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복은 왜 블랙 일색일까?
블랙 칼라에 대해 '보빈저널'에 기고 했던 칼럼입니다.
블랙의 위력
칼라 중에서 블랙은 단연 왕중왕이다.
수많은 칼라가 있지만 상품을 만들 때 기본으로 늘 끼는 것이 블랙이다.
소비자들이 봉제 상품을 고를 때도 눈에 띄는 화려한 여러 칼라의 상품을 들어 보지만 결국 지갑에서 돈을 꺼내 사는 것은 블랙인 경우가 많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의 옷차림은 블랙을 중심으로 어두운 칼라가 주종이다. 블랙은 영원한 베스트 셀러이며 그래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1. 블랙의 특징
블랙은 모든 칼라를 섞으면 최종적으로 나오는 칼라이다.
봉제품의 소재에서 가죽이나 원단에서 여러 칼라의 난단이 남으면 최종적으로 블랙으로 재염을 한다.
단, 이 경우 로트에 주의해야 한다.
같은 블랙일 것 같지만 햇빛에 비춰보면 기본칼라가 어는 것이었느냐
또는 먼저 탕처리를 한 것과 뒤에 탕처리한 것에서 칼라 차이가 난다.
이러한 미세한 차이가 종종 클레임의 원인이 되곤 한다.
대형승용차의 경우 권위를 상징하는 블랙 칼라가 주류를 이룬다.
블랙은 칼라가 진해서 가장 때를 안 탈 것 같지만 가장 까다로운 칼라이기도 하다.
블랙칼라의 승용차는 자주 세차해주고 왁스로 광을 내지 않으면 더 지저분해 보인다.
옷도 원단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런 편이다.
블랙은 어둡고 침울하고 무겁고 고귀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다. 그래서 장례식장이나 졸업식, 종교의식 등 의식을 요하는 식장에서는 검은 옷을 많이 입는다.
반면에 깔끔한 이미지가 있어 무용계통이나 소위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블랙을 좋아한다. 선이 뚜렷해 보이기 때문이다.
블랙은 태양광선 밑에서 열 흡수율이 가장 좋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태양 광선 밑에서 검은 모자나 검은 옷을 입으면 더 덥게 느껴진다.
돋보기로 빛을 모아 검은 재료에 갖다 대면 연기가 금방 피어오르는 실험을 기억할 것이다.
블랙은 또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의가 하의보다 어두운 칼라이면 위가 무거워 불안해 보인다고
요즘은 여성들 머리카락도 연한 색으로 염색하는 이유도 그렇기 때문이다.
블랙을 잘 유지한다는 조건에서 깔끔하다는 것 때문에 가전제품에도 블랙이 채용되기도 한다.
2. 봉제품에서의 블랙
봉제품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칼라가 블랙이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어두운 칼라가 유행한다고 한다.
세계경기는 언제나 불경기의 우려가 상존해있고
주문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늘 부정적인 경우를 생각해야 하므로
안전성 면에서도 블랙은 우선적으로 낀다.
그래서 공장에서도 블랙은 원부자재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의 여유 분을 늘 비축하고 있어야 한다.
샘플을 만들어도 칼라가 안 정해졌거나 원하는 칼라가 당장 없을 경우 블랙으로 우선 만드는 경우가 많다.
블랙은 가장 때를 안타면서도 잘 타는 이상한 칼라이다.
보통 저가품을 보면 때가 잘 안타는 원단으로 만든 블랙이 많고 고가품은 때가 오히려 잘 타는 고급 원단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블랙은 늘 무난한 칼라이며 가장 까다로운 칼라이기도 하다.
여름옷은 계절적 특성상 칼라가 밝고 부피가 적어 세탁을 자주 할 수 있지만
겨울옷은 반대로 세탁의 번거로움 때문에
칼라가 블랙 위주의 어두운 칼라로 가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겨울철에 지하철을 타보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중충한 블랙, 그레이 계통이다.
블랙 계통이 햇볕의 열을 받아들이는 역할도 하지만 아무래도 블랙 계통은 때가 덜 타 선호하기 때문이다.
3. 블랙 전성시대
블랙 칼라만을 전적으로 채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도 몇 개 있다.
옷이며 구두며 가방이며 모두 블랙 일색이다.
지난 몇 년간 블랙은 대단한 강세를 나타냈었으며 지금도 블랙의 위력은 다른 칼라가 따라가지 못한다.
이런 업체는 최소한 칼라는 모두 블랙이니 칼라별 재고관리 하는데 다른 회사들보다 유리할 것이다.
화려한 칼라일색이던 등산복도 요즘은 블랙이 강세이다.
그전에는 산에 간다고 하면 조난이라도 당하게 되면 화려한 칼라가 눈에 잘 띈다하여 남성들도 화려한 원색들을 많이 입었다.
요즘은 등산의 개념이 다니는 사람도 많고 안전성도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
굳이 조난 당하는 경우를 생각하기보다는 패션을 생각하기 때문에 블랙 등산복이 유행할 수 있는 것이다.
가까운 근교에 적지 않은 수의 등산객들이 검은 등산복차림으로 다니는 것을 보면 마치 무슨 제복이라도 입은 양 보인다.
그만큼 블랙은 누구나 선호하는 칼라이며 사실 가장 무난히 받아들이는 칼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업체들은 제품을 만들 때 블랙을 기본으로 한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유행을 어떤 것이 타든 꾸준히 팔리는 것은 블랙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정장 중에는 블랙이 꼭 필요하고 블랙 정장 한 벌 안 갖추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두도 보면 블랙이 90%가 넘는다.
종종 브라운 계통이 보이지만 드물고 화이트 구두를 신으면 어울리지도 않지만 마치 연예계라도 종사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블랙은 종종 화이트와 비교된다.
화이트도 멋쟁이 칼라이고 깨끗해 보이지만 블랙도 잘 차려입으면 화이트 못지 않게 더 고상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준다.
블랙과 화이트는 그 때문에 같이 쓰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흰 종이에 글씨는 블랙일 경우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화이트 바탕이면 블랙 프린트가 어울리고 블랙 바탕이면 화이트 프린트가 잘 어울린다.
블랙과 화이트의 중간색이 차콜, 그레이, 멜란지라는 회색계통이다.
블랙과 화이트를 배합하면 칼라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계통의 칼라가 나온다.
이 칼라는 두 칼라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다.
그래서 이 칼라가 아마 때가 가장 안 타는 칼라일 것이다.
집에서 막 입는 옷이나 스포츠 의류에 이 칼라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댄스스포츠를 하는 사람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블랙 계통의 옷을 입는다. 몸의 율동에 따라 선이 깨끗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땀이 많이 나서 땀이 옷에 배어들어도 블랙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잇점도 있다.
이처럼 블랙은 모든 것을 감춰주는 기능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지닌 여러 가지 중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블랙이 한 가지쯤은 있다.
우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검은머리가 그렇고 옷가지 중 블랙이 늘 있는 편이고 가방이 그렇고 시계 자판이 그렇고 구두가 그렇고 휴대폰 케이스가 그렇고 양말이 그렇다.
그만큼 블랙 전성시대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블랙의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원색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등산복에 블랙이 도입되는가하면
일반 패션에서 블랙은 의전용의 개념에서 널리 이해되면서
무슨 종목이 되었든 블랙을 금기시 했더라도 서서히 블랙쪽으로 시도해볼 것이다.
첫댓글 저도 검은색 옷이 많은편인데.....댄스복은 검정색이 날씬하게 보여서 즐겨 입지요.
질문요... KFD대회에서 진행하시는 분이 남자는 필히 검은색 바지를 입어야한다고 말씀 하시던데요. 이유가 뭔쥐?
헬레나님, KFD대회에서 남자 복장을 검은색으로 한 것은 어떤 내규 같은 형식을 그렇게 한 것이지 어느 대회든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정색 바지가 무난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무난한 색이 검정...
댄스스포츠 시작하면서 블랙이 좋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