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린 티가 팍팍 나는 차림은 동창회처럼 편안한 자리에선 오히려 마이너스. 멋 부린 티 절대 안 나게, 그러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입고 간다. 블랙이나 네이비 컬러 블레이저 재킷에 화이트 셔츠, 그리고 청바지를 입겠다. 가슴엔 활짝 핀 꽃처럼 화려한 포켓치프 말고 단정하게 사각으로 접은 포켓치프를 꽂겠다. 타이는 절대 사절. - 이동건(탤런트)
하늘이 두 쪽 나도 청바지에 티셔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앞에서 잘난 척하고 싶지 않냐고? 우리 나이엔 친구들보다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는 게 가장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 이승구( 연구원)
친구들에 비해 먼저 기반을 잡은 나는 동창회에 나갈 때 일부러 허름한 차림으로 나간다. 처음엔 친구들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술값도 먼저 내고 그랬는데 요즘엔 절대 안 그런다. 차도 일부러 집에 두고 가고, 만약 가져가게 되더라도 약속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놓는다. 그건 친구들과 나 사이에 거리가 생기거나, 친구들이 내게 열등감을 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내 나름의 배려다. 디자이너로서 충고한다면? 음, 스타일리시하게 보이고 싶다면 모직 코트에 길이가 긴, 그러나 폭은 좁은 머플러를 늘어뜨리고 가라. 올가을엔 50~60년대 복고풍이 유행이니까, 그렇게 하고 가면 누구보다 트렌디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최범석(디자이너)
청바지에 화이트 브이넥이 깊게 파인 흰색 티셔츠, 재킷. 거기에 버클이 큰 디스퀘어드 벨트와 앞코가 뾰족한 구두. - 채한석(멀티 플레이어)
동창회는 아니지만, 얼마 전 오랜만에 옛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편한 게 편한 거라고, 나는 평소 입고 다니던 대로 티셔츠에(게다가 가슴팍엔 건즈앤로지스가 큼지막하게 프린트되어 있었다!) 헐렁한 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나갔다. 회사원인 내 친구들은 거의 다 수트 차림이었다.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나온 친구들 중엔 벌써 번듯한 가정을 꾸린 놈도 있었고, 집을 샀다고 자랑하는 놈도 있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니 나도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물론, 다음번에도 동창회를 한다면 티셔츠 차림으로 나가겠지만.- 별(그래픽 디자이너, 뮤지션)
동창회? 안 나간다. - 구자광(고시생)
바빠서 동창회엔 거의 못 나간다. 다행히 스케줄이 비어 동창회에 나가게 된다면 수트를 입겠다. 너무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나야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지만 친구들이야 내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매일같이 보지 않겠나? 그날만큼은 자연스러운 중년으로 돌아가고 싶다.-김용건(탤런트)
늘 입던 대로 청바지에 티셔츠. 진짜 남자는 옷차림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진부하다고? 아무리 그래도 난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나가서 유머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휘어잡겠다.- 김민욱(독립 프로덕션 PD)
최대한 자유로워 보이는 차림으로 나간다. 카고 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헤드셋! 잘나가는 친구들이 값비싼 수트 차림으로 나올 테니 난 정반대로! 그렇게 하고 가서 ‘너흰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 나는 돈은 잘 못 벌지만 이렇게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단다’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 김상혁(회사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