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쓰면 안되는(?) 영어 단어 둘.
한때 미국에 오는 한국인들이 선물용으로 Gevral T라는 vitamin을 많이 사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서 다니러 오신 그의 아버님께 Gevral T를 사드리면서 "아버님, 이거 매일 한 알씩 꼭 잡수세요.
유명한 게브랄티입니다"고 했다. 그러자 하시는 말씀이 "미국 사람들도 물개 불알이 좋다는 걸 알긴 아는구나" 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어느 약방에 들어가 서툰 영어로 "게브랄티 있느냐"고 물었다. 미국 약사가 알아듣지 못하고 그게 무엇에 쓰는 약이냐고 묻자, 한국인은 "비타민"이라고 대답했다. 약사는 "비타민?"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오, 바이더민 지브럴 티이!" 하면서 내주더란다.
미국 약사가 얼른 알아듣지 못한 것은 vitamin을 "비타민"이라고 발음하고 Gevral T를 "게브랄티"라고 발음했기 때문이다. vitamin의 영어 발음은 "바이터민"이지만, 영국 사람들이나 이렇게 발음하지 미국 사람들은 "바이더민"이라고 발음한다. 그리고 Gevral T도 "쥐브럴 티이"라고 해야 미국 약사들이 알아듣는다. (쥐브럴 티를 "쥐불알 티"라고 발음하면 쥐의 불알로 만든 바이더민으로 오해할 염려도 있다. 그렇게 되면 엉뚱하게 쥐들이 수난을 당할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한 수우퍼마켓에 들렀더니, 일본 여행사의 광고지가 쌓여 있었다. 하나를 집어들고 보는 순간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일본어와 영어로 된 이 광고지에" Fry Two for $777 Roundtrip"이라고 크게 인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人 왕복항공요금 777달러"란 뜻으로 쓴 것인데, L과 R 을 제대로 구별해서 발음하지 않는 일본인이 Fly(비행하다, 항공운반하다)를 일본식 발음대로 Fry(기름에 튀기다)라고 썼기 때문에 777달러를 내면 두 사람을 "기름에 튀겨주겠다" 또는 "전기의자에 앉혀 처형시켜주겠다"는 뜻이 되어 버렸다.
한국으로 여행하는 미국 친구들에게 나는 농담삼아 "한국에 가거든 절대로 jot과 sip, 이 두 단어는 쓰지 말라"고 일러준다. 이 두 단어의 발음이 은밀한 부분을 가리키는 토속적인 한국말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한 영국 여대생이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기로 하고 한국에 왔다. 첫 날 강의 시간에 그녀는 학생들의 영어 실력 수준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Please write down whatever you think about Great Britain, the country I come from.(나의 모국 영국에 관하여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것 뭐든지 써보세요)라고 15분의 시간을 주었다.
모두들 열심히 적기 시작했으나 한 남학생만은 이 영국 아가씨의 미모에 넋을 잃고 그녀만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여강사는 그 학생에게 Why don't you jot down your thoughts?(학생은 왜 자기 생각을 적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jot down의 뜻이 무엇인지 몰랐으나 그 발음이 우스워 웃었던 것이다. 지적을 받은 남학생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 왜냐하면 여강사에 매료된 그는 그때 자연스레 그의 '남성'을 세우고 있었는데, 여강사가 그것을 알아채고 jot down, 즉 "X을 내려"라고 말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jot down은 write down과 같이 "적는다"는 뜻이다. jot down은 빨리, 간단히 적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여강사의 말뜻은 "왜 학생은 자기 생각을 적지 않느냐?"였다.
jot을 명사로 쓰면 "아주 조금"이란 뜻이 된다. 그래서 not a jot는 not a bit와 같은 말, 즉 "조금도 ∼아니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Would it bother you? (당신한테 방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또는 괜찮겠습니까?)는 질문을 받고 Not a jot.이라 대답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라는 뜻이 된다. Not a jot.을 "X도 아니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미국 청년이 역시 영어강사로 서울에 왔다. 하루는 강의를 수강하려는 한 여학생이 들어왔다. 미국 강사는 여학생에게 자리를 권하고 테이블 위에 놓인 coffee pot을 턱으로 가리키며 Would you like a sip?(우 쥴 라이크 어 씹)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놀란 여학생은 질겁을 하고 뛰어나갔다. 이 미국 강사가 한국에 와서 쌍스러운 말을 먼저 배운 줄로 오해했던 것이다.
sip의 발음 때문이었다. sip은 drink와 같은 말이지만, 맛을 음미하며 "조금씩 마신다"는 뜻으로 동사와 명사로 다 쓰인다. 미국 강사가 한 말은 Would you like a sip of coffee?의 준말이었으며 그 뜻은 "커피 좀 마시겠느냐?"에 불과했다. <조화유 영어특강 코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