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화 교수 <고려의대 내과>
70년대 후반 비결핵 호흡기 임상 활발
80년대 진료과목 독립-중환자실 활성화
90년대 환경성 폐질환-폐이식 분야 관심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이지만 결핵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의 질병양상은 사회 환경 경제학적 변화에 따른 생활수준의 변화, 기호습관의 변화에 따라서도 변한다. 또한 전문분야의 발전과 독립(호흡기 내과), 의료제도의 변화에 따라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호흡기 질환의 최근 30년간의 동향을 연대별로 나누어 조망코자 한다. 폐결핵은 호흡기 질환 중 큰 비중을 차지해 왔으며 호흡기학을 탄생시킨 가장 중요한 호흡기질환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해방과 한국 전쟁 이후의 극심한 사회적 환경의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핵 유병률 및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경제적 발전과 사회환경의 개선으로 결핵은 크게 감소되었다. 결핵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하므로 본 항목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1970~1980년대
1970년 초반부터 1980년 중반까지는 각 대학에 호흡기 질환을 전문 으로 진료하고 연구하는 호흡기 내과가 독립하여 발전하면서 호흡기 영 역에서의 진료 및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1977년에는 국가의료 보험제도의 시작과 점진적인 확대 개편으로 의료전달체계의 변화가 생 겼고,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이 훨씬 용이해 졌다. 폐결핵에서 비결핵 호 흡기 질환으로 호흡기 내과의 질병 양상이 변하는 시기로서, 비 결핵 분야가 결핵 분야를 추월하는 시기였다. 전통적인 감염성질환인 폐렴, 그 후유증인 폐농양, 기관지확장증, 지역적이긴 하나 폐디스토마도 중요한 감염성 폐질환이었다.
경제여건의 개선으로 흡연 특히 궐연 이용이 보편화되고,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흡연으로 인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이 점차 발생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만 해도 폐암은 흔하지 않았고, 전형적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도 많지 않았다. 탄광부 진폐증을 비롯하여 직업성 폐질환과 특정 간질성 폐질환도 일부 의료센터에서는 중요한 질병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천식이 소아를 비롯하여 성인에서도 중요한 호흡기 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으나 전반적으로는 특별한 질환으로 취급되고 완치가 안되는 질환으로 인식하여 대증적인 치료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호흡기 질환의 진단과 연구방법에서도 조직생검을 비롯하여 기관지내시경 특히 굴곡성 기관지내시경이 널리 보급되면서 폐암의 진 단이 용이해졌다.
1980~1990년
각 대학이나 종합병원에서 호흡기내과가 전문 진료과목으로 독립하여 자리를 잡게 됨에 따라 연구인력과 전문 의료인력이 증가하고 학술활동 도 본격적으로 활발해진 시기이다. 폐기능 검사가 보편화되고, 면역학적 검사, 수면 생리학 검사가 가능해지고, 영상진단에서도 단순 방사선 검 사에서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의 도입으로 새로운 호흡기질환이 알려지 고 다양해 졌다.
젊은 교수들이 대부분 외국의 저명 의과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연구경 력을 쌓고, 연구실, 실험실이 확충되면서 학계의 수준도 크게 향상되고 세계적인 연구동향에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세계학회의 참가 기회도 많 이 주어지고 많은 논문이 국제학회에서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을 비롯하여, 급만성 호흡부전과 중환자 치료에서 호흡관리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중환자 의학이 호흡기 의사 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종합병원에는 중환자 치료실(ICU)이 독립되고, 많은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수면다윈검사가 가능해 지면서 수면이상과 연관된 폐질환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것도 이 시기이다.
1990년대 이후
90년대에는 호흡기질환은 더욱 다양해지고 질병의 유형도 선진국과 비슷하게 변하였다. 천식의 병태생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천식관리 라는 새로운 개념의 전략으로 많은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고 장기적인 치료 및 교육을 통하여 관리하려는 노력은 환자수의 급증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하였다.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와 높은 흡연율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를 크게 늘렸고 이 역시 새로운 세계적인 치료전략 이 논의되면서 치료가 표준화되고 있다.
폐암은 한국에서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암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등장하였고, 폐암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흡연과 간접흡연 이 모두 중요한 건강 문제로 인식되면서 금연 치료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였다.
폐렴도 전통적인 원외 폐렴 환자뿐 아니라, 면역상태가 저하 된 환자들 - AIDS환자, 면역억제제 사용자, 암환자등 - 에서의 폐렴이 중요 질환으로 등장하였다. 특발성 폐섬유증, 유육종증등 간질성 폐질환 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진단이 되고,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중환자의학은 인공호흡기의 발전과 호흡관리의 개선으로 폐쇄된 중환자 치료실의 설립이 증가하면서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비롯하여 다양한 폐실질의 질환의 말기에 발생하는 저 산소성 만성 호흡부전에 대한 치료로써 장기 산소 요법과 호흡 재활치료가 새로운 관심 분야로 등장하고 있다. 폐이식 수술도 새로운 대안으로 말기 폐질 환 치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호흡기 분야의 질병양상은 크게 변하여 왔으며 전통적 인 감염성 폐질환과 함께 만성 질병이면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큰 만 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폐암 등이 중요 호흡기 질환이 되었다. 대기 오 염을 비롯하여 환경의 중요성이 중시되면서 환경성 폐질환에 대한 관심 이 높아 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