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갈수록 대화면화·고화질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프로젝터만큼 박력 있는 대화면을 즐기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프로젝터는 100만원 내외의 돈만 들이면 손쉽게 100인치 크기의 화면을 만들 수 있는 데 반해 TV는 그 1/4 크기인 50인치 화면 제품을 구입하는 데 100만원 정도가 들기 때문이다. 또 최근들어 프로젝터도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속속 출시되기 시작했고,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프로젝터는 가격이 계속 내려가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여기에 캠핑장 등에서 이용하기 좋은 배터리 내장 포터블 프로젝터 시장이 새롭게 성장하며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제2의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편집자 주>
프로젝터를 쓰는 이유? 100인치급 대화면 구현이 가장 큰 목적
TV가 점점 커지면서 이제 47~55인치 크기의 TV를 구매하는 이들이 제법 많아졌다.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은 60~77인치급 TV를 구입해 “프로젝터 부럽지 않다”고 얘기하곤 한다. 확실히 TV가 커지니 영상이 시원시원하고 좀 더 몰입감도 커졌다. 여기에 일반 풀HD급 해상도(1920x1080 픽셀, 약 207만 화소)의 TV보다 4배 더 선명한 UHD급 해상도(3840x2160, 약 830만 화소)를 지원하는 고급형 TV가 쏟아지듯 줄줄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TV는 대형화·고선명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고 있다.
그런데 TV 시장의 이 같은 변화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확실히 TV 화면이 커졌고 영상은 더욱 선명해졌지만 그와 함께 가격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소형·풀HD TV 때보다 가격 상승이 적은 것 같지만 화면은 훨씬 크게 만들 수 있지만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프로젝터 시장과 비교했을 때에는 역시 비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65인치 고급 TV의 경우 소비자가격이 600만~1200만 원에 달한다.
▲150인치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애니메이션 장면. TV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크기다.
반면 프로젝터는 투사 거리와 줌에 의해 화면 크기가 변화하기 때문에 ‘큰 화면=비싼 가격’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오히려 풀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프로젝터의 판매가격이 해가 갈수록 낮아져 100만 원대 초반이면 꽤 우수한 사양의 프로젝터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풀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프로젝터도 초기 출시 당시에는 1000만~2000만 원을 호가했으나 현재는 더 밝고, 더 명암비가 높고, 더 선명한 제품을 1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으니 오히려 TV보다 더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이처럼 프로젝터 구입 가격이 낮아지자 강당, 학교, 회사 등에서 프로젝터 구매가 크게 늘어 프로젝터 B2B 시장은 급성장하게 됐다. 여기에 고무된 프로젝터 제조사들은 빼앗긴 거실 디스플레이 자리를 되찾기 위해 TV와 견주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가정용 홈씨어터 프로젝터를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아웃도어 시장 성장과 함께 조명 받는 ‘포터블 프로젝터’
프로젝터 하면 흔히들 어두운 집 안에 고정시킨 채 스크린에 비추는 모습을 떠올린다. 영화관의 풍경이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프로젝터들은 광량을 높이고 색 정확도를 강화해 충분히 밝은 환경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터 크기를 줄이면서 아예 고용량 배터리를 내장해 야외에서도 2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프로젝터가 다수 출시되며 새로운 프로젝터 감상 문화를 만들고 있다.
▲캔 음료 무게와 비슷한 LG전자의 경량 포켓 프로젝터 'PV150G'(사진=LG전자)
▲배터리가 내장된 소형 프로젝터는 미니 삼각대에 연결해 천장에 투사하기 편리하다.(사진=LG전자)
눈에 띄는 대표 제품은 LG전자의 미니빔TV ‘PV150G’다. 동글동글한 디자인에 2시간 재생 가능한 배터리를 갖추고도 무게가 270g 수준이다. 또 이 제품은 USB, MHL, HDMI, 미라캐스트, 와이다이(Wi-Di) 등 다양한 유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해상도가 WVGA급으로 낮지만 실 구매가격이 30만 원대에 불과해 구입 부담이 덜하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천장에 애니메이션을 투사해 아이의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할 수도 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 솔루션도 초소형 피코 프로젝터 ‘레이요 i5/i8’을 예약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237g으로 더욱 가벼우며 iOS/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기기와 연결할 수 있어 야외에서의 사용이 더욱 편리하다. 또 작은 본체 안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해 별도 스피커 없이도 생생한 소리를 함께 재생할 수 있다. i5와 i8 모두 야외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배터리를 갖췄다.
100만 원이면 고성능 풀HD 프로젝터 구입 가능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은 벤큐, 옵토마 등의 DLP 방식과 소니 독자 방식인 SXRD, 그리고 엡손 등이 채용한 3LCD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들 업체는 홈씨어터 입문자들을 겨냥한 100만 원대의 풀HD 프로젝터부터 고성능/높은 가격의 하이엔드 프로젝터까지 다양하게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100만 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고화질과 다양한 편의기능까지 모두 갖춘 벤큐의 W1070+, W1080ST+ 프로젝터
DLP 프로젝터 업체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벤큐 프로젝터는 올해 W1070+와 W1080ST+ 2종을 출시했다. W1070+는 실 구매가 100만 원 초반의 홈씨어터 프로젝터지만 2D 키스톤 기술을 적용해 측면에서도 왜곡 없는 영상 투사가 가능하고 특히 2.5m 거리에서 100인치 대화면을 만들 수 있어 거실이 아닌 작은 방에서도 대화면 홈씨어터 룸 구축이 가능하다. 여기에 MHL 포트가 탑재돼 스마트폰에 있는 콘텐츠를 간편하게 재생할 수 있고 6분할 6배속 듀얼 RGB 컬러 휠과 벤큐 독자 기술인 ‘브릴리언트 컬러’로 매끄럽고 풍성한 색상을 재생할 수 있다.
100만 원대 초반으로 100인치 영상을 선명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은 프로젝터의 장점이다. 물론 여기에 스크린을 추가로 구입해야 하지만 프로젝터 구입 시 패키지로 구입하면 단품으로 구입할 때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4K 프로젝터도 가격 사정권에 진입
풀HD 해상도로 부족하다 생각한다면 좀 더 고해상도인 4K 프로젝터를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4K 프로젝터는 소니 제품이 유일하다. 소니는 실 구매가 2000만 원대 고사양 제품인 VPL-VW1100ES와 900만 원대 중급 제품인 VPL-VW500ES, 그리고 700만 원 상당의 보급형 모델 VPL-VW300ES를 출시했다. 모두 최대 해상도 4096x2160의 ‘리얼 4K’ 프로젝터다. 고사양 프로젝터인 만큼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이 4K 프로젝터의 경쟁모델은 55인치 UHD TV가 아니다. 최소 77~110인치 TV와 견줘야 할 만큼 압도적인 해상력과 영상미를 자랑한다.
▲소니의 보급형 4K 프로젝터, VPL-VW300ES(사진=소니코리아)
소니 프로젝터 외에 엡손도 고해상도 프로젝터 ‘EH-LS10000’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한 첫 프로젝터로, 1500안시루멘의 밝기와 7만대 1의 명암비를 제공한다. 엡손은 추가로 어두운 장면에서 광원을 꺼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는 ‘앱솔루트 블랙(Absolute Black)’ 기능도 제공한다.
‘EH-LS10000’는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한 만큼 초기 부팅 시간이 기존 프로젝터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또 풀HD 해상도 패널을 탑재했지만 픽셀의 이동 정밀도를 높이는 '4K 인핸스먼트(Enhancement)'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강력한 업스케일링을 적용해 4K 해상도 수준으로 영상 선명도를 높여준다. 가격은 1000만 원 선이다.
이 외에도 파나소닉도 하반기에 리얼 4K 프로젝터 출시를 준비 중이며, 내년도에는 더 많은 4K 프로젝터들이 출시되며 가격 인하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