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5)
뱀의 말이 이어집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정 반대로 확신을 심어준 뱀,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고 말하던 뱀은 이제 한 술 더 뜹니다. '죽기는 왜 죽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으면 너희가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시기 때문에 금하신 것 뿐이야'
뱀의 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으면, 너희 눈이 밝아진다는 것입니다.
'밝아진다'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פָּקַח(파카흐)로 '열린다'라는 의미가 있는 단어입니다. 즉, '눈이 열린다, 귀가 열린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눈이 밝아진다', '눈이 열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는 못 보던 것이 보이게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게 되면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소경이 눈을 떠 보이지 않던 세상을 보듯이, 사람이 새로운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입니까?
이 말은 '지금 너희들은 소경이야, 지금 보고 있는 것, 그것은 진짜가 아니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는 순간 너희들은 진짜 세상을 보게 될거야'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둘째,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으면, 너희가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אֱלֹהִים(엘로힘)인데, 창조주 하나님할 때 그 하나님입니다. 한글성경에서는 '하나님'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NIV를 비롯한 영어성경 14개 번역본도 역시 'God(하나님)'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JV와 WEB, BBE는 'gods(신)'로 번역하였고 NET는 'divine things(신적 존재)'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어 단어는 창세기 1장 1절에서 사용된 אֱלֹהִים(엘로힘) 그대로인데, 그렇다면 KJV를 비롯한 소수의 번역본이 잘못 번역한 것일까요? 심지어 구약성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에서도 그냥 θεὸς(데오스, 하나님 또는 신)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KJV번역자들은 히브리어와 헬라어 모두 동일한 단어로 쓰였던 이 단어를 왜 굳이 구분하였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KJV번역자들이 오역을 한 것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읽기로 한 저 역시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니, KJV 번역자들이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몰라서 그랬을리는 만무한데 왜 굳이 "God"와 "gods"로 구분을 지었느냐는 것입니다. 제가 바라보는 견해는 이렇습니다. 번역이란 원문을 문자 그대로 옳기는 것이 아니라 번역자의 재해석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즉, 히브리어로 되어 있는 성경기록을 다른 언어로 번역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재해석하여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히브리어에서는 אֱלֹהִים(엘로힘)이라고 쓰였지만, 창세기 1장 1절은 'God'로 봐야 하고, 창세기 3장 5절은 'gods'로 봐야한다고 KJV 번역자들은 해석한 것입니다. 이 번역이 맞느냐 틀리냐는 사실 원문의 저자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 하나님께서만이 알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히브리어 אֱלֹהִים(엘로힘)은 'God'가 맞다, 아니다 'gods'가 맞다 라고 아무리 주장한다 하더라고 결론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성경의 독자들의 몫이고 선택입니다.
그래서 저는 KJV 번역자들의 편에 서기로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히브리어나 헬라어에서는 구분할 수 없는 것을 영어에서는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에 KJV 번역자들은 영어만의 독특한 기능을 십분 발휘하여 하나님이라는 히브리어 אֱלֹהִים(엘로힘) 단어를 'God'와 'gods'로 분리한 것입니다. "God"는 천지를 창조하신 분 하나님으로, 'gods'는 그 하나님께서 창조한 신적 존재들, 즉 천사들이나 그룹, 스랍 등 하늘의 영적 존재들을 포함하여 사람들이 섬기는 수많은 우상들을 나타내는 단어로 선택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말 성경을 번역했던 번역자들도 그동안에는 없던 '하나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성경번역에 사용한 것을 보면, KJV 번역자들의 고민과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뱀의 이 말을 들었던 여자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레알? 하나님이?
하나님께서 정말 우리가 하나님(gods, 신)처럼 되어 선악을 알게 될까봐 먹지말라고 하셨단 말이야?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는 여자가 가졌던 마음이 도사리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신이 되기를 원합니다. 신이 되기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뭔가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거나, 그런 경지에 오르면 신이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장사에 정말 탁월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을 '장사의 신'이라고 부릅니다.
먹는 것을 너무 좋으하면 '먹신'이라고 합니다.
신체비율이 완벽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를 '여신'이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화가 없는 나라가 없습니다.
건국신화부터 그리스 로마신화까지...
이 모든 것을 보면, 사람은 신이 되고픈 뿌리 깊은 욕망이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창세기 3장 5절입니다.
요한복음 10:34,35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기록한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우리가 하나님과 같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이 될 수는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은 신이 되는 것입니다. 신이 되기 위해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거나, 특출난 능력을 가지거나 발휘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우리는 신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이는 내가 의지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영접한다는 의미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 임한다는 뜻으로 이해애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뭔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다기보다는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듭날 때, 즉 위로부터 다시 태어날 때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게 되고 우리는 신이 되는 것입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뱀의 이 말은 한마디로 거짓말인 것입니다. 여자가 속았듯이 우리는 속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