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1일 (토)
아침부터 검은 먹구름이 가득 하늘을 덮었는가 싶더니 금새 빗 줄기가 되어 많은 비를 뿌렸다.
어제 이사한것이 참 다행스럽고 감사했다.
중부지방에 계속되는 폭우 소식에 행여 우리 이삿날에 비가 오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구름낀 맑은 날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했다.
좁다란 집에 짐을 푸니 발디딜 틈도 없는 창고 같다.
남편과 쉼없이 치웠지만 좀처럼 줄어 들질 않는다. 다행히 수납 공간을 많이 만들어 놔서 빈 공간 마다 채우니 그 많던 살림이 제 위치를 찾아가 정돈되어 마음까지 정리되는 것 같아 홀가분 해졌다.
종일 일하는 동안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강한바람이 시원하고 고마웠다. 열린 문 밖으로 강물이 흐르고 누렇게 익은 벼 이삭이 고개숙인 들녘과 푸른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울산까지는 10분 남짓 걸리는 도심 가까이 인접해 있는 곳에서 매일 자연을 벗 삼아 살수 있음을 또 감사했다.
어린시절 산과 들을 놀이터 삼아 시골에서 자란 남편은 고향을 떠나 살아온 세월이 수십년 되었건만 늘 어린시절의 푸른 자연을 가슴에 품고 꿈꾸며 살아왔는데 매일 강물과 산과 들을 보고 살게 되었다.
늘 우리와 함께 하시며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인도하여 주심을 감사드린다.
2010년 9월 15일 (수)
수요예배를 드리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열차를 이용해 부산에 가기 위해 남편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남창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옛시골역에는 시골스런 가을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맨드라미, 백일홍, 키큰 해바라기, 코스모스, 봉선화, 연꽃등이 가지런히 피어 있고 외고산 갖가지 옹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시골역 풍경이 정겹고 포근했다.
종착역 부전역까지 한시간의 기차 여행을 기대하며 무궁화호 열차에 오르니 차안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이사하느라 피곤했던가 차창 밖의 숲을 보며 잠시 졸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송정해변과 해운대 해변이 눈안에 들어왔다.
완행 열차를 타고 오랫만에 옛추억을 잠시 돌아 볼수 있게 하심을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