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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과 식사를 끝내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식당앞을 지나가는 그 질긴 인연의 네덜란드 커플을 또 만났다.
이젠 그들도 놀란다. 하롱베이부터 하노이, 훼, 호이안, 호치민 그리고 씨엠립...
한달동안 서로 각자의 여행을 하면서... 한곳도 아니고, 2개국을 이동하면서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 느낌인듯 하다. 한편으로 놀랍기도하고...
이제는 만나면 반갑고, 안보이면 찾아보기까지 한다...
그 친구들은 호치민에서 메콩강으로 국경을 넘어 프놈펜으로 왔다고 한다.
프놈펜에서 깜퐁톰을 들렸다가 오늘 씨엠립에 들어왔다고 한다.
난 그친구들에게 '린'을 소개시켜주었다. 입장권 기간이 끝나서 눈치를 살피던 '린'은 잽싸게 메달린다.
그모습을 보고 있는데... 아까 보았던 그 아일랜드 청년이 생각났다.
여행자는 관광객과는 분명 다르다... 뭐가 다르냐고 할 수도 있으나... 두 단어는 다른 단어이다.
난 이번 여행에서 그다지 여행자로서 만족스럽지 못한 여행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의 식당 이곳저곳에 나름대로 한껏 X-mas분위기 살린 장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네덜란드 친구들과 작별을 했다. 이 친구들 다음에는 암스텔담에서 만나잔다.
난 OK~!! 그리고 그 다음에는 서울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너무너무 원한단다 자기들도...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모른다. 이들의 여정은 이곳이 마지막인 것이다.
키큰 남자녀석과 포옹을 하고, 이녀석의 여자친구와 작별키스를 한뒤에 우리는 서로의 행운을 빌었다.
서로 연락처도 모르고, 그것을 주고받을 생각도 못했지만, 이녀석들과는 여행자로서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이다.
'린'은 그들에게 자신의 명함과 연락처를 줬다고 한다.
두친구는 내일은 자전거로 돌아다니고, 저녁에 연락을 한다고 했단다.
그 얘기를 듣고, 난 갑자기 집에 가고 싶어졌다. 크리스마스시즌인데...
겨울옷입고 푹신한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었다. 크리스마스를...
'린'에게 여행사로 가자고 했다.
한곳으로 안내해준다. 서울까지 편도 항공료가 370$이란다. 호치민 경유...
다른 곳을 찾았다. 시내에 있는 '반찬나라'라는 우리나라 음식점 옆에 자리한 여행사이다.
캄보디아 여성이 운영하는 곳인데, 서울 편도항공료를 물어보니 320$ 역시, 호치민 경유이고, 몽땅 포함된 가격이다.
좌석을 예약했다. 내일 저녁 7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단다.
내일 아침에 예약확인하기로 하고, 여행사를 나섰다....
다음날 아침 느즈막하게 일어났다.
샤워를 마치고, 1F으로 내려오니 '린'은 벌써 와있다. '린'을 2F으로 불러서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이녀석과도 이제 이별이군... 이자식은 마지막 조찬이건만, 분위기 깨지게 사업예기를 한다.
일전에 말했던, 호텔이야기다. 자기가 열심히 운영하고, 내가 한국에서 손님들을 모집하면 잘될거란다.
'린'... 그건 그렇게 쉽게 대답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ㅡㅡ;;
나중에는 제발 자기를 한번만 도와달라고 한다. 열심히 하겠다고...
캄보디아로 은퇴이민 생각하시는 분... 나에게 연락하시라 '린'을 소개해주겠다.
머리 잘돌아가고, 똘망똘망해서 낭패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발 부탁인데 은퇴이민이나 캄보디아에서 사업계획하시는 분들 그곳에가서 교민들 찾아가 의지마시길...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때는 틀림없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지불기준은 한국인들끼리의 거래이니 당연히 한국기준의 금액으로 지불하게 된다.
그러니 당연히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엄청난 금액이 되는 것이고, 나중에 얼굴도 붉히게 된다.
난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노력하지 않고 쉽게 편승하려는 사람이 한심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쉽게 가려고 할때는 쉬운만큼의 댓가가 따른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여행사로 가기전에 다른 여행사를 몇군데 더 돌아보자고 했다.
시내에 있는 다른 캄보디아인 여행사에서는 350$을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인 여행사를 찾았다.
6번 도로에 있는 XX버 투어'(상호를 밝힐수는 없음을 양해바람) 골목을 돌아 힘들게 찾았다.
편도요금 400$이란다. 이곳은 '마카오 항공'이다. 경유지는 당연히 마카오...
다른 항공사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항공요금은 경유의 유무, 트랜짓시 기다리게 되는 대기시간등에 따라서 요금이 달라진다.
400$에 세금별도 금액일때는 분명히 뭔가 다른 메리트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항공기 요금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자기 자신의 사정에 맞춰서 가장 타당한 항공편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시간많고, 몸 건강하다면, 12시간 15시간 대기하면서 트랜짓하고, 몇군데 경유하면, 가격은 내려간다.
그러나 그 여행사의 대표라는 사람과 상담중에 책상위의 A4지에서 얼핏 본 것은...
연말연시에 적용되는 항공권 가격이다.
씨엠립 거주 교민 인천편도 320$, 외국인 370$, 한국여행객 400$...
난 좌석이 나면 연락해달라고 부탁하고 슬며시 사무실을 나섰다.
반찬나라 옆의 그 여행사가 베스트가격을 제시한 것 같다.
여행사에 가서 티켓팅을 마쳤다.
이 여행사에서도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난 여사장에게 한국인 가이드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필요하단다.
내가 하면 안될까...? 깔깔 거리고 웃더니 언제든지 환영한단다.
그렇지만 많은 돈을 줄 수 없다나... 난 괜찮다고 했다. 이 여인네 진심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왜, 한국에서 큰돈을 버는데 여기에 오냐고 묻는다.
이 여행사는 특이하게 모든 직원이 여자들이다.
여사장 밑에 두명의 여자 매니져가 있고, 한명의 여직원이 있어서 총 4명의 젊은 여인네들이 운영한다.
사장은 영어를 잘하고, 매니저들은 각각 일어와 불어를 한다.
난 미인들과 함께 하고싶어서라고 했더니... 한참을 웃던 여사장...
다음에 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꼭 자기 사무실을 들려달란다.
관심있는 분들은 말씀만 하시라... 소개시켜드릴테니...
씨엠립에 장기간 머물면서 여행하실분들... 소일삼아 아르바이트하시면 괜찮을듯...
'린'은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갈곳이 있다며, 나를 태우고 어딘가로 달린다.
'린'이 간곳은 '서바라이(West Baray)'... 나 생각해서 입장료 없는데로 데려온거냐...ㅡㅡ;;
그곳에서 맥주를 사서 저수지를 보며 마셨다... 캔맥주로... 캔이 더 싸다. 병맥주보다...왜 그럴까???
'린'에게는 안주거리를 사주고... 난 구경만 했다. 내가 먹을 수 있는게 아니라서...ㅡㅡ;;
뺀질거리기도 하고, 바가지 씌우려고 머리도 쓰긴 했지만, 그래도 날 위해서 많이 애써줬다.
먼거리도 아무 조건도 단서도 없이 다녔고, 늦은시간에 돌아다녀도 다른 말 없이 따라다녔다.
무엇보다 혼자서 여행중인 나와 같이 어울려 놀아줘서 고마웠다.
아마도 이친구가 다른 기사들 처럼... 멀리가니까 얼마 더 줘야 된다, 늦은시간까지 일했으니 더 달라...
이런식으로 때마다 조건을 달고 깐죽거렸다면...
난 아마도 기사를 바꾸던가... 더럽고, 짜증나서 안가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사실 툭툭기사는 가이드가 아니다. 그저 기사일 뿐이다.
툭툭을 하루 10$에 대여한다는 것은 오전 8시부터 오후5시까지 일상적인 근무시간동안 이용한다는 암묵적 계약이다.
그러다보니 일출볼때는 새벽에 일찍 나오니까 추가비용, 멀리가면 장거리가니까 추가비용...
난 이 친구들과 저런 문제로 때마다 계산하기 귀찮았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못 박았던게 하루10$ 내 마음대로였다.
다행히 '린'은 그 조건에 동의했고, 돈얘기는 나에게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물론 그대신 나보고 같이 사업하자는 얘기는 주구장창해댔지만...ㅡㅡ;;
이자식은 지금도 사업얘기다...
'린'에게 물었다. '넌 행복하니...?'
녀석은 무슨얘긴가 싶어서 눈을 깜박이며, 나를 본다.
난 다시 말했다. ''린' 많은 돈이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 고 했다.
난 한국에서 너희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지만, 또한 너희들 보다 훨씬 많은 돈을 써야 살수있다.
너희는 조금 벌지만, 쓰는 것도 조금이니 우리가 다른게 뭐가 있겠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내말에 동의한단다. 돈이 전부는 아니란다.
그래서 난 한마디 더 했다. '린' 그렇지만, 난 너희들의 삶보다는 현재 나의 삶을 택할거다.
왜냐면, 더 편하고, 더 많은 기회가 있고, 더 행복할 수 있으니까...
때때로 캄보디아를 다녀온 여행객들중 가진게 없지만 순박한 그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느껐다고 말한다.
과연 그들이 행복한 걸까? 가지고 있는 자의 눈으로 보니... 그들이 행복하게 보이는 건 아닐까...
난... 캄보디아...아니 내가 여행했던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들이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랄때가 있다.
이 아름다운 정취가 변하지 않았으면, 다음에 올때도 이 모습대로 남아있었으면...
참으로 뻔뻔한 사고방식 아닌가...!!! 가끔 내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기 위하여...
공항에서 내린 나는 '린'에게 그동안 이용했던 요금을 주고, 작별을 했다.
6일동안 날 정말 편하게 해준데 대하여 고맙다고 인사하고 돌려보냈다. 어차피 '린'은 공항안으로 못들어온다.
보딩을 하고, 출국수속을 마친뒤 공항안으로 들어서자... 엄청난 한국인들의 물결이다.
그때서야 내 몰골이 참 말이아님을 알수 있었다.
작은 배낭을 메고, 배낭뒤에는 운동화가 메달려 있고,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어슬렁거리는...
게이트가 열리고 탑승이 시작되었다.
안으로 들어서는데 뒤에서 한 아주머니가 '이 사람좀 봐~!! 신발 메달고, 무슨 과거보러가나봐' 한다.
뒤돌아보니 단체여행 왔다 돌아가는 지긋한 아주머니시다. 난 웃으며 집 떠난지가 오래되서요...했다.
이 아주머니 한국사람이냐고 놀란다. 이나라 사람인 줄 알았단다... 떠나는 순간에 현지화 한거냐 넌...ㅡㅡ;;
호치민 공항에서 트랜짓을 하는데 대기시간이 4시간30분이다.
화장실에서 미리 준비했던 겨울옷...이라기 보다는 내 배낭에서 제일 두꺼운 옷들로 갈아입었다.
누워서 잘 만한 곳을 찾는데 아까 봤던 아주머니가 나를 손짓해 부른다.
왜 그러나 싶어서 갔더니 뭐 물어볼게 있으시단다.
이분들 3박5일짜리 105만원짜리 투어를 오신거다.
그래서 쇼핑센타도 3곳뿐이 안다녔다고 한다. 씨엠립에 다닐만한 쇼핑센타 다해도 그것뿐이랍니다...ㅡㅡ;;
그런데 제대로 돈 되는 곳만 다녔다. 노닛가루에 상황버섯에 보석까지해서...
이 아주머니만 150만원 정도 쇼핑하셨단다. 12명 팀에서 1000만원 넘게 쇼핑했다니...
난 가이드가 누구냐고 물었다. 아주머니가 한쪽을 가르친다.
입이 귀에 걸린 녀석이 열심히 자기 손님들 찾아다니며 떠들고 있다.
자식 신나겠다...
잠시후 가이드가 이 아주머니 부부에게로 오더니 아저씨에게 뭔가를 내민다.
노닛가루이다. 쇼핑센타에서 자기에게 선물한건데 아저씨도 한통 드셔보란다.
자식들 매상올랐다고 선심 많이쓴다 싶다.
어서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도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기 바란다.
귀국비행기에 올라서 지난 시간을 잠깐 생각하고, 기도했다. 지금 우리나라 날씨 제발 춥지 않기를...
비행기가 이륙하고, 난 이번 여행에서 지나온 곳들을 회상해 본다.
그리고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다음 여행은 어떤 흥미진진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서바라이'의 꼬치가게... 저 꼬치들중에는 쥐고기도 있다.
현지인의 식생활 탐구한다고, 아무거나 먹다간 쥐고기도 먹을수 있다.
난... 먹어봤다... 먹고나서 소화 다 되고난 후에 알아서 되돌릴수 없었다...ㅡㅡ;;
마땅히... 만만하게 먹을만하게 별로 없다...ㅡㅡ;;
구경하는걸로 만족...ㅡㅡ;;
사원흔적만 남은 '메본(Mebon)'의 모습...
페허가 되어버린 사원의 회랑모습...
'메본'에서의 일몰이 시작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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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제부터는 깡또리님 여행루트짜는 낙으로 살아야지요 ^^
저도 택시기사랑 한국에 일하러오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노동환경이라든가 인권문제라든가를 얘기했더니, 트럭 뒷칸에 타서 피곤한 얼굴로 출근하는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여기서도 땡볕에서 고생하면서 일하긴 마찬가지야, 그래도 받는 돈은 한국보다 한참 적어, 그러니까 브로커에게라도 돈을 주고 한국을 가고 싶어하는거야, 그렇게해서 돈벌어와서 식당이라도 자기 비지니스 하나 차리면 훨씬 살만하거든]라고 얘기하더라구요. 제법 번듯해보이는 택시기사도 그런 말을 하는데, 린도 필사적이었겠죠.
그러게요... 그들은 나름 필사적으로 사는데... 보는 사람들 눈에는 그리 안보이나 봅니다.
여행의 끝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라죠? 저두 님여행기통해 덩달아 즐거운 여행했습니다.감사^^
상하이는 잘 다녀오셨나요^^
곧 새로운 여행 출발이 기다리는군요. 내일 귀국합니다. 28일 저녁에 한잔 할까요? 다다님은 시간이 된다고 했는데...
네... 그러지요... 저도 시간 괜찮습니다. 시간, 장소 알려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