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소도 모스트스럽게!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실은 곳,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올 가을 뭇 여성들의 마음을 홀려버린 재기발랄 로맨틱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시청자들과 아쉽고도 따뜻한 이별을 했다.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의 달달한 로맨스도 여심을 녹였지만, 누구와도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따사로운 촬영지 역시 화제다. 멋지게 변모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르는 낭만을 찾아 떠나보자.
성준과 혜진이 함께 앉아 있었던 강문해변 벤치
그녀의 손길이 그에게 닿았던 곳, 지혜의 숲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인 혜진(황정음)과 성준(박서준)이 스치듯 스치지 않은 곳. 하지만 시간차로 함께 발견한 책 한 권을 통해 그들의 인연을 암시한 공간이 있다. 극 중 사내도서관으로 소개된 이곳은 성준의 미팅 장소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바로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지혜의 숲이다.
지혜의 숲 입구. 어마어마한 서고의 높이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왼쪽/오른쪽]자유롭게 책을 보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 / 방문자가 하루 종일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
나지막하면서도 특색 넘치는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책장나무숲에 들어온 듯하다. 무려 8m라는 높이를 자랑하는 서가에 눈에 휘둥그레질 정도. 하지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종이향을 따라 내부를 걷다보면 이보다 더 매력적인 도서관을 찾을 수 있을까 싶다.
[왼쪽/오른쪽]게스트하우스 지지향 라운지의 모습 / 맛도, 가격도 만족스러운 레스토랑 ‘노을’의 런치세트
묵직한 침묵을 자랑하는 여타 도서관들과는 다르다. 엄마가 아이 곁에서 동화책 한 권 소곤소곤 읽어줄 수 있는 자유로움이 흐른다. 살짝 출출하다면 카페 <인포떼끄>에서 가벼운 음식도 있으니 함께 즐겨보자.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지혜의 숲을 이루고 있는 3개의 관 중 1관에는 레스토랑 ‘노을’이 운영되고 있다. 주중에는 착한 가격에 맛까지 매력적인 런치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책과 함께 나른한 1박2일을 보내고 싶다면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을 이용해보자. 24시간 운영하는 3관이 있으니 긴 하룻밤 책바다에 빠져 지내기 딱이다.
그가 그녀를 알아본 곳, 강문 해변
외로운 배 닻줄을 풀어 정자 위에 올라가니 /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가 거기로다./ 조용도 한 경포의 기상 넓고도 아득한 동해의 경계 / 이보다 갖가지 다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 홍장고사를 떠들썩할 만하다 하리로다. - 송강 정철 ‘관동별곡’ 중에서
송강 정철 선생은 ‘관동별곡’에서 16세기 당시 강릉 ‘강문교’(현재 솟대다리) 주변을 ‘갖가지 다 갖춘 곳’이라는 표현으로 얼마나 수려한지를 표현했다. 이 문구가 적혀있는 안내판 뒤로 보이는 쪽빛 바다가 바로 성준이 혜진에게 처음으로 달달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곳이다. 잡지 화보 촬영 답사를 위해 가져간 그의 카메라 프레임 속을 가득 메운 그녀와, 그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 그의 모습처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바닷가가 바로 강문교 남쪽에 위치한 강문 해변이다.
[왼쪽/오른쪽]사진찍기 좋은 예쁜 구조물들이 설치되어 있는 강문해변 / 아름다운 쪽빛을 지닌 강문해변의 모습 시시각각 빛이 바뀌어 더 아름다운 솟대다리의 야경
경포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 경포해변과는 달리 아담하고 조용해 혼자 사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드라마 속 모스트지의 화보 컨셉이었던 '혼자만의 여행'에 딱 들어맞는 곳. 드라마에서 보았던 예쁜 구조물들도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어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사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1박을 할 수 있는 일정이라면 한밤의 강문해변을 찾아보자. 강문해변과 경포해변을 연결하는 솟대다리의 야경이 일품이다.
[왼쪽/오른쪽]이국적인 가게의 모습 / 대표 메뉴인 베이컨모짜렐라버거
강문해변만 만나고 오기 아쉬운 이들에겐 초입에 위치한 수제버거집 ‘폴앤메리’에서의 한 끼를 추천한다. 바닷가와 수제버거.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이색 조합이지만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소문이 자자하다. 대표 메뉴는 버거에 모짜렐라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베이컨모짜렐라버거. ‘비주얼 깡패’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알찬 모습에 놀라지 말자. 육즙이 꽉 찬 패티와 쫄깃하고도 풍부한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맛은 더욱 더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그와 그녀의 떨림을 간직한 곳, 두물머리
주말에도 일하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준비한 따끈한 도시락, 그리고 프로포즈를 하겠다는 고백만으로도 황홀한데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이 ‘심쿵’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녹였다. 시청자들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곳이자 사진 동호인들이 최고로 뽑는 출사지인 두물머리다.
고요해 보이는 두물머리의 환상적인 모습
예전엔 ‘두머리’라 불렀던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줄기가 만나 합쳐지는 양수면 양수리 일대를 이야기한다. 1973년 팔당댐이 생기기 전까진 강원도에서 물길 따라 서울로 오가던 사람들이 하루 머물다 가는 포구였다. 하지만 찻길이 생기는 대신 뱃길이 막혔고, 그렇게 포구로서의 생명을 다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다른 곳에선 찾을 수 없는 환상적인 풍광을 보기 위해서다. 하늘과 맞닿은 파란 물빛, 국내 유일 조선장인 김귀성씨가 건조한 황포돛배, 그리고 높이 30m, 둘레 8m를 자랑하는 400여 년의 느티나무가 어우러져 특유의 진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덕분에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광고, 웨딩 등 다양한 촬영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왼쪽/오른쪽]두물머리에서 사진찍기 가장 좋은 곳. 주중에도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린다. / 두물머리를 스케치하고 있는 화가
새벽녘에는 두물머리의 황홀한 일출을 찍기 위해 전국의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바위에 새겨져 있는 소개말에 ‘두물머리 새벽 하늘에 신비롭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셨는지요.’ 라고 소개되어있을 정도. 두물머리의 물안개 낀 멋진 새벽이 궁금하다면, 다가오는 주말 이른 데이트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여행정보
지혜의숲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문의/예약 : 031-955-0082
강문해변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352
문의/안내 : 종합관광안내소 033-640-4414
양평 두물머리
주소 :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1리
문의/안내 : 양평문화관광 031-773-5101
1.주변 음식점
다이닝 노을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 스테이크, 파스타, 리조또 / 031-955-0070
폴앤메리버거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350번길 33 / 수제버거 / 033-653-2354
왕의짬뽕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로 305-2 / 짬뽕 / 031-774-0091
2.숙소
이브텔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446 / 031-944-0335
베니키아 경포비치호텔 : 강원 강릉시 강문동 303-4 / 033-643-6699
아리아펜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장계곡길 33 / 031-771-003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백나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