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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33
줄거리 :
전의감 교육장에 들어간 장금은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게된다.
전 호판대감 자제의 병을 장금이 시료한 것이 알려져 교육책임자인 신익필(박은수)의 눈밖에 나게된다.
민정호는 오겸호와 그 무리들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한다.
정운백은 조정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거절하지만 민정호는 정운백을 설득한다.
약재구분 시험에서 낙제점수를 받은 장금이 신익필을 찾아가 그 연유를 묻는다.
신익필은 장금에게 의원이 될 자격이 없기에 낙제점수를 준 것 뿐이라며
의녀가 되는 것을 포기하라고 하는데...
씬1 전의감 전경(아침)
- 전의감 교육장
의녀들 있고.. 장금도 한쪽에 있고..
이때 들어오는 정운백.
정운백 : 오늘부터 본격적인 수련이 시작된다. 너희들을 가르치실 의학교수이시다.
하며 정운백 인도하면.. 누군가 들어오고..
장금도 보는데 신익필(申益弼)이다.
주시하는 장금.
신익필 가운데로 와서는 의녀들을 날카롭게 한번 보는데..
그 가운데 장금을 보고는 유난히 더 쏘아본다.
흠칫 놀라는 장금.
신익필 : 너희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쓰레기다!
장금 : .....!
모두 : .....!
신익필 : 알고있는 것은 모두 버리고 백지가 되어라! 또한 내가 알려주는 것은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
못 견디겠거나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나가도 좋다!
장금 : .....!
신익필의 말에 놀라는 장금의 얼굴(32부 엔딩)
모두를 둘러보는 신익필..
바짝 긴장하는 수련의녀들.
신익필 : 이 곳은 너희들을 붙이기 위한 곳이 아니라 떨어뜨리기 위한 곳이다.
여섯 달 동안 너희들은 쉰 개의 시험을 치루어 내야하며
장금 : .....
신익필 : 모든 시험은 대통(大通)과 통, 약통, 조통, 불통으로 매겨진다.
대통은 다섯 개의 획, 통은 세 개, 약통은 두 개, 조통은 하나.. 불통은 없다.
획이 많은 순서대로 내의원과 혜민서로 가게 되고..
나머지는 자신의 감영으로 돌아가 의녀 노릇을 하게된다. 허나!
모두들 : ......
신익필 : 획이 많아 비록 최고의 점수를 얻는다해도 불통이 세 개 가 되면 탈락된다.
장금 : ......
신익필 : 즉 조정에서 공인한 의녀의 자격이 주어지는 의부(자막 : 醫簿 : 의사자격증)도 받지 못한 채
다시 관비로 살아야한다!
모두들 : ......
신익필 : (모두를 한번 돌아본 뒤에) 장금이가 누구냐?
장금 : (놀라고)..
모두들 : (누군가 보는데)
신익필 : 장금이가 누구냐니까!
장금 : 접니다.
신익필 : 너는 이미 불통 하나다!
장금 : (놀라) 네?
모두들 : (놀라고 긴장하고)
신익필 : (장금을 노려보는데)
장금 : 허나 어째서?
신익필 : 네가 의원이냐?
장금 : .....
신익필 : 의원이냔 말이다
장금 : 아닙니다.
신익필 : 헌데 어째서 좌찬성대감의 자제를 시료하였느냐?
장금 : (어떻게 그 일을 알았을까?)
신익필 : 의원도 의녀도 아닌 것이 알량한 지식으로 겁도 없이 사람을 시료하다니!
더구나 그걸 빌미로 좌찬성대감께 잘 봐달라는 부탁까지 하게 해!
장금 : 하오나 저는 잘 봐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신익필 : (OL) 그런 시건방진 생각을 갖고 의원을 하겠다고? 내 반드시 너를 떨어뜨릴 것이다!
장금 : ......!
장금을 희생양으로 삼은 익필의 일갈로
모두들.. 바짝 긴장하고..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한데..
익필은 가져온 궤도를 펼친다. (천상열차지도)
모두들.. 긴장하여 보고..
신익필 : 천상열차지도다! 이는 태조대왕 때 직접 만든 조선에서 본 별자리 지도다.
이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하늘의 운행을 알면 그 절기를 알 수 있을 뿐더러
한기가 승한 해가 될지 습기가 승해질지 열기가 승해질지 알 수 있기 때문이며
모두들 : (긴장하여 듣는데)
장금 : (아직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걱정만 된다)
신익필 : 사람이 자연의 한 부분으로 병(病) 또한 자연 속에서 파악해야하기 때문이다!
장금 : ......
신익필 : (별자리를 가리키며) 이것이 이십 팔 수의 첫째 자리인 각수(角宿)다..
(다음 가리키며) 항수(亢宿) 저수(氐宿) 방수(房宿) 심수(心宿) 미수(尾宿)
장금 : (보는데)......
씬2 공동 화장실 앞
수련의녀들 우르르 몇 명은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머지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 중에 초복과 조동 등이 있고..
장금이도 있다.
초복 : 무서워서 어디 배우겠어? 그 정도 가지고 불통부터 주면
장금 : ......
조동 : 여긴 대충대충하는 지방 감영하고는 다르다구요! 의술수련도 엄격하고 경서도 알아야 하고
소양에다가 인성까지 모두 갖춰야만 붙을 수 있는 데예요!
장금 : ......
초복 : 너는 뭐 좀 알고 왔어?
조동 : (귀여운 허풍쟁이 톤) 그럼 나는 좀 알아요.
초복 : 어떻게 해야되는데?
조동 : 글쎄 그게 가르쳐줘서 되는 건지...
하는데 익필이가 벌써 책을 끼고는 교육장으로 들어가자..
기다리던 수련생들.. 놀라서는 후다다닥 모두 들어가고..
초복 : 아이 씨 그냥 책만 바꿔들고는 오시나 부네.
조동 : 그런 데라니까요.
하고는 급히 들어가는 수련생들.
장금도 얼른 들어가고..
씬3 교육장
익필은 벌써 들어오고
수련생들 익필에게 걸리지 않으려 조용히 그러나 급하게 모두들 들어와 앉는다.
모두 앉으면 익필 걸어다니면서 수련생들에게 파상적으로 질문을 한다.
신익필 : (수련1에게) 너!
수련1 : (아줌마다.놀라) 네?
신익필 : 약으로 쓰이는 것에 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으로 무엇이 있느냐?
수련1 : (아직도 떨며) 예? 약이 풀말고.. 무엇이..
신익필 : 왜 풀만 있어? 나무도 있고 곡식도 있고 짐승 곤충 물
심지어는 구슬이나 돌, 흙, 쇠붙이들도 있지.
수련1 : (새파랗게 질리고)
신익필 : (다음 줄의 초복에게 가서는) 흙 중에서 약으로 쓰는 흙으로는 열여덟 가지를 든다. 무엇이냐?
초복 : 복룡간과 동벽토.. (하고는 몰라 쩔쩔매자)
신익필 : (화난 얼굴로 다음 사람에게 가자)
초복 : (당황하고)
조동 : (쳐다보며.. 큰일났다 하고)
신익필 : (다음 신비에게) 나머지를 얘기하거라
수련2 : (미리 떨며) 6월 강가에 달궈진 모래하고.. 흰흙인 백악.. (하고는 또 쩔쩔매는데)
다음 자리에 앉은 장금..
익필에게 잘 보일 수는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단단히 준비를 하는데..
익필 장금은 흘낏 보더니 장금에게 묻지 않고
그 다음 사람인 신비에게로 넘어간다.
신익필 : (신비에게) 나머지!
신비 : (자신감이 없는 소리로) 실은 저는 써본 것이 두 개밖에는 없어.. 그것밖에 모릅니다.
장금 : ......
신익필 : 그거라도 대거라
신비 : 붉은 흙인 적토는 피를 많이 흘린 증에 썼고
가마밑 검댕인 당묵(鐺墨)은 고독(蠱毒)에 쓴 적이 있습니다.
신익필 : 고독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중악이나 혈훈 쇠붙이에 상한데도 쓴다.
신비 : ..예.
하고는 익필은 벌벌 떨고 있는 뒤의 아이에게 안가고
장금의 옆에 앉은 조동이에게로 간다.
신익필 : 너!
조동 : (놀라) 네?
신익필 : 사람의 몸에서도 약이 나온다. 무엇이냐?
조동 : 그것이.. 그것이..
신익필 : (인상을 쓰고는 장금이쪽은 본다)
장금 : (혹.. 다시 물어주려나 보는데)
신익필 : (장금이의 건너 뛴 옆의 수련생을 지목하여 묻는다) 무엇이냐?
수련2 : 젖과 태반..
장금 : (그런 익필을 보는데)
익필은 아랑곳 않고.. 장금을 지나쳐 다른 아이에게 ‘약으로 쓰는 곤충을 대라’고 하고..
수련생은 더듬거리고..
장금은 그런 익필을 보는데..
씬4 교육장 밖
수련생들.. 우르르 나오는데 얼굴이 다 질려서는 나온다.
장금도 나온다. 그리고는 어딘 가로 가는데..
씬5 전의감 마당 일각
익필이 가고 있는데..
장금이 익필에게 간다. 익필, 장금을 보면..
장금 : 오해십니다.
익필 : (보는데)
장금 : 저는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린 도련님이 안됐다는 생각에 시술을 했을 뿐..
대감마님께 저를 잘 보아달라 청을 드린 적은 결단코 없습니다.
익필 : 그래서 잘못한 것이 없다?
장금 : 아닙니다. 잘못했습니다.
익필 : 무엇을 잘못하였느냐?
장금 : 나라에서 의부를 받지 못한 자에게는 시술을 금하고 있다는 걸 잠시 잊었습니다.
익필 : 정말로 의원이 되어서는 안될 아이구나.
장금 : ......!
익필 : 의원의 기본적인 품성이 전혀 없어!
하고는 가버리는 익필..
장금.. 그냥 보기만 하는데..
씬6 처소(밤)
열명 정도씩 한꺼번에 자는 큰 방이다.
벌써.. 수련생들은 군기가 들은 듯 아무도 이불을 펴고 자지 않고
책을 펴고는 각각 웅성 웅성대며 외우고 있다.
초복 : 정말 배우자마자 바로 시험이라니 서로 인사도 하기 전에 첫날부터 이렇게 해야되는 거야?
조동 : 그런 데라니까요.
초복 : 그렇게 다 아는 넌 왜 한마디도 못했니?
조동 : 사람이 그런 거예요! 너무 떨리니까 다 아는 것도 입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초복 : 아무튼 이러다가는 우리 다 떨어지겠어
난 무조건 통과해야돼. 그냥 내려가서 또 말똥 치고 소똥 칠 수는 없어!
하고는 앞으로 나서더니..
초복 : 야.. 야.. 우리 조를 짜자! 조를 짜서 외우자.
조동 : 그래 그렇게 해야돼.
초복 : (조동 한번 보더니 아이들을 보고는 가리키며) 너.. 너.. 너 같이 외우자.
아이들.. 나도 나도.. 하며.. 우왕좌왕 붙고..
서로 조를 짜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는
조가 얼추 편성이 되는데...
이때.. 장금이 들어온다.
아이들.. 일시에 장금을 보더니..
초복 : 우리 조는 안돼.
장금 : .....
수련1 : 우리도
장금 : .....
수련2 : 맞어! 교수께서 널 대놓고 미워하시는데 니가 우리하고 끼면 우리까지 큰일나.
장금 : ......
아이들은 자신들의 조대로..
서로 질문하고 외우기 시작한다. 계속 시끄럽고 외톨이가 된 장금
그냥 한쪽 구석으로 가서는 책을 펴는데..
저쪽 구석에 신비가 자신처럼 조용히 책을 혼자 외우고 있다.
장금 신비에게로 간다.
장금 : 나하고 같이 할래?
신비 : ..글쎄? 워낙 내가 잘 못해서 너한테 도움이 안 될텐데..
장금, 얘도 나를 따돌리는구나 생각하고는 그냥.. 혼자 책을 외운다.
그런 모습에서 시간이 흐르고..
씬7 처소 외경(새벽)
경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보면.. 이미 익필이 마당에 나와있다.
수련생들.. 후다닥 나오고.. 익필이 어딘가로 가면.. 아이들.. 따라간다.
씬8 산일각
익필과 아이들.. 어딘가로 가고..
익필 : 숨을 내쉬면서 10보이상을 걷고
수련생 : (하고)
익필 : 숨을 들이키면서 5보이상을 걸어
수련생 : (하면)
익필 : 의원이란 자신의 몸을 양생할 줄 알아야 하고 양생법도 계속 발전시켜 병자들에게 전파해야한다.
아이들.. 내쉬면서 10보 이상 걷느라 켁켁대고
씬9 약수터
수련생들.. 일부는 세수를 하고 일부는 심호흡을 하는데..
익필 : (버럭) 가슴으로 호흡하면 폐가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 않았어!
단전으로 해야 모두 움직여 몸속의 사기가 빠져나간다.
수련생들 제각각하고..
익필 : 내쉬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
수련생들 하라는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익필은 한 명씩 돌아가며 호흡하는 법을 봐주는데..
역시.. 장금의 차례가 오자 건너뛰고 간다.
속이 상하는 장금..
씬10 식당
아이들.. 앉아서 밥을 먹는데..
익필 : 밥도 백 번 이상을 씹어 먹어야한다.
그것만 지켜도 비와 위와 장의 병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장담할 수 있다.
모두 : (씹기 시작하고)
그런 모습들을 보고는 익필이는 나가는데..
초복 : 무섭게만 안 해도 위와 비와 장의 병이 거의 안 생기겠네..
하면 아이들.. 까르르 웃는데..
이때.. 익필이 다시 들어오고..
수련생들.. 놀라.. 다시 먹고..
장금은 밥맛도 잃은 채 익필을 본다.
씬11 의녀교육장
수련생들 모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초복 : 이번 교수도 신익필 교수같으면 어떻게 살지?
조동 : 유학을 가르치는 분이니까 아마 안 그럴 거예요.
초복 : 제발 그래야 하는데..
장금 : ......
초복 : 근데 시각이 많이 흘렀는데 왜 안 오시지?
조동 : 글쎄요..
컷..
아이들.. 웅성거리고..
초복 : 어떡해야지? 벌써 시각이 다 되가는데.. 모시러 가야하나?
하는데.. 관원 이현욱이 들어온다.
웅성거리던 아이들.. 조용해지고..
이현욱.. 천천히 앞에 서더니..
이현욱 : (시큰둥한 모습으로) 명심보감 천명편을 펴거라
수련생들 펴는데..
이현욱 : 天聽이 寂無音하니 蒼蒼何處尋고 非高亦非遠이라 都只在人心이니라.
천청 적무음 창창하처심 비고역비원 도지재인심 무슨 뜻이냐?
수련생 : ......
이현욱 : 아는 사람 없어? (무시하는 투로 보면)
수련생 : ......
이현욱 : 글자는 아는 것들을 뽑았다던데 아무도 몰라?
수련생 : (말을 할까말까 하는데)
장금 :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데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란 뜻입니다.
이현욱 : 그래? 이번엔 니가 하면 되겠다. 나오너라
장금 : ......
이현욱 : 나오라고
장금.. 앞으로 나간다.
이현욱 : 글자를 하나씩 불러!
장금 : ..예?
이현욱 : (책보면서) 하늘 천! 뭐 하느냐? 늬들은 각자 서첩에 글자를 써봐!
수련생 : (붓을 들고는 글자를 쓴다)
이현욱 : 앞으로 이 아이가 부르면 글자를 쓰거라.
장금 : ......
이현욱 : 관비들이 유생이나 하는 경서는 배워 뭣하겠느냐? 글자나 알면 되는 거지.
앞으로는 내가 안 오거든 너희들끼리 자습을 하거라.
장금 : ......
이현욱 : 뭐해? 부르지 않고!
장금 : 들을 청
수련생 : (쓰고)
장금 : 고요할 적
이현욱 : 고거 아주 총명하구나 쓸만해
장금 : ......
이현욱은 그렇게 장금에게 맡기고는 나간다.
장금은 계속 ‘없을 무’ ‘소리 음’하며 부르면서 나가는 이현욱을 본다.
조동 : (장금을 의미하여) 쟤는 무조건 통과야.
초복 : 왜?
조동 : 몰라요? 주로 가르치시는 건 신교수 시더라도 양반이신 관원 나으리가 더 높다구요.
신교수는 나으리께 꼼짝도 못해요.
수련생 : (여기저기서 그래? 그래? 하고)
수련생들 모두.. 장금을 다시 보는데
씬12 처소(밤)
아이들.. 웅성거리며 조별로 약재를 외우느라 정신이 없다.
한켠의 초복과 조동이 있는 곳에서는
초복 : 야! 안되겠다. 이러다간 우리 다 불통 받겠다. 살짝 보고 할 쪽지를 만들자.
수련1 : 아따..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빨리 얘기해야지.
조동 : 아주머니는 만들어도 못 쓰실 걸요?
수련1 : 왜?
초복 : (아이들 지정하며) 시끄럽고 일단 니가 백가지 적어 니가 백가지.. 너도..
수련2 : 알았어.
장금은 그런 아이들 한켠에서 열심히 외우는데..
초복 : 너도.. 껴줄까?
장금 : ......
초복 : 아무리 이현욱나으리께 잘 보였어도.. 신교수께 찍혔잖아. 내일 시험 잘 봐야지..
장금 : ..나는 그냥 할게.
초복 : 자신 있나보지?
하면.. 장금은 자신이 있는 표정이고..
잘하면 익필이 오해를 풀지 않을까 기대에 젖는데..
신비 : (E) 뻐꾹채!
씬13 의녀교육장
수련생들이 둘둘씩 마주 보고 앉아있다.
마주 본 가운데에는 약초들이 한바구니씩 있고 장금의 앞에는 신비가 앉아있다.
아이들이 굉장하다는 눈빛으로 장금을 보고있고..
익필도 그런 장금을 본다.
장금 : 뻐꾹채는 열독풍으로 몸에 악창이 난 것 피부가 가려운 것 두드러기 발배 유옹 나력에 쓰입니다.
(그리고는 앞에 놓인 약초 중 하나를 들면서) 단삼!
신비 : 다리가 약하고 저린 증상과 팔다리를 잘 쓰지 못하는데 쓰이고... 더는 모르겠습니다.
익필 : ......
신비 : (자신없이 또 약초를 들고는) 꼭두서니!
장금 : 심폐를 상하여 피를 토하거나 하혈할 때 창절을 시료할 때 쓰며 고독을 없앱니다.
(다른 약초 들고는) 육종용!
익필 : ......
수련생 : ......
신비 : ......
장금 : 불임을 시료할 때 씁니다.
신비 : ..(힘없이 마지막 것을 든다) 목향
장금 : 기를 잘 돌게 하여 각종 가슴앓이에 씁니다. 또 설사 곽란 이질 등을 멈추게 하고
독을 풀어주며 온역도 방지합니다.
수련생 : (놀라는데)
익필 : 신비. 조통!
신비 : ......
익필 : 장금. 대통!
장금 : ......
하면.. 수련생들 탄성을 지르는데..
초복 : 아이 씨, 내가 대통을 받으려고 했는데
조동 : 무슨 수로? 불통이나 안 받았으면 다행이지..
익필은 앞으로 나가고..
장금은 이제는 오해를 푸시겠지 생각하고는
뿌듯한 표정으로 보는데..
익필 : (앞으로 나가며) 이제는 종이를 펴거라.
모두 : (종이를 펴고)
익필 : 지금부터는 약재와 독재를 구분하는 시험이다.
종이에 자신이 아는 선에서 약재와 독재를 구분하여 쓰거라.
장금.. 이 또한 자신이 있는 듯 바로 쓰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장금이 것을 보려고 하고 컨닝페이퍼를 슬쩍 슬쩍 보는 아이들도 있다.
익필은 장금을 바라본다.
씬14 처소(밤)
이제는 수련생들이 모두 장금이 주위에 모여있다.
카메라 가운데로 들어가면
수련생 하나가 옷을 벗은 채 엎드려있고 아랫도리는 가리고
장금이 수련생의 맥을 짚어 내려가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장금 : 여기가 독맥인데.. 장강에서 시작해서 요수 양관 명문 현추 척중 근축 지양 영대 신도 신주 도도
대추 아문 풍부 뇌호 강간 후정 백회 이런 식으로 흘러!
아이들.. 놀라고..
수련1 : 와아! 넌 어떻게 그렇게 다 잘 아니? 나는 맨날 해도 안 외워지던데..
수련2 : 그러게! 아까 신교수나으리 얼굴 봤어?
수련1 : 코가 납작해지셨지 뭐!
장금 : (다행이다 싶은데)
씬15 처소 밖
초복과 조동이 있다.
초복은 보따리를 들고 있다.
초복 : 정말 이렇게 하면 붙여 줘?
조동 : 그럼! 이현욱 나으리께 잘 보이면 된다니까요.
초복 : 양반이신데 이런 물건 장도로 될까?
조동 : 다른 것도 없잖아요.
초복 : 그렇지..
하며.. 둘은 어딘 가로 가고..
씬16 처소 안
아이들에게 아직도 가르쳐주고 있는 장금..
마음이 좀 편해진 듯 한데..
한켠에서 신비는 장금이 가르쳐 주는 것을 적으며 혼자 열심히 외우고 있다.
씬17 산 일각
화약이 터진다.
화약연기가 자욱한 곳을 헤치고 나타나서는 잘 됐는지 보는 사내.
그 앞에 민정호가 있다.
민정호 : (웃는데)
사내 : 자네 웬일인가?
민정호 : 병기개발은 잘 되가는가?
하고 둘이 반가워하는데..
씬18 움막
민정호는 안타까운 표정이고..
사내는 단호하다.
사내 : 싫네.
민정호 : 여보게!
사내 : 난 조정암 대감이 그리 된 이후로 그곳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민정호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다고.. 모두 산야에 묻혀 이렇게만 산다면 다른 희망이 생기는가?
사내 : ......
민정호 : 사대부가 이렇게 사는 것 또한 죄악일세.
사내 : 그래도 난 싫어.
민정호 : 좌찬성 대감께서 잘 해 보시고자 우리의 힘을 모아달라 하시는 것이야. 다시 출사를 하게..
사내 : (고개를 가로젓는데)
민정호 : 잘 생각해 보게.. 이렇게 산야에 묻혀 혼자 병기만 개발하는 것이 능사인지
그것이 진정 자네가 바라는 것인지 또 오겠네.
씬19 서당 안
서너명의 아이들을 놓고는 천자문을 가르치고 있는 선비..
씬20 서당 밖
민정호가 무릎을 꿇고는 얘기를 하고 있다.
민정호 : 또 올 것입니다. 스승님께서 제 뜻을 받아 주실 때까지 올 것입니다.
씬21 일각
무술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
한켠에 남자가 서있고..
민정호 역시 그를 설득하고 있다.
씬22 주막
민정호와 정운백이 앉아있다.
정운백 : 나으리의 뜻은 알겠으나 저는 양반도 아닐뿐더러 조정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민정호 : 조정이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을 지언정 백성이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것에는
관심이 있으시겠지요?
정운백 : ......
민정호 : 그러니 힘을 보태달라는 겁니다. 전의감이나 혜민서 활인소 심지어는 내의원까지
오겸호 제조대감의 손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정운백 : ......
민정호 : 다재헌 있을 때 그들의 부정을 보았다 들었습니다.
정운백 : ......
민정호 : 그런 것이 다 백성에게 해가 되는 짓이 아니겠습니까?
정운백 : ......
민정호 : 도와주십시오!
정운백 : (조용히 술을 한잔 마시는데)
씬23 주막 앞
덕구와 덕구처가 걸어가고 있다.
덕구처 : 간을 어떻게 하라고?
덕구 : (싫어서) 빼라고
덕구처 : 쓸개는?
덕구 : 빼라고
씬24 최판술네 집 마당
덕구와 덕구처.. 들어오자마자..
마당에 짐을 나르고 있는 상황을 보더니.. 집사와 행수에게 달려가..
덕구처 : 아니 이런 일이 있으면 저희들을 부르시지 않구요.
집사 : 또 왔는가?
덕구처 : 또 오다뇨? 저희를 그냥 한 식솔처럼.. 식솔이 그러시면 하인처럼 생각하시라니까요.
집사 : 에이 참..
행수 : 그런다고 대방나으리께서 다시 궁(宮)에 술을 대게 해주실 리가 없다는데 왜 자꾸 이러는가?
덕구처 : 그런 거 안 바랍니다요. 그냥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겁니다. 안그래? 여보?
덕구 : ......
덕구처 : 안 그러냐고?
덕구 : 그렇다고!
하고는 덕구.. 짐을 나른다.
덕구처, 같이 나르는데.. 나르고 나니..
행수 : 거기가 아닐세.
덕구처 : (덕구에게) 아니래잖아.
덕구 : (입을 삐죽이며 다시 들고 가고)
들고 가는데..
최판술이 필두를 데리고 나온다. 덕구처, 조르르 달려간다.
덕구처 : 나오셨습니까? 대방어른
최판술 : (보는데)
필두 : (보는데)
덕구처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장금이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걔가 그냥 어느 날 와서는 눌러 산겁니다. 저희도 피해잡니다.
최판술 : (그냥 나가는데)
덕구처 : (따라가며) 그러니 화를 푸시고 기방(妓房)과 궁(宮)에 다시 술을 댈 수 있게..
최판술 필두를 데리고 휙 나가버리면
덕구, 뒤에다 대고.. 주먹을 먹인다.
덕구처, 그걸 보고는 째려보고..
씬25 주막 앞
덕구와 덕구 처.. 투덜대며 오고 있다.
덕구 : 되지도 않을 일은 그만 두자고!
덕구처 : 안돼.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 더 안돼.
덕구 : ......
덕구처 : 그 정도 했으면 돌부처도 돌아앉겠구만..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하는데.. 주막에서 나오는 민정호와 정운백을 만난다.
덕구 : 나으리!
민정호 : 예.. 안 그래도 뵈러 가려던 참입니다.
덕구 : 예? 왜요?
민정호 : 장번내시 영감을 뵜는데.. 전하께서 아마 대령숙수의 보양식을 찾으셨답니다.
옛 술맛도 그립다 하시구요.
덕구 : 예?
덕구처 : 예? 허면?
민정호 : 예.. 아마 연통이 갈겁니다.
덕구 : (순간 덕구처를 본다)
덕구처 : (덕구를 보더니)
덕구 : (보며) 간?
덕구처 : 다시 넣어
덕구 : 쓸개는?
덕구처 : 넣어!
하더니.. 덕구와 덕구처.. 다시 최판술네 집으로 간다.
씬26 최판술네 집 마당
아직도 짐을 나르며 분주하고.. 집사 행수 있는데..
덕구와 덕구처 들어오더니..
아까 날랐던 짐을 다시 제자리로 갔다 놓는다.
집사.. 뭐하는 짓인가 보는데..
덕구와 덕구처.. 다시 집 뒤의 도랑으로 간다.
덕구처 : 여기 도랑, 우리가 치워준 거야? 메워!
덕구 : (깨끗이 치워진 도랑에 흙을 덮고 있는데)
집사 : 자네들 뭣 하는 짓인가?
덕구처 : 보면 모르십니까?
행수 : (상황을 모르고 와서는) 자네들 기방에는 술을 대게.
덕구처 : 예?
행수 : 궁은 내가 어찌 할 수 없고 기방은 내 말씀드렸더니 그러라 하셨네.
덕구 : (메운 흙을 어찌해야하나)
덕구처 : 다시 치워!
덕구 : (다시 치운다)
집사와 행수는 그런 둘을 뭐 하는 건가 보고..
씬27 기방
오겸호, 박부겸, 최판술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박부겸 : 안 그래도 눈엣가신데 민정호가 사헌부 집의가 되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최판술 : ......
오겸호 : 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 김치성이나 민정호 모두 왜구와 여진을 토벌한 공으로 승차된 것이니..
최판술 : ......
오겸호 : (최판술에게) 자네가 애들을 시켜 잘 감시하도록 하게..
최판술 : ..예. (금영이 때문에 표정은 복잡하고)
씬28 덕구네 집
민정호와 덕구가 흙을 나르며 뭔가를 하고 있다.
덕구 : 양반께서 어찌 방구들 놓는 일 같은 걸 하십니까?
민정호 : ..아닙니다.
덕구처 : 방구들 놓는 일이라 하시는 건가? 장금이가 앞으로 기숙할 방이니까 하시는 거지.
덕구 : (그런가 하고 민정호를 보면) ?
민정호 : (민망하고)
덕구 : 아무튼 이제 일도 예전처럼 하게되고 장금이도 다시 돌아오고 정말 좋습니다.
덕구처 : 근데 정말 의녀가 되긴 되는 거야? 이렇게 미리부터 안 만들어도 되는 거 아냐?
덕구 : 무슨 소리! 장금이가 안하면 몰라도 하면 잘하지! 모르긴 몰라고 1등 일걸세..
안 그렇습니까? 나으리?
민정호 : 그렇죠.
씬29 의녀교육장 앞
방이 붙었는데..
신비를 제외하고 모두 불통으로 써있다.
아이들.. 웅성거리며 놀라고 있고..
장금은 경악스러운 표정인데..
이때.. 익필이 지나간다.
초복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우리는 그렇다치고 지난번 약재시험에서 장금이가 제일 잘한 거 아냐?
장금 : .....
조동 : 아무리 맘에 안 들어도 그렇지 우리 보는데서 본 시험은 어쩔 수 없으니까 대통을 주고
약재구분시험은 우리가 안 본 거라고 불통을 주냐요?
수련1 : (장금에게) 너 약재구분 못해?
장금 : ......
조동 : 그럴 리가 있어요? 그냥 찍힌 거라니까요. 그런 일 많아요.
수련2 : 그래도 그렇지! 이제 불통 하나만 더 받으면 장금이는 떠나야하잖아? 잘하는데..
장금 : ......
초복 : 그나저나 신비는 누구야?
조동 : 신비 쟤잖아?
하고 모두들.. 신비를 보면..
늘 자신감 없어하며 그리 눈에 띄지 않던 아이다.
초복 : 쟤는 나보다도 더 못하는 애잖아. 근데 왜 쟤만 통이고 우리는 몽땅 불통이야.
조동 : 그런 거라니까요..
하며 아이들.. 모두 신비에게 몰려가는데..
장금은 어딘 가로 간다.
씬30 교수 집무실
익필이 혼자 있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익필 : (장금을 보며) 왜?
장금 : 저는 약재시험에서 대통이었습니다. 헌데 왜 약재구분시험에서 불통이 된 것입니까?
익필 : 네가 쓴 답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장금 : 저는 모두 잘 구분하여 썼습니다.
익필 : 그건 네 생각이고.
장금 : 나으리..
익필 : ......
장금 : 저는 꼭 의녀가 되고싶습니다.
익필 : 그런데?
장금 : 제게 의원의 기본 품성이 없다 하셨습니다.
익필 : ......
장금 : 가르쳐주십시오. 무엇입니까? 갖추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갖추겠습니다. 무엇입니까?
익필 : 너는 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두려움이 없어. 난 그 두려움이 의원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장금 : ......
익필 : 잘못 시술했을 때 얼마나 큰 결과가 오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장금 : 아닙니다. 저도 그런 두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시침공부를 했을 때 스승님에게 잘못 침을 시술하여 스승님을 위태롭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익필 : 그런데도 깨달은 바가 없다. 넌 정말 의원이 되어서는 안될 아이다. 겸손도 없어.
장금 : 나으리!
익필 : 관비로 살기 싫어 의녀가 되려나본데.. 더 험한 꼴 당하지 말고 그만 두거라.
장금 : 나으리! 편견이십니다.
익필 : ..편견이라?
장금 : 나으리! 어떻게 해야합니까?
익필 : ......
장금 : 제가 어떻게 해야 저를 의녀로 만들어주시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제게 불통을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익필 : ......
장금 : 가르쳐주십시오! 차라리 벌을 주십시오. 반성하겠습니다.
익필 : 그럴 필요 없다.
장금 : ..동무들의 빨래를 훈련기간 내내 모두 하겠습니다. 청소도 밥도 다 제가 하겠습니다.
익필 : ......
장금 : 아니 이번 교육기간에 안 된다 하시면 그 다음 번에도 또 그 다음 번에도
나으리의 화가 풀리실 때까지 제가 의녀가 될 때까지 또 다른 걸 시키시면 그것도 하겠습니다.
뭐든 하겠습니다. 제발 의녀를 만들어주십시오. 제발 화를 풀어 주십시오.
익필 : ......
장금 : .....
익필 : 나는 네게 화가 나지 않았다. 첫 번째 불통도 두 번째 불통도 모두
네가 의원이 될 자격이 없기에 불통을 준 것 뿐이야.
장금 : ......
하고는 익필은 나가는데..
남은 장금.. 부당하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
씬31 훈련장 외각
아이들이 신비를 둘러싸고는 따지듯 얘기하고 있다.
신비 : 정말이야! 난 정말 그렇게만 썼어.
초복 : 그게 말이 돼? 겨우 스물 몇 개 자세하게 아는 대로만 썼는데
너는 통이고 우리는 몽땅 불통이란 말야?
신비 : 정말이야!
장금 : (나와 일각에서 보고있고)
초복 : 솔직히 얘기해봐.. 너 신익필 교수 나으리랑 아는 관계지?
장금 : ......
초복 : 아니면 뭐 드렸니?
신비 : 아니야.
장금.. 그냥 어딘 가로 간다.
씬32 처소
들어오는 장금.. 아이들의 옷을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들어오는 아이들..
수련1 : 내 옷은 왜?
장금 : 빨아드릴게요
초복 : 내것도?
장금 : 응.
조동 : (얼른 챙겨서 주며) 이 것도?
장금 : 그래 다 맡겨! (악에 받쳐) 앞으로 빨래고 청소고 밥이고 다 내가 할 테니까.. 너희들은 공부해.
하고는 나가는 장금
보는 아이들..
초복 : 쟤 왜 저러는 거니?
조동 : 신익필 교수나으리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거지 뭐예요.
씬33 우물가
장금이 혼자 빨래를 한다.
그리고는 360경혈을 외운다.
장금 : 족소음신경 중충 노궁 대릉 내관 간사 극문 곡택 천천 천지
손이 시려운지 손을 호호 분다.
씬34 주방
장금이 혼자 많은 밥을 하고 있다.
밥을 하면서도 외우고 있는 장금
씬35 처소 안
아이들은 안에서 열심히 외우고 있는데..
장금이 혼자 청소를 하고 있다.
씬36 약수터
혼자 이불빨래를 하고 있다.
익필은 수련생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있다.
허나 익필은 손이 시려 호호 불며 빨래를 하는 장금에게는 시선도 두지 않는다.
씬37 우물 가(밤)
설거지 한 것을 들고는 가는데 익필과 마주친다.
장금 : ......
익필 : (싸늘하게) 의원은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괜한 짓 마라. (하고는 가버린다)
장금 : ......
씬38 처소(밤)
아이들 동인(銅人:한의대에서 혈穴자리 가르칠때 쓰는 구리로 된 인형.
잘못된 혈자리에 침을 꽂으면 물이 나온다고 함)을 놓고는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친 장금이 들어온다.
초복 : 야.. 이현욱 나으리께서 너 찾았어.
장금 : 왜?
초복 : 그게..
조동 : 이제 너 이런 고생 안 해도 돼. 얼른 가봐. 우리도 갔다왔어.
장금 : .....?
씬39 교수 집무실(밤)
장금이 들어가면 이현욱이 있다.
장금 : 나으리 부르셨습니까?
이현욱 : 그래 그동안 아이들은 잘 가르쳤느냐?
장금 : ..예.
이현욱 : 듣자하니 너같이 총명한 아이에게 신교수가 불통을 두 개나 주었다고?
장금 : .....
이현욱 : 그런 편파적인 사람이 있나?
장금 : ......
이현욱 : 그건 걱정 말거라! 내가 모두 지워줄 수 있다.
장금 : 정말입니까?
이현욱 : 그래 그건 걱정말고 내일은 아침부터 수련생 모두 호판대감 댁으로 가야겠다.
장금 : ..예?
이현욱 : 내일 호판대감댁에 큰 연회가 있다. 너희들이 와 흥을 돋우워 줘야겠어.
장금 : ..(당황) 허나.. 내일부터는 실습이 있어..
이현욱 : 그까짓 게 뭐 대수라고..
장금 : ......!
이현욱 : 사대부들의 연회에 기녀를 쓰지 말라는 전하의 어명이 있어 할 수 없이 너희들이 가야겠다.
물론 의녀도 기녀로 차출하지 말라는 말씀은 있었으나 관행이 어디 쉬이 없어지는 것이냐?
장금 : ......
이현욱 : 그러니 내일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오너라.
특히나 너는 글도 꽤 알아 대감께서 좋아하실 것이다.
장금 : .....
이현욱 : 나가보거라
장금.. 나온다
씬40 처소(밤)
장금.. 들어온다.
초복 : 모두 오래?
장금 : ..응.
초복 : 지난번처럼 몇 명만 부르시지 이번엔 왜 다 오래?
장금 : 내일 실습은 어떡하고?
조동 : 지금 실습이 중요해? 괜히 안나갔다가 무슨 불이익을 당하려고?
수련1 : 그럼 어차피 우린 관빈데 뭐 안 하던 것도 아니고..
조동 : 그럼 원래 의녀라는 게 말이 의녀지 연산조 때부터는 거의 기녀였잖아.
지금 전하께서는 그러지 말라고는 하셨다는 데두 한번 기녀로 쓰던 양반들이 그렇게 하나..
장금 : ......
아이들은 모두 돌아서며..
수련1 : 그럼 오늘밤은 얼굴이나 예쁘게 단장해야겠네.
조동 : 아주머니까지요?
수련1 : 그럼 나는 뭐 여자 아닌가?
조동 : 단장한다고 되실까요?
초복 : 너는, 너는 뭐 괜찮고?
조동 : 저는 사로잡는 비법이 있죠
초복 : 비법?
조동 : 그럼요 내가 있던 경상감영에서는..
하고 조동이 뭔가 거짓말을 하는 분위기인데..
장금은 혼자 생각에 잠긴다. 그 위로..
이현욱 : (E) 듣자하니 너같이 총명한 아이에게 신교수가 불통을 두 개나 주었다고?
이현욱 : (E) 그건 걱정 말거라 내가 모두 지워줄 수 있다.
이현욱 : (E) 내일 호판대감댁에 큰 연회가 있다. 너희들이 와 흥을 돋우워 줘야겠어.
익필 : (싸늘하게 E) 의원은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괜한 짓 마라.
고뇌에 빠지는 장금..
씬41 처소마당(새벽)
장금이 어두운 얼굴로 빨래감을 들고 나온다.
씬42 우물가(새벽)
장금이 아무 생각없이 빨래를 하는 듯 하다.
그러나 그런 장금의 얼굴위로..
한상궁 : (E) 궁으로 가 있을게.
장금 : (E) 궁으로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의녀가 될겁니다. 의녀가 될거예요.
익필 : (E) 넌 의원이 되어서는 안되는 아이다. 의원이 될 기본 품성이 없어.
점점 장금의 빨래방망이질이 빨라지고.. 역시 그위로..
익필 : (E) 점수와 관계없이 불통이 세 개면 떠나야한다.
현욱 : (E) 내가 그 불통 두 개를 지워줄 수도 있다.
한상궁 : (E) 장금아! 나 궁(宮)으로 먼저 가있을게.
수련1 : (E) 관비가 그런거지 뭐
익필 : (E) 불통!
장금.. 점점 빨라진 빨래방망이를 휙 집어던지고는 어딘가 로 가는데..
장금의 눈에는 눈물이 글성인다.
씬43 처소 밖(낮)
수련생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장금이 온다.
씬44 교육장 밖
오는 익필.
씬45 훈련장 안
들어오는 익필.
놀라는 표정.
익필.. 앞을 보면.. 장금이 있다.
서로 바라보는데..
이때.. 신비가 들어온다.
장금.. 신비를 본다. 신비도 장금을 보고..
신비 : 송구합니다..
익필 : ......
신비 : 아이들이 모두 이현욱 교수나으리의 부름에 가느라..
익필 : ......
신비 : 말려도..
익필 : 따라들 오너라! 오늘부터 사례시료공부를 할 것이다.
씬46 혜민서 병사중 하나
세명의 병자가 누워있다
익필과 장금.. 신비가 있는데..
익필 : 관형찰색을 하거라
장금 : (얼굴색을 살피고.. 배를 눌러보는등 진단을 하고) 얼굴이 누렇게 뜨고.. 배가 몹시 불러오고..
팔다리가 마른 것이.. 기창입니다.
익필 : 맥을 짚어보거라!
장금 : (맥을 짚더니) 견맥입니다.
익필 : (신비에게) 너도 짚어보거라
신비 : (장금이보다 한참을 짚는다) 견맥입니다.
익필 : 관형찰색은?
신비 : (역시나 장금이보다 훨씬 세세하게 여기저기 다 눌러보는데)
병자 : 아.. 좀 그만 누르세요.. 아픕니다.
신비 : 송구합니다.. 제가 잘 몰라서..
익필 : 모르겠느냐?
신비 : 예.. 저는 잘 몰라.. 바로 진단하기가..
익필.. 그런 신비를 보고는 옆의 병자에게 간다.
익필 : (장금에게) 보거라..
장금 : (관형찰색과 맥등을 짚어보는데) 옆의 병자와 증상이나 맥이 모두 같습니다. 기창입니다.
익필 : 너는?
신비 : (쩔쩔매면서 계속 진맥만 하는데)
병자2 : 무슨 진맥을 그리 오래 하십니까? 아픈 사람을 가지고!
신비 : (더욱 자신이 없어져 못하고)
익필 : 서두를 것 없다. 병명을 알고 처방을 하는데 며칠이나 필요하겠느냐?
신비 : ..열흘..
장금 : ......
익필 : 허면 열흘의 말미를 줄 것이다. 세명의 병자를 열흘동안 살피고
그들의 병명과 정확한 약화제를 만들어 내오너라. 그것이 너희의 다음 시험이다.
신비 : 하지만.. 장금이는 이미 진단을 하였습니다.
저 때문에.. 일부러 말미를 그리 길게 주시면 아이들이 또 오해하여..
익필 : 장금이는 신비가 진단을 할 동안 여기 병자들을 간병하고 빨래와 몸을 닦아주도록 하거라
장금 : ......
신비 : ......
하고는 익필은 나간다.
장금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왔는데도 태도가 변하지 않는 익필이 원망스럽다.
신비 :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장금 :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니니?
신비 : 응.. 나도 왜 나으리께서 내게만 호의적이신지 몰라.
장금 : ......?
신비 : 그나저나.. 너.. 이현욱 교수나으리 부르시는데 안 가서 어떻게?
장금 : ..너는?
신비 : 나야.. 뭐.. 원래.. 잘 못하니까.. 떨어져도 할 수 없지만.. 너는 잘하잖아.
장금 : ......
신비는 다시 병자들을 하나씩 보기 시작한다.
신비가 또 여기저기 누르자 병자들이 화를 내고..
신비는 송구합니다.. 송구합니다. 하면서 진맥하고..
장금은 그런 신비를 본다.
씬47 혜민서 앞
수련생들이 모두 와있는데..
익필이 막아서고는 못 들어가게 한다.
익필 : 어딜 들어오려는 게냐?
초복 : 하지만.. 나으리.. 저희는 이현욱 교수나으리께서 부르셔서 할 수없이..
익필 : 난 그런 자세로 의술을 배우는 자들은 필요 없다! 모두 돌아가거라!
또한 앞으로 내 수업에도 시험에도 들어올 것 없다.
수련생들.. 발을 동동 구르고..
씬48 교수 집무실
익필이 있는데.. 이현욱이 들어온다.
이현욱 : 내가 따로이 부른 수련생들에게 수업도 시험도 볼 필요 없다 했다면서?
익필 : 제 수업에 관한 한은 제 권한입니다.
이현욱 : 뭐야?
익필 : 이미 의녀들의 기녀차출은 의녀교육에 크게 해가 된다하여 나라에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현욱 : ......
익필 : 헌데 어찌 사사로이 수련생들을 기녀로 부르십니까?
이현욱 : 뭐라? 네가 지금 나와 벼슬이 같다하여 감히 중인의 의원 따위가 나를 책망하는 것이냐?
익필 : 이건 신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녀의 교육을 맡고있는 교수는..
이현욱 : 자네는 그렇게 철저하여 사람을 죽였는가?
익필 : ......
이현욱 : 의관들이 하도 간청을 하여 그냥 그 일을 덮었으나
엄연히 이판대감 댁 마님을 돌아가시게 한 것은 자네야.
자네가 오진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 허망하게 가시지는 않았을 거야!
익필 : ......
이현욱 : 윗분 대감들의 아량으로 이 일이라도 하고 있으면 제 분수를 알아야지!
어디서 양반들이 하는 일에 나서는 게야? 나서기를!
의녀 따위나 가르치는 일이 뭐 대단한 거라고..
익필 : ......
이현욱 : 이 일이라도 해서 살고싶거든 내 말 잘 듣게!
익필 : ......
씬49 혜민서 다른 병사
장금이 빨래통을 들고는 오다가..
혜민서 의녀들이 병자들을 진맥하는 것이 보인다.
장금이 눈여겨 보다가는.. 의녀들이 나가자..
살짝 들어가.. 병자들의 얼굴을 닦아주는 듯 하더니.. 맥을 짚어본다.
의녀가 말한 것과 같고.. 다른 병자들까지 모두 진맥을 해본다.
씬50 혜민서 병사(사례진단할 병자들 있는 곳)
장금이 대야를 들고와서는 병자들을 닦아주는데..
신비는 아직도 병자를 데리고는 씨름을 하고 있다.
신비 : 배가 아프면 오른쪽이 아프십니까? 왼쪽이 아프십니까?
병자1 : 왼쪽? 아니다 오른쪽인가? 에이 몰라!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신비 : 예 송구합니다. 제가 배우느라 그런 것이니 도와주십시오.
장금 : (그런 신비를 보고)
신비 : 주로 언제 아프십니까?
병자1 : 그야 뭐 시도 때도 없는데.. 실은 우리 시어머니만 뵈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배가 더부룩해지고
신비 : (열심히 적는데)
병자1 : (느닷없이 울며) 어머님께서 나를 너무 미워하셔서는
하며.. 흐느껴 울기 시작하고..
신비는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장금은 얼른 다가와서는
장금 :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하며 다독인다)
신비는 미안하고 민망하고..
씬51 혜민서 밖
익필이 또 수련생들을 막고 서있는데..
이현욱이 나타난다.
익필 : ......
이현욱 : 들어가거라!
수련생 : (눈치를 보는데)
익필 : .....
이현욱 : 들어가라는데!
수련생들.. 얼른 들어가고..
남은 익필과 이현욱..
이현욱 : 내가 한 말 새겨듣게. (하고는 가버리면)
익필 : (참담한 심정이다)
씬52 혜민서 병사
이제 병사1은 울음을 그친 상태인데..
이대.. 초복과 조동.. 수련1이 들어온다.
신비 : 왔어요?
초복 : 이분들이야?
장금 : 예.
하면.. 초복과 조동등이 병자들을 진맥하는데..
신비는 이번엔 병증이 같았던 두 번째 환자 곁에서 또 눌러보고.. 만져보고 한다.
보는 장금..
신비 : 배가 언제부터 부풀어오르셨어요?
병자2 : 글세.. 한 일년쯤 됐나?
신비 : (적는다 그러다가는 병자2의 옆에 있는 작은 봉지를 본다 열어보는데) 소금이네요?
장금 : (세번째 병자의 얼굴을 닦아주다가는 소금이라는 말에 본다)
병자2 : 응.. 그냥 심심할 때 아주 조금씩 먹으려고.
신비 : (또 적는다) 또 다른 거 드시는 건 없어요?
병자2 : 글쎄..
장금 : (어느새 다가와) 찻잎이요 찻잎 드시지 않아요?
병자2 : 비싸 그렇지 입에서는 아주 땡기지..
신비 : (장금을 보고)
장금 : 흙은요?
병자2 : 아이구! 내가 흙 먹는 건 어떻게 알아? 안 그래도 남편한테 혼나는데..
신비 : (장금을 본다)
장금.. 그제서야.. 뭔가 깨달은 듯한 얼굴이고..
조금전에 병자1이 울었던 상황을 떠올리고..
신비가 소금봉지를 열어보던 것을 떠올린다.
신비 : 왜?
장금 : 신교수 나으리 말씀이 맞아..
신비 : 무슨 소리야?
장금 : 나는 건방져!
신비 : ......
장금 : 정말 미안한데.. 네가 적은 것 좀 같이 볼 수 있을까?
신비 : 그야 어렵지 않지만 별 도움이 안 될거야.. 아무거나 다 적어놓아서.. (하고는 주면)
장금.. 신비가 적은 것을 보며..
병자들의 진맥을 처음부터 다시 아주 신중하게 하기 시작한다.
얼굴엔 반성의 빛이 가득한 채로..
보는 신비..
씬53 교육장
수련생들 모두 앉아있고..
장금과 신비.. 초복.. 조동.. 수련1이 앉아있다.
익필 : 너희들이 본 세 병자의 처방을 말하거라.
초복 : 첫 번째 병자와 두 번째 병자는 배가 몹시 불어오고 팔다리가 마른 것이.. 필경 기창이었습니다.
하여 분신기음을 처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조동 : 세 번째 병자는 가슴이 답답하면서 마구 뛰고 배가 아프고 붓는 것이 심통이었습니다.
수련1 : 처방을 000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익필 : (신비와 장금에게) 너희도 그리 생각하느냐?
초복 : ......
조동 : ......
신비 : 첫 번째 병자와 두 번째 병자는 분명 맥과 증상이 같았습니다.
장금 : 허나 다른 병인 듯합니다.
모두 : ......
신비 : 첫 번째 병자는 팔다리가 마르고 배가 불러오는 것이 분명 창만이었고..
더구나 시어머니 얘기만 나와도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 분명 칠정울결(자막:스트레스)에 의한
기창이었습니다. 하여 분신기음을 쓰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장금 : 허나 두 번째 병자는 첫 번째 병자와 똑같은 증상과 맥임에도 불구하고..
배를 깊이 눌러보았을 때 단단한 덩어리같은 것이 미세하게 잡혔고
첫 번째 병자가 가슴과 배가 같이 부풀어오른 것과는 달리
두 번째 병자는 배만 부풀어올라 있었습니다.
또한 소금과 찻잎 흙을 먹으려고 하는 것이 뱃속의 벌레에 의한 고창입니다. 소고탕을 써야하고
신비 : 오히려 증상과 맥이 완전히 달랐던 심통병자인 세 번째 병자는 칠정울결로 인한 것이어서
첫 번째 병자와 같은 분신기음을 써야합니다.
장금 : 첫 번째 병자와 두 번째 병자는 병이 같아 보이나 원인과 처방이 완전히 다른 동병이치이고
첫 번째 병자와 세 번째 병자는 병이 달라 보이나 원인과 처방이 같은 이병동치의 병자였습니다.
모두 : ......
익필 : 어찌 알았느냐?
장금 : 신비가 알아냈습니다.
신비 : 아닙니다. 저는 잘 알지 못하여 병자들에게 묻기만 했을 뿐
원인과 처방을 알아낸 것은 모두 장금입니다.
장금 : 그래서 신비가 알아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저의 얄팍한 지식에 기대어 겸허한 마음으로
병의 완전한 모습을 보려하지 않고 너무 건방지게 너무 가벼이 보려했습니다.
허나 신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익필 : ......
신비 : ......
초복 : ......
조동 : ......
장금 : ......
익필 : ..난 아직도 네가 진정 깨달았는지 알 수가 없다.
장금 : ......
익필 : 지금 다시 이 자리에서 약재 구분시험을 보겠다. 모두 종이를 펴거라!
모두.. 웅성대며.. 종이를 펴고..
익필 : 약재와 독재를 아는 대로 구분하여 쓰거라
이번에 틀리면 3불통으로 의녀 교육에서 탈락되는 사람이 이 자리에 한 명이 있다
장금 : ...
익필 : 그게 누군 지는 당사자가 알 것이다
신비 : ...
초복 :
조동 :
장금 : ..
모두.. 다시 붓을 들고는 시험을 치르는데..
진지하게 붓을 들고 쓰는 장금의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