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형도 천안함 상병입니다. TV 뉴스에서 천안함 실종자 명단에 형 이름이 보도되는 것을 보고 (정)범구형은 아니겠지 했는데, 형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친척들은 다 눈물바다입니다.”

경기 평택 포승중학교 본관 2층에 마련된 천안함 추모 게시판에 붙여 놓은 사연들을 학생
들이 읽어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천안함 승조원 정범구 상병의 사촌 동생 안한빈(1학년) 군이 자신이 다니는 평택 포승중학교 본관 2층 교무실 옆 천안함 장병 추모 게시판에 구구절절한 사연을 올려 학생 및 교직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안 군이 쓴 작은 메모지에는 “지난 15일 밤 10시 뉴스속보에 우리 형 시신을 찾았다는 뉴스를 봤다. 실종 20일 지나서 찾았다”면서 “유가족분들, 사체 찾지 못하셨다고 울지 마시고 믿음을 가지세요. 찾을 수 있다고!”라고 적어 보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이 학교 천안함 추모 게시판은 원래 학생들이 자기 소원을 적어 붙이는 ‘소원을 말해 봐’ 코너를 천안함 사건 이후 학생회에서 지난 16일 추모용으로 바꿨다.
천안함 희생자 36명의 시신을 수습한 다음날이었다. 가로 120㎝, 세로 80㎝의 게시판에 ‘천안함에서 전사하신 장병들, 당신들은 대한민국 영웅입니다’라는 팻말을 붙이자 익명의 추모 쪽지가 100여 개 붙었다.
며칠 만에 전교생 400여 명 중 25%가 넘게 참가했으며, 2함대 소속 자녀가 7명이 다니고 있지만 희생자 가족은 없다.
박솔미(3학년) 양은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이 걱정스럽다. 한빈이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다”면서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이 꼭 천당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함대와 포승중학교는 2007년 자매결연해 학교 향나무 축제 때 부대장이 방문하고, 졸업식 때마다 부대장상을 수여하며 활발히 교류해 왔다.
김영수(56) 교감은 “학생회에서 지난 20일부터 학생을 비롯, 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성금을 모으고 있다”면서 “일정 금액이 모이면 전액 천안함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김용호 yhkim@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