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쉽게 풀이를 하자면 “서로 같이 살자”는 말이다.
너 좋고 나 좋고, 서로 좋자는 얘기다.
요즘 들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어지간한 찻집과 술자리에 가면 “대아해운의 여객선 교체 운항설”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화두의 대상이다.
주민 대부분은, 이번 대아해운의 여객선 교체 운항설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3시간 20분의 운항시간도 지겨운데, 여기에 1시간이상을 더 어떻게 타느냐? 그렇게는 타지 못하겠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대아해운의 주장은, 여객선이 한 시간 가량 늦어지는 반면에, 화물칸도 더 넓어지고, 주민들이 좀 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200석을 더 늘여 주민석을, 완전 확보 제공토록 하겠다는 얘기다.
그런데, 주민들의 이러한 반대를 예상을 하면서 까지, 이렇게 운항하려는 대아해운의 의도는 무엇일까?
무언가 득이 있다는 얘기다. 봉사단체도 아닌, 민간기업이 이윤을 얻으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럼 이유가 무엇일까?
항간에, 비싼 기름 값으로 인해, 묵호 노선은 적자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것을 믿으려 하는 주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각설하고,
대아해운의 입장에선, 85년부터 18년 동안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유일한 독점노선으로 많은 부를 축적해왔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강원도의 건설회사 기반의 만만찮은 자본력을 가진, 씨스포빌이라는 회사가 해운업에 뛰어들었고,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선 것이다.
운영 초기, 경쟁사인 대아해운의 경계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씨스포빌은 별무리 없이, 지난 2년간 여객선을 잘 운영해냈고, 현포항으로 또 다른 여객선의 취항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아해운에서, 이러한 씨스포빌의 자본력과 운영능력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판단이 된다. 정말 제대로 된 경쟁회사가 들어선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대아해운에서는 자체정비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실을 다지자는 얘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원감축도 생각을 해야 하고, 좀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계산기도 더 두드려 보았을 것이다.
고민 끝에, 연구를 해낸 것이 썬플라워2호의 교체운행인 모양이다.
“1시간 10분 운항시간을 연장하는 대신에, 200석의 좌석을 더 만들어 주민들에게 확실한 주민표를 보장하겠다.”
사실 요지는 이거다.
결국 지금껏 보장을 해주던, 울릉주민표 할당(180장~250장)이 부담으로 작용을 했다는 얘기다. 200명의 관광객을 더 태우면, 그에 대한 부가가치가 더 생기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거기에다 울릉주민들의 생활권이 포항이다 보니, 각종 생필품 수송은, 거의가 포항에서 공급이 된다보면 된다. 수십 년을 거래해오던 상인들이 거래처를 바꾼다는 것도, 수월치가 않을 것을 감안해보면,
화물칸이 큰, 썬플라워2호는 묵호항에 맞는 여객선은 아니라고 본다. 이래저래 화물칸도 크고, 주민전용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용공간이 있는, 썬플라워2호가 묵호보다는, 포항노선에 더 적격이다 판단이 되었을 것이다.
필자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이번 썬플라워2호의 묵호노선의 투입계획은, 대아해운측의 판단미스로 파악이 된다.
현재 주민들은 해운법에 있어 잘 모르는 부분도 많이 있다.
“장사가 안 되면 장사 안하면 될 거 아니냐?”
“항만청에서는, 왜 포항노선을 독점으로 운영하게 하느냐? 다른 업체에도 허가 내줘라”
“대아해운은 영업이 힘들면 하지마라. 운항해줄 해운업체는 천지다”
단순하게 이렇게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욕먹을 각오하고 한마디 해본다.
울릉주민 99.99%가 반대를 한다고 생각을 하고, 0.001%의 단 한명의 소리라 생각하고, 그냥 한번 들어줬음 한다.
대아해운이나 씨스포빌이나 울릉주민들에겐 하나의 동업자라 볼 수 있다.
수십, 수백억원의 자본을 투입해, 울릉도에서 영업 이익을 창출하러 온 기업들이고, 또 이 기업들로 인해, 주민들이 예전보다,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희망도 있고, 지금까지 상행위를 하며 살아왔다.
두 기업이 좀 더 많은 돈을 벌면, 더 많은 투자를 해서 좀 더 큰 배를 가지고 올 것이고,
수익이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없다면, 자연 배가 적어질 것이고, 공격적인 투자도 줄어들 것이다. 그에 대해 당연히 주민들의 수익도 줄어들 것은 뻔 한 이치다.
시쳇말로,
관광입도를 꿈꾸는,
우리 주민들이 좀 더 크게, 넓게 보고,
이 두 기업이 자유롭게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싶다. 우리에겐 두 기업 모두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최대한 이들이 영업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이들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이해를 하고 지원을 해준다면,
이 두 기업 또한, 울릉주민들을 위해 지금보다 나은, 많은 부를 창출해 주리라 믿는다.
큰 나무 밑에 그늘이 크다고, 전국에서 가장 큰 여객선을 우리도 한번 가져보자.
기업하기 좋은 울릉도의 조건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다.
어느 시골의 버스처럼..
국가가 도로는 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회사에서 수익이 없어, 배차시간을 줄여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울릉군발전연구소장 배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