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4 21:37 | 수정 : 2013.01.05 15:56
서울대·게이오대·하버드대 학맥 탄탄
최지성 부회장·이상훈 사장이 핵심 참모
2012년 대기업의 연말 인사 중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었다. ‘이재용 시대’가 막을 열면서 그룹 안팎의 이른 바 ‘이재용 라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람들은 누구일까.
먼저 이 부회장의 삼성 내 인맥을 살펴보면, 최지성 부회장과 이윤우 상임고문이 가장 앞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을 맡아오다가 2012년 6월 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1985년 삼성반도체 구주법인장을 맡았던 그가 직접 반도체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유럽 각지의 거래처를 돌아다녔던 일화는 업계에선 널리 알려진 이야기. 또 삼성이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던 1990년대 초반 자신이 애호했던 보르도 와인에서 착안해 ‘보르도 TV’ 시리즈를 만든 이야기도 유명한 성공스토리다.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삼성의 후계구도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윤우 상임고문 역시 이재용 라인이다. 이 상임고문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진정한 천재’로 인정할 만큼 재능 있는 인재로 알려져 있다. 상임고문 직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으나 막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도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외에 DMC 부문 및 전사 경영지원실장을 맡게 된 이상훈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도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참모로 꼽힌다. 전략통이자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상훈 사장은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재무 및 글로벌 전략을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더 큰 요직으로 올라섰다. MBC문화방송 앵커 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로 이직한 이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과는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학맥을 통해 얽힌 이 부회장의 재계 인맥도 상당하다. 경기초-청운중-경복고를 나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게이오대 석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리라·경복초등학교와 함께 서울의 3대 명문 초등학교로 불리는 경기초등학교는 재계 2·3세들 상당수가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이재용 부회장 외 조현상 효성 부사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 등이 경기초등학교 출신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과는 경복고 동문사이다. 범삼성가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병철 회장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복고 출신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으로는 삼성 내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이 대표적이며, 서울대 동문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과도 친분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임대홍 전 미원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아들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도 게이오대 출신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동문 사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승진하며 재계 인사 중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여러모로 비교 대상이 되고 있어 흥미롭다. 두 사람 모두 경기초-청운중-경복고에 이어 서울대(각각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까지 함께 진학한 1968년생 동갑내기이기 때문.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대 졸업 이후 게이오대-하버드대를 거쳤고, 정용진 부회장은 서울대 1학년을 마친 뒤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미 지난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부회장과 2012년에 승진한 이재용 부회장, 두 사람은 모두 범삼성가의 3세로 그룹을 총괄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승진 직후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바이오, 의료, 2차전지, 태양광, LED 등 삼성의 향후 5대 신수종 사업 추진의 성공 여부가 이 부회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