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한 장과 삶의 무게
언젠가 희망대장정은 정책수립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걸 절감했습니다.
영주시 휴천동과 하망동 일대에서 연탄배달을 하면서 연탄 한 장의 가치를 새삼 느꼈습니다.
(사)한국장애인문화협회 영주지부 김태영 본부장님과 권영창 사무국장님 등의 도움으로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의
연탄창고에 각각 100장에서 200장씩 채워드렸습니다.
연탄방은 방을 데우고 언몸을 녹여주는 것일뿐만 아니라 병을 막아 주는 약(藥)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 어르신들께
자주 발생 하기 쉬운 질병이 중풍이나 담인데, 연탄 1장이 때로는 그걸 막아주는 처방전이었습니다. 방바닥이 따뜻하면
발병률이 훨씬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시중의 연탄 1장의 소비자 가격은 300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달동네에서는 500원을 주어야 살 수가 있다고 합니다.
결국 제가 한 일이라야 1장에 100원, 200원짜리 일이었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뿌듯했습니다.
강원도에서 노동일을 하는 아들이 다쳐서 애간장을 태우고 계시는 권씨 할머니,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한 김씨 어르신,
기초생활 수급자인 권씨와 황씨 할머니, 손님이 없어 침술원을 접은 시각장애인 부부 등 저마다다의 사연,사연은
저를 눈물짓게 했습니다.
연탄 두 세장씩을 들고 나르는 데도 두 팔이 떨리고 금방 땀이 흘렀습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과 언덕배기에 오르내리며
그 분들의 삶의 무게를 재어보았습니다. 서민들에겐 하루 연탄 몇 장이 자식같은 희망이었습니다.
'사랑의 연탄은행' 측에서는 뻔히 형편을 잘 알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연탈을 배달해주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조금 모자라는 연탄은 직접 사무실로 와서 몇 장씩 들고 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를 통해 운동도 될뿐더러 자활의지도
복돋아줄 수 있다는 겁니다. 조금 야속한 것 같긴 해도 좋은 의도인 것 같았습니다.
2007. 2. 7
출처 :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첫댓글 몇장은 직접 가지고 가도록 하는 것, 큰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 방식도 이런 면이 많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굳이 생산적 사회복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앉아서 고스란이 받게 하는 것, 길게 보면 아니지요.
김두관님은 당신을 사랑 하십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