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둘쨋주에 입소한 리아의 적응 후기를 올립니다.
리아가 2025년 2월에 태어나고, 저는 나라에서 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탈탈 다 털어 쓰며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직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확정 받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2026년 3월에 입소시켜 열흘 정도 보냈었고, 그곳에서 리아의 적응은 나빠보이지 않았답니다. 워낙에 활달하고 사람을 좋아하며, 호기심이 많은 성향이라 처음에 떨어질 때 우는 거 말고는 큰 문제는 없었어요. 다만, 저의 친정 부모님께서 어린이집에 있는 어린 아기 사진을 보고 안타까우셨는지, 당분간 집에서 봐줄테니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종종 선명한 꿈을 꾸는데 그때 당시 좋지 않은 꿈을 꿨어요. 입소 3일만에 리아가 열감기에 걸려 아프기도 했고, 여러 사정으로 얼마 가지 못해 퇴소시켰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 제가 가정보육을 하였고, 5월 복직 이후 수원에 계신 저희 친정 엄마가 주중에 저희 집에서 머무시면서 리아를 봐주셨어요. 저는 회사가 집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점심 때도 들락거리며 들여다 보곤 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약 두달이 채 되기도 전에 친정 엄마가 점점 지친 기색이시더라고요. 발도르프 어린이집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은 문화센터에서 알게 된 엄마가 말해줘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6월의 어느 금요일에 반차를 쓰고 친정 엄마를 보내드린 후에 리아와 두빛에 방문하였습니다. 다행히 원장님과 바로 상담이 가능한 상황에서 입소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고, 첫 인상이 좋았습니다. 어린이집 상담은 처음이 아니었는데, 지금까지 방문했던 어린이집 중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졌고, 특히 테이블에 둘러앉은 아이들의 차분함이 인상 깊었어요. 한 아이의 한 달 적응이 끝나야 다른 새 친구를 받는다는 정책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7월 입소를 확정하고 6월에 단오 소풍에 초대받아 다녀왔었는데 저희 남편의 소감에 따르면, 마치 먼 친척들과의 명절을 치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기분이었어요. 아이가 다니는 기관에서 가족과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나쁘게 느껴지지 않아서 앞으로 리아가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7월 둘쨋주부터 한달 간 리아의 적응은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첫날은 저도 함께 오전 휴가를 쓰고 갔었는데 제가 있어서인지 리아는 제 옆에 딱 붙어서 블록방의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더라고요. 도희, 라엘, 하연, 이람이가 근처에 앉아 놀며 자기를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연이는 해인이가 자기 동생이라고 소개도 해주고요. 한 아이가 이름을 말하자 마치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듯 차례대로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어요. 소은이와 현서도 근처에 어물쩡거렸는데 아직 영아라 말은 않고 누가 와있나, 살피는 듯 했어요. 소은이와 현서와 해인이를 보며 우리 리아도 저렇게 생활하겠거니,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그 옆에서 조용히 뜨개질을 하셨습니다.
리아는 첫째주에는 주로 저희 엄마 옆에 붙어있었고, 둘쨋주부터는 헤어지기 연습을 했는데, 처음에는 헤어질 때마다 많이 울었다고 들었습니다. 울고 있는 불쌍한 표정의 사진들이 올라왔어요. 처음에는 원장 선생님께서 많이 봐주셨고, 점차 다른 선생님들과도 잘 있는 모양이었어요. 할머니가 적응해주신 7월 한 달 간 헤어질 때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울면서 들어갔던 것 같은데, 8월 무렵부터는 점차 아빠와도 잘 헤어지는 날들이 늘어났고, 음악 콘서트가 즐거웠었는지, 그때를 기점으로 대부분 울지 않고 들어간 날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8월 둘쨋주부터는 친정 엄마가 완전 철수하시고 리아 등하원 + 양육이 저희 부부의 오롯한 일이 되었습니다. 장롱 면허였던 제가 7월 내내 틈나는 대로 어린이집과 집을 드라이빙하며 사전 운전 연습을 했고, 등원은 아빠가, 하원은 엄마가 도맡았습니다. 저는 회사로부터 6개월 간 1시간 단축근로를 승인받아 세시 반에서 네시 사이에 퇴근하여 리아를 픽업갔어요. 리아는 카시트에 15분 정도 앉아있는 일에 완벽 적응하였고요.
복직 이후 리아는 제 옷자락을 붙잡으며 출근하는 엄마 마음을 슬프게 만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한달이 채 되기 전에 빠빠이 손을 흔들기도 하더라고요. 이 모든 과정이 앞으로 아이를 기르며 엄마로서 내가 겪게될 일들의 전초전이겠거니 최대한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8월에 재접근기가 오면서 거의 매일 이른 아침 출근 시간마다 회사 엘레베이터 앞까지 제가 안고 와서 마지막에 아빠에게 넘기고 헤어지는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두빛에서 막내인 리아가 가장 면역에 취약한 것인지 각종 병치레로 등원을 못하는 날도 많았어요.
7월 입소 후 우당탕탕 시간이 흘러 벌써 10월을 앞둔 시점에서 보면 리아는 어린이집에 잘 적응한 것 같습니다. 지난 주 무렵부터는 하원하러 온 엄마를 반기기보다는 그저 혼자 난간을 꼭 잡고 계단을 걸어 나와 숲놀이터로 가기 바빠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만큼 어린이집 생활에 익숙해지고 본인도 자신감이 생긴 모양이에요. 엄마와 아빠도 지금의 생활 패턴에 점차 적응해나가고있고, 매일 밤 아이들의 카페 사진만을 기다리는 어엿한 두빛 엄빠가 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만 생활해주면 엄마로서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적응에 도움을 주신 원장 선생님, 성희 선생님, 은송 선생님, 보조 선생님께 모두 감사드리고, 또 응원해주신 형님들과 형님들의 부모님들께도 감사한 마음 뿐이랍니다.
첫댓글 우는 아이 떼어놓는것이 부모로서 가장 마음이 아픈일인데
잘 견텨내셔서 지금에 리아가 있는거지요
수고많으셨구요
또 그만큼 부모님도 성장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성장하고
다치면서 배움을 가져갑니다
그런상황들에 두려워하지 마시고
성장과정을 옆에서 편안하게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쫄보 부모입니다..
원장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응원 감사합니다~~!
리아도 리아지만 리아 부모님의 두며드는 속도도 신급이었다고 감히 평가해 봅니다 ㅎㅎㅎㅎㅎ 앞으로도 자주 뵈어욧!! 목3동 성당도 오시고요 🤣
으앗.. 정말요?! ♡ㅠㅠㅠㅠ 신입나부랭 쫄보 부모입니다......더 두며들고 싶어요 ~~
등촌 성당보다 목3동 성당이 핫플이었군요+ - +
리아와 리아아빠랑 손 잡고 갈날만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리아 뿐 아니라 리아부모님께서도 새로운 생활패턴에 적응해나가는 시간이셨군요! 리아가족 모두가 새로이 시작된 두빛과의 일상을 건강하고 즐거이 보내길 응원할께요!!
이서어머니♡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궁서체로 쓴 길고 긴 글을 읽어주셔서도 감사드립니다 ㅎㅎ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많은 조언 토킹 타임이 오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