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했다.>
청소를했다
빗자루는 왜 있어서
나는 또 쓰냐고 신경질이 났다
내 각질멀카락손톱 청소를 했다
계란을깼다우유를엎질렀다
그에게 바람속에 총을 쏴댔다
나만 모르는 내 비밀을 갖다부었다
내 과거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댔다
그래봤자 검은 얼굴이다며
내 마스크팩을 모욕했다.
나는 빗자루를 모욕할 것이다.
분질러질 놈..
나를 위해 로봇청소기를 사놓고도
그는 굳이 빗자루를 들었다.
나는 손톱을 길러 그를 할퀴고 싶다.
바닷물을 퍼부어 나는 목이 잠기도록 목욕을 할것이다 아니면 그러거나 말거나 하늘로 붕 뜰것이다.
<깻잎>
향긋함을 돌에 묻고
긴장에 도려내고
내몸을 삭혀
독을 중화시키는 것.
감칠게 너는 나를 감싸고
묵은 간장을 닮아
백년까지도 가겠구랴.
구순한 자식들 다 시집장가 보내고
그렇게 껍질째
아프다 시리다 묵묵히 버티는 것.
너를 군침돌게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닳을 대로 닳아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기로 한다 맹세한다.
<노브랜드>
노브랜드, 무조건 최저가
너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로,
브랜드 얼굴걸고 브랜드 학교 입학, 플랭카드 찢어진다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
서푼 너푼 다달이 쌓인 월급.
행운은 카드로 살 수 없지.
혹시나 로또나 하나 긁었다.
브랜드를 하나 건질까?
시린 무릎은 매운 파스 하나 붙이고
망설이다 나는 내 돈으로 브랜드를 샀다,
아니 나는 살 수 없었다.
탄소가 나를 까맣게 그을렸다가
추한 내 몰골은 더이상 어울리지 않게 했기에.
애기는 기저귀를 살 수 있다.
크릴 새우는 공기를 만들 수 있다.
몰디브 비치에서 첫사랑은
아직 숨쉬고 있기에
나는 애써 외면한다
돈이, 로또가, 브랜드가,
노브랜드를 찍어낸다. 연탄찍듯,
숫자 크기만큼 꼬리표를 달랑거리면
사람들은 더 요란하게 웃는다.
제 목을 조이는 줄 모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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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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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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