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의 힘
1815년 2월26일 지중해 엘바 섬에 유배돼 있던 나폴레옹은 탈출을 감행한다. 프랑스 정정이 불안한 데다 자신을 대서양의 외딴 섬으로 멀리 보내거나 심지어는 암살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당시 왕이던 루이 18세는 나폴레옹을 압송하라고 제5연대를 파견하지만 “당신의 황제인 나를 쏠 테면 쏴라”는 나폴레옹의 한 마디에 모두 그의 편이 되고 만다. 그가 처음 6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엘바 섬을 탈출하자 프랑스 언론들은 ‘죄수 나폴레옹 유배지 탈출’이란 기사를 일제히 톱뉴스로 다뤘다. 그러다 그를 체포하러 간 군대가 오히려 그와 한편이 되자 ‘나폴레옹 장군, 파리를 향해 진군’으로 호칭을 바꿨다. 드디어 그가 파리에 도착하자 기사 제목은 다시 ‘황제 폐하, 파리 입성’으로 바뀌었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그가 놓인 처지에 따라 세상의 대접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를 보여주는 예로 자주 쓰인다. 요즘 그와 비슷한 기분을 맛보는 사람이 하나 있다. 프랑스 축구팀을 이끄는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다. 스위스와 졸전 끝에 비기고 한국과도 비긴 후 토고에 겨우 이겨 16강에 오르자 “가장 형편없는 감독” “함량 미달의 양계장 주인” 등 온갖 혹평을 받던 그가 스페인을 꺾고 브라질을 격파한 후 포르투갈마저 누르고 결승에 오르자 이제는 “용병의 귀재” “프랑스의 영웅”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프랑스 팀이 별 볼 일 없던 때는 “프랑스 팀 하는 짓이 프랑스 국내 사정과 비슷하다” “자신감과 단결력 부족이 근본 원인” “지단도 이젠 늙었다”라며 온갖 분석 기사를 내놓던 언론들이 이제는 “프랑스 팀은 우리의 희망” “선수들의 뛰어난 팀 플레이” “백전노장 지단”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일하기는 어렵고 말하기는 쉽다”는 속담이 실감난다. 시합 전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펼치리라는 것은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짐작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감독과 선수 모두 영웅이 되느냐 역적이 되느냐가 갈린다. 세상은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진정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월드컵을 보며 세상 평가의 덧없음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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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픈 한마디
역린(逆鱗)이라는 말이 있다. 거스를 역(逆), 비늘 린(鱗) - 직역하면 거꾸로 박힌 비늘이 된다. 전설에 의하면 용은 순한 동물이었다. 잘 길들이면 사람이 올라타고 다닐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단 하나 조심할 게 있었다. 목 아래에 거꾸로 박힌 비늘이 하나 있는 데 그것만 건드리면 용이 불처럼 화를 내면서 그 사람을 죽여버린다는 것이었다. ‘한비자(韓非子)’의 ‘세난편(說難篇)’에 나오는 이야기로 임금을 용에 비유, 임금의 노여움을 일컫는 말로 역린을 썼다. 용처럼 임금에게도 거꾸로 박힌 비늘이 있으니 신하들은 이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임금을 설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린을 요즘 말로 바꾸면 무엇이 될까. 건드리면 몹시 아픈 부위, 그래서 아무리 순한 사람도 무섭게 화를 내게 만드는 그 무엇 - 바로 콤플렉스이다.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 앉는다고 했다. 예를 들어 모든 조건 완벽하지만 키가 작아 고민인 남성은 키에 대한 언급에 과민반응을 보일 수가 있고, 젊은 여성의 기분을 망쳐놓고 싶으면 “살찐 것 같은데 …” 한마디면 대개 충분하다. 취업난 심각한 한국에서 얼마전 한 취업 정보 사이트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들의 가장 아픈 한마디는 “너 아직도 놀고 있니?”이다. 지난 9일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발생한 ‘박치기 사건’파장이 좀처럼 수그러들지를 않고 있다. 평소 축구 영웅으로 전 세계 축구팬의 존경을 받아온 지네딘 지단이 무슨 이유로 그렇게 격분하며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는지 추측이 난무하다. 이제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발단은 경기 시작 110분이 지난 시점. 선수들 모두 지치고 신경이 날카로워 있을 때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가 지단의 운동복 상의를 잠시 붙들고 늘어졌다. 마테라치의 말이다. “지단이 돌아서더니 잔뜩 비웃는 태도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아주 거만하게 이러는 거다. ‘내 셔츠 갖고 싶으면 나중에 줄께’그래서 나도 욕을 좀 해줬다” 문제는 그 ‘욕’, 몹시 모욕적인 그 말의 내용이 무엇이냐 인데 양측 모두 거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브라질,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욕했다”“지단을 더러운 테러리스트라고 했다”“그의 어머니를 모욕했다”등 추측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지단이 경기 중 이렇게 불같이 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8년 월드컵 중 사우디아라비아 선수가 ‘북 아프리카 출신 야만인’이라고 욕설을 퍼붓자 그를 발로 밟아 퇴장 당한 전력이 있다. 알제리계 이민 2세로 몹시 가난한 성장기를 보낸 그에게 ‘인종’이나 ‘태생’은 아픔일 수가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그만의 고유한 역린과 상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했으니 조만간 사정은 밝혀질 것이다.
***************************************************************************************** 월드컵의 인간 드라마
월드컵 구경하는 재미는 이제부터다. 16강에서 탈락하는 팀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4강에 올라가는 팀은 나름대로 뭔가 있는 것이다. 4강에서부터는 운이 아니다. 축구경기의 성공과 실패를 우리의 삶에 대입시켜 보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교훈이 된다. 회교도인 지단은 이슬람 세계의 꿈이다. 아랍이나 아프리카를 여행해 보면 무슬림들이 서양을 욕하면서도 유독 프랑스의 지단에 대해서만은 광적일 정도의 존경을 표하는 것에 놀라게 된다. 독일 월드컵에서 ‘뛰지 못하는 늙은 말’이라는 놀림까지 받아온 그가 오늘(28일) 스페인전에서 프랑스팀의 영광을 되찾는 주인공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팀에는 이상한 체질이 있다.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한 팀이 프랑스팀이다. 스페인전에서 보인 프랑스팀의 플레이는 스위스와 한국과 싸울 때의 프랑스가 아니었다. 운이란 참 묘한 것이다. G조에서 프랑스가 1등하고 스위스가 2등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스위스가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보인 망신 중에 망신은 피해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월드컵 사상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못 넣은 것은 스위스가 이번에 처음이다. 쿤 감독이 “나의 생애에서 가장 고통스런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니까 스위스인들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짐작이 간다. 차라리 스위스가 한국에 지고 16강에 가지 않았더라면 이같은 불명예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루밤 사이 영광이 오욕으로 뒤바뀐 해프닝이고 시계 만드는 나라답지 않은 엉성하고 어이없는 사건이다. 축구에서 승부차기처럼 아슬아슬한 순간이 없다. 1994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는 바지오의 연이은 골로 결승에 올라 브라질과 0:0으로 동점을 이루었다. 이때 승부차기에서 국민의 영웅 바지오가 실수해 브라질에게 줄리메컵을 내준 아픔을 이탈리아인들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바지오는 그 충격으로 조기 은퇴했다. 우크라이나의 스트라이커 셉쳉코의 엊그제 실수도 하마터면 영웅에서 역적(?)이 될 뻔한 위기였다. 셉쳉코는 이번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우크라이나팀을 16강으로 진출시키는데 결정적인 수훈(2골)을 세운 선수다.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수퍼스타 셉쳉코가 스위스와의 승부차기에서 1번으로 나섰을 때 우크라이나 응원단은 환성을 질렀다. 승부차기에서는 보통 제일 먼저 차는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면 다음에 차는 상대방 선수가 긴장돼 실수하는 예가 잦다. 그런데 그 셉쳉코가 실수했다. 그래도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스위스가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못 넣는 곱빼기 실수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내가 잘 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실수하면 승리하는 것이 스포츠의 원리다.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한국이 스위스에 이기고 호주가 이탈리아에 이겼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다시 16강 대전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누르고 호주가 스페인을 누르면 8강전에서 한국과 호주가 맞붙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된다. 히딩크의 제자끼리 싸우는 데다 그가 이번에는 한국을 깨느라고 정신없이 머리를 짜내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을 게다. 자, 이제 월드컵의 우승을 누가 차지할지는 대강 윤곽이 드러났다. 또 그 나라가 그 나라다. 이들 대여섯 나라를 위해 4년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들러리를 서주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의 응원 열기라면 한국도 20년 후에는 우승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여성들이 여자 골프계를 휩쓸리라고는 20년 전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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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어록
"700번이 넘는 패배가 나를 키웠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과 일본을 꺾은 김인식 감독은 자신의 야구 철학인 '믿음의 야구'는 700번이 넘는 패배에서 비롯됐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말은 한동안 한국 국민들을 열광에 빠뜨렸던 WBC 게임 자체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
700번의 패배, 말은 쉽지만 700번이 넘는 패배를 견디고 일어설 수 있는 인간은 얼마나 될까. 한 번만 거꾸러져도 그냥 나앉고 싶은 것이 나약한 우리 모습이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 12년?? 736승 38무 77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처음엔 믿음의 야구 같은 거 몰랐지. (772번의 쓰라린 패배라는) 실패를 통해, 나 혼자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역시 감독은 선수가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최고다, 이런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일어나 한쪽 다리를 절면서 WBC 대표팀을 이끌었다.
요즘 한국의 피플들을 그래도 살맛나게 만드는 것은 스포츠밖에 없다. 6월에는 WBC에 이어 석 달 만에 월드컵이 벌어지고 있다. 무분별한 일시적 열광일까,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를 뒤덮고 우리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수십만의 인파는? 아니라고 본다. 기자는 그 모습에 80년대말 90년대초 최루탄 연기 자욱한 종로 거리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시위대의 모습을 겹쳐본다. 평소에 찌들어 사는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때 되면 일어설 줄 안다. 그들은 행복하고 싶다. 그리고 살아갈 힘을 얻고 싶다.
월드컵은 원래 골잔치, 지금은 돈잔치로 욕 먹고 있지만, 우리를 힘나고 행복하게 하는 말의 성찬이 베풀어지는 말잔치이기도 하다. 선수도 감독도 관중도 경기에서 터지는 한 골 한 골에 웃고 울며 희비가 갈리지만, 그들이 남기는 말은 영원하다. 김인식 감독의 말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처럼, 말을 즐기는 것도 월드컵을 즐기는 또 한 가지 방법이지 싶다.
"공은 둥글다"는 말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2차 세계대전 패전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독일에 월드컵 첫 우승을 안겨주며 독일 재건의 국부(國父)로까지 추앙받은 제프 헤르베르거 감독의 말이었다. "공은 둥글다"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된다"는 그의 너무도 당연한 듯한 말은 스포츠뿐 아니라 불굴의 인간정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명언으로 남았다.
히딩크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비행기 안에서 안내책자를 읽은 것 뿐이다"라고 2000년 12월 17일 김포공항에서 입국 기자회견을 했던 그는, 2년 뒤 "나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폴란드 전 승리 후),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는 한 나는 언제나 그들을 보호하고 지지할 것이다"(포르투갈 전 앞두고)라며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그의 어록은 저 유명한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역사를 만들어보자"(이탈리아 전 앞두고)로 이어졌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나는 대한민국의 명예시민이다.
한국을 위해 일본을 반드시 꺾겠다"고 호언하고 그 말대로 일본에 3-1 대역전승을 거둔 히딩크의 마법은 그의 말의 마법이고, 그 마법의 근원은 바로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한 뒤에 나오는 그의 당당한 자신감이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그 자신감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월드컵을 보고 "유엔은 월드컵이 부럽다"고 했다.
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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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문가의 나라?
"한국의 모든 국민이 전문가인 세 가지 분야는?" 정답은 축구, 정치, 그리고 교육이란다. 온 국민이 축구전문가가 된 계기는 아마 2002년 월드컵 개최일 것이다. 평소 축구경기장 한 번 가지 않는 국민들조차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어지간한 축구 경기규칙은 꿰뚫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 대 스위스 경기에서 부심이 든 오프사이드 깃발을 주심이 무시한 것에 대해 온 나라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까지 시끌시끌하였다.
● 축구, 정치, 교육의 공통점
정치 역시 축구에 뒤지지 않는다. 어떤 정치적 사안에도 다 각자 자기 의견을 피력하며 열띤 공방을 벌이는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 선거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안이 발생하면 삼사오오 모여 갑론을박한다.
오죽하면 명절에 모인 가족간에도 정치적 견해가 달라 집안싸움이 일어나기까지 할까? 지난 5ㆍ31 지방선거 유세기간에는 지지하는 후보가 다른 부부가 후보자간의 TV토론을 보다가 폭력상황으로까지 번져 경찰이 출동하였다는 기사를 본 기억도 있다. 정말 정치에 대한 대단한 열정임에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관한 한 우리 국민들에게 '전문가'라는 단어는 오히려 부족하다. 교육에 대한 전문가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획득한 정보와 지식에 근거하여 그야말로 교육에 '올인'하는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식 교육을 위하여 부부들이 몇년씩 생이별하여 사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어디 또 있을까? 그 뿐 아니다.
해마다 대학입시나 특목고 입시 설명회가 열리는 장소에는 예외없이 수천명의 학부모들이 빽빽하게 들어찬다. 또한 매년 대입 원서접수 창구에는 식구마다 핸드폰을 동원하여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눈치작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 세 분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거나 아예 체념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온 국민이 전문가이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 세 영역이 다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 역시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는 하지만 그 관심이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축구는 월드컵 기간에만 반짝, 정치는 선거기간에만 잠깐, 그리고 교육은 입시를 위한 준비에만 집중되는 한시적인 관심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선거가 끝나고, 자녀가 대학을 들어가면 그 순간부터 축구나 정치, 교육에 대해서는 '관심 뚝!'이다.
둘째는 지속적인 관심이 없는 탓에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꾸준한 준비와 미래를 내다보는 주도면밀한 투자가 없다는 점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박지성이나 이영표 같은 선수들이 최소한 10명은 있어야 2010년 한국축구가 16강, 8강을 노릴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정치 역시 선거 때만 현란한 구호로 민주주의를 외치지 말고 평상시에도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가 실현되도록 정치가나 유권자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한국정치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정책이 변하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심각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지 정부와 국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 모아야 할 때이다.
● 문제해결 노력해야 진짜 전문가
결국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함께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없이는 진정한 전문가라 불릴 수 없다. 대한민국의 축구와 정치, 그리고 교육이 진정한 전문가들에 의해 한 단계씩 상승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서경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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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리에게 무엇인가
월드컵 특집기사를 준비하던 한 프랑스 기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질문은 간단했다. 한국인들에게 월드컵은 과연 무엇인가? 엉겁결에 이루어진 인터뷰라 차근차근 답하지는 못했다. 월드컵 열풍은 중세의 카니발과 같은 한 판 흥겨운 놀이이기도 하지만 자본에 점령당한 채 FTA도 미사일도 사학법도 잊게 만드는 아편이기도 하고, 열광적 애국과 광란의 국가주의가 겹쳐지는 지점이기도 하다는 정도의 답을 내놓은 듯하다.
그런데 하나를 잊고 있었다. 축구를 통해 세계인들의 교류와 화합을 도모한다는 월드컵 자체의 의미를 잊었던 것이다. 구기 경기에는 경쟁과 승부가 존재하지만 적개심과 폭력은 없다. 미국과 중국이 탁구로 문을 열었고 남북한도 종종 축구 농구 시합을 통해 친밀함을 강화한다. 정치적 이벤트라는 비난도 있지만 말이다.
월드컵도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소한 코트디부아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같은 나라 이름을 알게 됐으니, 독일 거리 모습에 좀 더 익숙해졌으니. 축구 경기와 기사 몇 개를 보고 다른 문화를 이해한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래도 어느 날 길거리에서 만난 토고 사람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면 월드컵이 준 작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세계인들의 교류와 화합'은 그저 대외적 명분에 그치나 보다. 적어도 우리나라 언론만 보면 그렇다. 지난 15일 중앙일보는 프랑스 축구팀 23명 중 16명이 '외인부대'라는 기사를 1면 톱에 실었다.
프랑스령이나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이 많아 조직력이 모래알이라는 것이다. 이민 2세까지 외인부대 범주에 넣었으니, 하인스 워드도 미국 NFL 팀의 '용병'이란 말인가? 월드컵에 관한 국내 미디어의 지나친 상업화와 기사 과잉에 대한 비판은 이미 충분했으니 반복은 또 다른 과잉 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의 명분을 애써 깨뜨리는 이 기사는 '새로운' 충격이다. 동시에, 이 인종적 문화적 역사적 둔감함은 우리나라 미디어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낸 '오래된' 문제이다.
다음 날 문화일보는 기명칼럼을 통해 중앙일보의 이 기사를 인종차별적 시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며 비판했다. 그러자 19일자 중앙일보의 기자칼럼은 '평등적 개인주의'와 '톨레랑스'를 언급하며 프랑스 외인부대(와 축구팀)의 철학과 가치를 강조했다.
"지역 이기주의와 패거리 문화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야말로 이러한 프랑스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언급과 함께. 지역주의를 치유할 수 있다면 프랑스 아니라 화성의 가치라도 가져와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이 만약 "출신이 어떻든 충성을 맹세하고 쓸모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가치라면, 모래알 조직이 되는 것을 감수할 만큼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또 주류의 시혜적 관용이 있어야 비로소 비주류가 인정 받을 수 있는 가치관이라면, 그 가치관의 수입에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다.
한국 농촌총각과 결혼한 동남아시아 여성들, 이주노동자들, 혼혈인들, 그리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그들의 2세들이 지역감정이나 패거리문화보다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가에 충성하고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면, 그때서야 겨우 '국민'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나마 "단합에는 해가 되지만…"이라는 엉거주춤한 몸짓으로?
거창하게 세계 평화를 논할 필요까지도 없다. 타인(종)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이상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미디어가 세계 제전 이라는 행사를 구실로 구별의 폭력과 편견의 횡포를 휘두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월드컵이 끝난 후 사람들 머릿속의 아프리카가 여전히 가난과 주술의 땅이고 유럽 국가들이 그저 오만한 강국들이라면, 그리고 남미 사람들이 변함없이 공만 잘 차는 이들이라면, 월드컵의 명분과 의의는 남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신문과 방송들에게도 묻고 싶다. 한국인들에게 월드컵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윤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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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재창조되어야 한다
한 여름 밤의 꿈이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상으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비록 우리가 목표하였던 16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우리는 승점 4점으로 32개 팀 중에서 17등을 했다. 우리 월드컵 전사들은 정말 잘 싸웠고, 12번째 선수인 온 국민도 최선을 다하였다. 서울, 부산, 광주, 대구는 물론이고, 멀리 제주에서도 붉은 물결의 응원단은 밤을 새며 축제를 즐겼다. ● 열악한 인프라에 비하면 기적
이제 축제는 끝났다. 축제 후에는 차분히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2010년 남아프리카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축구 인프라 구축과 월드컵응원문화로 성숙해진 우리의 다이나믹 코리아의 열기를 승화시키는 일이 남았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남자 고등학교 축구팀은 117개이고, 일본은 무려 4,254개나 된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 그리고 실업팀까지 모두 합쳐도 21,072명뿐이다. 전국에 초ㆍ중ㆍ고등학교가 11,752개가 있지만 축구부가 있는 학교는 총 912개로 전체 학교의 약 8%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월드컵에서 연속 6회 출전하였고, 4강에 들었으며,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과 대등한 성적을 낸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그러나 무언가 잘못되었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는 중학교 때부터 프로선수처럼 축구만 한다. 축구선수는 23명의 태극전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공하지 못한 축구선수들도 있다.
과연 수백만명의 거리응원단 중에서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골대에 직접 슛을 하여 이천수, 안정환, 박지성과 같은 골 맛을 경험했을까? 광장에 모인 이들이 진정 축구팬이라고 할 수 있을까? K리그에서는 왜 지금과 같은 뜨거운 붉은 물결의 감동을 볼 수 없는 것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경기장은 30여년간 축구장이 항상 매진이었다고 한다. 영국인들은 축구를 직접 즐기며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나 축제는 레크리에이션(Re-creationㆍ재창조)이 되어야 한다. 축구만 하는 사람과 응원만 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진 양극화된 문화는 오래 가지 못한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축구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과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며 즐기게 해야 한다. 학교체육을 통해서 건강도 지키고 축구를 사랑하며 축제문화를 즐기도록 해야 한다. 학교체육이 살아나고, 즐기는 축구문화가 되어야 한다.
● 구경만 말고 직접 체험해야
마침 각급학교에 매년 100여개의 잔디구장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잔디구장이 조성된 학교에서는 축구부를 육성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스포츠는 새로운 언어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는 가장 세계화된 언어다. 영어보다도 더욱 세계화된 언어다. 언어를 모르고서 세계화가 가능하겠는가? 학생들에게 영어이상으로 축구도 직접 시켜야 한다.
나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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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이 남긴 것들
한달여 동안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006 독일월드컵이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국민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투혼을 보여주었던 태극전사들은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월드컵 도전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첫 승을 거두는가 하면 이번 대회 준우승국인 프랑스와 접전 끝에 비기는 등 선전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 여성 팬 급증ㆍ거리응원 세계로
이번 월드컵은 이 같은 경기적 측면은 물론 사회문화적, 경제적 측면에서도 많은 뜻깊은 변화가 일어난 대회였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월드컵 축구 중계 시청 및 대회와 관련한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의 변화다. 텔레비전은 종전에 누려온 독점적 중계매체의 지위를 잃었고, 인터넷이 그 자리를 파고 들었다.
독일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의 접속자 수는 사이트가 오픈한 지 불과 15일 만에 25억명을 돌파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방문자 수 20억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증거다.
월드컵 시청자 중에서 여성의 비율이 급속하게 늘어났다는 점도 이번 대회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전 섟窩岵막?여성 시청자의 비율은 전체 시청자 중 37%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50%로 가장 높았으며 독일 40%, 영국 스페인 36% 등 국적을 불문하고 여성 축구팬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도 여성 시청자의 비중이 45%로 나타나, 그 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축구에 열광하고 애정을 가지는 여성 팬들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시작된 거리응원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우리의 거리응원전을 벤치마킹해, 개최 도시의 메인 광장을 이용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익 모델을 선보였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단순한 브랜드 홍보 수준을 넘어서 응원 장소를 활용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을 보다 친숙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 K리그 등 저변 활성화 여전한 숙제
반면 거리응원의 원조인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권을 특정기업에 판매한 것과 관련해 스포츠가 지나친 상업주의로 흐른다는 비판과 함께 길거리응원의 순수성 훼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서울시청 광장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단체응원이 활성화, 축구팬들에게 문화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길거리응원은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우리 축구의 고질인 대표팀에게만 편중된 축구팬들의 관심을 K리그를 비롯해 N리그(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유소년축구로 환기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여전히 남겼다. 이는 비단 축구 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종목의 저변 확대와 스포츠산업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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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에 한국이 나가려면…
한국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의 축구 수준을 본다면 1승1무1패로 16강에 아깝게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견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국 선수들은 여전히 골 결정력, 개인기 등에서 세계 수준에 못 미치지만 투지와 체력으로 상대팀을 곤란하게 만드는 등 선전했다.
한국은 2010년 그리고 2014년 월드컵에서 1라운드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렵다. 한국의 축구환경에서는 선수들이 골 결정력이나 개인기가 좋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축구리그의 수준이 높아지고 축구를 직접 하는 인구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것이 향상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한국의 축구환경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한국에 축구 붐이 일었지만 그것은 월드컵의 열기를 빌려온 덕분이었지 축구 자체에 대한 관심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또다시 16강, 8강에 진출하는 방법이 정말 없다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안정된 시스템 속에서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뛰어난 지도자 밑에서 장기간 합숙훈련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볼 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외국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많고 수준은 낮아도 어쨌든 K-리그가 있기 때문에 히딩크처럼 5개월 동안 합숙훈련으로 ‘맞춤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02년에는 K-리그 구단들의 양해로 이러한 일이 가능했다.
실질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유럽의 프로리그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내보내는 일이다. 박지성, 이영표처럼 프리미어리그에서 축구를 하는 선수들은 세계 수준의 축구를 잘 알기 때문에 수준 높은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적응력이 빠르다. 즉 세계 축구의 조류를 잘 아는 지도자가 국가대표팀의 시스템을 세계 수준으로 만들어 놓으면 수준 높은 리그에서 축구를 했던 선수들은 쉽게 적응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드보카트호의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했던 선수는 바로 박지성과 이영표였다. 세계수준의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여기에 맞는 선수를 뽑는 것이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이다.
한국은 국내 리그의 수준을 높이지 못할 바에야 선수들의 유럽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찬성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 16강이 정말로 지상 최대 과제라면 말이다.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일본처럼 국내리그를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키워나가는 것이지만 한국의 상황에서는 정치 및 사회 시스템도 엉망이기 때문에 축구 분야까지 그런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으로 많이 내보내자. 그것이 한인 동포들의 염원인 외국 무대에서의 16강 진출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다.
박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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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힘
주사위를 던져 어떤 숫자가 나올 것인가를 번번이 알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수 십 번을 던져 1이 몇 번 나올까를 예측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던지는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실제 숫자는 기대치에 접근한다. 미국에서 올해 교통사고로 누가 죽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연말까지 총 몇 명이 사망할 것인지는 거의 오차 없이 맞출 수 있다. 매년 4만명의 미국인이 차와 관련된 사고로 목숨을 잃으며 이는 매년 거의 변동이 없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첫 나인 홀에서 기가 막히게 잘 쳤어도 이상하게 후반에 들어가면 죽을 쑤게 되고 나중에 계산을 해보면 자기 핸디에서 별 차가 나지 않는다. 또 오늘은 잘 맞아도 한 달 평균을 내보면 지난달과 거의 비슷하다. 소위 ‘확률의 철률’(the Iron Law of Statistics)이다. 어쩌다 한번 잘 맞거나 의외의 경우가 나오는 수는 있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될수록 이런 경우는 사라지고 결국에 가서는 제 실력이 나오게 된다. 이것이 어째서 라스베가스 카지노는 날로 번창하고 보험회사는 떼돈을 벌며 핸디는 늘 제자리걸음인 이유이다. 이 ‘확률의 철률’에서 벗어나 핸디를 낮추려면 매일 연습하고 레슨을 받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한국 축구가 국민들의 애타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에게 져 결국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가뜩이나 안 풀리는 경기에다 심판의 오심까지 겹쳐 억울하게 되기는 했다. 그러나 설사 심판이 오심을 하지 않고 한국이 프랑스와의 경기 때처럼 마지막 순간에 극적으로 한 골을 넣었다 하더라도 한국이 탈락하는 데는 변동이 없다. 프랑스가 토고와의 경기에서 두 점차로 이겼기 때문이다. 한국의 탈락에 허탈해 하고 아쉬워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과연 한국이 16강에 올라갈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한번 돌아볼 때다. 지난 번 프랑스와의 경기도 그렇고 이번 스위스 전도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는데 정말 억울하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번에도 해냈기 때문에” “한국은 운이 좋아서” 등등 실력과는 별 관계없는 이유로 한국의 16강행을 낙관해 왔다. 그러나 2002년의 4강 진출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문제는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적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설사 16강이 아니라 8강, 4강에 진출했다 한들 우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또 우승까지 한다 한들 이는 진정한 국력 신장과는 별 관계가 없다. 차제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기 위해 온 국민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목청껏 응원하는 것이 정상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6강 탈락이 과도한 월드컵 열기를 진정시키는데 한 몫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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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VS 스위스
마치 자식을 사지로 내몰고 뒤에서 그냥 지켜 보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랄까? 선수들이 죽을 힘을 다해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참 안스럽다. 너무 수고들 많았다.
그리고 목이 터지라 지구촌 곳곳에서 응원한 우리의 12번째 선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대들이 있어 선수들이 마음 편히 열심히 경기에 전념 할 수 있었고, 열정적인 응원 문화를 통하여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러나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축구경기 내용을 생각하면 가끔 숨쉬기가 곤란해진다. 그래서 축구를 보다가 죽는이도 있나보다.한국팀의 축구 경기를 볼때면 항상 물가에 어린아이를 내 놓은 것 같은 불안함이 앞선다.
대범하게 그저 운동경기는 운동경기 일 뿐이라고 무시해 버릴 수 도 있겠지만 내가 죽기전에는 답답해도 보아야 하는 축구이고 , 지는 줄 알면서도 이변을 기대하면서 또 응원을 해야만 하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월드컵 경기를 T.V를 통하여 보지만 솔직히 한국어 방송보다 외국방송국에서 중계하는 채널을 더 선호한다. 그 이유는 냉정하게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우리팀을 응원하고 싶기 때문이다.
스위스와의 월드컵 3차전도 이기리라고 생각은 하지않았다.다만 2002년 4강에 들었던 팀 다운 경기만 해 주길 바랬다.그런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아드보카드 감독의 작전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선수의 구성에 관한 것은 늘 가까이서 선수들을 지켜보아온 감독과 코치들의 소관인니 내가 왈가불가할 바 아니지만전술적인 측면에서 볼때 아드보카드 감독의 작전은 완전 실패작이었다.전.후반 90분 동안 시종 롱 킥으로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공을 보내어 골을 만들려고 하였는지? 더 더구나 상대는 체격적인 조건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을인데다가 우리는 공격수의 수적인 열세에서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가 오리라 생각을 하고 그렇게 단순한 공격만 시도를 하도록 하였는지? 마치 수십년 전 유럽 축구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 였다.우리 선수들의 개인기량으로는 중앙돌파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측면을 파고 들어 수비수들의 뒤쪽에서 공이 돌아 나오도하여 수비의 혼란을 주어야 했었다. 그 동안 호주가 이런식의 단조로운 경기를 펼쳤는데 히딩크 감독이 짧고 정확한 패스로 안전하게 공을 몰고가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도록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로 32년만에 16강에 올라간 것과 대조적이다.
어찌되었건 이제 그만 냉정을 되?O고 일상의 생활로 되돌아가야겠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다짐을 하는데도 가끔씩 나도 모르게 아쉬웠던 경기장면이 떠올라 또 가슴이 답답하고, 쓰라려온다. 그리고 귓전에는 아직도 대 ? 한민국이라는 함성이 가끔 들려와 나를 괴롭힌다.
자! 이제 그만 잊고 싶다. 제발 어서 잊어버리자. 그리고 남은 연극을 계속 즐기며 우리의 부족한 것을 배워나가는 기회로 삼자.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번 월드컵도 남미와 유럽 두 양대 산맥의 기와 힘을 무기로 해서 주연으로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경기를 펼쳐나가게 될것 같고 중미와 아프리카가 겨우 체면 치레 하는 조연의 역할을 맡을 것 같다. 그리고 아시아는 엑스트라로 잠깐 출연하고 무대 뒤로 사라져야 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또 다른 꿈과 희망을 가지고 꿈나무를 키우자. 지금도 단기 유학을 다녀온 선수들이 있지만 짧은 기간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으로 기업과 국가차원에서 축구 장학생들을 선발하여 남미나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어 선진 축구기술을 익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자.
***************************************************************************************** 응원의 추억
잔치는 끝났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6월의 흥분은 가슴 아린 실망으로 바뀌었다. 빨간색 응원복을 몇 번은 더 입고 싶었던 기대, ‘대∼한 민국’의 함성으로 답답한 현실을 좀 날려버리고 싶었던 바람, 조별 순위·승점을 따지며 승승장구의 단꿈에 가능한 한 오래 젖고 싶었던 소망은 이제 물거품이 되었다. 23일 한국이 스위스에 패함으로써 월드컵에 기꺼이 끌려 다니던 우리의 삶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응원은 추억이 되었다. 월드컵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첫째는 한국이 축구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노력해야겠다는 아픈 자각, 둘째는 응원 규모로 드러나는 한민족의 힘이다. 경기 때마다 100만여 인파가 모여드는 서울의 광장응원도 인상적이지만, 독일 현지를 휩쓰는 원정 응원단을 보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잘 살게 되었는지 실감이 난다. 20대 중반 딸의 친구 중에 월드컵 응원 차 독일을 방문중인 청년이 있다. 뉴욕에서 금융분야에 종사하는 한인 2세인데 얼마전 전화로 “독일 어디를 가나 한국!”이라며 흥분했다.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 도착해보면 한국서 온 사람, 해외 한인 할 것 없이 코리안들이 거리를 메워서 마치 한국에 간 것 같다고 그는 신기해했다. 원정 응원은 꿈도 못 꾸고 원정 경기 나갈 국가 대표팀의 비행기 값, 식대를 걱정하던 시절이 불과 몇 10년 전이었다. 미주 한인사회의 응원 규모도 상대적으로 뒤지지 않았다. 남가주의 경우 프랑스와의 경기 때는 2만 석 스테이플스 센터를 통째로 빌리고, 스위스와의 경기 때는 새벽부터 주변 도로를 차단한 채 다울정에 수천명이 모여 단체 응원을 하며 힘을 과시했다.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확실하게 알린 것이 있다면 한국의 응원 문화이다. ‘응원 월드컵’이 있다면 한국은 단연 우승이라는 조크가 대회 초반부터 외국 미디어들에서 나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나 ‘불고기’가 고작이던 세계인들의 한국관련 어휘력은 근년 ‘삼성’ ‘현대’ ‘LG’ 를 보태더니 이제 ‘대∼한 민국’을 확실하게 하나 더 보탰다. 응원은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운동?黎?, 특히 축구가 재미있는 것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100%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이유는 단 하나, 선수가 로봇이나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날의 컨디션, 사기, 승부욕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장을 훨훨 날기도 하고 죽을 쑤기도 한다. 기계와 달리 사람은 감정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응원, 우레와 같은 함성이 날아가 꽂히는 부분은 바로 선수들의 감정영역이다. “잘 한다, 잘 한다”하면 왠지 힘이 펄펄 솟으며 더 잘 하게 되는,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다. 70년대 한국에서 국가 대표선수 생활을 하다가 LA로 이민 온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응원은 한마디로 선수들의 기를 살려준다”고 말했다. “경기 중 몸이 제대로 안 풀릴 때, 상대팀 선수와의 격렬한 태클로 넘어졌을 때, 응원소리의 효력은 대단합니다. 피곤한 것도, 아픈 것도 다 잊고 달리게 합니다” 한 정신과 의사는 경기중인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위기의식에 견주었다. 어른이 어린이와 다른 점은 사고가 합리적이라는 것. 하지만 위기상황이 닥치면 어른도 유년기의 감정적 단계로 돌아가 버린다. “경기를 한다는 건 전쟁터에 나가 있는 것과 같지요. 선수들은 원초적 감정의 상태에 빠집니다. 그때 관중이 열띤 응원을 하면 ‘아, 나를 밀어주는구나’감동을 받으면서 뇌에서 도파민, 엔돌핀 같은 호르몬이 나오지요.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솟아서 평소 생각하던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일이 생깁니다” 응원으로 맛보던 카타르시스도, 신화 실현의 예감도 이제는 추억이다. ‘앞으로는 무슨 낙으로 사나’라는 말이 당장 주위에서 나온다. 답답한 현실, 빡빡한 일상 - 응원이 필요한 곳은 바로 우리의 삶이다. “잘 한다, 잘 한다”하면 힘이 솟아서 더 잘하게 되는 그런 기적이 사실은 우리 삶에 필요하다. 박지성이나 안정환은 접고 내 삶의 이웃들을 응원해야 하겠다.
권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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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은 다른 대회와는 유난히 달리 느껴진다. 그 이유는 우리팀이 만든 2002년의 기적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되지만 블로그에 내 삶의 한 흔적으로 남겨두고 싶은 욕심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경기를 관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내가 본 경기를 기록하고 분석해 봄으로 월드컵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키려고 한다.
대한민국 VS 프랑스
먼저 믿기지 않는 경기를 펼친 태극전서들의 투혼에 갈채를 보내고싶다. 18일 정오(태평양 시각) 독일 라이프치히 젠트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G조 예선 두번째 경기가 열렸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우리팀의 몸놀림이 좋아보였고, 붉은색 유니폼이 강인하게 보였다.
홈이나 다름이 없는 유럽팀들이 전번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한층 더 불안 한 가운데 시작된 경기는 전반 8분 티에리 앙리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중원을 완전히 장악당하며 패색이 짙었다.전반전 내내 슈팅한번 못해보고 수비하기 바쁠 정도로 안타까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프랑스의 공격에 따른 수비를 염두해 놓은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좌우 수비수들이 오버랩을 할 용기조차 없었다. 기량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이번 경기도 역시 보는이의 가슴을 조리게 만들었다. 이운재의 선방으로 간신히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에 이을용을 빼고 설기현을 투입 공격의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24분 부상당한 이호 대신에 김상식을 기용한 한국은 후반 26분 이천수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시키지만 막반까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후반 36분 처음으로 설기현이 오른쪽에서 올린 센터링을 조재진이 해딩으로 가운데로 패스해준것을 박지성이 넘어지며 살짝 터치한 공이 회전이 걸린 상태에서 골키퍼 손에 걸리는 듯 했는데 골대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 후 두팀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으나 1-1로 비겼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뒤어 준11명의 선수-특히 이운재의 선방-와 패색이 짙은데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 한국응원단의 정성,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가 절대적인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믿지만 무능한 프랑스 감독의 작전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달라진 것 가운데 하나는 주심이 마이크를 달고 심판을 보는 것인데 심판의 실수로 중요한 경기를 좌지우지하지 않토록 하기 위해서는 경기운영위원회에서 영상판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겠다. 사실 프랑스가 전반 31분경에 헤딩 슛한 것을 이운재 선수가 선방하긴 했지만 영상판독 시스템이 있었다면 골 라인 뒤쪽에서 공을 쳐내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는 예선 경기 두번 심판의 실수(?)로 스위스 전과 한국 전에서 불공정한 판정을 받았고 스위스와 토고전에서는 전반 토고에게 페널티킥을 주어야 하는데도 심판이 보지 못하여 경기결과에 치명적인 결과를 추래하게했다.
아무튼 이번 경기를 보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을 선수들의 실력향상에 총력을 기울려야겠다. 이것이 앞으로 한국축구협회가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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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天運)과 운재(雲齋)’.
18일 한국-프랑스전을 두 단어로 요약하라면 ‘천운과 운재’라고 말하고 싶다. ‘천운’은 실력으로는 안됐는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는 의미이고 ‘운재’는 추가 2-3골을 지켜낸 골키퍼 이운재의 성을 뺀 것으로 1-1 동점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운재가 선방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은 4-1 또는 3-1로 패했을 것이다. 상대는 슈팅을 잘했는데 순전히 이운재의 선방으로 골이 되지 않은 경우는 기자가 보기에는 3회 정도 됐다. 2002년에 비해 살이 너무 쪘다고 ‘돼운재’라고 비난했던 팬들이 더는 욕할 수 없는 ‘전설 같은’ 방어였다.
그것마저도 천운이었을까. 한국은 프랑스전에서 후반전 중반 이후를 제외하곤 경기 내내 압박에서 크게 밀렸다. 중원 압박에서 계속 밀리자 상대 공격수가 쉽게 공격할 기회를 너무 자주 허용했다. 프랑스 선수들의 마무리가 좋았더라면 ‘재앙’을 당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선수들도 경기 후 압박에서 계속 밀렸음을 시인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력 차이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이 98년 월드컵에 비해 달라진 것은 압박에서 밀리더라도 허무하게 골을 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 국가와의 대결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것도 향상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2002년부터 시작된 천운은 그 어느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
0-1으로 뒤지고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던 후반전 중반. 한국은 상대가 지친 틈을 타 적극 공세를 펼쳤고 이때부터 압박이 좋아졌다. 그리고 박지성이 살짝 밀어넣은 골. 1-1 동점이 되자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1만5천여명의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다. 골이 들어간 순간 사람들은 초월적인 경험을 했다. 그때의 시계는 확실히 현실의 시계와는 다르게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그것이 바로 공동체 즐김의 진수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기에 우리 동포들은 더욱 기뻐했다. 긴 가뭄 속에 단비를 만난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짜릿했다. 토고에 2-0으로 승리한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천운과 초월적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까. 실력으로는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다.
박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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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운
“‘능력 있는 사람보다는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사람은 누군지 인생을 깊게 본 사람이다.” 이와 동시에 테니스볼이 네트에 걸렸다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쪽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시합의 운명이, 선수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할리웃의 전설 우디 앨런의 최근작 ‘매치 포인트’는 이렇게 시작된다. 테니스 선수였던 주인공은 부자 집 아들에게 레슨을 해주다 친해져 그의 누이동생과 사귀게 되고 결국은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이 주인공은 부자 집 아들의 약혼녀에 눈이 멀어 임신까지 시킨다. 아내 덕에 얻은 좋은 집과 직장, 사회적 지위를 모두 잃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강도를 위장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훔친 물건을 모두 없앤 후 마지막으로 반지를 템스 강에 던진다. 안심하고 돌아서는 순간 반지는 난간에 맞고 길가에 떨어지고 그것으로 주인공의 운명도 바뀐다. 평범한 스토리지만 이걸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것은 역시 감독의 솜씨다. 인생에서 운과 실력, 어느 쪽이 정말 중요한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중국 속담에 ‘호리가 천리 된다’는 말이 있다. 처음 실낱같은 차이가 나중에 엄청난 격차를 초래한다는 이 말의 진리를 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던진 돌팔매가 골리앗의 이마를 1인치만 비켜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다윗은 골리앗의 칼에 죽었을 것이고 이스라엘이란 국가도 없었을 것이다. 솔로몬의 영화는 물론 유대교 자체도 아마 존립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유대교가 없었다면 기독교도 없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회교 또한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회교가 없었다면 십자군 원정도 9/11 테러도 없었을 것이다. 돌팔매 하나가 세계 역사를 뒤바꿔 놓은 셈이다. 64년 전 6월 미드웨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1941년 12월 펄 하버에서 기습을 당한 미 해군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반면 일본 제1함대는 태평양 전역을 안방 삼아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1942년 6월 4일 아침 미 함대는 수적 열세 속에 결사 항전을 벌였으나 출격한 전투기와 폭격기의 90%를 잃었다. 오전 10시 30분 미국의 마지막 공격대였던 돈트리스 급강하 폭격기 수십 대가 운 좋게 아카기, 가가, 소류 등 세 척의 일본 항공모함을 발견했다. 때 마침 항모 갑판 위는 폭탄을 갈아 끼우고 급유를 하느라 발화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갑작스런 미군의 공격을 받은 세 척의 항모는 손쓸 새도 없이 불길에 휩싸였고 곧 가라앉았다. 불과 5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남은 한 척의 항공모함 히류 또한 수 시간 후 폭격을 받고 침몰, 일본 제1함대는 하루만에 궤멸됐다. 그 후 일본은 단 한번도 태평양의 제해권을 회복하지 못했다. 만약 이날 마지막 미 전투기까지 격추 당했더라면, 돈트리스 부대가 일본 항모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 순간 갑판 위가 깨끗했더라면, 일본은 미드웨이에서 참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됐더라면 태평양전쟁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며 한국은 아직도 일본 식민지로 남고 6/25도 없었을지 모른다. 18일 열린 한국과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기적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여기서 기적적이라는 얘기는 정말 멋진 골을 넣었다는 것이 아니라 거의 질 것 같은 경기였는데 간신히 비겼다는 뜻이다. 이날 한국은 처음 80분 동안 슈팅다운 슈팅 하나 날리지 못하고 졸전을 펼치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박지성이 골키퍼 손을 살짝 넘겨 골포스트 안쪽으로 가까스로 차 넣은 공이 들어가면서 겨우 비겼다. 만약 이 공이 골키퍼 손에 맞았더라면, 몇 인치만 빗나갔더라면, 잠을 안자고 응원한 수백만 한국민의 환호는 분노로 바뀌고 맥없는 경기를 펼친 선수들과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박지성이 찬 공은 골키퍼 손을 넘기고 골대 안으로 아슬아슬 하게 흘러 들어갔다. 따라서 박지성은 국민의 영웅이 되고 한국민은 열광했으며 다시 23일 스위스와의 경기를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운명의 여신이 있다면 자신의 손끝 하나에 울고 웃는 인간의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인간은 정녕 운명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 존재인가.
민 경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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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조건
알렉산더, 한니발, 스키피오, 시저. 고대 지중해 세계의 명장들이다. 이 중 최고의 명장은 누구일까. 맞붙어 전투를 치른 사람은 이 4명 중 한니발과 스키피오뿐이다. 결과는 스키피오의 승리. 그러면 스키피오를 한니발보다 한 수 위라고 평할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전술만으로 승부가 난 게 아니다. 거기다가 스키피오의 전술은 사실에 있어 한니발의 전술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저는 당대 최고의 전술가로 칭송을 받던 폼페이우스와의 대회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 갈리아 전역에서의 승리 역시 전쟁사에 남을 만한 전과다. 그렇다고 시저를 최고의 명장으로 꼽기도 어렵다. 고대 지중해 세계 ‘최고 명장’은 아무래도 알렉산더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혁혁한 전과도 전과지만 새로 전술을 창안했고 그 전술은 후세의 교본이 됐다는 점에서다. 이 4명의 명장이 같은 조건에서 전투를 벌인다고 가정하자.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그 답이 쉽지 않다. 인간의 지혜로 아무리 짚어내려고 해도 안 되는 곳, 그런 미묘한 곳에서 움직임이 승패를 가를 수도 있어서다. 그걸 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명장의 조건의 하나는 그러므로 운도 포함된다. 운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럴 때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다. 그래서 승리를 거둔다. 이런 능력 말이다. 공이 없는 공간에서도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진다. 선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의 수를 읽고, 속고 속이는 전술과 진형으로 공의 움직임을 미리 결정한다. 그뿐이 아니다. 23명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최고의 경기력을 발산케 해야 한다. 이것이 월드컵 축구다. 그러므로 스타플레이어들의 현란한 개인기 못지 않은 관전거리는 감독들의 용병술이다. 누가 최고의 명장으로 지목될 것인가. 이것이 월드컵의 또 다른 관심사다. 독일 월드컵에서도 히딩크가 바람을 일으킬 것 같다. 첫 게임부터 3대1의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해 하는 말이다. 호주와 일본의 경기는 지장과 지장의 싸움이었다. 일본의 지쿠 감독 역시 변방에 머물고 있던 일본 축구를 8강으로 끌어올린 명장. 그 싸움이 처음에는 지쿠의 승리로 굳어지는 것 같았다. 후반의 종반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히딩크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를 두 명이나 빼고 모두 공격수로 대치시켰다. 축구 교과서에 없는 진형을 펼친 것. 2002년 한국과 이탈리아 전을 닮았다. 공격 일변도의 전술이다. 그 승부수가 적중했다. 말하자면 과감한 용병술로 운을 스스로 잡아당겼다고 할까. 한국의 아드보카트 감독은 어떤 전술을 선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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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VS 토고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드컵 첫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려는 13일 아침 6시(태평양시각) 이곳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곳곳에는 한인들이 모여 한국의 선전을 바라며 응원을 하러 모여들고 있었다.
같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 최종예선1조 1위로 본선에 올라온 복병 토고(8승2무2패)와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이 있었다.
한국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초반부터 무거워 보였고, 수비수와 미들필더들의 간격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공을 잡아도 줄곳을 ?O지도 못하고 전반 45분 내내 부정확한 패스와 어설픈 롱패스로 경기의 맥을 스스로 끊어놓는 등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또 간간이 터진 중거리 슛도 힘과 정확성이 떨어져 상대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않았다.
이렇게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 운영하던 한국은 전반 31분 수비수들간의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토고 쿠바자에게 일격에 당하여 골을 허용하였다. 실점에 당황한 한국은 동점을 노리며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여전히 기술,체력,정신력등 모든면에서 실망스런 경기를 펼치며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후반들어 한국은 안정환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전술로 나갔다. 9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돌파하던 박지성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이 천수가 오른발로 감아찼고 공은 왼쪽으로 휘어지더니 그대로 골문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지성이 중앙 돌파를 시도할 때 토고 아발로가 뒤에서 백태클,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인 우세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이에 편승하여 서서히 활기를 띄더니 27분에 안정환의 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서 월드컵 원정사상 첫 승을 거두었지만 찜찜하기 그지없다.
한국은 이번 출전팀 가운데 최약팀이라는 토고를 맞아 상대는10명으로 싸우는 상황인데도 공을 외곽으로 돌리며 지연작전에 들어갔다. 그렇게 경기를 해가며 이기겠다는 정신상태가 참 한심하게 보였다.
다른 팀들의 경기를 보면서 좀 느끼는게 없는가? 호주는 일본을 상대로 2:1로 리드한 상태에서도 더욱 공격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쳐 3:1이란 대승을 거두었던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공격이 곧 최선의 수비"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다음 경기에 대비하여 이런 면에서 각별히 신경을 쓰며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
1.그들에게 있어서 독일구장은 홈이나 다름이 없다. 그들은 유럽잔디에 익숙해 있고 관중들의 광적인 응원도 있겠지만 기죽지 말라.
2.체력과 힘 그리고 세기에서도 우리보다 앞서는 팀들이다. 더 적극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노력하며, 더 많이 뛰고 경기가 끝날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도록 하라.
3.미드필더와 수비간의 협력이 좋고 허리가 강하다. 우리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미들필더와 수비진간의 간격을 잘 유지해가며 패스미스를 가능한 줄여야한다.
4. 의미없는 똘볼(?)은 절대로 삼가해야한다. 공을 띄운다는 것은 자신의 공격권을 상대팀에게 넘겨주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없다.
5. 상대는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키는 슈팅력이 뛰어나다. 가능한 필요없는 파울은 삼가하라.
어느한 팀도 호락호락한 우리의 상대는 없다. 프랑스와 스위스에 선전을 하려면 새롭게 정신무장을 해야한다. 진도개처럼 한번 물면 놓지 않는 필사의 정신으로 그들의 약점을 공략하자. 스위스와의 경기로 경고를 받은 선수들을 퇴장시킨다든지, 체력의 약점을 이용 후반전 발 빠른 조커들을 투입한다든지 ........... 죽기살기로 임해야 후회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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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막판 소극 플레이 '나약했다'
‘결과=Good, 경기 내용=Not bad, 앞으로의 전망=Bad.’ 한국이 G조 첫 경기서 토고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일단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승점 3점을 얻고 시작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경기 내용도 괜찮았다. 가끔 중원 압박이 풀리기도 했지만 프레싱(pressing) 기계는 비교적 순조롭게 돌아갔다. 이천수가 세트 플레이로 동점골에 성공하고 안정환이 절묘한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넣은 것은 명장면이었다.
문제는 앞으로 경기다. 한국이 앞으로 더 강력한 경기를 펼치지 못한다면 프랑스, 스위스전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크다. 토고전에서 한국은 전반적으로 압박도 좋았고 괜찮은 플레이를 했지만 결정적으로 나약했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2002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한국 선수들의 ‘나약함(naive)’을 자주 지적한 바 있는데 토고전은 바로 이 단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상대팀은 레드카드를 받아 10명의 선수로 경기를 했는데 한국 선수들은 방어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안정환의 역전골이 터진 후부터 약 15분 동안 백패스를 하며 시간 끌기를 했던 것은 ‘나약함’의 대표적인 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에 좋은 지점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음에도 킥을 하지 않고 공을 뒤로 돌리는 것은 변명을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런 자세로 프랑스, 스위스전에 임하면 한국은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점수가 앞선 상황에서도 더욱 압박하면서 경기를 지배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3-1로 이기나 2-1로 이기나 이기는 것은 똑같다. 그러나 ‘나약함’은 강한 상대와의 대결에서 쥐약이 된다. 또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박진감을 덜 느끼게 된다.
박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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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월드컵 경기 스코어 보드
6월 9일 A조 독일 VS 코스타리카(4:2) 에콰도르 VS 폴랜드(2:0)
6월 10일 B조 영국 VS 파라과이(1:0)축구의 종주국답게 조직력이 돋보였고 이에 맞선 파라과이도 자살골로 무너졌지만 잘 싸?m다.
스웨덴 VS 트리니다드 & 토바고(0:0)아직까지는 이 경기가 최대이변으로 기록되고있을 만큼 트리니다드 & 토바고의 경기를 높이 평가하고싶다.
6월 10일 C조 아르헨티나 VS 코트디부아르(2:1)
6월11일 C조 네델란드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1:0)
6월11일 D조 멕시코 VS 이란(3:1)아시아의 맹주로 이란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팀이 세계무대에서는 너무 쉽게 무너지다니 아시아 존과 세계무대의 수준차이가 너무크다.
포루트칼 VS 앙골라(1:0)식민지의 서러움을 달래기에 좋은 한판이었다. 비록 1골차이로 졌지만 어느나라도 아프리카 축구를 그리 호락호락하게 볼 수 없는 만드는 재능과 끼가 몸에서 풍겨나온다.
6월 12일 E조 체코 VS 미국(3:0) 체코의 적극적 공격력과 시종일간 거칠게 미국을 몰아부치는 에너지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미국을 세계5위로 FIFA에서 올려놓았는데 그 기준이 어딘지 모르지만 너무나 초라해보였다.
이탈리아 VS 가나(2:0) 역시 축구강국의 면모를 잘 보여준 한판이었다. 가나 역시도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함과 뛰어난 기량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2번째 골은 공격으로 나가다가 패스를 잘못하여 상대에게 역습을 당하는 뼈아픈 실수가 옥에 티로 담는다. 재정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아프리카가 세계를 호령할 날도 그리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음을 보았다.
F조
호주 VS 일본(3:1) 히딩크의 모험이 멋지게 적중된 한판이었다.
6월13일 G조 대한민국 VS 토고(2:1) 개운치 않은 원정 첫승이다.
프랑스 VS 스위스(0:0) 노쇠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프랑스는 전반37분 앙리가 슛한 공이 스위스 수비의 손에 맞았는데 심판이 보지 못하여 로 페널티킥 찬스를 얻지 못하는 불운도 따랐지만 안정된 미드필드와 공격진이 비교적 탄탄하였고 패기로 맞서는 스위스의 투지는 프랑스를 대적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강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도 2번 싸워서 2번 모두 무승부를 기록 할 정도로 두팀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에 게임을 풀어나가는게 더욱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의 전력으로는 위의 2팀을 상대하기에는 벅차다는 생각이다.
6월 13일 F조 브라질 VS 크로아티아(1:0)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밀리지않고 강인한투지로 끈질기게 브라질을 괴롭힌게 인상적이었다.
6월 14일 H조 스페인 VS 우크라이나(4:0) 22전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스페인의 상대 우크라이나는 터키를 조 2위로 내려앉히고 조1위로 본선에 올라온 팀이다.세기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우크라이나는 전반 초반 2실점으로 흘들렸고 후반 어이없는 반칙으로 퇴장도 당하고 페널티 킥까지 허용하는 불운까지 겹쳐 완패를 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VS 튀니지(2:2)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하프라인에서 날카롭게 전방 공격수들에게 찔러주는 패스로 이루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피디한 기습공격은 인상적이었지만 마지막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을 허용한게 아쉬움으로 남는 한판이었다.
독일 VS 폴란드(1:0) 조별 2차전이 시작되었다. 배수의 진을 친 폴란드와 홈팀으로 양보 할 수 없는 한판. 시종일관 관중들의 가슴을 조이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홈 이점과 전력면에서도 객관적으로 월등히 앞서는 독일은 줄기차게 폴란드의 문전을 노리지만 죽기를 작정이나 한듯 몸을 던져가며 이판사판으로 이에 맞서는 폴란드의 정신력에 감동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폴란드를 응원하게 되었다. 정신력하면 한국팀의 전매특허인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끝마친 뒤 후반에도 선전을 하면서 두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후반 약 18분여를 남겨놓고 폴란드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여 10명이서 독일과 맞섰고 인저리 타임까지 가는 혈투를 벌리다가 교체해 들어온 독일의 10번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1:0으로 경기를 마치게 되는데 우리도 질?? 지더라도 프랑스 전에는 이렇게 멋지게 후회없는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
6월 15일
에콰도르 VS 코스타리카 ( 3 :0 ) : 2002년에 이어 2번째 출전한 에콰도르는 2연승으로 16강 확정 잉글랜드 VS 트리니다드&토바고 ( 2 :0 ) 스웨덴 VS 파라과이 ( 1 : 0 )
6월 16일 아르헨티나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 6 : 0 ) 네델란드 VS 코트디부아르 ( 2 : 1 ) 멕시코 VS 앙골라 ( 0 : 0 )
6월 17일 포르투갈 VS 이란(2 : 0 ) ; 와! 40년 만에 16강 진출 .... 16강진출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가나 VS 체코 ( 2 : 0 ) 미국 VS 이탈리아 ( 1 : 1 ) 이탈리아 1명이 퇴장되었고 미국은 2명이 퇴장되는 진기한 상황에서 싸워서 얻은 값진 승리였다.
6월 18일 크로아티아 VS 일본 (0 : 0 ) 브라질 VS 호주 ( 2 : 0 ) 대한민국 VS 프랑스 ( 1 : 1 ) ; 한국은 1승 1무, 승점 4가 되며 여전히 G조 선두 자리를 지켰고,프랑스는 2002 한일 월드컵부터 이어져오던 연속 경기 무승기록을 '6'으로 늘리는 수모를 당했다.
6월 19일 스위스 VS 토고 ( 2 : 0 ) 우크라이나 VS 사우디아라비아 ( 4 : 0 ) 스페인 VS 튀니지 ( 3 : 1 )
***************************************************************************************** *예선 3차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동 시간에 각 그룹 경기에 임하여 16강 진출할 팀을 결정하게된다.
6월 20일 독일 VS 에콰도르 ( 3 : 0 ) 경기는 참 상대적이란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하는 한판이었다. 프랑스도 1998년 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축구의 지존이라는 브라질을 3 : 0으로 침몰시키고 우승을 했을 정도로 홈 팀의 이점이란게 무섭다. 독일의 막강한 화력앞에 에콰도르는 없었다. 폴란드 VS 코스타리카 (2 : 1) 파라과이 VS 트리니다드 토바고 ( 2 : 0 )
영국 VS 스웨덴 ( 2 : 2 ) 또 다시 영국의 자존심을 꺾는 한판이었다. 1968년 이래 38년 동안 11차례 경기를 치뤘지만 (4무7패) 스웨덴을 이겨보지 못한 심리적 압박이 원인일까? 영국은 스웨덴을 만나면 이상하리 만큼 작아진다. 정말 축구의 종주국이란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다. 스웨덴은 전반에 1골을 내어주고 후반 반격에 나서 동점을 만들었고 그 후에도 영국을 계속 몰아부쳤는데 골대를 2번이나 맞치는 불운을 맛보더니 후반 43분경에 영국에게 또 다시 한골을 허용하여 패색이 짙었는데 45분경에 한골을 만회하여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끝마쳤다.
A조에서는 독일/에콰도르, B조에서는 영국/스웨덴이 각각 1.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6월 21일 포루투갈 VS 멕시코 ( 2 : 1 )포루투갈은 전반 2골로 경기를 쉽게 풀어갔고 반격에 나선 멕시코는 곧바로 1골을 따라잡았으나 페널티킥 실축과 1명이 퇴장을 당하여 멕시코의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되었다.
앙골라 VS 이란 ( 1 : 1 )
아르헨티나 VS 네델란드 ( 0 : 0 ) 지금까지 있었던 경기 가운데 힘든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기량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앞서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상대를 압박하니 아르헨티나로서는 경기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았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개인기에서 앞선 아르헨티나의 판정승이었다. 역시 남미와 유럽 양대 산맥이 축구를 이끌어가는 것을 새삼 느겼다
코트디부아르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3 :2 )
*c조에서는 아르헨티나 / 네델란드,D조에서는 포루투갈 / 멕시코가 각각1.2위로 16강에 올라가게 되었다.
6월 22일 가나 VS 미국 ( 2 : 1) 이탈리아 VS 체코 ( 2 : 0 )
브라질 VS 일본 ( 4 : 1 ) 호주 VS 크로아티아 ( 2 : 2 ) : 히딩크의 리더쉽으로 32년 만에 월드컵 16강 위업을 달성했다.
*E조에서는 이탈리아 / 가나,F조에서는 브라질 / 호주가 각각1.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6월 23일 스페인 VS 사우디아라비아 ( 1 : 0 ) 우크라이나 VS 튀니지 ( 1 : 0 )
*H조에서는 스페인 / 우크라이나, G조에서는 스위스 / 프랑스가 각각1.2위로 16강에 올랐다.
6월 24일 독일 VS 스웨덴 ( 2 : 0 ) 아르헨티나 VS 멕시코 ( 2 : 1 ) ;연장전
6월 25일 영국 VS 에콰도르 ( 1 : 0 ) 포루투갈 VS 네델란드 ( 1 : 0 ) : 최다 경고 타이 (16회) , 한 경기 최다 퇴장 (4명) 월드컵 진기록
6월 26일 이탈리아 VS 호주 ( 1 : 0 ) 우크라니나 VS 스위스 ( 0 : 0 ) ; 연장에서도 승부를 결정치 못하여 승부차기로 우크라이나는 8강에 진출
6월27일 브라질 VS 가나 ( 3 : 0 ) 프랑스 VS 스페인 ( 3 : 1 )
7월1일 프랑스 VS 브라질(1 : 0 )멕시코 칸쿤에 있는 레알 카리베 호텔 로비에 도착하여 T.V화면에 경기 종료 약 10분여를 남겨 놓은 시각이었는데 브라질이 1:0으로 지고 있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되어 경기를 관람 할 수 없었을 뿐아니라 어떻게 골을 먹게 되었는지도 참 궁금하다.
7월4일 준결승 이탈리아 VS 독일 : 멕시코 칸쿤 공항 대합실에서 경기를 지켜보았다. "골대를 맞??는 팀은 경기에서 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탈리아는 2번이나 골대를 ??추는 불운 속에서 연장 종료 불과 1분여 남겨 놓고 2골을 넣어 결승에 올랐다.이탈리아 골키퍼와 4백의 뛰어난 예측력은 (자살골 1개를 제외하고는) 무실점으로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7월5일 준결승 프랑스 VS 포르투갈 : (1 : 0 ) 경기 도중 얻게된 페날티 킥을 끝까지 잘 지킨 프랑스는 스위스와 한국에 비기면서 예선을 어렵게 치르었는데 브라질까지 잡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이탈리아 VS 프랑스 그리고 지단...............
http://soccer.sportsnet.tsn.ca/schedule_results/ http://www.soccertv.com/wc-us.cfm http://msn.foxsports.com/soccer/worldcup/schedule http://soccernet.espn.go.com/worldcup/fixtures?cc=5901 http://fifaworldcup.yahoo.com/06/en/w/schedule.html http://www.soccerphile.com/soccerphile/wc2006/schedule/schedu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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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에 이기긴 했지만
한국팀이 전반전에서 토고에게 한 골을 먹었을 때는 “지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팀이 예상외로 못하는 데다 토고팀 실력이 기대 이상인 것이 맛 물려 비관했다는 이야기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북한에 진 이탈리아 팀이 숨어서 귀국한 적이 있다. 월드컵 사상 이변 중의 이변으로 꼽히는 경기가 1966년 영국 월드컵 때 우승후보인 이탈리아가 생각지도 않은 북한에게 1대0으로 패한 사건이다. 우승을 기대하던 이탈리아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이 분노로 바뀌자 겁을 먹은 선수단은 새벽에 귀국했는데 어떻게 알고 나왔는지 시민들이 몰려와 계란 세례를 퍼부었다고 한다. 한국팀이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토고에게까지 참패하고 한번도 못 이긴 채 귀국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탈리아팀처럼 새벽 비행기편으로 귀국하는 신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온 국민이 거리에 나와 응원하고 붉은 악마 수천명이 독일로 달려가는 법석을 떨었는데 하위에 속하는 토고에 진다면 선수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94년 미국에서 월드컵대회가 열렸을 때 볼리비아의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와 며칠을 묵으면서 볼리비아팀을 응원했다. 기자들이 그에게 “국내 정치는 내버려두고 대통령이 축구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가”라고 묻자 볼리비아 대통령 왈 “우리 나라에서는 요즘 축구가 곧 국내 정치다”라고 말한 기사가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이 그 지경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축구에 쏠려 있다. 오죽했으면 신임 한명숙 총리마저 현장에서 한국-토고전을 응원했을까. 준결승전이나 결승전이면 몰라도 토고 정도와의 경기에 총리까지 경기장에 나가 응원을 한 것은 좀 오버액션인 것 같다. 토고에 이겨서 천만다행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와의 대전에서도 토고 전반전 때처럼 졸렬한 플레이를 했다가는 연달아 골을 먹는 망신을 당할 것이다. 국민 응원에 비해 한국선수들의 플레이 자세가 좀 박력이 없다. 4강에까지 올랐던 한국팀이 주눅들린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서야 되겠는가. 한국은 1954년 처음으로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해 헝가리에 9대0으로 패하는 곤욕을 치른 이래 지금까지 해외원정 월드컵 경기에서 4무10패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토고 승리가 52년만에 잡은 한국팀의 첫 월드컵 원정 승리다. 이번 월드컵의 화제는 단연 호주팀 감독을 맡은 히딩크다. 후반전 8분을 남겨놓고 3골을 성공시킨 호주팀의 일본 격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지휘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극적인 경기였다. 그는 확실히 전체 그림을 볼 줄 알고 선수들을 이해할 줄 아는 지휘관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실력으로 보면 일본팀이 호주팀을 앞선다. 그러나 일본팀은 기술로 싸우고 호주팀은 정신으로 싸웠다. “우리는 히딩크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결의를 보인 호주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판가름을 냈다고 본다. 축구도 마지막에는 정신이다. 기술이 아니다. 한국팀이 마음에 새겨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외국기자들이 토고전을 보고 “한국이 2002년 때만 실력이 못한 것 같다”고 평한 것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 4년이 지났는데 그때보다 실력이 못하다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파이팅 정신만 보여준다면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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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VS 일본
6월12일 아침5:30(태평양 시각)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 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와 일본전에 한국의 축구 팬들도 관심이 크리라 생각된다. 그 이유는 우리팀을 이끌었던 감독 히딩크가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이유는 언제 부턴가 무섭게 성장해 오고있는 일본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98네델란드,2002년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명장 히딩크를 영입한 호주는 32년만에 월드컵 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7승1무 1패(31득점/ 5실점)로 본선에 올라왔다. 1패는 우르과이를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0 : 1로 패한 것이 유일한 1패다. 이와 맞서 싸우는 일본은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위 11승1패 (25득점/ 5실점)의 성적으로 본선에 올라 오는 과정에서 당한 1패는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것 뿐이다.
F조에서 최 약체로 평가되는 일본은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가지고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하였다. 26분경 10번(NAKAMURA Shunsuke )이 차 올린 공을 호주의 골 키퍼가 볼을 펀칭할려고 어정쩡하게 달려나오다가 일본의 9,11번에 밀리면서 공은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일본의 행운이었다.
호주는 골키퍼 차징으로 항의를 하였고 주심은 이를 인정치 않았다. 보는 이의 견해에 따라 이견이 나올 소지가 있었지만 골키퍼의 집중력 부족이 가장 큰 실수로 보였다. 한 골을 허용한 호주는 흥분한 나머지 공격에 너무 치중하면서 일본의 역습을 당하며 위태위태 경기를 펼쳐답답했다.
감정을 추스리고 후반에 들어온 호주는 다소 안정되게 경기에 임하였지만 공격에 너무 치중하는 모험적인 경기를 펼쳤다. 세기면에선 정상급이 아니지만 히딩크 마술에 체면이 된듯 정신력이 두드러진 선수들의 움직임과 간간히 보여주는 히딩크의 표정에 나도 모르는 안타까움이 경기내내 드리워져 있었다.
84분 호주의 공격진에서 올려진 공을 일본 골 키퍼가 퍼칭을 하지 못한체 옆으로 흘러나온 공을 4번(CAHILL Tim )이 골로 연결시키고 89분(CAHILL Tim )에도 페널티 에어리어 5번이 중앙으로 살짝 밀어주고 4번이 찬 공이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안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역전을 하게된다. 후반 중반까지만해도 탄탄하던 일본의 수비는 냉정을 잃고 호주는 2:1로 앞선 가운데서도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였다. 총 공격에 나선 일본과 맞선 호주는 인저리 타임에 15번(ALOISI John )이 일본의 수비를 재치고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공을 낮게 깔아 차 3번째 골을 성공 시켜 3:1로 경기를 마쳤다.
2002년 공동 개최국 일본은 16강에서 1승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로 그들의 목표를 하향해야 할 것 같다.월드컵 본선에서의 1승이 얼마나 힘든가를 우리도 깨달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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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VS 코스타리카
2006년 6월 9일 아침 8시 (이하 태평양 기준시각) 개막식에 이어 개막전 경기가 아침 9시에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중남미인들의 축구 열기 덕분에 스페니쉬 채널로 월드컵 전 경기를 을 볼 수있다. 개막전에서 개최국들이 한번도 진적이 없고 다만 5번의 무승부의 기록을 있다. 실력의 차를 떠나서 첫 경기라 긴장어린 선수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개최국 독일의 상대는 코스타리카였다. 북중미 1차,2차 그리고 최종예선까지 22경기를 치른 전적이 11승3무8패(39득점/30실점)로 3위로 본선에 올라온 팀이다.
본선 자동출전권을 얻은 독일은 2005년 부터 20차례 A매치를 하여 10승 6무4패의 전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4패 가운데 3패가 원정 경기였고, 홈에서 진것은 브라질에게 2:3으로 뿐이다. "똥개도 제집 앞에서는 90점 따고들어 간다."는 말이 있다지만 통계치로 보아도 그 만큼 홈이란게 큰 힘을 작용함을 알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본다면 거의 100% 독일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그래도 공은 둥글다고 하니 나 역시 궁금하다. 독일이 개최국의 이점을 가지고 이번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지도 궁금해서 더 진지하게 경기를 지켜보았다.
결과는 4:2로 독일의 승리. 힘을 앞세운 좌측 돌파에서 3골이 나왔을 만큼 16번의 오버래핑에 이은 센터링이 빛을 발했다. 경기 시작하면서 첫 공격에서 대포같은 중거리 슛에서 독일의 힘의 위력을 보았는데 8분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16번(Philipp Lahm) 비교적 왜소한 체격에서 나오는 정교한 슛이 왼쪽 골대 코너에 맞고 골 네트로 빨려들어갔다.
체격적인 열세가 눈에 띄지만 중미 특유의 개인기로 반격에 나선 코스타리카는 13분에 페널티 에어리어로 찔러준 공을 골키퍼와 1:1 상태에서 9번(Paulo Wanchope) 이 공을 낮게 깔아차서 금방 실점을 만회한다. 반격에 나선 독일은 11번(Miroslav Klose)의 활약에 17분,61분에 연속 골을 넣고 3:1로 멀리 달아난다.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고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느라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던 코스타리카는 73분 4명의 수비가 일자로 배열 된 독일의 수비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절묘한 짧은 패스가 나왔다. 토우킥으로 중앙 수비수 2명 허리사이로 살짝 찍어 올려준 공을 9번이 몸의 균형을 잡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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