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馬山市) 무학산(舞鶴山,761.6m)을 가다.
글 쓴 이 都 庵 高 枓 永
12월23일, 동짓(冬至)날 긴긴밤을 한숨에 자고 나니 새벽별이 촘촘히 빛나도다.
이것 저것 챙겨서 차에 오르니 잔치가 많아서 인가? 참석인원이 그리 많지 않다.(37명)
한겨울의 날씨가 난동(暖冬)으로 이어져 되려 불안감을 주시니... 지구의 온난화(溫暖化)가 갈 수 록 심각하다.
현풍(玄風) 휴게소에서 간단한 조반(朝飯)을 드시고는 곧장 내달아 마산 경남대 입구에 도착하니, 시계는 9시를 조금 지나있다. 최대장의 구호 아래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뒤 일렬로 만날고개로 오른다.
오늘은 송년(送年) 산행이다. 시산제(始山祭)를 모신지가 엊그제 같건마는 정해년(丁亥年) 한해도 겨우 일주일 정도 남아있다.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이제 남은 시간보다는 지나온 세월이 더 많다는 것에 스스로 놀랍니다.
쉬엄 쉬엄 일렬로 늘어서 20여 분을 오르니 대곡산(大谷山) 기슭은 새로 단장되어 거의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없고, 바닥길도 폐타이어 파쇄(破碎) 조각으로 깔아져 약간의 쿠션이 느껴지며, 주위는 대대적인 공원조성 사업에 한창이다.
오르던 길을 뒤로 돌아 시가지를 내려다 보니... 저만큼 마산만(馬山灣)에는 돝섬(猪島)이 물위에 그림처럼 떠 있고, 더 멀리 우측으로는 진해쪽으로 이어지는 '저도연륙교(猪島連陸橋)'가 비상(飛翔)하는 갈매기 모양으로 공사중에 있다.
그림이 특별하다.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보기만 해도 시원 하구나!
만날고개에 이르니 기념비와 만날고개의 내력을 새긴 비문이 세워져 있다. 비문의 내용에 ‘어린 나이에 시집간 새댁이 소식이 끊어진 친정식구가 보고싶어, 지극한 정성으로 염원하던 중 이 고개에서 드디어 친정식구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며, 그 뒤로 이 고개를 만날고개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드니 과연 허언(虛言)이 아니외다. 몇몇 회원님들에게 간단한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산행길로 접어든다.
디카맨 황부회장님은 오늘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으시고, 노익장 서부장님은 잘도 오르신다. 뒤로는 백악관(흰머리) 이부총무님과 모처럼만에 참석하신 정의석 부회장님, 또 그 일행이 줄지어 오르신다.
얼마를 오르니 경사가 심하여 등산 속도가 많이도 더디다. 포근한 날씨라고는 하나 고산(高山)의 날씨는 역시 만만치 않아 윗도리를 벗으니 춥고, 입자니 덥구나!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얼마를 더 오르니, 앞서가는 회원님들이 적당한 곳에서 잠시 휴식하고 계신다.
가져온 과일들도 나눠 드시며 한해를 보내는 나름대로의 소감도 피력하면서... 또 어떤 이는 엊그제 치러진 대선(大選) 당선자의 이야기도 하면서... 주제(主題)없는 얘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오를 수 록 시야는 더욱 넓어져 '마산만'을 건너 멀리는 낙남정맥의 흘러가는 연봉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40여 분을 올랐을까?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고, 다듬어진 한 그루의 소나무, 쌓아진 돌무더기, 그 옆으로 대곡산(大谷山,516m)의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2006년 3월26일에 ‘마산댓거리산악회’가 세운 표지석이다.
이제부터는 능선으로 이어지며 우측으로는 마산시가지와 저 멀리 창원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서 보면 마산만(馬山灣)의 광활한 넓이가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보니, 불과 한뼘도 안되 보인다.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아진다.’드니... 가깝고 먼곳의 풍경이 다 한눈에, 한마음에 들어오는구나! 이래서 태산에 오른답니다.
필자 옆에는 박재용 부회장님을 비롯하여 정상조 회원님, 이은종님, 최위립님, 등 대 여섯명이 소 그룹으로 진행하고 최대장은 오늘따라 선두에서 진행한다.
박부회장님은 모처럼만에 참석 하셨고, 수술한 안구(眼球)가 불편하신지 수시로 안약을 넣으신다. 그는 서예(書藝)를 하신지가 오래되고 글씨 또한 명필이어서 많은 분들께 존경을 받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스승(南石 李成祚)님의 개인전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신 분이다.
아울러 필자에게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남석 이성조 作)” 164폭짜리(실물크기120m) 소형 병풍책자를 선물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 이루말 할 수 없습니다.
법화경(法華經)은 불법(佛法)의 대의와 진수(眞髓)를 담은 경서(經書)이니, 거룩한 뜻을 받들어 이 미혹한 중생의 어둠을 밝히겠습니다. 나무 묘법연화경(南無 妙法蓮華經)! 나무 석가모니불(南無 釋迦牟尼佛)!
오르락 내리락 쉬면서 가고, 오르면서 쉬어 무학산 정상 근처에 이르니 돌탑이 높다랗게 쌓아져 있다. 작은 학봉(鶴峰)인가? 돌탑은 전문가가 쌓은 위에 오고 가는 등산객들이 잔돌을 주워서 덧 쌓아 놓은 것으로 보인다.
돌 한 개 한 개가 모든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서 이룬 돌탑이니... 사바세계의 중생들이시여! 일체 소원성취 하소서!
20여 분을 더 걸어 정상에 이르니 산불감시 철탑이 높다랗게 세워져 있고, 그 뒤로 무학산(舞鶴山,761.6m) 정상을 알리는 표석(標石)이 세워져 있다. 글씨도 한껏 멋을 부려 학(鶴)이 춤추고 노니는 것을 연상(聯想)되도록 새겨 놓았다.
여러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잠시 주위를 조망하니, 천하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무학산(舞鶴山)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부근에서 남동쪽으로 옥산, 설봉산, 백운산, 대곡산, 여항산, 서북산을 거쳐 이곳 무학산에 이르며, 다시 천주산, 불모산, 봉화산을 거쳐 남해 바다에 그 맥을 떨구고 있으니... 이름하여 낙남정맥이라 한다.
무학산은 마산의 진산(鎭山)이며 또한 마산시내의 서북풍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도 해주며, 이고장 인걸(人傑)들의 요람(搖籃)이 되고 있슴니다.
좌측으로는 낙남정맥의 줄기들이 꿈틀꿈틀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 달리고, 마산만 주위로는 창원시와 마산시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무학산(舞鶴山)은 학이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며, 이는 신라의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곳을 유람하시다 지은 이름이라 하시니... 고운대(孤雲臺), 학봉(鶴峰), 서학사(棲鶴寺)등이 있어 이를 뒷받침 해 줍니다. 그려!
오래 오래 머무르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다시 나무계단을 밟아 내리니... '서마지기 마당'이 무슨 뜻인지 했드니... 넓은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위로는 나무 벤취(긴의자)와 철쭉, 진달래를 많이도 심어 놓아서... 봄 축제때는 참으로 어울 한마당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산시에서 얼마나 이 산을 아끼고 사랑한 나머지 환경훼손이 많이 돼고 있슴이 안타깝다. 자연은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상책인데... 그저 앉을 의자 정도만 있으면 좋으련만... 너무 인위적인 설치물이 많습니다. 그려!
산 언덕을 더 올라 약간 경사지고 억새풀이 말라 따뜻한 곳에 앉아 준비 해 온 점심을 드시니... 모든 회원님들이 인정이 따사롭다. 날씨도 따사롭고, 산인심(山人心)도 따뜻하니... 송년 산행은 훈기로 넘치는구나! 우리들의 삶도 언제나 오늘처럼 따뜻하소서!
점심후 20여 분을 내려와 걱정바위에 이르니, 높다란 바위아래 철기둥을 세워 그 위에 팔각정자를 세우고 있다. 8각정자와 그 기둥에 가려 더 이상은 걱정바위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앞으로는 걱정을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려!
다시 1시간여를 더 걸어 하산길로 접어드니... 시계는 겨우 14시를 조금 지나 있다.
정해년의 송년 산행을 무학산에서 하노니
남산님들이여! 학(鶴)처럼 장수(長壽)하고
청아(淸雅)하게 살으소서!
올 한해 근심 걱정일랑 무학산(舞鶴山)의
걱정바위에 다 놓아 뿌리고...
정해년 남은 날을 행복하게 보내소서!!!
단기 4340년(서기2007년) 12월23일
마산시(馬山市) 무학산(舞鶴山,761.6m)을 가다.
첫댓글 무학산은 마산의 진산이요,
낙남정맥의 줄거리에 있는 산으로 학이 춤추는 산이요,
마산만의 푸른바다가 넘실~ 넘실~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