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백제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나 광활한 영토를 거느린 고구려에 비해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천500년 전 동아시아를 주름잡았던 해상왕국 백제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커지고 있다.
백제시대 후반부 역사의 중심지였던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6월 말~7월 초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주는 5대왕 64년간 백제의 왕도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고장답게 무령왕릉, 공산성, 국립공주박물관 등에서 다양한 백제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다. # 백제고도 공주의 상징 '공산성'
공산성은 백제가 고구려의 공격에서 벗어나 전열을 재정비하고 패색이 짙은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 역사의 장으로 5대왕 64년의 백제 웅진사를 써내려간 곳이다.
백제 웅진의 64년 도성이 된 공산성은 백제시대 이래 천년 이상의 세월동안 시대의 변천을 겪어 와 그 세월만큼 역사가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공산성 성내에는 백제 때 건물지를 비롯해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건물지가 산재해 있다. 조선 인조대왕의 일화가 전해지는 쌍수정을 비롯해 백제의 추정 왕궁지, 성의 동쪽에 있는 임류각지 등 성 안에 백제의 왕궁지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발굴지들이 자리잡고 있다.
공산성은 어느 방향에서 올라서더라도 성에 오를 수 있고 성벽길을 따라 가면 발밑이 도심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산성의 정취에 푹 빠져든다.
금서루에 올라 우측 성벽을 따라 가면 구불구불 완만하다가도 때로는 급하게 흐르듯 이어지는데, 굳이 안내를 받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진남루, 영동루, 연지와 만하루, 공북루 등은 조선시대 문루건축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성의 북쪽 곳곳은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좋은 곳이다. 공주시가지 전경이 눈에 들어오고 금강이 발 아래 흐르는가 하면 강 너머 공주시가지가 조망되기도 하는 등 멋스런 경관이 불쑥불쑥 나타나 성 밖의 경관 또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 공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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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천500년전 타임캡슐 '무령왕릉'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5일 송산리 제5, 6호 고분의 침수방지를 위한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굴된 웅진백제시대ㅋ의 고분이다.
발굴결과 부장품 중 지석은 무덤의 주인공이 무령왕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기록되어 있어 세상 사람들을 크게 흥분시켰다. 지석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삼국시대 왕릉 중 피장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무덤이기 때문.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는 대 발견이자, 사건이었던 무령왕릉의 발견은 웅진백제시대의 타임캡슐을 연 것이라 할 수 있다. 총 108종, 4천600여 점의 출토 유물 가운데 12종, 17점이 국보로 지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한다.
더불어 이 곳에서 발견된 관장식과 장신구, 생활용품도 대단하지만, 무덤 벽돌의 제작 수준과 공법은 당대의 우수한 건축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어 백제웅진시대의 문화적 우수성도 함께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무덤을 직접 들어가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모형관 내부는 무령왕릉 앞의 송산리고분군 5, 6호분도 함께 복원ㆍ전시하고 있어 왕릉의 전문 정보가 가득하다.
왕릉에 대한 각종 정보검색과 함께 영상, 패널, 디오라마 등 전시 연출시설도 설치되어 있어서 고분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고분을 주제로 하는 역사퀴즈, 기념사진 찍기 등 미디어를 활용한 즐길거리는 역사공부와 함께 게임도 즐길 수 있어 단연 인기다.
모형관 관람을 마치고 동선을 따라 이동해서 6호분 동쪽 5호분을 지나면 입구가 굳게 닫힌 무령왕릉 앞에 다다른다. 모형관에서 보고 들은 기억을 되새기며 잠시 머물다 송산 정상으로 계속 오르면 봉분이 높이 솟은 1, 2, 3, 4호 분이 기다린다.
이 고분들을 지나면 정상부. 멀리 서쪽 숲 너머로 금강이 흐르고, 남으로는 공주시가지의 일부가, 동쪽으로는 공산성이 조망된다. 이처럼 공주시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아름다운 대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  | | |
# 고대~통일신라 역사문화 한눈에
국립공주박물관은 웅진시대 무령왕릉의 출토품은 물론 수촌리고분군 출토품과 충남지역 고대~통일신라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보 18점, 보물 4점 등 4만5천여점의 문화재를 보관,전시하고 있다.
이곳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특히 한성시대 이후 끊어졌던 중국과의 교역을 재개하고, 신라나 가야, 일본 등 주변 나라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던 백제 중흥의 발판을 마련한 웅진백제 64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무령왕릉의 출토유물은 가히 세기의 대발견이라 할 만큼 역사, 고고학, 미술사, 문화재적 가치가 지대한 것으로 백제사가 안고 있었던 의문점을 푸는 열쇠가 된다.
국립공주박물관 1층에 마련된 무령왕릉실에는 무령왕릉 출토유물이 전시되고 있는 곳으로 108종 4천600여 점의 유물 가운데 묘지석, 금제관식, 금제이식, 금은제허리띠, 금동제신발, 금제팔찌 등 1천여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충청남도의 선사고대문화실은 웅진백제시기 백제왕실 및 귀족의 문화와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 철기시대를 거쳐 마한과 백제(기원전 18~660)의 웅진, 사비시대 중심지로 역할을 한 뒤 통일신라시대로 이어지는 충청남도 지역의 문화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충청남도의 고대문화실을 거쳐 꼭 들러야 하는 곳은 우리문화 체험실. 이곳에서는 유물조각 맞추기, 주사위 퍼즐 맞추기, 탁본 뜨기, 무령왕릉 벽돌쌓기, 지점토로 백제문양 찍어내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백제 유물의 형태나 모양, 무늬, 건축 기술의 우수성에 느껴볼 수 있다. 이병인 /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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