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시인이자 노동자이고 이야기꾼인 임성용 시인의 산문집 『뜨거운 휴식』(푸른사상)이 간행되었네요. 2017년 7월 20일. 이 뜨거운 여름날...... 우리를 웃기고 울릴 것이에요.
임성용 시인이 ‘10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는 타고난 재담꾼은 아니다. 재담은 그의 내밀한 속살을 덮는 ‘겉치레’에 가깝다. 작가의 글에 슬쩍 흘린 ‘나는 겉치레로 살았다’란 대목에 유의하라. ‘10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그는 태생적으로 순정하고 뜨거운 사람이다. 내린천의 찬물에서만 산다는 열목어처럼 그는 남들이 대충 넘기고 말 일에도 눈이 붉어진다. 노상 붉은 눈으로 펄펄 뛰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늘이 그에게 재담이라는 훌륭한 ‘겉치레’를 내어주셨다. 육두문자와 쌍시옷이 범람하는 이번 산문집은 두엄 냄새가 진동한다. 오줌 냄새가 지린 고시원이며, 술 냄새를 풍기며 주사를 벌이는 이웃이며, 기름 냄새에 찌든 화물 트럭...들을 질펀하고 걸쭉한 입담으로 주섬주섬 쌓아올렸다. 그러나 그 냄새 나는 두엄더미 속에 숨겨진 봄의 찬란한 씨앗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그가 쌓아 올린 두엄더미에 입을 맞추고 싶다. ―이시백(소설가)
세상은 그렇게 정의롭지 않고 인간은 그렇게 성스러운 동물이 못 된다. 굳이 이기심을 숨길 필요가 없는 서민들의 구차한 삶, 적나라하고 추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가 임성용이다. 시트콤 같은 그의 글들에 폭소를 터뜨리다 보면 어느새 애잔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교육과 체면 아래 숨겨진 인간의 참모습이 보인다. ―안재성(소설가)
고시원의 엘리베이터에서 소변을 보는 여자, 피부 이식한 손바닥에 난 보기 흉한 털을 내려다보는 산업재해 당한 노동자, 가난한 가정 형편으로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서울로 부산으로 떠난 누이들……. 재미있으면서도 슬프지 않은 것이 없다. 힘든 삶을 함께 영위해온 가족과 동료들을 기꺼이 품고, 4대강 사업과 친일문학상과 세월호 참사에 역사의식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세속적이면서도 지적이고 신랄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인간 세계를 공격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들…… 사랑은 결코 우리를 초월하지 않는다.
―맹문재(시인, 안양대 교수)
첫댓글 언제나처럼 가슴으로 읽어가는 작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