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조류의 광합성 활동의 결과 선캄브리아대 말(약 6억년 전)에는 공기 중의 약 10%가 산소로 채워지게 되었다. 현재 지표
부근의 대기 중 산소가 차지하는 부피가 21%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산소가 거의 없었던 지구에는 큰
변화였다. 증가된 산소는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하여 그 일부가 오존이 되고, 이 오존이 대기의 상층을 덮는 오존층이 되어 많은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태양의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게 된다. 이에 따라 생물이 급증하면서 영양분과 서식지에 대한
경쟁이 심해진다. 고생대 초까지 물 속에서만 살던 조류들이 육상으로 생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녹조류의 육상진출
 생물이 물속에서 살면 편리한 점이 많다. 우선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되고, 온도의 변화가 크지 않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살 수 있다. 또, 부력으로 인해 중력을 거슬러서 이동하거나 성장하기 쉬우며, 생물체에게 중요한 요소인 물을 얻기 쉽다.
때문에 육지에 산다는 것은 이 모든 장점을 포기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생물이 육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강한
자외선, 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환경에 견디면서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갈조류
가 뿌리, 줄기, 잎으로 분화된 듯 한 복잡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육상 진출에 유리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육상 생활에
먼저 도전을 했다고 추측되는 종류는 구조가 단순한 녹조류다. 그 이유는 녹조류의 표면에는 큐티클층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즉, 체내의 수분 증발을 막아 건조한 환경에도 견딜 수 있게 해주고, 몸을 지탱해 주는 규티클층이 육지 생활의 필수조건을 충족
시켰기 때문이다.
한편, 대기 중의 오존량이 현재와 거의 같아져 식물이 상륙할 수 있게 된 것은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서 실루리아기에 이르는
시기로 여겨진다. 실루리아기(약 4억3500만년 전~4억1000만년 전)가 끝날 무렵에는 양치식물의 일종으로 생각되는
쿡소니아(Cooksonia)가 육상에 등장했다. 실루리아기 말에 번성했던 작은 식물인 이 쿡소니아는 줄기 안에 물과 양분이 이동
하는 통로인 관다발을 가진 최초의 식물로 1937년 영국에서 보고되었다. 작고 원시적인 식물이었던 쿡소니아지만 황량한 육지에
뿌리를 내리고 진화해 가면서 다른 동물과 식물들이 육지에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던 식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