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질 위기에 놓인 굴업도의 시골풍경
굴업도에는 13가구가 살고 있다. 13가구 중에 민박집은 6곳으로 그나마 겨울에는 1가구밖에 하질 않고 나머지 집들은 인천으로 2,3달 동안 자녀들 집으로 나와 살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섬으로 들어간다. 농촌이나 섬이나 모두 젊은 사람들은 썰물 빠지듯 빠져나가고 50대 이장네 부부가 제일 막내로 남아있는 셈이다. 굴업도는 언제나 새로운 모습이다. 몇번을 갔어도 질리지 않은 것은 구수한 시골의 장국냄새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흔한 모텔도 없고 식당도 없고 동네 구멍가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파도소리와 산새소리, 바람소리만 존재하는 듯 하다. 핸드폰과 인터넷이 작년 9월께야 비로소 개통되었으니 서울의 한 도시민은 휴대폰소리 에 해방되고자 1년에 한차례씩 휴가내어 찾아온다고 할 정도였다. 파도는 철썩이며 해변을 요요하게 파헤쳐 놓아 모든 것을 품에 안을 듯 팔을 벌리면서 밖으로 쓸고 나갔다가 다시 모두어 천연의 작품을 만들어 놓았고 그 작품때문에 어른 들은 아이를 해변에 놓아두고 하루종일 밭일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었던 어른들은 이제 훌쩍 장년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콧물 훌쩍이며 소매단이 금빛으로 반짝일 때까지 토끼섬으로, 코끼리바위로 술래잡이했던 친한 친구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다. 고향을 못잊어 다시 들어온 고씨네민박할머니는 눈가에 언제나 추억을 옹이지며 살아간다. 대처에 나가 식당을 하며 돈재미를 별로 보지 못하다가 다시 굴업도로 들어온 이장네는 3대째 살아오며 굴업도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고향은 그래서 늘 아늑하다. 가진 것 없어도, 실패를 맛보았어도 누구하나 쑤군쑤군하는 이 없다. 내쳤다가 다시 모아들이는 파도처럼 쏴한 건강함이 늘 촐싹거린다 굴업도 그곳엘 가면 횡하니 말라버린 동심을 되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
▲ 굴업도 주민들이다. 몇년전 대처에 결혼식이 있어 나가기 전 선착장부근 방파제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다.
▲ 수채화로 그린 그림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오른쪽 밑에 1997년이라는 표시와 싸인이 쓰여져 있다.
▲ A민박집 안방이다. 오래된 장농이 눈길을 끈다. 손님을 맞기 위해 아랫방에 놓여져 있던 짐들을 죄다 큰방으로 옮겨논 모양이다.
▲ 싸리대를 걸어놓고 말리고 있는 것일까. 옥수수를 말리는 것은 가루를 내어 떡도 만들고 빵도 만들려고 하는 것일 게이다. 국민학교를 다녔던 때 배급받아 먹었던 구수한 옥수수빵은 지금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 뒤깐으로 가면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이 보이고 처마밑 장독대도 보인다. 너저분하게 널려 있지만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모습인 것이다.
▲ 슬레이트는 오래되어 이제 빨간 녹이 슬어 세월의 풍상을 느끼게 해준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 운송수단이 쉽지 않아 교체한다거나 수리하는 것은 한번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인 것이다. 벽에 걸어져 있는 페트병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벽은 곧 각종 물건을 거는 옷걸이가 되기도 한다.
▲ C민박집은 바깥에 솥을 걸어놓고 장작으로 불을 때며 추억을 돋구워준다. 바람이 불어 불이 자주 꺼졌나 보다. 천막도 바람에 날려 이리 찢어지고 저리 찢어졌다.
▲ 굴업도에는 천주교 분소가 차려져 있다. 이렇게 깔끔하게 차려져 있는 줄은 모르고 지냈다. 깨끗하게 청소가 되고 방 한쪽 껸에는 방문록도 비치되어 있다. 섬사람들이라고 신앙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곳은 육지에서 찾아오는 천주교인들에게 는 안식처와 같은 곳일 것이다.
굴업도의 시골스런 모습을 이제 다시는 못볼지도 모른다. 국내 대기업인 CJ가 요즘 신문방송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는 C&I란 자회사를 설립하여 98.5%의 땅을 사들여 골프장을 지을려 하기 때문이다. C&I레저산업은 이재현 회장이 42.%, 이 회장의 장남 선호(17)군이 38%, 장녀 경후(22)양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회사는 강화도의 석모도땅을 구입하여 온천개발을 하겠다는 썬앤아이회사의 1순위 근저당권자로 밝혀졌다. CJ의 자금담당 이사가 조직폭력배에게 엄청난 자금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또다른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여 살인을 청부하다가 되려 두 조직폭력배에게 협박을 당해 경찰에 적발된 사건인 것이다. 이 사건은 수면에 드러나 세상의 이목을 잠시 집중시키다가 어느 순간 방송언론 매체에서 사라져버렸다. 대기업은 언론방송까지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인지 살인청부의 이면에 이재현회장의 몸통이 밝혀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 그러나 최근 한겨레에서는 CJ의 투자내역을 다시 확인하였다. 지난해 9월 필리핀의 부동산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투자를 한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지난 2월엔 이씨가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계열사가 근저당권을 갖고 있는 강화 석모도 땅을 담보로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씨가 지난해 4~5월 이후 재산관리 업무에서 손을 뗐다’는 씨제이 쪽 해명과 달리, 이씨가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회장돈을 관리하며 투자사업을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CJ는 지난 2006년 굴업도의 땅을 사면서 “편법을 쓰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매입해 투기라고 말하기엔 어렵고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기업오너의 확실하지 않은 돈을 가지고 땅을 구입했으면서도 하는 말은 언제나 이 모양이다. CJ는 지난 2004년 쓰레기만두사건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으며 2006년에는 학교급식 사건에 이어 작년에는 계열사의 대부업 광고 매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장애인비하 발언 및 나이트클럽 인수파동 등으로 국내외를 시끄럽게 해오고 있다. 대기업으로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되자 CJ는 모티브를 웰빙표방으로 치장하고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뻔한 수작임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Cj는 이제 말장난으로 피해갈 요령을 부려서는 안될 것이다. 부는 3대를 지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재산을 아들딸에게 물려줘 자손만대 복락을 기대하기보다는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고 검찰은 차제에 CJ의 자금출처를 확실히 밝혀 권력에 따라 춤을 춘다는 오명을 깨끗이 털어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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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명한 생각 원문보기 글쓴이: 와이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