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 하루전 금요일 회사는 하루 쉬기로 하고 준비한 것들을 차에 실고
충주를 향한다.
오전이라 날씨가 참으로 좋다.
진정한 봄이란 이런거야.. 마음속 가득 행복이 담겼다.
내려가는 내내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내일 체육대회는 참으로 좋은날에 이루어 지겠구나 생각이 가득했다.
계주의 장애물인 몸빼 바지도 특별히 준비하고 편을 나누는 색팀복도 6가지 색을 준비하고..
충주서 또 친구들이 다 준비를 했고 단체복도 주황색 옷으로 잘 준비 되었고..
이벤트 회사, 책자, 여러가지가 잘 준비 되었다.
모든 문서는 노란색 결재판을 구해서 준비를 했다.
기수별 접수장부, 심판용문서, 선서, 각종 모든 장부를 그림처럼 준비를 했다.
저 노란 결재판속에 들어갈 문서를 한 두번 수정 한것이 아니다.
대진표를 한 두번 수정 한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랬다. 안내책자를 만드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들었나?
찬조를 받는과정은 또 얼마나 힘들었고
단체복을 결정 하기는 또 얼마나 힘들었고.. 모두 충주 친구들이 아니었음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무실에 매일 매일 출근해 지키고 있었던 성봉이 친구..정말 고맙다.
정이.명숙이 친구의 헌신적인 노력도 고맙다. 그 둘이 아니었음 참 힘들었을 것이다.
찬조협찬을 위해 뛰었던 문환이도 고맙다.
동창회장 현기는 무어라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충주 친구들..외부에서 와준 친구들.. 그들이 있어 우리는 체육대회를 준비 할 수 있었다.
충주에 오전에 도착해서도 이것 저것 준비를 한다.
경품권도 추가로 200건 더 출력 해서 그것 자르고..서류 준비하고..
경품 상품도 챙기고...
현기와 나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나가서 이벤트회사의 준비를 도운다. 이날은 위치 확인이다.
천막 위치확인..만국기 위치확인..각종 경기도구 확인..
성기가 침대 어디서 침대 매트리스를 가져와 운동장을 손본다면서 차에 매달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데
먼지만 잔뜩나고 효과는 별로다 그러나 성기는 줄기차게 끌고 다녔다.
현수막도 다시 걸고..7시 동창회..친구들이 하나 둘 와 준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많은 친구들이 와 있다.
40여명은 모인듯 하다.
내일의 경기에 대해 설명하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오늘 부터 내일 대회 끝날 때 까지는
술을 먹지 말아 달라고 한다... 그러나 술 부탁은 애시당초 의미가 없었다.
총동창회를 끝내고 저녁식사자리..동창 장금옥친구가 하는 두부 전문점에서 식사..
42명이 왔다. 여기서 모두 술로 회포를 풀고 '술은 적게' 라는 부탁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ㅎ 내맘 같지 않다.
술을 그렇게 먹어도 다들 내일 지장이 없을 것임을 믿는다.
잠자리는 모텔을 잡았다.
환경이 바뀌었고 코고는 친구..잠이 오지 않는다.
두어시간 뒤척이다 간신히 잠이 들었는데..2차 갔던 친구들이 들어와 떠드는 소리에 다시 잠이 깨었다.
피곤하다..
현철이..성수..이친구들아 잠좀 자자..잠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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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울렸다.
도원이 였다.
"성철아 비온다" "비가 와?" 하며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주룩 주룩 내린다.
시간을 보니 5:30여분..
머리가 아파온다.
어제의 화창한 봄 날씨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어제 성기의 매트리스 먼지는 뭐였단 말인가..
먼 충주 남산에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도로는 젖고 빗소리는 요란하다.
4년을 준비 했는데.. 내 마음속의 방망이질 소리는 더 크게 둥둥 거린다.
어쩌지?..
비가 내리는데 어쩌지?
일기예보에 비가 조금 오긴 온다고 했는데.. 금요일 날이 너무 좋아 안 올거라 믿었는데
마음은 공황 상태가 된다.
현기가 전화르 해 왔다.
운동장으로 오라고.. 해서 불이나게 달려 갔더니..
이벤트회사에서 와서 천막을 치고 있다. 어제 맡은 교단창고 키로 창고를 열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지만
당최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싸리꽃 향기는 어쩌고 개나리 그 예쁜 모습은 어쩌라고
이렇게 줄기차게 비가 내리는가?
날은 밝아 오고 시간은 흐르고 현기와 나는 그래도 맘속에 그만 그치길 바라면서 이것저것 준비를 한다.
아직 개회식을 하기는 4시간이나 남았다..오전 10시이니.. 그 사이에 그치겠지..
천막에 각 기수별 표식을 달면서 옷이 비에 흥건이 젖어 온다.
책상에 묻은 물끼를 닦아 내며 접수석을 준비하는 마음이 외롭다.
작년때도 이렇게 비가 내렸는데 이것보다 더 많이내렸는데..
이게 무순 일이란말이냐..
작년 기수(49회)가 토요일로 체육대회를 하기로 밀어 붙였다는데
그래서 토요일이 되었다는데..작년기수에 이어 올해 우리때도 이렇게 비가 내린다.
천막에 고인 물을 밀쳐 내며 튀어지는 물에 나의 마음까지 모두 젖는다.
동창친구들이 하나 둘 도착하고..그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이 더욱 슬프다.
기수별로 비어 있는 천막이 또 슬프다.
11시가 다 되어서..한시간이나 늦게 개회식을 시작했다.
사회자는 비가 오니까 각 기수별 천막에서 한다고 했는데..
동문회 사무국장이 그럴 수 없다..며 운동장으로 나오기를 요청했다.
그래서 각 기수별로 운동장으로 나오는데 그 독려도 어렵다.
우리 친구들은 비가 오니 그 준비로 비니루를 사오고 또 우의를 사오고 나름 준비를 또 한다.
개회식은 김성운 친구의 사회로 진행되고..내빈소개..인사말..
아래에서는 이제 어떻게 하지?
비가 오지 않는다면 바구니 터트리기를 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바구니 터트리기를 할 수도 없고(운동장에 비가 흥건~~히 고여 있는데..)
어쩌지?..당최 슬프기만 하다.
이명숙친구가 힘자랑 쌀들기를 진행 하자고 한다.
운동장이 젖어 있으니 우리 50회 25명이 나가서 쌀을 들고 있고 선수들에게 전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해서 그렇게 진행 하기로 결정 하고
사회자에게 알렸다.
비는 조금 약해 지는 느낌이고 안내 방송을 하니 각 기수별로 여러여성분들이 나오셨다.
쌀을 10Kg 준다고 하니 많이 나왔다.
일일히 각 기수를 확인하고 해야 하는데 비가 내리니 그냥 나온사람 기수 따지지 않고
25명 채워서 경기 시작..
의외로 열기가 대단했다.
승부의 기질들을 모두 한자락씩 가지고 있었다.
5분이 넘어가고 10분이 넘어가고..결국 47회 선배 선수가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