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맥을 찾아서 마송리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전에 지나왔던 도수레공단으로 향한다. 아직 어둠의 여운이 남아있는 공단에는 기계소리가 요란하고 고개로 올라가 정맥을 이어간다.(08:01) 전에는 묘지에서 왼쪽으로 내려왔는데 오른쪽으로 내려와야 조금이나마 마루금을 제대로 잇는 셈이다. 공장을 끼고 잡목숲을 내려와 금성공압 앞에서 자세히 능선을 관찰하고 전에 헤멨던 곳으로 가보니 모든 문제가 일시에 풀린다.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니 개사육장이 나오고 공장에서 이어지던 넓은길과 만난다. 철망을 넘어 민가로 내려가면 안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2시간이나 헤메는 어처구니 없는일이 벌어진 것이다. 개들은 마구 짖어대고 늙은 주인도 철망을 넘어 들어왔다고 덩달아 칭얼대는 통에 기분이 상하지만 조용히 설명해주고 정맥을 힘껏 밟는다.
- 대곶사거리 통신탑을 지나고 김포한증막을 넘어 내려오면 2차선 포장도로가 나오고 공장과 부대를 따라 한참을 걸어 가니 다시 도수레공단으로 가는 길이다. 통신탑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들쑤시다가 왼쪽으로 꺽이는 능선을 찾으니 공장건설로 거의 없어져 버린 황토길이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다. 50여분 헤메고 2차선 포장도로인 사현마을도로로 내려와 공장들이 즐비한 도로를 20여분 따라가다 수산나요양원 이정표에서 산으로 붙는다.(09:42) 잡목숲을 지나고 공장 철조망을 왼쪽으로 돌아 묘지를 통과하면 대곶초등학교이고 대곶중학교를 지나 352번 지방도로에 닿는다.(10:21)
- 스무네미고개 도로를 건너면 넓은 비포장도로가 이어지고 잘 조성된 묘지들을 지나면 초겨울날의 냉랭하고 건조한 바람에 머리칼이 마구 휘날린다. 곧 교통호를 따라 만들어진 등산로를 한동안 올라가면 수안산(146.8m) 정상인데 많은 묘지들이 차지하고 있어 시민의 쉼터라는 명칭이 무색할 지경이다.(10:52) 정상밑의 헬기장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급하게 떨어지며 여름에는 꽤 울창했을 덤불숲을 지나고 잡목숲을 이리저리 돌아 오성화학이 있는 7번군도로 내려온다.(11:21) 도로를 건너 마을의 폐차장을 돌아 작은 봉우리에 올랐다가 공동묘지를 내려온다. 길길이 날뛰는 개들을 뒤로하고 급경사 길을 올라 토치카가 있는 봉우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땀을 딱는다. 정맥은 이리저리 끊어지고 망가졌어도 산줄기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마루금은 복원되고 그 생명은 이어진다. 잡목과 까시들이 성가시게하는 구간을 내려와 시멘트도로를 건너서 넓은 비포장 군사도로를 따른다. (12:10) 산허리를 빙빙 돌아 군부대가 있는 학운산 정상(112.4m)을 우회하고 조용한 숲길을 내려오면 30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스무네미고개이다.(12:43)
- 방아재 도로를 건너서 가파른 경사길을 한동안 오르면 군시설물이 있는 봉우리이고 교통호에서 바람을 피하며 점심을 먹는다. 정맥은 생각보다 길찾기가 힘들고 넘치는 의욕만큼 많은 거리를 갈수는 없지만 단지 망가져가는 정맥길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밟는데 그 의미가 있을것이다. 솔길을 지나면 관목이 우거진 넓고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고 이정표도 간간이 세워져있다. 진달래군락지를 거치면 곧 가현산(215m)인데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일산신도시의 아파트촌은 평야에 세워진 고성처럼 견고하게 보인다. (13:31) 정상의 시설물을 바라보며 내려가는데 그저께 문수산 정상에서 봤던 사람과 우연히 다시 만난다. 정상넘어 능선으로 간다고하니 묘각사를 거치지 않고 넘어가는 길이 있다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따라가 봤는데 역시 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힘만 쓰고 돌아온다. 묘각사를 넘어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천주교묘지를 지나고 철조망을 지나면 찬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싸래기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활터를 지나서 조금 내려오면 검단동의 방아재영진아파트가 나오고 곧 34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방아재로 내려온다.(14:42)
- 백석스포렉스 길을 건너서 오르면 잠시후 파헤쳐진 공사현장을 지나고 기아자동차 공장을 따라 도로로 내려오면 길건너 고려하이테크가 보인다. 공장안으로 들어가 잡목숲을 헤치고 봉우리에 오르면 내리막 길에 묘지들이 즐비하다. 시끄럽게 돌아가는 목재공장들을 지나고 약수동마을회관뒤로 들어가 교통호를 따라 급사면을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이다.(15:27) 여기에서 교통호를 따라 동쪽능선으로 내려오니 길도 좋고 표지기들도 여럿 있지만 송전탑이 있는 정맥능선이 옆으로 보여 돌아온다. 초소에서 다시 길을 잡고 내려와 송전탑들을 지나고 밤농장을 지나면 골프연습장이 있는 백석스포렉스이다.(16:20)
- 백석동 태평아파트 4차선 도로를 건너고 신생정신요양원 건물을 끼고 나즈막한 산으로 붙는다. 조금 오르다 능선은 왼쪽으로 꺽어지고 건너온 도로를 보며 잠시 내려오니 마을이 나온다. 혹시 잘못 내려온것 같아 다시 올라가 남쪽능선을 타고 내려가 보지만 역시 방향이 틀려 되돌아 온다. 처음의 능선으로 내려가 포장도로를 타고 조금 걸으면 백석동 태평아파트 앞의 4차선 도로이다.(17:06) 오늘 산행은 여기서 접기로 하고 길을 건너 다음의 진입로를 확인해 본다. 산으로 조금 올라가서 길을 확인하고 내려오니 초입의 “이승길목사묘소” 이정표를 찾을수 없다. 이정표를 찾아 길따라 올라가다 동네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6개월전에 이장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자리에 “(주)신우엔지니어링”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 무참하게 끊긴 정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며 정맥의 숨결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