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사자성어(51)>
관포지교(管鮑之交)
대통 관(管), 절인 어물 포(), 여기서 ‘관포’란 어떤 뜻이나 의미가 아니라, 사람이름의 첫 자를 따서 만든 단어이다. 즉 관포란 제(齊)나라의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를 약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두 사람은 죽마고우로 가까운 친구였다. 지교란 ‘~의 사귐’을 의미한다. 따라서 ‘관포지교’란 “관중과 포숙아 같은 절친한 친구관계”를 말한다.
지금으로 부터 2,500여년전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임금 환공(桓公 )이 노 나라를 정벌한 후, 자기를 적대한 관중을 처형하려 했다. 이때 포숙아가 나서서 관중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 그 후 관중은 제나라에 등용되어 대부(大夫)벼슬에 올라 환공을 도와 큰 공을 세우게 된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 따르면,
관중은 자기 절친한 친구 포숙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나는 전에 가난했기 때문에 포숙아와 함께 장사를 했었는데, 내가 이익분배에서 몫을 많이 취했지만, 포숙아는 나를 욕심장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나는 포숙아를 위하여 일하다가 그를 도리어 곤궁하게 만들었는데 포숙아는 나를 바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이익이 되기도 하고 불리한 일도 있다는 것을 알아 주었기 때문이다.
또 나는 일찍이 임금에게 세 번씩이나 벼슬하여 그 때마다 쫓겨났다.
그러나 포숙아는 나를 보고 못낫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나는 세 번 싸워서 세 번 도망친 일이 있었다. 그러나 포숙아는 나를 비겁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늙으신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를 낳아 주신 것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 준 사람은 포숙아 였다.”
그렇다!
우정은 이렇게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씨가 원천이 된다.
좋을 때는 형님, 아우님 하다가도 형세가 나빠지면 돌아서 버리는 그러한
사이에서는 진정한 친구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다.
속담에 “친구를 잃어 버리고자 하려면 돈을 빌려주라”고 했다. 돈을 빌려주고 재촉하면 야속하다고 한다. 이자를 받으면 친구끼리 너무하다고 말하
기도 한다. 금전관계에 얽히면 친구관계가 틀어지고, 형제간에도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관중과 포숙아의 경우에는 동업을 하고, 관중이 보다 이익을 많이
취해도, 포숙아는 이를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었다. 그래서 관포지교는
우정이 매우 깊은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친구가 있
다면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즐겁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외로운 사람이 수명이 짧고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연구 자료를 보면, 가족보다 친구를 사귀는 편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다.
65세 이상의 남녀 2,800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를 보면, 친구가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련 문제가 더 적었으며, 질병에 걸려도 더 빨리 회복된다고 한다. 예일 대학이 1만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망 원인과 상관없이 외로운 노인들의 사망률이 두 배나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일수록 주위에 친구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좋은 친구를 얻기 위해서는 친구에게 항상 마음을 열어 놓아야한다. 이해타산이나 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사람, 거친 말과 모난 소리만 하는 사람, 남의 단점만을 들추어내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은 친구가 없이 외롭게 지내기 마련이다.
관즉득중(寬則得衆)이라는 말이 있다. 관대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송곳같이 날카로운 모진
사람은 사람들이 피하게 마련이다.
포숙아는 이해심이 많고 관대한 사람이었다. 포숙아는 관중을 천거(薦擧)한뒤, 그 자신은 관중보다 아랫자리에 들어가서 경의를 표하였다. 포숙아의 자손은 대대로 제나라의 녹을 받으면서 10여대에 걸쳐 이름있는 대부로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런 면에서 사람들은 관중의 현명함보다 포숙아의 관대함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무릇 친구가 없는 사람은 외롭고, 외로운 사람이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가 많을수록 행복하다. 새로운 친구가 삶의 활력소라
면 옛친구는 삶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친구이든 옛친구이든 그 우
정은 끊임없이 손질하며 지켜나가야 함이 당연하다.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말했다.
“만약 누군가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202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