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協, 회원 명의도용 상조가입 물의
신규회원 약 8000명, 동의도 안한 상조가입증서에 ‘화들짝’
2010년 02월 03일 (수) 이상우 기자 lee@ctn.or.kr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 이종열 회장이 허위학력 및 허위경력 기재를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것에 불복하고 지난 1일 항소해 퇴진을 요구하는 협회 회원들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협회가 신규로 가입한 회원들을 상조서비스에 동의 없이 가입시켜 또 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협회는 지난 1월 신규등록회원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며 2009년 이후 협회에 가입한 신규 회원들에게 별도의 동의 없이 한 상조업체의 후불식 상조서비스에 가입시켜 가입 증서를 받은 신규회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회원은 “회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후불식 상조서비스에 가입시키고 가입증명서를 보내왔다”며 “이는 명백한 명의도용이며 불법”이라며 상조서비스 계약 해지와 관련 납부 내역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지난해 가입비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리면서 신규로 등록하는 회원에게 복지 서비스로 제공했다”며 “회원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회원동의 절차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협회 이종열 회장이 이전에도 공금횡령을 했다가 내부 감사에 적발돼 고소를 당한 이력과 최근 공금횡령 혐의로 이모 씨 등 3인이 제출한 형사고소 사건이 조사 중에 있어 이번에도 상조가입을 가장한 횡령이 있을 것이란 회원들의 의혹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다른 회원은 “후불식 상조의 경우 계약금은 속칭 ‘백업’이라는 이름으로 모집인이나 단체에 반환한다”며 “신규회원 약 8000여명에 대한 상조계약금은 약2억4000만원에 달하며 이 금액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회원들이 받은 상조약관 제12조(계약의 해지 및 해약환급금)에도 ‘상조가입에 대하여 모집인 수당으로 15.3%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별도로 명시돼 있으나, 협회나 해당 상조회사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근거 제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회원들의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모임인 ‘민주공인중개사모임’ 주축으로, 상조서비스에 동의 없이 가입된 회원들은 해당 상조회사의 관할 경찰서에 ‘무단개인정보사용, 불법상조계약해지 및 계약금 반환' 등을 주장하는 집회 신고를 오는 28일까지 접수시키고 집단 항의에 돌입했다.
아울러 명의 도용으로 가입된 회원 당사자들은 사이버수사대에 개인정보유출로 협회와 해당 상조회사를 고발하고, 조속한 해결이 없을 시에는 사법기관 고발과 집단 소송,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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