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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의 키는 178cm지만 계속 크고 있다.
사진 이휘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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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는 요즘 다시 한 번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가 일으키는 10대 열풍에 들썩이고 있다.
핸드볼이 조금만 더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여자핸드볼에 불고 있는 유은희의 10대 돌풍에 흥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은희는 국가대표, 주니어대표(19세 이하), 청소년대표(18세 이하)팀을 넘나들며 여자핸드볼의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왼손잡이 라이트백이 흔하지 않은 국내 여자핸드볼에서 유은희는 단비가 될 전망이다.
유은희가 다닌 인천 구월초등학교에는 핸드볼부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왠지 모를 매력에 끌려 핸드볼부에 들어갔다. 그때 유은희의 키는 140cm밖에 되지 않았다.
작은 몸집 때문에 주위에서는 핸드볼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해보라"는 아버지의 말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뛰었다. 스스로 원해서 시작한 핸드볼이지만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채 초등학교를 마쳤다.
유은희는 “선배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선수가 모자라 뛸 기회는 많았지만 그저 뛰어다니기만 한 선수였다”고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했다. 유은희가 핸드볼의 묘미를 알게 된 것은 키가 부쩍 크기 시작한 중3 때였다.
170cm까지 키가 크면서 몸싸움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공격력이 향상됐다. “골이 들어가는 느낌을 그때서야 알았다.”
중학교 1, 2학년 때까지 선배들의 뒷바라지를 하던 유은희는 중3 때 팀의 주축이 됐다. 소속팀인 상인천여중을 전국무대 상위권에 올려놓았고 그해 제3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팀 선수가 아닌데도 핸드볼 종목 MVP로 뽑혔다.
그 뒤 16세 이하 청소년대표로 선발됐고 고1 때 18세 이하 청소년대표와 주니어대표를 거쳐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승승장구했다.
지난 6월 국가대표로 발탁돼 중국에서 열린 2007 4개국 초청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7월 7일 카자흐스탄에서 끝난 제9회 아시아주니어핸드볼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그 대회에서 약체 카타르를 60-1로 눌러 대표팀의 국제대회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대회 9연속 우승했고 유은희는 ‘베스트7’으로 뽑혔다.
또 같은 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4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 2004년 아테네대회까지 6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거둔 한국여자핸드볼에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유은희의 강점은 왼손잡이의 희소성과 뛰어난 체격조건이다. 유은희가 입단하게 될 효명건설의 조한준 코치는 “(유은희는)볼 센스가 좋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 요즘 우리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하고 있는데 아직 어린 나이여서 근육 발달을 고려해 훈련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코치는 “몸싸움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고 순발력이 조금 떨어져 이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은희 역시 순발력을 자신의 약점으로 꼽는다. “국가대표로 뽑혀 선배들과 훈련할 때 처음에는 따라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파워와 빠르기에서 핸드볼다운 핸드볼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다.”
유은희의 현실적인 목표는 그래서 ‘선배들처럼 되는 것’이다. 유은희의 키는 178cm지만 계속 크고 있다. 한국여자핸드볼의 미래를 책임질 장신의 왼손잡이 골잡이가 쑥쑥 자라고 있다.
유은희
생년월일ㅣ 1990년 2월 24일
신체조건ㅣ 178cm/ 73kg
약력ㅣ 인천 구월초-상인천여중-인천여고 3년(효명건설 입단 예정)SPORTS2.0 제 79호(발행일 11월 26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