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소탈한 여배우 김원희에 대한 기사져!(퍼온 글이랍니당. ^^
드라마와 토크쇼 CF까지 종횡무진 재간꾼
김 원 희
글·이정아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오늘 난 즐거운 사람을 만난다.’
김원희(26)와의 약속시간을 앞두고 든 행복한 생각이다. 그녀와 만날 약속을 한 사람치고 덤덤한 기분인 사람이 있을까? TV에서 보여지는 김원희의 모습은 실제와 다를 바 없다는 주위의 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녀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김원희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그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미니시리즈 <은실이>, 시트콤 , 그리고 토크쇼 <3일간의 사랑>으로 총 세 개나 되기 때문에 도저히 인터뷰할 짬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도 시간이 없다고 하길래 얼마나 바쁜지 직접 촬영장에 찾아가보았다. 밥먹는 시간 30분을 제외하고는 물 마실 여유도 없어보였다. 미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이야기를 꺼냈더니 한참을 생각하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합시다”라고 말했다. 뜻밖의 반응에 놀랐지만 서둘러 날짜를 잡고 헤어졌다.
과연 그녀는 약속날에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한 후 칼같이 나타났다. 매니저는 ‘예스 노를 확실히 밝힐 줄 아는데다 일단 약속한 것은 제대로 해내는 화끈한 성격’이라고 귀띔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사진촬영을 했는데도 천연덕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선배연기자 정경순의 한마디.
“쟤 참 대단하네. 난 아직도 사람들이 저렇게 쳐다보면 못해. 쑥스럽잖아~”
출연작마다 인기절정이라 주가 상승중
“제대로 쉬는 날이 하루도 없어요. 드라마는 촬영장면만 찍는 게 아니라 미리 만나 대본연습도 하고 리허설도 하고 촬영도 여기저기 옮겨가며 하루종일 하잖아요. 원래 건강한 체력을 갖고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앓아누웠을 거예요.”
그렇게 힘들게 일한 덕인지 그녀의 프로그램 세 개가 모두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며칠전엔 <은실이>가 시청률 30%이상을 유지하는 효자프로그램이라고 방송국에서 위로금까지 주었다며 즐거워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은 5년전 히트드라마 <서울의 달>에 출연할 때다. 우직한 총각 춘섭(최민식)을 ‘지겹게’ 따라다니던 호순이. 어눌하면서도 ‘왜 나만 미워해’ 하며 할 말 다하고, 머리는 질끈 동여맨 채 촌스럽게 꾸몄지만 순박한 아름다움이 흐르던 그녀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은 엄청났다. 오죽하면 방송국에 ‘춘섭이는 뭐 잘났다고 호순이를 박대하냐’는 원성이 쏟아지기까지 했다.
그 후로 김원희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MBC 탤런트 공채 21기로 출발했지만 각 방송사에서 그녀를 스카우트하느라 진땀을 뺐다. 늘씬한 몸매와 주먹만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덕에 CF계에서도 인정받아 어지간한 시간에는 꼭 한두 번씩 그녀의 광고가 나왔다.
하지만 그것이 김원희의 전부는 아니다. 뜨자마자 각종 오락프로그램과 토크쇼에서 그녀의 어눌함과 순박함을 직접 보고자 초청했을 때 그녀는 색다른 매력과 끼를 보여주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못하는 게 없었고 더불어 재담이 어지간한 MC보다 한 수 위였다. 누가 뭐라고 하면 즉각 튀어나오는 대답이 예측불허 그 자체다. 게다가 남들은 웃기면서 자신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시침 딱 떼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폭소를 멈추지 못한다.
지금 김원희는 그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인천방송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최화정·김원희의 3일간의 사랑>이란 토크쇼가 그 무대다. 감성풍부한 최화정과 함께 한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매회 한두 사람씩 초대손님을 불러앉혀 두 여자가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모습이란… 안 본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유별나다.
최화정도 유머감각과 재치라면 내로라하는 진행자이지만 후배연기자 김원희는 차라리 파트너삼은 게 다행일 정도로 강적이다. 처음엔 ‘과연 두 사람이 어울릴까?’ ‘토크쇼 MC 초보인 김원희가 잘 해낼까?’ 우려도 있었지만 훌륭한 콤비네이션을 이뤘다.
SBS 시트콤 "LA아리랑"에서도 마찬가지. 김찬우의 연인이자 김선민의 연적인 그녀는 앙큼맞은 공주병 환자로 등장해 시시때때로 웃음을 던진다. 한때 스케줄이 너무나 빡빡해 은근슬쩍 빠지려고 시도한 적도 있지만 드라마의 핵심멤버가 김찬우, 김원희, 김선민, 최재원으로 되어 있는데다 시청률도 엄청나 제작진의 간곡한 만류로 주저앉았다.
“힘들긴 하지만 멤버들간의 단합이 잘 되어 있는데다 너무나 친해져 떠나기도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빠져나가 흐름을 망친다는 것도 부담이 컸고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지만 김원희의 마음 한구석에는 조바심이 있었다.
“나이를 자꾸 먹어가는데 언제까지 코믹한 연기자로 인식될 순 없잖아요. 한쪽으로만 이미지가 굳어지면 작품에 출연하는 데도, 분위기 변신하는 데도 걸림돌이 되거든요. 그래서 제딴에는 더 이상 웃기는(?) 프로그램 - 예를 들면 오락프로그램이나 시트콤 등의 출연을 자제하자고 마음먹었거든요.”
코믹한 만큼 성숙하고 여성적인 면도 있어
모처럼의 기회를 놓쳐버린 그녀는 다른 방법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60년대 한 시골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은실이>에 출연해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나타난 것.
김원희가 열연하고 있는 ‘은실이 엄마’ 양길례는 18세에 식모살이하러 들어간 집 주인아저씨(이경영)에게 겁탈당했고, 아이를 배자 무서운 마음에 야반도주한 과거가 있다. 그러다 10여 년만에 큰딸 은실이와 씨다른 남동생 은철이, 두남매를 데리고 다시 고향땅으로 돌아와 파란을 일으키는 주인공이다.
“어떤 아주머니들은 아내있는 남자를 꼬셔서 아이까지 낳은데다 다시 고향에 돌아와 잘 사는 집에 평지풍파를 일으킨다고 언짢아하시더라고요. 근데 전 은실이 엄마 이해해요. 도대체 10대에 멋모르고 주인남자에게 당해 덜컥 아이를 가진 여자가 뭘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이왕 당한 거니까 남자의 가족이 모르는 곳에 가서 혼자 고생을 하든, 아이를 떼어버리든 알아서 하고 입만 다물라는 말은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요? 은실이 엄마는 가장 큰 피해자라고요. 죽지 못해 힘들게 살다가 어렵게 찾은 고향에서도 박대받으면 그 여자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그동안 은실이 엄마로 인해 시청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잔소리를 들었는지 입을 열자마자 하고 싶었던 말이라며 한참 열변을 토했다. 김원희가 ‘정의의 사자’란 별명이 있다는 걸 실감했다.
그녀에게 와일드하고 코미디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전 모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직접 뜬 뜨개질 작품들과 수공예품을 공개해 많은 이들을 ‘아니, 김원희가 이런 걸?’ 놀라게 했다. 그 작품들은 초보의 솜씨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벽했다.
“어머, 제 취미가 뜨개질이에요. 초창기에는 방송국에서도 쉬는 시간이면 뜨개질을 하곤 했어요. 긴긴 겨울밤이면 뜨개질을 하곤 했답니다. 누구한테 배웠냐고요? 그런 걸 뭘 배우나요? 책 보고 그대로 따라했더니 되던걸요. 이런 걸 독학이라고 하는 거겠죠? 하하.”
그녀는 실상 보기보다 예민하고 감성적이다. 아무리 먹어도 날씬한 이유는 활동량이 많아서도 그렇겠지만 예민한 성격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요즘 너무 바빠 얼굴살이 홀쪽해지고 가뜩이나 가는 허리가 한주먹이 되어 보다못한 어머니가 보약을 몇 달째 지어주고 있다고. 그래서 “너 요새 말라보인다”라는 말이 제일 큰 스트레스라나. 올해 2~3kg이라도 살찌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그리고 새해 꼭 이루고픈 욕심이 또 있다.
“<델마와 루이스>라는 영화 아시죠? 그런 로드무비의 주인공을 하고 싶어요. 화려한 배역은 아니지만 뭔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그래, 맞아’란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영화 말예요. 하지만 우리 영화계는 아직까지 그런 영화가 없는 것 같아 좀 안타까워요. 만약 그런 걸 만든다면 꼭 제가 했으면 좋겠어요.”
‘출연하는 드라마는 꼭 뜬다’는 행복한 징크스를 가진 연기자, 어떤 연기를 해도 맞춤복처럼 꼭 어울리는 재주꾼, 한번 좋아한 사람은 끝까지 챙길 줄 아는 의리파, 맡겨진 일은 똑부러지게 해내는 똑순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짓게 하는 친구같은 여자, 김원희와의 아주 행복한 만남이었다.
잠깐만여,지금은 얼마 전에 끝난 "도둑의 딸"에 나왔었구,
"LA아리랑"은 이미 끝났다는 건 아실테고,지금은 "3일간의 사랑"을 하고 있지여!!(남자 MC = 손창민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