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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난 것이 올해로 42년이오.
젊은이들은 참 길고도 긴 세월이라고들 하겠지만
바람처럼 지나간 느낌이라오.
때로는 어머니로, 때로는 친구로 아내로,
또 때로는 나의 조력자로
긴 세월 내 곁을 지켜준 당신.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정말로 좋은 것, 참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나를 이해해주기 바라오.
이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거요.
그것이 몇 년이든 며칠이든 우리 괘념치 말자구요.
그저 매일 함께 쌀을 씻어 밥을 짓고
마주보고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행복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사람,
당신의 예순여덟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칠십이 넘어서 철든 남편이 드립니다.
‘칠순의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글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처음 이 글을 봤을 때..
미사여구 없이 담백한 이 편지글이
어찌나 진실 되게 다가오던지.. 가슴이 짠했어요.
이 편지의 실제 주인공이신 할머니는
편지를 다 읽으신 뒤 주름진 눈꼬리가 촉촉이 젖으셨고,
부부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있었다고 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일처럼,
계절이 가고 오는 일처럼..
함께 사는 일도 그렇게 당연하다고만 여겨
고마운 줄도, 기쁜 줄도 모르고 살진 않으신가요?
너무 늦게 철들지는 마세요.
후회는 언제나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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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원본>
당신의 생일에 씁니다.
세월이 참 많아 흘렀소.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이란 것을 꾸렸소.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으로 살아가는 일에 많이 서툴렀던 것 같아요.
나는 늘 세상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치열하게 살았어요.
그것이 가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여겼어요.
그런 나를 바라보며 당신은 늘 마음 한구석에 작은 외로움을 습관처럼 가지고 살았었지.
우스운 일이지만 이제야 당신의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너무 늦었소?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는...
기억하오? 당신이 늘 입버릇처럼 하던 말?
당신이 끓여주는 미역국 한번 먹어보았으면 그랬던 것.
내 오늘에야 그 숙제를 한다오.
당신을 만난 것이 올해로 42년이오.
젊은이들은 참 길고도 긴 세월이라고들 하겠지만 바람처럼 지나간 느낌이라오.
큰 놈이 군에 가고 작은 놈이 대학에 들어가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녀석들이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구려.
때로는 어머니로, 때로는 친구로 안내로, 또 때로는 나의 조력자로 긴 세월 내 곁을 지켜준 당신.
당신에게 사랑과 정성을 담아 밥 한 끼 대접합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정말로 좋은 것, 참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나를
이해해주기 바라오.
이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거요.
그것이 몇 년이든 며칠이든 우리 괘념치 말자구요.
그저 매일 함께 쌀을 씻어 밥을 짓고 마주보고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행복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사람,
당신의 예순여덟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칠십이 넘어서 철든 남편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