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방언 옮긴이 한봉석
난 제주도 중산간 동녁팬이서 오월 맨도롱헌 뱉을 받으멍 피는 피뿌리풀고장이우다. 이제사 고장허곡 불리 따문에 이름을 얻어수다마는 본디 벌겅헌 색을 고젼 이섯주마는 영 진헌 피빛을 고졍 이서나지는 안해나신디 경 오랜 일은 아니우다. 반세기가 호썰 지난마씀.
날 볼리당 보믄 어떵헌 날은 어욱 잎쎂이 노시라노난 비어그네 피가 남신가 허영 검칠락 해지곡, 땅쏘그베 너무 짚이 들언 이시난 벨헌 사름도 날 괴양 파내지 못 허곡 허난 나가 벌겅허곡 불리가 소뭇 짚은 줄 알아졈수과?
나가 불리를 노려그네 사는 디광 고차운 모을. 거기에 호끌락헌 선창이 이수다. 방파제에 올라강으네 동데레 봐리믄 쇠를 달마그네 우도엔 허는 섬이 봐려지곡, 남쪽데렌 성산일출봉이 봐려지는 모을입쥬.
펀찍 어신 걸 팔자로구나 허멍 절쎈 바당광 메모른 땅에 살멍도 동네 사름덜은 하영 배운 건 어서도 이시믄 이신 양 고맙덴 허곡, 어시믄 어신 양 서로 노놔도, 서로 위허멍 사는 정이 짚은 모을이었덴 헙디다마는?
그 모을에 돌이엔 헌 소나이허고 하르방이 살아수다. 돌이엔 헌 소나이는 다른 아으덜 담지 안해그네 다리도 절곡 간질꼬장 해수다. 경해도 돌이는 하르방 일도 도우곡 허난 하르방이 노상 돌이를 도란 댕겨십쥬.
고사리철이 되믄 돌이는 하르방허곡 고사리 꺽으레 이 길 조주 오라수다. 애기 손꼬락고추록 훌근 고사리를 돌이는 잘초지난 지꺼져그네 고사리를 꺽다그네 배염이나 노리덜이 검질쏘그베서 두렁청이 나오랏당 검칠락허영 돌인 자빠져그네 한참을 죽은 거고추록 입바위에 개꿈을 물엉 몸을 박박 털어수다.
트멍에 동네서도 두린 아으덜이 돌이를 조둘리젠 솔짜기 뒤로 가그네 검칠락허게 허영 돌이가 노려지는 때도 이섯주마는 경해도 하르방은 될수시믄 노상 돌이를 도랑 댕겨수다.
하르방은 노상 조들아수다. 돌이가 좀들믄 머리맡이 안자그네 하르방은 '휴~ 야이가 모녀 가사 헐껀디 나가 모녀 가믄 야이를 어떵 허코?' 허멍 한숨쉬는 날이 하수다.
돌이가 나는 날 돌이 아방은 바당에 나갔다그네 오꼿 풍랑을 만나그네 써넝헌 시신이 되어그네 돌아와수다. 돌이가 커가난 다리도 절곡 간질을 허는 것을 안 하르방은 돌이 어멍을 불러수다.
"애야. 느 너미 고생하영 햄쪄. 아직 젊으난 느 살길을 초사그네 가라. 돌이는 나가 키우마."
"아버님, 아버님 혼자 어떵 허젠 햄수과?"
"아니여, 돌이가 더 욕기 전이. 더 정들기 전이 혼저 가라."
경허난 돌이허고 하르방만 남아그네 어렵게 살아수다. 게난 돌이네 집인 어려웠주마는 하르방은 동네 사람덜 신디 의지가 되어수다. 호썰 어려운 일만 시믄 동네 사람덜은 아무라도 초사와그네 하르방광 의논을 해수다.
"삼춘 조꼬띠 모을허고 갯곳디 문제로 도타졈수다. 닐랑으네 조꼬띠 모을 이장 만나그네 잘 좀 고라 줍써."
"기여 알았쪄. 잘 허도록이 고라보켜."
하여튼허고 동네 일을 의논해 오민 아멩 어려운 일이라도 잘 궁텡이허여그네 동네 사름덜이 신임을 얻어수다. 갯고디문제로 몬딱 해싹헐 궁리를 내난 게난 돌이 하르방이우다! 허멍 우쭈어수다.
경허당 어느해 시월. 작년이 봄부터 좋지 못헌 움직임들이 이서신디 유독 동네가 옹상거려수다.
"돌이 하르바님, 제주도에 경비사령부가 설치되어그네 몬 쓸어불켄 햄수다."
"몬 쓸어불켄? 게메이 여기꼬장..."
"중산간에 가젠 허민 허가를 받아사 허고. 허가 어시 가민 무조건 총으로 쏘우켄 햄수다."
"희여뜩헌 소리. 경허민 중산간에 사는 사람덜은?"
경허단 그 해 11월 계엄령이 선포되난 중산간 모을이 거저 반은 불타고 소나이 비바리 헐거 어시 총살을 허는 일이 일어나수다. 이 소문이 해안가 모을 꼬장 들리난 인심은 나빠져 부러수다. 경허멍 저슬을 넘어그네 봄이 막 고사리 올랑오젠 헐 고르이라수다.
"아니 되키여. 나가 혼 번 가 봐사켜."
하르방은 호르기 밤이 중산간에 이신 윗 모을 다랑쉬에 댕겨 오켄 해수다.
"아니. 어딜 가젠마씀? 이 난리 통에. 돌이는 어떵 허곡? 허가도 안줄 껀디 어떵 허젠 햄수과?"
경해도 하르방은 그 날 조냑이 다랑쉬모을로 들어가수다. 다음날 온 전기에 금착헌 전기라수다. 하르방이 들어간 그 날 조냑이 소나이 비바리 지집빠이 헐거 어시 몬 총살 해 불고, 동네를 몬짝 불캐왔덴 허는 거라마씨.
"돌이야 큰일 났쪄. 하르방 다랑쉬모을에 들어가신디 그 모을이 몬짝 타부렀젠 험쪄."
"양?"
너미 금착헌 돌이는 혼 동안 자빠져그네 온 몸뚱일 바들바들 털어수다. 제우사 정신을 촐린 돌인 절뚝 거리멍 하르버니! 하르버니!
돌이는 하르방광 고사리 꺽으레 댕겨난 질로 해아젼 다랑쉬모을로 가수다. 경헌디 거긴 벌써 몬 불타 븐 후제고, 사람이엔 헌 서늉도 못 봐수다.
"할르방!"
돌인 총에 마장 죽은 하르방을 안아그네 곡을 해수다. 한 참 경 울단 돌인 하르방을 업어그네 다랑쉬오름을 지나그네 큰오름 조꼬띠에 하르방을 묻어수다. 경허연 묘에 낭을 싱거도 그네 실피 울어수다.
돌인 매날 매날 하르방 허곡 댕기던 질로 산에 와수다. 경허단 호르는 토벌대가 돌이를 봐지난 뒤쫓아수다. 수상해뵈연 돌이를 뒤쫓아신디 하르방 산에 와그네 실피 우는 걸 봐수다.
"이놈으 조석! 허가증 어시 여기 오믄 뒤싸지는 거 몰람시냐?"
경허난 돌인 오꼿 검칠락 허연 푸더젼 입바위에 개꿈을 물멍 온몸을 바들바들 털어수다.
"개새끼, 간질꼬정 햄구나."
수악헌 서늉으로 웃으멍 토벌대장은 총을 쏴수다.
'탕!'
돌이 피가 나 몸에 물들여수다. 그로 후제는 원 지워지지 안햄수다. 그로 후제 나 불리는 산쏘그베 이신 하르방광 돌이를 만나게 해주젠 허난 산쏘급데레 뻗음 시작 허고렌 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