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물탕(八物湯)
인삼 4.5g 백출 4.5g 백복령 4.5g 감초 4.5g 숙지황 4.5g 백작약 4.5g 천궁 4.5g 당귀 4.5g
처방해설
팔물탕은 보약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 중에 하나이다. 과로나 질병, 영양결핍 등으로 기혈(氣血)이 모두 허해졌을 때, 또는 허약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했을 때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운이 없거나 피로하거나 근력이 달리는 등 기혈부족으로 인한 여러 증상과 질환에 활용하는데, 사군자탕의 보기(補氣), 건비(健脾) 작용에 사물탕의 활혈(活血), 조혈(造血) 등 혈액을 생성하고 순환을 돕는 작용과 자윤을 공급하는 작용이 더해져 있어 기운이 없으면서 동시에 자윤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 사용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피곤하거나 기력이 달린다고 할 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허약이 바탕이 되었다고 판단될 때 사용한다.
그러나 매우 연약하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부적합할 수 있다. 이는 점액성이 높은 숙지황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복용하면 소화불량(消化不良), 곤권(困倦), 신중(身重)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활투침선을 보면 허약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에 사용함을 알 수 있다. 종류별로 나누어 본다면 일반적인 허약 증상으로 음양허(陰陽虛), 자한(自汗)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으며, 부인질환에는 산후음탈(産後陰脫), 산후변비(産後便秘), 풍질(風疾), 섬어(譫語), 유산(遺産), 자학(子瘧)이 있으며, 소아질환에는 감질(疳疾), 해로(解顱)가 있고, 그 밖에도 염창(臁瘡), 유옹(乳癰), 혈림(血淋) 등이 있다.
먼저 허약 증상으로 음양허(陰陽虛)를 살펴보면, 음양(陰陽)이란 막연한 용어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기(氣)와 혈(血)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허약해졌을 때 보기제(補氣劑)와 보혈제(補血劑)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한(自汗)은 계지탕의 자한(自汗)처럼 갑자기 났다가 중단되는 땀이 아니라 평소에 땀이 많이 나는 형태의 자한(自汗)이다. 특히 허약한 상태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경우에 팔물탕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보중익기탕, 옥병풍산, 당귀보혈탕 등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기혈(氣血)이 부족하고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땀이 나는 경우에는 팔물탕을 사용한다.
부인질환을 살펴보면, 음탈(陰脫)은 산후에 기력이 약해져 자궁이 이완된 채 수축되지 않는다거나 일시적으로 수축되었다가도 대소변을 보기 위해 쪼그려 앉았을 때 탈출되는 증상이다. 대부분 허약으로 인해 조직의 신축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나타는 증상이므로 기허증상이 심할 때 사용하는 보중익기탕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기혈(氣血)이 부족한 경우에는 팔물탕을 사용한다. 산후변비에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체력이 약해져서 장의 운동성이 급격히 떨어져 대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이다. 이럴 때 팔물탕을 복용하여 전체적인 기력을 돋우어 주면 대장의 기능도 활성화되어 변비가 치료된다. 풍질(風疾)은 허약이 심하거나 과다한 출혈로 인해 뇌빈혈이 생겨 발생하는 증상으로 팔물탕으로 허약을 보강해 주어야 한다. 또 유산이 반복되거나 유산징후가 있을 때, 허약이 원인이라면 팔물탕을 사용할 수 있다. 섬어(譫語)는 풍질처럼 산후허약으로 인해 헛소리를 하는 증상이다.
소아질환을 살펴보면, 감질(疳疾)은 일반적으로 소화기장애가 원인이므로 보통 비아환을 사용하지만, 소화기장애가 심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허약이 심하여 성장이 부진한 경우에는 팔물탕을 사용한다. 해로(解顱)는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숨골이 닫히지 않는 것으로 허약이 심하다는 증거이다. 이럴 때 몸을 보강하는 다양한 처방이 있을 수 있겠지만 팔물탕도 그 중에 하나이다.
염창(臁瘡)은 경골(脛骨)이나 발목 부위에 창(瘡)이 생기는 것으로 요즘에는 하지의 정맥울혈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직립동물이므로 체력이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느려져 말초로 내려간 혈액의 일부가 제때 심장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하지에 울체될 수 있다. 따라서 직업적으로 오래 서 있는 사람이거나 과로, 음주과다 등이 겹쳐지면 혈관의 신축력이 떨어져 혈액이 울체되고 염창이 발생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처방으로는 자신보원탕, 가미십전탕, 십전대보탕 등이 있는데, 팔물탕도 여기에 속한다. 팔물탕을 유옹(乳癰)에도 사용하는데, 유옹이 발생했을 때 거담제(祛痰劑)나 청열제(淸熱劑)를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으나 허약이 심한 경우에는 팔물탕 같은 보약을 사용하여 질병에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간접적으로 염증을 치료해야 한다. 이외에도 팔물탕은 객혈(喀血), 혈림(血淋), 소변불통(小便不通), 주상(酒傷), 휴식리(休息痢) 등 다양한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허약한 상태에서 발생되었거나 잘 낫지 않을 때이다.
처방구성
처방구성을 보면 사군자탕(인삼,복령,백출,감초)에 사물탕(숙지황,천궁,작약,당귀)을 합방하였다. 인삼은 중추신경계에 대한 흥분작용과 억제작용이 있는데, 흥분작용이 보다 강하다. 또한 뇌의 혈액공급과 산소공급 능력을 높이는 작용이 있으며, 강심작용이 있어 심장의 수축력을 강화한다. 이외에도 부신피질호르몬의 합성과 분비를 자극하여 항스트레스작용을 나타낸다. 백출은 수분과 전해질 배출을 촉진하고 장운동을 조절하며, 백복령은 소화기 내의 수분정체를 해소하고 면역증강작용을 한다. 감초는 소화관 평활근에 작용하여 경련을 억제하며 위점막을 보호하는 항궤양작용을 한다.
숙지황은 여러 종류의 당류와 아미노산, 기타 미량원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이 포함되어 있어 조혈작용을 한다. 백작약은 평활근의 경련을 억제하며, 중추신경의 흥분을 억제하여 진통, 진경, 진정작용을 한다. 천궁 역시 관상동맥과 말초혈관을 확장하여 하지와 심금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정유성분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진정작용을 나타낸다. 당귀는 항혈전작용을 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철분결핍에 의한 빈혈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처방비교
쌍화탕과 비교하면 두 처방 모두 기혈(氣血)을 보강하며 보약으로 빈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쌍화탕은 작약이 주약이므로 보기(補氣)작용보다는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 혈행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더 강하다. 이는 근육 속에 혈관이 포함되어 있어 작약으로 근육의 신축력을 높여주면 혈행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쌍화탕은 근육통에 많이 사용한다. 반면 팔물탕은 근육통보다는 피로, 곤권 같은 전체적으로 허약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사용한다.
십전대보탕과 비교하면 보약으로 기혈(氣血)을 보(補)한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십전대보탕은 팔물탕에 황기, 육계를 더한 것으로 황기를 통해 보기(補氣)작용이 증가되고, 육계를 통하여 온열(溫熱)작용이 증가되었다. 인체의 기능은 일반적으로 체온이 떨어지면 저하되고 체온이 올라가면 항진되므로 몸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온열성 약재를 사용하면 기능이 증가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십전대보탕은 팔물탕보다 더 허약하고 허냉한 상태에 사용한다. 비율을 정하는 것은 무리지만 보기(補氣)작용에 기준을 둔다면 팔물탕이 ‘8’이고 십전대보탕은 ‘10’ 정도 된다.
삼출음과 비교하면 두 처방 모두 사물탕과 사군자탕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출음은 사물탕에 복령이 빠진 육군자탕이 포함된 처방으로 태아가 자라면서 임산부의 방광을 압박하여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사용한다. 반면 팔물탕은 임신 중이나 산후에 발생하는 허약 증상에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治 氣血兩虛
① 一名 〔八珍湯〕 ② 虛淋 加黃芪 虎杖根 黃芩 牛膝
〔活套〕 子瘧日久 倍蔘熟 加柴胡 條芩 砂仁 ③ 汗多 加桂枝 黃芪 防風 ④ 頭痛 加天麻 細辛
〔活套針線〕陰陽虛(虛勞) 自汗(津液) 半産(婦人姙娠) 陰脫(婦人産後) 風疾(婦人産後) 譫語(婦人産後) 子瘧(婦人姙娠) 便秘(婦人産後) 解顱(小兒) 疳疾(小兒) 臁瘡(諸瘡) 煩渴(癰疽) 乳癰(乳) 咳唾喀血(血) 血淋(小便) 不通(小便) 酒傷(內傷) 休息痢(大便) 上氣逆氣(氣)
〔적응증〕빈혈, 위약, 식욕부진, 전신쇠약, 불임증, 병후쇠약, 피로, 졸음, 현훈, 신중, 요통, 부종, 월경통, 대하, 무기력, 임신빈혈, 손 감각이상, 원형탈모, 우울증
-출처 새로보는 방약합편, 동의학연구소편.
팔물탕의 적응증
허약한 사람의 피로, 무력감, 식욕부진, 이명, 병후회복, 빈혈, 저혈압, 다리에 쥐가 나는 경우, 저림, 신경통, 신경염, 혈뇨, 월경과소, 희발월경, 과다월경, 빈발월경, 불규칙월경, 월경통, 사춘기 지연, 무월경, 일과성 대뇌, 허혈성 발작 및 관련 증후군, 기타 뇌혈관 질환, 기타 급성 허혈성 심장 질환, 기타 심장성 부정맥, 악성 신생물의 대증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