하나니 가장깊은 이치로써 마땅히 모든 법의 말 없는 저 언덕에 갈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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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내가 이에 다라니인의 능히 청정한 구(句)를 말하여 허공의 구를 삼고 또 지혜가 청정한 까닭에 공과 같이 구도 없으며 구의 청정도 없나니 이와 같이 마땅히 모든 구를 잘 알지니라. 그 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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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라니를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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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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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모든 다라니인을 능히 청정케 하는 구이라, 허공은 연설하는 분단(分段)의 구로서 실로 분단이 없으며 두루 분단이 없고,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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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는 까닭에 그 가운데 구도 없고 구의 청정도 없고, 일체 구가 청정한 까닭이니라. 저 대승을 닦아 나아가는 이와, 가장 깊은 청정 법을 희구하는 이를 위하여 여래의 힘으로 말미암아 이 모든 주구(呪句)를 유포하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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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선남자로서 큰 보리를 바로 증득하기를 좋아하는 이와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이는 이 주문을 비록 전에 듣지 못하였더라도 능히 깨쳐 알리라. 만일 사람 아닌 것[非人], 혹 정거천(淨居天)이 이 주문을 지녔거든 마땅히 그에게 맡겨 줄지니라.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아가는 이가 있거든 모든 하늘이 또한 이 주문을 맡겨 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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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천신이 설산(雪山)에 머무르는 자는 그들이 여래 힘의 힘 입은 이라면 능히 설법하는 이에게 법의 광명을 맡겨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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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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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7권 |
대보적경 제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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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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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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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변장엄회 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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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정 다라니품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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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은 무변장엄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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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천신이 계라사 산에 머물러 있다면 그 천신들은 능히 설법하는 이로 하여금 여섯 감관[六根] 이 청정하게 하며, 그 연설하여 법을 열어 보일 적에 그 어업(語業)을 도와서 끊임 없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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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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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천신이 사라(娑羅) 숲에 머물러 있다면 그 천신들은 능히 설법하는 이로 하여금 몸[身]·말[語]·뜻[意]으로 하는 일이 다 청정케 하며, 또한 능히 그 말소리를 맑게 트이어 미묘한 소리와 사랑스럽고 즐거워할 만한 소리를 내게 하면, 또한 능히 사랑스러움을 어기지 않는 말을 맡겨 주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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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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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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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천신이 설산(雪山) 남쪽에 머물러 있다면 그 천신들은 설법하는 이와, 이 법 가운데 부지런히 수행하는 이와, 법을 구하기를 좋아하는 이와, 법을 매우 좋아하는 이를 위하여 그 정기(精氣)를 더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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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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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모든 천신이 큰 바다 기슭에 머물러 있다면 그 천신들이 법을 듣기 위하므로 모든 법사를 위하여 안락하게 하리라. 여래는 그를 이익하게 하기 위하여 이 주문을 설하며, 천제석도 또한 능히 이 모든 주문을 맡겨 주나니 이것이 능히 제석 등을 교화하는 주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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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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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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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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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능히 제석 등을 교화하는 주문이니라. 만일 선남자가 보리에 나아가려는 이와, 저 말세에 모든 중생이 법을 받으려는 이와, 중생을 위하여 법의 선교방편에 거두어 잡아 머무르게 하려는 이는 이 주문에 의지할 것이며, 천제석 등도 마땅히 이런 주문을 맡겨 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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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 2903] 쪽 |
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능히 사천왕과 그 권속을 교화하는 주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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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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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곳에 머무르는 야차(夜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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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함 없고 시끄러움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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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多聞) 천왕의 맏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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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비와 함께 공경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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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야(刪闍耶) 야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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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승군(勝軍)의 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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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좋아하는 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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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옹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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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국(持國)이란 큰 신왕(神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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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 권속 거느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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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전 연설하는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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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호위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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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목(醜目)천왕과 그 권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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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느린 군중(軍衆)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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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敎)에 머무른 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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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 옹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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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장(增長)천왕도 그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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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느린 군중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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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좋아하는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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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다 호위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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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幢]·번기[幡]·대당력(大幢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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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 2903] 쪽 |
이것은 동방에 머물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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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은 나찰사(羅刹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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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다 이 법에 감화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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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 받아 지니는 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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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속과 함께 수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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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비갈차(藍婆毘羯遮)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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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실타다(悉馱多)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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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말저(奚離末底) 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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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남쪽에 머물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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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을 시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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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에 감화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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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지자(智者)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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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호하고 정기를 돕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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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리삼밀다(劒離三蜜多)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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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계시(伽羅繫翅)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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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밀실다(蜜室多)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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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나찰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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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 머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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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도 껴들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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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분명한 이치[了義]를 말하는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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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옹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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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實諦)와 유실제(有實諦)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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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부르는 나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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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깊이 믿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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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 2903] 쪽 |
북쪽에 머무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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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옹호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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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에 껴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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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위신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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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모아 쥐고 머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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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능히 사천왕과 아울러 권속을 교화하여 내궁(內宮)에 시종하여 법에 들어가게 하는 주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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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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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마왕 파순(波旬)을 꺾어 엎는 주문이냐?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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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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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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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마왕 파순을 꺾어 항복받는 주문이니라. 이 주문으로 말미암아 천마와 모든 군중으로 하여금 그 틈을 타지 못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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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능히 대범천(大梵天)을 교화하는 주문이냐? 네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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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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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능히 대범천을 교화하는 주문이라, 이 주문으로 말미암아 대범천과 모든 하늘이 능히 모든 설법사에게 청정 미묘한 등인(等引)·범행(梵行)의 원만한 주문을 가르쳐 주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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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모든 하늘의 법광명 주문이냐, 네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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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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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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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정거천(淨居天)과 모든 하늘의 광명 주문이니라. 이 주문으로 말미암아 능히 여러 선남자에게 나의 모든 법장(法藏)을 수여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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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천왕·인왕·아수라왕과 모든 용왕의 큰 위덕이나 작은 위덕을 지닌 자로서 혹 믿거나 믿지 않는 모든 중생들을 내가 다라니구를 수여하노니, 믿는 자는 이 법에 더 잘 믿음을 얻게 하고 믿지 않는 자는 잠자코 있게 하여 언어로 쟁론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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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설할 때에 와서 가로막고 곤란하게 하는 자가 있으면 다 꺾어 항복케 하느니라. 이 가운데 능히 깨끗한 믿음을 거두어 잡아 지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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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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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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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능히 깨끗이 믿는 자와 맡겨 주는 주문을 거두어 지니는 주문이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설하는 법사의 선법과 그 뜻을 맡겨 주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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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내가 이제 다시 믿지 않는 자를 꺾어 항복받는 주문을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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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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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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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믿지 않는 자를 조복(調伏)받는 주문이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모든 죄악을 짓지 못하게 하느니라. 보통의 선법이라도 오히려 미워하고 시기함이 많거늘 하물며 최상의 교법이겠느냐? 이러므로 이 모든 주문은 온갖 죄악을 없애기 위함이며, 온갖 번뇌를 끊기 위하여 굴리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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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중생들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없으므로 혹은 맞서 다투려고 하며, 혹은 해치려고 하며, 혹은 시끄럽게 하고 어지럽게 하려고 여래에게 와서 친근하는 것을 보고 그들 마음의 움직임을 알고는 그 종류에 따라 모든 법문으로 깨우쳐 주어 그들이 좋지 못한 생각을 버리고 아울러 착한 뿌리의 씨를 일으키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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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어떤 것이 십팔종 부처의 뛰어난 법이냐? 무변장엄아, 말하자면 여래가 아무 날 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나타냄으로부터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기까지 그 사이에 그릇된 허물이 없고, 졸폭한 음성이 없으며, 생각에 물러감 없고 의욕에 물러감 없고 등지(等持)에 없고, 해탈에 물러감 없고, 해탈지견에 물러감 없으며, 일체 여래의 몸의 업[身業]에 지혜가 앞잡이가 되어서 지혜를 따라 돌며, 일체 여래의 말의 업[口業]에 지혜가 앞잡이가 되어서 지혜를 따라 돌며, 일체 여래의 뜻의 업[意業]에 지혜가 앞잡이가 되어 지혜를 따라 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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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지견은 과거세에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으며, 여래의 지견은 미래세에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으며, 여래의 지견은 현재세에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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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이 십팔종 뛰어난 법을 성취하고 한량없는 지견의 힘을 다 성취한 까닭에 능히 이 다라니문의 청정 법을 연설하나니, 믿지 않는 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믿음을 내게 하기 위한 까닭이며, 깨끗이 믿는 자는 이 법문에서 깨끗한 지혜를 얻게 하기 위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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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중생이 좋아하는 의욕에 따라서 온갖 언어로써 이 다라니문을 분별 해설하지마는 또한 능히 이 다라니문의 의욕을 끊은 이취(理趣)의 백분의 일이나 구지(俱胝)·백·천 산수 비유분(譬喩分)이라도 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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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 2903] 쪽 |
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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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 법문은 이것이 한량없는 문이며 부사의문이라, 이것의 지닌 바 문이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의 한량없는 다른 이름으로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이 모든 법문을 열어 연설하나니, 너희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법문을 널리 사무쳐 알아서 다라니를 얻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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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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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다라니인(陀羅尼印)을 능히 청정케 하는 구이며, 다른 이름으로 말하는 구[異名說句]라. 이 다라니법문을 받아 지님으로 말미암아 적은 공용(功用)으로써 보살자리의 차별 묘지(妙智)를 증득하고 또는 대비(大悲)에 가까우며 뜻대로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일체 법지(法智)를 증득하여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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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다라니구는 이것이 큰 양약(良藥)이라, 능히 모든 중법을 덜어 없애는 까닭이며, 또한 능히 무명(無明)·무지(無智)의 어두운 장애를 제하나니 밝은 법[明法]을 따라서 원만히 굴리기 때문이니라. 어떤 밝은 법을 따라 원만히 굴리느냐? 말하자면 밝은 법에 수순하여 지혜가 원만한 까닭에 능히 지난 세상 일 아는 지혜의 밝음[宿住智明]을 증득하며, 밝은 법에 수순하여 지혜가 선교(善巧)한 까닭에 하늘 눈[天眼]·지혜의 밝음[智明]을 나타내며, 밝은 법에 수순하여 번뇌를 놓아 여의므로 능히 번뇌가 다한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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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 2903] 쪽 |
의 밝음[漏盡智明]을 증득하느니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의 배운 바 바라밀다의 더없는 지견[無上知見]과 온갖 지혜의 지견과 온갖 지혜 경지를 증득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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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여래가 능히 그렇게 광대한 설법에 그 모든 방편선교에 원만한 것을 관하라. 여래가 이와 같이 큰 지혜를 성취하여 능히 온갖 지혜의 지혜, 두려움 없는 힘에 머물렀느니라. 이 위없는 보배 광[寶藏]은 한량없는 겁에 닦아 익힌 착한 뿌리로 쌓아 모은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능히 이 모든 법문에 머물러서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불법을 성취시키며 저 법의 이취선교(異趣善巧)를 길러 내어 이 다라니 청정 법을 열어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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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선남자·선여인 들이 뜻을 세워 큰 보리에 나아가기를 구하는 자와, 나를 따라 바로 닦아 배우려는 자와, 나의 법에 옹호하려는 자와, 모든 여래의 한량없는 법장을 받아 지니려고 하는 자는 이 법 가운데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익히고 열심히 정진하여 방일함 없고 삼계에 집착하지 않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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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지혜의 지혜에 뜻을 일으켜 잘 힘입으려는 자와, 모든 형색[色]의 인연에 청정한 선교를 잘 닦아 익히려는 자와, 느낌·생각·지어감·의식[識]에 청정한 선교로 잘 닦아 익히려는 자와, 진실한 주문에 청정한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닦아 익히려는 자는 모든 법 가운데 마땅히 모든 청정한 지혜를 열심히 구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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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안 마음이 청정하므로 온갖 법이 청정하며, 안 마음이 고요하므로 온갖법이 고요하며, 안 마음이 적멸하므로 온갖 법이 적멸하여 안 마음으로 취할 것이 없으며, 안 마음이 머무르지 않으므로 온갖 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안마음이 멸하므로 온갖 법이 멸하며, 안 마음이 지을 바가 없으므로 온갖 법이 지을 바가 없으며, 안 마음이 오고 감이 없으므로 온갖 법이 오고 감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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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 모든 법문은 모든 보살로 하여금 한 마음이 청정한 데 전향(轉向)케 하나니 바깥 온갖 법의 본성이 분별 없음으로 말미암아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니라.그러나 능히 청정 다라니문을 받아 지니어 탐심·진심을 여의고 거만하지 않으면 모든 여래가 칭찬하시며 모든 중생에 가장 거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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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 2903] 쪽 |
여 높은 임자가 될 것이며, 능히 걸림 없는 지혜와 말을 얻어서 듣는 자를 기쁘게 하는 말솜씨를 성취하며, 전후제(前後際)에 청정한 지혜를 얻어서 능히 널리 수기(授記)할 것이며, 능히 중도성(中道性)을 생각하며, 또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며, 능히 연기원(緣起願)의 뛰어난 성질을 증득하고 또한 모든 원에 능히 널리 청정하며, 장차 능히 모든 것에 뛰어나는 온갖 법 지혜의 선교를 모두 지녀 그가 하는 말은 대중이 다 믿을 것이며, 능히 장래에 큰 법비[法雨]를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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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보살이 이 다라니를 얻음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장차 무생법인을 증득하며, 이어 온갖 법의 청정한 지혜를 얻을 것이며, 또한 능히 이러한 법을 발명할 것이니 말하자면 온갖 법이 나는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다시 이러한 법의 지혜를 증득하니니 말하자면 허망하게 난다는 것은 그 나는 것이 성취되지 않느니라. 성취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흩어져 무너지나니 흩어져 무너지는 법은 돌아갈 데가 없느니라. 이것이 온갖 법 멸해 없어지는 문이니라. 이 멸해 없어지는 문은 남 없는 모양[無生相]과 같으니 만일 이것이 남 없는 것일진대 저것이 곧 멸함 없는 것[無滅]이니라. 진실하게 온갖 법을 관찰하여 상을 멀리 여의면 곧 집착하지 않고 희론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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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것이 모든 보살의 더없는 지혜문의 선교방편이라, 능히 이 모든 다라니에 들어가리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빨리 거짓이 없는 법의 지혜를 얻어서 말솜씨를 갖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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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이 거듭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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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법이 허망으로 태어날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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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는 반드시 멸해 버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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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있는 것을 여의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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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이 모두 지닌다 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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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있는 것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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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 없으므로 취할 것도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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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 2903] 쪽 |
이 법이 얻을 것이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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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엇을 모두 지닌다 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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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자성(自性)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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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것 없는 줄을 깨닫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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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相)에 따라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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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를 얻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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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허공 같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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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열어 보인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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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과 그 열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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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다 있는 것이 아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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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이 있는 것을 여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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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또한 다 비어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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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법을 이해하는 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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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능히 총지를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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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비롯함 없는 이치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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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과 나중도 분별치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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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분별을 여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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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공(空)'이며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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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저 십이처(十二處)에 실다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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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답지 않다 함도 또한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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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진리에 의거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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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종지를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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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법 자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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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 2903] 쪽 |
있는 것 없는 줄 깨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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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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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총지 얻었다 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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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허공과 같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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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 빈 들과 같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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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항상 관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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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능히 총지를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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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있는 것 없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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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것도 아니요 연기(緣起)도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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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도 없고 취할 것도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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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어떻게 '다 지닌다'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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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형상이 없을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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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은 희론이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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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형상을 여의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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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설할 것도 있을 수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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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렇게 온갖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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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답게 이해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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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별이 없을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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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총지를 얻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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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의 자성이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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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얻을 것이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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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없는 이치를 깨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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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총지를 성취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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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 2903] 쪽 |
이렇게 잘 관찰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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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에 물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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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공(空)'을 분별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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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능히 모든 법을 지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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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의 뜻과 '공'의 뜻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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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뜻과 '여읨'의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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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혜로 깨달아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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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혜가 길러남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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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할 것 없는 열반의 참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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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제 말하여 보이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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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분별심 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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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법을 분별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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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능히 받아 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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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굳건함 없는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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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 없고 취할 것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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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공'은 보기 어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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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알고는 말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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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에 분별치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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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없고 분별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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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법문 지니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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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相)이 무엇인지 알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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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없는 이치를 깨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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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또한 모든 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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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었다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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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 2903] 쪽 |
그가 능히 이 뜻을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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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말한 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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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편으로 말한 비밀의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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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능히 나의 깨달음에 따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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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치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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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는 법을 관찰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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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량을 놓아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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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이취(理趣)를 깨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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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능히 법을 관찰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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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고 상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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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치 깨달아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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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능히 법인(法忍)을 더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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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원(願)과 수승한 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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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답게 관찰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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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바 모든 색상(色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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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않고 능히 여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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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의 뜻 깨달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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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답게 관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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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의 이치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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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또한 의혹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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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능히 일체 법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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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써 관찰해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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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쳐 알아 깨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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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 무상(無相)에 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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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 2903] 쪽 |
그가 이 깊은 이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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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잘 머무를 줄을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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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려움 없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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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불법을 증득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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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법에 희론을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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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하여 분별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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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깨달아 계합(契合:相應)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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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어 버림에 의혹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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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적멸에 분별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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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蘊)이 다하여 적정한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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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모든 법 평등한 뜻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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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와 같은 말솜씨 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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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자비심 닦아 익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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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 이롭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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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답게 잘 머무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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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위없는 법을 깨달아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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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상 여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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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나[我]'없는 이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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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희론 없는 뜻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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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답게 희론치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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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법을 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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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정신(淨信)을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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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땅히 정각자(正覺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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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 양족존(兩足尊)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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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 2903] 쪽 |
이 여러 모임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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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하여금 기쁘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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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법을 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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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능히 좋은 벗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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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를 존경하고 사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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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 파괴할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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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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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착한 벗 됨으로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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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현겁(賢劫)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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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 보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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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 닦아 배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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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 기뻐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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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無量數) 부처님의 위광(威光)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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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촉불(阿閦佛) 여래의 큰 이름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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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를 뵙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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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문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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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부처님 보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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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최승법 이루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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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왕(轉輪王) 지위 구하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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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문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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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최상 선교방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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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문 구하기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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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을 배우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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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반드시 방일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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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 2903] 쪽 |
만일 넓고 크고 가장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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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보살의 원 이루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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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얻기를 구하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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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먼저 이 법문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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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의 말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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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법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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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을 열어 보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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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印)이 제일이요 위가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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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속의 진실한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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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법으로 열어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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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공의 법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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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의리(義理)를 결정 짓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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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 바 모든 선(善)의 법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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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이 능히 열어 보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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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의 뜻이 미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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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 힘인 때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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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는 말하면 혜(慧)가 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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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온갖 법 다 지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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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의 뜻은 선교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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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능히 깨달아 알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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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른 많은 해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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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불법을 잘 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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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보리 부분법[菩提分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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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바로 열어 보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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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 2903] 쪽 |
차별지(差別智)의 교묘한 방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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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바로 열어 보이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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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법을 잘 닦아 배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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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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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선(善)의 법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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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敎)에서 열어 보이노니
|
방편의 지혜 얻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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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 설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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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말하지 않은 모든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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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없는 불종성(佛種性)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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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을 잘 닦아 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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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甘露)의 법문 열어 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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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 걸림 없는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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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여 구하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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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을 잘 닦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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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최상지(最上智)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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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 지나간 옛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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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고 수없는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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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만일 배우지 않았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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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의 이치(理趣)를 증득히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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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찍 수없는 부처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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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섬긴 인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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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능히 깨달아 알아
|
이 위없는 법 연설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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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 2903] 쪽 |
내가 모든 중생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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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익을 짓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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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마땅히 힘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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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라니 얻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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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다라니문 인(印)을
|
바로 깨달아 잘 알면
|
슬기로운 자는 한 구(句)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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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법문에 들어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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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혜는 위가 없고
|
또한 그 수량이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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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지온(智蘊)을 갖추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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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법문 열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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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 이 법 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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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뜻 깨달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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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을 이 법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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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함 없이 배울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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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여, 그대가 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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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지혜성(智慧性) 구하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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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에게 존중심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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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문 배울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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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큰 법바퀴 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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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법의 고둥[法螺] 불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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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여, 이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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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 법문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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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 2903] 쪽 |
만일 그대가 광명을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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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세계를 비추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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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닦아 익힐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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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이치답게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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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나 사람, 모든 세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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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높은 머리가 되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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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먼저 이 경을 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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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의 뜻 결정지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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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지혜를 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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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덕을 일으키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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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지혜를 구하여 닦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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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을 따라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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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을 열어 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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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룩한 무희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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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이 구하여 닦으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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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의 뜻을 마땅히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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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지(無碍智)께서 연설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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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법문을 열어 보이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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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법문 닦아 배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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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감로법 말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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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한량없고 수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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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비추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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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 법의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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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잘 닦아 배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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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 2903] 쪽 |
이 위없는 법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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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모든 법을 깨끗이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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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의 청정한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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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 가운데 말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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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지혜 양족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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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넓고 큰 법을 연설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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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살을 위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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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최상법을 말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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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이러므로 모든 보살이 이 교법에 사모함을 내고는 이 법을 거두어 주어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까닭에, 다시 모든 중생을 슬퍼하고 민망히 여기는 까닭에 마땅히 이 교법을 써서 지니고 읽어 외우느니라.
|
무변장엄아, 만일 어떤 사람이 어느 때에 이 법을 듣고는 여래에게 사모하는 마음으로 늘 생각하면 그 사람은 장차 여래의 한량없는 법장, 모든 다라니를 얻어 변재를 갖추며 온갖 법에 곧 자재함을 얻어서 능히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세계를 장엄한 성문·보살을 거두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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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만일 모든 보살이 온갖 법 희론 없는 경지에 머무르면 이 다라니청정문을 말미암은 까닭에 이 모든 법문이 항상 앞에 나타나며 다 능히 한량없는 불가사의한 뛰어난 공덕을 거두어 지니게 되느니라. 무변장엄아, 이것이 제삼 다라니문 청정법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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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저 말세에 만일 어떤 보살이 나를 따라 이 다라니법문을 배우려고 하는 자는 마땅히 착한 벗을 가까이하고, 나쁜 벗을 멀리 여의며, 이 법문을 옹호하기 위하여 목숨을 내놓고 이 다라니 청정법인을 받아 지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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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컨대, 우기(雨期:加利邸伽月)를 지난 뒤에 보름달의 광명이 밝게 빛나 뭇별 가운데 가장 뚜렷하듯이 이 다라니 법인의 삼품을 지닌 법문도 이와 같이 일체 계경(契經) 가운데 그 법 광명이 가장 뛰어나서 모든 보살이 다 존중히 여기느니라. 그러므로 능히 한량없는 변재를 내나니, 이 한량없는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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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 2903] 쪽 |
재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방일하지 않은 경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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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은 경지인가. 말하자면 이 법에 뜻을 가다듬어 생각하여 이치와 같이 관찰하고 망념을 내지 않나니 이와 같이 능히 법인(法印)으로 청정케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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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보살이 정근하여 도를 구하되 방일하지 아니하는 자는 이 법문을 마땅히 잘 닦아 익힐지니라. 이 법으로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까닭에 마음이 항상 겸손하여 법을 존중히 여기며, 경전을 쓰되 몸과 손을 놀리지 않으며, 지성으로 법을 구하는 자와 마음을 내어 큰 보리에 향하여 나아가려는 자를 보거든 마땅히 그를 위하여 열어 보이어 연설하고 교수하며 읽어 외우게 하고 경전을 쓰게 하며, 뜻을 따라 그들을 위하여 해석하되 자기가 받아 지닌 법문과 같이 숨김없이, 중생들에게 위없는 불법의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하여 '우리들이 마땅히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 법에 항상 이지러짐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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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보살이 저 법에 아낌없이 항상 사람에게 베풀기를 즐겨하여 그 뜻을 숨김없이 다 말하며 적은 법문도 열어 보이지 않음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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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변장엄아, 마땅히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네가 이 법문품·다라니문의 능히 청정하게 하는 구를 받아 지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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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존자 아난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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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 법문을 받아 지닐지어다. 나의 모든 제자가 나를 이어 섬기는 자도 또한 이 경전을 받아 지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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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아난은 세존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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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제가 이미 받아 지니었나이다. 제가 이 법문을 성취함으로 인하여 한량없는 법문이 다 앞에 나타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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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그렇다. 네 말과 같이 여래의 위신력과 이 법문이 모두 청정함으로 말미암아 이 법문을 받아 가지는 자와, 친히 나를 섬기고 능히 받아 지니는 자는 한량없는 법문이 다 앞에 나타나느니라. 이러므로 아난아, 네가 마땅히 여래의 교법, 한량없는 법의 관을 받아 지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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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설하실 적에 회중에 한량없는 보살이 곧 큰 광명을 얻었으며, 법의 빛을 얻었으므로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이 다 앞에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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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 2903] 쪽 |
나며, 또한 온갖 지혜의 지혜에 가까이하여 즐거이 구하는 바와 같이 뛰어난 장엄을 다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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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또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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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네가 모든 법 본성이 매우 깊은 줄을 관하라. 이와 같이 여래가 능히 저 이름도 상도 없는 법에 이름과 상의 말을 지으며, 또 능히 모든 법의 본성을 열어 보이고 또한 다시 깨끗이 쓸어버리어 보는 것을 청정케 하며, 비록 모든 법을 설하나 법 또한 설할 것이 없으며, 능히 설할 자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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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만일 능히 이렇게 법성을 관하면 곧 한량없는 지혜를 발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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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설하실 때에 수없는 보살이 거짓이 없는 법의 지혜를 증득하고 한량없는 중생이 '아뇩다라삼먁보리심'을 발하여 아승기겁(阿僧祗劫)에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증득할 것이며, 다시 한량없는 변재를 얻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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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이 다라니문은 보살에게 힘입히시고[加持] 큰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이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쳤다. 이 광명으로 말미암아 그 모든 부처님 세계의 보살들이 다 이 다라니를 얻어들었다. 이 법을 듣고는 보리부분법을 성취하였으며 그 세계의 한량없는 중생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다. 그때에 모든 중생이 다 안락을 얻고 모든 하늘은 하늘의 파두마꽃[波頭摩華]을 회중의 모든 보살에게 내려 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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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옵건대 일체 중생이 부처님 지혜 얻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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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무량변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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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법문을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우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니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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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무량변재보살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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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문은 '다라니왕'이라 이름하며, 또한 '다라니인'이라 이름하며, 또한 '삼품소섭선교(三品所攝善巧)'라 이름하나니 너희는 받아 지닐지니라. 이것이 끝없는 변재로 일체의 뜻이 교묘[義善巧)한 법문을 거두어 지녔느니라. 이 법문으로 말미암아 능히 온갖 법을 비추어 밝히며 일체 의심을 끊느니라. 이러므로 보살이 이 법문을 응당 받들어 지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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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일체 대중이 법을 공양하기 위하여 오색 꽃으로 부처님 위에 뿌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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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이 경을 말씀하시니 모든 보살, 회중과 하늘 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며 믿어 받들어 행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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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8권 |
대보적경 제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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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西晋) 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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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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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밀적금강역사회(密迹金剛力土會)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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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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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노니시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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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 이천 보살과 팔만 사천 대성(大聖)이 신력으로써 각기 시방의 다른 부처님 나라에서 이곳에 와 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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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 법의 지혜를 얻어서 물러감 없는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르렀으며 총지(摠持)를 얻어서 변재가 걸림 없었으며, 시방의 수없는 부처님 세계에 노닐면서 신통으로 스스로 즐겼으며, 모든 외학(外學)을 버리고 뭇 마군을 항복받아 여러 원적을 없앴으며,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사랑하고 온갖법의 근원을 보아 삼계(三界) 중생의 근본을 깨달았으며, 널리 모든 도(度)의 다함없는 데 들어가서 항상 조용한 데 처하며, 교묘한 방편을 다 통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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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이 그 덕을 칭찬하고 선양하시며, 무수겁(無數劫)을 닦아 보살행을 받들어 공을 쌓고 덕을 닦기를 억만 년, 한량없는 세상으로부터 마음이 평탄하기가 땅과 같으며,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국토에서 행한 일이 청정하며, 온갖 장애를 끊어 버리고 모든 덮임[陰蓋]을 제거하며, 그 몸이 단단하기가 쇠사슬과 같으며, 금강 같은 뜻을 얻어 성도(聖道)의 결정성을 얻었으며, 크게 사자후(獅子吼)를 하여 홀로 중회(衆會)에 걸음질하며,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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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갈 바를 체험하여 두려움없는 힘을 얻었으며, 빛이 해와 달을 가려 참된 법을 천명하며, 삼세를 사무쳐 과거·미래·현재에 모든 의혹을 결단하고 깊이 미묘한 데 들어갔으되, 인연 따라 간악한 중생을 교화하여 아주 단멸(斷滅) 하느니 항상함에 있다[有常]느니 하는 생각을 버리게 하면, 온갖 선정(禪定)·삼매를 바로 받아 들어갈 바 경계를 사무치며, 시방의 소리를 따라 한량없는 물음을 받되 삼보(三寶)의 가르치신 언교(言敎)를 끊지 않으며, 덕을 한량없이 쌓아 불도를 융흥시키되 성문(聲聞)·연각(緣覺)의 지위에 지나가며, 다함없는 사랑을 행하고 끝없는 슬픔을 따르며, 사범행(四梵行)을 거두어 잡아서 사은(四恩)을 널리 건지되 때를 따라 제도하며, 삼해탈문(三解脫門)을 지나서 삼달지(三達智)에 이르며 , 두로 삼계에 돌되 일(日)·월(月)과 같으며, 사방에 왕래하되 전륜성왕과 같으며, 용맹스러운 지혜로 나고·늙고·죽음을 건넜으며, 오취(五趣)에 왕래하되 횃불이 어둠을 비치듯하며, 마음에 집착없는 것은 연꽃이 진흙탕에 집착 않듯 하며, 행에 늘고 줆 없는 것은 마치 허공이 미워함과 사랑함 없는 것 같으며, 삼장(三藏)을 널리 선포하되 마치 밝은 임금이 신하에게 관작(官爵)을 내려 주듯 하며, 세속의 팔법을 뛰어나서 슬퍼함과 기뻐 함이 없으며, 팔난(八難) 속에 들어가 중생을 재액(災厄)에서 건져 주며, 지혜로써 물러감 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며, 여러 가지 괴란[壞亂]을 풀어 주고 진정한 본래 공[本空:本無]한 법을 나타내어 보이며, 교훈 드리움이 특별하여 온갖 지혜[一切智]에 이르게 하므로 삼계가 그를 위하여 진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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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십팔법으로 어리석은 중생을 가르치어 삼독을 여의게 함이 바람이 뜬구름 불어 버리듯 하며, 법의 배로 중생을 건네 주고 십이해(十二海)를 관찰하여 생사의 바퀴돌이에서 벗겨 주며 삼계에 왕래하면서 십이인연을 제도하는 보살로서 공덕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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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은 월시(月施) 보살· 월영(月英)·적영(寂英)보살·수영(首英)보살·광영(光英)보살·광수(光首)보살·수적(首積)보살·수적(首寂)보살·구쇄(鉤鎖)보살·용흔(龍炘)보살·용시(龍施)보살·집상(執像)보살·밀천(蜜天)보살·연승(緣勝)보살·보장(寶掌)보살·보세(普世)보살·수왕(宿王)보살·금강의(金剛意)보살·금강(金剛)보살·부동행적(不動行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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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삼세도(過三世度)보살·무량적(無量迹)보살·무량의(無量意)보살·해의(海意)보살·견의(堅意)보살·상의(上意)보살·지의(持意)보살·증의(增意)보살·상참(常慘)보살·상소(常素)보살·희근(喜根)보살·선조위(善照威)보살·이구(離垢)보살·기악취(棄惡趣)보살·거중개(去衆蓋)보살·극정진(極精進)보살·지적(智積)보살·상관(常觀)보살·광세음(光世音)보살·대세지(大勢至)보살·산정(山頂)보살·허공장(虛空藏)보살·불순(不眴)보살·불모락(不募樂)보살·보상(寶上)보살·보심(寶心)보살·선사(善思)보살·선사의(善思義)보살·주결총(珠結總)보살·호왕(豪王)보살·정왕(淨王)보살·엄토(嚴土)보살·보사(寶思)보살·은시(恩施)보살·제천(帝天)보살·수천(水天)보살·제망(帝罔)보살·명망(明罔)보살·적쾌(積快)보살·비선(譬善)보살·백상(白象)보살·향수(香手)보살·중향수(重香手)보살·사자(師子)보살·영보(英普)보살·이의(利意)보살·묘어(妙御)보살·대어(大御)보살·적의(寂意)보살·자씨(慈氏)보살·보수(普首)보살·동진(童眞)보살 등 팔만 사천 보살의 명호가 이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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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삼천대천 불토(佛土)에 부처님의 위의가 드높으시며 제석·범왕(梵王)·사천왕 등 모든 하늘과 용신(龍神)·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건달바의 모든 왕과 권속이 다 와서 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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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뇩달(阿뇩達)용왕·화륜(和輪)용왕·마나사용왕·다주(多朱)용왕·설색(雪色)용왕·무량색(無量色)용왕·수심(須深)용왕과 나머지 무수한 용왕이 그 권속과 함께 와서 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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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거(閑居)아수라·수마질(須摩質)아수라·결하(決河)아수라·순수(順樹)아수라·영락(瑛珞)아수라·광혹(狂惑)아수라·단절(斷絶)아수라·집귀(執鬼)아수라 등이 각기 무수한 권속에 둘러싸여 이 모임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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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갈 국왕 평사(萍沙)와 그 궁인 권속이 다 이 모임에 와 있으며, 모든 비구·비구니·우바새[淸信士]·우바이[淸信女]며 천신(天神)·지신(地神)·욕행천(欲行天)·색행천(色行天)·정거천(淨居天)이 다 이 모임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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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이 한량없는 백·천 대중 권속에 둘러싸여 그들을 위하여 경을 설하시어 모든 보살업(菩薩業)을 베풀어 펴시니 그 법을 '정제광포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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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淨齊廣布道義)'라고 이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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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보살업(菩薩業)이라 하는가. 보시(布施)를 닦으므로 중생을 교화하여 액난(厄難)을 구제하며, 금계업(禁戒業)을 닦으므로 원하는 바의 십선(十善)의 일을 두루 채우며, 인욕업(忍辱業)을 닦으므로 팔십종의 좋은 모습을 다 갖추어 그 몸을 장엄하며, 정진업(精進業)을 닦으므로 짓는 바 덕의 근본을 다 갖추어 모자라거나 잃어버림 없으며, 선사업(禪思業)을 닦으므로 심성이 안온하여 헤아릴 수 없는 경계에 이르며, 지혜업을 닦으므로 온갖 번뇌의 번뇌[廛勞]를 끊고 성인의 슬기를 성취하여 모든 통달치 못한 이를 교화하며, 박문업(博聞業)을 닦으므로 걸림 없는 변재를 얻어 말이 물 흐르듯 듣는 자가 잘 받아들이며, 공덕업을 닦으므로 중생의 한량없는 복을 권하여 짓게 하며, 성명업(聖明業)을 닦으므로 한량없는 미묘한 변재를 성취하며, 적연업(寂然業)을 닦으므로 온갖 불가사의(不可思義)를 일으키며, 정관업(正觀業)을 닦으므로 삿된 것·이익 없는 일을 놓아 버리며, 자심업(慈心業)을 닦으므로 항상 인화(仁和)를 닦아 일찍이 해칠 마음을 품지 않으며, 불쌍히 여기는 업을 닦으므로 중생을 건지려 하는 마음에 언제나 싫증냄 없으며, 희업(喜業)을 닦으므로 법의 즐거움을 즐겨서 스스로 좋아하고 또한 중생을 교화하여 도법(道法)을 사모하게 하며, 호업(護業)을 닦으므로 한량없는 허물을 끊고 그 죄와 복됨을 보이어 법으로써 사람을 이익케 하며, 법을 들려 주는 업으로 중생의 번뇌 덮임을 제거하여 자만심을 내지 않게 하며, 출가업(出家業)을 닦으므로 은혜와 사랑·사모하고 원망하는 세속의 버릇을 내버리게 하며, 한거업(閑居業)을 닦으므로 세운 바의 요의(要義)가 일심을 잃지 않으며, 유지업(有志業)을 닦으므로 총지(摠持)를 얻어 법을 명념하여 잊지 않고 여러 사람을 교화하며, 사념업(思念業)을 닦으므로 교의(敎義)를 해설하되 나아가는 곳에 이익됨 있되 손실됨이 없으며, 의지업(意止業)을 닦아서 몸과 느낌[痛癢:受]과 마음과 법을 관하며, 의단업(義斷業)을 닦아서 온갖 죄악법을 다 끊고 널리 도와 모든 행의 묘한 법을 닦으며, 신족법(神足法)을 닦으므로 그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여 자재로이 오고 가며 어려운 곳에 나아가서 하열한 중생을 구제하며, 제근업(諸根業)을 닦으므로 모든 감관이 고요하도록 하여 눈·귀·코·입·몸·마음이 고요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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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지 않게 하며, 모든 제력업(諸力業)을 닦으므로 온갖 번뇌의 시달림과 죄악의 때를 씻고 항상 능히 스스로 제지하고 또 대중을 교화하며, 각의업(覺意業)을 닦으므로 본연의 법을 깨달아 몸을 바로 잡는 데 이르며, 바른 도업을 닦으므로 뭇 삿된 길 구십육종을 뛰어넘으며, 진정업(眞正業)을 닦으므로 인의(仁義)의 도를 얻어 화내거나 기뻐함이 없으며, 해변업(解辯業)을 닦으므로 중생의 마음을 보고 그들을 위하여 열어 밝혀 주며, 자귀법(自歸法)을 닦으므로 몸소 통달하고 사람에게 의뢰하지 않으며, 선우법(善友法)을 닦으므로 서로 돕는 공훈문(功勳門)을 통하여 지혜의 덕으로써 건져 주며, 순성업(純性業)을 닦으므로 인연 따라 응해 주어 온갖 어려움을 건져 주며, 성현업(聖賢業)을 닦으므로 행하는 바가 기특하여 무리에 뛰어나며, 연좌업(宴坐業)을 닦으므로 들은 법과 같이 항상 받들어 행하며, 사은업(四恩業)을 닦으므로 대중 모임에 나아가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며, 정법업(正法業)을 닦으므로 삼보의 교형을 받들어 행하여 끊임이 없게 하며, 권조업(勸助業)을 깨우쳐 주므로 부지런히 중생을 교화하여 불토(佛土)를 장엄하고, 권방편업(權方便業)으로 널리 응용하여 일체의 자비와 지혜를 갖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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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이와 같이 널리 대중을 위하시어 보살업을 연설하시니 '청정'이라 이름하였다. 그때에 '밀적(密迹)'이라는 금강역사(金剛力士)가 세존의 오른쪽에 서서 손으로 금강저(金剛杵)를 잡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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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희유하옵나이다. 여래 지진(至眞)께서 쾌히 보살의 '정제업(淨濟業)'이라 이름하는 경전의 요령을 말씀하시니 아까 부처님께서 이 법을 반포하심과 같이 제가 관찰하여 이 온갖 업을 생각하옵건대 다 보살의 중덕혜업(衆德慧業)에 들어가나이다. 왜냐하면 그 묘한 공덕은 모든 보살의 즐거워하는 것을 변화하여 보이신 것이니 이 즐거워하는 것으로 중생을 거두어 지도하셨나이다. 그 지혜업[慧業]이란 보살의 아담한 말[雅詞]로 법을 설하여 중생을 기쁘게 함이 많습니다. 만일 보살이 요령을 들어 보이신 공덕업을 깨달아서 지혜업을 닦으면 이것이 제일 진실을 행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공덕업은 곧 이 보살의 선교방편[善權方便] 바라밀의 다함이 없는 것이며 복경(福慶)을 갖추었나이다. 이 지혜업은 곧 보살 지도(智度)의 다함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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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라 여러 가지의 행이 다 갖추었나이다. 이 두 가지 업으로 널리 온갖 보살도를 갖추어 은혜대로 널리 중생을 건지나니 모든 마의 권속이 능히 당할 자가 없으며, 마의 경계를 지나가나니 보살이 이와 같이 물러감 없는 데 이르러서 장차 더없는 정진(正眞)한 도를 이룩한 것이며, 법의 근본에 물러감 없음을 얻게 되나니 부처님 세존께 가까이하여 다 여래의 비밀 법장을 뜻대로 반포하여 일찍이 덮어 숨기지 않게 하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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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적의(寂意)보살이 밀적금강역사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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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이 '두 가지의 사업(事業)이 여래혜(如來慧)에 가깝다'고 하니, 인자(仁者)는 능히 여래의 비밀업을 선양하는 일을 즐겨하나니 모든 성문·연각이 능히 미칠 경계가 아니니, 하물며 나머지 범부(凡夫)에 있어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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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적의보살이 앞에 나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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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역사는 어찌 능히 뜻을 굽히어 이 회중을 위하여 때를 따라 모든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秘要]을 부연하지 않습니까? 대중들이 다 듣기를 갈앙하옵니다. 만일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탁 트이어 크게 기뻐하며, 보살행을 받들어서 이 은밀한 일을 남김 없이 성취하며, 심성이 잘 조화되어 끝없는 자비에 들어가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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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금강역사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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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야, 능히 거듭 이 회중을 위하여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을 말하기를 감당[任]한다면, 천불이 네가 모든 보살의 도품행[道品行]을 선설하는 것을 칭찬하실 것이며 회중은 듣기를 즐거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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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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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모든 회중을 위하여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을 감당하기 어렵사옵니다. 가령 여래께서 위신력을 도와 주시며 붙들어 주옵시면 큰 지혜의 빛을 타서 부처님의 성지(聖旨)를 잇사와, 이에 감히 모든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을 선설하기를 마치 세존과 같이 하오리이다. 어두운 밤에 등불의 광명을 의지하여 형색과 가고 오는 것, 좋고 나쁜 것, 동·서·남·북 방위의 나아가고 물러갈 바를 알 듯이 세존께서 만일 가호(加護)하신다면 부처님의 성지를 받자와 아는 것은 적으나 약간 선설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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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 2903] 쪽 |
“착하다, 곧 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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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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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여, 들으시라. 여러 회중도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을 듣고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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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적의보살은 회중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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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선포하신 사불사의(四不思議)는 이것으로써 최상 진정의 도를 이룩하여 최정각에 이르게 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지어 얻은 덕업(德業)이 헤아릴 수 없으며, 뜻은 용왕과 같고,행(行)을 헤아릴 수 없으며, 선정(禪定)의 일심(一心) 경지여, 이 네 가지의 불가사의는 불도의 행하는 바 불가사의로서 세상에 가장 높은 이[最至尊]가 되어 정각을 이룩하나니 이러므로 사불사의라 이름하나니, 이 회중이 만일 보살과 모든 부처님의 부사의를 들으면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아니하고 더욱 기뻐하고 공경하여 대도를 통달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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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적의보살이 여기상삼매(如其像三昧)에 들어서 회중으로 하여금 여래법을 듣고 비방함이 없게 하고 마음으로 기쁘게 하니, 이 모임의 도량에 하늘에서 여러 가지 꽃, 마음으로 생각하는 몇 가지의 꽃을 내리어 부처님 위와 회상에 뿌리어 공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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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밀적금강역사가 적의보살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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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이제 모든 보살의 비밀법과 여래의 은밀한 일을 선설하리니 이르나 늦으나 고요히 한마음을 닦을지니라. 여래와 보살이 말씀하신 것은 망설임 없고 도의 결정기(決定記:道別)를 맡기시나니 이를 좇아 보살의 오행(五行)을 순종할지니라. 보살은 아첨함이 없으며, 숨기고 속이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인연이 서로 응할 적엔 자재 변화하며, 자재심으로 삿되고 간사한 법답지 않은 짓을 꾀하지 않고, 행동·위의를 삼가 중생을 교화하되 하는 말이 없으며, 망령된 말을 하지 않나니 보살의 위의를 헤아릴 수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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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적의여, 중생의 하는 짓을 따라서 그대로 온갖 위의·예절을 열어 보이며 행하는 바 학문·선정(禪定)·예절에는 약간의 음향(音響)·언사로 각기 명료하게 하며, 남녀의 소행인 거동·진지·위의·예절은 각기 늙고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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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 2903] 쪽 |
음에 따라 지도하되 젖먹이 어린이라도 감화할 만하거든 행동을 삼가게 할지며, 장로(長老)와 중년·소년들을 그에 맞도록 위의·예절로 교화할 것이며, 존·비·귀·천·현(賢)·우(愚)의 하는 짓과, 트이고 막힘·통달하고 어리석음의 행하는 바 위의·예절을 그 정도에 따라 훈계하여 가르쳐 제도할 만한 자를 교화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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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아귀·축생의 종류와 하늘·용·귀신·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의 교화할 만한 것은 잘 인도하며,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제석·범천·사왕천·대신묘천(大神妙天)에 화할 만한 것은 훈계하여 가르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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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다 그 업장이 깊고 얕고 두텁고 엷고 제도하기 어렵고 쉬운 것을 알아서 병에 따라 약을 주듯이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저 탐욕 많은 자는 재업(財業)을 탐내지 않게 하고 위의를 성취하며, 예절을 따르게 하되 보살이 그곳에서 적연히 하염없이 몸으로 수행하나니 정묵(靜黙)을 버리지 않고 몸의 위의를 나타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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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간탐·질투가 많은 자에게는 각기 그들을 위하여 시현하여 신명을 아끼지 않고 때를 따라 구제하되 신행(身行)이 청정하여 몸으로 광명을 연출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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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옥·아귀·축생의 고통에 있어서는 그 위급한 액난(厄難)을 건져 내어 편안한 곳에 두어서 뭇 어려움이 없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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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인색한 업이 많거든 그 좋아하는 대로 갖가지의 보물과 재산을 내주어 각기 욕구를 얻게 하며, 머리며 눈이며 살·골절·사지(四肢)·백체·수뇌(髓腦)·처자·시종·수레·말·노복·의복을 제 좋하는 대로 다 베풀어 주며, 만일 좋은 음식이나 상품 의복을 구하더라도 다 뜻에 차도록 하여 주되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몸을 받아 가며, 법계의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다 편안케 하여 모두를 만족케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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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도력이 다함 없이 각기 그 몸을 나타내되 시방에 두루하여 끝이 없으며, 인연 방편이 또한 다함 없이 수없는 몸으로 언제나 나타나 중생을 교화하여 각기 갈 곳을 얻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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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탐욕이 많고 색정(色情)이 짙은 중생에겐 여인의 모양을 나타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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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 2903] 쪽 |
단정하고 미묘하여 그 사람이 보고는 기뻐하고 사모하게 하여, 서로 즐겨하여 보아도 싫증냄없이 보배 구슬같이 아름다울 때에, 문득 늙어 쭈그러지고 안색이 매우 추악해지므로 그 사람이 보고는 꺼리고 싫증을 내게 하며, 죽음을 보이어 보기 싫어하는 마음을 더하게 하고는 바로 모든 법은 무상(無常)이며 괴로움[苦]이며 공(空)이라, 삼계가 허깨비[幻化]와 같아서 하나도 진실함이 없다고 설함으로써 듣고는 곧 깨달아서 가장 올바른 도심을 내어 물러감 없는 데 이르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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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살은 하나의 보배 일산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다 둘러 덮기도 하고 다시 한 개자 속에 집어 넣기도 하며, 만일 겁(劫)의 불이 대천세계를 사를 적에 온 세계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도 이 몸이 더 커지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며, 그 몸으로 시방 부처님께 공양하며 다시 꽃을 수미산만큼 크게 만들어 옷자락에 품어서 꽃일산을 이룩하여 여래께 바치며, 한 향로가 천불(千佛) 국토만큼 되고 한 등불이 수미산만한 것을 여래께 받들어 올리어 항상 항하(恒河)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를 비추어 부처님께 공양하며, 가는 비단천으로 그 몸을 싸 감고 참기름을 들이부어 등불을 삼아서 스스로 그 몸을 불살라 그 광명을 연출하여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나니, 만일 중생이 보고 그 까닭을 괴이하게 여기며 혹은 보살 경계를 생각하고 이 변화를 보고는 수없는 중생이 보고는 수없는 중생이 다 도심을 내어 기쁜 마음이 만족하며, 큰 서원의 갑주를 입고 대역사(大力士:和難勢)의 위세를 나타내어 손에 금강저를 잡은 역사로서 부처님을 모셔서 위력이 장엄하매 대중이 두려워하며 스스로 귀의하여 예경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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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법문을 듣고 큰 역사의 몸을 나타내어 많은 무덤 사이에 있으면서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스스로 죽음을 나타내 보이어 커다란 시체를 무덤 사이에 버려두며, 또 모든 새와 짐승이 그 고기를 먹게 되며, 네 발·두 발 짐승이 그 시체를 뜯어먹고는 죽은 뒤에 다 하늘에 나게 되도다. 이 인연이 원인이 되어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 되나니 이것은 다 보살의 특수한 원력의 소치니라. 그 까닭은 저 보살이 본래 발심할 때에 맹세하기를 '설사 어떤 사람이나 나는 새·길짐승이라도 나의 죽은 몸을 보고 그 고기를 먹게 되면 목숨을 마친 뒤에 하늘에 나며 세상을 뛰어나 도를 얻으며 금계를 받들어 지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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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바를 얻을지어다'라고 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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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마땅히 이렇게 관할지니라. 보살의 소행은 그때그때의 거동에 따라서 교화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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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먼 세상에 이 염부리(閻浮利)가 매우 넓고 컸고 그 주위에 팔만 사천 나라가 있었으며 그 나머지 군·현·부락은 수없이 많았으며 인민이 치성하여 한량없었다. 그때에 재보(財寶)·의식이 저절로 갖추어졌으며 기이한 보배 나무가 집을 둘러쌌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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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인민이 약간의 질병으로 불안과 걱정으로 지치고 파리한 자가 많았다. 그 병이란 금이(金痍)·요창(療瘡)·저통(疽痛)의 악질이었다. 또 여러 양의(良醫)가 있었으나 능히 치료하지 못하므로 뭇 사람이 병을 얻은 지 여러 해가 되어 괴로워하고 슬퍼할 뿐이었다. 그때 사람이 이런 액을 만나면 구호할 수 없고 서로 원망하며 하늘·용·귀신·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을 부르며 '누가 능히 나의 병액을 없애 줄꼬'라고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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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그때에 인민의 머리가 되어 어진 의원으로 나타나 여러 사람의 병을 낫게 해주되 항상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성으로 간호하고 시종하기를 마치 노복이 상전의 마음을 잘 맞추어 주듯이 은혜 갚는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사람의 위액(危厄)을 건져 주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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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저 지나간 세상에 세존께서 천제석(天帝釋)이 되셨으니 이름은 선자재(善自在)라, 하늘 위에서 멀리 사람들의 병고 액난을 보고 또 하늘귀로 사람들이 병고로 신음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런 것을 보고 듣자 매우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여 생각하기를, '이제 이 사람들이 저처럼 병고에 시달리어 의지할 바가 없도다. 이제 내가 마땅히 저 곤액을 건져 주어 좋은 구호자가 되고 의지할 곳이 되게 하리라'고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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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염부제 가운데 한 큰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구류(具留)였다. 그때에 천제석이 이 나라의 멀지 않은 곳에서 변화하여 한 벌레가 되었으니, 이름이 '인량(仁良)'이었다. 그는 저절로 그 구류국에 화생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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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천제석이 허공에서 게송으로 염부제 사람에게 일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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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밖 멀지 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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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벌레 있으니 그 이름은 인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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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 고기를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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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병의 고통 곧 없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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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겁내거나 두려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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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벌레 찾아가서 고기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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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도 품지 않고 불결함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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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신비로운 좋은 약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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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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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저 국성·군·현·촌락의 모든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다들 모여 구류국으로 나아가서 그 벌레 있는 곳에 이르러 그 살코기를 도리어 싸 가지고 돌아와 병자에게 먹이자 병은 곧 나았으며, 그 벌레의 고기는 여전히 되살아났다. 그때에 그 나라의 빈 들에서 이런 노래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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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어코 하고 싶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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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 불도 이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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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묘한 지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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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다함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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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금계(禁戒)를 배워 익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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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베어 보시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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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성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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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불도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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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적의여, 그때의 염부리 모든 병자는 다 인량의 고기를 취해 먹고는 그 병이 다 나았다. 그때에 그 벌레는 중생을 사랑하고 민망하게 여기어 그 몸은 여전히 늘고 줄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러 나라 군·현·읍·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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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들은 다 와서 이 인량의 고기를 먹고 다 안온하였으며 천하 사람이 다시는 질병의 걱정과 고난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신병(身病)이 제거될 뿐, 마음의 병인 음심·성냄·어리석음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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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남녀 노소가 다 안락하고 건강하자, 각기 생각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인량의 은혜를 보답할까'하고, 여러 병 나은 자들이 다 모여 구류국 인량충(仁良蟲)의 처소에 나아가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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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는 이 구호자이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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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의 몸은 좋은 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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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질병을 없애 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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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인자의 은덕 보답하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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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인량충은 그 몸을 숨기고 천제의 형상을 나타내어 게송을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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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 이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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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쓸데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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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나 금·은·진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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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다 쓸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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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코끼리로 끄는 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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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에 매인 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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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모두 살 곳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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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은 그 밖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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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나 계집, 늙은이나 젊은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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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한마음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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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을 고치고 오늘 일을 잘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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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소 십선업(十善業) 받들어 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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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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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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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보기를 골육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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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부모·자식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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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해칠 생각 품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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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은혜 갚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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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때에 여러 사람이 그 교훈을 듣고 숙세의 착한 뿌리 인연으로 다 십선을 받들어 행하니 풍족히 청정하여 이지러지거나 지쳐 버림이 없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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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그때의 염부리 남녀 노소가 십선을 봉행하다가 몸을 마친 뒤에는 삼악도의 액난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도리천상에 태어났다. 천제석이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보살업을 열어 보이므로 다 최상의 도심을 내어 곧 불퇴전 지위에 서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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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것이 곧 보살의 닦은 바 밀행이라. 몸 수호하기를 청정케 하며 신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몸으로 보시함으로써 수많은 중생을 구제하여 대도에 이르게 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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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 적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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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행한 여러 가지 밀행이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는 것이 금강과 같도다. 그 몸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어도 배우는 뜻대로 규정되었으므로 비록 헐고자 하나 파괴하지 못하며, 중생이 배우되 법을 좇아 배움에 머무르면 실체가 파괴되지 못하며, 베푼 언교(言敎)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고 칼이 능히 상하게 하지 못하며, 그 몸이 견강하여 가히 헐지 못함이 마치 적의와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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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살은 몸으로 법률을 수순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그 마음이 적연(寂然)함으로써 망상을 품지 않음이니라. 모든 중생의 몸이 본래 공한 것이며, 중생과 자기 몸이 본래 없는 줄을 깨달았으므로 모든 법이 또한 본래 없으며, 모든 법이 본래 없으므로 또 자기 몸이 본래 없는 데로 돌아갈 줄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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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모든 법이 본래 없고 모든 법이 본래 없으므로 자기 몸이 또한 본래 없는 데 돌아간다면 이미 본래 없으므로 과거·미래·현재의 법도 또한 본래 없는 데로 돌아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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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미래·현재의 법이 '본무(本無:眞如의 異譯)'인 줄을 깨닫고 또한 자기 몸도 본무라면 과거의 본무와 미래의 본무가 착란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의 본무가 과거의 본무와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과거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본무가 과거의 본무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현재의 본무가 과거·미래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과거·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과거·현재·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 과거·미래·현재의 본무와 모든 행법(行法)인 오음(五陰)과 모든 종자와 모든 입(入)과 중쇠(衆衰)·네 가지 요소가 서로 어그러지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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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생사(生死)와 무위(無爲)가 다 본무라면 생사의 본무가 행할 것[無所行:無所作]이 없으므로 본래 본무인 것이니 행할 것 없는 본무가 본래 행이 없는 본무와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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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성자(族姓子)여, 말하자면 본무라는 것은 그 본무라고 말하는 자와 다름이 없나니 욕(欲)을 여의지 않고서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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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쟁송(爭訟)이 없나니 쟁송하는 자가 다른 쟁송자와 또한 다툴 것이 없나니 이것을 곧 여래의 본무라고 이르느니라. 여래는 형상이 없이 이 본무에 돌아가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형상은 온갖 색상(色像)을 나타냄이니라. 그러므로 온갖 형상과 여래의 형상이 다 본래 공한 것이니 이것을 여래의 상이라 이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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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보살은 온갖 상을 나타내지만 여래는 일찍이 형상을 만들어 나타내지 않고서 상도 없고 다툼도 없이 이에 온갖 상을 나타내나니 본래 없음으로써 성립할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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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없이 없음으로써 스스로 그 몸과 모든 몸이 본래 없는 줄을 관찰하며, 스스로 법신(法身)과 온갖 몸이 다 없음을 관찰하며, 여래의 몸을 관찰하되 일체의 몸이 인연으로 좇아 난 줄을 깨달으므로 법신의 본래 좇아 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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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 인(因)이 법신으로 더불어 이에 법신을 이룩한 줄을 알게 되나니, 음(陰)·종(種)·제입(諸入:異譯本云蘊處界身云)이 없는 것을 곧 '법신행(法身行) 평등업'이라 이르느니라. 중생의 소견(所見)의 연(緣)을 소제(消際)하나니 만일 보고 들을 것이 있으면 그것이 다시 굵고 가는 것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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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마치 기역의왕(耆域醫王)이 여러 가지 약초를 한데 모아서 동자의 형상을 만들되 단정하고 미묘하기가 세상에 뛰어났으며, 하는 짓이 침착하고 지닐 것을 다 갖추어 그 곱기가 비할 데 없었다. 가고 오고 서고 앉고 눕고 다니는 것이 조금도 모자람 없이 다 타나내 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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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호귀한 국왕이나 태자·대신·백관·귀족·장자들이 기역의왕의 처소에 와서는 약 동자를 보고 같이 노래하고 희롱하며, 그 얼굴 모습을 보고는 병이 다 나으니 안온하고 적정하여 욕심을 여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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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또한 보아라. 기역의왕이 병을 치료하는 법을 다른 의사가 마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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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보살이 법신의 행을 받들어 행하면, 가령 중생이 음욕[婬]·성냄[怒]·어리석음[痴]이 성하여 남녀 노소가 서로 사모하고 즐기더라도 탐욕·번뇌가 다 쉬게 되며, 쉼을 얻고는 조용하게 되어서 말하자면 타는 욕심을 여의고 이로 인하여 교화를 받게 되나니, 다 이것은 보살이 원하는 바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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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만일 보살이 법신 닦는 일을 잘 행하면 이 모든 보살은 곧 법신이라, 음식으로 그 몸을 채우는 것을 보이지만 실은 밥덩이[搏食]로써 극 몸을 편안케 하는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의 반찬을 끊었지만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다시 먹는 일을 나타내되 밥덩이를 몸 안에 들여보내지 않으며, 또한 몸 가운데 붙여 두지 않되 그 법신은 늘거나 줄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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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법신은 난 바를 알지 못하며 또한 죽음이 없고 처음도 없고 마지막도 없건만 세속을 따라서 나고 죽음을 나타내느니라. 비록 멸하여 없어짐을 나타내지만 온갖 법이 다 변함[行]이 없는 줄을 알고, 세상에 태어남을 보이지만 온갖 법이 하염 없고 모임 없는 줄을 통달하며, 온갖 법이 비록 난 것이 있으나 실로 난 것이 아니며, 모든 행(行)을 깨달아서 스스로 그 몸을 나타내면 모든 감관[諸根]이 없어지거나 줄었더라도 그 자재한 행[逝行]은 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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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헒이 없으며, 법신·법식(法食)·법력과 법으로써 스스로 돌아가서 여래신(如來身)을 깨닫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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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여래의 몸을 알고자 하거든 곧 허공의 몸으로서 그와 동등한 것이 없으며, 삼계에 처하여 가장 높은 이 되고 중생에게 베풀되 몸 돌아갈 바가 없으며, 비유할 수 없고 같은 종류가 없고 그 몸이 청정하여 때를 여의고 티끌이 없으며, 그 몸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저절로 선명하여 길이 먼지의 가리움이 없으며, 본성이 인화(仁和)하여 생기는 바가 없고 그 몸이 적연하여 심(心)·의(意)·식(識) 소견의 얽힘이 되지 않으며, 그 몸의 자연스러움이 마치 허깨비[玄化)와 아지랑이[野馬]와 물 속의 달과 같으며, 이미 공(空)·무상(無相)·원(願)을 뛰어 건너서 그 몸이 시방 허공에 두루하고 마음은 평등하여 삼계의 근본을 깨달아 모든 중생이 '나'와 '나의 것'이 없으며, 그 몸이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어 조작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이 몸이 집착도 없고 생각하는 것[思念]도 없으며, 머무름이 진실하여 돌아오지 않는 데 이르며, 그 몸이 상(像) 없이 절로 상을 나타내며, 감각[痛:受] 없이 감각을 나타내고 생각[想] 없이 생각을 나타내며, 생사의 알음알이[生死識] 없이 생사의 알음알이를 나타내고 지·수·화·풍의 본인[因] 없이 지·수·화·풍 네가지 요소의 몸을 나타내며, 모든 세간 모든 현상이 다 헛되어 실답지 않은 줄을 알고 눈으로 봄도 없고 귀로 들음도 없으며, 코로 냄새를 맡지도 않고 혀로 맛에 머물지 않으며, 몸에 의지함 없고 길이 여러 가지의 알음알이[衆識]를 없애어서 뜻에 감각[感受]이 없고 마음에 굴러 옮김[轉移]이 없으며, 심·의·식이 없되 진제(眞諦)를 깨달아 일찍이 나아가고 물러가지 아니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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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여래의 법신에 있어서 만일 어떤 보살이 능히 이러한 법신을 체득하여 두루 나타나지 않음이 없게 하려고 보살행을 받들어 가면,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어서 사방 모든 지역 국(國)·군·현·성·읍 등에 다 그 몸이 변화하여 두루 나타나되 모든 마귀는 능히 보살이 하는 일을 보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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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내거나 또는 나타내지 않거나 다 미묘한 업을 밝게 알 것이니, 비록 나타내는 바 없더라도 널리 일체에 나타나되 일찍이 생각하고 행하거나 보고 듣고 앎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며, 닦아 행하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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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身行)이 사의지(四意止:四念處)를 잃지 않고 중생들을 위하여 그 몸으로 무상(無常)·괴로움[苦)·공(空)·몸 아닌[非身] 이치를 나타내되 모든 몸이 본래 공적한 줄을 깨달아 알게 하며, 중생을 위하여 몸이 무너져 없어짐을 나타내어서 좋은 과보를 그 몸에서 구하려는 자로 그 마음을 물러가게 하나니 이 보응을 구함은 사전도(四顚倒)를 따르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이 지음도 없고[無作] 보는 것[見]도 없는 이치를 알고 그 몸이 마치 풀·나무·담벼락·기와·돌 같은 줄을 깨닫거든 그 중생을 위하여 청정한 몸을 나타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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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일찍이 보살이 정광불(淨光佛)에게 수결(授決)을 받은 이래 비밀한 몸·청정한 법체에 이르기까지 보살이 입으로 연설함이 있더라도 다 언설이 없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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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여래가 설한 바는 그때그때의 편의에 따라 그 생각하는 대로 보살의 비밀한 몸의 적정을 말하므로 이것을 좇아 굴러 나아가며 구제를 얻어 이르는 곳이 끝이 없었나니, 말하자면 보살이 몸의 비밀에 자재를 얻으므로 보살이 자기 몸의 비밀을 선설하되 약간 그 요긴한 것만 드느니라. 이제 갖추어 말하자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에도 능히 다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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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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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비밀[言密]이라 하는가. 그 말이 청정하여 중생의 종류에 따라 주나니, 축생의 많고 적은 종류에 따라 보살도 또한 갖가지의 음성과 언어를 나타내며, 음성을 가려 갖가지의 말을 나타내되 그 중생의 언어에 따라서 교법을 연설하며, 때를 다라 법을 베풀고 더불어 이야기하되 그 고·낙·선·악의 처소를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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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살의 음성은 모든 중생에게 다 들어가되 사무치지 않음이 없나니, 혹은 노래하고 희롱하면서 성내고 기뻐함을 따라 훈계하여 가르치되, 그 몸과 뜻의 믿는 것과 마음으로 좋아하는 대로 보살이 다 알고 분별하여 각기 듣고 알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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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보살은 밀적금강역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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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변화하는 음성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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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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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 2903] 쪽 |
“그 중생들의 온갖 음성을 따르되 보살의 음성은 한정이 없나니 중생은 태어나는 곳에 따라 그 마음과 생각이 각기 다르고 오취(五趣)의 음성이 각기 같지 않지만 보살은 각기 그 음성과 언사를 따라 주되 또한 언사라 할 것도 없나니, 이것이 곧 중생의 음성을 따라서 통달하지 않음이 없지만 실로 있는 것이 없다는 이치를 깨닫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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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렇게 관할지니라. '온갖 음성으로 선설한 바 언사가 모두가 헤아릴 수 없는 것이 말에 한량이 없다.' 이것이 보살의 교화하는 방편으로 그때에 맞추어 하는 것이니 비유로 다할 수 없으며 마음대로 선설하는 그 음성도 헤아릴 수 없도다. 혹은 제석·범천·사천왕의 음성을 연출하며 혹은 하늘·용·아수라·가루라긴나라·건달바·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에, 중생 음성의 상·중·하와 굵고 가늘고 곱고 거친 데 따라 음성을 연출하여 그들을 기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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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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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에 따라 주는 언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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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의혹 풀어 줄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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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언교를 풀어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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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 중생들 건져 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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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퍼저 가는 설법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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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이 기뻐하여 마음 다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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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귀의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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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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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의 권속이 한데 모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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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연하고 화창한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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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퍼져서 들이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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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음향이 다 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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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2903] 쪽 |
악공(樂工) 잡혀 놀리는 풍악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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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하는 경전의 좋은 교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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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나라가 읊어내는 좋은 아송(雅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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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로 이에 대면 구족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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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성 듣는 이 탐욕 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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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한 마음 또한 사라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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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산신이나 하수 귀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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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소리 듣기를 좋아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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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계를 장식하는 묘한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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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가 자아내는 하늘 풍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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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또한 다 이에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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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사랑하고 즐거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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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법의 소리는 때에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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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편에 맞추어 펴내는 가송(歌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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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원한과 욕심 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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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거만함 덜어 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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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듣고는 사무쳐 깨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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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행하여 나아갈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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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술(道術)의 선전법 들은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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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며 건달바·마후라가 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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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공들 지닌 바 음악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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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은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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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소리로 연출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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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 2903] 쪽 |
중생들 누구나 이 소리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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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 끝없이 뛰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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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는 음향에 들어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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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부제 인민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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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성 두루 퍼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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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듣는 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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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얻어 해탈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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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천신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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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맡은 신령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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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 사무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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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이르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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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가르침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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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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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됨 다 풀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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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기뻐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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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한 난조(鸞鳥)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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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기러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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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부리 까마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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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며 공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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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고니[鵾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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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역(耆域)·원앙·기이한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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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듣고는 다 기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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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호랑이·곰·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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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 2903] 쪽 |
사슴·노새·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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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우·토끼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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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말·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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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염소·돼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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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 듣고는 다 기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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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두 발 온갖 모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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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많은 것, 발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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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성 듣고는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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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 받들어 축생업 버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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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천세계의 온갖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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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중품·귀한 이·천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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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아귀·축생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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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 사람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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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지닌 온갖 음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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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그릇 보는 것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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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 참뜻을 알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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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생각해 구함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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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다투거나 송사함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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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할 일을 받들어 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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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마음 도에 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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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맞추어 선포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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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전일(專一)한 자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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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쟁송(諍訟)을 참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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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 국토를 교화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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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 2903] 쪽 |
항하사(恒河沙) 세계에 사무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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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 재업(財業)에 기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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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아무 것도 행함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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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부수려는 마군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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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화창한 법음(法音) 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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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여 참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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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보호하기 맹세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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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듣고 행보할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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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한 마음으로 예배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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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천·억 갖가지 중생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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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다른 생각 품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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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듣고는 막힘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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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모아 쥐고 예경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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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 누웠거나 귀머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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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배 안의 벙어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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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발 없는 병신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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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하고 착한 말 듣게 되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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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화창한 좋은 법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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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의 고액(苦厄)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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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년 티끌 속에 파묻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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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야 들었도다 청정 법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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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까치 새들도 개화(開化)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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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법의 동산 이르게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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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 2903] 쪽 |
입으로 연설함은 중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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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승 삼보 이름 들리어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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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며 계·지계(持戒)·인욕(忍辱)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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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하기·선정(禪定)닦기·지혜로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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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 닦아 나아가는 온갖 행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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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있는 대로 다 말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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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천 겁 두고두고 말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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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바닥 찾으려야 밑이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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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한마디 뜻도 한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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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음(佛音) 가는 곳 다함이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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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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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9권 |
대보적경 제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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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삼장 축법호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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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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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밀적금강역사회 ② |
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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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말씨는 언제나 깨끗지 못한 나쁜 말이나 사람답지 않은 말이나 화를 내거나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으며, 또한 아첨하는 말이 없으며, 과격한 말·험악한 말·시시덕거리는 말·이익 없는 번지르르한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망령되게 웃거나 참소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으며, 남녀를 돌아보지 않고, 말이 너무 딱딱하지 않으며, 거친 말과 갑작스럽고 포악한 성질의 말이 없으며, 남을 해칠 생각을 품지 않고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없으며, 예의와 지조를 잃지 않고 또한 원한 맺는 마음이 없으며, 집착한 바가 없고 싸우고 송사하는 말이 없으며, 또한 무엇에 의지함이 없고 번뇌의 시달림이 없으며, 가벼이 움직임이 없고 게으름이 없으며, 스스로 방자함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행위가 없고 때 아닌 말이 없으며, 탐욕이 없고 나쁜 허물이 없으며, 애락함이 없고 처소에 집착함이 없으며, 또한 깨끗치 않음이 없고 시(時)와 절(節:시간)을 잃지 않으며, 모든 감관(諸根]이 이지러짐 없고 음성에 티가 없으며, 마음에 해칠 생각을 품지 않고 또한 편당이 없으며, 방자하고 거만함이 없고 덮어 가리움이 없으며, 서로 다투어 말하지 아니하고 원망하거나 혐의하지 아니하며, 원한을 맺음이 없고 삿되고 그름을 망령되이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제 잘난 체함이 없고, '나[我]'와 '나의 것'을 계교하지 아니하며, 남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저 사람을 시끄럽게 하지 않으며, 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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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 2903] 쪽 |
상해하지 않고 앙갚음 함이 없고 말할 바를 잃지 않으며, 선행을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불순(不順)한 짓이 없으며, 참지 못할 것이 없고 선설하는 말이 화창하며, 종성(種姓)을 자랑하는 일이 없고 방정맞은 가르침이 없으며, 비법(非法)의 행위를 버리고 법다운 행위를 훼방하지 아니하고 동류를 칭찬하지 아니하고 남의 동반을 헐뜯지 아니하며, 제가 남의 기림[譽]을 얻음에 기뻐하지 아니하고 남 칭찬하는 것을 보고 심란하지 아니하며, 삼가 예절을 지켜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남의 잘못을 말하지 아니하고 남의 잘함을 헐뜯지 않으며, 은근한 말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때를 따라 보호하며, 맑은 지혜를 비방하지 아니하고 성현을 나무라지 아니하며, 말은 허망하지 아니하고 다 증명할 만하여 사람의 죄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남의 단처를 구하지 아니하며, 남의 말을 전하되 그 본뜻을 다치지 아니하고 남의 기쁨을 말하지 아니하며, 뜻과 원이 가장 높으며, 남의 얼굴 빛만 맞추어 주지 않고 다른 당파를 구하지 않으며, 하기 편함만 생각지 않고 거스르는 일을 행하지 않으며, 마음이 항상 유순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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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보살이 말과 행이 서로 응함이 되나니 '공(空)'과 황홀(恍惚)한 신비로운 용맹으로 행을 삼는 공덕 보응의 과실(果實)로서 지성스러운 말을 펴서 지은 바 과보로 좇아 얻어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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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어떤 사람이 큰 나무 아래에 나아가 머물러 서서 이 나무를 관찰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되 '그대가 이 나무의 잎이 몇이나 되는지 알겠는가' 하면. 큰 지혜 있는 분은 나무를 관찰하지 아니하고 동반과 함께 앉아서 계산하지 않나니, 이미 능히 헤아리지 못할 것인데도 도덕의 극치에 이르면 곧 그 수를 알고 '그 일체가 얼마이다'라고 하나니, 그 사람의 말과 다름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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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큰 강의 모래가 몇 말이나 되겠느냐 하고 또 낱낱이 헤어보면 몇 천억·조나 되겠는가, 물은 몇 말·몇 되나 되겠는가 하면 헤아리지 못할 것이지만, 그 한량을 관하지 아니하고 또한 헤어 보지 않고도 그 모래 수와 물의며, 모든 용이나 귀신·아수라·가루라·긴나라·건달바·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성문·연각이 다 능히 증명하지 못하고 홀로 부처님 세존께서만 아시나니 이것으로 보건대 여래 지진(至眞) 등정각(等正覺)의 지혜는 가히 헤아리지 못할지라, 만·억의 음성을 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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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 2903] 쪽 |
시매 중생이 다 듣고 다 알게 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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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저 지나간 세상에 한 신선이 있었으니 이름은 누이(樓夷)였고, 그때에 한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은 적연(寂然)이었으며, 그때의 나라에 한 큰 나무가 있었으니 이름은 인현(仁賢)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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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는 가지와 잎·꽃·열매가 다 무성했는데, 누이는 그 나무 밑에서 십이년동안 기거하면서 나뭇잎을 헤아리고 또 관하였다. 그 뒷날에 적연 바라문이 성중에서 나와 인연수 아래에 이르러서 밤낮으로 놀면서 밥을 먹고는 나무의 줄거리와 잎을 바라보고 또 밝은 지혜로 일심으로 보면서 '어떻게 신선에게 사뢸까? 나는 마땅히 몇 낱이 있는 줄을 알았도다'하느니라. 적연 바라문은 그 나무를 관하지 않고 그 잎을 헤지도 않고서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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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천해(八千垓)·팔천억 잎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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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는 구천 육백 이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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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다섯 개, 가지는 이백오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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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는 육천 육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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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聖師)는 그 잎의 수를 알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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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 줄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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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포된 것을 헤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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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는 바는 이러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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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으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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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커든 헤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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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니 누이 신선은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착하다. 그 말이여. 진실하고 속임 없도다. 내가 십이년 동안이나 나무 밑에 기거하였으므로 그 나뭇잎의 수를 또한 헤지 않고도 그 줄거리와 가지며 잎의 수효를 다 아나니, 바라노라 바라문이여. 그 말하는 것이 어찌 그처럼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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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님은 들으시오.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이 아니며 또한 세상 사람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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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 2903] 쪽 |
닙니다. 지성으로 올바른 행을 정하여 다 진실로 할 뿐 다투고 송사함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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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누이 신선은 바로 오늘의 사리불이요, 적연 바라문은 오늘의 석가세존이시다. 그러므로 마땅히 지극히 참된 언교(言敎)를 받아 지니고 지성심에 머물러서 법의 방편에 응할 것이로다. 이것이 보살의 지극히 비밀한 업이며, 청정한 근원으로서 그 다함 없는 지혜가 깊은 한량없는 데 들어가서 그 높기가 한량없으며, 때를 따라 시현(示現)하나니 지극히 참되고 형상이 없어서 말로 이름 지을 수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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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을 계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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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마음의 비밀[心]이라 하느냐? 마음의 행이 청정하여 신통을 잃지 않고 지혜의 업을 지어서 신통으로 스스로 즐기며, 곳에 따라 시현하되 바로 신통에 머무르며, 큰 자비의 다함 없는 업을 이룩하여 신통으로써 한량없는 변화를 나타내어 일체에 두루 충만하되 성제통(誠諦通)으로써 하며, 지혜로 집을 삼아서 눈으로 온갖 법을 보나니, 이것이 보살의 정진(正眞)한 법이니라. 지혜 신통이 다함 없이 두루 일체를 둘러싸며, 그 신통 지혜로 다 온갖 형상을 나타내되 모든 색상(色像)이 본디 색상이 없는 줄을 알며, 신통으로써 모든 중생의 음성에 두루 들어가되 그들의 음성과 같이하며, 능히 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일을 관찰하되 본래 깨끗함을 봄으로 말미암아 늘 일체를 보고 때를 따라 교화하여 항상 분명히 생각하고 일찍이 홀연히 있는 일이 없으며, 가고 오는 마음을 끊고 두루 신족(神足)을 나타내되 걸림이 없으며, 홀로 삼계에 걷되 구애되지 않으며, 다 있는 것이 없으므로 조작하여 하는 짓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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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통명(神通明)으로 일체 누(漏)를 다하여 밝게 깨닫고 때를 따라 그 기회를 잃지 않으며, 생사(生死)의 어려움을 나타내어 세상을 건지는 업을 보이되 관찰하는 바가 그윽하고 멀며, 그 신통 지혜가 성문·연각을 뛰어나서 깊이 미묘한 데 들어가며, 보리수 아래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받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깨달아서 때에 맞도록 법의 바퀴를 굴려 시방 중생을 교화하여 법률 속에 들어와서 물러감 없는데 이르러 온갖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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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 2903] 쪽 |
적의여, 알고자 하는가. 이것이 보살의 마음 비밀의 업으로서 삼행(三行)이 청정하다 하느니라. 만일 마음이 참으로 깨끗할진대 길이 돌아갈 바가 없으며, 또한 기쁘지 않음이 없이 성품이 잘 조화되므로 행하는 일이 매우 선량하며, 보혜삼매(普慧三昧)를 닦아 행하여 길이 열반에 들지 않고 욕계(欲界)를 싫어하지 않으며, 설사 그 가운데 나더라도 집착하거나 얽매인 바 되지 않고 태어난 곳에서 모든 번뇌를 결단하여 일찍이 매듭[結]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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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일체 헛된 망상을 건너서 모든 번뇌의 매듭과 뒤바뀐 감각을 풀어 버리고 마음에 집착할 것이 없을새 이러므로 생·노·병·사를 벗어나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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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태어남이 있더라도 다 나는 것이 없으며, 대승의 근본으로써 모든 불법을 성취하며, 이 모든 불법으로 시방 중생을 구호하되 구하면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것이 없나니 이에 모든 부처님의 법을 알고 보면 온갖 법이 다 불법에 돌아가도다. 이것은 불법이 온갖 법이며 이 온갖 법과 불법이 법도 아니요 법 아님도 아니기 때문이로다. 왜냐하면 온갖 법의 근본과 끝 간 곳을 구하여도 얻지 못하나니 만일 모든 법을 구하여도 처소가 없으면 곧 무엇이라는 건수(件數)가 없고, 모든 건수에 머무르는 온갖 법에 뛰어나서 온갖 법을 알게 되면 온갖 법에 의지하고 기대지 않게 되고, 온갖 법에 의지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이익을 구한다면 곧 큰 손쇠(損衰)를 일으키리라. 그 생각을 하여 구함이 없다면 곧 이로움·쇠함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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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배워 차츰 앞으로 나아가면 마음에 근심할 것도 기쁨도 없을 것이며, 마음에 걱정이 없고 뜻에 걸림이 없으면 곧 머무를 것이 없게 되고 머무를 것이 없으면 마음에 온갖 번잡한 것이 없을 것이요, 번잡함이 없으면 곧 마음이 어디로나 지향함이 없을 것이요, 그 지향할 바가 없으면 이렇게 이에 지향하게 되리라. 이렇게 지향한다 함은 이것이 지향함이 없는 것이다. 그 지향할 바가 없다면 '나'의 '나'라는 것이 없고, 감각할 것이 없다면 다투어 시비할 것이 없고, 다투어 시비할 것이 없다면 싸워 어지러울 것이 없고, 싸워 어지러울 것이 없다면 이것이 사문법이라 그 마음이 평등하여 허공과 같나니, 그 평등하기 허공 같은 데 머무르면 욕계에 떨어지지 않으며, 색계(色界)에 처하지 않으며, 무색계(無色界)에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만일 일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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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 2903] 쪽 |
다 집착한 것이 없으면 기림도 훼방함도 없으리니 기림도 훼방함도 없음을 모든 법이라 이르고 이러한 것에 다 그 깊은 뜻을 알아서 능히 이 육사(六事)의 업을 연설하며 분별함도 또한 그러하리라. 어떤 까닭으로 연설·분별하는가. 온갖 법을 가히 얻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모든 법을 연설하고 분별하되 본래 처소가 없고 삼계가 다 헛된 이치를 능히 통달하여 분별하나니 이것을 마음의 비밀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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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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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삼행의 비밀이라 함은 이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慈愍心]을 행하되 아상(我相)을 계교치 않으며 그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되 중생상(衆生相)이 없으며 기쁜 마음을 행하되 명(命)이라는 상이 없으며 능히 중생을 건져 구호하되 수자상(壽者相)이 없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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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보시를 하나니 마음에 간탐이 없는 까닭이며, 금계를 봉행하나니 그 마음을 잘 길들인 까닭이며, 인욕을 행하나니 마음의 업을 다한 까닭이며, 정진을 닦되 생각이 적정한 까닭이며, 그 한마음을 고요히 함은 마음의 있는 것을 버린 까닭이며, 그 성스러운 마음을 아는 것은 행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그 사의지(四意止)는 뜻도 없고 생각도 없는 까닭이며, 그 사의단(四意斷)은 그 마음이 일어남도 아니요 멸함도 아님을 깨달은 까닭이며, 그 신족(神足)으로 나는 것은 마음이 넓어서 가없는 까닭이며, 두터운 믿음[篤信]을 행함으로써 거리낌이 없는 까닭이며, 만일 정진을 닦으면 심행이 적정한 까닭이며, 그 뜻이 이미 심행을 염(念)하여 자재를 얻은 까닭이며, 그 정의(定意)는 이것이 평등함이니 마음에 여러 가지가 없는 까닭이며, 그 지혜근(智慧根)은 마음에 망상이 없는 까닭이며, 그 오력(五力)은 마음 근본에 수순하는 까닭이며, 혹은 칠각의(七覺意)로써 함은 마음의 분별하는 지혜인 까닭이며, 그 정의(定意)는 이것이 평등함이니 마음에 여러 가지가 없는 까닭이며, 도업을 받들어 행함은 마음에 생각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그 적연한 것은 말쑥하게 고요히 생각하는 까닭이며, 그 법과 마음을 관하는 것은 견(見)에 집착이 없는 까닭이며, 현(賢)·성(聖)의 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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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 2903] 쪽 |
수행함은 끝내 마음을 깨달아 아는 까닭이며,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므로 그 지혜가 밝아짐은 마음으로 망상하지 않는 까닭이며, 그 마음으로 도를 생각함은 뜻으로 헤아리지 못한 까닭이며, 그 법을 생각함은 마음이 평등한 까닭이며, 그 마음이 청정함은 바른 법을 보호하는 까닭이며, 그 보고 듣는 모든 경계에 마음이 서로 헝클어짐이 없는 까닭이며, 불토가 청정함은 마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온갖 상이 갖추어졌음은 마음에 별다른 형상이 없는 까닭이며, 능히 인욕행을 하는 것은 마음에 뒤바뀜이 없는 까닭이며, 물러남 없는데[不退轉]에 이르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까닭이며, 도량을 장엄함은 삼계에 있어서 마음이 타락되지 않는 까닭이며, 마귀의 짓을 항복받음은 마음으로 중생을 거두어 잡아들이는 까닭이며, 도로써 교훈하는 온갖 법은 마음에 평등히 깨친 까닭이며, 법의 바퀴를 굴리되 모든 법에 굴림의 작용이 없는 것은 마음이 가고 오지 않는 까닭이며, 큰 열반을 나타내어 생사의 근원을 벗어나는 것은 마음이 평등·자연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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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만일 불기법인(佛起法忍)을 얻으면 마음이 매우 그윽하고 또한 청정하리라. 마음이 청정하므로 일체 중생의 마음이 깨끗한 줄을 알고, 널리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지 않음이 없이 도심에 들어가서 일체 중생의 마음도 도심에 따라 광명을 입게 하나니, 마치 허공이 평등하게 두루 일체 유형·무형에 들어가듯이 도심도 이와 같이 다 중생의 심행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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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가 이 보살의 몸[身]·입[口]·마음의 비밀[心密]의 불가사의한 법을 설할 적에 칠만 이천 모든 하늘 사람이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고 삼만 이천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일만 사천인이 세속의 번뇌를 여의고 법의 눈이 깨끗해졌으며, 팔천 비구가 마음이 열리어번뇌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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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그 큰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며, 허공에서 하늘 꽃이 비오듯 하고, 공후 등 악기를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그 음악 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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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밀적금강역사가 설한 법을 듣고 만일 즐거워하며 믿으면 이 사람은 곧 수기를 얻어서 경전을 사랑하고 좋아하여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하며, 도심을 잃지 아니하고 공덕의 근본을 쌓되 끝내 헛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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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 2903] 쪽 |
않으니리, 일찍이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고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중생을 이익케 하여 다 구원을 받게 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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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적의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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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저 음악 속에서 들리는 말소리를 들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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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미 들었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온대 누구의 위신력으로 그런 말이 들리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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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보살에 뇌음(雷音)이라는 이가 있으니 뇌음왕 여래의 나라에서 떠났느니라. 그 국토의 이름은 양씨(兩氏)라 한다. 이 감인계(堪忍界)에 와서 내 몸을 보고자 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법고를 불어, 여래의 비밀법을 들으려고 허공에 있으면서 그 몸을 나타내지 아니하고 여래와 이 경전을 공양하여 하늘 꽃을 뿌리고 풍류를 지으니, 그 음악으로부터 이런 소리가 났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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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자, 뇌음보살이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그 앞에 머물러서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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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뇌음왕 여래께서는 성체 무량하시고 기거가 편리하시며 나고 드시는 데 강녕하신가 문안드리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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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도다, 정사(正士)여. 장하도다, 의를 돌아보아 이렇게 나타나 보임이여. 여래의 비밀 경전의 지혜를 듣고자 하므로 이제 밀적금강역사가 부처의 위신을 이어 연설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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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회중에 있던 어떤 보살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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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밀적금강역사는 어느 세상에서 공덕의 근본을 쌓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 도심을 발하였으며, 본디 어떤 서원을 세웠기에 그 얻은 말솜씨가 넓고 크기 한량없으며 거룩하기 이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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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모든 보살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적의보살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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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나간 먼 세상 수없는 겁이었다. 그때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은 무량훈보계정토여래(無量勳寶罽淨土如來)·지진(至眞)·등정각·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이시며, 세계는 장엄(莊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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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 2903] 쪽 |
겁(劫)의 이름은 선견(善見)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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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처님 국토에는 기이한 위덕이 있고 인민이 번성하고 다 안온하며, 오곡이 풍족하고 토지가 광대하여 다 쾌락하고 천상·인간이 번화하며, 땅이 평편하기가 손바닥 같고 모래와 먼지의 더러움과 가시 덩굴·기와·자갈이 없고 오직 유리·수정·명월주옥(明月珠玉)·산호·호박·자거·마노 등 보배가 그 땅에 가득 찼으며, 그 땅의 부드럽기가 하늘 옷 같은데 아름다운 향기와 빛이 매우 좋으며, 좋은 풀이 나서 하늘 담요 같은데 발로 밟으면 발이 네 치쯤 내려갔다가 발을 들면 원상으로 되었다.그 나라는 안온하여 큰 추위도 없고 또한 크게 덮지도 않으며, 인민이 인자하고 성품이 조화되어, 몸·입·마음이 다 안정되었다. 향기가 땅을 쬐는데 땅 빛은 감(紺) 유리색이었다. 그 나라 인민이 다 자재롭고 교훈을 받아서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적고 안온하고 적정하여 위력이 있었으며, 설법을 듣고는 모두 이치를 알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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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처님 때에 성문 제자는 십이해(十二垓)가 있었고 모든 보살이 삼천 이억이었다. 그 부처님 때에 인민의 수명은 삼십육억 세인데 중간에 요사하는 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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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엄국 가운데 네 성(城)을 쾌견(快見)이라 하였는데 매우 넓고 길었으며, 오곡이 풍족하고 인민이 안락하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각기 그 처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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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의 길이가 팔십만 리로서 사백 리의 간격으로 큰 나라가 하나씩 있는데 그 나라에는 각기 천 개의 군·현과 모든 촌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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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 인민은 몸 길이가 사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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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이 큰 성 쾌견의 사변에 다시 큰 성이 있으니 청정이라 하였다. 그곳은 왕이 통치하는 곳으로서 토지가 넓고 길며, 그 성의 동서 길이는 이천 오백 육십리, 남북의 길이는 일천 이백 팔십리로, 군·현·읍이 각기 일만씩이 있었는데, 쾌락이 풍족하였으며 모든 동산이 각기 일만씩으로 매우 정결하며 칠보로 이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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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용군왕(勇軍王)이다. 칠보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金輪)이요, 둘째는 흰 코끼리니 여섯 이[牙]가 있고,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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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 2903] 쪽 |
는 감마보(紺馬寶)니 붉은 갈기와 꼬리요, 넷째는 명월신주(明月神珠)요, 다섯째는 옥녀의 아내요, 여섯째는 창고를 맡은 거룩한 신하요, 일곱째는 군사를 맡은 대장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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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천하를 맡았으며 과거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위신이 한량없으며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여 불퇴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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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성 중앙에 한 궁전을 세웠으니 넓고 길고 높아서 길이와 너비가 각기 삼백 사십리며, 칠보로써 일곱 겹의 담과 벽과 난간이며, 일곱 겹의 길과 일곱 겹의 보배 휘장이며, 일곱 겹의 깊은 참호를 이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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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안에는 사대 과실 동산이 있어 갖가지의 꽃이 피었으니 첫째는 묘화(妙華)요, 둘째는 공훈아(功勳阿)오, 셋째는 산하(山河)요, 넷째는 춘안(春安)이다. 못물이 가득하여 너비와 길이가 각기 이십리니, 못 보배로 난간을 삼고 자금(紫金)으로 못이 되고 자금과 유리로 바닥 모래가 되고 팔미(八味)의 물이 가득 찼으며, 보배꽃이 피어나고 오리·기러기·원앙 등 기이한 새들이 그 속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못물[浴池]의 첫째는 시재(施財)요, 둘째는 상굴(上窟)이요, 셋째는 상향(上香)이요, 넷째는 묘어(妙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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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채녀 칠만 육천은 하늘의 옥녀와 같이 각기 모습이 단정하고 미묘하여 세상에 있기 어려운 것이었다. 왕의 정후(正后) 옥녀보와 모든 채녀가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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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에게 일천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스럽기 범부와 다르고 단정하기가 세상에 뛰어났으며, 이십팔종의 대장부의 모습으로 그 몸을 꾸미었고 뜻과 성품이 어질고 유화하며 또한 함께 큰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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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이 청정 대성에 노닐어 계실 때에 그 왕 용군이 무량훈보계정토여래를 공양하기를 일억 년을 채웠으며, 모든 보살·성문 등에게는 의복·음식·와구·의약 일체 수용품과 동산·욕지·가택·강낭·방실·정사(精舍)·고대(高臺)·누각(樓閣)을 주고 한 비구에 두 시자(侍者)씩을 주어 필요한 것을 공급하게 하여 부족함이 없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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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왕자는 성품이 조용하고 유화하여 게으른 행동이 없으며, 항상 지성으로 여래를 받들어 섬기어 경전을 들어 지니고 애욕과 희롱하여 웃음과 삿된 것을 즐기지 않으며, 방일 없는 마음으로 경전을 들어 지니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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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 2903] 쪽 |
내는 것이 아니며, 오래지 않아서 곧 오신통을 얻어 신통으로 허공에 치솟아 있기를 마치 기러기가 마음대로 날아다니되 걸림이 없듯 하며, 한 곳으로부터 한 곳에 이르며, 고을로부터 고을에 이르며, 나라로부터 나라에 이르며, 한 천하로부터 한 천하에 이르러서 두루 다니며 노닐고 구경하였다. 이 요긴한 게송을 대중을 위하여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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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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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히 멀어 만나기 어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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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어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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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경을 매우 만나기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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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같이 한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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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전 듣고 믿고 좋아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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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억·천·만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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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나기 어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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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 가운데 큰 영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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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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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연히 안정케 하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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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의 법과 뜻을 말씀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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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머무르신 부처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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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신 훈회(訓誨)를 물어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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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성스러운 지혜를 구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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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지언(至言)을 받들어 묻자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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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법을 듣고 지님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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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취(惡趣)를 여의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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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을 얻어들음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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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 2903] 쪽 |
가장 안락한 곳에 얻어 앉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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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을 얻어들음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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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세속 진로(塵勞) 녹여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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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들어 지닌 슬기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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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법을 얻어 이르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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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가르침을 펴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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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이 법을 연설하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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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연한 상서가 나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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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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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다 인간·천상에 포고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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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이 찬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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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맞추어 하늘 꽃을 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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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도 가지가지 종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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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이 다 와서 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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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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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룩한 교화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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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도법에 들게 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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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발 아래 머리 조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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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천상의 높은 이께 예경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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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열 손가락 마주 잡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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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하고 조심스레 머물러 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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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룩하신 대성사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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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이 마음 알아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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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 2903] 쪽 |
때 맞추어 의리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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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시어 이 경법 말씀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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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여래 반려(伴侶)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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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법(安住法)을 얻어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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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억 대중이 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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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도심을 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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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삼백억의 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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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빼놓음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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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청정하고 가장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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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눈을 얻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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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뜻 둔 그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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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살이 싫증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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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이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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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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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그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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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조·재(載)·해(垓)의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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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계(經戒)를 물어 받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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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우바새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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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법을 얻어듣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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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발밑에 머리 조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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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의 인사 말씀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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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집으로 돌아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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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적의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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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 2903] 쪽 |
“그때에 왕태자는 부왕과 같이 전단향나무로 누각을 지어 깨끗하게 잘 꾸미고 창문은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다. 그리고 전단향 한 매를 사르매 그 향기가 온 천하에 널리 퍼져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했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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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단향으로 넓고 높기가 사백 리나 되는 누각을 지어 장엄하게 잘 꾸몄으므로 위신이 활짝 드러나서 드높기가 한량없었다. 사방으로 반듯하게 사각의 기둥을 보기 좋게 세워서 쭉 고르게 안정하여 경사짐이 없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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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 용군은 무량훈보계여래 처소에 나아가 예경하고 경전을 물어 듣고자 하여 권속에서 권유하되,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렵고 부처님도 만나기 어려우며, 억만 년이 가도 부처님의 법은 듣기가 어렵나니 마땅히 부처님을 받들어 뵙고 경전을 묻자와 받으리로다' 하고, 왕과 태자·부인·채녀·대신·백관·인민 노소가 다 구슬휘장으로 둘러친 높은 누각에 들어가서 백·천 가지로 장식한 보배 좌상에 앉았다. 온갖 꽃과 향이며 의복·보개(寶蓋)·당기[幢]·번기[幡]와 모든 기악(伎樂)을 울리면서 공순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이 보배 구슬 휘장을 둘러친 높은 누각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려고 모두가 한마음 인화한 뜻으로 허공에 올라가 있는 것이 마치 봉황과 같았으며, 다들 걸림 없이 날아서 부처님 계신 데로 나아갈 때, 그 보배휘장으로 둘러친 높은 누각도 함께 대회에 이르러서 부처님 앞에 나아갔다. 그 누각이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도로 한쪽에 머무르자 왕과 대중이 각기 내려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또한 성중에게 경례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는 바로 앞에 머물러 서서 부처님께 사뢰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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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온 명성은 일찍 듣자왔사오나 나라에 일이 많사와 받들어 뵈옵지 못하여 부끄럽기 짝이 없더니 헙헙한 마음 오늘에야 이루게 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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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 왕이 진심으로 궁인 권속들과 함께 와서 법을 들으려 하는 것을 보시고는 그들을 관찰하시고 그 근성에 맞추어 병에 따라 약을 주듯이 경법을 설하셨다. 부처님은 왕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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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대승에 두는데 네 가지의 사법(事法)이 있으며, 노니는 바가 수특(殊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어떤 것이 넷이냐? 만일 대승을 배우되 독실히 믿고 사람을 존중하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도심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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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 2903] 쪽 |
어떤 것을 믿음이라 하느냐? 기쁜 마음으로 모든 성현을 받들어 마땅히 해서는 아니 될 것은 끝내 행하지 않는 것이니라. 대왕이여, 공경하여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만일 겸손하고 조심스레 성현의 경을 듣되 지극한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듣고 받아 지니되 스스로 거만스럽지 아니하고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스스로 거만스럽지 아니하고 성중(聖衆)을 보거든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고 일심으로 귀의하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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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정진을 준행하여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정진함으로써 몸과 입과 마음으로 하는 업이 가벼워지며 거동이 편의하여 행이 일체 행에 뛰어나기 때문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되느니라.
|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서 견(見)에 게으름이 없고 소견을 잘 옹호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마땅히 여섯 감관[根)의 견(見)과 애(愛)와 욕(欲)의 장난(障難)을 옹호하며, 일체의 감각[受]·지각[想]을 깨달으며, 무상(無常)을 알며, 법으로 인하여 명근(命根)의 제일을 나게[生] 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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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어서 '법왕'이라 이름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첫째는 도심을 버리지 않음이요, 둘째는 또한 다른 사람을 권화(勸化)하여 발심 시킴이요, 셋째는 모든 착한 뿌리로 도심을 권조(勸助)하되 들을 만한 자에게는 뜻이 넓게 끝이 없게 함이요, 넷째는 일체의 제석·범천 및 사천왕과 성문·연각의 경지로서 다함이 없고 무너짐 없는 넓고 큰 보살의 도업에 이르게 함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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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대왕이여, 마땅히 게으름이 없이 행하며 항상 독실한 믿음을 닦아서 한량없는 도법을 기뻐하고 항상 바른 법을 받아 법락(法樂)으로써 스스로 즐길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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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정진으로 도법을 구하려거든 대왕의 행하는 바가 모든 경계에 탐착함이 없을지니라. 왜냐하면 대왕은 알아 두라. 탐욕에 싫증냄 없는 것은 마치 짠물을 마시는 것 같나니 성현의 슬기로운 밝음을 보아서 곧 절제할 줄을 알지니라.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은데 편안함은 적고 괴로움은 많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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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 2903] 쪽 |
는 것은 다 끝이 있어 후세로 나아가게 되나니, 항상 장래를 두려워하여 마음으로 안보하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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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대왕이 부처에게 공양한 이 착한 뿌리로 말미암아 네 가지 공덕을 갖추게 되었으니 또한 네 가지의 일을 권조(勸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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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넷이냐? 대왕은 이 인연으로 나는 세상마다 재물이 한량없고, 공덕의 과보가 또한 다하지 않으며, 성명(聖明)의 지혜가 끝이 없고, 변재의 지혜도 또한 다함이 없으리라. 이것이 네 가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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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네 가지 일도 권조하리라. 어떤 것이 넷이냐? 몸으로 청정한 공덕의 업을 행하며, 말로 청정을 행하여 금계를 갖추며, 마음으로 청정을 행하여 널리 듣기를 싫어함이 없이 하며, 그 법이 청정하여 성명으로 당(黨) 삼음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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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 착한 뿌리를 권조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교묘한 방편으로 청정행을 닦아서 중생을 교훈하되 지도(智度)가 다함 없으며, 청정업으로 마군을 항복받으며, 서원(誓願)이 청정하여 언행이 서로 맞으며, 모든 불법에 다 청정하게 하여 공을 쌓고 덕을 포개어 모든 부처님을 만나 보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가지 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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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이 용군 전륜성왕을 위하여 경 가운데 지혜방편을 말씀하여 깊은 뜻을 분별하시니, 왕은 마음이 열리고 흔연하여서 곧 몸과 목에 장식한 백·천 진기한 구슬 영락(瓔珞)을 끌러내어 부처님께 바치고 또 온 나라가 부처님을 섬기고 필요한 것을 공급하며 오계를 받아 지니면서 목숨이 다하도록 깨끗이 범행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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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의 중궁(中宮)·부인·채녀는 부처님의 법을 듣고 기뻐하며 동시에 유화한 뜻을 품고 번뇌의 덮임이 없었다. 그 몸에 걸었던 진기한 보배 영락을 벗어서 부처님 위에 엎어 드리고 왕에게 사뢰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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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은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어 깨끗이 범행을 닦아서 목숨이 다하도록 금계를 받들어 지니고자 하나이다.' 왕은 곧 허락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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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그 용군왕은 다함 없는 법을 받들어서 법의 재물을 얻고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는, 중궁·채녀와 권속과 더불어 높은 누각의 휘장 안으로 들어가 허공에 솟아 올라서 잠깐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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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 2903] 쪽 |
다시 청정 대국으로 돌아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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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성왕은 보름날 밤 갖가지 꽃이 만발하자 나들이하여 동산에 이르렀다. 중궁·권속도 좋은 경치를 구경하였다. 성왕은 그 동산에서 노닐며 온갖 기악도 잡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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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정부인이 둘이 있었으니 하나는 불행보(不行步)요, 하나는 무허손(憮虛損)이라 이름하였다. 궁중에서 나와 목욕하고 돌아가서 향을 옷에 쪼이고 연화대의 수묘한 좌상에 앉자, 마침 두 어린아이가 와서 부인의 무릎으로 올라와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앉았다. 단정하고 미묘하기가 세상에서 보던 바가 아니고, 이십팔종의 대인의 모습으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이 마침 절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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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허공에서 백·천 모든 하늘이 소리를 내어 찬탄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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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동자는 곧 법의 신성(神聖)이니, 하나는 법의(法意)요 하나는 법념(法念)이라 이름하나니 이 두 아이가 절로 나타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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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법념이라는 동자는 불행보 부인의 무릎 위에 앉았고, 법의 동자는 무허손 부인의 무릎 위에 화생하여 가부좌를 하고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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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제 몸을 잘 지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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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보리심 발하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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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배우는 행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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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복덕의 경사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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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호후(護吼)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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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출현함을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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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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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으로 부처님을 섬기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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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신통업을 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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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히 구호 받음을 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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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 2903] 쪽 |
나고죽음의 수레바퀴를 없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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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히 꺼져서 나는 바가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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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보리심을 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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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잊어버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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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구호하고 거두어 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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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음의 어려움을 깨뜨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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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방(上方)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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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리지 못할 불국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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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토의 부처가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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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명호는 시절(時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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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처님 나라로부터 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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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듣기 위한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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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부처님의 공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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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장엄을 보고자 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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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두 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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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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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머니 무릎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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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내 땅에 머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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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떠나 걸어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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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존에게 다가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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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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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 합장하고 머물러 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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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부처님 공덕 선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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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 2903] 쪽 |
이제 우리도 와서 경을 듣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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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매우 만나기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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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지니기는 더욱 어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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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얻어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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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람 가운데 가장 높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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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도에 지성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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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없는 정진의 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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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의 도법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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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듣기 매우 어렵거든
|
경의 뜻을 애락(愛樂)하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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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갑절이나 만나기 어려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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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조용하고 고요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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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벗의 법을 좋아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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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의의 법칙에 수순하여
|
받들어 공경하여 법교를 믿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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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하기 좋아하고 찬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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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행이 게으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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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사문이 되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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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용한 데 거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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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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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資材)를 고루 나누어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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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참괴심(慙愧心)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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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고 널리 들음 만나기 어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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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 2903] 쪽 |
그 자비심 두루 갖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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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겁약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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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거두어 잡아 구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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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어려움 건져 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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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홀로 고요한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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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짓이 사의(思義)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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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조차 탐착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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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도 또한 그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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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를 배우되 싫증냄 없고
|
내 오직 도법만 생각하여
|
이렇게 능히 깨달아 알면
|
공덕에 미치기도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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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능히 이렇게 배우기는
|
이것이 가장 얻기 어렵나니
|
그 법왕의 네 가지 업은
|
이것이 최상이라 찬탄하도다.
|
|
이 모든 법의 비요(秘要)는
|
그 과보도 다 갖추어 있나니
|
가세 가세 다 함께 가세.
|
저 부처님 안주(安住)하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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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밝고 슬기로운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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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도행(道行) 받아 지니고
|
청백(淸白)한 법 받들어 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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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써 교화를 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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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 2903] 쪽 |
어느 때나 고요히 한마음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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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신통에 얻어 이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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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의식(意識)으로 말미암아
|
수행하는 법도 담박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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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왕의 두 태자와
|
부인·채녀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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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의 밝은 지혜로
|
보살의 도법을 밟아 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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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의 지혜를 얻음으로써
|
허공 가운데 경행하면서
|
저 부처님 공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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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바다에 이르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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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발밑에 머리를 조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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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중존(人中尊)에게 귀의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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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같이 화동(和同)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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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서 손 모아 경례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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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가 먼저 세존께 사뢰올 제
|
아울러 나머지 대중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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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옵건대 대성존께옵서
|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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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존(最勝尊)께서는 이 대중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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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생각을 알아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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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도 미묘한 이 법의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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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갈라내어 연설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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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 2903] 쪽 |
이 일체의 법은 모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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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으로 좇아 일어났나니
|
본디 조물주의 시킴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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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조화로 현생(現生)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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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이 근본 '공(空)'인 줄 알면
|
밖의 일체는 인연도 없나니
|
이러므로 일체의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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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여라, 다 텅 빈[空]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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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말을 살피고 보면
|
무작(無作)의 지견이 청정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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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분별함도 허공과 같이
|
항상 무엇을 잡을 것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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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한량없는 방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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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위하여 선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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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심오한 바른 진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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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갈라내어 연설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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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육해(七十六垓)의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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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재(二億載)의 대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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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에다 같이 이룩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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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순(柔順)의 법의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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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전륜성왕 용군과 중궁·태자 권속·마인은 부처님을 에워싸고 예배하면서 세존과 성중에게 공양하기를 칠일 동안 마치고 궁으로 돌아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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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용군 전륜성왕은 홀로 높은 누각 휘장 속에 조용히 앉아서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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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 2903] 쪽 |
생각하기를 '나의 모든 아들이 다 위없는 도심을 발하였나니 이제 시험해 보리라. 어느 태자가 먼저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서 최정각자가 되겠는가'하고, 곧 공사(工師)에게 명하여 칠보의 병을 만들게 하되 매우 좋고 둥글게 하였으며, 칠보의 항아리를 만들되 드러나고 미묘하게 하였으며, 또 높기는 일곱 길이니 사십구척이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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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성왕은 그 일천 태자로 각기 이름을 칠보 항아리에 쓰게 하고, 칠보 섬대를 만들어 하나에서부터 천까지의 숫자를 기록한 천 개의 섬대를 병 속에 넣고, 그 병을 항아리 위에 올려 놓은 다음 다 같이 밤낮으로 천일 동안 공양하되 하늘 꽃으로 만든 향이며 가루향·잡향이며 꽃 일산·당기·번기[幡]며 온갖 기악(伎樂)으로써 그 보병에 기록한 명호를 공양토록 하였다. 그때에 십천 천자가 와서 명호에 공양하는 일을 도와 주었다. 그리고 전륜성왕이 칠일을 지난 뒤에 이 칠보 병을 가져다가 중궁·부인·채녀·모든 태자 등 대중 앞에서 자금안(紫金案) 위에 올려 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 병을 듣게 하고 모든 태자들은 각기 섬대를 하나씩 집어 내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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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정의(淨意)라는 태자가 제일 섬대를 집었다. 이 섬대를 얻자 삼천대천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중궁·부인·채녀의 온갖 기악이 타지 않아도 절로 울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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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의 정의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냐? 바로 구류손(拘留孫)여래이니라. 다음에 이명문병(離名聞兵)이라는 태자가 제이 섬대를 집었으니 그가 곧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이니라. 적근(寂根) 태자는 곧 가섭여래요, 다음 일체 고리(苦利) 태자는 곧 내 몸이니라. 다음 우실(雨實) 태자는 곧 미륵 여래요, 다음 태자 명월주복(明月珠服)은 장래 부처가 되리니 이름을 사자라 할 것이요, 다음 태자도 장래에 성불하리니 이름을 묘영(妙英)이라 할 것이요, 다음 태자 현씨(賢氏)도 장래에 성불하리니 이름을 공양이라 할 것이요, 다음 태자 광수(光首)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봉양(奉養)이라 하고, 다음 태자 이구광(離垢光)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선목(善目)이라 하고, 다음 태자 병씨(兵氏)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쾌비(快臂)라 하고, 다음 태자 의묘(意妙)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염광(焰光)이라 하고, 다음 태자 정부정(淨復淨)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염미(焰味)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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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다음 태자 부당(富當)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무퇴몰(無退沒)이라 하고, 다음 태자 견강(堅强)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보사(寶事)라 하고, 다음 태자 보칭(寶稱)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무기세(無欺世)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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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요컨대 이렇게 차례로 갖추어, 이름이 감개장엄(感慨莊嚴)이라고 하는 한 태자는 제 구백 구십구번째로서 천에 하나가 차지 못하느니라. 뒤에 성불할 때에 호를 무량보칭(無量寶稱)이라 하리라. 이 현겁(賢劫)에 있어서 내세에 출현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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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의야, 의무량(意無量)이라는 태자가 마지막으로 섬대를 얻었다. 그는 왕의 태자로서 마땅히 최후에 불도를 성취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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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모든 태자가 의무량 태자를 업신여기고 조롱하여 웃으며 '우리가 성불할 적에 마군의 권속을 항복받고 법의 바퀴를 굴려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다 멸도(滅度)에 이르게 하리니 가령 중생이 다한다면 뒤에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구제할 것이냐'고 하였다. 그때에 의무량 태자는 눈으로 보았느니라. 최후의 섬대를 얻어서 맨 뒤에 성불한다는 것을. 그리하여 근심하고 고민하면서 '내가 홀로 무슨 허물이 있기에 맨 끝의 섬대를 얻었는가'하면서 오체를 땅에 던지자, 태산이 무너지는 듯 선언하기를 '모든 부처님의 도법은 다 헤아릴 수 없고 중생계도 또한 한량이 없으며 원하는 바는 수특하여 사의할 수 없도다'하고, 그는 곧 원을 세웠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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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형제 천인이 성불할 적에 가르친 바 제자와 제도한 바 많고 적음과 그 수명의 길고 짧음을 다 합쳐서 제가 성불할 때에도 그 수량(數量)과 같이 되며, 당신이 소유한 일체 성중이 제가 성불할 때의 성중과 그 수가 똑같으며, 법을 설하여 제도한 일체 중생도 또한 그러하며, 당신 천 명의 거룩한 공덕을 합친 것과 나의 공덕이 똑같이 되어지이다. 가령 나의 말이 진실하여 헛되지 않다면 삼천대천세계가 나를 위하여 상서를 나타내되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오늘에서는 온갖 꽃이 뿌려지며 공후 등의 악기가 타지 않아도 절로 울려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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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량태자가 이런 서원을 세우자 그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온갖 꽃이 내리고 공후 등의 악기가 타지 않아도 절로 울리며 위 허공에서 모든 하늘 사람이 찬탄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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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소원대로 최후에 성불하면 이름을 누유(樓由)여래 지진 등정각이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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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무슨 까닭에 '누유'라 하였던가. 그때에 근심하면 스스로 오체를 땅에 던지며 울면서 서원을 세웠으므로 세존의 호를 '누유'라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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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왕태자는 서원하기를 마치고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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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부처님의 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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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텅 빈 허공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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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깨달음도 환술[幻]과 같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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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은 가히 다하지 못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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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하는 바도 상서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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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도 청정함 이룩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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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이여, 잠깐 들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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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자 하는 이 서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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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형들의 누릴 바 수한(壽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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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그것을 합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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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성왕(尊聖王)을 겹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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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체를 내가 다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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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백 구십구의 모든 부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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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 섬대와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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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되어 이름은 '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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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 대중도 그 수가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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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의 태자는 결심한 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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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 말을 선서하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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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은 허공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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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찬탄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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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청정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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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바 반드시 이룩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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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인연한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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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코 서원은 이룩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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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그때의 의무량 태자를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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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알지 못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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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겁에 있어서 최후로 성불하리니 호를 '누유'라 하리라. 저 현겁 가운데 같은 모든 부처 천 명에 하나가 차지 못한 그 한 분으로서, 그들이 제도한 중생과 모든 보살과 배우는 성중이 이 '누유'에게 미치지 못하리라. 최후에 성불하여 수명은 반겁이며 제도할 바 중생·보살·성문 일체 성중은 끝내 현겁의 구백 구십구불의 제도한 바와 똑같이 다름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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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또한 보살의 선권방편을 보아라. 금계를 성취하여 수특함이 있고 서원을 갖추어 홀로 걷고 홀로 앉으며 삼계에 두루 돌되 일찍이 쉼[休]이 없느니라. 그 까닭은 누유여래는 홀로 한 몸으로 중생을 교화하되 천불의 제도한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익된 바 한량이 없나니 그 공덕이 드높기가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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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야, 왕의 일천 태자와 그 뒤의 두 태자가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너희들 정사여, 그 뜻하는 바는 어떤가'하니, 법의 태자는 말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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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서원합니다. 여러 형님들이 부처가 될 때에 마땅히 금강역사가 되어서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밖에서 호위하오며, 여래의 일체 비밀법을 살피고 항상 부처님 곁을 떠나지 않고 두루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일을 묻고 믿어 즐거워하고 받아 지니되 의혹을 품지 않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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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념 태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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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사여, 들으시라. 나는 마음으로 맹세하기를 모든 형님들이 불도를 이루실 적에 몸으로 권조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면, 마침 서로 권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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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곧 법의 바퀴를 굴리기를 원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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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그때의 용군 전륜성왕을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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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알지 못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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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곧 과거 정광(定光)여래이시니라. 그때의 모든 아들은 이 현겁 가운데 천불이 되어 출현함이 이것이니라. 구류손불에서 비롯하여 누유에 이르기까지 천불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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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법의 태자는 곧 오늘의 금강역사로 이름은 '밀적'이요, 법념 태자는 이제의 저 대범천왕인 줄을 알아라. 그때의 용군 성왕의 중궁·부인·채녀는 이제 다 이 모임에 온 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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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왕과 모든 태자의 권유를 받고 출가하여 사문이 된 자와 교화된 자는 다 이 현겁에서 차츰 수기를 받고 장차 차례로 최정각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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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또한 십이인연을 관하고 덕의 근본을 어지럽지 않게 하여 그 보응의 과(果)를 얻으며, 모든 발심한 바가 그 공을 잃지 않으면 이러한 정사는 십력(十力)이 두루 갖추어서 다 소원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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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적의야, 만일 보살이 빨리 위없는 정진을 이룩하여 최정각이 되고자 할진대 마땅히 이러한 정사의 업을 배워서 부지런히 닦고 받들어 행하여 다 불도에 뜻을 둘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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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불도라 하느냐? 해칠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건져 주기 한량없으며, 그 도가 평등하여 편당이 없으며, 그 도가 두려울 것이 없나니 온갖 악을 범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 도는 모든 자재(資財)를 갖춘지라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施度)이 다함 없으며, 그 도는 깨끗한 행을 갖춘지라 지계바라밀[戒度]이 다함 없으며, 그 도는 남을 꾸짖거나 시비하지 않는지라 인욕바라밀[忍度]이 다함 없으며, 그 도는 십이처(十二處)를 여읜지라 정진바라밀[進度]이 다함 없으며, 그 도는 어지럽지 않는지라 선정바라밀[寂度]이 다함 없으며, 그 도는 잘 선택하는지라 지혜바라밀[智度]이 다함 없도다. 도가 나의 지혜에 돌아오거든 큰 자비심을 받들어 행하며, 도는 나의 사심이 없이 일체를 불쌍히 여김에 이르며, 도에 희열을 느끼거든 크게 기뻐하는 마음으로써 행하며, 도는 묘한 제어법[妙御]에 둘아가서 크게 수호[大護]함에 이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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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로써 뭇 괴로움의 번민을 제거하고 탐심·해칠 마음·성내고 분해하는 생각을 녹여 버리며, 도는 안심의 경지로 나아가게 하고 위태로운 생각을 품지 않게 되며, 도는 조복받기 어려운 자를 교화하고 색(色)·성(聲)·향(香)·미(味)·세활(細滑)의 법을 베어 버리며, 도는 마군의 권속을 항복받아 교화하여 그 아만의 마음과 온갖 원적을 정복하며, 도는 오음·여섯 감관[六根]·십이입(十二入)을 소제하여 다 집착이 없게 하며, 도는 마군의 일을 버리고 세속 번뇌 속에 있되 자재로우며, 도는 가장 높은 데 돌아가서 성문·연각의 생각을 여의며, 도는 모든 거(去)·래(來)의 소행을 익혀 평등각에 이르며, 도는 대보(大寶)를 의거하여 온갖 지혜에 따르며, 도는 항상 잘 분별하여 슬기로운 밝음에 걸림이 없으며, 도는 착한 행위를 널리 펴고 착한 벗을 거두어 들이며, 도는 구덩이와 참호[塹]를 없애고 뭇 결박을 풀며, 또는 진로(塵勞)를 버리고 시비하고 다투는 경지를 초월하며, 도는 안온한 데 돌아가서 온갖 과악을 버리며, 도는 길상(吉祥)에 돌아가서 니원업(泥洹業:涅槃)에 나아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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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보살의 행할 바 불도업 삼십이사라, 보살이 이에 머무르면 재빨리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정각에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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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0권 |
대보적경 제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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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삼장 축법호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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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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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밀적금강역사회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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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적의가 다시 금강역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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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몇 가지의 비밀[秘要]이 있어서 모든 성문·연각의 경지로서 능히 미치지 못합니까? 하물며 범부로서 캄캄한 무리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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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밀적이여, 바라건대 뜻에 즐겨하는 대로 여래의 비밀을 말하여 두루 들어가게 하소서. 모든 회중이 다 듣고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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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역사는 적의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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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이제 마땅히 부연하리라. 여래의 비밀이 세 가지가 있으니 세 가지라 함은 첫째는 몸의 비밀[身密]이요, 둘째는 입의 비밀[口密]이요, 셋째는 뜻의 비밀[意密]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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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몸의 비밀이냐? 여래는 생각함 없고 또한 분별함 없이 두루 온갖 위의와 예절을 나타내나니 혹 모든 천상·인간의 사람들이 스스로 거닐기[經行]를 좋아하여 여래의 거닐음을 뵙고자 할 적에 모든 천상·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세존이 제일이 되시도다'라고 하면 이들은 여래의 몸의 비밀을 얻어 보게 되며, 부처님이 생각하시는 것도 또한 일체 중생이 여래 지진의 미묘한 덕행과 위의 보기를 생각하여 바라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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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천상·인간이 여래의 앉는 것을 좋아하면 여래의 앉는 것을 보게 되고, 만일 천상·인간이 여래의 눕는 것을 좋아하면 여래의 눕는 것을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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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 만일 경듣기를 좋아하면 여래의 경설하심을 듣게 되고, 만일 적정을 좋아하면 여래의 묵연하심을 보게 되고, 만일 선정(禪定) 닦기를 좋아하면 여래의 삼매를 보게 되고, 만일 천상·인간이 눈으로 보되 눈깜짝이지 않는 자는 여래의 눈이 늘 깜짝이지 않음을 보게 되고, 만일 뜻이 자재하여 광명을 좋아하는 자는 곧 여래의 걸림 없는 광명을 보게 되고, 붉은 금빛을 좋아하는 자는 또 자마금색(紫磨金色)을 보게 되고, 만일 천상·인간이 은빛·수정빛·유리빛·마노빛·자거(硨渠)빛·누런빛·진주빛·흰빛·붉은 빛·분홍빛·자주빛이거나, 혹은 명월주빛·회색빛·불빛·햇빛·달빛·사천왕·제석(帝釋)·범천·아수라의 빛깔이나, 혹은 등분(等分)의 빛·수미화(須彌華)빛·사묘색(思妙色)·약형색(藥形色)·벽석색(碧石色)·무우화(無憂華)빛·전복(旃蔔)빛·사이화(思夷華)빛, 혹 청련(靑蓮)·홍련·황련·백련화빛, 혹 도리천빛·비사문왕(毘沙門王)의 얼굴·사천왕의 형상이거나,수장(首藏)·청제보(靑帝寶)·황제보(黃帝寶)·적제보(赤帝寶)·백제보(白帝寶) 빛이거나, 혹 하늘 빛[虛空淨色] 등 천상·인간의 마음을 보고자 하는 한량없는 빛깔이 각기 다르더라도 여래의 갖가지의 공덕의 빛을 보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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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득 찬 중생들이 끊임없이 서로 사랑하고 잇달아 서로 태어나되 다 죄의 업보를 마치고 사람의 몸을 얻게 되어 생각하는 대로 태어나게 되나니,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태어나는 바로 하여금 또한 저와 같듯이 일체 중생에게 여래가 또한 갖가지의 형상[品色]과 위의·예절 등 마음에 좋아하는 대로 나타내어 보이기를 다 헤아릴 수 없으며 그 시종[本末] 언행을 살펴 알고자 함도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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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 지진께서 이런 인연으로 각기 중생에게 형상과 위의·예절·언행을 나타내어 보임도 그러하니라. 마치 한 사람이 얻은 해탈을 두 사람이 함께 가지지 못함과 같도다. 매우 진실한 법을 펴서 마음에 해탈을 얻어 도에 이르게 하며, 여래 지진께서 능히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시나니 중생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형상·위의·예절·언행을 나타내어 보임도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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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마치 깨끗한 거울이 맞대인 경계에 비추면 곧 그 형상을 나타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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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본디 모습을 잃지 않고 똑같이 보이되 거울이 생각함 없이 하듯이, 여래도 이와 같이 비록 법으로 일체 중생을 건지지만 생각함 없이 이익[利養]을 위함 없이 중생의 심행(心行)에 맞추어 상·중·하의 깊고 옅은 법에 따라서 삼계의 미혹을 개화하여 제도하시느니라. 이것이 여래의 신행의 비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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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여래의 온몸은 또한 오음의 종자와 모든 감관[根:諸入]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며, 죄와 복의 업에 의지함도 아니며, 번뇌로 난 것도 아니며, 부모의 포태로 이룩된 것도 아니며, 또한 뼈와 살도 없으며, 꽃과 향으로 몸을 장식하는 공덕도 다 있는 것이 아니니라. 네 가지 요소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니 나고 숨쉼도 없고 수명도 멸진(滅盡)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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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몸이 무엇인가 알려거든 곧 법의 몸[法身]이 이것이니라. 법신은 네 가지 요소의 물질이 없으며, 온갖 망상이 없건만 나타내어 보이는 색상을 탐하여 사모하고 호귀한 지위를 구하기 좋아하는 중생을 위하여 형상을 가지고 눈으로 보게 할 뿐이요, 법상(法相)은 적연하여 지혜를 높일 뿐이므로 중생들도 하늘 눈을 얻어서 보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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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만일 중생이 같은 모임에 있더라도 각기 다른 부처님 몸을 보나니 부처님을 보려는 마음으로 볼 적엔 멀리 머무른 것은 보지만 가까이 머무른 것은 보지 못하나니 그 가까이 머무른 것은 보지만 먼데 머무른 것은 보지 못하는 것은 보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보려는 자가 산란심의 인연으로 는 보지 못하며, 혹은 마음의 반연으로는 못하는 자도 있으며, 그 혹은 자기의 관찰로는 보지만 남의 보는 것으로는 보지 못하며, 또 남을 보는 것으로는 능히 보지만 자기를 보는 마음으로는 보지 못하면 그 꿈속에 보던 것은 꿈을 깨어서는 볼 수 없으며, 정의(定意)로 보던 것은 정에서 일어나면 볼 수 없으며, 정에서 일어나서는 보지만 정에서는 볼 수 없으며, 비고 고요한 데서는 보던 것은 고요하지 않으면 보지 못하다가 그 비고 고요한 데 있어서는 보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그 하는 업이 없이는 보지만 하는 업 없는 것이 없으며 그 하는 업을 떠나서 본다는 것은 하나도 보는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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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 여래의 몸은 무수한 사연을 따라 각기 나타내어 보이느니라. 그 색계천(色界天)은 신행이 적연하고 위의·예절도 그러하며 마음이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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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정한 뒤 다시 어지러워지느니라. 그러나 여래의 몸은 가장자리가 없으며 장애가 없으며 또한 망상이 없으며 생각하고 헤아릴 수 없나니 여래의 몸은 마치 허공이 제한 할 수 없으며, 여러 가지의 형상이 없듯이 여래의 몸도 또한 그러하여 두루 있지 없음이 없으며, 마치 허공이 망상이 없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길이 사상(思想)이 없으며, 마치 허공이 일체 형상에 두루 들어가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모든 중생에 두루 비치며, 마치 허공이 일체 형상에 두루 들어가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모든 중생에 두루 비치며, 마치 허공이 모든 만상의 작은 틈에라도 다 들어가듯이 여래의 몸도 두루 중생계를 비치되 두루 비추지 않은 데가 없으며, 마치 허공이 백곡· 초목을 다 기르듯이 여래도 이와 같이 지진의 몸이 공덕의 종자를 길러 내며, 마치 허공이 항상됨이 있다없다고 계교할 수 없고 또한 낮과 밤이 없듯이 여래도 이와 같이 몸이 항상됨이 있다 없다 할 수 없으면 그 정수리도 볼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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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천상·세간·마왕·범천을 다 보아도 그들이 부처님의 정수를 보는 일은 없으며, 모든 하늘·용·신·건달바·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성문·연각 또는 보살로서도 능히 여래의 정수리를 보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부처님이 도를 이루신지 오래지 않아서 법바퀴를 굴리며 바라내 (波羅柰)에서 노니실 적이다. 동방으로 이 세계에서 매우 먼 곳에 사이화불(思夷華佛)의 나라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회조(懷調)요, 한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응지(應持)라. 그 보살이 이 감인계(堪忍界)에 나와서 세존께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며 문안하고는 부처님을 일곱바퀴 돌고 그 앞에 머물러 섰다. 이 보살이 마음으로 '내가 여래의 몸 크기를 알아보리라' 생각하고, 스스로 그 몸의 높이를 삼천 삼백 삼십육만 리를 변화하되 여래의 몸이 오백 사십삼만 조(兆) 해(垓)·이만억 리나 됨을 보고는, 곧 마음으로 '내가 신통이 있어서 신통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니 차라리 다시 부처님 몸의 사무친 데가 얼마나 되나 헤아려 보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신통력으로써 상방으로 백억 항하(恒河)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의 국토를 지나 연화상(蓮花上) 부처님이 지금 법을 설하는 연화엄(蓮花嚴)이라는 세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연화상 부처님의 앞에 나아가 아무리 멀리 바라도 보아도 세존 대성 석가모니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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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를 볼수 없으며 부처님 몸 높이와 길이가 몇 천억 향하 모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야 되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때에 응지보살이 연화상불께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부처님 앞에 서서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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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온 데가 여기서 얼마나 머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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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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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거리가 백억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불토니라. 그대가 저곳에서 이곳에 이르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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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지 보살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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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까 많은 불토를 지나왔지만 석가모니불의 정수리를 보지 못하겠사오니 알수 없나이다. 그 높이가 몇 백 천억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불토나 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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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대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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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그대가 이방편지혜 신통력으로 이곳으로부터 더 올라가기를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을 지난다고 하자. 이러한 비유와 같은 불토를 지나간다고 해도 오히려 석가모니불의 정수리를 보지 못할것이며 또한 그 몸의 끝간데를 얻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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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대는 알아 두라. 부처님 몸이 한량없기가 이러하여 무엇으로 비유할 수 없느니라. 짝할 것이 없으므로 가히 비유할 수 없나니 여래의 금계도 또한 비유할 수 없으며, 삼매·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과 몸[身]·입[口]·뜻[意]의 하는 일과 육신·상호도 가히 비유할 수 없느니라. 중생들이 여러 가지의 비유를 들어서 부처님 계·정·혜·해탈·해탈지견과 목·입·뜻으로 하는 일과 색상·위독을 찬탄 할지라도 마치 허공은 그 끝을 얻을 수 없음과 같이 여래의 몸도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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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지 보살은 연화상 여래의 말씀을 듣고 흔연히 기뻐하여 희유함을 느끼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그 불국토에서 부처님의 거룩한 [聖旨]을 받들어 자기의 신통력으로 한 생각 동안에 이 불토에 이르러, 부처님 앞에 나와 석가모니 불에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바퀴 돌고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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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 2903] 쪽 |
부처님 몸을 알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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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허공과 같은 줄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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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간 데 얻기를 즐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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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조작심(造作心) 놓아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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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백·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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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는 항하사(恒河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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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로 약간 세계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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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정수리를 보고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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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량없는 국토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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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불(蓮華佛) 세계에 이르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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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의 끝간 데 얻으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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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정수리는 보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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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계에 부처님 계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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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연화상(蓮華上)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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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생각함 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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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렇게 말씀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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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온갖 비유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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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어떻다 연설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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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불교에 어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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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비방함 될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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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비유로 알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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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법이 평등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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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과 같다고 연설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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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그 끝간 데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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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 2903] 쪽 |
가령 허공과 같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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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금계도 이와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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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이며 지혜의 업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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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과 해탈지견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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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허공의 가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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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육신도 그러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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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의 정수리 보고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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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과 같다고 비유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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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이 일체가 두루 가득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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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몸도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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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이 일체에 두루 가득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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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이 비침도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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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명이 이르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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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말씀도 사무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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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이 이르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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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두루함도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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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일체에 두루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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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심(慈悲心)의 퍼짐도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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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심이 그곳에 두루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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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두루함도 다름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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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그곳에 두루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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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의 두루함도 이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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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도 또한 이와 같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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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도 또한 둘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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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 2903] 쪽 |
그 도심·그 공덕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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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육신도 그러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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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허공에 가득 차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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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다시 뛰어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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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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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바 복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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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발한 사람 복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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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서로 다름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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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심을 발한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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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과 명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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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을 지니는 이의 공덕에 견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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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그보다 뛰어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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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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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 겁을 연설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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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 지니는 공덕을 찬탄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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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간데 없을 수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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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도심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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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바른 법을 옹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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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이치 알기를 즐겨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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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덕 십육분의 일도 못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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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이치 알기를 즐겨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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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도심 잃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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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법을 잡아 지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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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혜와 같다고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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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 2903] 쪽 |
이 법의 취지를 알아 얻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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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살 마침내 용맹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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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공덕을 얻어 이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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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도행을 받들어 닦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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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게송를 말씀하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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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불 세계 진동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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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 백·천·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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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의 기악을 울리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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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천·억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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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큰 도심 발하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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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법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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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지니고 찬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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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말할 수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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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없고 한정 지을 수 없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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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비업(秘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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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보이어 나타내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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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역사는 적의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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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래 몸[身]의 비밀은 만약 모든 중생이 다 한데 모였을지라도 여래의 몸을 보기도 하고 혹은 보지 못하기도 하나니 그 능히 보는 자는 기뻐하며 관하고, 그 보지 못하는 자는 묵연히 관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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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잡수시지도 않건마는 중생은 다들 여래께서 잡수신다고 보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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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어떤 하늘에 정력(精力)이라는 이가 처음 부처님의 교화를 받고 여래의 음식물을 가져다가 그릇에 받아 배고픈 사람을 구제하므로 여러 사람들이 여래께서 잡수시는 것을 보았다. 여래께서 밥을 떠서 입에 넣었으나 그릇의 밥은 조금도 줄지 않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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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 2903] 쪽 |
모든 천자는 생각하기를 '지나간 세상에 여래께서 온갖 덕의 근본을 심었건만 그래도 남은 재앙이 있어서 계시는 곳마다 여위고 굶주린 자가 있어, 굶주리고 궁핍하여 먹을 것을 얻지 못하는 자에게 여래가 이것을 불쌍히 여기시고 먹을 것을 주시나니, 중생들이 이 밥을 먹고 신체가 편안하고 피로가 풀리며 망상이 없어지고 심성이 인화하며 뜻을 도에 두어 평등한 깨달음으로 불가사의한 마음을 내게 하시도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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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마땅히 이렇게 관할지어다. 여래는 잡수시지 않는다. 여래 지진께서는 법으로써 먹음을 삼으리시니 왜냐하면 여래의 몸은 구쇄체(鉤鎖體)로 이루어져서 마치 금강처럼 굳고 강하여 부수지 못하나니 그 여래의 몸은 위장[胃]이 없으며, 또한 대장이 없으며, 다시 굳고 연함이 없고 또한 부정한 대소변과 가래와 침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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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래의 몸은 붉은 금빛과 같으며 겁내고 약함이 없고 두려움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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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여, 또한 관하라. 여래의 몸은 텅 비인 듯 다함이 없고 매우 묘하며 견고하기는 마치 금강과 같고 부드럽고 연하기는 부드러운 하늘 옷과 같도다. 혹 때로는 가장 미묘한 몸을 나타내면 하늘 사람과 옥녀가 부처님 발밑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다가 여래의 발에 부딪치면 그 유연하고 매우 윤택함을 비길 데가 없었다. 그것을 보고는 위없는 정진 도심을 내어 길이 온갖 번뇌를 여의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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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탐심·음욕이 많은 사람이거나 진에(瞋恚)·우치한 사람이거나 혹은 탐냄·성냄·어리석음이 평균한 사람이거나 여래의 몸을 눈으로 보게 되면 그 탐냄·성냄·어리석음 또는 평균한 사람의 일체 행위가 다 소멸되어 다시는 온갖 번뇌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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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간탐·범계·진에·해태·산란심(散亂心)·우치한 자에게 보시·지계·인욕·정진·일심·지혜를 내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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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설사 청백(淸白)한 법을 여의었더라도 여래의 몸을 보게 되면, 그 착하지 못한 생각을 버리고 다 덕의 근본을 닦으며 거짓 없는 생으로 여래를 보리라. 이것을 참다운 도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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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것을 여래의 몸의 비밀이라 하느니라. 만일 보시를 행함에 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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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 2903] 쪽 |
의 서응(瑞應)으로 하는 일이 자재하여 율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되 내가 중생을 길러 낸다는 생각을 지니지 않으며, 중생이란 생각을 풀어 버리고 그들을 위하여 연설하며, 마땅히 제도할 일을 이룩하여 세우되 여래는 저 중생에게 할 일이 없으며 행할 바가 없다고 관하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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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 지진께서는 일찍이 '내가 꼭 형상을 변화한다거나 마땅히 중생을 교화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만일 교화할 적에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能]도, 또 교화할 것[所]이라는 관찰도, 여래 지진은 이러한 하고[能] 할 것[所]의 업 이전에 있느니라. 설법하여 교화할 수 없는 세계도, 여래의 교화할 바의 왕래하여 이르는 곳도, 여래가 그것이 다 생각할 바 없는 것을 관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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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는 몸에서 갖가지의 빛·한량없는 빛·헤아릴 수 없는 온갖 빛으로서 광명을 발하시어 그 광명이 비치는 바의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불국토에서는 그 광명을 받아 자기가 하는 짓대로 중생이 다 개화되지만, 이것은 일부러 지어낸 업이 아니며 일부러 지어 행함도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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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것이 여래 몸의 비밀로서 모든 염행(念行)과 선설하신 것과 성취하신 것의 위없는 정진 도심이 되느니라. 또 여래의 몸의 비밀[身秘]은 가히 이루 헤아릴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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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래의 신행(身行)의 비밀을 말할 때에 일만인이 최상의 올바른 도심을 내었고 팔천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여러 하늘 사람과 아수라·세간인이 밀적을 찬탄하되 '착하도다, 착하도다'하고 하늘 음악이 절로 울리며 하늘 꽃이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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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바른쪽 자마금색(紫磨金色)의 손을 밀적금강역사의 정수리에 얹고 칭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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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 밀적아, 쾌히 이 여래 몸의 비밀을 잘 말하였도다. 이제 연설한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이 둘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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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역사는 다시 적의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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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여래의 입의 비밀[口秘要]인가. 그 밤에 여래께서 더없는 정도를 얻으시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시는 날 밤에 이르기까지의 사이에 한 글자로써 능히 연설하시되 낱낱이 분별하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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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 2903] 쪽 |
를 수 없는 세월을 두고 한량없는 의리를 강연하시느니라. 그 까닭은 여래께서는 항상 정(定)에 들어 계시나니 여래 지진은 출(出)·입식(入息)이 없으며, 생각하는 것도 없고 행하는 것이 없으며, 다시 온갖 생각[思想]이 없고 일체의 하는 짓이 없나니 비록 입으로 선설하나 생각함도 없고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의 행하심은 할[應] 것·못할[不應] 것이 없으며, 말[言]도 없고 설(說:자세한 해설)도 없으며, 사람이 있다고도 생각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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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은 일체를 초월하여 삼매(三昧)의 경계에서 하지만 다 문자로써 분별하여 말하며, 문자를 진열하여 그 문자에 의지하여 설하게 되므로 중생들은 부처님이 두루 왕래하시며 우리를 위하시와 경법(經法)을 강설하신다 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여래가 그 설법·교화하는 데 있어서 또한 생각함이 없고 여래의 관하는 바는 지족(知足)을 아신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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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혀의 문호인 입으로 말소리를 선설하매 그 음향을 듣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으며, 여래의 언사의 가르침은 한 음성을 내되 모든 중생의 들으려는 염원에 맞추어 주시나니, 이것이 곧 여래께서 입으로 부연하시는 언사는 육십가지의 각기 다른 음성을 내신다고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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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육십가지냐? 상서로운 소리·부드럽고 연한 소리·가히 즐거울 만한 소리·뜻을 기쁘게 하는 청정한 소리·때를 여읜 소리·드러나고 빛나는 소리·미묘한 소리·명랑하게 들리는 소리·어지러움이 없는 소리·시끄럽지 않은 소리·교훈다운 소리[師父音]·머트럽고 사나움이 없는 소리·유순[善順]한 소리·진중한 소리·몸이 화락한 소리·남의 마음과 때를 맞추어 주는 소리·무조건 기쁜 소리·안온한 생각을 주는 소리·열뇌(熱惱)가 없는 소리·방정한 소리·사무쳐 아는 소리·친근한 소리·정다운[意好] 소리·기쁜 소리·화창한 소리·밝게 트인 소리·정근한 소리·인화(忍和)한 소리·무겁고도 명료한 소리·그 음향이 잡기(雜氣)가 없는 소리·사자와 같은 소리·용의 울음 소리·좋은 빗소리·해뢰(海雷) 용왕의 소리·긴나라 기악(伎樂)의 소리·처량한 난조(鸞鳥)의 소리·매의 화답하는[鷹暢]소리·학의 우는 소리·기역(耆域)의 소리·영조(英鳥)의 소리·우레처럼 진동하는 소리·경솔하지 않은 소리·급작스럽지 않은 소리[不暴音]·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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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 2903] 쪽 |
루 울려나가는 소리·때에 잘 맞는 소리·목마름 없는 소리[無乏]·겁냄 없는 소리·화창한 소리·사무쳐 트인 소리·훈계다운 소리·감미(甘美)로운 소리·앞으로 진행하는 소리·넓고 두루 퍼진 소리·갖춘 소리·모든 감관[根:몸의 기관]이 티없는 소리·가볍고 빠르지 않은 소리·머무름 없는 소리·회중(會衆)에 울려 들어가는 소리·모든 덕을 베푸는 소리니라. 적의여, 이것이 여래의 육십가지의 소리가 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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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래의 음성은 두루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에 사무쳐서 일체 중생의 마음을 기쁘게 하나니 여래의 관하시는 것은 망상이 없으며, 여래의 도심은 이런 생각을 내지 않으시나니 '내가 장차 그들을 위하여 입으로 법을 말하리라'하셨다. 그러나 문경(聞經)·덕경(德經)·소연경(所演經)·분별경·송시경(訟詩經)·장경(藏經)에 다 통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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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순경(順經)·생경(生經)·방등경(方等經)·미증유법경(未曾有法經)·비유경·장구경(章句經)에 따라서 혹은 옛날 일을 예를 들어 말씀하시고, 혹은 비유를 끌어 말씀하시고 언론·담화를 선포하여 저 최상의 법에 모든 일을 강설하여 곳에 따라 멀고 가까운 데 분포하므로 그 근본을 통달하여 스스로 알아 깨치게 하며, 그 의리(義理)를 선창하기 위하여 교화하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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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회중들은 여래 지진께서 펴신 법전(法典)을 배우려고 부처님을 모시고앉아서 비구·비구니의 무리에 들어가며, 우바새·우바이·모든 하늘과 용·신·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또는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중회의 무리가 중생의 근기와 행하는 바 정진에 따라서 좋아하는 법을 따라 도에 들어가게 하며, 그를 도에 따라 들어오게 함으로써 인연 없는 중생도 개화하시나니 법의 음향을 즐거워함이 또한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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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중생이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말은 여래의 한 입에서 나오고 각각 다른 법을 말씀하지 않으시건만 중생의 마음에 맞추어 한때에 각기 법을 듣고 알아 깨닫게 되도다'라고 하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입의 비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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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수없는 중생의 행을 계산할 수 없으며 그 언사도 팔만 사천이나 되지만 어두운 곳, 하열(下劣)한 자들, 이런 무명(無明) 중생을 꾀어 내어 여래의 법에 들어와 교화를 입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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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 2903] 쪽 |
또는 중생의 업이 한량이 없나니 만일 탐심·음욕이 많은 중생에게 수시로 그 중생의 소행에 따라 그 가운데 들어가서 구제하며, 성냄과 어리석은 중생이나 또는 탐냄·성냄·어리석음이 평균된 이런 업에 가리운 중생에겐 그 삼계 사상(思想)의 경향에 따라서 교묘한 방편으로 뽑아 내어 머무르는 바가 없고 다른 마음이 없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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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중생들의 죄행·복행 속에 들어가서 그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여래의 수명도 한정이 있는 것을 나타내어 보이며, 중생의 지은 바 죄·복을 알지 못하더라도 선교방편으로써 각기 다른 법을 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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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선교방편은 중생이 한량없고 소행이 같지 않건만 그들을 위하여 갖가지의 법을 선포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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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생이 나의 처소에서 직접 여래의 설법하시는 것을 만나서 두루 마음에 들어가며, 그 지어온 행위에 따라서 도업을 선포하여 각기 알고 도에 들어가게 하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비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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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보살이 여래 비밀에 들어가면 이런 줄을 알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 지진께서는 유위(有爲)의 법문을 연설하여도 여래의 법은 다 이것이 무위(無爲)이다'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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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이렇게 말한다. '여래는 한 가지 음성을 내시는데 중생이 각기 제자리에서 말씀하신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직 생각만으로 여래의 음성을 즐기는 자이니 망상으로 하는 말이다'라고 하나니 이렇게 관하지 말라. 여래의 입은 길이 설하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왜냐하면 어떤 중생이 여래의 음성을 듣고서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에서라고 하고 혹은 그 음성이 정수리에서라고 하며, 혹은 머리털의 검푸른 빛에서라고 생각하며, 혹은 그 이마 위에서라고 하며, 혹은 눈이 매우 밝고 좋으므로 사람이 견디어 여래를 자세히 보지 못하나 그곳으로부터 법음(法音)을 베풀어 주시므로 모든 죄를 소제하고 쟁송의 문을 버리어 위태롭고 해로운 마음이 없게 한다 하며, 혹은 목이나 어깨나 팔로 소리를 내면 온갖 가리우고 어두운 일을 버리게 하며 혹은 모든 일을 가르치기도 한다 하며, 혹은 갈비로 선설하기도 하며 혹은 등으로부터 발에 이른다 하며, 혹은 배에서라느니 혹은 배꼽으로부터라느니 하며 또는 마음장(馬陰藏:陰根)으로써 한다 하며 혹은 무릎이나 종아리로써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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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 2903] 쪽 |
을 쉬게 한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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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부처님의 대인 상호(相好)로써 할진대 세상에 가장 위이니라. 만일 여래 지진을 생각하고 그 음성을 들으면 그 좋아하는 것과, 근성의 영리하고 어리석음에 따라 그 제도할 만한 것을 교화하여 다 율법에 들어오게 하느니라. 그렇지만 여래가 관찰하여 교화한다는 것도 또한 상념(想念)함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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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마치 기악(伎樂)을 그 소리를 골라서 손으로써 치면 그 소리가 슬프기도 하고 화창하기도 하나니, 그러나 그 소리를 누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다 방편의 인연으로 미묘한 음성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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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여래가 언사로 중생의 마음을 교화하되 그 교를 펴냄으로 말미암아 여래가 저 중생에게 누구를 위하여 한다는 치우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다 숙연(宿緣)의 지은 대로 제각기 받아들이는 수특함이 있을 뿐이니라. 여래 지진이 중생에 있어서 초연(超然)하고 드높으신 것은 본래의 수특을 말미암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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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마치 외치면 소리울림의 음향은 멀리 미치지만 그 소리의 나온 곳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언만 여래께서는 이러한 음성으로 중생의 마음을 교화하나니, 그 언교(言敎)는 몸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또한 마음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안도 아니요, 밖도 아니요, 중간에서도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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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다에 여의명주(如意明珠)가 그 광명을 놓으면 바다 속 여러 중생을 밝게 비추누니라. 이 명주를 깃대 머리에 달아 두면 두루 성시(城市)를 비추며, 중생의 소원에 따라 그 명월주(明月珠)가 보배를 내어 사람들의 원하는 대로 얻게 하나니 그러나 이 명주는 또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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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도 이와 같이 보배의 마음을 지니시어 뜻을 청정에 두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깃대를 잡아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서 마음을 트이어 알게 하시나니, 비록 이런 가르침을 나타내시지만 또한 상념이 없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펴내신 법문의 비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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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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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 천상·인간·모든 마·범천·사문·바라문을 두루 살펴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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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 2903] 쪽 |
도 도무지 여래의 연설하신 음향·문사(文辭)를 헤아리지 못하리로다. 그 까닭은 내가 생각하건대 세존께서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실 적에 보살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법을 설하셨다. 이름은 '정음장(淨音場)'이었다. 널리 중생을 위하여 이것을 선포하셨다. 이 법문은 자씨(慈氏)보살을 위하여 내세우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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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현자(賢者) 대목련(大目連)이 생각하기를 '내가 여래 음향의 끝간 데를 알아보리라'하였다. 그리고 대목련은 그 앉은 자리에서 문득 사라져 수미산 꼭대기에 머물러서 여래의 음성을 듣자니 눈앞에 있는 듯하였다. 다시 신통으로 삼천대천 세계에 노닐며 맨 끝에 이르러서 여러 수미산의 세계와 일체 철위산(鐵圍山)을 지나 맨 끝의 대철위산 꼭대기에 머물러서 여래의 음성을 들으니 앞에서와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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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이 대목련이 여래의 청정한 소리 퍼진 곳을 시험하려 하나니 내가 이제 차라리 신통을 나타내리라'하시고 곧 신통을 나타내어 보이셨다. 대목련은 부처님의 성지로 신통을 힘입고는 서방 세계로 매우 멀리 구십구 항하 모래처럼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지나가서 한 부처님 세계에 이르렀다. 그 나라 이름은 광명번(光明幡)이요, 그 부처님은 광명왕 여래 지진 등정각이라 현재에 설법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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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그곳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음성을 들으니 마치 사람이 맞대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 듯하였다. 그 광명번 불국에는 큰 광명이 있었으며 부처님의 신장은 사십리요, 보살의 신장은 이십리며, 그 보살들의 밥 받는 발우는 높이가 일리였다. 목련이 발우 가장자리로 다니자 어떤 보살이 세존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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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이시여, 이 벌레는 어디서 왔기에 사문의 옷을 입고 발우 가장자리로 다니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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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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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현들아, 삼가 이 현자를 업신여기지 말라. 이제 이 장로는 목련이라 부르나니 이는 석가모니불의 성문 제자 중에 상수 제자로서 신통이 제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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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광명왕불은 대목련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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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 2903] 쪽 |
'우리 국토의 보살과 성문들이 경의 몸이 작은 것을 보고 다 업신여기는 마음을 내나니 경은 마땅히 신통력을 나타내어 석가모니불의 위신력을 드러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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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대목련은 광명왕불 앞에 나아가서 발밑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앞에 서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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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이 가부좌를 하고자하오니 이 땅에서 용납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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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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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목련은 허공으로 백억 길이나 높이 치솟아 그곳에 있는 보배성에 한 걸상을 만들고 가부하고 앉았다. 그 좌상으로부터 여러 이름난 보주·영락을 백·천·억·해를 드리우니 낱낱 영락 구슬마다 백·천 광명을 놓으며, 광명마다 각기 연꽃이 있고 온갖 연꽃에서 석가모니불이 연꽃 위에 앉은 것을 나타내며, 그 설법하는 음성이 석가모니불의 음향과 같았으며 청정하게 경전을 연설하는 것과 꼭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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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련이 신통력을 나타내고 다시 부처님 앞에 머물렀다. 그러자 보살들이 기특하고 괴이하게 여기어 그 까닭을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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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련이 어떤 인연으로 이 세계에 나오게 되었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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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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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의 음성이 미치는 거리를 시험하고자 이곳에 이르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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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왕불은 현자 대목련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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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여, 여래 지진의 음향을 시험하려 하지 말지니라. 여래의 음향은 한정이 없고 멀고 가까운 거리가 없나니 어찌 그 한정을 알고자 하느냐? 경이 매우 잘못이로다. 가령 목련이 신통으로 항하 모래처럼 많은 겁이 지나가도록 서쪽으로 나아가기를 쉬지 않더라도 능히 여래 음향의 들리는 바를 얻어 알지 못하리라. 모든 부처님의 음향은 까마득히 멀고 초월하여 한정이 없으며 가히 비유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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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대목련은 그 세존의 발밑에 스스로 몸을 던져서 참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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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불민하와 부처님 음향이 한량이 없거늘 그릇 딴 마음을 내어 그 한정된 거리를 알고자 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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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매우 멀리 왔으니 구십구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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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 2903] 쪽 |
이 불토에 이르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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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멉니다. 매우 멉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몸이 매우 괴로와 다시 본토에 돌아가지 못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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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 신통으로 이 세계에 이르렀다고 보는가. 이런 관을 하지 말라. 이것은 석가모니불의 위덕으로 이 세계에 이른 것이니 마땅히 멀리 세존 석가모니불게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라. 그 부처님의 성지로 인자를 본토로 데려가리라. 가령 경의 몸 스스로의 신통으로 본국에 돌아가고자 할진대 일겁이라도 이르지 못하리라. 경이 이르지 못하면 석가모니불께서 열반하실 때도 뵙지 못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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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가 어느 방위로부터 왔다고 생각하느냐? 동방이냐, 남방·서방·북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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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위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이제 홀리어서 본토가 어느 곳에 있으며 어느 쪽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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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은 동방에 계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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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대목련은 오른 무릎을 끓고 석가모니불이 계시는 동방을 향하여 합장하고 예배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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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천상·인간의 높으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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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드리우셔 민망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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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이 크고도 높으실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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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인간의 공경 받으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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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향 마침이 한량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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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혜 깊고 멀어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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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그 국토 나타내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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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 하여금 본토에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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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모든 부처님 음성은 한량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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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께서 기사굴산에 계실 적에 사리불은 대목련이 큰 소리로 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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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 2903] 쪽 |
는 것을 듣고는 괴이하게 여겼고 현자 아난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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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제 큰 소리로 외치며 멀리서 귀명(歸命)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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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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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대목련이 저 서쪽 나라에 있나니, 여기서 구십구항하 모래처럼 많은 불국을 지나가서 광명번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의 부처님은 광명왕 여래지진이시니, 현재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장로 대목련이 그 불국에 이르러서 이 본토에 돌아오고자 하여 이 큰 소리로 외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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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련은 무슨 까닭에 그 불국에 이르렀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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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대목련이 각기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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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번 세계와 광명왕 여래 지진 등정각을 뵈옵고 대목련이 그 나라에 있는 것을 보고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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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대중들의 뜻을 아시고 눈썹 사이의 백호상에서 큰 광명을 발하시어 구십구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추고 광명번 불국에 이르러서 그 회중을 두루 비추니 그 국토의 광명번 여래를 다 보게 되었다. 대목련이 이것을 보고 땅에 엎드려 큰 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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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석가모니불께서 현자 대목련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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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명을 좇아 본토에 돌아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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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부처님 광명에 의하여 뜻을 낼 즈음에나 본토에 돌아왔다. 목련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곧 부처님 앞에 서서 스스로 허물을 뉘우치고 꾸짖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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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매우 잘못하였나이다. 여래의 음성은 한량이 없거늘 시험하려 하였나이다. 제가 이르렀던 데는 매우 멀었사오나 그곳에서도 음성이 똑같이 들려와 먼 줄을 깨닫지 못하였사오니 여래의 음향은 거룩할세라 끝이 없사옵니다'라고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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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라. 목련아,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여래의 음향은 멀리 사무쳐 무엇으로 비유할 수 없느니라. 그 까닭은 마치 허공의 어디나 두루 가득하여 끝이 없듯이 여래의 말 울림도 끝없는 데 사무쳐 아득하여 멀기가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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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목련이 갔다가 돌아올 때에 곧 회중 가운데 이만인이 위없는 정진 도심을 내었나니 이것을 여래 말의 비밀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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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 2903] 쪽 |
적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체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겠는가. 하여금 한 겁 동안 같이 헤아려 관찰할지라도 능히 알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겠는가. 도무지 헤아릴 수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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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도다. 이제 짐짓 그대에게 말하여 은근히 부촉하노니 일체 중생의 심상(心想)과 같이 부처님의 음향이 한량없는 것도 이러하니라. 하물며 중생의 심성(心性)은 형상이 없으므로 비유할 수도 없도다 하고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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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계의 중생을 교화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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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연각(緣覺)을 이루게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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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삶의 일겁 가운데 심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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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알아낼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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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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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한 분만이 다 아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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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조차 없는 마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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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이런 생각 아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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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일체 중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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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에 생각하는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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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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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시는 대로 각기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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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생각하시는 데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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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을 펴내어 경전을 강설하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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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향이 마음에 있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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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의 마땅한 것을 연설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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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 2903] 쪽 |
일체 중생들 생각하는 것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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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이름과 형상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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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웅(世雄)의 한 터럭 구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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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내는 광명도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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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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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형상과 생각함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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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펴내신 소리 울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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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온갖 생각보다 뛰어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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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펴내신 온갖 음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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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를 끌어 헤아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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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는 끊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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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말씀 끝간 데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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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이 없거니 누가 능히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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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여라 말없는 언사(言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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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도 없고 말도 없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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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쓸어 버리어 색진(色塵)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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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바깥 경계에 색(色)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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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를 도무지 얻을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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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색진이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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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아무 것도 얻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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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말이 비어서 실다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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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없고 또한 바깥도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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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도 허공과 같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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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안팎이 없다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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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 2903] 쪽 |
만일 말씀 끝간 데를 얻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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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이 시방에 사무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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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塵勞)가 또한 제한(際限)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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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모든 처소가 건립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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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중생의 언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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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중품·하품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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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입·마음이니 할 것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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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않고는 설 바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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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응하기 광대와 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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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의 음악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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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니 말이니 분별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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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울림이 다 두루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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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근본이 깨끗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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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마음도 이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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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다 펴내어 말씀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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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은 생각함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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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외치는 소리의 울림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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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없고 또한 바깥도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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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의 말씀도 이와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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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없고 바깥도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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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는 것 묘보(妙寶)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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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 중생을 기쁘게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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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 망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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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의 마음에 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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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 2903] 쪽 |
밀적금강역사는 적의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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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곧 여래 말의 비밀이며 또한 여래의 밀요(密要)로서 그 음성에 따라서 중생을 위하여 설법 교화하시나니 이 삼천대천세계 온갖 종류의 중생을 여래 지진께서 교화하시되 그 말소리에 따라서 헤아릴 수 없는 온갖 명사로 감화시켜 발심케하시며, 만일 하염없는 도업에 나아가게 하려면 이것을 곧 '고(苦)·습(習)·진(盡)·도(道)'라 이르나니 이 법은 지거천(地居天)들이 옹호하여 그 마음을 견고케 함이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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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일체를 옹호하는 주문이라. 이 주문을 '고·습·진·도'라 하느니라. 허공의 모든 하늘이 다 찬탄하여 각기 주문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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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문은 일체를 구호하나니 이것을 '고·습·진·도'라 이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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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 모든 하늘이 다시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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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문은 일체 중생을 구호하나니 이것을 '고·습·진·도·법'라 이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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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도리천상 모든 하늘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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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 2903] 쪽 |
제삼 염천(焰天)이 다시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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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도솔천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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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오 낙무만천(樂無慢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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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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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칠 범천(梵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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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팔 범신천(梵身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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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 2903] 쪽 |
제구 범만천(梵滿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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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 범도착천(梵度著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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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일 대범천(大梵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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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이 광요천(光曜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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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삼 소광천(少光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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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사 무량광천(無量光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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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 2903] 쪽 |
제십오 광음천(光音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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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육 약정천(約淨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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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칠 소정천(少淨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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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팔 무량정천(無量淨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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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구 정난체천(淨難逮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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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십 응과천(應果天)이 주문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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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 2903] 쪽 |
밀적금강역사는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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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곧 '고·습·진·도'라 이름하나니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이며 마땅히 개화할 것으로서 율교(律敎)에 따라서 미묘하기 끝없는 업을 나타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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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십이 이사천(離辭天)·제이십삼 가사천(假使天)·제이십사 선견천(善見天)·제이십오 일구경천(一究竟天)·정거천(淨居天)이 넷이 있으니 말하자면 봉행결료일처구경천(奉行決了一處究竟天)·진구경천(眞究竟天)·무진에천(無瞋恚天)·불친근천(不親近天)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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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것을 모든 하늘이 지성의 서원을 세운 슬기로운 하늘이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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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모든 야차·귀신·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가로적(迦盧跡)귀신·지화(持花)귀신도 그 말과 교법이 각기 다르니라.
|
또 적의여, 이 염부리(閻浮利) 천하에 큰 나라로 갖추어진 것이 일천이 있으니 각기 큰 군(郡)이 있으며, 십육대군이 맡아 다스리되 서로 보호하고 서로 다투기도 하나니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의 말이 서로 다르고 음성이 같지 않으며, 언사에 경증이 있지만 여래의 성혜(聖惠)는 그 음향을 좇아 어는 때든 들어가서 다 교화하여 올바른 도업에 서게 하느니라.
|
그들은 각기 종족의 명호가 있으니 석종(釋種) 등이며, 안식(安息)·월지(月支)·대진(大秦)·검부(劒浮)·요동(擾動)·구자(丘慈)·우전(于闐)·사륵(沙勒)·선선(禪善)·오기(烏耆) 등 전후 모든 나라며, 흉노(匈奴)·오(吳)·촉(蜀)·진지(秦地)·제마이적(諸麽夷狄)·타라다(他羅多)의 우민(愚民)·야인(野人)과 모든 수만야주(須曼耶呪)·여인처국(女人處國)·모도탁국(牟兜矺國)·인연국(因緣國)·바타나국·수수국(數樹國)·금본국(金本國)·비라본국(脾羅本國)·의비사국(倚碑沙國)·익본국(益本國)·상본국(上本國)·타담국(他談國)·북방이국(北方異國)·서방소지국(西方所持國)·바다 속 모든 신과 뭇 벌레와 고기·자라며, 모든 산신이며, 형체가 있는 동물로서 남의 피를 먹는 종류며, 아구라·마구라·아나산·모든 양(羊)이며, 새와 짐승이며, 등이 굽은 꼽추 종류의 동물로서 이러한 일천 나라의 주위에 충만하여 염부제 천하에 각기 거처가 다르며, 언어며 감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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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 2903] 쪽 |
음성이 각기 다르거늘 여래지진께서는 그 말소리에 따라 그가운데 들어가서 개화하여 올바른 도에 서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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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 삼천대천세계에 팔십사억·백·천·억의 중생류가 말이 각기 다르지만 이 일체가 다 하나의 이론[至善]의 지혜에 돌아가서 지성으로 성냄 없게 하느니라. 적의여, 이것이 여래 언사의 비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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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여래의 말은 일체 중생의 의심 그물을 끊으시고 남은 매듭이 없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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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 일체 중생의 종류가 흙보다도 많으며, 이 중생의 종류가 소행이 각기 달라서 근본이 같지 않거늘 그 죄업을 다 마치고 사람의 몸을 얻는 데 이르며, 사람의 몸을 얻음으로써 바른 생각이 생기어서 지혜·변재·용맹함을 얻기가 사리불과 같으며, 이런 지혜를 합쳐서 한 분의 성인이 된다면 이와 같이 미루어 두루 중생들로 하여금 다 지혜 얻기가 앞에 한 성인과 같게 되느니라. 이 성인으로서 일겁 동안이나 혹은 일겁을 지나서 지혜·선정(禪定)으로 온갖 생각을 관찰하고 그 시종을 구하여 그 한 사람의 지혜·선정이 다시 가르칠 것이 없는 뒤에 제이인으로 좇아 언교(言敎)를 받아 지혜가 밝게 사무쳐서 각기 크게 밝음이 있게 하며, 이런 예로써 이 중생들에게 각기 크게 밝음이 있게 하며, 이런 예로써 이 중생들의 각기 의심하는 바를 여래 앞에 가지고 나아가면 여래는 한 번 손각락을 퉁기는 사이에 다 그 시종을 말씀하시나니, 대성은 이와 같이 항상 한마음으로 일체 중생의 생각에 들어가서 능히 혜명(慧明)의 소재를 분별하여 한 가지의 말로써 다 의심의 그물을 결단하되 각각 지혜의 근본 소재에 들어맞게 하시므로 제각기 기뻐하여 그 처소를 얻게 하며, 들은 바 여래의 지혜 명달을 여래께서 모두 분명하게 깨닫게 하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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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여래가 모든 중생의 전후에 의심하는 바를 다 결단하시어 남은 매듭이 없게 하시나니 이것이 여래 말의 비밀이 되느니라. 사무치는 음향과 또 그 언교(言敎)는 족히 말할 것이 못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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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언사는 측량할 수 없으며 비유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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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래의 비밀 언사를 설할 때에 이만 이천 중생이 다 더없는 올바른 도심을 내었고, 온 회중이 희유함을 느꼈으며, 밀적금강역사가 여래의 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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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 2903] 쪽 |
비밀의 업을 이렇게 선설하는 것을 듣고 각기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밀적금강역사에게 예배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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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 290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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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1권 |
대보적경 제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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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삼장 축법호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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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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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밀적금강역사회 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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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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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여래의 마음 비밀[心秘密]이라 하느냐? 그 업이 청정한 까닭으로 모든 천자의 태어나는 것은 일식(一識)의 혜(慧)로써 사만 사천 겁을 수(壽)하느니라. 또 식이 전변(轉變)하여 나머지 식이 되지 않고, 정의(定意)로서 도리어 수명을 얻으며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고는 그 소행으로 인하여 몸을 받아 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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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여래는 그 밤에 불도를 이루시어 열반하시는 날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의심이 없으시고 또한 굴러 움직임이 없으시며, 마음에 생각하는 짓이 없고 마음에 노닐어 방황함[遊行]이 없으며, 마음에 어지러움도 없으며, 마음에 옮겨감도 없으며, 마음에 흩어짐도 없고 마음에 일부러 지킴도 없고 마음에 따로 고요함도 없으며, 마음에 때를 잃음이 없고 마음에 미혹함도 없으며, 마음에 이치를 구함이 없고 마음에 어둠이 없으며, 마음에 나는 것이 없고 마음에 기쁨이 없으며, 마음에 겁냄이 없고 마음에 머무름이 없으며, 마음에 가는 데가 없고 마음에 생각함이 없으며, 마음에 바람이 없고 마음에 구하는 생각이 없으며, 마음에 소멸함이 없고 마음에 관하는 바가 없으며, 마음에 식을 제거함이 없고 마음에 머무르는 곳이 없으며,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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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 2903] 쪽 |
다른 것을 관함이 없고 눈으로 보는 것이 없고 귀로 듣는 바가 없으며, 코·입·몸으로 하는 것도 없고 마음에 상념(想念)이 없으며, 뜻으로 형색[色]에 의지하지 않고 소리·향·맛·가늘고 부드러움의 부딪침도 없으며, 마음이 법에 의지함도 없고 마음에 즐거워하는 것도 없으며, 마음에 즐겁지 않음도 없으며, 마음이 안에 머무름도 아니요 또한 밖에 머무름도 아니며, 마음이 법에 들어감도 아니요 마음이 혜(慧)를 넘어남도 아니며, 마음으로 과거를 보지도 아니하고 장래를 보지도 아니하고 현재를 보지도 아니하며, 마음이 여(如)에서 온 성(聖)스러운 마음으로서 청정하고 거룩하여 그 마음이 죄·복의 업을 짓지 않으며, 온갖 법에 지혜가 걸림이 없이 두루 시현하며, 나의 마음이 청정하다 하여 남의 청정치 못함을 보지 않으며, 그 보는 것도 또한 보는 바가 아니며, 만일 보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또한 망상이 없으며, 관찰하되 게으름이 없고 보아도 보는 것이 없으며, 또한 달려가는 것이 없고 볼 것을 관하더라도 깊이 보는 바가 없나니 여래의 보는 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도 아니요, 하늘 눈으로 보는 것도 아니요, 지혜 눈[慧眼]으로 관하는 것도 아니며, 잡념으로 과거세의 일을 아는 것이 아니요, 신족(神足)에 의하여 변화를 부리지도 아니하며, 무엇에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온갖 법에 다 모아 합함이 없고 모든 법에 걸리는 것이 없으며, 그 길상(吉祥)이란 것도 없고 온갖 업이 없으며, 길이 행하는 것이 없고 그 혜의 머무름이 마치 본래 없는 것과 같아서 다 일체 중생의 마음 짓을 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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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의 힘[十力]과 사무소외(四無所畏)와, 십팔종 뛰어난 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나고 물러 가는 업이 없고 심(心)·의(意)·식(識)을 놓아 버리며, 여래의 삼매의 정(定)에 머무름[定住]을 여의지 아니하고 두루 모든 부처님의 도업(道業)을 지으며, 온갖 법에 지혜가 걸림이 없고 다 집착함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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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여래 지진께서 변화로 여래상(如來相)을 나타내면 그 화상(化像)이 심·의·식·몸·입·뜻이 없고 그 해야 할 일에는 지진께서 시현하여 때에 따라 능히 불사를 짓지만 그 화상은 또한 생각함이 없고 또한 무엇을 구하는 생각도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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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 2903] 쪽 |
적의여, 도심이 이와 같이 마치 여래의 화상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며, 그 변화한 그것은 염[念]할 바 염이 없어서 몸·입·뜻이 없지만 인연하여 나아가고 물러가며, 눈으로 보는 것이 다 불사를 짓되 또한 있는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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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변화라는 것은 다 실로 하는 바가 없나니 모든 법이 허깨비[幻化]와 같다는 것을 여래가 아시고 최정각을 이루셨느니라. 이미 정각을 이루신 여래의 식혜(識慧)는 오음에 머무르지 않으시며 십팔계[種]가 없고 또한 모든 감관[入]이 없으며, 안팎에 머무르지 않으며, 선과 불선이 없으며, 세상에 출현함도 없고 멸도(滅度)함도 없으며, 유루(有漏)도 없고 무루(無漏)도 없으며, 진로(塵勞)·쟁송(爭訟)의 거리낌도 없으며, 무위(無爲)·유수(有數)·무수(無數)에 머무르지 않으며, 삼세 과거·현재·미래의 행(行)에 두루 돌고 가고 돌아오는 것도 없으며 유위의 온갖 관찰함에 머무르지 않으며 무위관(無爲觀)에도 머무르지 않나니 그 혜가 이와 같아서 다 머무름이 없느니라. 여래 지진께서 일체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서 인자한 지혜를 나타내시어 상해하는 바가 없고 위급한 액난을 건져 주시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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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마땅히 알라. 만일 이 여래의 비밀에 들어간다면 그 베풀어 주는 바가 두루 사무치지 않음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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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여래의 비밀은 가히 헤아리지 못하며 베푸는 비밀은 그 근본을 얻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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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가 여래의 비밀품을 말할 적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큰 광명이 시방에 비치며,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를 보게 되며, 하늘에서 온갖 꽃을 뿌리듯 하고 공후(箜篌) 등의 악기가 절로 울리며, 한량없는 사람이 더없는 정각(正覺)의 도심을 발하고 수없는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이 유순한 법의 지혜[柔順法忍]를 얻으며, 다시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이 일생보처(一生補處)를 얻어서 덕의 바탕이 순숙(淳熟)하였다. 이 인연으로 시방 불국토의 부처님 앞에 있는 현겁(賢劫)에서 깨끗이 범행을 닦는 여러 보살들이 법으로써 공양하여 다 각기 꽃을 흩어 밀적금강역사에게 받들어 올리니 그 꽃이 변화하여 꽃 일산이 되어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꽃 일산들이 나타나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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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 2903] 쪽 |
님 처소에서 부처님과 밀적금강역사를 두르기를 세 겹으로 하고 두루 중회(衆會)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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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보배 일산이 허공 가운데 머물러, 부처님 위에 있으면서 그 보배 일산에서 비할 데 없는 미묘한 음성을 내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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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현겁보살이 우리들을 보내어 대성님과 밀적금강역사를 공양하여 법 공양을 받으며 또한 여래 지진께서 말씀하신 헤아릴 수 없는 비밀을 널리 폈사오니 다 부처님의 위신력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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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온 희중이 이 법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다 같이 손을 모아 쥐고 밀적금강역사에게 예배하고 더욱 공경을 더하며 여러 가지의 변화를 나타내고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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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좋은 이익을 얻으며 다함 없는 경사를 얻기 위하여 밀적 금강역사를 얻어 보고 여래의 불가사의한 비밀한 가르침을 듣게 되었나이다. 만일 중생이 이 경전의 비밀을 얻어듣고 믿고 좋아하는 이는 도업에 가까워서 의심하지 않고 망설이지 않으며 부처님의 교훈에 들어가리니, 이 사람은 곧 장차 불퇴전을 얻어서 위없는 정진도에 이르리라고 생각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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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밀적금강역사를 찬탄하여 말씀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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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 쾌히 이런 말을 설함이여. 진실로 말한 뜻과 같도다.”라고 하시고 다시 적의보살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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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大士)여, 여래의 공덕은 매우 기특하고 진실하나니 사무소외(事務所畏)로다. 이 경전은 밀적금강역사가 탄탄한 바와 같이 쾌히 지극한 교훈을 말하였도다. 이 모든 정사(正士)여, 모든 부처님 거룩한 법과 도가 드높기가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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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듣고 겁내지 않고 마음에 두려움을 품지 않고 뜻 가는 곳을 알며 다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널리 사람을 위하여 말하면 오래지 않아 수기(授記)를 받으리라. 마땅히 이렇게 관할지니라. 빨리 위없는 정진도를 얻어서 최정각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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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중회의 한복판인 부처님 앞에서 땅이 갈라지며 깊이가 육십팔백 천 유순인데 절로 물이 내솟으며 크기가 수레 굴대와 같이 허공으로 높이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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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 범천에 이르러서 삼천대천세계에 뿌리었다. 부처님은 적의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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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 큰 물줄기가 허공으로 치솟아 삼천대천세계에 뿌리는 것을 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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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봅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대성께옵서 불쌍히 여기시어 이것이 무슨 상서이온지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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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대는 알아 두라. 이제 이 물줄기는, 땅은 생각함도 없고 갈라짐도 없건만 절로 솟았느니라. 모든 법사도 이와 같이 만일 이 경의 요긴한 법을 받아 지니되 위와 같은 가르침에 머물러서 법을 받들어 행하면 마땅히 육십이견(六十二見)의 삿된 의심의 그물을 찢어 버리고 이 불가사의한 밝은 법 변재의 지혜를 얻으리라. 이 모든 정사(正士)는 중생을 위하여 괘히 바른 법을 말하여 널리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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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이 경전을 아는 자는 삼악도의 어려움을 벗어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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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현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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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겁중 모든 보살이 시방 부처님 세계에서 깨끗이 범행을 닦으면, 어찌하여 밀적금강역사가 이 보살들이 성불할 때에 손에 금강저를 잡고 뒤에서 시종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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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그쳐라. 사리불아, 이것이 불가사의니라. 모든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장차 괴이히 여기지 않겠느냐? 보살의 소행을 혹 믿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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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은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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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일 배우는 사람이 여러 공덕의 씨를 심었으면 마땅히 믿고 기뻐하리라' 하셨나이다. 우리들이 다 부처님의 명을 받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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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의 이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 뒤에 모시고 선 것을 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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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보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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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력으로써 본래 서원한 대로 항상 모든 보살들을 공양하며, 현겁 가운데에서 장차 성불할 적에 밀적역사가 항상 모시기를 또한 나를 모시듯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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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가 현겁 모든 보살들에게 항상 시위하는 것은 현겁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그러함이니 다 이것이 본래의 서원인 까닭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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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아, 그는 가령 삼천대천세계 모든 중생이 장차 성불하더라도 다 모시리라. 불도를 얻을 때에 또한 금강저를 잡고 뒤에서 시위하리라. 스스로 시현하여 변화를 나타내더라도 또 이 정사의 신통한 힘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드러내어 언제나 훼손시킴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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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아, 미륵보살을 보았느냐? 이제 밀적금강역사가 항상 그 뒤에 모시고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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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부처님의 뜻을 받든 까닭이요, 옛적에는 일찍이 이런 일을 듣지 못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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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아, 항상 미륵을 모시고 있었건만 너희들이 보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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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다른 세계에서 온 모든 보살과 제석천과 범천 및 사천왕이 밀적금강역사가 미륵보살 뒤에 모시고 서 있는 것을 보았고 또 현겁중 미륵보살 이외 백·천·억 모든 보살에게도 다 그 뒤에 변화로 나타난 밀적금강역사가 모시고 서서 중생을 인도하였다. 이것이 밀적금강역사가 성취한 위덕으로 부사의한 신통·위의(威儀)의 거룩한 덕과 육통·혜력(慧力)을 갖추어 헤아리지 못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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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보살이 밀적금강역사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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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뜻을 굽히어 부처님께서 부지런히 고행을 닦던 일이며, 도수(道樹:보리수)를 장엄하고 마군을 항복받던 일이며, 법의 바퀴를 굴리시어 성제(聖諦)를 내세우신 일을 인자께서 아시는 대로 말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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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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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나니 가령 일겁 동안 머물면서 그 지극한 덕을 일컬어도 능히 갖추어 말할 수 없지만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대강 그 요지를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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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보살의 소행은 한 가지 일로 고행을 닦음이 아니니라. 보살은 법을 위하여, 외도를 위하여, 고액의 중생을 건지기 위하여 시현하되, 각기 편의에 따라 그 신행(身行)에 따라 그 위의를 나타내어 외도들의 사견을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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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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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 나타냄이 가장 거룩하여 어떤 존자도 따르기 어려우며, 행하는 바는 근고하여 미치지 못하며, 보살이 위의·예절을 시현하매 일체 외학(外學)·뭇 삿된 짓 하는 이로서는 능히 미치지 못하느니라. 보살은 그들에게 한 대목의 경전에서 한량없는 뜻을 해설하며, 혹은 허공에 나타나고 혹은 그 몸이 해와 달에 이르기도 하며, 시방에 두루 가고 돌아오기도 하며, 혹은 신통으로 날아다니는 선인과 또는 숨어서 보이지 않는 일을 나타내며, 혹은 유학자[儒林]·국사(國師)·거사(居士)를 나타내며, 혹은 제석·범천·전륜성왕을 나타내며, 혹은 스르로 행이 갖추지 못함을 나타내며, 혹 그 몸이 가시 덤불 위에 눕는 것을 나타내고 혹은 보릿겨나 풀 위에 눕기도 하며, 혹 흙 위에 누우며, 혹 눕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두려움 없기도 함을 나타내며, 혹 늘 누워 있음을 보이기도 하고 혹 앉아서 과일을 먹으며, 혹 해진 옷을 걸치고 혹 나무 위에 눕기도 하며, 혹 붉은 옷을 입기도 하고 혹 벌거벗은 외도와 같이 노는 것도 보이며, 혹은 복식(服食)하기를 효자담과 같이 하며, 혹 나쁜 음식을 먹고 혹 나물을 먹거나, 혹 가시 풀을 먹거나 혹 나뭇잎과 꽃·열매를 먹으며, 혹 대추를 먹으며, 혹 하루 한 번 먹고 혹은 한 달에 한 번 먹음을 보이며, 혹 칠일에 한 번 먹고 혹 십오일에 한 번 먹고 혹은 한 달에 한 번 먹음을 보이며, 혹은 한 방울의 우유를 먹고 혹 한 방울의 젖을 먹거나 혹 한 방울의 꿀을 먹고 혹 한 방울의 물을 마시며, 혹 한 방울의 젖을 먹거나, 혹은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 혹은 늘 서 있음을 보이며, 혹은 늘 앉아 있음을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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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나머지 행은 위의·예절로 이루 헤아리지 못하리로다. 이것이 보살이 나타내어 보인 바 고행이니라. 보살이 나타낸 근고의 행이 육년을 구족하였나니 다만 한 가지로 행한 위의·예절이 아니라 갖가지의 행을 나타내어 보이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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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보다 뛰어난 견고한 고행 정진은 중생들이 여래의 갖가지의 위의·예절을 보지 못하며 또한 능히 보살의 소위를 알지 못하느니라. 만일 중생이 능히 도를 닦아 행하면 그 행하는 거동·진지(進止)·위의·예절과 같이 하여 그를 개화하여 제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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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보살의 위의·예절을 보거든 그것을 보고는 보살의 소행이 아무런 망상이 없이 하는 줄을 관할지니라. 이것이 보살의 행한 근고로서 구족히 육십해(六十垓) 사람과 삼백만 모든 하늘 사람을 개화하여 다 도업에 들어가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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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보살이 미묘한 업을 닦았다. 또 보살이 그 난 곳에 있어서 보배 휘장을 둘러친 높은 누각에 앉아서 여러 자기 장애가 없고 길이 안온을 얻어 항상 삼매에 머물면서 도리어 육년 고행을 나타내어 보이고는 다시 일어나 가는 것을 보이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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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모든 하늘이 법락(法樂)을 구하여 만일 경전을 구하고 세속을 그리워하지 않으며, 보살 옆에 머무르는 자에겐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법을 펴주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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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법종(法種)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대승법을 좋아하여 대비심에 들어갔느니라. 다시 경전이 있으니 이름은 '불가사의법문'이며 또 보섭(普攝)이라 하나니 여러 사도와 온갖 마군을 항복받고 고난(苦難)에 든 자들을 지혜로써 길이 큰 안락을 얻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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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보살이 도 닦기 육년을 마치고는 곧 정진하시더니 위의와 같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니련선하(尼漣禪河)의 조용한 물가에서 세속에서 목욕하듯이 조용히 흐르는 물가에 이르시어 몸을 깨끗이 씻고 물을 건너 가시어 다른 곳에 이르러서 홀로 계시자 미가의 딸 선음(善蔭)이라는 이가 소 천 마리의 젖을 취하여 여럿이 돌려가며 마시다가 나중에 가라앉은 젖국을 가지고 끓여 죽을 만들려고 가마에 두었더니, 그것이 뛰어 수십 길을 솟아올랐다. 선음녀는 괴이히 여겨 바라문에게 점치니 '부처되실 분이 장차 먹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그 젖을 가지고 보살계신 데 나아가자 육만 모든 하늘·용·귀신·건달바 등이 각기 기이한 음식을 가지고 보살 처소에 나와서 사뢰기를 '바라옵나니 이 공양을 받으소서'라고 하였다. 그때에 보살은 선음 미가녀의 젖죽[亂靡粥]을 받으시고 또한 육만 하늘·용·귀신·건달바의 공양을 받으시어 다 먹는 모양을 보이시매 베푸는 자는 각기 저의 공양만 받는 것으로 보이고 남의 것을 보이지 않으며 다른 이도 또한 알지 못하였다. 각기 생각하기를 '보살이 홀로 나의 공양을 받으시고 위없는 정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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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얻으시어 최정각을 이루시리로다'라 하였다. 이러므로 기뻐하여 큰 도심을 내어 즉시 불퇴전지에 서게 되었느니라. 이것을 받아 잡수신 첫 공양[受供饍食]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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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시어 육년의 고행을 보이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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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는 보살이 세속을 따라서 공양을 받아 잡수시므로 몸의 기력을 채우시고 조화되게 하신 것이며 그리고는 나무 아래에 나가시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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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신(地神)의 선지천자(善地天子)라는 이가 모든 천자와 나머지 지행(地行)천신에게 일러서 땅을 잘 다지어 흔들리지 않게 하였고, 모든 애욕과 모든 번뇌의 맺음을 끊으신 보살이 이미 수왕(樹王) 아래에 이르시자 그 땅을 장엄하여 깨끗이 하고 모든 베풀 것을 정연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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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절로 깨끗해지며 꽃을 흩이고 향을 사르며 향수를 땅에 뿌리며, 가류적천(迦留迹天)의 꽃을 가지는 귀신이 그 천궁에서 내려와 허공에 머물러서 보살을 보고 흔연히 갖가지의 꽃을 뿌리며, 사천왕은 그 권속과 함께 네쪽에 이르러서 자마금(紫磨金) 그물로 된 묘한 휘장으로 두루 삼천불토(三千佛土)를 덮어 부처님을 공양하며, 제석천과 범천은 앞에 나타나 큰 신족(神足)으로 장엄하기를 마음대로 하며, 삼천세계가 찬탄하며, 도리천과 염천(焰天)은 각기 자마금의 휘장에 감유리(紺琉璃)로 장식한 장막으로 삼천대천불토를 덮어 공양하며, 도솔천은 구슬로 장식한 휘장으로 여래를 공양하매 드높고 당당하며, 모든 천왕들은 미묘하고 찬탄하기가 자마금과 같으면서 마음으로 기뻐하여 여래를 공양하며 좋은 진주를 뿌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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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천(化善天)은 명월주(明月珠)의 광명이 찬란한 흰 옥의 휘장에서 화창한 음성을 연출하여 시방에 유포하여 삼천세계를 다 기쁘게 하였으며, 모든 하늘의 청정한 여러 보배의 광채가 한량없이 밝게 나타나며, 타화자재천은 뭇 보배로 꾸며진 휘장을 받들어 부처님께 올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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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용·귀신·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이 각기 신통력으로 장엄을 나타내어 보이어 모든 욕계를 깨끗이 다스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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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때에 위신자재(威信自在)라는 대범천왕이 있어서 삼천세계를 맡았으니 하늘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때에 보살이 보리수에 있을 때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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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이 모든 범천에게 이르기를 '그대들은 알아 두라. 저 보살대사께서는 과거 부처님 처소에서 바른 행을 닦아서 뭇 공덕의 씨앗을 심었으며, 수없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귀명하여 큰 원이 흔들리지 않으며, 그 뜻이 굳건하여 물러감이 없으며, 온갖 보살행을 닦아서 제도한 것이 한량없으며, 다 그 지위에서 자재를 얻었으며, 뜻과 성품이 두루 변화하여 청정케 되었으며, 다 일체 중생의 근본에 들어가며, 다 일체 여래의 비밀을 통달하며, 마군의 경계를 뛰어넘었으며, 온갖 덕행을 갖추어서 사람에게 의뢰하지 아니하고 모든 여래를 위하여 위없는 도법을 잘 닦아 이룩하시고 큰 길잡이가 되어 중생을 구제하며, 경전을 반포하여 일체 중생을 다 합쳐서 용맹스럽게 마의 경계에서 빼내주어 길이 마업이 없게 하고 도법을 깨닫게 하며, 큰 의왕이 되어서 중생의 병을 다스리며, 해탈관(解脫冠)을 쓰고 큰 법왕이 되어서 지혜의 빛을 연출하며, 가장 높은 성제(聖帝)로서 세속의 팔법에 구애되지 아니하니 마치 연화가 더러움 물에 물들지 않으며, 모든 법을 잡아 지니되 일찍이 잊어버리지 않으며, 마치 큰 강과 바다와 같아 그 지혜가 한량없으며, 수미산과 같이 흔들리지 아니하며, 그 마음을 깨끗이 씻기를 마치 물이 때 씻듯 하며, 언제나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고 나직이 하며, 마치 명월주가 어둡고 흐림을 버리듯 하며 온갖 법에 자재하며, 온갖 덕행을 쌓아 마치 범천이 하늘에서 제일인 듯하도다. 이제 보리수 아래에 나아가서 뭇 마군을 항복받고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부처님의 십력(十力)과 사무소외(事務所畏) 덕과 십팔종 뛰어난 법[不共法]의 모든 부처님 법을 갖추시며, 큰 법의 바퀴를 굴리시어 사자후를 하시되 일체에 충만하여 법의 보시로써 윤택하게 하여 일체 중생에게 도의 눈을 깨끗이 하며, 모든 법을 거두어 지니되 외도·삿된 짓의 구십육종을 버리며, 본원을 갖추어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사무쳐 보시며, 거룩하신 위덕이 자재로워서 바라밀로 중생 제도하시기 다함 없으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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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인자여, 마땅히 겸손하고 조심하여 보살을 공경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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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자재범천이 여러 하늘 앞에서 게송을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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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올바른 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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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 2903] 쪽 |
최상의 묘한 법 결정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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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과 모든 하늘 불쌍히 여기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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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중천, 천인 중에 가장 높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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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께서 이제 보리수[佛樹] 아래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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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군과 그 권속을 항복받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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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을 얻으시어 '온갖 지혜'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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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최정각의 과보를 갖추시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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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른 법의 수레바퀴 굴리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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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도 다함 없이 사자후를 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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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중생의 마음을 기쁘게 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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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까닭에 묘한 법의 눈[法眼] 얻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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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께서 이제 보리수아래 가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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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군을 항복받고 외도를 없애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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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의 서원을 다 갖추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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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의 법신(法身)은 게으름 없으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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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도사께서 보리수에 나가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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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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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계 국토를 다 장엄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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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욕계를 찬란히 꾸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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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계·무색계 장엄도 또한 이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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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범천이여, 그 마음 어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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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천세계가 다 장엄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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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욕계가 청정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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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난 공양은 그보다 훌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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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 2903] 쪽 |
이름난 향이며 꿀이며 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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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광명에 온갖 음악의 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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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는 자 뉘 아니 기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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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왕은 삼천세계를 두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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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에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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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각기 평정(平正)하고 청정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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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있는 모든 신(神)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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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높은 천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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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도 또 깨끗하신 부처님 뵈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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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억의 모든 하늘 다 와 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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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님 위하여 도량을 장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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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꽃 내리어 공양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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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향수로 땅에 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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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보배 상(床)으로 좌대 베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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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엄하여 꾸며 놓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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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나무 아래 앉아 계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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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도사라고 찬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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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계실 만큼 깨끗케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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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때에 보살이 나무 아래에 가 앉으시자 그 발바닥 천 바퀴 무늬[千輻相]에서 광명이 나오며, 그 광명이 두루 이 삼천대천 불국토에 비치어 이르지 않음이 없으며, 온갖 지옥·축생·아귀 등 중생의 고뇌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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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큰 빛이 흑이(黑耳)지옥에 비치자 흑이지옥에서도 기뻐 뛰놀며 그 무리가 구름처럼 모이었다. 그때에 모든 하늘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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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 2903] 쪽 |
붉은 금빛 광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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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눈썹 사이로 좇아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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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비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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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을 기쁘게 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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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옛날에도 부처님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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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좋은 상서 얻어 보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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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는 반드시 의심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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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大雄)께서 결정코 부처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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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도다, 온갖 보배 구슬 꾸러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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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며 꽃이며 바르는 향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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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금·밝은 구슬 합쳐 이룩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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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옷을 오른 손에 잡아 지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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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하늘 음악 연주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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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의 번기[幡]와 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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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 큰 깃대 높이 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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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받들어 공양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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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속의 괴로움 받는 모든 중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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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입고 죄업이 깨끗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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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받들어 이바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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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님을 길이 모셔 섬기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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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큰 흑이지옥의 왕은 중궁(中宮) 권속과 함께 각기 꽃과 향과 가루향·바르는 향이며 의복·깃대·일산·번기·기악(伎樂)을 갖추고 그 궁을 나와서 허공에 올라가 보배 구름을 변화하여 명월주와 명향(名香)·목밀(木樒)향·전단향·온갖 꽃·진주를 뿌리며 용신(龍神)의 신통 변화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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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 2903] 쪽 |
보살의 처소에 나와서 발밑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그 권속과 각기 가진 공양구로 보살께 바치고 기악을 연주하여 게송으로 세존을 찬탄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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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보배로 이룩된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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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장엄이 구족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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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의 꽃과 과일도 무성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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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그 도량에 앉으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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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물이 고요히 흐르지 않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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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이 허공에 머물러 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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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위덕 일체에 두루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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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군의 권속을 항복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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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님 거룩하온 위덕의 빛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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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태양이 한낮에 빛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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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신통을 다 겸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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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벌[峰王]이 큰 소리를 울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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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광명을 연출하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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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과 아수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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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부처님 출현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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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명 충만하기 한량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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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과 구슬이며 타는 불빛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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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천·범천 등 온갖 광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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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광명이 나타날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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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덮여 그 밝음 가리워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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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 2903] 쪽 |
그 광명 우리 궁에 나타날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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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나오실 줄 짐작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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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응(瑞應)이 나타났다 기뻐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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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부처님 출현하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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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보고 들었도다. 구류손 부처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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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구나함모니 부처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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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섭 부처님께서 보리수에 나아가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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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음악을 드리어 공양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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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에 뛰어나신 어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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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응이 저것과 같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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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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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도 반드시 부처가 계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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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나는 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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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공양 드리게 되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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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일로 세상의 광명되시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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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믿고 공경을 바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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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은 바 공덕과 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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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추어 명안(明眼)님께 바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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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광명이 빛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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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뛰어난 부처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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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보살이 가린용왕(迦隣龍王)이 거처하는 곳에 이르시니 용왕이 부처님을 보고 기뻐하여 보리수 아래에 나아가서 부처님의 오른쪽에 머물렀다. 길안(吉安)이라는 이가 멀리 부처님을 바라보고 이내 좋은 풀을 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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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 2903] 쪽 |
손에 가지고 보리수[佛樹] 아래에 이르자 여러 하늘이 부드럽고 미묘한 음성으로 그 공덕을 찬양하였다. 그 풀을 가지고 부처님을 싸고 돌며 나오자 그 풀 향기가 바람에 나부끼며 부드럽고 윤택하기가 마치 하늘 옷 같았다. 이런 좋은 풀을 가지고 그곳에 가서 보살께 받들어 올리고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착한 마음으로 불퇴전에 이르러서 최상의 도심을 내고는 '마땅히 옳지 않은 행을 하지 않으리라. 관하는 것이 이러하니 길(吉)함이 오지 않음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길안이 보살에게 풀을 베풀어 드리고 최상 도심을 내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본래의 서원인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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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알아 두라. 길안은 지나간 세상의 본원이 이러하였느니라. 그 본원은 어떤 것이냐, 나는 기억하노라. 적의여, 지나간 구십일겁을 지나서 유위불(維衛佛)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 부처님 때에 일천 명의 비구가 깨끗이 범행을 닦았다. 그때에 세존이 일천 비구에 수기하시기를 '너희들은 장차 현겁 가운데서 최상의 도를 이루어 최정각이 되리라'고 하셨다. 그때에 회중에 유지(有志)라는 한 장자가 그 수기 받는 것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저 비구들이 현겁에서 최정각을 이루실 때에 언제나 좋은 풀을 바치어 사자좌에 펴되 매우 깨끗하고 편안케 하고 이 인연으로 최상의 도심을 내어지이다'고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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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때의 유지 장자가 누구인지 알겠는가. 지금의 길안이니라. 이런 인연으로 그 본원과 같이 길안이 때를 따라 좋은 풀을 받들어 드리나니 그로 말미암아 그가 뒤에 성불할 때에 이름을 '보정사자(寶淨師子) 여래 지진'이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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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보살이 좋은 풀을 받들어 보리수 아래에 펴며 수신(樹神)과 허공의 일만 천녀가 각기 옷자락으로 좋은 하늘 꽃을 담으며, 각기 향과 꽃과 가루향·물향을 가지고 보살을 맞이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며, 각기 꽃과 향과 번기[幡]와 일산으로 보살을 공양하고 이렇게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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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도 겁냄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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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도 어려움도 품지 아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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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 어려운 도를 성취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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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듦도 어리석음도 사나움도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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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하고 재앙될 죄지음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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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탐과 질투며 미련함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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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여의어 해탈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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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컨대 대성께 경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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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법률로 교화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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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트러움·삿된 짓 다 건너가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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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위하여 의원이 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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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질고를 다스리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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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할 데 없고 어둠에 헤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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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돌아갈 곳 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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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부처님 나오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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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누리 중생들 건져 주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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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의 대중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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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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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꽃을 뿌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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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이 받들어 올린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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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좋은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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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부처되시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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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즐겁고 기쁜 마음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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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수왕(樹王) 아래 가부좌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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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공포심 품지 않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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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법 감로(甘露)의 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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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塵勞)의 그물을 찢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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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연(寂然)한 그곳에 한 생각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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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으신 불도(佛道)를 성취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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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부처님 깨치심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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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最勝)의 도법을 깨달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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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행하시던 요긴한 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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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겁을 닦고 또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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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고행을 쌓아 오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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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 제도코자 하심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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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본원이 이미 이루어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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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가 바로 그때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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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으신 불도 얻으시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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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감로수 뿌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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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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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그때에 풀을 가지시고 보리수에 나아가시었다. 길안은 이 좋은 풀을 그 나무 아래에 펴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았다. 자리를 펴자 그때에 팔만 사천 모든 천자들이 보살이 자리를 편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곧 팔만 사천 사자좌를 베풀었다. 그 자상이 매우 미묘하여 갖가지로 특이하였다. 매우 높고 넓어 온갖 보배로 합쳐 이룩되어 기이한 보배로 난간을 삼았으며, 둘레에 보배 장막을 둘러쳤으니 황금으로 꾸미고 진주로써 그 사이에 섞어 드리웠으며, 명월(明月)·야광주(夜光珠)로 섞어 바꾸어 꾸미었고 괴기한 보배로써 방울을 삼아서 달고 울리게 하니 그 소리가 화창하고 청아하여 한량없는 소리가 조화되었으며 무수한 하늘 옷을 그 위에 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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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때를 따라 스스로 그 몸을 변화하여 팔만 사천 사자좌에 두루 앉았건만 이 모든 천자가 각기 서로 보지 못하며, 또한 서로 알지 못하였다. 여러 천자가 각기 생각하기를 '보살이 홀로 나의 사자좌에 앉아 최정각을 이루었도다'라고 하여, 이 기쁜 마음으로 불퇴전(不退轉)에 이르렀으며 뒤에 다 최상의 정진도를 얻게 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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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가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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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보살이 큰 위신을 나타내어 마군으로 알게 하자 한량없는 백·천·억 귀신이 함께 그 권속을 거느리고 다 갑옷과 투구를 입고 큰 신통을 나타내고 큰 세력을 일으키어 여러 귀병(鬼兵)을 거느리고 삼백 삼십육만 리를 둘러쌌으니 얼굴이 각기 다르고 좇아 온 데도 같지 않았다. 각기 위세로 수없이 무서운 형상을 나타내니 병기가 엄정하며, 머리가 각기 다르고 그 욕망도 각기 다르며, 음식과 행동과 지조도 같지 않고 말소리와 말도 달랐다. 이런 것이 다 보살에게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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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마왕 파순(波旬)이 많은 권속들과 함께 나타났으니 매우 두려웠다. 인의(人義)를 따르지 아니하고 반역의 일을 일으켜 보고 들을 만한 것이 없으며, 도덕을 믿지 않고 각기 병기를 잡고 여의지 못한 자는 이 소리만 듣고도 곧 끓는 피가 눈이나 콧구멍으로 솟아 나오며 혹 겁에 질려 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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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살은 이런 일로써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또한 걸림이 없었다. 그때에 보살이 큰 자비심을 일으키자 그 무서운 음향이 절로 사라지며 머무를 곳이 없었다. 왜냐하면 중생을 편안케 하여 시끄러움을 입지 않고 위태롭고 해로울 걱정을 없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보살이 깨끗한 도심(道心)을 이어받던 묘한 방편으로써 비록 이런 소리를 들었으나 본디 헛되며 소리가 본디 없는 줄을 깨달았으므로 옷과 몸털이 일어서지 않으며 마군의 무리가 오는 것을 보고도 빛나는 얼굴이 더욱 윤택해졌으며, 크게 드러내어 사무소외(事務所畏)를 펴내어 십육사로써 변재의 지혜를 나타내니 그 좋아하는 대로 큰 어려움을 꺾어 버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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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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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둘지어다. 파순이여, 이러한 형상의 이익 없는 일을 일으키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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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독을 품어 도로 제 몸을 위태롭게 하고 나고 죽음의 긴 밤 속에 편안치 못하리라. 왜냐하면 파순이여, 오늘에 보살을 부수기로 마음 냈지만 보살은 넓은 덕으로 큰 용맹과 다함 없는 큰 슬픔으로써 보살을 어지럽히려는 사나운 반역들을 항복받으리라. 보살은 본디 깨끗하여 온갖 더럽고 추악한 마음의 티끌을 녹여 없애므로 오늘에 파순이 보살의 도 이룸을 반대함은 마치 반딧불로 해와 달빛을 넘으려는 것과 같도다. 보살은 이미 끝없는 나고 죽는 근본을 막아 없애고 매우 부드럽고 화창하며 깊고 묘한 도의 맛 감로(甘露)의 깨달음을 연설하나니 작은 벌레만한 짐승이 사자를 놀라게 하고자 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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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군이여, 이에 큰 나무를 발로 차서 그 뿌리를 빼고자 함이며 소 발자국의 물로 큰 바다에 견주는 것이라 도리어 원한의 마음만 기르고, 이익 없는 성(城)에서 흉악한 대적의 마음을 일으킬 뿐, 오늘에 마왕은 마땅히 그 원한의 마음을 벗어 버린 것이어늘 무슨 말을 할 때에도 함부로 반역심을 일으키어 사나운 귀신으로 짝을 삼았도다. 마땅히 미혹한 마음 덮어 없애고 도의 짝을 취하여 평등한 데 이르러 별다름이 없을지니라. 법답지 않은 왕을 버리고 스스로 성도에 돌아오라. 이 도는 엄정(嚴淨)하고 미묘하여 위없는 지혜와 자비의 묘한 맛을 내느니라. 온갖 사곡을 버리고 마음으로 질박하게 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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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파순은 마음 돌려 생각해 보라. 지나간 겁(劫)의 광야에서 헤매던 일을……. 그리고 최후로 나고 죽음의 근원을 끝낼 것이어늘 도리어 큰 바다 속에 들어가는도다. 마땅히 큰 배를 타고 나고 죽음의 흐름을 건널 것이어늘 이제 배워 익힌 업력(業力)으로 저 겁의 불을 만나 공덕의 나무숲과 온갖 선의 약초를 불사르나니 다시는 큰 금강술(金剛術:道)을 부수려 말고 마땅히 대도에 돌아온 뒤에 부처가 되어 시방 중생을 제도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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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그때에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겁에 공덕이 널리 드러나 인행(因行)이 성취되었나니 내가 무량수 겁에서 공을 쌓고 덕을 포갬은 다 이것이 숙세에 법을 받들어 매양 나는 곳에 스스로 중생의 고액을 불쌍히 여기므로 유화하고 평등하고 광대한 행을 닦아 청정업을 이루었나니, 누가 감히 나 혼자만이 증명하는 이 도를 깨뜨릴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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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살은 가사 속으로부터 자마금(紫磨金)빛의 손을 내어 두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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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만지고 큰 슬픔을 놓지 않고 지성(志性)이 조화되어 중생을 건지고자 조용히 일어서서, 그 오른손을 들어 시방계를 향하여 스스로 모든 부처님이 이르시는 것을 보시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절로 소리가 나며 그 소리가 시방 불국에 사무쳤다. 마왕 파순은 이 소리를 들었고 마군의 권속도 허공에서 또한 그 소리를 듣고 다 같이 스스로 책망하면서 금계(禁戒)에 굶주렸기에 부지런히 닦기를 좋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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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성께서 두려움 없는 힘을 베풀어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자 즉시로 팔십해(垓)의 마군과 귀신이 다 보살을 향하여 스스로 땅에 엎드려 마음으로 귀명(歸命)하였고, 오직 옹호신(擁護神)만이 그 무리 가운데 있으면서 마군의 권속이 패망하여 도망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절로 미혹하여 갈 곳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보살이 큰 광명을 연출하여 이것들을 불쌍히 여기어 각기 두려움을 여의고 다 천궁에 돌아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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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보살이 마왕과 그 권속 팔천억 해의 귀신을 항복받음을 나타내시자 그들은 다 위없는 정진도의 뜻을 내고 구십이억재(九十二億載) 중생이 착한 마음으로 불퇴전해 섰으며, 팔만 사천 모든 천자가 일찍이 공덕의 씨앗을 심어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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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런 모양으로 항복받은 뭇 마군과 모든 하늘 사람이 감화를 받아 제도되었으며, 그 모든 하늘 사람을 추척하기도 하고, 혹 사람들이 보살의 소행을 보며, 혹 깨끗한 보배 연꽃 사자상에 앉은 것을 보며, 혹은 땅에 있는 것을 보며, 혹은 허공 사자좌 위에 있는 것을 보며, 혹은 다시 패다라(貝多羅) 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며, 혹은 도리천상 주야수(晝夜樹) 아래 있는 것을 보며, 혹은 뭇 보배 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며, 혹은 모든 인간의 칠척 보리수[佛樹] 아래 있는 것을 보게 되며, 혹은 모든 하늘이 보리수 아래에 앉아 반 길 되는 사자좌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며, 혹은 일곱 길 혹은 십리 혹 이십리 혹 사십리 되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모든 하늘 사람이 다 팔만 사천 유순(由旬)의 보리수 아래의 좌석을 보이기도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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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모든 보살의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경계는 한량이 없느니라. 갖가지의 환락(歡樂)한 업으로 팔만 행이 있되 보살의 나투어 보이는 형상이 같지 않음은 각기 본성을 좇아 개화하여 현성의 도심을 내게 하여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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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을 이루어 온갖 지혜에 이르게 하며, 때를 따라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되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을 이바지하나니, 보살이 저희들에게 갖가지의 법으로써 하되 그 찬탄하는 것이 다 보살이 옛날에 행한 바이며, 보살로 인하여 권고하여 보인 뜻을 다 와서 찬탄하고 공양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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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록 보살이 마음에 집착한 것이 없으므로 마군의 난이 없이 온갖 해로움을 뽑아 버리고 모든 부처님의 도법에 이르며, 잠깐 동안 발심할 때에 행하여 얻은 지혜도 다 이것이 불도를 이루어서 최정각이 될 것을 알며, 일체를 통달하여 최정각에 이르러서 시방 세계에 머물러 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래를 보고 다 불도를 묻고 또 길이 안락한 도덕의 근원을 묻되 도의 지혜가 미묘하여 걱정과 싫음이 없으며, 지극한 도를 강론하되 지혜가 자재하며, 설법하기 평등하여 삿된 업에 들지 않고 대중에게 한량없는 행을 분별하여 보이며, 삼보에게 할 일을 다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고, 큰 자비를 베풀되 온갖 법에 자재를 얻으며, 큰 세력 다함 없는 업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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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감관[根]이 익었다면 능히 이 보살의 행하는 바를 알려니와 만일 모든 감관이 어지러우면 나아갈 길을 알지 못하리라. 보살이 끝내 불도를 이루고 칠일 동안 법락(法樂) 속에 계시어 보리수를 관하시기를 싫어하지 않고 눈을 일찍이 깜짝이지 않았으며, 백·천·억 하늘 사람이 와서 찬탄하고 공양하되 백천 옥반[玉案]에 감미로운 공덕수를 이바지하고는 다 위없는 올바른 도심을 내어 여래의 위의 예절을 보니 이미 불도를 이루신 여래 지진(至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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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사천왕들이 각기 와서 발우를 잡아 여래에게 발들어 올리었다. 이 세계의 한 사천하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 국토가 각기 백억이 있어서 그 사방에 사백억 사천왕이 각기 발우를 잡고 가서 여래께 바치니, 여래께서는 다 받으시고 위신력을 나타내셨으므로 사천왕들은 각기 서로 보지 못하고 제각기 생각하기를 '부처님이 나만의 발우를 받으시어 공양을 드렸도다'라고 하여 이러한 기쁜 마음으로 마음속이 탄연하여 위없는 올바른 도심을 내어 불퇴전에 이르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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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도를 이루시고 제위(提謂)와 파리(波利) 등 오백 상인(商人)을 제도하시려 하자 그들이 거느리고 가던 수레와 말이 길에 붙어 움직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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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상인들도 꼼짝할 수 없게 되자 그 까닭을 괴이하게 여길 때 천인이 허공에서 말했다.'부처님이 출현하셨으니 가서 공양하라'고. 그 소리를 듣고는 기뻐하여 꿀로 지진 밀가루 떡과 우유를 올리었으며 팔만 사천 모든 천자도 또한 공양을 바치자 부처님은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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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나간 세상에 원을 세우기를 '여래가 도를 이루시면 우리들이 첫째로 공양을 올리겠다' 하였기에 드디어 본원을 이룬 것이지만, 각기 서로 보지 못하며 있는 곳을 알지 못하고 제각기 생각하기를 '내가 홀로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다른 이는 이바지한 이가 없도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쁨으로 불퇴전에 참례하여 그 뒤에 위없는 정진도를 얻어서 '최정각'이 되어 중생의 위태롭고 어려움을 제도하게 되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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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2권 |
대보적경 제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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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삼장 축법호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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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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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밀적금강역사회 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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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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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보리수에 나아가 불도의 여래 지진(至眞)을 이루시고 법의 바퀴를 굴리시기 전에 중생을 열어 인도하심이 이처럼 거룩하셨고 감화하심이 한량없었나니 그 처음 도심을 발할 때부터 보리수에 앉으실 때까지 건져 내신 중생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이러므로 알아 두고 이렇게 관하라. '만일 어떤 보살이 법상에 앉아 있으면 빨리 위없는 정진도에 가까워지며 제도한 중생이 더욱 갑절이나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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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불도를 이루시자 묘식범천왕(妙式梵天王)이 육십 팔만억·해(垓)·백·천 권속에게 에워싸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밑에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부처님 앞에 서서 권청하기를 '바라옵건대 큰 자비를 드리우사 법의 바퀴를 굴리시어 도화(道化)를 펴옵소서. 많은 중생이 법의 그릇이 될만하오니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능히 알고 받아 행하리이다.'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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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천왕은 이름이 제두라(提頭羅)였다. 그 아들과 더불어 함께 용맹스러웠다. 서원을 세우기를 '내가 장차 현겁 천불을 다 권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시라.권하리라'하였느니라. 묘식범천왕이 홀로 부처님을 권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게 했다고 생각하느냐? 이런 관을 짓지 말라. 왜냐하면 부처님이 십억 범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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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 함께 권하셨으니 그 십억 천제와 십억·백·천·해의 모든 보살 대중이 부처님께 권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였느니라, 부처님이 마침 법의 바퀴를 굴리려 하실 때에 묘식범천왕이 바라내(波羅奈) 사슴 동산 신선이 놀던 곳으로 나아가서 사자좌를 펴니 높이는 삼천 이백 팔십리요, 갖가지의 문채나는 묘한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었다. 묘식범천왕이 여래를 위하여 사자좌를 펴니 그 십억 범천·십억 천제와 십억·백·천·해 모든 보살이 또한 부처님을 위하여 사자좌를 폈으니 그 높이와 넓이가 똑같았다.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나의 사자좌에 앉으시어 법의 바퀴를 굴리소서'라고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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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야, 그때에 여래가 바라내 사슴 동산 신선들이 놀던 곳에 나아가시어 사자좌에 앉으시니, 범천·제석·사천왕과 모든 보살들이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홀로 나의 사자좌에 앉으셨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이 두루 사자좌에 앉으시니 그때에 시방 한량없는 불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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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무극계(無極界)삼매에 드시니 삼천대천세계가 다 평편하여 손바닥 같으며 이 삼천대천세계의 지옥·축생과 아귀·천상·인간이 다 안온함을 얻게 되고 모든 중생이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없고 삼독의 병이 녹고 깨끗하여 티끌이 없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 부자·모녀와 같았고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이 와서 설법을 들었으며, 삼천대천세계의 큰 귀신과 모든 하늘·용신·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이 다 부처님 계신 곳에 나와 법을 들었으며, 와서 모인 자가 가득 차서 삼천대천세계에 터럭 구멍만큼도 빈틈이 없으며, 다들 같은 마음으로 법에 굶주려서 머리를 조아려 큰 도를 받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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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 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 법의 바퀴 굴리기 청함을 보시고 모든 사문·외도·바라문, 모든 하늘·마왕·범천왕과 세속을 위하시어 바른 법을 선포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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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여래께서 법의 바퀴를 굴리실 때에 그때에 맞추어 중생의 마음에 따라 각기 알아듣게 하여 근기대로 열어 깨달아 법을 따라 행하게 하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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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여래 지진께서 마침 이 법을 말씀하시고 그를 위하여 거듭 분별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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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린(拘隣:憍陣如)이여, 알겠느냐? 눈(감각작용)이 항상됨 없나니 눈이 항상됨 없음을 알면 곧 율법(律法)을 따르게 되느니라. 눈이 항상됨 있다 생각하고 항상됨 없다는 이치를 좋아하지 않거든 눈의 고독(苦毒)되는 감각[痛]의 이치를 들어라. 눈에 나와 나의 것을 헤아리거든 나와 나의 것 없는 줄을 알라. 눈의 나없는 이치를 듣고는 곧 율법을 따라 그 법의 소리를 알라. 눈의 경계는 허깨비[幻化]·아지랑이[野馬]·물 속의 달과 같나니 꿈을 깨고 보면 그림자와 메아리와 같으니라. 이러한 법교를 따라 법은 공(空)하여 형상과 원(願)이 없는 이치를 받들어 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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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이 보고 분별하는 법[行]을 지음 없으면 말숙하고 조용하여지리라. 이렇게 눈의 업이 없는 고요한 이치를 들으라. 눈을 인연으로 좇아 일어났나니 이 인연으로 일어난 이치를 들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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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코·혀·몸·마음도 또한 이와 같이 다 항상됨 없는 곳으로 돌아가느니라. 항상됨 없다는 말을 듣고 뜻으로 그것이 괴로움이 되는 줄을 알고 나와 나의 것이 항상됨 없는 이치를 보고 적연(寂然)히 말쑥하게 하라. 공하여 형상과 원이 없는 묘용(妙用)을 통달하지 못한 까닭에 인연으로부터 오음(五陰)의 항상됨 없는 법을 일으켰나니 그 음이 있다고 헤아리고 음이 없는 이치를 알지 못하면 여러 가지 법을 말하여도 다 항상됨 없는 데 돌아가느니라. 모든 법이 항상됨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에 집착함이 없으면, 오음이 항상됨 없다는 말을 듣고 다 공한 이치를 알게 되리라. 모든 감관[入]이 있다고 헤아리어 모든 감관이 항상됨 없다는 뜻을 알지 못하거든 모든 감관이 다 항상됨 없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이치를 들으라. 오음과 모든 감관과 네 가지 요소의 여러 가지가 또한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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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지(四意止)·사의단(四意斷)·사신족(四神足)·다섯 감관[五根]·오력(五力)·칠각(七覺)·팔도품행(八道品行)의 삼백십칠품을 얻어듣고 항상됨 없는 뜻을 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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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듣고는 적연하여 이 선포한 도법에 율법을 따르되 만일 듣고 관하는 바 그 성문(聲聞)의 근기는 연각의 법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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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 2903] 쪽 |
이와 같이 적의여, 여래께서 이렇게 중생의 마음에 좋아하는 바에 따라 법의 바퀴를 굴리어 각기 그 처소를 얻게 하였느니라. 여래께서 이렇게 중생을 위하여 법의 바퀴를 굴릴실 때에 장로 사리불일지라도 그의 생각으로는 백·천 세(歲)에 부처님이 본행(本行)하던 도의(道義)에 들어가신 곳의 끝을 알지 못하거든 하물며 나머지 중생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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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살이 고행과 보리수를 장엄하고 마군을 항복받고 법의 바퀴 굴리던 법을 설할 때에 팔만 사천인이 다 위없는 정진 도심을 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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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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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이시여, 제가 위에서 선설하온 여래의 비밀이 혹 잘못되와 여래를 비방하거나 법에 어그러짐이 없나이까? 여래의 비밀은 매우 현묘하여 넓고 크기 끝없사와 일체 세간의 하열한 중생은 비록 여래의 비밀을 말하여도 능히 믿지 않으리이다. 마음으로 생각하옵건대 여래의 지극한 지혜가 저의 몸 속에 들어온 것이옵고 저의 위신력이 아니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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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도다. 여래의 도혜(道慧)가 들어가는 곳에 편안함을 입지 않음이 없느니라. 불제자로 하여금 경전을 반포함에 다 여래의 위신과 성지(聖旨)를 이어 여래 공법(空法)의 몸에 들어가서 도혜가 현묘하여 통달치 않음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중생으로 하여금 여래의 성지를 받들어 이어서 유순한 뜻을 펴게 하느니라. 너는 '진제(眞諦)'를 잘 살피어 여래의 지혜를 이어서 두려움 없는 바를 얻어 이에 이 법을 연설하였도다. 말하자면 '진제'라 함은 바로 이 법을 말함이니라. 이것이 곧 '정제(正諦)'니, 과거·미래·현재의 부처가 온 세계에 펴서 믿게 하되 돈독히 좋아하지 않음이 없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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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없는 정진의 도를 행함에 가령 이 경전의 비밀법을 선설하여 법대로 어그러짐 없게 되면 장차 부처가 되리라. 만일 여래의 비밀한 경전을 설함을 듣고 믿고 좋아하는 자면 이런 유는 온 세상의 일체가 다 믿고 공경하나니, 가령 어떤 사람이 머리로나 또는 어깨로 수미산을 이거나 지고 허공 가운데 있는다면 이 일은 오히려 있을지라도 덕 없는 사람으로 능히 이 경전을 듣기는 감당치 못하리라. 이미 듣더라도 믿지 않고 능히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거니 하물며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강설하겠느냐? 만일 이 경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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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하여 말하면 전세에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억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덕의 종자를 심고 뜻을 대승에 두어 부처될 수기(授記)를 받을 것이 의심없거든 하물며 지성으로 능히 받들어 행하는 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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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러하옵니다. 말씀하신 바 '적연 담박(寂然淡迫)'이란 뜻은 무엇을 말함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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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른바 '적연 담박'이라 함은 모든 세속의 번뇌를 소멸하고 온갖 잡된 때를 깨끗하게 한 것이니라. 곧 저 탐욕과 망상과 욕망을 버림이니 욕심의 생각을 버리므로 곧 생각하는 바가 없으며, 생각하는 바가 없으므로 문득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곧 보응(報應)·인연의 상대가 없게 되며, 보응·인연의 상대가 없으므로 곧 무명(無明)으로 인연한 은애(恩愛)가 없으며, 무명·은애가 녹아 없어지므로 곧 '나'나 '나의 것'이 없으며, '나'가 없으므로 곧 명색(名色)이 없으며, 명색이 없으므로 곧 '단멸(斷滅)'이니 항상됨이니 하는 업이 없으며, '단멸'이니 항상됨이니 하는 업이 없으므로 곧 탐욕의 몸[貪身]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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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모든 인연 업보는 소견의 거꾸로 도는 업으로 말미암아 곧 번뇌를 일으키나니 다 탐욕의 몸으로 말미암아 이런 걱정을 내느니라. 탐욕의 몸이 없으면 곧 육백십이종 소견의 의심을 놓아 버리게 되며,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곧 온갖 인연이 고요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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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일체 탐욕이 절로 말쑥하여지고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온갖 욕망이 적연히 소멸되느니라. 적의여, 마치 나무의 뿌리를 뽑아 버리면 등걸·마디·가지·꽃·열매가 일시에 다 제거되어 길이 나무가 없는 것과 같이 행자도 이와 같이 탐욕의 몸을 소멸하므로 곧 육백십이종의 의심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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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오음·진로의 걱정이 없게 되느니라. 대성이시여, 탐욕의 몸을 끊지 못하므로 '나'와 '나의 것'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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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나'와 '나의 것'에 머무르므로 탐욕의 몸을 끊지 못하며, 사람의 수명(壽命)에 머무르므로 탐착을 끊지 못하느니라. 그 보는 것이 안과 밖에 머무르지 않으면 모든 견해가 붙을 곳이 없으며 일체 이르는 곳에 길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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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 없으리라. 머무르는 바 없는 견해로서 지혜도 머무르는 바 없게 되면 이것이 곧 탐욕의 몸이 다 공인 줄을 보면 능히 공을 알게 되며, 유순법인(柔順法忍)으로 여러 견해를 받지 않고 그 몸에 생각함 없고 행하는 바 없으며, 나고 일어남도 없으며 또한 지을 것도 없나니 이것을 '유순법인'이라 말하나니, 모든 견해[見]를 받지 않을새, 이것을 탐욕의 몸을 끊었다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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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탐욕 아닌 몸[不貪身]·해탈의 몸[解脫身]·무의 몸[無身]을 알고자 하는가. '무의 몸'이라 함은 몸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룩되었나니 근본이 또한 이름이 없느니라. 이 이치를 깨달은 자는 그것이 허위인 줄을 깨달으리라. 그러므로 참되지 못한 망상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 만일 구하는 것이 없고 망상을 품지 않으면, 곧 성내어 다툴 것이 없게 되리라. 그 성내어 다툴 것이 없는 것을 '적연'이라 말하며 '담박'을 행함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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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소멸(消滅)'이라 하는가. 적연을 말함이니 온갖 인연을 녹여 없앰을 말하느니라. 왜냐하면 그 인연으로부터 마음을 번거롭게 하나니 인연이 없으면 곧 번거로움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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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인연의 맞대음으로부터 불이 나나니 두 나무를 서로 문질러서 불이 일어나 타듯이 맞대이는 것이 없으면 불이 없게 되나니 불이 치성하게 타는 것도 없느니라. 그 인연이 맞대이므로 마음으로 불타게 하나니 인연의 맞대임이 없으면 번뇌의 불이 꺼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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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보살 대사(大士)가 묘한 방편으로 밝게 깨닫고 그때그때 번뇌의 인연을 소멸하되 온갖 덕의 근본은 소멸치 않으며, 진로(塵勞)의 인연의 맞대임으로 모든 어지러움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모든 바라밀에 다함이 없으며, 마군의 삿된 업을 놓아 버리고 모든 부처님의 도행을 버리지 않으며, 열반의 원인인 삼십칠도품을 놓지 않고 마음으로 성문·연각을 즐기지 아니하고 보살의 참된 도의 뜻을 버리지 아니하며, 공무(空無)를 관하되 큰 자비를 일으키며, 뭇 인연을 관찰하되 상 없는 인연으로 지극한 덕을 연설하며, 망상 때문에 도심을 잃지 않고 원함 없는 인연으로써 삼계를 싫어하며, 모든 어려운 경계를 대하되 생(生)의 인연이 없음을 생각하여 생한 바를 놓지 않고 하는 일에 망설임 없이 모든 행으로 덕의 근본을 닦아 도업의 행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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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니 이것이 보살의 방편지로 청정한 도에 들어가 자재로움을 얻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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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됨 없는 인연으로서 나고 죽음을 싫증내지 아니하고 자유를 얻나니 두려운 것이 없는 까닭이로다. 괴로움의 인연으로서 중생을 성취하여 열반의 안온한 곳에 얻어세우는 까닭이로다. '나'가 없는 데 인연함이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베풀어 중생을 편안케 함은 크게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로다, 허무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팔정도의 여래 깨끗한 몸을 얻는 까닭이로다. 욕행(欲行)에 인연함이여, 모든 탐애의 병에 청정하 약이 되는 까닭이로다. 법을 반포함이여, 마음으로 하여금 굳게 머무르게 한 까닭이로다. 진에(眞恚)에 인연함이여, 온갖 성내는 행위에 사랑하는 마음의 약을 베풀어서 뜻으로 병 없는데 머무르게 한 까닭이로다. 어리석음에 인연함이여, 온갖 어리석음은 행위에 십이인연의 약을 베풀어서 그 마음의 병을 다스리어 요란치 않게 하는 까닭이로다. 등분(等分:三毒等分)에 인연함이여, 세 가지 일에 평등하게 중생을 교화하여 그 마음을 세우며, 항상됨 없는 약을 강설하는 까닭이로다. 욕심 없는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성문을 열어 교화하는 까닭이로다. 진한(瞋恨)을 여의게 함이여, 마음으로 연각승(緣覺乘)을 얻어 세우게 하는 까닭이로다. 색상(色像)에 인연함이여, 그 마음이 여래의 경계에 머물러서 여래의 색상을 얻게 하는 까닭이로다. 음향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여래의 말소리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뭇 향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여래의 계(戒)의 향기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온갖 맛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여래의 도의 맛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대인상(大人相)에 인연함이여, 마음의 행으로 장엄함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부드럽고 윤택함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여래의 손발의 부드럽고 연함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경법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여래의 나는 바 없는 뜻을 얻는데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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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상호(相互)가 구족함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계 지니는 데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는 데 둔 까닭이로다. 인욕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범천의 음성을 얻는 데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정진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데 머물러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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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이로다. 선정(禪定)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큰 신통을 일으키는 데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지혜의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온갖 사견(邪見)인 육십이견의 의심 그물을 끊는 데 둔 까닭이로다. 자심(慈心)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중생을 고루 생각하여 해칠 생각을 품지 않는 데 머물러 있는 까닭이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인연함이여, 마음의 중생을 구제하는 데 둔 까닭이로다. 기뻐하는 마음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법 듣기 즐기는 데 둔 까닭이로다. 수호심(守護心)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온갖 번뇌의 맺음과 위태로운 액난의 걱정을 놓아 버리는 데 둔 까닭이로다. 사은(四恩)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중생을 개도(開導)함에 둔 까닭이로다. 계를 범한 데 인연함이여, 마음을 여래의 계품 청정한 행업에 둔 까닭이로다. 원수의 해침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여래의 다툼 참는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어지럽고 시끄러움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여래의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에 둔 까닭이로다. 어지럽고 시끄러움에 인연함이여,마음을 부처님의 삼매를 얻는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삿된 지혜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걸릴 것 없는 지혜바라밀이 다함 없이 중생을 구족케 하는 데 둔 까닭이로다. 하승(下乘)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공을 쌓고 덕을 포개어 대승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악함과 옳지 않음을 범하지 않는 데 둔 까닭이니라. 악취에 인연함이요, 마음을 모든 중생이 나쁜 곳, 팔난(八難)에 떨어짐을 구호하는 데 머물러둔 까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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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모두 합하여 모임은 다 이별해 여읨을 아는 데 둔 까닭이로다. 여러 사람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일체 묘하고 착한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염불(念佛)에 인연함이여, 모든 부처님 보기를 익히는 까닭이로다. 법을 행하는 데 인연함이여, 마음에 도법을 받들어 행하여 이익 없는 것을 놓아 버리는 데 둔 까닭이로다. 중생을 생각하는 데 인연함이여, 물러가지 않는 법을 다루는 데 이르게 하려는 까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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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어 주는 데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중생을 버리지 않는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금계에 인연함이여, 원하는 바를 갖추려 함이로다. 하늘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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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모든 공덕을 갖춘 일생보처에 두기 때문이로다. 몸으로 하는 행업에 인연함이여, 부처님의 몸을 이루는 데 미치려는 까닭이로다. 입의 업에 인연함이여, 마음으로 부처님이 모든 경전을 말씀하는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그 마음에 인연함이여, 마음을 부처님 뜻 얻는 데 둔 까닭이로다. 함이 있는 법에 인연함이여, 마음에 공을 쌓고 덕을 더하여 갖추어 스스로 성취하는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함이 없는 데 인연함이여, 마음을 선인의 지혜가 갖춘 데 머물러 둔 까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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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인연 없이 교화하여 도승(道乘)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 인연하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불도에 얻어 이르러서 온갖 지혜에 인도함을 얻게 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다 인연으로 말미암아 온갖 지혜에 인도하였다면 이것이 보살의 묘한 방편이 되느니라. 이 모든 법을 봄으로 말미암아 다 미래의 길잡이가 되리로다. 마치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중생과 초목·오곡이며 모든 하수와 바다며 터럭만한 물건이 모두 가지지 않음이 없이 일체가 다 국토의 인연으로 생활하듯이 이와 같이 적의여, 일체 인연이 다 보살의 묘한 방편으로 말미암아 가장 제일인 온갖 행의 공덕을 행하여 온갖 지혜에 이르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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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일체 중생의 짓는 바 죄업은 그 과보가 없다고 아나니 보살은 이것을 인연하여 보시바라밀을 행하되 다함이 없으며, 곧 능히 계바라밀을 성취시키되 다함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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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람이 진에심으로 독해를 품었거든 그때에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행하여 다함 없게 하며, 인하여 정진바라밀을 갖추어 다함 없게 할지니라. 만일 중생이 시끄러운 데 있어서 능히 안심하지 못함을 보거든 이것을 인연하여 보살이 선바라밀 닦기를 다함 없게 하여 곧 지혜바라밀을 갖추어 성취하여 다함이 없게 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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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생이 모든 가리움에 있어서 캄캄한 집 어두운 액난 속에 빠졌거든 보살이 그들을 위하여 온갖 결박과 장애의 그물을 끊어 주느니라. 만일 중생이 능히 부지런히 행업을 닦거든 문득 그들을 위하여 일체의 집착을 소제하여 주며, 불보살의 공덕을 찬탄하기를 구하거든 머리를 조아려 찬탄하면서 그에게 귀의의 법을 보여 주며, 비방하기를 좋아하는 자에겐 또한 그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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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순하여 그들로 하여금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며. 만일 근고(勤苦)하여 무수한 번뇌를 입거든 보살이 그들을 위하여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편안한 곳에 있는 자를 보거든 곧 크게 기쁨으로써 구호하여 거두어 주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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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때를 따라 굳세고 사나워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보거든 교화하고 지도하여 보리심을 내게 하며, 어질고 유화한 사람을 보면 보살이 그를 위하여 지극한 행업을 닦아 도심을 내게 하느니라. 만일 중생이 착한 뿌리의 힘이 있거든 보살이 따라서 잘 보호하여 도심을 발하게 하며, 만일 역사(力士)의 과보와 업이 있거든 보살이 그를 따라 거두어 교화하여 도심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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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인연 따라 자재를 얻는다고 함이니라. 보살이 묘한 방편을 수순하여 중생을 깨우쳐 주나니 그때를 맞추어 법을 펴되 그 업보의 힘에 있어서 뜻하고 좋아하는대로 교화하여 성취시키어 각기 탄연(坦然)케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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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의 성혜(聖慧)에 나아가게 함에는 그들을 위하여 깊고 멀어 미치기 어려운 뜻을 강론하며, 그 곁 갈래의 지혜[側慧:演設智]가 있는 이에겐 그를 위하여 지진(至眞)의 도를 부연하여 차츰 이 도의 원인을 펴 보이고 장구(章句)를 풀어 분별하되 한 구의 법에 갖가지의 지혜를 사무치게 하며, 적연(寂然)함을 좋아하는 자에겐 인하여 분별하여 두루 일체를 관하게 하며, 관을 좋아하는 자에겐 해탈삼매의 정의(定意)를 관하게 하며, 금계를 강설하되 끝막음하지 못하는 이에겐 다시 지옥·아귀·축생을 강설하여 그 법을 들려주어 그를 위하여 항상됨 없음을 알게 하며, 구호의 일 없는 이에게는 도의 구호를 구하게 하며, 만일 정의(定意)가 있는 이에겐 그를 위하여 지혜바라밀을 말하여 주며, 조용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거든 인하여 교화하되 몸·입·마음을 고요하게 하며, 만족한 줄을 아는 자에겐 슬기로운 근성이 성현의 업임을 찬양하며, 스스로 잘난 체하는 미련하고 어두운 생각을 하는 이에게는 그를 위하여 부지런히 배우고 널리 듣는 법을 펴 보이며, 탐욕을 좋아하는 자에겐 그 깨끗지 못하고 유익됨 없는 걱정을 보여 주며, 진에를 즐기는 이에겐 사랑스러운 말을 권발하여 남을 해치려는 생각을 품지 않게 하며, 만일 미련하고 미혹한 자에겐 그 마음을 십이인연의 나고 죽는 법으로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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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며 그 탐냄·성냄·어리석음이 많은 자에겐 그를 위하여 무상(無常)·고(苦)·공(空)·무아(無我)의 이치를 연설하며, 색욕을 탐하는 자에겐 그 깨끗지 못한 것으로 교화하여 인자(仁慈)에 이르게 하며, 앎이 없고 어리석고 어두운 자에겐 그를 위하여 모든 허물과 죄악의 연기하는 일을 가르쳐 주며, 그 모든 견해를 내는 이에겐 이로 인하며 공(空)·무(無)의 지혜를 깨닫게 하며, 그 욕망을 품은 이에겐 생각 없는 행을 연설하며, 뜻을 맹세에 두었거든 원이 없는 법을 가르쳐 주며, 모든 덮임[諸蓋:五陰]에 집착하거든 모든 음(陰)의 생각은 꼭두각시와 같아 거짓이요 참이 아닌 것임을 가르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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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에 탐착하거든 그를 위하여 네 가지 요소와 십팔계가 형상에 의지하여 나타나는 그림자와 같은 줄을 깨닫게 하며, 모든 감관에 의지하거든 모든 감관을 강설하되 안팎 십이처가 나의 소유가 아니니 마치 꿈에 본 것이 깨고 나면 그런 것이 없는 듯하다 하며, 그 욕계에 의지하거든 그를 위하여 일체 만물이 다 항상됨 없는 데 돌아감을 연설하며, 만일 색계(色界)를 믿거든 일체 행(行)이 다 고뇌(苦惱)의 근본임을 연설하며, 만일 무색계(無色界)를 믿거든 도법에 온갖 법이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펴 말하며,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에겐 항상 성현의 법을 부지런히 익히게 하며, 교화하기 쉬운 자에겐 그를 위하여 다함 없는 말을 열어 보이며, 뜻이 인간·천상에 있거든 계품이 청정하여 때 없음을 찬탄하며, 성문승을 좋아하거든 고(苦)·습(習)·진(盡)·도(道)의 사제를 지시하며, 만일 연각승을 좋아하거든 곧 그를 위하여 십이연기란 어리석음으로 근본을 삼음을 열어 보이며, 대승업을 배우거든 인하여 육도(六度)의 무극(無極)과 사등(四等)과 사은(四恩)을 연설하여 가르쳐 인도하며, 처음 발심한 자에겐 그 뜻하는 바를 보아 훈도(訓導)하며, 여래행을 갖추어서 나고 죽음을 싫어하지 않거든 어려움 없는 행을 보이어 그로 하여금 물러감 없는 데 서게 하며, 불퇴전자를 위해서는 불토(佛土)가 청정함을 분별하여 말하며, 일생보처 보살에겐 지진의 보리수 도량을 나타내어 보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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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만일 보살이 자재를 얻음에 미쳐서는 그 인연을 좇아 교화하되 펴는 바 도법이 죄의 허물이 없고 좋은 말로 중생을 기쁘게 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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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 2903] 쪽 |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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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할 때에 일만인이 위없는 정진 도심을 내었으며 오백 보살이 다 무생법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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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그 모든 보살이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밀적금강역사가 오랜 뒤에 마땅히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 최정각을 이룰 때에 그 명호는 무엇이라 하며, 그 불국토의 장엄 공덕은 어떤 것이며, 보살중의 성취는 어떠한가'라고 하였다. 그때에 부처님이 보살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곧 빙그레 웃으시니 한량없는 광명이 부처님 입에서 나와 시방 무수 세계에 비치니 해와 달빛을 가리고 마군의 궁전을 덮고는 빛은 다시 부처님을 한량없는 겹으로 둘러싸고 정수리 위로 좇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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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적의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그 웃는 뜻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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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도 거룩할사 붉은 금산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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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광명은 온갖 때를 버리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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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적연하여 움직이지 않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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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밝은 해가 허공에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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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명 성대하고 찬란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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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그윽한 곳 녹여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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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부처님이 나타나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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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천상의 어른으로 법을 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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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쑥하고 조촐하기 연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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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웅덩이에 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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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줄기도 물에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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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랄수록 더러운 때 한 점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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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공과 덕은 향기로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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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 2903] 쪽 |
깊은 뜻 바른 생각 넓고도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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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계시면서 말씀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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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슨 까닭으로 웃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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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뜻의 슬기로움 길이 안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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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연히 부드럽고 인자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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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햇볕이 더욱 빛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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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때와 찌꺼기 소제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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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밝은 빛을 두루 비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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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 어둠을 불사르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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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머무르시기 연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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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망설임을 버리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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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닦는 마당을 가호하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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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행하면은 자재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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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온갖 광명 연출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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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욕의 물결을 말려 다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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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 개화하여 깨쳐 주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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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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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머무시어 역적 없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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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티와 흠집 덮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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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음 근본 뜻을 깨달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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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성행(性行)을 없애 버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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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이나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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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하신 교훈으로 깨우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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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 2903] 쪽 |
오늘날 이 자리에 모인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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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님 높은 얼굴 우러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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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으로 무슨 뜻 나타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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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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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적의보살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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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밀적금강역사를 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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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미 보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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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밀적금강역사는 현겁의 모든 여래를 공양하고 바른 법의 경전을 수호하여 받아 지니고 한량없는 중생을 인도하여 이익케 하리라. 이곳에서 사라져서는 아촉불토(阿閦佛土)에 가서 묘락(妙樂)세계에 있으리라. 그곳에 나면 아촉불이 모든 보살을 위하여 천 팔백 인(印)을 선설하시리니 이 법인을 다 받아 지니고 도의(道義)에 돌아가서 그 뜻을 두루 통달하고 그 뒤에 미래의 한량없는 여래를 친견하고 머리를 조아려 귀의하고는 법행을 닦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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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오는 세상에 이 겁수를 지나서 덕의 근본을 쌓아서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정각을 성취하여 부처가 되리니 그 호를 금강보(金剛步)라 하리라. 그 세계 이름은 보정(普淨)이요, 겁의 이름은 엄정(嚴淨)이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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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의여, 저 보정세계도 신묘하고 안온하며 오곡이 풍족하여 가이 없으며 인민이 번성하며 하늘 사람이 매우 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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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국토는 금·은·유리·수정·자거·마노·진주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으며, 성에는 여덟 갈래의 길이 있는데 편편하기가 손바닥 같고 그 땅이 부드럽고 연하기가 하늘 담요 같으며, 의복·음식·궁전·욕택·동산·욕지(浴池)·누각·휘장 등이 도솔천과 같으니 그 국토의 장엄함이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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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늘의 인민이 하늘과 같은 채색 번기[幡]를 달고 좋은 깃대와 일산을 세우고 온갖 이름난 향을 사르며 뭇 꽃을 뿌리어 그 국토에 흩으며 허공중에 올라가서 여러 일산을 벌려 세우며 화창한 기악(伎樂)을 나타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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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국토에는 악도와 세 가지 괴로움의 독이 없고 또한 팔난 불안한 곳의 온갖 나쁜 업이 없으며, 도솔타천과 같은 의복·음식·동산·휘장·누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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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없으며, 하늘과 사람이 다름이 없으며, 모든 하늘 인민들이 미묘한 법을 좋아하여 오직 불도를 뜻하며, 또 그 불토에는 이승(二乘)이 없으며, 성문 ·연각의 이름도 없고 순전히 보살뿐이며 그 여래는 불퇴전 보살의 큰 법을 높이어 연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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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금강보세존의 모든 보살중은 가히 헤아릴 수 없으며, 그 국토에는 악성(惡性)의 종기와 같은 병이 없고 계를 헐고 사견에 떨어진 자가 없으며, 이 국토 인민은 다 도의 최고[究竟]에 이르며, 불법을 사모하고 소경·귀머거리·벙어리·혹·종창(腫脹)이 없고 성행이 유화하고 아담하여 다 28대인상으로 장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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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래가 세상에 출현할 때에 수명이 팔소겁(八小劫)이요, 그 하늘이나 인간에서 목숨이 마치려 하면 여래가 항상 그들을 위하여 법을 강설하며 몸으로 광명을 연출하여 다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느니라. 모든 천상·인간이 이 광명을 입으면 다 온갖 의심을 결단하고 법을 찬탄하고 부처님을 따라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부처님께 나아가 경전을 물려받으리라' 하느니라. 혹은 자기의 신통력으로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며 혹 유학(有學)은 부처님의 뜻을 받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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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허공에 머물러 있으니 땅에 길이가 백·천 길이라. 그 세계가 네거리 가운데 한 큰 좌석을 차리고 시방에 선포하여 일체 회중을 기쁘게 하며 여래는 모든 보살을 위하여 경전을 부연하되 오직 무극(無極)의 대도를 선설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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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국토에는 한 사람도 세존의 가르침을 거스름이 없고 또한 비방하거나 헐어 욕함이 따로 없고 오직 불세존을 법왕으로 삼으며, 그 인민이 '나'와 '나의 것'이 없으므로 업을 받을 것이 없으며, '나의 것'이 없으므로 받을 것이 없으며, '나의 것'이 없으므로 밭과 집을 주장하지 않나니 모든 하늘·인민이 다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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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 여래 지진은 음식을 받고자 하면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저녁 때에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법복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문 앞에 서 있으면 그 집에서 곧 알아차리고 생각하기를 '부처님이 나를 불쌍히 여기시므로 나에게 나오시어 공양하시려 함이로다'하고, 그 즉시 좌상을 베풀고 깨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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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자리를 펴고 아름다운 찬수 갖가지를 준비하고 이튿날 아침에 여래를 청하자 여래는 성중과 함께 그 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마치고 발우를 씻은 뒤에 시주 집을 위하여 경을 설하면, 그 사람이 불퇴전을 얻어 장차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게 되느니 법 설하기를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사로 돌아오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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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래가 조용한 집에 조용히 앉을 때엔 보살들이 각기 본행으로 얻은 바 삼매에 따라 스스로 닦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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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이와 같이 그 부처님 세계의 공덕·쾌락이 거룩하기가 이러하니라. 그 토지는 장엄하고 청정하며 넓고 평편하여 즐겁기 한량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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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이렇게 법을 설하시어 밀적금강역사에게 수기를 주실 때에 그때의 회중 이만인이 다 위없는 정진 도심을 내었다. 모든 회중이 각기 생각하기를 '그 국토에 났으면' 하자, 부처님은 곧 증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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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가 불도를 이룰 때에 그 부처 보기를 원하는 자는 그 국토에 나리라. 그 부처가 수기하여 또한 다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정각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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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께 이런 수기를 듣고는 기뻐 뛰며 손에 지녔던 금강저를 허공에 던지자 즉시에 삼천대천불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빛이 시방에 비치고 하늘에서 온갖 꽃이 내리되 분분하기가 눈과 같았다. 공후의 악기가 치지 않아도 절로 울리며, 일체 회중의 각기 오른손에는 저절로 꽃과 향과 갖가지 깃대며 일산 등이 있어 각기 잡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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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가 보배꽃과 향·깃대·일산·비단 번기[幡]로 부처님을 겹겹이 두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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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도 깊은 법에 자재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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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 없는 법장을 연설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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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아 아시고 분별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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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 인도하여 이익되게 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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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참된 뜻을 부촉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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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법의 보시 즐겨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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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바른 법을 봉행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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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에 스스로 귀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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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혜 언제나 청정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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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행업을 밝게 아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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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삼세에 널리 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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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의 바라밀이 다함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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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혜 삼계에 통달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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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능인(能仁)이라 집착한 바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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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걸림에서 벗어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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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펴서 모든 액난 건져 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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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하기 저 달과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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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얼굴 모습 선명도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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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빛이 지극히 멀리 비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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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햇빛이 밝게 빛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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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성 미묘하고 듣기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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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그 소리 법음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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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그들에게 법을 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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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보배님께 경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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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 몸을 나타내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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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과 수명을 보이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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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법을 아끼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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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나 소리로나 선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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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경과 법을 강설하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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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라는 생각조차 없으시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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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제도하여 벗겨 주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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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이란 생각조차 없으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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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열어 보여 교화하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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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라서 그 은혜 보답하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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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온 세계의 모든 중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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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는 겁을 두고 행을 쌓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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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가르치심 받아 지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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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다른 업에 뜻 두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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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 법을 받들어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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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사람 교화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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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 주위를 일곱 바퀴 돌고 손으로 온갖 꽃과 보배 일산을 잡고 받들어 올리어 부처님께 흩자 마침 사천하 안에 저절로 약간의 꽃이 피어나 여덟 길을 장엄하게 꾸미고 여덟 가지 맛의 물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가득하여, 그 장엄하기가 한량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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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적의보살이 밀적금강역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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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인자에게 수기를 주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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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여, 수기 주시는 것을 뵈었지만 그 주신 수기가 꿈과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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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의 수기를 받은 것은 무엇을 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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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여, 받은 바 수기는 얻을 것이 없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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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얻을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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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의 것'이 없으며, 사람과 수명이란 것도 없으며 오음·육쇠(衰:入)·네 가지 요소도 없으며, 세상에 나타나고 멸도(滅度)함도 없으며, 모든 죄와 죄가 아님도 없으며, 루(漏)와 무루도 없으며, 진로(塵勞)·진한(瞋恨)·유위(有爲)·무위·생사·열반을 다 이것을 얻지 못하나니, 인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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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수기를 받은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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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보살은 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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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얻을 것이 없다면 누가 수기를 받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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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것 없다는 것이 곧 얻은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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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와 '나의 것'이 없다면 누가 수기를 받았으며 누가 수기를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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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 본바탕이 둘이 없다면 그 누가 수기를 받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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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바탕은 난 것도 없고 멸한 것도 없으며 두 가지 본바탕이 없나니 이러한 본바탕으로 오늘에 수기를 받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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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리[本際]에 머물러서 수기를 받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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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眞如)의 둘이 없는 자리·'나'가 없는 자리·사람과 수명이 없는 데 머무르며 진여에 머무른 것, 이것을 수기를 받았다 말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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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의 것'이라는 자리는 어느 곳에 머물러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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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머무르는 곳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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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앎이 없나니 어떻게 알 바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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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는 것이 아는 것 없는 것이 되도다. 만일 일러 말할 바가 없으면 말할 바 없다고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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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말할 바가 없다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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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이란 가르칠 것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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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가르침이 가르칠 것이 없다고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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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법이 다 가르칠 것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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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바가 없다고 말하면 어떻게 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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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가르칠 바가 없다면 아는 바가 이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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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르침을 아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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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바를 묻지 않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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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아는 바를 묻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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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앎[識]에 게으름이 없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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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요의(要義)'에 돌아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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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스스로 요의에 돌아간다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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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無義)'를 보지 않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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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무의를 보지 않는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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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써 하지도 않고 또한 무의도 아닌 것을 이에 의라고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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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의로써 알지도 않고 또한 무의도 아닌 것을 의라고 한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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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써 하지 않고 무의도 아닌 것이 그것이 곧 '도의(道義)'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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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무의로써 하면 법의(法義)를 이루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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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법의라는 것은 어떤 의를 말함인가. 그 의취라는 것은 곧 법 아님이 되나니 법이 된다 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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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법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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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음향이 없는 것을 이에 법이라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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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음향이 없으면 무엇을 말하여 법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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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법에 문자도 없는 것을 법이라 하나니 그 얻을 바가 없으며 법에 소리가 없으며 인사도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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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밀적금강역사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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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얻을 것이라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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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성자여, 만일 가히 얻을 것이 있다면 이것이 곧 일체 얻을 것 없는 것이요, 얻을 것을 여읜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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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내가 여래를 일러 얻는다 말한다면 그것은 모든 법을 익히므로 이에 능히 얻는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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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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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능히 '나'와 '나의 것'이란 마음이 적연하다 하여, 일체 나타낸 바 지혜의 밝음이 문자로 인하여 여래업을 연설한 것인데 얻을 것도 얻을 것 없음으로써 한것도 아니요, 마땅히 얻음으로써 한 것도 아니로다. 그 얻을 것이란 것이 무엇이 옳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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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말한 것이 옳지 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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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말한 것은 마음으로 문자에 의지한다 하여 곧 옳지 않다고 한다면 어떤 것을 옳다고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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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얻을 것이 없으면 저의 가르칠 것이 없고 그 가르칠 것이 없으면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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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 2903] 쪽 |
것은 곧 스스로 알지 못하고 남도 알지 못하며 스스로 알지 못하고 남도 알지 못하는 것을 이에 옳다고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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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못하다는 것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옳다는 것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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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것이 이 근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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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것은 무엇이 근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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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는 바가 근본이 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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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는 바가 무엇이 그 근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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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망상이 곧 그 근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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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망상은 무엇이 그 근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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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망상은 진로(塵勞)가 근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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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망상·진로는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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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이 근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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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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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소리·냄새·맛·세활(細滑)의 집착이 그 근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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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 집착의 근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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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의 그 모임이 이 집착의 근본이로다. 이 모든 집착에 매이는 것이 없으면 곧 집착이 없다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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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여, 모든 은애의 끊음으로 집착한 바에 길이 집착함이 없을지니라. 모든 부처님이 법을 연설하심은 거듭 이 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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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적금강역사에게 수기를 주실 때에 오백 비구들이 번뇌가 다하고 마음이 열렸으며, 이백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